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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0-03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세상연구소에 대한 나의 생각은 그저 그렇지만 음 이강연은 괜찮아 보인다.

동탄남자 2009-10-04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터는 참으로 떙기지 않지만... 의미있는 강연이겠어요, ^^

무해한모리군 2009-10-04 23:48   좋아요 0 | URL
좀 글쵸? 이 연구소는 말투도 맨날 옛날 운동권들처럼 하고 불만 --;;
 
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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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읽은 듯한 책이 있다. 아니 이미 읽기도 전에 지겨워진 책이 있다. 이 책에 대한 40자평을 쓰라면 '전혀 지겹지 않다. 꼭 읽으라' 이렇게 쓰고 싶다.

1984는 내게 이런 식으로 단단히 오해되어 있었다. 꽤나 긴 세월 무수히 이 책을 인용한 다른 책들을 보면서 '쳇 딱딱하고 오래된 뻔한 이야기'로 잘못 알고 있었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엄청나게 많은 책들이 이 책에 뿌리를 두고 있음이 다 읽고난 지금 분명히 알겠다. 선생님이 말해준 책은 모두 지겨울거라는 오해는 주로 맞지만 때론 틀리다는 걸 이 책이 보여준다. 그리고 어제 쓰여진 것이라고 해도 전혀 의심할 바없는 완벽한 시의성마저 씁쓸하게도 보여준다. 인간사회가 이리도 변한게 없는 것일까?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이 책에 나오는 영사(이 책에 나오는 전체주의 정당)의 모토다. 내 보기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모토와 정확히 일치하는 듯 싶다.  

전쟁이 더이상 누구와의 싸움이라기 보다 현체재를 유지하기 위한 평화추구 행위(집권층의 입장에서)라는 것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누가 이라크 전쟁을 보면서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서 거기 전쟁을 벌인다고 생각했을까? 그저 잔뜩 싾인 신무기도 소진하고 내부국민의 결속력도 높이는 기능이 저 '테러를 억제'하려는 기능보다는 컸을 것이다.

주인공 윈스턴의 문제는 사회는 직무와 관련된 부분적 지능을 지닌 욕망이 거세된 인간을 요구하는 데, 자꾸만 사유하려는 자신을 표현하고, 욕망하며, 사회를 비평하려는 '정신병'을 앓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런 인간은 흔히 사회적으로 제거되어 진다. 진보적 인사들에 대한 평판을 낮추려는 공작이나, 삼성노조원들에게 가해지는 도청, 미행, 살해위협이 뭐 이 책의 수준보다 딱히 덜 해 보이지 않는다.  

나역시도 효율이 최상위의 목표인 이 사회의 수도 서울이 책속의 런던처럼 티브이 속 모습과는 동떨어진 흉물스런 콘크리트 모음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을 보면, 가끔 우리 조상들이 꿈꿨던 세상이 과연 이런 것이 었을까 하는 의문을 품는다.   

기계를 발명하면서 고르게 적게 일하는 유토피아가 올 것을 꿈꿨을 것이다. 현실은 한쪽은 과로사하며, 한쪽은 일이 없어 구걸로 연명이다. 한쪽은 과잉생산물 때문에 가격 폭락으로 생산자가 자살하고, 한쪽은 먹을 것이 없어 아사한다. 저마다 다른 종류의 일을 한다고 해서 이렇게 끔찍하게 차이가 나는 부의 격차를 지녀야할 이유가 무어란 말인가?

명백하게 아이들을 경쟁의 종으로 만들고, 어른들을 자식에 대한 뒷바라지 외에 다른 생각을 못하게 할 작전이 아니라면 이런 끔찍한 교육제도를 유지하고 있을리가 없다. 필시 무지가 힘이라고 생각하는게 틀림 없다. 

더 끔찍한 것은 책 속의 그녀를 통해 나를 본다는 것이다. 한국의 자본주의가 꽃피던 70년대말에 출생하여, 이 이외의 삶을 살아본적이 없는 나도 그저 그들이 내 개인적 삶을 귀찮게 하지 않는 이상 적당히 규제를 어기며 살아남는 쪽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출근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개발사업에 골몰하곤 내 본능과 이성에 의지해 해보는 규칙 어기기란 취미생활 수준이다. 능수능란하게 내처지에 맞게 이중사고(필요한 것은 기억하고 불필요하고 불편한 사실은 아예 기억에서 지워버린다. 아니 필요하다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도 거짓기억을 할 수도 있다)를 해낼 수 있다. 얼마나 많은 내가 있을 것인가? 더 두려운 것은 우리 세대의 아이들이 성장하는 다음 세상이다. 내가 내 부모로 부터 희미하게 맡은 자본주의 이전의 세상에 대한 향취도 그 아이들은 모르리라. 

이 책은 누군가의 공상을 그려놓은 책이 아니다. 익히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떨며 현재에 순응하며 살아가지만, 우리의 현실 역시 충분히 두려운 것이다. 이 책을 들여다보며 내 안의 노예근성, 내가 생각하는 개혁의 예속성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된다. 역시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하지 않고는 역사의 수레를 일센치도 앞으로 끌어당길 수 없는 법인가 보다.

=================================================== 

<책 속의 몇 구절> 

- 아주 길고 긴 밑줄긋기. 공상한 세상이 아니라 이미 내가 보아 알고 있는 것들.

수백명의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가 굉장한 힘을 발휘하는구나. (중략) 왜 그들은 좀 더 중대한 일에 대해서는 그 같은 함성을 지르지 않는 걸까(중략)  

(배급하는 냄비를 두고 서로 가지겠다고 싸우는 여자들을 보면서)  

그들은 의식을 가질 때까지 절대로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며, 반란을 일으키게 될 때까지는 의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노동자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많이 알 필요도 없었다. 그들이 계속해서 일하고 아이를 낳는 한, 그들의 다른 행동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았다. 마치 아르헨티나 초원에서 소를 방목하듯 내버려두면 그들은 자신들의 조상을 본받아 자신들에게 맞는 생활양식을 찾을 것이다. (중략)그들의 마음을 차지하는 것은 힘든 육체노동, 가정과 아이에 대한 걱정, 이웃과의 사소한 말다툼, 영화, 축구, 맥주, 도박이다. (중략)그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노동시간을 늘리거나 배급량을 줄이는 데 대해서 그들이 자연스럽게 호응하도록 당이 필요할 때마다 이용해 먹을 수 있는 원시적인 애국심 뿐이다. (p100~101)  

현대 생활의 가장 두르러진 특징은 잔인함이나 불안점함이 아니라 그 자체의 적나라함, 추악함, 무관심이란 사실에 그는 놀랐다. 주위 사람들의 생활을 보면, 텔레스크린에서 쏟아져 나오는 거짓말은 물론이고 당이 달성하려는 이상과도 닮은 점이 하나도 없었따. 심지어 당원들의 생활조차 그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중립적이고 비정치적인 것, 이를테면 끊임없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 지하철에서의 자리다툼, 구멍난 양말 꿰매기, 사카린 구걸, 담배꽁초 모아두기 같은 것들이다. (중략)똑같은 생각을 하며 똑같은 슬로건을 외치고, 끊임없이 싸우며, 승리에 도취하고 이단자를 박해하는, 똑같은 얼굴의 삼억 인민이 사는 나라, 전사와 광신자들의 땅이었다. (중략) 그의 눈에는 런던이 마치 백만개의 쓰레기통으로 이루어진 광활한 폐허처럼 보였다. (p104) 

과거는 지워졌고, 지워졌다는 사실마저 잊혀져서 허위가 진실이 되어버렸다. (p105)

그녀는 당을 증오하는 만큼 혹독하게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당이 하는 일 전반에 대해서는 비판을 가하지 않았다. 자신의 사생활을 간섭하지 않는 이상 당의 강령 따위에는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는 식이다. (중략) 당에 맞서는 어떤 종류의 조직화된 반역도 결국 실패하리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어리석은 행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현명한 것은 당위 규칙을 위반하면서도 끝까지 살아남는 일이었따. 그는 혁명의 시대에 성장하여 아무런 생각도 없이 당을 마치 하늘과 같은 불변의 어떤 것으로 발아들이고, 당의 권위에 저항하기는커녕 토끼가 개를 피하듯 그저 회피하기만 하는, 그녀와 같은 사람들이 젊은 세대에 얼마나 많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해 보았다. (p186) 

"그건 단지 소극적인 것보다는 적극적인 것을 택했으면 하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지.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지금 벌이고 있는 게임에서 승리할 수 없어. 하지만 같은 패배여도 더 나은 패배가 있는 법이야." (p192) 

당이 행하는 무서운 짓은 물질적인 세계를 지배하는 인간의 힘을 모두 빼앗아 가는 한편, 단순한 충동이나 감정은 아무 쓸모가 없다고 억지로 인식시키는 것이다.(p233) 

현대 전쟁의 기본적인 목적은(이중사고의 원칙에 의해 내부당원의 지도급 수뇌들은 이를 인정하기도 하고 안하기도 한다.) 국민의 전반적인 생활수준을 향상시키지 않으면서 공산품들을 완전히 소모하는 데 있다.(중략) 

그러나 이 같은 일률적인 부의 증가는 계층적 사회의 파괴를 초래할 위험(어떤 의미에서는 그 자체가 파괴이다.)을 안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적게 일하고 배불리 먹으며 목욕탕과 냉장고가 있는 집에서 자동차와 비행기까지 소유하고 산다면, 사회의 핵심을 이루는 불평등의 구조는 틀림없이 붕괴되고 말 것이다. 만약 부가 일반적인 것이 되면 차별이란 있을 수 없다. 물론 개인적 소유와 사치라는 의미에서 부가 공평히 분배되는 한편으로 권력이 소수 특권계급에 의해 장악되는 사회를 상상할 수 는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회는 오랫동안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시간적 여유와 함께 경제적 안정을 똑같이 누리게 되면 빈곤에 허덕인 나머지 사회에 무관심 했던 대중이 마침내 눈을 뜨게 되고, 또 자신들의 처지를 생각하게 되면서 결국은 소수의 특권층이 존재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음을 깨닫게 됨으로써 그들을 몰아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계층 사회의 장기적인 존속은 가난과 무지를 전제로 할 때만 가능하다. (p267) 

문제는 세계의 부를 실질적으로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공업을 발전시킬 수 있느냐는 데 있었다. 재화는 생산되어야 하지만 분배되어서는 안 되었다. 결국 이를 실제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는 전쟁뿐이다.  

전쟁 행위의 본질은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노동력의 산물을 파괴하는 것이다. 대중을 지나칠 정도로 편안하게 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그들을 지혜롭게 하는 데 사용되는 물품들을 박살내거나 하늘로 날려버리거나 바다 속 깊이 빠뜨리는 것이 전쟁이다. (p268) 

부가 늘고 인간관계가 부드러워지고 개혁이나 혁명이 있었지만 인간의 평등이라는 점에서는 조금도 발전한 게 없다. 하층계급의 입장에서 볼 때 역사적 변화란 그들의 주인이 바뀌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p283)

신어는 처음부터 의식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런 식으로 명칭을 약어화하면, 그 명칭이 지니고 있던 다른 연상적 의미가 거의 제거됨으로써 뜻이 한정되고 미묘하게 바뀔 것이라고 여겨졌다. 가령 '국제 공산당'이란 낱말은 보편적인 인류애, 붉은 깃발, 바리케이드, 칼 마르크스, 파리 코뮌 등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복합적인 상을 떠오르게 한다. 반면에 '코민테른'이란 낱말은 단순히 엄격하게 조직화된 기관과 명백하게 정의된 강령만을 암시할 뿐이다. 이것은 의자나 책상의 의미처럼 아주 쉽게 알 수 있는 데다 그 목적이 제한된 어떤 것을 가리키고 있다. (p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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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0-0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읽기를 해봐야하는게 아닐까?

비로그인 2009-10-03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과 함께..좋은 책들은 생각의 치우침을 바로잡아주는 힘을 가졌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짧지만 여유 있는 휴일을 보내고 있으시군요^^

저도 음악, 책과 함께 평소 갖기 힘들었던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햇살이 참 좋은 하루, 풍성한 마음 가득하시길!

무해한모리군 2009-10-03 12:50   좋아요 0 | URL
circle96님도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아 읽고 싶은게 많은데 졸립기도 하고.
벌써 올해도 다 간다고 생각하니 좀 울적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맛난거 많이많이 드시는 한가위 되세요 ^^

비로그인 2009-10-03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조지 오웰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카탈로니아 찬가>가 그렇다고 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10-03 12:5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개량주의에 대한 경고로 더 크게 읽혔습니다.
(작가도 스스로 아내를 바로 전 해에 잃고 자신도 많이 아프지 않았다면 이렇게 우울한 글이 나오진 않았다고 했다네요)

아 그건 읽어보지 않았는데 읽어보아야겠네요 ^^*

리플리님 맛난거 많이 드시고 계신가 걱정이네요.
전 아침부터 라면입니다 --;;

비로그인 2009-10-04 00:00   좋아요 0 | URL
네, 이것저것 많이 먹었습니다. ㅅㅅ

머큐리 2009-10-0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을 읽어도 암담했던 책!!!

무해한모리군 2009-10-05 00:08   좋아요 0 | URL
저도 곧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지금은 하루끼의 책을 읽고 있어요.
하루끼의 책이 이 제목을 쓴 건 정말...
사기예요 --;;
 

배부른 하루다. 

늦잠 자고 일어나서, 

별다방 커피 한잔 들고 1984를 읽으며 명동으로 나선다.   

아, 왜 전철을 삼십분만 타야할까?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내리기 싫다. 

새로운 사람과의 약간의 어색함이 있는 만남 

이 선해 보이는 아가씨는 영리한 눈빛과 단호한 말투를 가졌다. 

정체된 삶에 낯선 매력을 접하는 기쁨이란.  

그녀를 보내고, 남자친구 손을 잡고 느릿느릿 1시간을 걸어, 

이대 빈 공간에 아무렇게나 자리잡고 책을 읽는다. 

지겨워져 슬슬 나와 걸으며 간단히 포장마차에서 군것질도 하고,  

가고자 했던 스페인레스토랑이 문을 닫아  

터무니 없이 비싼 덮밥을 먹고, 

또 느릿느릿 산책하다  

아무렇게나 5평 남짓한 허름한 작은 바를 잡아들어간다. 

나는 위스키 한잔을 들이키고, 

늘 수줍기만한 오이지군은 왠일인지 갑자기 살짝 입맞추더니 모르는척 맥주를 홀짝인다. 

대화는 돌고돌아 진중권에 대한 그의 뜨거운 애정과 나의 지식인 전반에 대한 뜨뜨미지근한 감정을 확인하고, 조금은 덜 고통스러운 종으로 살고 싶은 그의 소망과 당연히 실패하고 언젠가 1984에 나오는 그처럼 뿌리까지 변절할지라도 퍼덕거려보고 싶은 나의 소망을 이야기한다.  

이 게으르고 행복한 하루에도 미래는 늘 두렵고, 이틀후에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은 불만스럽다.  

어쨌거나 온전히 나만을 위한 하루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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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9-10-03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귀여워라..)

무해한모리군 2009-10-03 09:32   좋아요 0 | URL
히 신난다 ^^;;

바밤바 2009-10-03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때 지하철 타고 있었구나..ㅎ

무해한모리군 2009-10-03 11:16   좋아요 0 | URL
아니요. 그땐 커피를 막 사서 나오려던 참~

마늘빵 2009-10-03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어제 명동에 있었는데 흣.

무해한모리군 2009-10-03 09:33   좋아요 0 | URL
오... 알았으면 살짝 보는건데 아쉬워랑~

순오기 2009-10-04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짝 입맞춤~~~ 부러워라!^^

무해한모리군 2009-10-04 23:47   좋아요 0 | URL
아하하 낭군님이 있으시면서~~~

머큐리 2009-10-04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대로 염장질이구먼요..ㅎㅎ
그래도 느릿느릿 한가로워 보이는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걸 보니 보기 좋아요~
오이지 힘내라~~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10-04 23:47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오이지님 힘이 넘치는게 문제예요..
더 힘내면 큰일 납니다 으하하

무스탕 2009-10-0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쁘십니다요.
오이지군이요...

=3=3=3

무해한모리군 2009-10-05 14:02   좋아요 0 | URL
실제로 보면 늘근 소년입니다만 ^^;;
 

★★★  

딱히 재미있었다거나 좋았던 책이 아니라서 리뷰가 아닌 페이퍼에 그냥 밑줄긋기 형식으로 남겨둔다. 

이 책은 육체적 섭생과 정신적 음식 사이의 유사성을 주제로 삼고 있다. (아래 49~50쪽을 인용해 둔 것 참조) 예술, 신학, 문학, 철학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요리를 비유로한 다양한 철학 이야기들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 책은 왠지 철학책 보다는 에세이에 가까운 것은 저자 스스로가 철학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의 입맛을 바꾸는' 시각을 제시하기보다는 그저 이렇게 비슷한 점이 많았다며 쭉 나열해 놓았기 때문이다. 다 읽은 지금까지도 저자가 하려는 이야기가 선명하게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철학자들의 식습관과 그들의 사상 사이의 차이점과 유사성이라던가, 용어들의(죄악과 악덕 등) 차이점과 유사성등의 약간의 부스러기 정보를 알아가는 소소한 재미가 있기는 했다. 

그나저나 저자에 따르면 나의 책읽기야 말로 다소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입에 잔뜩 물고 삼키지를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쩝..  

어쩌면 좋으냐 먹는 것도 읽는 것도 이리 탐욕스러우니..

지식과 음식  

책들, 그중에서도 철학 서적들이 어렵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것을 섭취하는 사람은 구름 속에서 살게 된다."(p32) 

말은 요리고 인식은 음식이다. 아는 것은 먹는 것이고 글쓰기는 부엌이다. 음식으로서 독서 및 문학과 관련된 자료 수집은 프랑스의 에세이스트 롤랑 바르트와 브라질의 심리 분석가 루벤 A. 알베르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끝내고자 한다. (P32)

자연과 문화  

웅변가와 요리사는 영혼과 구강에 즐거움을 제공하여 기분 좋게 만드는 것 이외에는 더이상 아무 능력도 없는 반면에 정치가와 의사는 영혼과 육체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중략) 

플라톤에 의하면 웅변가의 수다스럽고 장황한 언변은 식사할 때의 무절제함과 연관되어 있다. 실제로 말의 쾌감과 식사의 쾌감은 죄가 일어나는 절대적인 장소인 입 속에서 이루어진다. 요리기술에 의해 조장된 음식에 대한 탐닉은 웅변 기술에 의해 세련된 말에 대한 탐닉에 상응한다. 

(P46~47) 

내 이야기의 핵심은 나중에 살펴보게 되겠지만 프로이트가 심혈을 기울리고 그 제자들에 의해 온갖 방향으로 전파된 분야인 구강과 섹스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데 있지 않다. 내 이야기의 핵심은 오히려 소화와 에로틱, 구강과 섹스 사이의 유사관계를 통하여 음식과 말을 담는 용기로서 육체에 대한 생각을 한번 더 확인하는 데 있다. 입, 인두, 후두, 식도를 통하여 말은 육체와 정신의 용기 속으로 삼켜지고 소화되어 흡수된다. (P49~50)

말의 부엌에 관한 이론과 실제  

알베스는 요리가 날것에 불의 마술을 부려 음식으로 변신시키는 연금술의 행위라고 설명한다. 연금술처럼 요리 기술은 자연이 분리시켜 놓은 것을 짜맞추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낸다. 요리 기술은 재료들을 잘게 썰고 으깨고 빻는, 간단히 말해서 자르는 행위를 통하여 자연 상태와는 전혀 다른 인간적이고 문화적으로 잘 정돈된 형태로 새로이 합성한다. (P57~58)

철학적 부엌 

철학적 음식  

고독한 헤라클레이토스의 맞은편 배경의 산에서는 곰 한마리가 자신의 왼쪽 앞발을 뜯어먹고 있다. 발바닥으로 걷는 동물의 이러한 형상으로 구체화되어 표현된 것은 바로 철학이다. 철학은 자체적으로 먹고 산다. 철학은 예술과 학문 등 외부로부터의 음식을 필요로 하지 않고 자족한다. (P98)

철학자들의 식욕  

철학은 쾌락의 원칙이 아니라 먹는 사람의 입맛을 바꾸어놓는 음식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따른다. 

오늘날 철학을 가르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입맛에 맞아서가 아니라 그의 입맛을 바꾸어 놓기 위해 음식을 제공한다. (중략)

자신이 종이에 옮기는 생각은 오랫동안 자루 속에서 묵혀둔 사과와 같다는 글을 쓰게 된다. 많은 경우에 먹을 수 있을 만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썩은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P135, 비트겐슈타인의 말을 인용한 부분)

철학적 음식과 음료  

실제로 아우구스티누스의 글에 따르면 기억은 "위장 속으로 들어가는" 음식과 같으며, 회상속으로 기억은 원래의 맛을 잃고 때로는 원래의 감정과 배치되기도 하는 희미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중략)이와반대로 키르케고르는 수분이 증발하면서 진한 맛과 향기를 내는 포도주의 형상을 통해 감정은 기억 속에서 증류 과정을 거치면서 더 강렬하고 생생해진다고 말하려는 듯이 보인다. (P156)

음식에 대한 탐닉과 말에 대한 탐닉 혹은 무절제의 죄악 

육체가 무절제에 빠지게 되면 마음은 근거 없는 쾌활함에 사로잡힌다.(P176) 

말은 죄악으로부터 자유로운 차원에서 입 밖으로 나온다. 입의 안전한 어둠 속에서 형성되어 먼저 조리되고 요리된 다음 삼켜져 소화된 지혜의 말은 세상에 전파되어야 할 철학적 소식처럼 지혜의 가름침 형태로 나타난다.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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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10-04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식이 이리 심오했단 말이지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4 23:48   좋아요 0 | URL
참 재미없고 단순한 책이었어요.. soso
 

어떻게 비자금을 조성하는가에 대한 수다를 한참 떨던 중 

오군은 뜬금없이 

"당신 그러니까 진짜 전문직 종사자 같아.
평소엔 먹는 거 얘기만 하고 그러더니." 

오호..... 

대학때 상가에 가려고 정장을 입었더니 후배놈이 

"선배 그렇게 있으니까 진짜 정상인 같아요!" 

라고 말해준 이후로 가장 충격적인 발언이다. 

내가 식충이도 아니고 나름 6년차 직장인인데 흠흠 --;;  

판에 박힌 검정 정장을 입고  

오늘도 회사에 와서 일하는 척하면서 능수능란하게 딴짓 중이지만, 

'당신 생각처럼 제가 그렇게 까칠하고 바람직한 인간 만은 아니예요' 라는  

힌트를 살짝 오늘도 스타킹에다 주고 왔다 ㅎ 

>> 접힌 부분 펼치기 >>

사진은 레이_시즌3님께 드리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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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9-09-3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1일은 기본이고, 내일 퇴근은 23시 넘어 예정이라는... 예정은 여지껏 대부분 확정이었고. -_- 추석에 나와야 하는 사람들도 있는 걸 보면 난 여기서 행복을 느껴야 하는데, 그닥... 명절 보너스나 선물은 기대도 안함.

스타킹 무늬가 근데... 음, 못 보던거다.

무해한모리군 2009-09-30 19:05   좋아요 0 | URL
네..... 아프님도 안타깝군요...
능률이 안올라요 ㅠ.ㅠ
우리도 명절이 휴일이면 그다음 평일 하루 노는 제도 꼭 시행했으면 합니다 ㅎ

추석엔 어디 멀리 가시나용? 전 이번에 하루 더 안놀아서 시월말에 내려가려구요.

웽스북스 2009-09-30 23:29   좋아요 0 | URL
여기요 여기. 2일까지 근무예정인 1인 ㅋㅋㅋㅋㅋ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무해한모리군 2009-10-01 08:00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회사를 옮기시더니 열의에 불타시는군요 --;;
나름 위로가 되고 있어요~
2일날 점심먹으러 가까요? ㅎ

머큐리 2009-09-3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어 빨판이 있는것 같은 다리닷!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9-30 18:49   좋아요 0 | URL
하얀색에 리본이 마구 달린 것도, 보라색이랑 노란색 막 짜여진 것도, 색색깔 체크도 있습니다.. 스타킹으로 칙칙한 옷을 억지로 입어야 하는 분풀이죠..

좀 지나면 스카프도 막 희한한거 두르고 다닙니다 ㅎㅎㅎ

후애(厚愛) 2009-09-30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통한 다리 주인은 누구에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9-30 19:18   좋아요 0 | URL
저요저 으하하
전 통통한 제 다리 좋아요..
성능이 꽤 괜찮거든요..

조선인 2009-09-30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호호호호호
저는 6시 20분에 퇴근했어요. 그야말로 칼퇴근이지요.
게다가 내일은 휴가에요.
오호호호호호호
...
물론 시댁에 가 제수를 도와야 하지요. -.-;;

무해한모리군 2009-10-01 07:55   좋아요 0 | URL
아 역시 싱글이 아니고서는 휴일이 휴일이 아닌건가요~
묘하게 조선인님 말씀이 위안이 되는데 ㅎㅎㅎ

카스피 2009-09-30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추석같으면 목요일혹은 월요일 하루정도는 더 쉬게 해 주어야 하는것이 아닐까요 -.-

무해한모리군 2009-10-01 07:55   좋아요 0 | URL
휴일일수 보장하라 보장하라!!

무스탕 2009-09-30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애는 내일 휴교고 작은애는 월요일에 휴교에요.
신랑은 3일만 딸랑 쉬고요.
꼬로, 휴일이 큰 의미가 없지요.
죽자고 내려가서 죽자고 올라와야지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1 07:56   좋아요 0 | URL
네네~~
유부녀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힘이 납니다..
저도 달랑 하루 더 놀아요 ㅠ.ㅠ

뷰리풀말미잘 2009-09-30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스타킹 멋진데요? ^^

무해한모리군 2009-10-01 08:01   좋아요 0 | URL
말미잘님 마음에 드세요~
문어다리 휘모리와 어여쁜 말미잘 잘 어울리는거 같아요 히히히

2009-10-01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1 0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10-0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스타킹 짱 멋져요. 전 저런 스타킹 좋아해요. 막 분홍색 리본 달린 검정 스타킹 신고 다니고 그랬는데, 제 다리는 그런거 신으면 본래 두꺼운 다리가 훨씬 더 두껍게 보여서 완전 날씬한 여자 허리사이즈랑 비슷해 보여요, 한쪽 다리가. 그래서 요즘은 신기를 꺼리고 있지요.

그나저나 저 오늘 정상근무입니다. 월요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울우울초우울 orz

무해한모리군 2009-10-01 10:25   좋아요 0 | URL
제 한쪽다리는 왠만한 여자다리 세개를 합쳐놓은 두께입니다 으허허

저두요.. ㅠ.ㅠ

머큐리 2009-10-01 10:52   좋아요 0 | URL
에이 휘모리님 바지 입은 것만 봐서 잘 모르지만...팔과 다리는 가늘어서
그렇게 두꺼워 보이지 않는데...엄살이 심하십니다. ㅋㅋ
다락방님은 언제고 뵙게 되면 다리부터 확인을...쿨럭 --;
오늘은 직장인들 대부분 출근했을 거에요...그래도 낼은 빨간날...
집중해서 푹~ 쉬고 오자구요~~

다락방 2009-10-01 11:28   좋아요 0 | URL
저는 휘모리님과 머큐리님은 만나지 않을래요. ㅠ.ㅠ

무스탕 2009-10-01 12:27   좋아요 0 | URL
이렇게 다리에 대해 자신(!)있게 굵기를 외치는 분들 중 제 다리보다 굵은 분들을 뵌 적이 없어요.
전 천하무적이에요. 박세리가 와서 보고 그 굵기와 튼실함에 부러워서 울고 갈 정도라니까요. 음홧홧~~~~
(이런걸 자랑이라고 적고 있으니...;;;)

머큐리 2009-10-01 12:3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풍문에 의하면 두껍지(?)않은 걸로 아는데 과장하시는거죠..ㅎㅎ
다락방님 영화번개만 기다리는 저에게는 좀 가혹한 벌인듯...ㅠㅠ

무해한모리군 2009-10-01 13:2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과의 고기번개만 기다리는 저에겐 가혹한 벌이예요 ㅠ.ㅠ

무스탕님.. 전 허벅지 굵기에 맞춰서 바지를 사요~ 남자도 아닌데 ㅎㅎㅎ

다락방 2009-10-01 14:32   좋아요 0 | URL
아놔. 휘모리님. 제가 고기 번개 하겠다는 말 한적 없는데 말이지요,
아놔. 머큐리님. 제가 영화 번개 하겠다는 말 한적 없는데 말이지요.

저 왜 갑자기 번개 때리는 여자가 된걸까요? 네? 네? 두분 다 말씀 좀 해보시라구욧!!

머큐리 2009-10-01 15:21   좋아요 0 | URL
번개 때리는 여자...오옷 멋진데요!! (번개+다락방=벼락방)
멋진 김에 함 때리시길...ㅋ
(추석연휴 전이라고 너무 놀고 있는건가... --; )

다락방 2009-10-01 15:10   좋아요 0 | URL
아 안돼요, 머큐리님.
저는 내성적이고 수줍은 성격이라 곤란해요. 낯을 많이 가리거든요. 낯선 사람들 앞에서 힘들어 해요. 흑흑.

무해한모리군 2009-10-01 16:09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다락방님 우린 낯설지 않을거예요 히 ^^*

순오기 2009-10-0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 눈팅만 하려다 댓글 달려고 로그인.
휘모리님 머큐리님은 봤으니까 다락방님만 만나면 확인되겠네요.^^

중2 우리막내는 5일부터 중간고사인데 첫시간이 수학시험이라고욧.
어떻게 중학교에서 이렇게 잔인한 일정표를 짤 수 있냐고욧!

무해한모리군 2009-10-01 22:50   좋아요 0 | URL
학생도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어서 되었으면 해요..
아이들이 공부하는 기계도 아니고 --;;

머큐리 2009-10-01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오늘 내려가시려나??
조심해서 다녀오시고 풍성한 한가위 맞으시길...^^

무해한모리군 2009-10-01 22:49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저는 추석때는 안내려가고 10월 24일날 내려가기로 엄마랑 협상을 마쳤습니다. 유부남은 바쁜 이때 저는 홀로 서울에서 책을 읽으며 고즈녁하니 지낼듯 싶습니다.

머큐리님도 추석 잘보내세요 ^^

꿈꾸는섬 2009-10-01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킹 넘 멋져요.^^
추석 잘 보내고 오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1 22:51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은 바쁜 한가위가 되시겠네요.
싱글인 저야 이리뒹굴 저리 뒹굴이니 잘 보내지 싶습니다 ㅋㅎ
무사히 다녀와서 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