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한병을 통채로 들이켰다. 

캔참치를 김에 말아서 파샐러드랑 같이 먹었다. 

처음에는 한잔만 마셔야지 했는데 먹다보면 늘 과음이다. 
(한잔만 마실거면서 뭘 저리 열심히 안주를 준비했냐고 묻는다면 --;;)

점점 용두사미가 되어가고 있는 1Q84 는 실망스럽지만 

읽다그만 둘 수도 없어 맛난 술에 곁들여 꾸역꾸역 읽고 있다. 

1984는 권위와 통제의 세계가 있었다. 

하루끼의 1Q84엔 아무것도 없다. 뭐냐 도대체! 

오이지군과 나는 다르다.  

이 세상에 이만큼 다른 둘을 찾기도 어렵지 싶다. 

나는 허랑방탕하고 그 사람은 대체로 규율이 있고 반듯한 편이다. 

어쨌든 비관적 연애 전망을 술먹고 마구 풀어놓았더니

아침에 이리 다정한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다정한 인간 --;;   

   
  앞으로 헤어지자는 말 하지마 심장이 굳는거 같다야   
   

처음 선물로 준 화분이 죽었다고 슬퍼했더니  

잘 안죽는다는 다른 놈을 사다줬다. 

오른쪽 녀석을 보라. 

하루만에 빨간 잎사귀가 무성했던 녀석을 저렇게 만들 수 있는 건 나 밖에 없을 듯 

마음이 아프지만 저녀석은 쓰레기통으로 가고, 

한달에 한번만 물을 주면 된다는 왼쪽 친구와 함께 노력을 해보자. 

음 오늘 밤에 가면 왼쪽녀석도 시들어 있는거 아닐까? 

그 땐 또다시 시작해보면 된다.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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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9-10-07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심장이 굳는 것 같은 기분 저도 알아요. 발화되기 전에 한 번 더 숙고를!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4:36   좋아요 0 | URL
그...... 술취한 아이는 제가 아니었어요 --a

또치 2009-10-07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근데 생뚱맞은 질문. 파샐러드는 어케 만드나요? -,.-

글구,
노력,해봐요 ^^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4:29   좋아요 0 | URL
아 파샐러드 전 그냥 간단히 해요.
파는 손가락 하나 정도로 잘라 물에 살짝 담갔다 빼고,
레몬즙, 올리브오일, 소금, 설탕, 후추 약간 넣어 무쳐먹습니다.

비로그인 2009-10-0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랑 똑같은 사람이랑 사귀면 얼마나 재미없을까요? 저와 남편도 많은면에서 정반대이지만 점점 비슷해지는 부분은 비슷해지는대로, 전혀 다른 부분은 또 다른대로 서로 재밌어도 하고 맘에 안들어도 하면서 살지요.

오이지님은 정말 다정한 사람이군요. 다정함으로만 놓고 보자면 오이지님이 한참 밑지는 장사인 듯한.. (한마디로 휘모리님이 봉잡은 거란 얘기죠.. 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4:37   좋아요 0 | URL
네 다정하지요.
상처줄까 조심조심 중입니다.
전 좀 인간이 헐렁헐렁해서요 --;;

카스피 2009-10-07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골뱅이 무침(골뱅이는 좀 비싸더라도 동표 골뱅이가 최고죠.유사품 유동 골뱅이에 주의 하세용)에 맥주 한캔 먹으면.. 우왕 굿이에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8:38   좋아요 0 | URL
아 동표 골뱅이. 한번도 골뱅이는 집에서 안해먹어봤는데 해봐야겠어요 히~

무스탕 2009-10-07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오이지군에게 코 꿰신 건가요?

=3=3=3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8:37   좋아요 0 | URL
그리 쉽게 꿰면 안된다고 이웃분들이 다 비밀댓글로 처음 연애한다고 할때 달아주셨어요 ㅋㄷㅋㄷ

머큐리 2009-10-0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어요...다름에도 불구하고 끌리는 사람이 있을 뿐이지..ㅎㅎ
아~ 심장이 굳는 느낌!!! (오이지군..정말 휘모리님 많이 사랑하나보다~~)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8:37   좋아요 0 | URL
문학적 소양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ㅎ

난 괜찮은데, 우리가 달라서 오이지군이 상처받을거 같아요,
막돼먹은 휘양 ㅎㅎㅎ

레와 2009-10-07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분은 적당한 수분과 햇빛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바람도 중요한거 같어요.

바람.. 바람..^^;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8:36   좋아요 0 | URL
바람일까요? 바람..
제 방은 솔직히 사람이 살기도 쉽지 않다는 ㅎㅎㅎ

자하(紫霞) 2009-10-0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선인장과예요. 물은 정말 안줘도 되지만 햇빛은 필요~ 부족하면 색이 연해지거든요.
연애는 역시 어려워요. 요즘 저는 제가 철벽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눈치가 없는 건 아닌데 남자들이 직접적으로 말해주지 않으면 도대체 모르겠어요.
아~ 선봐서 결혼해야할려나부다.

무해한모리군 2009-10-07 23:21   좋아요 0 | URL
선보는게 뭐 나쁜건가요 ㅎ
어찌보면 다른 건 다 좋고 나만 그 사람이 마음에 들면 되니 쉬운 길이지요. 전 확실히 철벽녀예요. 연애하는 인간 속도 도무지 모르겠어요 --;;

햇빛과 바람이라..
여긴 원룸이라고요 --;;
일단 그래도 생명을 죽이지는 않고자 창가에 놓아두고 창문도 열어두었습니다. 아직은 정상인거 같아요. 아응..

웽스북스 2009-10-08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잎사귀가 두꺼운 녀석들이 자체 수분함유량 때문에 물 많이 안줘도 오래 간다고 하더라고요. 꽃시장에서 화분사면서 들었던 ㅋㅋㅋㅋㅋ 하지만 저는 선인장도 죽이는 여자.

무해한모리군 2009-10-08 08:46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선인장을 죽여보았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
 



<사진출처 : 키스방, '역시' 키스만 하는 곳이 아니더라 - 오마이뉴스 >

아무리 조심스럽게 피해도 증오범죄에 대해 완전히 듣지 않을 방법이 없다.   

나는 겁이 많은지라 이런 얘기만 들으면 몸이 덜덜 떨린다. 

개한테 물린 이 땅에 무수한 나영이들. 

살아남자. 살아남아서 개들을 때려잡자 --;;

그리고 휘모리 너, 남의 몸 함부로 더듬지 말자. 

기사는 한국성폭력상담소( http://stoprape.or.kr/101 )에서 가져왔다.

================================================

 

나는 9년간 친아빠에게 성폭력을 당했다. 친아빠는 감옥에서 7년을 살고 나왔다. 출소일이 다가올 무렵 아빠란 사람이 내 등에 칼을 꽂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 사람에게서 벗어나 살아온 15년은 9년 동안 성폭력을 당했던 시간에 버금가게 힘들고, 지긋지긋했다.  

나영이에게 "심한 성폭력사건"의 생존자로서 꿋꿋하게 사회에 잘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는 언니로서 한마디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사실 나는 할 말이 없다. 나영이가 지금 겪은 사건들도 힘들었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들은 더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영이가 가슴 설레는 사랑을 만나게 되었을 때 알콩달콩 사랑하며 살게 되는 세상을 위해서. 화장실을 갈 때마다, 샤워를 할 때마다 자신의 몸에 남은 흔적으로 그 사건이 생각날 때마다 조금은 아픔과 두려움이 옅어지도록 우리가 해줄 일들을 고민해보았다. 미래의 나영이가 혼자 경험하게 될 아프고, 외로운 순간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해줄 것들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9살 나영이가 사춘기를 지나고 나영씨가 되었을 때 조금은 편안하게 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영이가 아닌 우리들에게 실천할 수 있는 3가지 행동을 부탁하고 싶다.  

 

첫째, '나영이 사건'을 읽은 후 소름을 경험한 이들에게 묻고 싶다. 이 사건에서도 "성적"인 어떤 것이 느껴졌는가? 그 사건을 보면서 성적수치심 같은 것이 들었는가? 일반적으로 성폭력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이 도움을 청하기도 어렵고, 잘 극복한 이후에도 당당하게 이야기하기 힘든 것은 '성적수치심' 때문이다. 성폭력에서 "폭력"보다 "성"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피해자들 스스로도 성적수치심을 느끼지 않아야겠지만, 사회적 시선도 '성적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바뀌어간다면 미래의 나영씨는 불필요한 수치심 없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영이 사건'과 같이 참혹하지 않더라도, 반항을 심하게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성폭력피해생존자들이 '성'적 관계를 한 것은 아니다. 성폭력피해생존자들에게서 '성적수치심'이라는 짐을 덜어주는 방법은 좀 더 편안한 관심과 애정, 지지이다. 내 주변에 있을지도 모를 크고 작은 성폭력피해를 입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게 될 때 온 마음을 집중해주고, 듣더라도 너무 놀라지 말아주면 좋겠다. 힘든 얘기해주어 고맙다고 손 한번 꼭 잡아주고, 소문으로 돌리지 않는 것. 이런 작은 실천을 해보겠다고 마음 먹어주면 좋겠다. 

둘째, 가해자가 심신미약으로 인정받아 12년으로 감형된 이유인 만취 상태. 이것은 술 마시고 저지르는 실수들에 너그러운 우리네 문화가 만들어낸 감형이 아닌가 싶다. 단순히 술 좀 덜 마시자 이런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나영이 사건을 접하고 분노하고 있는 우리들도 술 좀 취했다고 여직원의 허리와 어깨를 더듬고, 성적 농담을 '진한 농담' 정도로 하고 있는 이들에게 '그럴 수도 있지'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내 주변에 있을 수도 있지만 나 자신은 어떤지도 곰곰이 살펴볼 일이다. '술 취해서 한 말인데 뭐, 필름 완전 끊겨서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데, 내가 그랬어? 허허~~미안 미안'으로 넘기고, 넘겨주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술 마시고 하는 실수들에 조금은 엄격해지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그렇게 되어간다면 적어도 "만취상태=심신미약 감형 땅땅땅!!" 이런 결론은 막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나영이에게만 너무 관심을 쏟지 말자. 세상에는 나영이 보다 더한 피해를 겪고도 숨죽이고, 조용히 혼자 고통당하며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또 앞으로 제2, 제3의 나영이 사건이 없으리란 보장도 없다. 

나영이 사건으로 끓어오른 온 국민의 분노가 단순히 분노에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가해자를 향한 욕설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나영이를 불쌍히 여기고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을 한 번에 부르르 쏟아내고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적은 돈이라도 성폭력피해자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내보자. 각 지역마다 성폭력피해생존자들을 지원하는 상담소들이 있다. 돈이 가는 곳에 마음도 가고, 마음 가는 곳에 돈도 가는 법이다. 매달 통장에서 그 돈이 빠져나가는 날만이라도 이 땅의 나영이들을 위해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해주면 어떨까? 

우리의 분노가 미래의 나영씨와 이 땅의 나영이들이 조금은 편안하게 치유의 길을 걸어가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실제적 변화의 길을 만들어가는 힘으로 승화되길 바란다. 왜냐하면 나영이는 오늘만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나영씨가 되어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오마이뉴스 www.ohmynews.com 에 게재되었습니다. 글쓴이 '水'는 본 상담소 소식지 <나눔터>에 '생존자의 이야기' 수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www.sisters.or.kr > 자료실 > 나눔터에서 연재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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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10-06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남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면목없어지는...에궁

무해한모리군 2009-10-08 08:47   좋아요 0 | URL
아니 왜 ^^

이 포스팅은 저 웹사이트를 홍보해보려고 한번 해봤습니다.
 

"그자들은 그래, 잊어버릴 수 있어"아유미는 말했다. "하지만 나는 잊지 못해."
"물론이지." 아오마메는 말했다.
"역사 속의 대량학살하고 똑같아." 
"대량학살?"
"저지른 쪽은 적당한 이론을 달아 행위를 합리화할 수도 있고 잊어버릴 수도 있어. 보고 싶지 않은 것에서 눈을 돌릴 수도 있지. 하지만 당한 쪽은 잊지 못해. 눈을 돌리지도 못해. 기억은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대대로 이어지지. 세계라는 건 말이지, 아오마메 씨, 하나의 기억과 그 반대편 기억의 끝없는 싸움이야." 

(중략) 

"내 경우를 말하자면, 실은 남자가 두려워. 아니, 뭐랄까, 특정한 누군가와 깊은 지점에서 서로 관계를 맺는 것이. 그리고 상대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거나 하는 것이. 생각만 해도 몸이 움츠러들어. 하지만 혼자라는 건 때로는 좀 그래. 남자한테 안기고 싶고 내게 넣어줬으면 싶어. 참을 수 없을 만큼 하고 싶어져. 그런 때는 완전히 낯선 사람 쪽이 편해. 훤씬 더." 

(중략) 

"티베트의 번뇌의 수레바퀴와 같아. 수레바퀴가 회전하면 바퀴 테두리 쪽에 있는 가치나 감정은 오르락 내리락해. 빛나기도 하고 어둠에 잠기기도 하고. 하지만 참된 사랑은 바퀴 축에 붙어서 항상 그 자리 그대로야." 

1권 624~626쪽

여자들이 타인의 감정에 훨씬 민감하고, 

다른 사람이 해준 일에 훨씬 더 크게 감사하는 건, 

여자에서 여자로 학대와 고통의 기억들이 전해져 오기 때문일까? 

 참 그다운 글이다.  

 별 이야기 없이 몇 백페이지라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감상적이고, 쿨하고 멋지다. 

 그래서 싫지만, 또 빠져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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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10-0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는 그래서 피해다니는 작가에요..ㅋ

무해한모리군 2009-10-05 22:33   좋아요 0 | URL
음.. 대학을 졸업하곤 하루키와는 이제 결별이다 생각했는데,
그냥 이런 소설이 읽고 싶더라구요.. 겉멋진 소설이 ㅎ

와인한잔 하고픈 생각이 절로 들어요~~
하루키가 중년이라 그런지 중년남자의 로망도 어느정도 담겨있어요 ㅋㄷㅋㄷ

Forgettable. 2009-10-05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제직전에 늘 탈락하는 작가;;;;

왠지 일기장소설의 효시가 된 작가라는 선입견때문인가봐여, 암튼 상실의시대부터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언제나 다짐만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10-06 10:35   좋아요 0 | URL
저도 기본적으론 그래요. 그냥 때로 이런 글이 읽고 싶을 때가 있어요. 상실의 시대는 더 어렸을 때 읽었거나 당신이 더 나이가 많아야(일명 68세대) 깊이 호흡할 수 있을 걸 ㅎ

Kitty 2009-10-06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라카미 부라더스(하루키, 류)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ㅡㅡ;; 감히 손을 못댑니다.
아참, 하루키의 잡문(?)만은 참 좋아해서 거의 읽지만요... 소설은 도무지;;;
1Q84 재미있나요? 사실 이 소설에 대한 좀 거한 평론을 번역할 일이 있어서 꼭 읽었어야 했는데 역시 트라우마때문에 그냥 서점에 가서 몇 장 들춰보고 인물 이름만 확인하고 말았답니다 ㅠㅠㅠ

무해한모리군 2009-10-06 08:34   좋아요 0 | URL
재미는 있습니다만.........
이거 읽다 울적해서 와인한잔 들이키고 술주정 했더니,
현재 회사는 지각할 예정이며,
연애는 짤릴 위기입니다 --;;
(과연 저도 트라우마가 생길 거 같군요.. 음..)

자하(紫霞) 2009-10-06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소설을 읽을때마다 저는 "아~ 또 잘난척 해~ 그래 당신 잘났어요!"하게되는 건 저만 인가요? 역쉬 삐딱해 삐딱해!!혼잣말임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10-06 09:4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베리베리님 저희 통하는군요!!
누군들 너처럼 안살고 싶냐 짜샤~
뭐 이런 ㅋㄷㅋㄷ

다락방 2009-10-0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하루키를 광적으로 좋아하는데(1Q84는 별로였음) 여긴 제가 끼면 안될 자리 같군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10-06 11:28   좋아요 0 | URL
취향이지요. 전 단정하고 간결한 문장을 선호합니다.
1Q84를 보면서 이 사람 '집으로 돌아갔다' 한문장이면 될일을 수백페이지로도 쓸 수 있겠다는 공포가 ㅎㅎㅎ

비로그인 2009-10-07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별로 공감대를 느끼지 못하는지라. 살짝 옮기신 글과 댓글을 보니..역시 안보게 되겠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4:37   좋아요 0 | URL
네!! 별로입니다.
쳇 원작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
 



명동예술극장은 참 아름다웠다. 

단단히 지어진 건물에 멋진 무대. 

연극을 보고 나서 어찌해야 좋을지 모를 우울이 나를 덮쳐온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일까? 

아내의 삶을 깊이 들여다 보게 된다. 

아이를 잃은 것, 다시 임신을 한 것, 의사의 실수로 모르핀 중독자가 된 것. 

삶에서 부딪히는 위기, 슬픈 일들은 어느 것 하나 그녀가 선택한 것이 없다. 

취한 인간들이다. 

땅에 취한 아비, 약에 취한 어미, 술과 무기력에 취한 두아들. 

누구나 그것에 취한 자기 합리화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미움도 원망도 가장 많이 가지게 되는 것이 가족이고,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는 것도 가족이다. 

나를 똑 닮은   

누구에게도 보이기 싫은 나의 치부를 봐야하는 고통  

내게도 가족은 그런 면이 있다. 

어쩔수 없는 슬픔을 때로 만날 수 밖에 없는 것이 삶이라면, 

수녀가 되고 싶고,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약쟁이가 될 수 밖에 없었지만 

나는 다를까? 

그 격렬함 속으로 뛰어들어가기 싫어서 얼마나 많은 관계들을 잃으면서 살았던가. 

모르겠다. 

나는 강한가? 나는 취하지 않을 수 있을까? 

 

 

 

 

덧글 : 음.. 연극에 대해 말하자면.. 제이미를 제외하고는 케릭터들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했다는 느낌이 나역시 들더라. 뭐랄까 너무 연극적이기만 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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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10-05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휘모리님은 강할걸요? 으흐흐...
가족이라면 나도 많은 애증이 쌓여 있어서리...뭐라고 말 못하겠어요..
그나저나 연극제목은 낭만적인데 내용은 참 낭만적이지 못하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5 08:51   좋아요 0 | URL
네..
우울한 내용이예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게 더..

비로그인 2009-10-05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르멘 라포렛의 <나다>는 스페인 내전 이후가 배경인데요 이 작품이 작은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5 08:52   좋아요 0 | URL
보관함 백만년째 대기중인데, 11월에 꼭 읽겠어요!
10월 독서계획은 착착 진행중인까 꼭 할 수 있을듯 ㅎ

람혼 2009-10-06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셨군요! ^^
배우와 캐릭터에 대한 휘모리님의 지적은
제 의견과 거의 일치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10-06 08:31   좋아요 0 | URL
모처럼 보는 정통극인데 다소 아쉬웠다고나 할까요? ㅎ
여하간 람혼님 우리집 놀러오신거 대환영!!!!!

다락방 2009-10-06 11:16   좋아요 0 | URL
저는 왜 처음부터 제이미만 어색했을까요? 갸웃.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후기를 보니 제이미의 연기가 인상깊었다는 감상이 압도적이에요. 저는 아직 연극을 볼줄 모르는가봐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6 11:30   좋아요 0 | URL
아이 무슨 연극을 볼 줄 아는게 어디있나요 ㅎ
손숙씨 연기가 기대에 못미친 것이 가장 아쉬웠고,
나머지 연기자들도 뭔가 너무 과잉되어 있는 듯했어요.
저랑 같이 본 친구는 그걸 '옛날 연극' 같다고 하더군요.

다락방 2009-10-06 12:16   좋아요 0 | URL
전 ... 전.....

김석훈이 좋아졌어요. ㅠ.ㅠ
시 외워서 내뱉을때 쏠랑 반했달까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10-06 13:1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퇴폐적인 폐병장이가 어찌 그리 씩씩하게 시를 읊는단 말입니까..
그의 입에서 나오는 시는 하나도 퇴폐적이지 않았어요 ㅎㅎ

사실 저도 그런 단정한 얼굴을 좋아합니다만 ^^;;

다락방 2009-10-06 13:22   좋아요 0 | URL
저는 그러니까 김석훈에게서 '퇴폐적인 폐병환자'를 봤어야 하는건데, '시를 외우는 낭만적인 남자'만 쏙 빼서 본거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람혼 2009-10-10 17:20   좋아요 0 | URL
언젠가 한 번 에드먼드를 연기해보고 싶습니다! 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10-12 07:53   좋아요 0 | URL
그때 꼭 가겠습니다.
그럼 전 가정부 역할을 한번 ㅎㅎㅎ

2009-10-06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10-06 14:58   좋아요 0 | URL
이벤트에 솔깃해서요 ㅎ
그리고 난 후기 쓰는 사람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벌써 제법 많더라는..
 

한시간반을 기다려 들어간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전시관  

크게 세작품이 기억에 남았다. 

수월관음도, 몽유도원도, 천마도.  

고려시대 불화로 지금 미국에 있다는 수월관음도는 

그 화려함에 우선 눈길이 가고 

새초롬하게 뜬 금강보살의 눈을 한참이나 들여다 보고 있고 싶더라.  

(물론 마음만 그랬지 줄을 서서 봐야했기에 얼른 움직여야 했다) 

다음에 만난 몽유도원도.  

생각보다 큰 작품이 아니라 놀라웠다. 

눈이 부신 조명 틈새로 간신히 옅은 그림을 봤다. 

사진으로 볼때 몰랐던 것은 오른쪽에 옅은 붉은 채색이 되어있다는 것.   

맛을 볼 사이도 없이 재촉을 받고 앞으로 가니 달필이 쏟아져 있다. 

안평대군의 발문인가보다. 오호.. 

거의 두시간을 기다려 30초나 되게 내게 짧게 스쳐지나갔다. 

겨우 열흘 전시에 언제 볼지 모르니 아쉽다. 

역사를 알아 그런가 괜히 그림이 애잔하게 보이더라. 

현실에선 감히 꿈조차 말할 수 없는 대군의 삶이란 어땠을까?  

그 대군의 지기로 꿈을 그려준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마지막으로 고향 인근이라 가끔 보아왔던 천마도도 오랜만에 재회했다. 

이런 작품을 보다보면 인간의 능력이 늘어났다는건 거짓말 같다.  

겸재의 작품이랑 달항아리도 보고 싶었는데, 

발도 아프고 너무 배가 고파서 그만두었다. 

다음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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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10-04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배가고파서...으흐흐흐
그림 좀 찾아서 살짝 올려주는 센스까지 기대하면 내가 도둑놈인거 맞나??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10-04 23:49   좋아요 0 | URL
그럴려고 했는데 오늘 세시에 연극보러 가느라 시간에 쫓겨서요 ㅎㅎ

2009-10-04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10-04 23:49   좋아요 0 | URL
우왕우왕우왕 신나요 히..
선물보다 또 뵌다고 생각하니까 좋아요.

조선인 2009-10-05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겠다. ㅠ.ㅠ

무해한모리군 2009-10-05 08:52   좋아요 0 | URL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그닥 좋지 않았습니다.
박물관에서 미군기지를 바라보며 잠깐 욕하는 시간도 가졌어요 ㅎ

하늘바람 2009-10-05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이나마 보셨군요^^ 부러워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5 14:01   좋아요 0 | URL
아주아주아주 잠깐이었습니다 ^^;;

무스탕 2009-10-05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 보고 싶은데 시간이.. 시간이..
목요일까지 보여주는거면 목요일에 튀어나가야 겠어요.
전시 일자를 알아봐야 겠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5 14:01   좋아요 0 | URL
평일에 가시니 저처럼 기다리시지는 않을듯..
한 아홉시 정도까지는 여는 것 같았어요.

paviana 2009-10-05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저랑 휘모리님이랑 스쳐지나갔을수도 있겠네요.저도 추석날 아침에 갔거든요. 나름 오늘이 사람 제일 없을거라고 머리써서 갔는데 정말 긴 줄이 서 있더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5 14:17   좋아요 0 | URL
전 나름 머리쓴다고 추석날 문닫기전에 갔는데.. 좀 덜기다린듯도 합니다 ㅎ

비로그인 2009-10-05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몽유도원도.. 아쉽네요 ㅠ ~

무해한모리군 2009-10-05 18:06   좋아요 0 | URL
참 내나라것 내가 보기가 이리 어려워서요 --;;
안평대군도 여러사람이 보기를 원했을텐데요.

꿈꾸는섬 2009-10-06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치듯 보았네요. 그래도 너무 멋지잖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6 08:32   좋아요 0 | URL
응 멋졌어요~ 제 꿈은 맨날 공룡이나 잡으러 가는 건데 말이죠 ㅋㄷㅋ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