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에 빠진 록 스타 - 프란츠 퍼디난드의 거침없는 세계음식기행
알렉스 카프라노스 지음, 장호연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7월
품절


나는 각자 제 접시에 머리를 박고 음식을 후다닥 비우는 낡은 식사법을 항상 혐오했다. 마치 접시에 담긴 음식이 포크에 꿰어 마지막으로 호송돼 입안이라는 처형장으로 끌려가기를 기다리는 죄수 같아서다. 이는 아무런 기쁨도 없는 철저히 개인적인 경험일 뿐이다.-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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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3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밀실상황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소재로 하는 세 편의 단편 모음이다.  

세편 중에 가장 좋았던 것은 '생존자, 1명' 편이다. 무인도에서 한 사람이 쓰는 수기로 이 글은 시작한다. 다섯명이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고, 버려지게 되었는지 글쓴이의 입장에서 기술된다. 탈출 가능성이 희박한 무인도에서 멤버들 모두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중 하나씩 차례로 죽어간다. 범인은 누구일까? 짤막짤막한 신문기사를 통한 사실과 무인도의 상황이 교대로 기술되며 진상에 다가간다. 긴장감있는 단편이다.  

그 다음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관이라는 이름의 낙원에서' 다. 대학 추리 소설 동호회를 함께 했던 친구들이 '자신의 집을 지었으니 놀러오라'는 한 친구의 초대를 받고 삼십년만에 모인다. 추리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서양식 건축물을 이용한 트릭을 함께 풀어가는 이야기다. 

이 단편집의 제일 첫머리에 등장하는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를 읽고서는 그만 읽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돈에 자신을 파는 탐정이라는 설정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트릭 자체도 평범했다. 작가는 평소 멋지게만 나오는 탐정들을 비꼬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 편을 읽고 너무 실망해서 나머지를 포기하는 우를 다른 분들은 범하지 말기를 바래서 리뷰를 적어본다. 

하루만에 즐겁게 뚝딱 읽어치웠으니, 휴가지에서 짬짬이 가볍게 볼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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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7-29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읽다 덮을까 싶었다' 는 이야기를 세번째로 봅니다. 역시 생존자 1인은 재미나죠. 마지막 작품도 분위기는 있어요.

휘모리님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도 별로셨으니, 이 책의 첫번째 작품 같은건 그야말로 매우 별로셨을듯.

재미나고, 좋은 추리 단편집 많아요. 세 개 중에 하나가 읽다 덮고 싶은거 찾아 읽을 필요 없음. 이라고 생각

무해한모리군 2010-07-29 17:08   좋아요 0 | URL
아니 세명이나!
명탐정의 규칙은 처음에만 좀 그랬지 읽으면서 나름 재미가 있었습니다 ㅎㅎㅎ

그렇지요... 이 넓고 넓은 책세상에서 30%가 나쁘다는 것은...

pjy 2010-07-29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존자 1명'이 좋았다는 평은 첨인듯~ 단편은 취향이 아닌데 전 어느쪽일지 괜히 궁금해지네요^^

무해한모리군 2010-07-30 08:25   좋아요 0 | URL
아주 짧은 단편은 아니었습니다. 서점에서 휙휙 한번 넘겨보시고 구매하셔도 좋을 듯 해요 ㅎㅎㅎ

머큐리 2010-07-30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을 받아들여...언젠간 꼭 읽어볼 것을 다짐해본다..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7-30 11:12   좋아요 0 | URL
제가 조만간 뵙고 드리겠습니다 ㅎㅎㅎ - 절대 사지 마세용~
추천이 아니예요. 함께 읽고 싶은 책이 카테고리가 추천도서!

2010-07-30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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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의 어떤 것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왔다. 설사 다른 사람들이 말려도, 모질게 비난을 받아도 내 방식을 변경한 일은 없었다. 그런 사람이 누구를 향해서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인가?-228쪽

나는 하늘을 우러러보거나 하는 일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시선을 향해야만 하는 것은 아마도 자신의 안쪽인 것이다. 나는 자신의 내면으로 눈을 돌린다. 깊은 우물의 바닥을 보는 것처럼. 거기에는 친절한 마음이 보일까? 아니,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보이는 것은 언제나 같은 나의 성격을 뿐이다. 개인적이고, 완고하고, 협조성이 결여된, 때로 자기 멋대로인, 그래도 자신을 항상 의심하며,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도 거기에 우스꽝스러운-또는 우스꽝스러움과 비슷한-것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은 나의 본성이다. 낡은 보스턴백처럼 그것을 둘러메고, 나는 긴 여정을 걸어온 것이다. 좋아서 짊어지고 온 것은 아니다. 내용에 비해 너무 무겁고, 겉모습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군데군데 터진 곳도 보인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짊어지고 갈 것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메고 온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애착도 간다. 물론.-229쪽

그런 인생을 옆에서 바라보면-혹은 훨씬 높은 데서 내려다보면- 별다른 의미도 없는 더없이 무익한 것으로서, 또는 매우 효율이 좋지 않은 것으로서 비쳐진다고 해도,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하고 나는 생각한다. 가령 그것이 실제로 바닥에 작은 구멍이 뚫린 낡은 냄비에 물을 붓는 것과 같은 허망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적어도 노력을 했다는 사실은 남는다. 효능이 있든 없든, 멋이 있든 없든, 결국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대부분의 경우, 눈에는 보이지 않는(그러나 마음으로는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 것은 때때로 효율이 나쁜 행위를 통해서만이 획들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공허한 행위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결고 어리석은 행위는 아닐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실감으로써, 그리고 경험칙으로써.-256~2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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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10-07-2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남자 ^^

무해한모리군 2010-07-23 08:42   좋아요 0 | URL
그런데 달리기에 대해 말할때보다 음악에 대해 말할 때 더 열정적인듯 ^^

루체오페르 2010-07-23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어도 걷지는 않았다. 캬~~

무해한모리군 2010-07-26 00:24   좋아요 0 | URL
하루키는 저문구를 자신의 묘비명으로 하고 싶데요.

fiore 2010-07-24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28.229.쪽이 가장 좋았어요. ^^

무해한모리군 2010-07-26 00:25   좋아요 0 | URL
예술가란 물론 뛰어난 사람도 있겠지만 이렇게 성실히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삶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요. 최소한 월급쟁이랑 다르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은 한거잖아요.

yamoo 2010-07-24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저는 하루키 소설은 읽기가 싫더라구요..하루키 작품을 읽은 것이라곤 <어둠의 저편>하나 뿐이에요...힘들게 모았던 그의 에세이와 소설 20여권을 2006년에 처분한 이후 제 관심에서 완전히 사라진 작가에요..근데, 요즘에도 지속적으로 잘나간다는..

무해한모리군 2010-07-26 00:27   좋아요 0 | URL
저 역시 하루키의 멋부린 글이 별로예요.
뭐랄까.. 성공한 중년남자의 글 같아서요.
그 외골수 같은 개인주의적 작풍도 싫었고..
이 글도 한 별 세개쯤.
그러나 분명 개성이 있고, 뭔가 멋진 글을 뽑아내는 작가인 것만은 틀림 없는듯해요.

후애(厚愛) 2010-07-25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캡쳐 이벤트>합니다.^^
참여하세요~~ 마실에 소문내고 다녔더니 피곤하네요. 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0-07-26 00:27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오셔서 소문 안내도 잘 찾아다니는데요 ^^
 
딜리셔스 샌드위치 - 60명의 전문 셰프가 만든
대한민국 제과기능장 60명 엮음 / 멘토르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소개된 빵, 재료, 소스가 다양해서 좋다. 이 책을 읽고도 늘 만들던 대로만 만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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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7-08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가지고 계신 요리책이 도대체 몇권????
저도 요리책 엄청 사는데 저보다 한수위인듯~.ㅎ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7-08 10:43   좋아요 0 | URL
글쎄 한 열권쯤 ㅎㅎㅎㅎ
따라 그리기를 시도해요 가끔 ㅋㄷㅋㄷ
그림책이지 실용서로는 사용을 안한다는게 문제긴 한데...
예쩐에 사고, 생각날 때 올려요.

머큐리 2010-07-08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샌드위치 먹고 싶어요,,,휘님~ 아..배고프다

무해한모리군 2010-07-08 13:15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이 만드시는 법을 배우시겠다면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ㅎㅎㅎ

머큐리 2010-07-08 13:39   좋아요 0 | URL
휘님이 늘 만드는대로 만드는 샌드위치가 더 먹고 싶어요...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7-08 14:18   좋아요 0 | URL
전 크로크므시외, 그러니까 식빵에 햄과 치즈만 넣고 구워먹어요.

크로크므시외의 뜻이 남자깨물기라는거 아세요? 그래도 드시고 싶다면 ㅎㅎㅎ
(여기에 달걀후라이를 더 넣으면 크로크담(숙녀깨물기)이 되요. 프랑스 사람들 웃긴죠 ㅋㄷ)

같은하늘 2010-07-09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에 관심이 많은 저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책소개를 봤네요.
아~~ 이렇게 다양한 샌드위치가 있단 말인가? ㅎㅎ
나도 보고싶다~~ 이 책~~~~

무해한모리군 2010-07-09 12:58   좋아요 0 | URL
으흣 이 책을 사긴했지만 하나도 만들어보지 않았다는 사실!
제겐 그림책이예요 그림책 실용서가 아니라.. ㅎ
 
자취요리 대작전 - 만화로 따라 하는 자취요리
박성린 지음 / 삼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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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책은 시원스레 사진만으로도 따라할 수 있어야하는데 그림체가 좀 답답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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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7-0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소개된 요리구성은 자취요리라는 컨셉에 잘 어울리고 설명도 쉽다.

비로그인 2010-07-08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0자평의 댓글을 읽다보니 허허.. 휘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ㅋㅋ

무해한모리군 2010-07-09 08:44   좋아요 0 | URL
제가 좀 수다스럽긴 하지요 ㅎㅎㅎ

2010-07-08 2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9 0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0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