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 Kitchien 1
조주희 글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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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를 음식으로 치면 된장찌개쯤 될까? 이 작가는 누구나 말할 수 있지만 아주 맛있기는 어려운 주제에 도전했고, 보통정도의 성과를 이뤄냈다.  

가족, 우정, 사랑, 고향에 대한 짧막한 단상들을 감자부침개, 고추찌 같은 소박한 음식에 버무려 차려낸다.

돈까스 한판을 개눈감추듯 먹어치우고 캠퍼스에 파묻어둔 술을 파먹는 장면! 내얘긴줄 알았다.  
(술 파묻는게 여러대학에 있는 습성인지 몰랐다 --) 

서울 올라와 된장찌개를 처음 만들때 엄마에게 하나부터 열가지 생중계로 통화해 끓여도 엉망이었던 경험, 그걸 혼자 먹으며 눈물나던 기억. 혼자 남은 늙은 부모님에 대한 감상.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음.. 그림체는 무난하지만 개성이 없다. 아쉽다.

그리고 각장마다 딸려있는 디저트 이야기의 그녀는 애낳은 유부녀인데, 메인디쉬 이야기속 그녀들은 주로 나이찬 싱글들이라 혼란스러웠던 점 역시 다소 아쉽다. 아예 아이낳은 아줌마 이야기로 다음 작품을 쓰면 더 잘 할 수 있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만한 걸 만들어낼 수 있는 작가가 8년이나 기다려서야 첫 작품집을 낼 만큼 우리의 만화시장은 척박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만원짜리 만화책이 충분히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음이 기대되는 작가인 것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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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11-13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11년동안 된장찌개를 끓일 때마다 실패를 한 저랍니다. ㅎㅎㅎ
그러다 마지막으로 도전을 한답시고 끓였는데 올해에 성공을 했어요. ㅋㅋㅋ
음식 만들기가 정말 어려워요.^^

무해한모리군 2009-11-13 12:31   좋아요 0 | URL
이야~ 축하드립니다 ㅎ
된장찌개야 말로 아주 맛있기는 쉽지 않은거 같아요. 또 사람마다 자기가 생각하는 나름의 된장찌개의 원형이 있고, 또 그걸 쉽게 포기하지도 않는지라 남의 입에 맞추기는 더 어렵고..

짝꿍님은 된장찌개도 잘 드십니까? 오호!

후애(厚愛) 2009-11-13 12: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ㅎ
집에서 담근 된장과 가게에서 사 먹는 된장 맛이 달라요.
그래도 이번에 성공한 된장찌개를 남편이 맛 있게 먹어줬어요. ㅋㅋ
다음에도 끓여 달라고 하더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11-13 15:40   좋아요 0 | URL
네 아무래도 파는 것은 달지요.
솜씨가 글로벌 스텐다드 하시군요 ㅋㄷㅋㄷ
 
유럽 맥주 견문록 - 비어 헌터 이기중의
이기중 지음 / 즐거운상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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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무리 정보가 많은 실용서라도 엮는 글힘이 부족하면 지루하기 마련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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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0-27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자체는 다소 아쉬웠지만, 얻은 유용한 정보
내가 몇몇 맥주들을 너무 차게 마셔왔다는 것 : 라거는 7도이나 필즈너나 에일 바이젠은 10도 정도에서 먹어줘야 된단다. 냉장고에서 꺼내놓고 샤워하고 먹으면 되겠다.
맥주들의 어렴풋한 종류 : 너무 많아서 분명하게 알 순 없었다.
우리나라엔 진짜 생맥주가 없다는 것 : 알고는 있었는데 정확히 무슨 말은지 몰랐는데 생맥주도 가열처리를 하지 않을 뿐 여과해서 효모를 대충 걸러서 나온다는 것.

fiore 2009-10-27 23:34   좋아요 0 | URL
속이 찬 사람이라 맥주는 금'금'금'금주가 되었습니다 ㅠ.ㅠ

(하아... 그야말로 맥주 김빠지는 한숨이죠;

무해한모리군 2009-10-28 08:07   좋아요 0 | URL
오 이런이런~ 쌉싸레한 맥주 맛은 다른 어디서 보기 힘든데요 ^^
 
난세에 답하다 - 사마천의 인간 탐구
김영수 지음 / 알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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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이야기로 풀어낸 사기! 중고교생들이 읽으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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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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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감성과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단 이야기의 힘은 어디론가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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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0-08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가지.
하나. 1권이 끝나기 전부터 그만 읽고 싶어졌다.
장황한 이야기는 정리되지 않고 이리저리 흔들렸다.
둘. 그의 어떤 글보다 그가 '남자'라는 사실이 이렇게 뚜렸하게 느껴진 적이 없다.
그가 그리는 여자들 혹은 그녀들의 욕망은 뭔가 납득이 되지 않고, 묘하게 수동적이며, 남성적 욕구를 여성에게 투여한 느낌이다..

결론은 그저그랬다는..

머큐리 2009-10-08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억 인세를 지급한 책치고는 너무 박하다능~~

무해한모리군 2009-10-08 08:29   좋아요 0 | URL
취향이니까요 취향 ㅎㅎㅎ
 
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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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고가 해야 할 일은 아마도 현재라는 교차로에 서서 과거를 성실히 응시하고, 그 과거를 바꿔 쓸 수 있는 미래를 차곡차곡 써나가는 것이리라. 그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113쪽

"그런데, 눈사태가 났을 때 연락할 만한 가족은 있어?"
"가족은 없어요."
"원래부터 없는 거야, 아니면 있지만 없는 거야?"
"있지만 없는 거." 아오마메는 말했다.
"좋아." 다마루는 말했다. "홀가분한 게 최고야. 가족으로는 고무나무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지."-126쪽

나라는 존재의 핵심에 있는 것은 무가 아니다. 황폐하고 메마른 사막도 아니다. 나라는 존재의 중심에 있는 것은 사랑이다. 나는 변함없이 덴고라는 열 살 소년을 그리워한다. 그는 이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육체는 멸하지 않고, 서로 나누지 않은 약속은 깨지는 일이 없다.-133쪽

생명이 있는 뭔가를 가져본 건 그 고무나무가 처음이었다. 애완동물이건 화분이건, 그런 종류는 사본 일도 없고 받아본 일도 없고 길에서 주워본 일도 없다. 그 고무나무가 그녀에게는 생명있는 것과 생활을 함께한 최초의 경험이었다.-512쪽

덴고의 품에 안기고 싶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의 저 큰 손으로 내 몸을 애무해주었으면. 그리고 그의 온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었다. 몸을 구석구석 끄다듬어주었으면. 그리고 따스하게 해주었으면. 내 몸의 심지에 박힌 이 한기를 없애주었으면. 그러고는 내 속에 들어와 마음껏 휘저어주었으면. 스푼으로 코코아를 섞는 것처럼 천천히 밑바닥까지. 만을 그렇게 해준다면 이자리에서 당장 죽어도 괜찮아. 정말이야.-524쪽

진실을 아는 것만이 인간에게 올바른 힘을 부여해준다. 그것이 설령 어떤 모습의 진실이라 해도.-5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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