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1 - 바이러스 밀리언셀러 클럽 45
스즈키 코지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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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고지 작가의 1991년작 <링>. 98년에는 영화화해 호러 열풍을 일으켰던 그 링!

영화만 기억하고 있어 원작소설이 있는 줄 몰랐어요. 황금가지 출판사의 밀리언셀러클럽 시리즈에 있네요. 이번에 링 원작소설이 새 옷 입고 나와 이참에 원작을 읽게 되었습니다.



 

전형적인 호러 소설 방식인 희생자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링>.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잠식되는 부분을 읽다보면... 불 꺼진 밤에 방 밖으로 나가기 무서워지더라는 ㅠ.ㅠ


“ 생각해 보면, 이야기의 시작은 언제나 우연에서 이루어지는 법이다. ” - p18


처조카 도모코의 죽음을 겪은 신문 기자 아사카와 가즈유키는 우연히 듣게 된 또다른 희생자 이야기를 통해 뭔가 촉이 옵니다. 도모코를 포함해 젊은 애들 4명이 심장마비로 죽었고, 죽음을 맞이한 형태가 극도의 공포에 질린 모습이었다는 것은 그저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기엔...


한날 한시에 발생한 원인 불명의 돌연사.

과학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엇. 그들의 죽음을 연결시킬 객관적 인과관계가 없는지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네 사람이 어느날 동시에 특정 장소에 있다가 심장을 멎게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까는 예상을 하며, 마침내 수수께끼의 죽음을 풀기 일보직전.

 


 

심장 약한 놈들은 이것을 보지 마라는 글을 발견한 아사카와.

그리고 제목이 없는 비디오테이프를 보게 되는데, 의미 불명인 장면들이 나열됩니다.


“ 그리고 마치 소리조차 사라지고 잔향만 약간 귀에 남았다. 그대로 잠시 동안 화면은 정지된 것처럼 보였다. 아사카와는 견딜 수가 없었다. 마치 자신이 정신없이 비난당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 - p87


“ 이 영상을 본 자는 일주일 뒤 이 시각에 죽을 운명이다. 죽고 싶지 않으면 지금부터 말하는 내용을 실행하라. 즉......”

게다가 마지막에는 죽음을 예고하며 뭔가를 실행한다면 죽음에서 벗어날 방법까지 나옵니다. 그런데 쓸모가 없어졌어요. 여기서 다른 녹화가 덧씌워져 죽음을 피할 방법이 지워져버린 거죠. 제일 중요한 부분이 지워진 상황에서 공포가 현실이 되어 목을 조이는 현실에 직면한 아사카와. 정체불명 악령의 말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하필 아내와 딸마저 봐버려 더 필사적이 됩니다.

 


어떤 기계적인 장치없이 염사와 같은 염상 능력으로 만들어진 영상의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이 흥미로워요.

세상사람들의 조롱과 질시 때문에 죽어간 여인의 저주 영상이란 것을 알게 된 후, 그 여인의 혼을 달래주면 저주는 풀릴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다 아사카와의 데드라인이 막 지난 시간. 그는 결국 살아남게 됩니다. 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드는 것은 신경쓰지 않고.


마지막 반전이 남아있죠. 함께 사건을 파헤쳤던 친구 류지는 죽어버리면서 끝난 게 아니었다는 걸 그제서야 깨닫게 됩니다. 링 1권의 부제가 바이러스라는 것. 사멸된 천연두 바이러스 이야기가 악령의 저주와 맞물려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본능은 증식이라는 걸 생각하면 악령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섬뜩해지네요.


 

<링> 영화에서는 TV화면 밖으로 기어나오는 장면이 임팩트 있었는데, 원작소설에는 안 나옵니다. 이때는 뭔가 허전하긴 했는데 결말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그 장면은 소설에서 나올 이유가 없긴 하더군요. 그러고보면 영화에서는 그 장면 외에는 기억나지 않을만큼 다른 장면은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기억에 없네요 ;;


원작소설 <링 1>은 <링 2>와 연결해 꼭 읽어야겠더라고요. <링 2> 읽고 있는 중인데 <링 1>에서 궁금했던 부분이 설명되더라고요. 영화에서 보여준 대박 임팩트 장면은 원작소설에 없지만, 뒷목 서늘하게 만드는 <링> 원작소설이 영화보다 훨씬 맘에 드네요. 영화보다 나은 원작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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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즈런너 나타부한 부수한자 11 테일즈런너 나타부한 부수한자 11
이정태 그림, 이준범 글, 정규돈 감수 / 천재코믹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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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만드는 출판사 천재교육이 만든 초등한자 학습만화입니다.

한자능력검정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한자들을 부수한자 중심으로 배울 수 있어요.

테일즈런너 나타부한 부수한자 11권에는 부수한자 17개와 부수한자로 만들어지는 한자 13개를 익힐 수 있네요. 부수한자는 한자의 기본! 수많은 한자들 중 공통된 것끼리 모아 그걸 대표하는 글자로 내세운 것이 부수한자입니다. 부수가 같은 한자는 서로 의미도 관련있고요. 부수한자 개념을 파악하면 한자의 원리가 쉽게 이해됩니다. 테일즈런너 나타부한의 나타부한은... 나타나라 부수한자 줄임말이예요.

 


 

부수한자 쇠 금 金의 기운을 타고 태어난 금동이.

부수한자를 독차지하려는 한마황에 맞서 테일즈런너의 나르시스, 밍밍, 러프와 함께하는 모험 이야기입니다.

1권 읽었을때만해도 울애가 테일즈런너에 푹 빠져있었는데, 요즘은 또다른 게임으로 넘어가 요건 안하고 있지만, 단 익숙한 캐릭터들이 나오니 처음부터 이 책 흥미있게 보더라고요.

테일즈런너 나타부한 부수한자 본책에서는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 속에서 한자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데다가 한자성어도 배울 수 있어요.

 

 

본책 하단에는 한자 필순도 있고, 부수한자는 빨간색으로 강조해뒀네요.

OX 퀴즈로 바로바로 확인도 가능~

 

 

 

테일즈런너 나타부한 부수한자 책은 총 3가지로 구성되었는데 본책과 워크북, 미니북이 있어요.

워크북은 그야말로 한자학습하기 딱 좋게 되어있답니다. 생활 속 한자어와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어를 워크북에서도 간단한 스토리텔링으로 학습 할 수 있어요.

한자능력검정시험 유형문제를 만화와 함께~ 그 외 한자 파자 놀이, 부수한자 색칠하기, 필순 미로 탈출 등 다양한 게임으로 한자를 익히게 되어 있어요.

자그마한 미니북도 쏠쏠한 재미가~
대사채워넣기 같은 것도 있어 친구들이랑 같이 본다고 미니북은 학교에 들고 가기도 하네요.


 

테일즈런너 나타부한 부수한자 시리즈로 214자를 익힐 수 있다고 합니다.

생활급수한자를 아이들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로 보니 줄거리는 줄거리대로 흥미진진해서 재미있어하고~

공부는 해야겠는데 애들 할 게 많아 학습형태로 뭔가를 더 하기 애매할때 도움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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눕기의 기술 - 수평적 삶을 위한 가이드북
베른트 브루너 지음, 유영미 옮김 / 현암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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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에 훅 끌린 책입니다. 수평적 삶을 위한 가이드북, 눕기의 기술.

책은 무조건 엎드려서 또는 누워서 읽는 저로서는 침대와 한 몸일 때가 많아 제목만 보고 이건 꼭 읽어야 해!!! 외쳤다는.

 

표지를 벗겨내면 표지 뒷면에 저렇게 "눕는 게 메리트" 포스터가 있네요.

표지마저도 센스만점입니다.

 


 

요즘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깨어있는 매순간 움직이며 계속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누워 있으면 게으르고 무능력한 인간으로 여기는 세태죠.


하지만 <눕기의 기술>에서는 누웠을 때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다양한 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너무 과하게 오래 누워 있는 것은 제외하고요.


 

누워 있는 것은 짙은 안개 속에서 산책하는 것과 비슷한 작용을 할 수 있다 해요.

보통 우리는 재충전 하려고 또는 지쳐 나가떨어졌을 때 눕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합니다. 눕기는 에너지 재충전의 의미뿐일까요?


<눕기의 기술>에서는 눕기와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다루고 있네요.

눕기에 대한 철학적 의미, 사회 문화적 변화, 수면과 관련한 잡다한 상식, 작품 속에 표현된 눕기와 관련한 문장들, 편안히 눕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다양한 가구와 기술 등 백과사전을 읽는 느낌이었어요.


영국의 사회비평가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은 <침대에 누워> 에세이에는 이런 이야기도 나옵니다.

누웠을 때 천장을 바라보다가... 침대에 누워 천장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다린 색연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요. 그러다 미켈란젤로 역시 누워 있는 걸 즐겼기에 그 유명한 천장화가 탄생하지 않았겠냐는 기발한 생각마저 나오네요.

 


누워서 책을 쓰던 작가들처럼 누웠을 때 창의적 활동을 하는 사례도 소개합니다.

미국의 여류 소설가 이디스 워튼은 거추장스러운 의복을 걸칠 필요가 없어 글을 쓸 때는 침대로 피신했다고 하는군요. 누워서 책을 읽는 경우 책 내용을 다르게 받아들이게 될까? 누워서 읽어야 제맛이 나는 작품은? 같은 호기심도 나옵니다.


 

잠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와는 상관없이 몸을 편안히 하는 눕는 자세는 127도 정도 편히 기댄 자세가 앉아 있을 때 나타나는 척추의 긴장을 풀어주기에 알맞다고 하는군요. 

물론 주관적인 느낌에 따라 편안함을 느끼는 감정이 사람마다 다르듯, 눕기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기술이기도 하지요. 어쨌든 이런 욕구를 충족시기 위해 라운지체어, 침대, 소파 등 눕는 데 도움이 되는 가구, 시설이 탄생했습니다.



 

잠에서 깨어날 때 고통스러운 경우도 언급하는데, 이 부분도 공감 많이 했어요.

낮잠을 자거나 낯선 곳에서 자고 일어날 때 특히 이런 일을 겪었는데 말로는 뭐라고 표현할지 몰랐던 부분이 <눕기의 기술>에서 정확히 인용해 뒀더라고요.

마르셀 프루스트가 잠에서 깰 때의 감각을 예리하게 포착한 장면입니다. " 한밤중에 깨어나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을 뿐 아니라 첫 순간에 내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다. 단지 존재한다는 단순한 느낌만이 있을 따름이었다. 그것은 피조물 깊은 곳의 전율 같은 것이다. 나는 원시시대의 동굴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특징이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 뒤 기억이 찾아와...... 나를 무(無)의 상태로부터 끄집어내었다. 나 혼자 그곳을 빠져나올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독특한 지각 장애가 나타나는 몇 초 정도의 순간은 의식의 기초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드러내는 순간이라고 합니다.


 

눕기에 관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인용하는데, 눕기에 관한 찬반 나뉘더라고요.

프로이트는 그 유명한 프로이트의 카우치에서 환자를 치료했었고요. 니체는 "잠자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자기 위해 온종일 깨어 있어야 하니 말이다." 라는 말을 남겼고, 그루초 막스는 "침대에서 할 수 없는 일은 가치 없는 일이다." 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반대로 수면 그 자체를 하찮게 여기는 입장도 있었습니다. 헨리 포드는 아예 쓸데없는 것이라 했고,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에디슨, 처칠 등도 수면시간이 극도로 짧았지요.


 

“ 눕기의 기술은 인간의 확실한 행동 레퍼토리에 속한다. 눕기는 다양한 장소, 공간, 배경에서 다양하게 실험될 수 있다. ” - p203


“ 누워 있는 행동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결코 눕기에 대한 정당화나 복잡한 철학적 논문 같은 것이 필요치 않다. 그것은 세상에 발을 굳게 딛고 사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행동이다. ” - p205

 

 


 

프리드리히 슐레겔은 <게으름에 부치는 목가>라는 글에서 "걷는 법을 알고 있는 건 이탈리아인들뿐이고, 눕는 법을 알고 있는 건 동양인들뿐이다"라고 적었듯 다양한 문화에 따라 눕기의 의미가 다르고, 역사적으로는 산업혁명 이후 노동자들에게 눕기란... 정해진 시간과 공간에서만 가능해진 상황 때문에 점점 눕기와는 멀어지기 시작했군요. 하지만 누운 자세야말로 가장 원초적인 자세란 걸 생각하면 눕기의 재발견이 이제는 필요한 시점입니다.


눕기에 대해 역사, 문화인류학, 의학, 과학, 철학, 문학, 예술 등 다방면으로 살피는 <눕기의 기술>은 자신에게 쉼을 허락하는 눕기의 매력을 끌어올리며 눕기 문화의 재발견을 촉구합니다. 눕기를 예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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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사자 1 블랙 로맨스 클럽
송주희 지음 / 황금가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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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까지 포함한 리뷰입니다.

 

블랙로맨스클럽 신간 <안개의 사자>는 신들의 전쟁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취향저격.

판타지소설에서는 보통 북유럽 신화가 강세인데, 그리스로마 신화보다 북유럽신화 쪽이 더 전투적이고, 음침하면서도 뇌쇄적인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안개의 사자>는 가장 오래된 수메르 신화와 거인과 신들의 전쟁을 다룬 북유럽 신화 이야기를 섞어 새롭게 창작한 소설이라는군요. 이 책 읽으면서 북유럽 신화를 좀 더 알아봐야겠단 생각이 들 만큼 북유럽 신화 매력적이더라고요.


<안개의 사자> 세계관부터 간략히 언급하자면, 혼돈에서 태어난 모든 신의 아버지 아누와 아누만이 머무르는 공간이 있고, 거대한 물푸레나무가 모든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세계수 가지마다 신, 거인, 난쟁이, 인간의 영역이 자리 잡고 있어요. 인간의 영역은 우리가 흔히 알듯 에덴이라 불리고요.


여러 신 중에서 안개와 얼음의 나라를 지배하는 여왕 헬과 태양신 카옐을 주축으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흉측한 몰골로 태어난 실패작 헬. 제 미색에 도움된다면 무엇도 가리지 않고 야만적이었던 헬은 아름다움을 얻어낸 방식이 경악스럽더라고요. 괴물들 위에 군림하는 여왕으로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죽음의 여신입니다.

하지만 헬은 처절한 외로움을 겪고 있어요. 태어나자마자 아버지 아누에게 철저히 버림받은 순간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합니다. 흉측한 외모였을 때는 다른 신들에게 비참한 놀림감이 되기도 했고요.


 

그러던 중 모든 신의 아버지 아누가 만든 인간인 아담을 헬이 탐냅니다. 다른 신들처럼 에덴이란 영역을 뺏고자 하는 나쁜 마음을 먹고 접근했다기보다는 아담의 순수한 호감에 매혹당하면서 소유욕이 불타오르죠. 얼마나 순수했냐면 헬이 미색을 동원해 아담을 꼬드겨도 아담은 그저 순진무구한 눈망울로 '난 몰라요~' 표정만 짓습니다 ^^


“ 작은 동물이라도 진심으로 사랑해 마지않으니 저가 아름다움을 위해 수많은 희생자를 낸 까닭을 이해해 주지 않을 게 뻔해 보였다. 그렇기에 그저 아담이 지금의 제 모습만 알아주길 원했다. 분명 언젠가는 진실을 알게 될 테지만...... 그때는 이미 모든 것들이 끝나 있겠지. 헬은 영원한 사람을 믿지 않았다. 아담은 그저 대가를 받고 나와 어울리는 것뿐이야.


평생 상처 입어왔던 헬은 아담 역시 영원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미색을 위해 저질렀던 악행을 알게 된다면 이런 아담도 제 곁에서 떠날 거라고도 생각하고요. 그래도 다행히(?) 아담은 자신의 의지로 헬의 곁에 머물길 원하네요. “ 속은 미쳐가고 있는데, 외로워서 죽을 것만 같은데라며 아담은 헬의 외로움을 공감합니다. 아담이 보기에 헬은 그저 상처 입은 순결한 백합처럼 보입니다.


“ 그저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이와 모르는 이만 존재할 뿐입니다.


 

헬에게는 쌍둥이 오라버니가 있어요. 바로 신들의 왕, 태양신 카옐입니다.

1권 첫 장면이... 카옐이 헬을 안고 오열하는 장면인데, 아버지 아누에게 내쳐진 헬을 카옐이 살리려 애쓰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2권 초반 내용을 1권에서 프롤로그처럼 앞세워 보여주고 있는 거였어요.

 


 


“ 힘이 있다고 해서 좋은 부모인 것은 아니며, 약하다고 해서 나쁜 부모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헬은 혼란스러웠다. 제게 잘해 주지 않는단 이유만으로 아버지가 틀렸다고 보는 건 온당하지 못한 처사처럼 느껴졌다.


카옐이 헬을 아끼는 마음은 맹목적 사랑 형태를 띱니다. 냉혹하고 침착한 군주이자 소름 끼치도록 무정한 카옐이지만 언제나 헬의 편입니다. 헬이 아버지의 사랑을 한 번이라도 받고 싶은 마음을 보며 안타까워하죠. <안개의 사자> 중심축인 카옐과 헬의 비밀은 나중에 반전처럼 짠~ 나와요.


 

이쯤에서 아담의 여자 이브는?

<안개의 사자>에서는 릴리트 라는 이름의 인간 여자가 등장해요. 그런데 아담보다 먼저 태어났었더라고요. 릴리트 역시 아버지 아누에게 버림받았습니다. 아담을 만들기 전 실험 삼아 한번 만들어 본 인간에 불과했거든요. 그래서 아담의 영역인 에덴에 들어가지 못한 채 신들을 향한 증오를 품고 계략을 꾸미지요.


 

헬을 향한 절대적인 애정을 품고 천년의 세월을 지내 온 카옐의 비밀을 보면 가슴이 아파요.

헬에게서 아버지 아누를 죽여달란 말 한마디를 듣기 위해 천 년의 기나긴 세월을 인내하며 보낸 카옐. 악당을 자처하며 헬을 지키기 위해 카옐이 해 온 일들이 하나둘 밝혀질 때 정말 두근두근했네요. 더는 줄거리 풀어놓으면 안 된다는~! ㅎㅎ


표지 일러스트를 보면 얘들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데, 처음에는 조금 어색해 보인다 싶었건만 볼수록 매력 있네요. 책에서 성인의 모습이기도 하고 소년 소녀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말이 나오니 어린 모습이 수긍되고요. 책 속에도 흑백 일러가 몇 컷 있는데, 책 내용대로는 완벽한 모습의 일러인데 그래도 좀 더 성숙한 이미지를 풍겼으면 딱 내 취향이었을 거야 하는 이 아쉬움은 ㅋㅋ

헬과 카옐의 관계, 아담이라는 인간과 신들의 관계... 모두 흥미로웠어요.

헬을 지키기 위한 카옐이 계획한 신들의 전쟁 <안개의 사자>, 꿀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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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벌레 - 장편 판타지 동화
차보금 지음, 박정완 그림 / 현암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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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향기를 맡으며 사는 반짝벌레와 떠나는 동화책 여행.

책 속 주인공들을 만나며 아이 마음을 쑥쑥 키우는 <반짝벌레>.

 


 

<반짝벌레>에는 앨리스, 오즈, 무민 트롤, 찰리, 샬롯과 윌버, 삐삐, 꼬마 마녀 같은 유명한 동화 속 주인공들이 나옵니다.

이 책은 몇 년 전에 출간되었다가 이번에 새 옷 입고 나온 책인데, 처음과는 내용이 조금 차이는 있어요. 그때 포함되었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이번 책에는 빠진 것도 있고, 새롭게 더해진 것도 있고 그렇네요. 그림은 더 아기자기 컬러풀하게 달라졌고요.

반짝벌레는 세계적인 아동문학상의 이름인, 아동용 책을 처음 쓴 18세기 영국인 존 뉴베리의 작고 예쁜 포켓북 (A Little Pretty Pocket-Book) 책에서부터 살기 시작했다네요. 우와~ 그 오랜 세월 동안 아이들의 꿈을 키워준 동화책 수는 정말 어마어마할 테죠.

 

 


오랜 세월 책 속에서 살아온 반짝벌레는 기쁨이를 만나게 됩니다. 

책만 펼치면 스르륵 눈이 감기는,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책을 펼치면 효과 직방인 기쁨이와 책을 좋아하는 반짝벌레가 만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반짝벌레를 잡으려다 책 속으로 빠져드는 신기한 모험을 하게 된 기쁨이. 목에는 알 수 없는 초승달 목걸이까지 걸려있어 빛이 채워져 보름달로 변해야 이 모험이 마무리될 조짐을 비추기도 하는군요.

 

어디론가로 이동할 때마다 만나는 책 속 주인공들.

기쁨이가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들에게서 영감을 받거나 그들의 행동과 말에서 뭔가를 깨우칠 때마다 목걸이에 빛이 조금씩 채워집니다.

▲ 무민 트롤과 만나는 장면 / 반짝벌레

 

이야기책 속 주인공들을 만나면서 마음을 쑥쑥 키워나가는 기쁨이.

책 한 권 읽으며 교훈을 따져 들기보다 기쁨이처럼 생각하는 방식이 참 마음에 들더라고요.

 


▲ 2011년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된 박정완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은 볼수록 매력적이네요.


기쁨이는 오즈의 마법사 책으로부터 자신감이라는 씨앗을 받았고, 무민 트롤 이야기에서는 행복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고, 삐삐로부터는 아이만의 순수함을 본받지요. 그렇게 기쁨이는 책 속 여행을 하며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발견한 것들을  마음 속에 채워나갑니다.


“ 네 이야기는 네가 만들어 낸 거니까. 네가 결정해야지. ” - p150

그리고 이제는 <반짝벌레>를 읽는 우리 아이들 차례네요. 이젠 나만의 꿈을 만들어 나가라는 거죠.

 


 

우리 아이들은 동화를 읽으며 마음을 치유하고 키워나가게 됩니다.

아이들의 언어로 세상을 보여주는 동화를 많이 접한 아이들은 그만큼 책 속 주인공들을 본보기로 삼으며 현실 세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갈 실마리를 갖는 겁니다.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동화의 중요성을 참 독특하고 신선하게 잘 보여준 <반짝벌레>네요.


동화책을 읽는 시간 만큼은 아이들이 꿈을 꾸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동화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 같습니다. 동화 세계로 도피하든, 쉬든... 동화를 통해 아이들은 인생의 숙제를 해 나갑니다. 아이들의 정서를 치유하고 단단하게 성장하는 몫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요즘은 아이들이 더 바쁘죠. 우리는 아이들에게 꿈을 꿀 시간을 주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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