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자리에 앉은 친구가 주말에 3000원 주고, 영화 써니를 다운 받아봤는데, 요즘 세상에 3000원씩이나 준 것이 아깝기도 하고 하여, 이 영화 재미있으니 댁에 가서 다운받아 보시라고 아이디와 비번을 알려 준다.

 

애들 재우고, 접속해 들어가 다운을 받으려는데, 모 프로그램을 설치하려면 자격인증을 해야 해서  비밀번호를 대라고 한다. 내가 이놈의 비번을 몰라서 웹하드에 사진들 저장하는 것도 못하고, 은행업무도,하나 못해 온라인으로 피자 주문도 못한다.

물론 아주 궁하면, 방법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구석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데스크탑, 어딘가 치워둔 키보드 자판 찾아 연결하고, 마우스도 연결해서 쓰면 되는데, 

그냥은 쫌 귀찮다.

 

그렇다고,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자는 남편을 깨우기도 싫고.

 

생각해 보니, 집에 있는 컴퓨터도 맘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내 위상이 참으로 바닥도 이런 바닥이 없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1-12-24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C로 보시는게 아닌가봐요?
아니면 공인인증서의 비번을 잊어버리신건가요?
아유.... 하긴, 비번 외우기가 좀 어려워야 말이죠, 맨날 관리 잘 하라 하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이카루님, 메리 크리스마스.

icaru 2011-12-26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 님도 메리크리스마스 하셨었지요? ㅎ
노트북으로 보는데, 아 그게 참, 남편이 걸어놓은 비밀번호를 공유를 안 해줘요. 헤...
 

서재를 만든지 꽤 됐다.

서재에 리뷰나 페이퍼를 올리는 게 저금통에다가 동전 모으는 것처럼,,,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글도 꽤 엉망으로 급하게 쓰는 것 같지만 나름으론 자체 검열도 하면서 어렵다 어려워 하면서 한자한자 쓰는 축.

뭐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11일 일요일 오후였다.

한참 전에 쓴 종이접기 책자 리뷰에 댓글이 하나 달린 걸 발견했다.

 

"댓글 안 바꾸면 죽이러 갈거야"

 

라는 비로그인 닉네임 로미오인가 뭔가 하는 이가 쓴 거였는데....

화면을 보면서 그야말로 담담한 마음으로 태연했......을 리가...

 

그 밑에다가 '다시 한번 왔다간 네 놈을 죽이러 갈거야,,,' 류의 댓글을 썼다가 지우기를 삼세번 한 끝에... 다 지웠다.

 

어느 님 말처럼 서재에 미친엑스 님이 돌아다니거나, 그래서 요의를 느껴 아무 귀틍이에 오줌 갈기듯 그렇게 운없게 변소로 쓰인 일이거나, 내 글이 살의를 일으킬 가공할 만한 것까지는 아니어도 불쾌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거나 밥맛이 없다거나 ...

 

그래서 서재에 리뷰 쓰고 뭘 쓰기가 주저되냐 하면, 또 그런 건 전혀 아니다.

죽이러 갈거라는 댓글이 또 달린다면, 처음보다는 심장이 덜 벌렁거릴 듯...

뭐든 처음만큼 쇼킹하진 않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11-12-15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 미친 놈이네요... 에비~ 제가 소금 뿌렸어요. 다신 안 오길 바랄 뿐입니다.

icaru 2011-12-15 12:24   좋아요 0 | URL
ㅎㅎ 그래서, 제가 서재 생활 오래했구나~~ 했다니깐요!
종이접기 관련 책에 무슨 억화심정이 있어서... 그랬을까 싶고요.

마녀고양이 2011-12-16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저 읽다가 잘못 읽는 줄 알았어요.
대체 무슨 댓글이길래 그런대요? 저는 그래서 비로그인 댓글 허용 안 합니다.
알라딘은 그래도 안전한 편이긴 하지만, 사이버 세상 무서워요...
그런데 "다시 왔다간 네 놈을 죽이러 갈거야." 이 댓글 전 맘에 듭니다. ㅋㅋ

icaru 2011-12-16 08:35   좋아요 0 | URL
ㅎㅎ 이해 못 하시는 게 당연해요.. 왜냐면 그 리뷰에는 댓글이 하나도 없었고, 달린 댓글이라곤 지가 단 미친 댓글 하나인거죠... 댓글이 아니라 리뷰가 지맘에 안 들었다는 뜻이 아닐까... 비로그인댓글 허용 안 할 수 있게 다시 설정하려고요. 애초에 그런데 신경쓰지 않았는데,,,
 

엄마와 만화 관련(우리 아이들이 요즘 만화 시청을 과하게 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엄니 말씀이,

 

"요즘 보니까, 에미네이션, '아침 마당에 나온 암탉' 해외로 수출도 됐다더라." 

 

스트레이트 파마를 스트레스 파마라고 말씀하시고, 미래에셋증권을 미래세트증권이라고 하시는 우리엄마는, 이 애니메이션 '마당에 나온 암탉' 이야기를 종종하신다. 올해 유일하게 단 한편 엄마도 함께 본 영화라 더 짠해. (영화 더 많이 봐야짐.) 

 

친정어머니가 문득 귀엽게(?) 늙고 계신다고 생각되는 순간이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1-12-16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정 어머니는, 더이상 영화관 가기 싫으시대요.
너무 번쩍이고 머리 아파서 못 보시겠대요, ㅠㅠ

icaru 2011-12-16 08:45   좋아요 0 | URL
그건 그래요,,, 귀아프고 눈아프고 엄마도 그렇지만 어린 애들도 꽤 자극적일 것 같아요. ㅎㅎ

humpty 2011-12-22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이렇게 글들이 올라오고 있었대요... 반갑게^^ 몇 날 며칠 보는 재미가 있겠구만요. ㅎㅎ

`아침 마당` ㅋㅋㅋㅋ
울 엄니 아부지도 `톨케이트` `재테크 근무` 등 신조어 많이 남발하시는데. 근데 난 귀엽게 못 봐 드리고, 쩝.

icaru 2011-12-27 13:32   좋아요 0 | URL
아놔~ 험프티가 댓글 남긴 것을 이제야 발견하는 센스하고는~~ 먄...
ㅎㅎㅎ 재테크 근무 톨케이트!! 와아~ ㅎㅎ 하긴 나도 그래...
지난번에는 신의 저울인가 하는 법정 드라마 이야기를 하다가, 그게 몇년 전에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청률은 낮았지만 아주 잘 만든 드라마라고 하더라고 그걸 사람들한테 이야기한다는 게 그만...

그거 웰빙 드라마야 (웰메이드라고 한다는 게 그만...) 했다니깐..ㅎ
 

어그제 늦은 밤에 케이블 채널에서 '옥탑방 세자매'라는 인간극장을 보았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2004년 3월 방영분이었음) 용케도 1부의 앞부분부터 보기 시작했던터라 결국 5부끝까지 다 보고 일어났다. 새벽 1시 30분.  

친목계 계주였던 엄마의 파산과 도피로 성실한 용접공이던 아빠는 다니던 직장도 잃게 되고, 살던 집과 가재는 압류. 그렇게 뿔뿔이 흩어졌던 아버지와 세자매가 6년 만에 아파트의 마천루가 내려다 보이는 군포의 한 옥탑방에 모여 살게 되었다. 그런데 한 지붕 아래 같이 살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10개월 전 아버지 김덕일(52) 씨가 위암말기 판정을 받았고, 26살, 24살, 18살 딸들은 아버지에게 매달린다. 첫째는 1년차 지리 교사, 경기도 군포에서 충남 아산의 한 고등학교에 왕복 네 시간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학교 근처에서 하숙을 할 수도 있었지만, 아프신 아빠 곁에서 생활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대학에 가려면 장학금을 받아 다녀야 했기에, 그저 공부 하나 열심히 한 모범생. 둘째는 그 일이 있고 나서, 공주의 외할머니 댁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중단하고 아버지와 야채트럭 장사, 감자탕집 목욕탕 공장에서 일하면서 야간 졸업... 언니가 공부를 하는 동안 실질적인 가장이었다.  막내는 고교 진학을 앞두고 휴학하고, 아버지 옆에서 간병을 한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통속드라마 같은 설정이지만, 엄연히 실제 상황이었다.

눈물이 날 것 같지만, 그 눈물 속에 희망이 반짝인다. 명랑하고 평범한 그리고 유머를 잃지 않는 재잘재잘 세 자매가 아빠와 함께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   

첫장면에서 자매들이 아버지와 발크기를 재보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고 아빠의 청춘이라는 노래를 불렀었다. 아빠의 청춘을 돌려주기 위해 자신들의 청춘을 기꺼이 불사르는 옥탑방 세자매,

노래와 웃음과 사랑이 있기에, 이 옥탑방은 지상낙원이라는 나래이션이 깔린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경이롭게 인생사를 헤쳐 나간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11-12-0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이롭다는 표현이 오래 남네요.
살아갈수록 삶은 상대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픔 한 덩어리, 기쁨 한 조각의 크기가 사람마다 다 제각각이니까요.

icaru 2011-12-02 09:01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자매가 셋이나 되다 보면, 게다가 한방에 살다보면 겪게 되는 일(저도 충분히 상상히 가요~ 또한 세자매거든요)인듯한데, 작은 것에도 자지러지고요. 단,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사무치게 그리운 엄마 이야기를 한다거나~ 옛날 여유롭게 살던 집 이야기를 하게 되면, 제일 고생을 많이 한 둘째가 눈물보를 터뜨리죠~ 그럼 언니 동생 다 같이 울고,,, 하지만 아빠가 조용히 중재하시죠 ㅎ 그보다는 웃을 일이 많은 가족이에요. 딸뜰의 애교에 아버지는 늘 지긋이 웃으세요. 말기암환자지만 차츰 기력을 찾아가시고 있더라고요.

실은 뒷이야기를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싶어서 막 뒤졌는데, 안 나오더라고요. 한참 생각하다가, 이 페이퍼도 쓰게 되었고...

2011-12-02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6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둘째 아이 디보 보게 하고, 잠깐 인터넷 했을 뿐인데, 아이는 거실을 언제 꺼냈는지 8가베 색색 조각들로  바닥을 새로 인테리어 해 놓고는 쓰러져 잔다.  

내일 남편님이 양복 입고 뛰실(?) 행사가 있으시다 하여, 와이셔츠 다려야 해서 컴터 끌 찰나였는데 말이다.  

새벽 한시 이리도 야심한 시간에 전화벨이 울린다.  

너무 불길해.  잘린 머리보다 불길한 것은 밤 1시 정각에 울리는 벨소리... 

여동생이다. 내 핸드폰으로 전화했는데, 안 받아서 집전화 했다고 한다.  

제부가 두 시간 전쯤, 생후 6개월된 딸아이를 아기띠로 메고 나가서는 아직 안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인사불성까지는 아니지만, 술에 취한 상태에서 11시 귀가했는데,  아가를 안으려다가 떨어뜨려서 잔소리(술마시고 늦게 들어온 것도 마뜩찮은 마당에, 아이까지 ... )를 했더니, 내가 설마 아이를 부러 메다 꽂았겠느냐며 언성 살짝 높여주시다가는 아이를 메고 집을 나갔단다.  

점퍼도, 지갑도, 핸드폰도 다 두고 나간터라.... 

좀전에 동생이 부녀를 찾으러 나가 단지를 몇 바퀴 돌다가 인적은 드문데 취객들만 돌아다니는 게 무서워서 다시 집에 들어와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 하는건지, 불안하고 답답해서 나한테 전화하는 것이란다.  

"아가 메고 있는 남자가 길에 쓰러져 있음 지나가던 행인이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 것이고, 어디 춥지 않은 실내에 들어가 있을 것일 거" 라고, 달래 주고 있었다.  한 15분은 전화통 붙들고 있었나 보다. 제부가 지금 집에 막 들어온다면서 전화를 끊는다. 휴...다행 ㅡㅡ; 

착한 제부는 동생에게 살짝 쥐여서 산다. 그러다가 가끔 술이 들어가면, 호기를 부리나 보다. 호기를 부리고 싶을 땐 큰소리 떵떵치며, 마누라 다그치고 싶을 땐 술을 좀 과하게 하시는지도. 동생에게 그러게 앞으로는 다툴 일 있으면, 맨정신에 하라고, 집 나갈 기세이면서 애부터 메면, 당장에 아이 뜯어놓으라고,,, 충고해 준다.  

우리 남편님은 술이 과하시긴 해도, 한번 그런 일 없었으니 용해, 라며 위안 삼을 일도 아니고,  이거 원, 살다살다 별일이 다 있다.

아웅 오늘도 두 시 넘어서 잔다. 유독 눈뜬 밤 11시 이후의 시간은 살 같이 지나간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1-10-20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머나 술마신 채로?
아기를?
아이고 아슬아슬하네요
지금은 괜찮겠지요

icaru 2011-10-2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네 그게 아가 재운다고 종종 아가를 폭 싸서는 메고 나가는데요.
오늘 동생과 통화를 해보니, 제부가 아파트단지 내에서 거래처 사람을 우연히 만났대요. 그 분이 사무실을 냈는데, 거기 따라 가서 커피 마시며 담소 나누다가 퍼뜩 집 생각이 나서 부랴부랴 왔다고 하더래요. 아가는 내내 품에 자고 있었고요.
언니한테 전화했었다고 하다가 또 난리났다나봐요. 앞으로 어떻게 얼굴 보냐면서... 뭐 그랬다고 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