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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 9 - District 9
영화
평점 :
상영종료
SF영화다.
외계생물도 나오고, 우주선도 나온다.
그런데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했다.
뭐 외계인 자리에 수용소의 난민을 집어 넣거나, 소들을 집어넣으면
(소들이 인간에게 폭력행사를 안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대로 다큐멘터리로 봐도 무방할듯 하다.
영화는 온갖 문제제기들이 넘쳐난다.
인간은 무엇인가?
외계인은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체계와 문화를 가지고 있으니 인간(?) 아니 인격체로 봐야겠다.
하긴 꼭 지적인 능력이 기준일 이유가 있나?
인간이 아닌 동물도 희노애락을 느낀다.
단, 인간이 그 희노애락을 잘 이해를 못 할 뿐이다.
그러니 동물에게도 그들 나름의 만족스런 삶을 살 동물권이 있다.
하긴 누구에게 무슨 권리가 있는가는 엿장수 마음이니 그만 얘기하겠다.
어쨌거나, 영화는 연료가 떨어져 지구 상공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된
굶어죽기 직전의 외계인들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상공에 딱 멈추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은 격리되어 수용된다.
격리와 수용. 솔직히 영화를 보는 내내 전세계 무수한 전쟁난민캠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눈 앞에 생생히 펼쳐지는 듯 했다. 좁은 공간에 가두어져 있는 상황에서 살기위한 발버둥만이 넘쳐난다. 고기 한점을 위한 매춘, 살상. 그걸 이용해 먹는 갱들 장사치들. 거기 무슨 꿈이 있겠는가?
그들은 더 역겹고 더 분리해야만 하는 존재로 바뀌어 간다.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여주는 SF의 힘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
오늘 우리 사회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우리 사회의 외계인들을 본다.
그리고 나도 외계인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이미 외계인인가? 팔 하나쯤은 바뀐 거 같기도 하다.)
아차, 잠깐 병이라도 걸리는 날엔?
나랑 내새끼가 빠질 수렁을 멀끄러미 바라본다.
내가 못본척 하며 남들을 밀어넣어둔 그 검은 구덩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