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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홈즈걸 2 : 출장 편 -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ㅣ 명탐정 홈즈걸 2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홈즈걸 시리즈의 2탄입니다. 전편은 단편이었는데 비해 이 작품은 장편이고, 배경도 지방 소도시의 마루우도라는 전통있는 서점으로 옮겨갑니다.
내용은 27년전 살인사건과 관계된 이상한 일들을 조사해가는 미스테리 형식입니다. 미스테리 해결과정이 흥미로운 것은 물론이고, 사건과 연결된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개성이 잘 나타나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마루우도라는 전통있는 서점의 매력입니다. 대형 체인서점이나 편의점과 달리 많은 책을 구비하기 어려운 중소규모의 개인서점이 어떻게 고객의 마음을 끄는 '살아있는 책꽂이'를 만들었는가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습니다. 고객의 반응을 살펴 반응이 없는 책들은 치우고, 무수히 쏟아지는 신간들 중 고객의 사랑을 받을 만한 책들로 책꽂이를 바꾸어 가며, 주요 고객층에 따라 품목도 다르게 배치해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서점은 고객에게 편안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 경영란으로 폐점위기를 겪었던 대학로에 이음아트서점을 들어가보면 소서점의 이런 장점을 두루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문화, 예술 서적 책꽂이를 훑어보느라면 주인장의 이분야에 대한 식견이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 꽤나 질높은 서적들로 밀도있게 책꽂이를 채워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요. 책으로 채워진 친구의 다락방에 들어온듯한 편안함이 있는 공간인 이음서점 같은 곳이 경영란으로 자꾸 문을 닫아 사라지는 것은 참 마음 아픈 일입니다. 책 속에는 이런 중소개인서점의 위기를 게임, CD, DVD 같은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신을 통해 생존해가는 모습도 살짝 보여줍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의 고충, 서점을 오가는 고객들의 이야기,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일상,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엉뚱하면서도 영민한 다에와 사려깊은 교코 쌍의 매력은 전편에서 이어지는 이책의 매력입니다.
미스테리로서 대작은 아니지만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입장이 수긍할만하고, 평범해 보이는 작은 오솔길을 산책하다 문득 만나는 들꽃같은 아기자기한 매력이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마음이 조금은 무거워지기 마련인 연말에 읽으시기 좋은 작품이라 추천할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