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테린액 750ml 3종택1 - 750ml
존슨앤드존슨
평점 :
단종


작년에 이백만원을 들여 이를 치료했는데, 

새로 덮어씌운 것들이 원래 내 이만 못하다. 

전에 없이 뭐가 잘 끼는 것이 

조금만 뜨거운 것 찬 것을 먹어도 쨍 한것 등 

이만저만 불편하지 않다. 

주말에는 치실질도 해주고, 

양치질 할땐 거울 쳐다보면서 구석구석 해주고 

이 녀석도 사용중이다. 

효과는 일단 저녁에 사용해보면 아침에 구취가 거의 안난다. 

뭔가 작용을 하기는 한다는 소리다. 

사랑니 뽑은 사람들이나 목감기인 사람들도 권하고 싶다. 

같은 시리즈의 파란 녀석도 있는데 그게 더 독하고, 

이건 달달한 맛에 좀 더 순하다.

눈물이 핑돌게 독하지만 

좀 더 개운한 맛은 파란 것이 

온가족이 쓰기에는 순해서 오렌지색이 나은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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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3-30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다 이렇게 가글 리뷰를 길게 쓸 수 있는 내가!

네꼬 2010-03-30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달려다가 휘모리님 댓글 보고 빵 웃어버렸어요. 하하하하. 휘모리님 이러는 거 나 너무 좋아요. 그런 의미에서 추천해요. 하하하.

뭐라더라, 리스테인의 첫경험은 인생을 바꿀만큼 충격적이란 간증을 여기저기서 들었는데, 괜찮아요? (그리고 나름 중독성 있단 말도 들었어요.)

무해한모리군 2010-03-30 12:55   좋아요 0 | URL
이게 말이죠.
아주 독해서 한달 끊었더랬는데..
아 글쎄 사랑니 뽑은 쪽 잇몸이 부어오르는거예요.
이게 균을 잡기는 잡나봐요.
근데 눈물이 막나요 독해서.

웽스북스 2010-03-3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사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0-03-30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나도 살까봐요. ㅋㅋ

무해한모리군 2010-03-30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일단 땡투 고객 두분을 유치했군요.
감사합니다 고객님 ㅋㄷㅋㄷ

또치 2010-03-30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나도 이거 강추!
시트러스로 시작했는데, 익숙해져 그런가 민트가 좀더 좋은 거 같아요.
(하지만 처음 입에 머금었을 때는, 아... 이것이 지옥의 맛이런가, 했지요 ;; )

무해한모리군 2010-03-30 19:15   좋아요 0 | URL
저도 민트가 상쾌한 느낌이 더 있어서 좋아요.
하지만 너무 세요 --;;
또치님 반갑습니다 으흐흐흐

blanca 2010-03-30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귀여운 리뷰같으니라고요 ㅋㅋㅋ 안그래도 이거 민트도 있지 않나요? 남편이 좋아하더라구요. 효과 좋다고.

무해한모리군 2010-03-30 19:15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슬픕니다.
최근에 쓴 리뷰 중에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 것이 가글이라니 ㅋㄷㅋㄷ

BRINY 2010-03-30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가글약도 있었군요.

무해한모리군 2010-03-30 19:16   좋아요 0 | URL
용량도 큽니다.
가글 한번 해보니까 빠져들게 되요 ㅎㅎㅎㅎ

카스피 2010-03-30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서 어서 치과도 보험되는 항목이 많았으면 좋겠어요.임플란트라는 것도 있다는데 가격이 넘 비싸다고 하더군요 ㅡ.ㅜ

무해한모리군 2010-03-30 22:4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치과가 어디 미용치룝니까!

비로그인 2010-03-31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통이나 사버렸어요~~ㅠㅠ. 유해균을 살균하는건 좋은데, 혹시 이로운 균까정 모두 전멸시키는건 아니겠죠?...입속의 이로운 균에는 뭐가 있지?ㅋㅋ

비로그인 2010-03-31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정말 매워요. 어륀지맛 불덩어리를 입에 담은듯, 혀가 아파서 죽을 뻔 했다는~~

무해한모리군 2010-04-01 00:18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드디어 경험하셨군요.
마기님 그렇지만 효과는 확실하답니다 ㅎㅎㅎㅎ
 
키친 Kitchien 2
조주희 글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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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나날의 먹거리일듯 싶다. 

슬프게도 내 삶의 대표음식은 편의점 삼각김밥이다. 

길고 고단한 일상에 짧은 나의 유희는 

그것을 얻는 것이 간단하고 싸구려였던 만큼 

겉만 번지르하지 금새 푹하고 꺼지고 만다.

먹는 것을 소재로한 짤막짤막한 에피소드 모음인 이 만화집은  

떡꾹을 통해 눈이 소복히 내린 우리네 산천을 보고 

담백한 절밥을 통해 그만큼 절제된 산사의 풍경을 보고 

폐백음식을 통해 다가올 결혼에 맞서는 여인의 자세를 이야기 한다.

일권에 비해  이야기의 울림의 폭이 깊다. 

아주 심심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과하지도 않게 간이 적당해졌다. 

에피소드 말미에 달린 등장인물들의 작은 깨달음의 이야기도

저자가 선생님이고 아이들의 어머니라서인지 

터무니 없는 낙관이 아닌 

생활인으로서의 단단한 긍정의 힘이 느껴진다. 

저자의 다음권도 기대해 본다. 


채식철판구이. 나도 야채거 엄청 좋아한다. 뭐든지 단순하게 조리한게 제일 맛나다는 것도 절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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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28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주나 특히 청하!! 안주거리로..왠지 딱일듯 하네요 .. 헤~

무해한모리군 2010-05-28 08:44   좋아요 0 | URL
맥주 아니고요? 오호!
전 독한 술은 국물이랑 먹어요 ㅎㅎㅎ
 

전화들, 탯줄들, 모든 생명선들, 언제나 누군가와 연결시켜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들. 외로움을 떨쳐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들, 전화회사에게 신의 은총 있으라! 

(30쪽) 

"남자들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게 섹스라고 하지만 여자들은 아니라는 걸 잘 알지. 정말 제일 좋은 것은 허시 초콜릿바야." 

(85쪽)  

"자신을 서점이라고 생각하는 거대한 창고를 저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진정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신들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곳에 모이기 마련이니까요. 여기 모이신 여러분들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208쪽) 

이렇게 말없이 앉아만 있어도 그는 좋은 것 같았다. 갑자기 잊고 지낸 감정이 떠올랐다. 누군가에 속해 있는 느낌이랄까? 그 사람과 잘 맞는 것 같고 함께 있으면 온 세상이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 죽은 남편 잭은 그것을 '그래' 느낌이라고 불렀다. 비로소 천생연분을 만나는 순간 당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 이 사람이야. 이제 그만 헤매도 되겠구나.... 여기가 바로 내집이야' 

(286쪽)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를 봐. 하지정맥류에 중력의 효과를 처절하게 보여주는 몸뚱이를 보라고. 늙은 여자가 달고 사는 건 다 달고 있잖아. 이 몸으로 남자를 흥분시킬수나 있겠어?(중략) 

혼자만의 호젓하고 편안한 생활은 이제 끝이 난 거다. 아파트도 항상 깨끗하게 정리해두어야 하나? 가정부를 다시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군. 내 물건보다 남자의 물건을 더 소중하게 다뤄야 하나? 이제 침대에서 새벽까지 책을 읽거나 한밤중에 냉장고 문을 열어놓고 음식 먹는 짓도 관둬야 하나? 

글래디, 벌써 잊은 거야? 남자와 같이 사는 일이 얼마나 피곤한지. 남자 비위를 맞춰고 그 사람의 취향에 따라 옷을 입고 그 사람을 위해 요리를 해야하는 생활을 생각만 해도 짜증 나. 그리고 섹스는? 이 나이에 쉽고 자연스럽게 섹스를 하려면 얼마나 노력해야 할지 생각해봤어? 이 나이에 할 수나 있을까? 

(288쪽) 

 이 책은 아주 매력적인 노부인들이 등장하는 코지미스테리물이다. 이 용감한 부인들은 노부인 연쇄살인 사건을 육탄전도 마다하지 않고 파해친다. 삐걱거리는 관절과 잘들리지 않는 귀, 가물거리는 기억력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탐정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읽으면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 정도로 전형적인 작품이다. 정보들을 긁어모아 독자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범인에게 적당한 동기와 멋진 수법까지 제시해 준다.  

노년기의 외로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친구들과의 우정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냄과 동시에 두근두근 75살 할머니의 로맨스까지 두루 갖추고 있는 소설이라 마음이 무거운 날 읽기에 좋을 듯 하다. 

이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추리소설 전문 서점이 생긴다면 알라디너분들도 많이 만나뵐 수 있을텐데 말이다. 나도 음~ 미스 마플로 분장하고 뜨개질거리를 들고 한번 방문해볼텐데 ㅎㅎ 

늙는다고 해서 내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하루 한시간 한순간이라도 더 살다보면 새로운 느낌 더 좋은 책 더 깊은 관계를 경험할 기회가 생길지 어찌알겠는가? 늙음을 낙관할 수야 없겠지만 너무 두려워하지는 말아야지. 친구들 우리 술 줄이고 건강관리해서 늙으면 영감들 따돌리고 우리끼리 재미나게 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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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10-03-2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시 초콜릿 바! ㅎㅎㅎ
저 오늘 마트에서 길리언 초콜릿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 결국 안 사왔는데, 어쩐지 아쉬워지잖아요!

무해한모리군 2010-03-23 10:06   좋아요 0 | URL
전 사실 가방이며 서랍 여기저기에서 막 나온다는 ㅎㅎㅎ

fiore 2010-03-23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콜릿을 하루라도 안먹으면 이상해지는 정도에 이르렀어요 ㅠ.ㅠ 원래 안 이랬는데;;

무해한모리군 2010-03-23 10:06   좋아요 0 | URL
이힛 전 아침부터 핫초꼬 먹었어요.
좋은하루 피오레님~

2010-03-23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3-23 09:59   좋아요 0 | URL
전 한번도 안해봤어요! 어려워보이던데용~

마녀고양이 2010-03-23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살인사건.. 일단 제목이 땡기는군요.
저 미스 마플 너무 좋아하는뎅.. 그래서 요즘 뜨게질도 배우는데,, 이 책도 뜨게질을 하나보네요? 그런데.. 허쉬 초콜릿 바 너무 달아요. 글을 보니 갑자기 70% 이상 카카오 초콜릿이 땅기기 시작하는군요... 이제 아침인데. 버럭버럭~ ㅡㅡ;;

무해한모리군 2010-03-23 12:43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이 책에 할머니들은 너무 바쁘셔서 뜨개질 하실 시간이 없습니다.
범인 잡아야죠. 연애도 해야지요. 친구들하고 싸워야지요 --;;

머큐리 2010-03-23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콜릿을 준다고 하면 받아야 하는 거였군... 그거 말고 딴건 없냐고 했는데..ㅋㅋ

무해한모리군 2010-03-23 12:43   좋아요 0 | URL
아니 누가 쪼꼴렛을!
저는 케이크가 더 좋아요 ㅎㅎㅎ

꿈꾸는섬 2010-03-2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맛있는 책일 것 같아요.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3-23 12:44   좋아요 0 | URL
나이들면 친구들이랑 몰려다니며 이렇게 놀아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ㅎ

비로그인 2010-03-2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한의원에서 진찰받는데 의사가 단거 땡기지않으냐고 물어보더만요. 오~~선생님 어떻게 아셨어요?...ㅋㅋ영양결핍이래요.(내가 진단해볼땐 애정결핍이야!)...ㅋㅋ늙어서 재미나게 살려면 정말 건강관리 잘 해야겠죠?

무해한모리군 2010-03-23 17:41   좋아요 0 | URL
저도 애정결핍에 한표입니다 ㅋㄷㅋㄷ

후애(厚愛) 2010-03-24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는 초콜렛을 많이 먹었는데 요즘은 덜 먹게 되네요.
너무 달아서 그런가..ㅋㅋㅋ 그래도 가끔씩 생각날 때가 있어요.
그런데 이 책 정말 맛 있을 것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10-03-24 19:09   좋아요 0 | URL
저는 우울할때만 많이 먹어요.
단 것은 별로고 쌉싸름한 쵸콜렛은 좋아요 ^^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소설입니다.
비빔국수 같다고나 할까요? ㅎㅎㅎ

다락방 2010-03-25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초콜렛보다는 섹스, 인데요 저는. 제게는 남자의 피가 흐르나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3-25 10:48   좋아요 0 | URL
오히려 저는 제가 게을러서 먹는게 더 좋은 듯 한데요.
섹스는 번거롭고 장소도 가려야하고 초콜렛쯤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잖아요 ㅎㅎㅎ

다락방 2010-03-25 13:15   좋아요 0 | URL
저는 사탕과 껌은 안먹고요, 그나마 먹는게 초콜렛인데
그것도 꼭 생리기간에만 땡겨요. 평소엔 먹고싶지도 않거든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3-25 17:41   좋아요 0 | URL
어무낫 쪼콜렛에 대해서는 저랑 똑 같아요!

바밤바 2010-03-2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나가 전해 말했던 '회사 일은 적당히 못해야 좋다'는 말이 옳지만 실천하기 어렵네요.
꺼이꺼이
근데 누나 글 보니까 좋네요. 역시 감성 만땅이야!ㅋ

무해한모리군 2010-03-25 17:41   좋아요 0 | URL
벌써 그러면 안되지요! 신입사원 ㅎㅎㅎ
그래도 그 일이 바밤바님이 계속 몰입하고 싶을 만큼 즐거운 일이기를 바래봅니다.

그나저나 술사삼 ㅋㄷㅋㄷ

얄리얄리 2010-03-2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이 책이 [오늘도 안녕하세요?]라는 책 아닌가요?
내용하고 등장인물이 거의 같은 것 같은데 새로운 제목을 달고 나온 건지 궁금하네요.

무해한모리군 2010-03-27 21:49   좋아요 0 | URL
네 지원이아빠님 그 책이 맞습니다 ^^
시리즈인 플로리다 귀부인살인사건도 같이 출간되었습니다 ^^
 
공공의 적들 - 작가의 길을 묻는 28통의 편지
베르나르 앙리 레비&미셸 우엘벡 지음, 변광배 옮김 / 프로네시스(웅진) / 2010년 2월
절판


단언컨대 나는 죄의식을 느끼지 않습니다. 결코요. 나는 조국 프랑스에 대해 아무런 의무나 책임도 느끼지 않습니다. 결코요. (중략)어짜피 우리는 그저 지구에 잠시 체류하는 것 아니던가요. 나는 이 점을 현재 완벽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뿌리도 내리지 못했고 열매도 맺지 못했습니다. 요컨대 우리의 존재방식은 나무들의 존재방식과는 다릅니다. (중략) 우리는 오히려 공중으로 던져진 돌과 같습니다. 그 돌멩이만큼이나 우리도 자유롭습니다. 좋은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의 모습은 어느 정도 혜성들과 닮았을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내가 방금 한 말이 조금은 서글프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지만 불행히도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는 내가 호텔에 머무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내 방을 비울 것'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엘벡의 편지)-146쪽

한 번 본 적도 없는데 마치 예전에 알고 있던 사람을 상대하기라도 하는 양 서로에게 달려드는 이 사람들을 보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우엘벡의 편지 : 사랑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언급)-185쪽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그리스적 사유, 특히 에피쿠로스의 사유는 자유의지에 대한 성찰에 대단한 효용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확신컨대 신의 형상을 본따 인간을 빚었다는, 따라서 인간은 침범할 수 없는 존재라는 아주 대담한 기독교적 가정이 없었다면 아마 인권이란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레비의 편지)-203쪽

나는 항상 철학적 불확실성이라는 같은 지점에 다시 서곤 합니다.
그럼 요약해보겠습니다. 인간의 권리, 인간의 존엄성, 정치의 기반, 이 모든 것을 나는 내동댕이쳤습니다. 나에게는 이런 요구들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이론적 장치도 없습니다. 어떠한 장치도 말입니다.
하지만 윤리가 남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거기에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쇼펜하우어가 명확하게 판별한 '연민'이라고 하는 사실상 유일한 것이 말입니다. 이 개념은 쇼펜하우어로부터는 정당한 찬양르 받았지만, 니체에게서는 모든 도덕의 근원으로 조롱당했습니다. 나는 당연히 쇼펜하우어의 편입니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이 개념을 바탕으로 결코 성도덕을 세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 오히려 위안이 됩니다.

(우엘벡의 편지)-213쪽

친애하는 베르나르 앙리, 앞의 편지에서 당신은 '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이 불만스럽다고 했죠.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자질 가운데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유머를 구사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이 실질적인 감정을 느끼는 부끄러움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일종의 '힘의 묘기', 절망이나 분노 가운데 하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우아한 모습을 한 노예가 벌이는 재주겠죠. 그렇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오늘날 유머는 높이 평가받고 있는 것입니다.

(우엘벡의 편지)-286쪽

내가 기억하는 한, 어쨌든 청소년 시절 이후로 기억하는 한, 인생에 있어서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행동은 딱 두개였습니다. 세 개도, 네 개도 아니고, 딱 두개 말입니다. 하나는 '사랑'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사랑, 여자를 사랑한다는 의미에서의 사랑을 말합니다. 또하나는 '글쓰기'입니다. 언어를 다루는 작업대에서 언어를 반죽하고, 그것에 형식을 부여하고, 작은 기호들의 기둥들을 세우면서 수많은 밤을 지새우고, 낮을 보내고, 또 많은 밤을 지새우는 것을 말하죠.

(레비의 편지)-299쪽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유라는 것, 그러니까 사유와 진리의 재료라는 면에서도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언어'라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됩니다. 철학자란 '자, 보아라, 나는 사유한다.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아내는 일만 남았다'라고 말하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내 개인적 경험을 통해 보면, 대부분은 그 반대입니다. 개념을 끌어내는 것은 언어이지, 개념이 언어를 끌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정확한 사유가 생겨나는 것은 바로 언어의 작업이 이루어지는 틈새, 빈터, 빛의 화살 속입니다!

(레비의 편지)-301쪽

나는 1998년 9월에 유명해졌습니다. 인세가 들어오면서 나는 1999년 5월에 부자가 되었습니다. 어쨌든 부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상대적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는 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넉넉한 부자가 되었습니다. 내가 보기에 바로 이것이 부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이점입니다.

(우엘벡의 편지 : 소립자가 출간된 이후의 일을 말하면서)-321쪽

(전략)유럽에서 포르투갈 공산당과 더불어 최악의 당이었던 자신의 당, 곧 프랑스 공산당에 끝까지 충성을 다했던 아라공과 같은 지식인을 앞에 두고 말입니다. 나는 아라공에게 그처럼 추했던 충성심에 대해 따져 물었습니다. 당원들을 실망시켰던 프랑스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에 대해서 말이죠. 하지만 아라공은 나에게 전혀 예기치 않았던 답, 하지만 아주 멋지고 기이한 답을 들려주었습니다. 자기가 프랑스 공산당에서 기대했던 것은 '명예로운 퇴조'였다고 말입니다.

(레비의 편지) -3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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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3-20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 내내 이 차가운 서양것들을 외치면서 우리나라에서 이런 대담을 한다면 누가 어울릴까?
뭔가 공공의 적들이란 이미지를 가지면서도 좀 상반된 정체성을 가진 사람.
장정일과 진중권이나 강준만이면 어떨까?
아니다 우리는 서양것들처럼 저리 맹공할 수 없으리라.
더 빠르게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낼 것이리라.

정직하게 주석이 없었다면 반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를 테면 '이성과의 결별을 내가 파스칼과 같은 방식으로 선언하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네르발이나 클라이스트와 같은 방식을 피한다면 말입니다.(324쪽)' 같은 문장에서 일단 파스칼의 회심이 전격적으로 일어났다거나 네르발은 광기가 있었고, 클라이스트는 권총 자살을 했단다. 이 모든 걸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주석이 반쯤 알려주었지만 아무리 읽어도 이사람의 요지가 뭔지 모르겠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도 이 책은 내팽개쳐지지는 않았는데 우엘벡의 냉소적인 유머, 레비의 흡사 펜싱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찌르기가 나의 무지에도 아름답게 보이더라. 나는 우엘벡과 그닥 생각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지만 그처럼 냉소적으로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리고 있다. 아 인생에서 해볼만한 일 두가지중 하나라지 않은가.

fiore 2010-03-21 00:02   좋아요 0 | URL
'나의 무지에도 아름답게 보이더라'
와 닿네요.

"사랑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언급" "인생에서 해볼만한 두가지 일" ^^

무해한모리군 2010-03-22 09:06   좋아요 0 | URL
번역투와 읽다보면 주어를 잊어버리기 일수였지만요.
 



떡갈비까지 거나한 점심상에 반주로 

스페인에서 온 맥주를 곁들여 봅니다.  

엘불리라는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만든 맥주랍니다.

750ml에 4만원이라니 눈이 나올 정도의 가격이지만 

향긋한 과일향에 

부드러운 목넘김이 그만이네요.  

너무 달지도 시지도 쓰지도 않은 균형감이 느껴집니다. 
(하긴 4만원!인데 그정도는 보여야지요 --;;)

그런데 맥주라고 하기엔 톡쏘는 느낌이 없다는게 특이하네요. 

아 4만원주고 다시 사먹을 날이 있을까요? 

이만원쯤이라면 특별한 날 사마실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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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10-03-20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밥상... 통째로 훔치고 싶지만
무엇보다

아무리 물을 마셔도 목이 촉촉해지지 않게 되었어요

쎈연필 2010-03-21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가 4만원이라니. 아, 땡기네요. 맥주 담은 잔이 딱 원샷하기 좋은 예쁜 모양이네요.

무해한모리군 2010-03-22 09:07   좋아요 0 | URL
저 잔 꽤나 비싸서 소중히 하던 것인데 저날 하나 깨먹어서 넘 마음이 아파요 ㅠ.ㅠ

비로그인 2010-03-21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밥은 휘님의 것이 훨씬 많군요!!! ^^

무해한모리군 2010-03-22 09:07   좋아요 0 | URL
바람결은 제가 머슴밥을 먹을 거 같다는 선입견을!

L.SHIN 2010-03-21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요즘, 휘모리님 왜 그러십니까~ ㅜ_ㅜ
안 그래도 오늘 술 고픈거 근근히 참고 있는데...
기왕 올려줄 거 맥주만 별도 사진 올려주시징...( -_-)

무해한모리군 2010-03-22 09:08   좋아요 0 | URL
떡갈비도 꼭~ 찍어서 올리고 싶더이다 ㅋㄷㅋㄷ

꿈꾸는섬 2010-03-22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박해 보이지만 절대 소박한 밥상이 아니군요. 4만원짜리 맥주라니요. 그 맛이 어찌 이리도 궁금할까요.

무해한모리군 2010-03-22 14:51   좋아요 0 | URL
아주 부드럽고 향긋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