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피부는 T존은 지성이고, U존은 건성인 복합성 피부이고, 여기에 민감성이라는 악재까지 겹쳐져 화장품 하나 고를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편이예요. 구입해놓고 미처 다 쓰지도 못한 화장품도 수두룩하고. 그래서 예전부터 로트리 제품이 괜찮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가격도 싼 편은 아니고해서 선뜻 도전해보지 못하던 차에 우연히 샘플을 사용해볼 기회가 있어서 접하게 됐어요.
일단 제가 기존에 사용해오던 팩트에 대해서 잠깐 짚고 넘어가면, 마몽드(분홍색 케이스)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커버력은 있었는데 수정화장시에 뭉치는 감이 있어서 실패했었고, 캐시캣도 높은 자차지수와 커버력때문에 좋아했는데 이건 가끔 뭉칠때도 있고, 색감이 약간 누르스름한 게 아쉬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차지수가 높아서 그런지 여름이 되니 금방 얼굴에 기름기가 돌아서 잠시 사용을 중단한. 그나마 맞는 게 이네이쳐, 리타로브 정도였는데 이네이쳐는 커버력이 별로 없어서 패스, 리타로브는 가격대는 좀 있지만 트러블도 없고, 커버력도 보통보다는 조금 괜찮은 편이라 만족스러웠어요. 로트리의 경우에는 일단 커버력면에 있어서는 마몽드나 캐시캣처럼 파우더팩트치고는 꽤 괜찮은 커버력을 가지고 있어요. 비비크림 바르고 이 제품바르면 화사한 느낌이 나면서 가벼운 잡티정도는 무난하게 가려지는 것 같아요. 파우더와 트윈케익의 중간쯤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하이라이터 기능도 된다고 하는데 펄감이 있어서 전체적으로 화사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마몽드나 캐시캣도 펄감이 있었는데 로트리는 입자가 작은 편이라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괜찮은 것 같네요. (마몽드가 입자가 가장 굵은 듯.)
여름이라 T존이 유독 더 번들거려서 신경쓰였는데 이 제품은 일단 피지는 잘 잡아주는 것 같아요. 요새는 기름종이를 보통 2번 정도 사용하는데, 이 제품은 1번정도 사용해도 크게 번들거림이 없을 정도였어요. 발림성도 좋은 편이라 들뜨는 느낌도 없었구요. 여름이라 화장이 두꺼우면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집에 가서 화장 지우는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릴 때도 있는데 이 제품은 커버력도 괜찮으면서 두꺼운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았어요.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기초제품과의 궁합이 맞지 않을 때는 최악이 될 수 있다는 점이예요. 제가 사용하는 선크림인 '뉴트로지나 울트라쉬어 선블록'이랑은 잘 맞지 않은 모양인지 한 번은 잠깐 나간다고 선블록만 바르고 파우더를 바로 발랐더니 때처럼 밀려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이건 로트리 제품 탓이 아니라 뉴트로지나쪽의 문제인 것 같은데(가끔 선크림만 바를 때도 그래서) 그래도 리타로브의 경우에는 같은 조건에서 때 밀리는 것처럼 밀려나오지 않고 그냥 파우더가 잘 발리더라구요. 이 외에 뉴트로지나 선블록말고 다른 베이스 메이크업(마몽드, 이니스프리 등을 사용해봤어요) 뒤에 사용할 때는 별다른 문제는 없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 퍼프가 좀 별로인 것 같네요. 제가 본품을 써본 게 아니라 샘플을 써본 거라 본품 퍼프도 같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샘플로 온 제품에 딸린 퍼프의 경우에는 퍼프에 파우더를 묻혀 손등에 좀 털어내고 바르려고 하면 파우더가 그냥 손등에 다 털리더군요. 이건 뭐 양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그냥 손등에 파우더를 바르는 셈이 되버리는. 다른 퍼프를 사용하거나 파우더 브러쉬를 사용하는 게 오히려 더 좋은 것 같아요.
여름에 중복합성 피부이신 분들이 사용하기에 가장 좋을 것 같고, 지성피부이신 분들도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무난하게 사용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것저것 바르기 귀찮다하시는 분들도 비비크림정도와 이 제품을 사용해주시면 그럴싸하게 변신(?)하실 수 있을 것 같구요. 가벼우면서도 커버력있는 제품을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예요. 이런저런 소소한 불만은 있었지만 일단 샘플 제품을 다 사용한 뒤에 파우더 떨어지면 한 번 사용해볼까 싶었던 제품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