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도 만화영화 빨간머리앤 티비시리즈가 디비디로 출시되었을 때 바로 구입했다. 아이가 없던 시절에도 즐겨 보았다. 빨간머리앤은 내 인생 최고의 티비시리즈 만화영화니까, 아마도 어릴적 열광이 아니라 호호할머니 시절까지 즐겨보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한~

 

2005년 겨울 임신을 알았을 때, 이 아이가 딸이면 아마도 함께 디비디를 즐기게 되거라고 생각했는데, 첫째도 아들 둘째 역시 아들...

아이들이 어릴적엔 한번도 꺼내 틀어놓을 생각을 못했다.

이 감성을 남아들이 알 수 있을까?

 

지난 주말 아이들과 함께 앤이 초록색 지붕집에 오던 1화부터 함께 봤는데,

오오... 이녀석들도 제법 재밌게 스토리를 따라간다.

물론 키득키득 박장대소하는 지점은 다르다. (앤이 석판으로 길버트의 머리를 꽝 후려치는 장면 같은 데서 빵빵 터지는 녀석들,,,) 그리고 보면서 녀석들 이만저만 수다스러워지는게 아니다. 다이에나는 통통하다둥, 학교 등교하고 개울에다가 우유병을 담가놓는 장면에서는 엄마도 학교 다닐 적에 저렇게 했냐는둥, 친구 조시 파이가 처음 등장하는 학교 장면에서는 '저 친구가 나중에 앤을 괴롭히는 것' 아니냐며, 통찰을 발휘하기도 하더라는..

 

나는 그렇다면 빨간머리앤이 왜 그렇게 좋은지,,

그냥 저 만화 속에 들어가 살고 싶을 만큼 좋다.

1년 사계절의 순환하는 계절 스케치가 좋고, 삽입된 배경 음악도 다 좋고,

빨간머리앤의 목소리도 좋다. 아...목소리..

하니까 티비시리즈에 앤 역의 성우분. 고 정경애 님

지난 97년 괌비행사고 때 만40세 생일을 맞아 열살 세살 두 아들과 같은 성우인 남편과 함께한 여행에서 일가족이 ....  

한달 지나면 내나이 딱 만 마흔이 된다. 나도 아홉살 여섯살 아들을 두었고,,, 한창 나이에..

....

그렇지만 고운 목소리는 앤의 목소리로 남아서 영원히 회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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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지붕원 2014-11-02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머리앤 50회 다 들어있는 건가요?

icaru 2014-11-04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일본 티비시리즈 애니메이션판으로는 완결편 다 들어 있어요. 그게 50회였는지는 정확하지 않아도 ^^;;;
 

 

할아버지 시계는 1876년에 만들어진 미국 민요(?)라고 한다.

나의 할아버지들은 두 분다 부모님이 어릴 적에 돌아가셨지만, 어쩐지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계시지도 않은 할아버지 집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조용함, 그리운 어둑시니함, 어렴풋이 떠도는 향초냄새.  

처음 이 곡을 접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이 곡을 피리로 합주했었다. 뒷부분에서 시계소리를 흉내낸 부분으로 겨우 제목에 '시계'가 들어가는 맥락을 이해했던 곡.  

내가 어른이 되어서 아이 피아노 동요곡집에서 이곡을 찾았을 때. 14살 여자아이가 흰블라우스를 입고 리코오더를 부는 모습이 뭉클 오버랩되었다. 피아노로 연주하기에는 아이에게 제법 난이도가 있어, 더듬더듬 하는데, 하다하다 나중엔 입으로 한다. "솔도 시도레 도레미 파미라 레레도 도도시 라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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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0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들 방학이라서, 7월말이나 8월초  극극초초성수기에 휴가를 낸다. (아이들 방학만 아니라면, 선선한 가을에 휴가 내고프다..)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혹은 아이들 덕분으로, 가 되었든 정지용의 시 향수의 토막토막들이 떠오르는 곳에서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함추름 이슬 휘적시며 우리 어릴 적 그 모양새로 노는 아이들 덕분으로 다만, 이 휴가가 무의미하지는 않다고 생각했을 따름.

 

아이들과 너무 붙어 지내느라, 정작 나 하고 싶은 것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었다가, 그렇다면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는고 하니, 딱히 그러고도 싶은 게 없는 심신이로구나! 싶다.

 

어제 저녁에는 아이들이 물놀이 갔다가, 부천 사는 제 이모네서 저녁먹고 밤늦게 집에 왔는데, 애들 없는 저녁 시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멀뚱멀뚱하고 앉았었다.

 

또 돌아오는 주말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 하다가 수중에 들어온 책 두 권이,

시든 독서욕을 모처럼 자극한다.

 

 책 껍데기 벗기면 부드러운 보라색 표지가 나온다. 온다 리쿠의 라틴 아메리카 여행 에세이. 온다 리쿠는 07~12년 근 6년 동안 내가 애정에 마지 않았던 작가님.

덕분으로 독서가 행복했습니다. 싶을 만큼이다.

번역되는 족족 그녀의 책들을 읽으면서, 점점 그나물에 그밥이라는 느낌이 들어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나의 이런 식상해하는 느낌을 알아차렸다는 듯, 신변잡기적인 에세이들이 번역되기 시작했고,- 맥주 여행(?) 분류될 법한 <공포 보수의 일기> 였을 거다. - 구석진 곳의 풍경이라는 여행기도 읽기 시작한다. 그 책에서 말했지~ 여행이란, 다른 세계에 자신의 일부를 조금씩 두고 오는 것이라고 했겠다....

작가들은 소설의 소재라도 하나 더 얻고자 여행을 할 것이다. 여행,, 굳이 작가가 아니더라도 여행이란 얼마나 좋은지...

기쁨 뿐만 아니라 초조와 탈진과 피로도 딱 그 시간 그 장소 그 풍경 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며, 당시 품었던 선명한 감정은 돌아온 후에라도 생생한 청량감을 머금고 남아 있곤 한다.

게다가 라틴아메리카 여행기라 하니, 동생이랑 돌려 봐야겠다.

 

 

강신주의 2009년 저작이다. 이 책이 아니라면, 짐멜이 어떠쿠~ 벤야민이 어떠쿠~ 장님 코끼리 더듬듯 띄엄띄엄 알바였지만, 책 덕분으로 맥락을 얻어간다.

노동자 계층으로 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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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8-08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처받지 않을 권리]는 제가 좋아하는 강신주의 책 중, 개중에 제가 금방 후르룩 읽어낸 책이라 무척 반갑습니다.

소금호수 다니셨던 동생분이 돌아오셨나봐요? ㅋ

icaru 2014-08-12 09:49   좋아요 0 | URL
어??? 진짜요?? 역시
저는 이 책도 후루룩 읽히지는 않았지만, 어~ 괜찮다~~ 하면서 ...
소금사막 다녀온 동생이 읽는 거 뺏어 읽은 책이네요 글고 보이~

ㅎㅎㅎ
 

이제 승률 12프로, 무승부 12프로의 경지까지 갔다. 초반에 지는 게임만 일삼아 해온터라 퍼센테이지는 보잘것 없어보이지만 ㅎ

이제 컴퓨터를 상대로 체스를 세번 두면, 무승부거나, 이기거나 지거나 셋중 하나다.

체스에 미친거다. 중독된 거다. 실력은 쌓았는데

여기 오기까지 숱한 시간들을 까먹었다. 책이 다 뭐야ㅠㅠ)

이 노릇을 시작하면 신선놀음도 아닌 것이, 도끼자루 썩는 줄도 모를 지경이고,

옆에 자식도 몰라 본다. 곁에 와서 어른어른 하면,

그렇게 짜증이 날 수가 없어서,

완전 미친 엄마 된다.

    

잘라라 체스 하는 그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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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7-31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라라 체스 하는 그 손..... ㅋㅎㅎㅎ

icaru 2014-07-31 09:07   좋아요 0 | URL
누가 들으면 태평하고 시간 많은 소리한다고 하겠지만~ 진짜 문제예요..
뭐든 중독 증상이 있는 거 같아요. 참 허한가봐요.. 실없고 ㅎ
 

 

 

 

 

포토원더라는 앱을 가지고 지들이 만든 콜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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