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큰조카를 기숙 대안학교로 보내고 싶단다.
싸이월드 쪽지로 덜렁 두줄
이번에 내려올 때 기숙학교 좀 알아와라.
첫째녀석하고 둘째 녀석 떨어뜨려 둬야겠다.
심사가 뒤틀린다.
대안학교가 얼마나 천차만별인데 그것도 기숙으로 할 곳을
나보고 알아오란 말인가.
부모가 일일이 확인하고 상담도 하고,
학교 설명회도 가보고 해야할 거 아닌가 말이다.
그냥 열악한 곳도 많으니 일일이 확인해보라며,
민들레 싸이트 주소만 알려주고 말았다.
대안학교가 만병 통치약도 아니고,
이런 모호한 기대는 크게 발등을 찍고 말듯해 위태롭기만 하다.
지새끼 갈 곳을 그리 쉽게 결정하려고 하는 것도,
(뭐 쉽게 결정하진 않겠지만..)
이유가 의욕부진인 큰아이에게서 둘째를 떨어뜨려 놓기 위해서라는 것도
다 못마땅하다...
큰아이가 명랑 쾌활한 둘째 녀석에게 좀 유달리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큰아이의 의욕상실엔 필시 뭔가 이유가 있을 듯 한데,
포기하는 듯해 속이 상한다.
참 마음이 곱고 반듯한 아이인데..
아무래도 언니도 많이 지친 탓이리라.
예전에 학교 선생 하는 친구 두녀석에게 이 문제를 상담했더니,
왕따 당하는 얘들은 걔들한테 문제가 있다는 요지로 둘 다말해서 어찌나 심사가 뒤틀리던지.
어떤 조직이나 그 조직에 안 맞는 사람이 있는 법인데,
그건 그 사람 탓(!)은 아니지 않는가..
아휴 집에 내려가면 이걸로 또 말 많을듯해 가기가 싫다.. 제길.
그러나 집안의 이런저런 대소사에 무심과 시니컬로 일관하기엔
집에서 받은 것도 많고 제법 나이도 먹었으니 뭔가 책임있는 의견을 제시해야할 때다..
중간은 하던 성적이 꼴찌로 바닥을 친다는데..
뭐라도 취미생활이라도 하라고 해봐야할까..
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