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08년 11월
구판절판


'엄격해질 수 없었다면 여태 살아올 수 없었을 테고 부드러워질 수 없다면 살 자격이 없을 것이다...'-451쪽

하지만 인간이 그렇게 싸우기만 하는 존재인가? 싸워 이기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 인생에 있어서 승패는 늘 부분적인 승패에 지나지 않는 거 아닌가? - 싸울 상대가 자신이건 누구건.
(중략)
심판을 바꿔
아니, 애당초 불공평한 싸움에 몸을 던질 용기가 있다면 왜 심판이나 관객의 눈을 신경쓰는 거지?
(중략)
그런 건 난 잘 몰라. 아는 거라고는 딱 한 가지야. 자네는 싸워야 할 상대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에 속하고, 게다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 지쳐 있다는 사실이지.-454~4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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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8-05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드보일드는 사건 자체의 해결 과정 만큼 진하게 베어나오는 탐정의 사건과 인생을 보는 시각을 보는 맛이 있다.

내게 이 사내는 뭔가 2%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제도 엄마와 투닥투닥 

어머니는 뭔가 불만이 있으면 

내게 바로 말하면 될 것을 꼭 

언니나 오빠를 불러다 내게 말하게 한다. 

불쾌하고 자존심 상한다. 

일요일에 통화할 때도 아무말 없으시더니 

오빠를 시켜서 '집에 오라'는 말을 전하게 했다.  

'넌 왜 엄마 마음을 상하게 하냐?'는 오빠의 말을 듣다보니,

갈 생각이었는데, 원래 그럴 생각이었는데, 

싹 그럴 마음이 가신다. 

30년 넘게 함께 보내도  

내 기질이 얼마나 자존심이 강하고 반골인지 잘 모르시나보다. 

(사실 우리 어머니는 내가 무슨 반찬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  

어머니 당신의 주장에 따르면 기억도 안날만큼 어렸을 때 

아무리 때려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승복하지 하지 않는 나를 보고, 

'아 이녀석은 때려 키우면 성격 버리겠구나' 싶어서 

손 한번 되지 않고 키우셨다는데.........  

요즘 들어 왠지 자꾸 부딪히게 되는 일이 늘어난다. 

평생 내버려두던 막내딸이 새삼 이래저래 신경 쓰이시나보다 --;;

이 십대 같은 투덜거림이라니.. 

왠지 가족은 너무 가까워서인지,  

섭섭함은 더 오래가고, 고마움은 쉬이 잊어지나 보다.  

그래도 나이가 좀 들긴 든 것은 

투덜거리면서도 하기는 한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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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8-04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눈에 자식은 항상 물가에 내려놓은 아이같다는 말이 있잖아요^^
근데 지난준가 놀러와에서 30대가 20대보다 좋은 이유라는 설문에 20대때보단 부모의 간섭이 줄어들어 자유롭다라고 했는데 휘모리님은 아직도 어머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시나봐요 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8-04 17:06   좋아요 0 | URL
저희 어머니는 서울살이 10년넘게 하는 동안 우리집에도 한번 안와보시던 분이 지난 이년간 거의 분기에 한번씩 올라오신다는..
나이드시더니 감상적이 되셨는지 --

머큐리 2009-08-04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때려도 눈하나 깜박않는...흠 둘중하나라 사료된다... 덜 때렸던가...독하던가...(엄마되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휘모리님...ㅎㅎ, 자식사랑하는 형태는 달리해도 마음은 알게 될거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08-04 22:53   좋아요 0 | URL
그게 철이 안드나봐야 저란 인간은 --;;

라주미힌 2009-08-04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을 그리워할 때가 오면... 많이 아쉬울걸요..
좋게 좋게... 하소서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8-04 22:53   좋아요 0 | URL
머리와 마음이 따로 놉니다.
순간적으로 욱!! 하게 된다는
쳇 라님도 오빠니까 그러는구나~

가시장미 2009-08-04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쩜 그렇게 저희 어머니와 비슷하신지 ㅋㅋ
언니나 오빠를 둔 동생의 서러움이라고나 할까요. -_-;;
저도 늘 엄마하고 싸우고 나서 화해할때, 제발 다음에는 나한테 직접 말해요. 하는데~~
매번 똑같이 언니와 오빠에게 먼저 말씀하시는 어마가 참 이해가 안 되었어요.
근데 지금은 좀 이해가 되기도 해요. 맘이 약하셔서 그러신 게 아닐까해요.
그리고 언니와 오빠한테 말 하시면서 마음이 조금 풀리시길 바라셨을테죠.
수다는 모든 엄마에게 신비한 묘약인 것 같아요.
제가 엄마가 되어보니 그 효력을 알겠더라구요 :)

무해한모리군 2009-08-04 22:52   좋아요 0 | URL
아하하 저도 어머니 옆에 붙어서 수다 좀 떨어봐야겠네요 ^^
 

연애를 시작한지 겨우 몇일 

누군가 연애해서 가장 좋은 점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 애인있다'고 말함으로서 

주변의 무수한 남자들을 대하기가 무척 편해졌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회사와 몇몇 곳에서 앤있는 척을 해왔지만 --;;)

뭐 잘해주고 싶어도 '혹시 나를?' 하는 오해 받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아주 적당한 거절의 구실이 되어주기도 하고 ㅎㅎㅎ  

좀 너무 사소한가? --;; 

고기를 잘 굽거나 김치를 잘 자른다거나  하면 가장 좋은 점이 그것으로 바뀔지도 모르지만, 

그런건 같이 아직 안해봐서 모르겠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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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08-03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우 몇일이신데 왜케 담백하세요 ㅎㅎㅎ
좀 더 염장질러주시지- 오래된 연인처럼 편하신 분인가보다 :)

무해한모리군 2009-08-06 08:36   좋아요 0 | URL
왜냐면 염장을 질러줄만한 역사가 없습니다 ㅎㅎㅎ

카스피 2009-08-03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하신다니 넘 부럽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8-03 23:01   좋아요 0 | URL
부러워할만한 실체도 없습니다.

fiore 2009-08-03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오~

무해한모리군 2009-08-04 08:04   좋아요 0 | URL
뭐 별로 오 할만한 실체는 더더욱 없다는 ^^;;

머큐리 2009-08-03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뎌 연애를 하는구나? 상대가 누군지 궁금해지넹... 휘모리님은 어떤 스탈의 남자랑 연애하는지...ㅎㅎ 근데 연애 시작한지 몇일 만에 애인있다고 질러대는건 좀 오버???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8-03 23:01   좋아요 0 | URL
아하하 헤어져도 오해하게 그대로 둡니다 ㅋㄷㅋㄷ
핑계김에 함 질러본거죠 ㅎㅎㅎ

바람돌이 2009-08-04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연애라~~~~ 쿨한척 하시기는... 사실 자랑하고 싶으신거죠? 다 안다구요. 저도 소싯적에 다 해본 일인걸요. ㅎㅎ
아우~~ 휘모리님은 좋겠다. 축하해요. 즐겁고 행복한 연애 오래도록 하시기를.... ^^

무해한모리군 2009-08-04 08:02   좋아요 0 | URL
에... 그러니까..
또 블로그 친구분들께 실연도 함께 슬퍼하고 만남도 함께 나누고 이래야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turnleft 2009-08-04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서 애인 있는 여자분들이 편해요 ㅎㅎ
왠지 친근하게 대해도 부담이 없다고나 할까~~

무해한모리군 2009-08-04 08:03   좋아요 0 | URL
아하하 전 turnleft님이 늘 친근하고 부담이 없었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09-08-04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ㅠㅠ
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해한모리군 2009-08-04 16:56   좋아요 0 | URL
또치님의 바베큐 파티에 다락방님도 초대되어 계십니다.
그날 제가 힘써 보겠습니다 ㅎㅎ

비로그인 2009-08-0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팅이 뜸해지면 불붙으신지 알겠습니다.^_^

무해한모리군 2009-08-04 17:01   좋아요 0 | URL
하하하 그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뜨뜨미지근이 케릭터라 ㅎㅎㅎ

또치 2009-08-04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칫, 결국 연애하는 거구나! ^^

무해한모리군 2009-08-04 17:02   좋아요 0 | URL
또치님 제가 또치님 뵌날 결심했다는거 아닙니까 ㅎㅎㅎ
배도 부르고 술도 먹은 김에~~

보석 2009-08-04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드뎌!!! 축하드립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8-04 17:0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계속 축하해주시는 보석님~~
족발을 먹으며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보석 2009-08-04 17:05   좋아요 0 | URL
휘몰님..전 솔로라고요!

무해한모리군 2009-08-04 19:23   좋아요 0 | URL
아하하 보석님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가시장미 2009-08-04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
앞으로 러브스토리 기대하겠습니다. 크크

무해한모리군 2009-08-04 22:54   좋아요 0 | URL
흠 쌀밥에 된장찌개 같은 여자가 되겠다는게 제 출사표였던바, 그닥 러브러브 모드가 될 듯 하지는 않습니다 ㅎㅎㅎ

Jade 2009-08-0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휘모리님 좋으시겠다 >.<

저도 샤방샤방 러브러브 모드가 필요한데 말이죠 ㅜㅠ

무해한모리군 2009-08-05 07:47   좋아요 0 | URL
제이드님이 훌륭하니까 짝꿍도 고운 사람일거 같아 벌써 기대되는군요~

천천히 하셔도 될 듯. 도처에 제이드님 추종자로 넘쳐흐르는데 너무 훌륭하니까 말못하고 있을거 같아요 ^^*

바밤바 2009-08-07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연애~~ 멋지다~~ ㅎ
근데 난 누나가 꼽은 저 장점들이 팍.. 와닿는데.. ㅎ

무해한모리군 2009-08-07 08:03   좋아요 0 | URL
왜왜왜 와닿을까 ㅎ
 
인천 발품

땡볕 밑을 걷고 또 걷고. 

인천의 후미진 뒷골목을 거닙니다. 

아현동 뒷골목에서, 충무로 뒷골목에서 

희미하게 남아있는 근대를 마주봅니다.  

손만되면 바스라질 것 같은 좁디좁은 골목에, 

다닥다닥 붙은 재래시장들..

우리의 삶은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전의 삶을 부정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듯 합니다. 

이 곳에 가난, 이런 구질구질한 삶의 방식은 없었어! 라며  

부수고 지우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바로 앞에 여전히 달동네가 있는데 '달동네 박물관'을 만들어서 

마치 그런일이 구석기 시대에나 있었던 것처럼 만든 것도 우습고, 

엄연히 존재하는 나와 내 어미의 삶이 유물이라고 주장되는 것 같아  

황당하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저기 자신들의 눈에 안띄는 곳 어디로든 가난을 보내고 

마을 바로 백미터 옆에 과감하게 터널을 뻥하게 뚫고  

직선으로 쭉 그어낸 듯한 도로를 만들려는 시도.  

용감한 한국의 어미 셋이 지켜내었다는 그 공간은 

아직도 그대로 비어, 

빈 공터, 판자집, 높은 주상복합이 한 눈에 잡히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인천은 내게 특별한 선입견이 없는 도시였습니다. 

하루 8시간의 꽉찬 도보 끝에 어렴풋이 보인 인천은 

한순간 늙어버린 곱디고운 여자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내 옆에 32년을 그곳에서 보낸 이는 그곳에 살 뿐 서울 주민이고, 

한때 창고로 쓰이던 공간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지역 예술공간엔 

서울내기들과 외국내기들이 득시글거립니다. 

마을은 도로로 조각나고,  

이웃은 아파트가 가져가고, 

시장은 마트가 작살내고, 

돈이며 교육은 서울로 서울로 갑니다.

배다리 헌책방 아벨서점의 이층의 시로 들어찬 공간에서   

바닷바람과 온갖 이국에 색채로 뒤덮혀 있던 빛바랜 건물들이 떠오르니

말없이 함께 걸어준 인천 사내에게 시한수 읽어주고픈 날이었습니다.  

조각보 

- 안상학 

조각난 가슴을 흘리면서 걸어왔더니
누군가 따라오며 주워 들고
하나씩 꿰어 맞춰 주었습니다 

조각난 마음을 흘리면서 걸어왔더니
누군가 따라오며 주워 들고 
하나하나 꿰매어 주었습니다. 

동쪽으로 난 그리움의 상처와
서쪽으로 난 기다림의 상처와
남쪽으로 난 외로움의 상처와 
북쪽으로 난 서러움의 상처가
조각조각 수없이 많은 바늘땀을
상처보다 더 아프게 받은 후에야
비로서 사랑의 얼굴을 하고 돌아와
이 빈 가슴을 채웠습니다. 

보기 싫다 버린 상처가 아름다웠습니다.

(시집 : 아배생각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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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8-03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아벨서점 2층이 있던가요.몇번 드나들었지만 이층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네요.인천도 계속 계발이 되네요.뭐 어쩔수 없지요.지역 주민의 개발욕구도 있을테니까요.

무해한모리군 2009-08-03 23:02   좋아요 0 | URL
이층에 여러용도로 쓸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시집이 전시되어 있고, 낭독회나 강연회 같은 행사도 해요.

2009-08-03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3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주미힌 2009-08-03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좋은 시도 읽게 되네용.

무해한모리군 2009-08-04 08:00   좋아요 0 | URL
^^ 저 시집을 좋아합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직접 읊어드리겠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고생 많으셨어요.

라주미힌 2009-08-04 10:51   좋아요 0 | URL
시집도 가셔야죵 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8-04 13:38   좋아요 0 | URL
남말할 때가 아니실 듯 한데요 ㅎㅎ
 
당신 인생의 이야기 행복한책읽기 작가선집 1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소재와 형식의 이 절묘한 맞물림.내용의 깊이와 참신성을 두루 갖춘 밀도있는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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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8-03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별 다섯개짜리 책이라...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8-03 13:02   좋아요 0 | URL
저 테드창과 사랑에 빠졌어요.
사랑에 빠져서 후기도 못쓰는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