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벗하며 지내던 과거를 마감하고 남자사람과 산지 언~ 두달 

과거는 그러나 늘 내곁에 있다.

어제는 전여농에서 하는 꾸러미를 받았다. (여성농민들이 텃밭에서 나는 물품과 가공품을 한달에 두번에서 네번까지 보내준다. 도대체 이 돈을 받고 어떻게 이렇게 보내주는지가 다소 미스테리인 사업 --;; 과연 재정사업이 되고 있는가...)

나주에서 온 맛깔난 짠지들이 주먹만큼씩에 도토리묵, 과수원을 뛰어노는 닭이 만들었다는 실한 계란, 완소 두부, 늙은 호박 한쪽, 서리태콩, 버섯이 참하게 들어가 있다.  

하도 오랫만에 보는 도토리묵이 반가워서 무쳐줬더니 거의 없던 칭찬을 하지뭔가... 

신랑이 내가 해준것 중 맛나다는 것은 다 술안주다. 골뱅이무침, 찜닭 등등등.. 

어쨌거나 이 사람집에 처음 인사드리러 갔을 때 내 칭찬이랍시고 한 

"술안주는 정말 잘 만들어요!"는 아마 진심이었나보다...

 밥먹고 올해 처음으로 만화책을 잡았다. 도쿄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의 면사무소에 취직을 한 총각의 귀향기다. 가슴큰 소꼽친구에게 연정을 품기도 하고 꽃미남 고향후배의 사랑을 받기도 하는 등 오호 이건 완전히 내가 스물에 꾸던 미래상이 아닌가!  

내가 이런류의 만화를 유독 좋아하는 것은 촌놈이라서일까. 도시의 커리어우먼이 된지도 십년세월이 될려고 하는데 내 정서는 이렇게 변하지를 않는다. 서울엔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너무 무섭고 외롭다는 생각이 들고, 오지랖을 펼쳐서 사돈의 팔촌과도 다정히 지내고 싶고 말이다. 그러나 행동양태는 철저히 도시인이라 신랑한테 전화거는 것도 귀찮고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는 건 좋고 뭐 이렇다.

그런데... 주인공 총각 보다는 왠지 뻑하면 술판 벌이는 동네아저씨들에 내가 겹쳐보이는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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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1-01-13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그 안주 솜씨 맛을 꼭 봐야하는데...ㅎㅎ

같은하늘 2011-01-1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그 안주 솜씨 맛을 꼭 봐야하는데...ㅎㅎ (2)
한 달밖에 안된 새댁의 솜씨가 아닌걸요~~~ 집으로 한번 쳐들어 가야할라나봐요.^^;;;
전 주로 생협을 이용하는데 요즘은 추워서 도통 외출이 귀찮은데, 저렇게 택배로 받는건 어떻게 해야하나요?

순오기 2011-01-1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그 안주 솜씨 맛을 꼭 봐야하는데...ㅎㅎ (3)
술안주 맛보러 우리 같이 갈까요?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1-13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세분 꼭 오세요 ^^
집에 술도 많아요 아하하하

꾸러미는 http://we-tutbat.org/ 에서 신청하셔서 받으실 수 있어요 ^^

sslmo 2011-01-13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싸이트 들어가 봐야겠는걸요.
전 거의 모든 재료를 시댁에서 공수해 오는 걸로, 잘 이용은 안하게 되는데...
정말 결혼 16년 차보다 훨~ 훌륭한 새댁인걸요~

저도 그 안주 솜씨 맛 보고 싶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4 09:19   좋아요 0 | URL
저도 전에는 어머니가 모두 공수해주셨는데 요즘은 조카들을 키우고 놀러다니시느라 너무 바쁘세요 --;;

인증샷도 없는데 제 말을 믿으십니까 ㅋㄷㅋㄷ

cyrus 2011-01-13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분이 휘모리님을 너무 좋아하셔서 술 안주가 맛있는것뿐만 아니라
만드시는 모습까지 아름다우셨는가 봐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4 09:44   좋아요 0 | URL
아하하 신랑은 퇴근해서 씻느라 안보던데요!
사실 제가 한 음식 짜다고 투정이 심합니다 ㅋㅋㅋ

꿈꾸는섬 2011-01-1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안주를 잘 만든다는 휘모리님, 남편 사랑이 끝이 없겠네요.^^
알콩달콩 살고 있는 휘모리님 너무 예뻐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4 09:44   좋아요 0 | URL
알콩달콩 아니...고 매일 싸웁니다만 ㅎㅎㅎ
모두 제가 술안주를 잘만든다고 제 남편의 증언을 제가 인용한 것만 가지고 이리 철썩 믿으시다닛!

감은빛 2011-01-14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그 안주 솜씨 맛을 꼭 봐야하는데...ㅎㅎ (4)

저도 얼마전에 <식품주식회사> 읽다가,
어찌어찌 우리생협까지 가게되어 제철꾸러미 신청했습니다.
현재 지역배정대기중인데요.
경험자들 말에 의하면, 전라도, 특히 아랫지방이 음식이 좋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서울은 대부분 횡성에서 받는다던가.
암튼 아랫지방꺼(전라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저랑 똑같네요!
술안주 잘 만드는 거요!
물론 저는 국도 잘 끓이고, 밑반찬도 잘 만들지만,
제일 잘 만드는건 늘 술안주인 것 같아요!
흐 정말 언제 한번 쳐들어가고 싶어지는데요! ^^
초대한번 안해주시나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4 09:46   좋아요 0 | URL
사실 리더스에서 신년회를 하면 가져가려고 아주 큰 술도 준비했답니다 ㅎ
집들이 멀어서 그렇지 까짓거 한번하죠뭐 ㅎㅎㅎ
감은빛님께 요리비법을 전수받아야겠군요 으흐흐
네 근처지역으로 보통 배정해주는데 저는 나주가 제가 신청하는 당시에 마침 새로 생겨서 나주로 배정받게 되었어요.

보석 2011-01-14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꾸러미가 탐나서 알려주신 주소로 들어가봤답니다.ㅎㅎ
휘몰님이 만든 음식도 맛있을 거 같고 소개하신 책도 재미있어 보여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7 11:32   좋아요 0 | URL
집에가면 한번 꾸러미로 만든 음식들을 올려볼게요 ^^

fiore 2011-01-14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러미 이사가면 신청할래요 :) 좋은 정보에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7 11:32   좋아요 0 | URL
피오레님 이건 혼자라도 괜찮을듯 해요 ^^
집은 구하셨어요?

2011-01-17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자 평전 - 권위와 신화의 옷을 벗은 인간 공자를 찾아서
안핑 친 지음, 김기협 옮김, 이광호 감수 / 돌베개 / 2010년 11월
절판


공자는 이와 다른 사람이었다. 대화를 나누는 행위까지도 성찰과 토론의 좋은 주제로 여겼다. 이런 말을 한 일이 있다. "하루 종일 모여 앉아있어도 의로움에 관한 얘기는 없이 조그만 지혜를 과시하기에나 바쁜 사람들, 참 딱한 사람들이다."

(개인으로서의 자아를 고찰 대상으로 삼은 사람, 공자)-86쪽

공자는 백성에게서 노동력 아닌 물자를 거두는 것은 호혜적 관계를 망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통치자가 재물을 쌓아놓기 시작하면 어디에서 그칠지 한도가 없을 것이고, 백성은 불만을 가지게 되어 필요한 일이 있어도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게 되리라는 것이었다.-168쪽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답답하게 되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게 된다.-182쪽

극도의 참상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어진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온나라 사람들이 서로를 잡아먹을 정도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것을 그냥 둘 수 없었던 것이다.

(초나라왕이 자기 군대가 포위하고 있던 지역에 자반이라는 사람을 보내 성안 사정을 살피게 하였다. 그런데 성안에 들어가보니 자식을 서로 바꿔 잡아먹을 지경의 참혹한 사정이라 왕에게 돌아와 '우리군대가 군량이 떨어져간다고'는 것을 적에게 알려줬다고 이야기해 초나라왕이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위의 글은 그런데 왜 초나라왕이 자반을 처벌하지 않았을까에 대한 동중서의 대답이다.)-196쪽

사람에게는 다섯가지 못된 재간이 있는데, 강도질과 도둑질은 거기 끼지도 못한다. 첫째는 통찰력이 있으면서 독을 품은 마음이다. 둘째는 편파적이면서 행동이 완고한 것이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며 논쟁을 즐기는 것이다. 넷째는 기억력이 좋으면서 추악한 것만 담아놓는 것이다. 다섯째는 잘못을 잘 저지르면서 변명이 궁색하지 않은 것이다. 이 못된 재간 가운데 하나만 가진 사람도 종당 군자에 처형당하지 않을 수 없다.

(소정묘라는 군둥에게 연설하며 다니는 자를 공자가 처벌한 이유를 설명한 대목)-211쪽

공자는 자식 입장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받았던 것을 되돌려줌에 있어서는 부모에게서 받았던 절대적 사랑을 잊어서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식에게 불가능한 수준의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부모가 어떻게 느낄지에 대한 배려를 잊지 말 것 하나만을 공자는 요구했다. 자식이 그 한가지만 지킬 수 있다면 어진 자식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222쪽

자식이 예를 지킬 수 있는 것은 부모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감정이나 어떠한 도덕적 충동도 없다면 "예는 무엇에 쓸 것인가?"라고 공자는 묻는다. 그러나 예법의 절도에서 도움을 얻지 못한다면 따듯한 사랑과 착한 마음을 가진 똑같은 자식이라도 태도를 제대로 취하지 못한 끝에 효를 이루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223쪽

공자 스스로는 자신에 대해 어떻게 말했을까?(중략)

나는 어렸을때 신분이 비천하였기에 천한 일에 재간이 많다.
나는 관직에 등용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기예에 능하게 되었다.

내게 지식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 천한 사람이라도 나에게 성심으로 물으면, 나는 양쪽 긑을 다 두드리며 정성을 다하였다.

누구 못지않게 노력해왔지만 군자의 도리를 실천하는 데는 아직도 미치지 못했다.

나가서는 대신들 섬기는 일, 들어와서는 어른들 모시는 일, 장례 치르는 일을 감히 게을리하지 못하며 술 때문에 곤란을 당하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이 어찌 내게 문제 이겠는가.

거친 밥을 먹고 맹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개 삼는 그 곳에 즐거움이 또한 있도다. 의롭지 못한 길로 얻는 재산과 신분은 내게 한낱 뜬구름이로다.

재산을 구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면 저자 바닥에 채찍을 들고 서 있는 경비 노릇이라도 나 또한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일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254~255쪽

내 사람됨이 힘을 쏟을 때는 먹을 일을 잊고, 즐거울 때는 근심도 잊어 늙어가는 줄도 모르는 그럼 사람이라고 하지 그랬느냐.

성인과 어진 이를 내가 어찌 자처하리오. 다만 행함에 지쳐하지 않고 가르침에 싫증 내지 않는다는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내가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사람들이 꼭 알게되어 있으니.-256쪽

사람들의 도덕적 품성과 감정은 메말라가고 있다. 이 도가 이 시대 이 나라에서 통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천하만대에 통할 것을 바라겠는가. 나는 그때 깨달았다. [시경]과 [서경]도, 예와 악도 천하를 혼란으로부터 구해낼 수 없다는 것을. 그러나 내가 해온 것보다 더 좋은 길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천명을 알고 천도를 맞이하는 사람은 마음이 무겁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찾기는 찾은 것이다.

공자가 찾은 것은 '모든 것을 맞아들이며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걱정하며 모든 일을 하는 것'이었다.-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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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1-01-12 0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다 읽었는데, 마지막 부분을 읽지 못한 책이에요.
찾아보면 어딘가 있을텐데, 어디 있는지 찾기가 어렵네요.

앗! 댓글달고 다시 보니 이건 최근에 나온 거군요.
개정판일까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2 08:40   좋아요 0 | URL
이틀전에 또 잡지가 도착해서 우리나라에 이런것들이 아직 살아남았구나 하며 신기해했습니다. 제가 다 보고 회사 상사분 아이들에게 주기로 했답니다.

개정판이 맞을듯 합니다. 아흑 저도 몇번이나 그만 읽을 뻔 했답니다 --;;
하로 공자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기발한 개똥철학을 풀어내는 인간들이 주변에 많아서 의외로 새롭지 않더라구요 ^^
 

어제 밤 졸린눈을 비비면서 ebs에서 하는 마이클샌델 교수의 존 로크와 자유지상주의자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과연 명강의로 소문날 만큼 달변이더라. 

존 로크의 자연권 - 생명, 자유, 재산이 고등학교때 하도 외워서 지금도 자동으로 입에서 줄줄 나오기는 했는데 처음으로 살짝 이해가 된 느낌이더라. 

어쨌거나 오세훈에 따르면 망국적 복지인 무상급식 문제가 문득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녹색평론 11-12월호에서도 나왔듯이 오세훈식의 '부자아이들에게까지 왜 공짜로 밥을 줘야하느냐'는 논리에 '가난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어서'는 참으로 교육적인 대응이기는 하나 많이 빈틈이 보이는 논리다.  

이 땅에 태어난 아이면 누구나 굶주리지 않고, 아프면 치료받고, 뛰어놀고 공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무상급식'을 말해야 한다. 이런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진보정당들이 말하는 여러 비젼들이 먹힐 수 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겉표지에는-아직 읽지 않았다- 장하준이 자필로 써 인쇄한 글이 있다. 8시간 노동을 말하는 사람들도 한때는 미친 사람 취급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무엇을 상식으로 만드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정해지기 마련이니까. 

홍대 청소노동자들의 하루 식대 300원이 상식이 되는 세상이 눈앞에 있다고 생각하니 다소 아찔해 지는 아침이다. 존 로크는 '자연이 제공한 것을 꺼내어 거기에 자신의 노동을 섞고 무언가 자신의 것을 보태면 그것은 그의 배타적 소유가 된다' 고 했다는데, - 물론 그는 아메리카 침탈을 정당화 하려 한것일테지만 - 홍대는 그곳에 매일 노동하는 홍대노동자들의 것은 전혀 아닌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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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2011-01-1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0원..
껌도 못 사는..
붕어빵도 세 개 천원인데말이죠

무해한모리군 2011-01-11 23:0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노동자를 이 따우로 대우하는 세상은 안되죠!

BRINY 2011-01-1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에서 홍대 관련 기사를 이것저것 보다가, '원래 식대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는데 그걸 요구하는 게 너무한 거 아니냐, 홍대 싸잡아 비판하기 전에 뭘 알고나 말해라'라는 식의 (자칭) 홍대생의 댓글을 보고 씁쓸해졌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1-11 23:02   좋아요 0 | URL
어떻게 늘 함께 생활하는 분들에게 그정도 공감밖에 못하는 인간이 '성인'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Mephistopheles 2011-01-11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청거리며 음악에 취해 술에 취해 새벽에 홍대 앞 클럽을 나서는 이들과는 반대로 그 시간부터 식대 300원을 받으며 일하기 위해 출근하는 분들이 있다는 현실...

무해한모리군 2011-01-11 23:04   좋아요 0 | URL
대학교 1학년때 학교 공사하러 오시는 분들이 왜 학생식당에서 밥먹냐고 불평하던 아이들이 떠오르네요.. 걔들 다수 출세했는데 말이죠...

기억의집 2011-01-11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300원으로 홍대 행정직원에게 주고 배달시켜 달라고 하고 싶어요. 돈 300원으로 무얼 살 수 있는지.오뎅도 500원에서 600원, 호떡도 700원인 세상인데.

무해한모리군 2011-01-11 23:05   좋아요 0 | URL
휴... 어떻게 그리 마구 자를 수가 있는지. 남의 밥줄을 어찌 그럴 수가 있는지.. 답답하지요.

보석 2011-01-1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강연 챙겨봐야겠네요.

정말 300원으로 요즘 뭘 살 수 있을지 궁금해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1 23:05   좋아요 0 | URL
아마 직접 뭘 사본지 오래됐을거예요 저런 결정한 사람들은.

보석님 후기도 기대되네요 ^^

감은빛 2011-01-12 0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대의 '홍익인간 사상'은 '널리 인간을 일없게 하라!'라고 하던데요.
오늘(아니 시계를 보니 어제군요!) 책팔러 성공회대에 갔다가,
열심히 청소하시던 아주머니께서 책을 여러권 사가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1-12 08:35   좋아요 0 | URL
예전에 신림에 살때 제가 한참 읽고 있던 밀레니엄을 과일 노점 아주머니가 코를 박고 읽고 계셔서 급 친밀감을 느낀적이 저도 있습니다 ㅎㅎ

제 이상과 딱 일치하는데 ㅎㅎㅎ

cyrus 2011-01-12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휘모리님, 댓글 남기신거 보고 휘모리님 서재가
궁금해서 들리게 되었습니다.^^
오늘 낮에 잠깐 재방송한거 봤는데, 볼만했습니다.
제가 야간에 일하는 상황이라 본방사수를 못한게 아쉬울 따름이네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3 10:12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는 못봤답니다. 저는 새벽에 나가야해서 아무래도 12시 넘어 자면 고단해서요. 주말에 재방한다니 보려합니다.

반갑습니다 ^^

잘잘라 2011-01-12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저는 오늘밤 예약이요~

아 근데 300원이라니! 300원.. 하루 세 끼 900원? 그거 정한 종간나섹히들 싸그리 잡아다 집어 넣읍시다! 아무데나 집어 넣으면 안되구, 한겨울 바람 가릴 곳 하나 없는 드넓은 들판에 쇠파이프 엮어서 튼튼한 울을 하나 만들어서 말이지요. 그리고 하루에 껌 한 통씩만 주는 겁니다. 1000원 넘는 껌 많쟎아요 거~ 하룻밤이나 버틸라나 어쩔라나.. 어후 증말.

무해한모리군 2011-01-13 10:11   좋아요 0 | URL
전 어제는 결국 못보고 잠들었어요 ㅎㅎㅎ

감사원장낙마자는 한달에 삼천만원밖에 안벌었다고 하고.. 서민분들이 보기에 너무 많은듯한 금액이라 죄송하다던데 --;; 왜 저분들이 하는 노역이 겨우 저정도 가치밖에 인정못받는 사회인가 너무 심란합니다. 저 일의 가치가 인정받아야 박터지는 대학입시 기형적인 교육이 없어질텐데요.

같은하늘 2011-01-13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0원으로 무얼 할 수 있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없다가 정답인듯...
아이들 과자조차도 살 수 없어요.ㅜㅜ
몇 천원짜리 커피를 과시용으로 사들고 먹는 젊은이들 이런거 알까요? ㅠ

무해한모리군 2011-01-13 17:13   좋아요 0 | URL
청소용역의 급여수준 자체가 말도 안되는거 같아요!
홍대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으신 분들의 일을 남의 일로 보지말기를 바래봅니다.
 

 

 금요일 저녁 식탁이다.  
주중에 받아둔 냉이로 된장국도 끓이고 대충 버무려서 저녁상을 내니 벌써 8시반이다. 
설겆이 하고 이것저것 하니 열시. 주말의 시간은 참 아쉽다. 

토요일 늦은 시간에는 모처럼 집 앞 큰 마트로 나섰다. 
생협, 전여농, 여기저기 공동체에서 주로 받아먹는지라 마트에 가는 일이 없는데, 
주말에 마침 채소류가 똑 하고 떨어져서 샐러드라도 해볼까 하고 나서본다. 

온라인 구매때는 몰랐는데 채소값이 후덜덜이다. 

무슨 애호박이 천구백원짜리도 있고, 파프리카가 하나에 이천원꼴이라 결국 몇번 들었다놨다하다 놓고 나온다. 대신 그날 떨이코너에 파는 로마네스크가 하는 해괴하게 생긴 브로콜리류가 한묶음에 천이백원이라 집어넣고, 내 주먹 두개만한 양배추를 삼천원, 이천원남짓 가지두개를 고른다. 그러고 있는데 같이 사는 큰애기 우리 신랑은 나 모르게 슬쩍 초코파이 한상자를 밀어넣더니 아이스크림 사달란다 --;; 그거 사주고 나는 내간식으로 독일맥주 오백미리 하나를 잔소리 들으면서 산다 --;; 채소 3개 초코파이 1상자 아이스크림 한통 맥주 1 캔에 내 하루 일당이 훅 하고 나가버린다. 쩝.   

쇼파에 딱 붙어서 책도 읽고 티브이 보면서 놀고 있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태국에 가시려고 이십만원을 쓰시겠단다. 그러시오 하고 끊었는데 괜히 짜증이 난다. 제사다 뭐다해서 이번달에 우리집에 드린돈이 이리되면 오십만원도 넘는데 좀 생각해주시지하는 괜히 야속한 생각이 든다. 편안한 마음으로 해드려야 효도가 된다는데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드리던 것들인데 내 살림이 나고 보니 괜히 속이 상한다. 한달에 한두번은 여기저기 다니시는 엄마인지라 신랑은 우리도 나이들어 장모님처럼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하는데, 두분다 한참 일하시는 시댁을 생각하면 슬쩍 괜스레 눈치도 보이고 하여간 마음이 복닥하다. 그런데 가만히 있는 신랑한테 결혼한 탓에 가고 싶은 전시회도 못가고 산에도 못간다고 소리한번 크게 쳐준다.. 왜? 모르겠다 --;;

이래저래 몸도 마음도 바쁜 주말이다. 왠지 요즘 결혼하면 왜 어른된다고 하는지 조금 알듯도 하다. 쿨하고 거칠것 없던 내가 감정선이 아주 미묘한 인간으로 변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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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1-01-10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코코 앞으로 1년이에요. 1년간 대소사를 겪고 나면 어떻게 변신할 지 감이 잡힐 겁니다. 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11   좋아요 0 | URL
아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쳐서 어른이 되는걸까요? ㅎㅎㅎ
그 변화가 뭐든 쬐끔 무섭습니다... ㅋㄷ

Mephistopheles 2011-01-1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므하하하하하하(회심의 미소)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10   좋아요 0 | URL
매피님은 쪼꼬파이신가요 맥주신가요? ㅎㅎㅎ

개인주의 2011-01-1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11   좋아요 0 | URL
이 계속되는 웃음들 모두 같은 경험을 겪어오신걸까요? ㅎ

순오기 2011-01-10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 전에 언니한테 "형부가 돈 많이 버는데 왜 이렇게 궁상떨며 살아?"라고 했었는데
내가 결혼해보니 그렇게 사는지 알겠더라고요.ㅋㅋ
그걸 알아야 비로소 어른이 되는 거 같더라는... ㅜㅜ
화장실 청소도 잘하고 설거지도 잘하는 신랑님.... 휘모리님 새해 소망에 응원합니다.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13   좋아요 0 | URL
아 순오기님이 음식물쓰레기 버리라고 했더니 더럽다며 비닐장갑까지끼고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마지못해 끄트머리만 살짝 잡고 투덜대며 나가는 그냥반 뒷꽁무니를 보셨으면 제 새해소망의 간절함을 이해하셨을텐데 ㅎㅎㅎ

보석 2011-01-10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결혼 다시 축하드립니다.^^
결혼하면 다들 현실적이 된다던데 전 아직 철이 덜 들어서 그런지 멋대로 사는 중..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14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제 생활은 그대로인데 주변의 요구들이 올라간듯합니다.

고마워요~ 새댁회동한번 해요 보석언니 ㅎㅎㅎ

루체오페르 2011-01-10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역시 결혼이 인생에서 참 여러가지 분수령인것 같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큰 장점 중 하나겠죠.

휘모리님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15   좋아요 0 | URL
루체오페르님 그 입장에 서보지 않고 타인을 이해하는 건 정말 불가능한거 같아요. 결혼을 해보니 결혼한 사람들이 이해가 되는 면이 많이 있네요. 제가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요만큼 늘어났어요 ㅎㅎㅎ

고맙습니다. 루체오페르님 추운날 건강하세요~

울보 2011-01-1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렇지요, 어른노릇한다는것 너무너무 힘들때 있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18   좋아요 0 | URL
저는 그대로인데 제 주변이 저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어서 좀 신기해요. 이런저런 기대들은 적당히 져버리면서 살려고 합니다 ㅎㅎㅎ

차좋아 2011-01-10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장실 청소는 아쉬운 사람이 하는 법(퍽)ㅋㅋ

재밌어 보이는 풍경이에요. 아 보기 좋아요. 자주 써요 사진도 자주~~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18   좋아요 0 | URL
차좋아님 매일 진검승부를 펼치면서 살아간답니다 ㅎㅎㅎ

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많이 가진 신랑으로 변모시킬려고 노력중이예요 ㅋㄷㅋㄷ

잘잘라 2011-01-1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재밌는 신혼 일기입니다.

두 살 차이 나는 여동생이 있어요. 네 살 차이 나는 언니두 있구요. 언니때는 몰랐는데, 동생이 결혼하고 애 낳더니 저를 대하는 태도가 싹 바뀌더라구요. 결혼 전엔 나한테 꼼짝도 못하던 동생인데.. 아.. 어느 순간 '니가 인생을 알아?' 이런 눈빛으로 한참씩 쳐다보곤 한다는.. ㅋㅋ (꼴베기 싫여서 멀리 멀리 도망 왔지요~ 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22   좋아요 0 | URL
논리와 감성의 싸움이 제 안에서 일어나는 순간이 많은거 같아요.
논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왠지 섭섭한 마음이 이는 순간들이요.
혹은 제가 상대의 기대를 저버릴것 같은 순간들.
전에는 늘 그냥 제 논리대로 했는데 요즘은 두번에 한번 정도는 상대의 감정을 살피게 되는 순간이 오는 듯 하긴 해요.. 흠..

얼마전에 인터넷 새댁방에 누가 어떤 결혼을 한친구가 제일 부럽냐니까 압도적으로 결혼 안한 친구가 제일 부럽다가 댓글로 달리던데요 ㅎㅎㅎㅎ

hnine 2011-01-10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복잡한 심정이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23   좋아요 0 | URL
hnine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왠 뜬금 ㅎㅎ

저는 매우 단순한 놈이거든요.. 본능에 충실한 짐승하고 마이 가까운.. 그런데 이제 사람하고 좀 가까워질라 그래요 --;;

마립간 2011-01-1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적극적으로 전시회 관람 동아리나 등산 동아라에 참여하는 것이 어떨지요. (직장이나 아니면 알리딘에서 모임을 만드시는 것도.) 주저 앉기 시작하면 바닥이 없습니다. 게다가 아이까지 생기면...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25   좋아요 0 | URL
가는 산행팀도 있고 전시회도 그냥 가면 되는데, 집이 경기도로 직장과 멀어지니까 주말엔 자꾸 퍼질러 앉게 되네요. 올봄엔 꼭 운전 배우기부터 시작해보려구요.

herenow 2011-01-10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에잇 뭐 궁합은~" 이러시더니
이렇게 지지고 볶고 알콩달콩(?) 신혼생활에 돌입하셨군요.
늦었지만 결혼 축하드립니다. ^ㅅ^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2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ㅎㅎㅎ

아직은 정상적인 제 생활이라기 보다는 임시비상상태같은 생활이예요.
뭔가 일정도 많고 변화도 많고. 이제 곧 평화의 시기가 도래하겠지요? ^^;;

비로그인 2011-01-10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 약간 울음 섞인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듯.. 늘 휘님 사는 모습은 재밌어보이고 잌사이팅 하게 보인단 말이죠 ㅎ~

후후..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28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제가 뭐든지 감정적이고 크게 반응해서 그런가봅니다.

사랑스런 바람결님 해피뉴이어~

라로 2011-01-11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대단히 미안한 말이지만,,,,,저는 완전히 오이지군남편 편입니다..(뭔 커밍아웃,,,시기가 너무 안 좋았나?????????ㅠㅠ)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28   좋아요 0 | URL
나비님 신랑이 이렇게 말했어요.
회사일보다 집안일이 더 힘들다고..
더 가혹하게 단련시켜주리라! 결심했답니다.
나비님이... 편이되어 주세요 ㅎㅎㅎ

sslmo 2011-01-11 0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쩜 태국 가신다고 20만원을 쓰시겠다고 말씀하실 수 있는 어머니를 둔 님이 부러운 건지도 모르겠어요.

다시말해, 쿨하고 거칠것 없던 감정선을 가진 님은...어머니 덕이 아니었을까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32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환갑까지 정말 열심히 일하셨어요.
그러시더니 완전 자유로운 영혼이 어느순간 되셔서는,
매일 차를 타고 친구들과 어디론가 가세요...
생일엔 서로 장미꽃다발도 주고받고, 아침 6시부터 뭔가를 같이 해먹으며 어디론가 다니는 막강 6인조 할머니들이죠 =.=

저도 나이들면 엄마처럼 다정히 지낼 동네친구가 많이 있도록 지금부터 힘좀 써야겠어요 ㅎㅎㅎ

후애(厚愛) 2011-01-11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사시는 것 같아요.^^
저도 마트에 가서 초코파이 사야겠어요. 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1-11 09:33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오늘도 사다놓은 과일 안먹고 쪼코파이 먹는다고 뭐라 한소리 하고 나왔는데. 후애님은 뭐든 많이 드세요.

카스피 2011-01-11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요즘 장보기가 너무 무서워요.눈도 오고 구제역이다 AI다 하니 고기나 달걀값이 천정부지로 뛰어 오를것 같아 겁납니다용^^;;;

무해한모리군 2011-01-12 08:41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정말 달걀이랑 두부가격은 늘 깜짝깜짝 놀라게 해요.
달걀은 백원주고 사먹었던거 같은데 =.=

참! 카스피님이 올려주시는 리뷰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같은하늘 2011-01-13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은 투덜투덜 말씀하시는것 같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저 행복해 보여요.ㅎㅎ
살다보면 다 알게되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3 17:1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혹시... 앞으로 더 나빠질거란 말씀!!! ㅎㅎㅎ

꿈꾸는섬 2011-01-13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장실 청소를 잘 하는 신랑...결혼할때 울 남편이 화장실 청소 하기 싫다는 저에게 걱정 말라고,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고 해서 맡겼는데 맨날 대충 물만 뿌리고 나오는거에요.ㅠㅠ
그래서, 결국 화장실 청소는 제가 해요.ㅠㅠ

무해한모리군 2011-01-14 10:29   좋아요 0 | URL
제 말이요. 뭐든지 시키면 그게 어렵나며 씩씩하게 시작하는데 결국 내가 해야된다는 ㅠ.ㅠ

따라쟁이 2011-01-24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우리.. 소주 한잔 할까요? -ㅁ-;;;

무해한모리군 2011-01-25 09:20   좋아요 0 | URL
따라쟁이님도 시끄러우시군요.
집도 없는 저는 전세비 인상소식에 가슴이 섬뜩합니다...
까짓 열잔도 못하겠슴까?
 
우부메의 여름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참 수다스러운 작품이다. 

오래된 산부인과를 배경으로 그 곳에 의사로 일하던 데릴사위가 병원의 밀실에서 흔적없이 사라지고, 그의 아내는 20개월째 임신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병원에서 태어난 아기들이 사라진다는 소문이 횡횡하다. 이유없이 감이 좋은 탐정과 고서점 주인, 형사, 삼류작가와 잡지 편집자가 이 산부인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추적해가는 것이 큰 줄거리다. 

그런데 이야기 사이사이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온갖 주제를 떠들어댄다. '영'은 무엇인지, 뇌, 마음, 의식, 무의식, 설화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 이야기의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작가는 이렇게 열심히 독자들에게 이론을 가르킨 다음 사건 속에서 실례로 써먹는다.  

뇌가 정보를 선별해서 편집해 기억시킨다는 이야기를 한다음 주인공이 사실과 다르게 사물을 인지한다던가, 현기증고개라 불리는 곳의 설화를 알려줘서 기괴한 분위기를 잔뜩 조성하더니 마지막엔 그 길에 구조를 슬적 알려주기도 한다.  

어려운 대화가 잔뜩 오가는 이 책의 놀라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기괴하고 어두운 긴장감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나를 나로 인지하게 하는 것들 조차 불신하게 되는 공포. 내가 눈으로 본 것조차 신뢰할 수 없는 커다란 혼란에 휩싸인다. 그러나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존재의 이면엔 내가 모르는 이면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는 종교와 미신, 관습에 대한 맹목적 복종의 시대를 지나 과학에 대한 맹신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먼 훗날 우리 시대의 '과학 맹신'을 돌아보면 지금 우리가 오래된 관습에 대해 가지는 한심한 느낌과 별다르지 않은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요즘 '당연한 것'들에 대한 부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이해와 포용이 배제된 부정 또한 아무 의미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후다닥 음울한 소설 속 세계에서 안온한 현실로 돌아온 내 머릿속은 약간 더 몰랑해졌다. 그리고 평범한 것들의 범위도 조금은 더 넓어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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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1-08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정리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