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전2권 세트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밀라노인가 피렌체인가의 두오모를 가보면 아직도 관광객들 중 몇 명은 ‘준세이’ ‘준세이’라는 말을, 짧은 감탄사와 섞어가며 내뱉는다고 한다. 그렇게 냉정과 열정 사이는 일종의 관광 상품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듯하다. 일종의 일본판 ‘겨울 연가’ 같은....

 이 소설은 하나의 연애담을 두 작가가 한 달씩 번갈아 쓰며 주고 받는다는 상업적인 전략이 돋보이는 대중 소설이다.
 
뉴욕, 밀라노, 도쿄, 피렌체 등 도시를 마음껏 누비는 주인공들의 학창 생활과 애정 생활은 지구촌 시대의 낯익은 풍속인가 보다. 독자들의 일상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이제 소설 속의 인물들은 공부도 외국에서 출장도 외국으로이다. 장식적인 컨셉으로 유럽이 한번쯤은 등장해 준달까. 이 소설 속의 아오이와 준세이도 뉴욕, 밀라노, 도쿄, 피렌체 등을 안방 드나들 듯 하고 있다. 여기서 소설은 대충 기냥, 이 도시에서 한번이라도 벗어나기가 요원한 유학으로라면 더더욱 유럽에 갈 가망성이 전무한 나와 같은 한국 토박이 독자의 욕망을 적당히 대리 만족 시켜 준다.

 

하나의 연애담을 남녀 둘의 입장에서 나누어 기술하는 이 소설을 읽다보면, 심정적으로는 같은 성인 여성 아오이의 심리에 약간은 더 공감을 하게 되고, 그 외의 시각에서는 파란색 스지 히토나리 쪽이 글이 더 읽을만 했다는 생각도 드는데, 고미술 복원사로 설정된 남자 주인공은 자신도 고미술 복원이라는 과거와 편재된 일을 하면서, '이탈리아' 라는 나라, 넓게는 유럽의 변화 없음, 환경의 한결같음에 갑갑해하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목욕과 책읽기라는 폐쇠된 상황 속의 여자 주인공 아오이의 심리 묘사가 흥미롭다. 

현재의 애인이 주는 편안함과 익숙함을 누리면서도 마음 한 구석으로는 젊은 시절의 치기어린 사랑 준세이를 잊지 못하던 아오이는 서른번째 생일날 두오모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으로 그렇게 그리던 준세이를 만났지만, 결국 사람의 있을 곳이란 오직 자기 가슴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준세이를 다시 떠나보내려 하며, 메미를 아프게 했던 마찬가지로 아오이를 잊지 못하던 쥰세이는 훗날 아오이를 만나고, 더이상 과거를 되살리거나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현재에 울려퍼지게 하겠다고 결심을 하며, 떠나보낸 아오이를 다시 붙잡으려 하며 소설은 끝난다.

 

냉정과 열정 사이가 오락가락 하는 것이 뭐 연애술에서만 통용될까. 일상다반사가 냉정과 열정이라는 ‘열정’의 올라감과 빠짐 혹은 식힘 사이를 왕복하는 것이 아닐까나.
 
시간 때우기에는 딱 좋은 소설이었지만, 적잖이 본전 생각나게 한다. 쓰읍... 빌려 볼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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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3-28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전 생각하시는 님을 보니 웃음이 실실 나네요. 복순이 언니님, 반드시 본전 찾을 날이 올거에요. 적어도 앞으로 연애하시면서 한 가지 정도는 써먹을 있는(아니면 응용이라도 할 수 있는)팁을 무의식 중에라도 섭렵했을거야요. ㅎㅎㅎ
리뷰,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저는 아직 이 책 못 봤거든요.

잉크냄새 2005-03-28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도 유명세를 타는 소설이라 읽어볼까 말까 고민하다 그만둔 소설인데, 일본판 < 겨울연가 > 니, 본전 생각이니 하는 글들을 보니 그 선택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근데, 제목은 너무 근사하지 않나요? 그 옛날 무릎과 무릎사이 영화 이후 최고의 < 사이 소설> 이 아닌가 싶네요.

icaru 2005-03-28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미 님~ 으하하... 저 그게...앞으로 연애~ 음...넓은 의미에서의 연애를 말씀하시는거죠?? 이 책요~ 이게...심심풀이 독서도 좋아하시는 분께는 선뜻 권할만한 데...진지한 독서를 하시는 분들께 권하기는 좀 엄할 듯...해요...

잉크냄새 님... 저는 제가 연애 소설을 잘 읽는 사람인 줄로 알았는데...이제 보니, 아닌듯 해요... 하하...제목 끝내 준다 아닙니꺼.....<사이 소설> 중에 또 으뜸의 제목 고렇슴다...하하..

플레져 2005-03-28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즉에 물어보셨다면 제가 빌려보시라 권했을텐데... 저는 빌려봤어요. 영화로도 봤는데, 뭐...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하지만, 이 소설은 예외지요. 사랑하는 사이란 느낌 보단 같이 어느 한때를 지루하게 보내는 연인 같아서요...

2005-03-28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yonara 2005-03-28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읽어보려고 지금 블루편을 펼쳤습니다.
좋은 평이 별로 없어서 몇 달을 망설였습니다. 부디 건투를... ㅋㅋㅋ

icaru 2005-03-28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 흐... 님도 영화와 책 둘다 보셨군요... 저도 영화 보고... 원작과 비교해볼까 싶어, 책을 샀어요... 전... 책보다 나은 영화는 아주 드물다는 통념으로..... 영화가 그러저럭 봐 줄만해서...책은 또 어떨까 보았던 것인데... 책의 느낌은 위와 같다지요~
근데... 이 리뷰 올리고 조금 있다가...즐찾 수가 줄었네요...리뷰와 연관짓게 되요~ 제 리뷰가 마음에 안 드신 분이 있으신 듯...(뭐 다른 이유가 있었을 수도..있었겠고..) 틱틱거리듯 쓰지 말걸 싶고요 안 그랬담 그 분이 제 서재를 제거하지 않았을 듯 싶은 아쉬움요...~ 역시...남아 있는 아흔아홉마리의 양보다 잃은 한 마리의 양이 마음에 쓰이는 법인가봐요... ㅠ.ㅠ

사요나라 님...에~ 건투를 빌어요!!! ^^

2005-03-28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살이 2005-03-28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그냥 봐줄만했던걸로 기억되는데... 생각해보니 기억나는 장면이 별로 없네요. 그래도 주위의 여자 동기들은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던데. 역시 연애담은 사람마다 그 감성의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러브레터>나 한번 더 볼까나?

2005-03-28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28 2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3-28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사이 소설]..아, 그 [무릎과 무릎 사이]란 영화 포스터, [바람난 가족] 포스터처럼 참 발칙(!)했었죠. 흐..ㅠ,,ㅠ 근데 저 소설이 [겨울연가] 정도의 수준이라면 쫌 고려를 해 봐야겠는데요. 준세이도 꼭 준상이, 처럼 읽히는구만요. 저도 그닥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는데 소설도 저처럼 구박하는 독자에게 읽히느니 차라리 읽히지 않는 편이 더 낫겠어요.

파란여우 2005-03-28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별로였어요...
저하곤 코드가 영 안맞더라구요...
다행히 복돌아우의 코드도 안맞는 것 같아 더 반가운...^^

2005-03-29 0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29 0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3-29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거 여우성이랑 저랑 조직적으로 가오리상을 음해하려는 세력으로 몰리면 어쩌죠..흘흘..

icaru 2005-03-29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살이 님 말씀이 맞습니다... 연애담에 대한 감응은 사람마다 큰 차이가 나는고만요~ 러브레터 쪽은 그래도 한번보고 두번보고 자꾸만보아도.. 좋았었는데... 역시..누군가 한쪽은 죽어야 이야기가...절절해지는가 봅니다...(에공 말이 영...)

준세이 = 준상이 푸하하.. 가오리상의 다른 작품은 괘안은 것도 많다하더라고요~
근데 영화 무릎과 무릎 사이에는 배우 누가 나왔을까나..

파란여우님도 보셨더랬구만요... 제가 좀 깎아 말했는데... 님도 그러셨다니...휴 다행이다...싶은 것은 뭐죠??

속삭이신 님... 혹시.. 같은 사람이 아닐까요~ 그 분요~ 빠져나가신 그 분~ 이...오셨어요..띵...

또 속삭이신 님... 님의 리뷰 전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거던요... 님과 드라이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드라이는 제 쪽이에요...ㅠ.ㅜ 근데근데 님, 진짜 방금 전 님의 또 다른 모습을 본 거 같고마요... 너 없으면 죽어버리겠다는 멘트를 날리기도 듣기도... 햐... 저는 들어본 적 없고요... 해 본적도 읎어라... 그래서....그래서... 이 소설에 크게 감응을 못했던 것일까나요...

잉크냄새 2005-03-29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마도 뻐꾸기 밤에 울다 인가 뻐꾸기 두번 울다에 나온 배우가 아닐런지요?^^

icaru 2005-03-30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효주 님 그죠오~... 남자 배우 생김하며 분위기 정말 좋았습니다... 한참 전에 일본 무슨 드라마에 나오는 걸 보았는데.. 영화에서와 같은 분위기는 또 안 나대예..
잉크냄새 님...쌍 비읍 들어가는 영화를 두루 꿰고 계신군요??

2005-03-31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실비 2005-03-31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은 2권다 읽어야 한권 읽은느낌이 나더라구여.ㅎㅎ 나중에 영화볼까 생각중이지요^^

icaru 2005-04-02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마자유...빌려 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 저 거 읽을 당시에 좀 바빴거든요... 산만하게 읽어냈던게...감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었던 것도 같고... 제 감성이 많이 메말라진 탓도 있고.. 블라블라... 그래도 유명한 책인데...쩝.. 하긴 얼마전에...장정일의 독서 일기를 읽었는데요...거기 그런 말이 있긴 하더라고요... 푸코의 장미의 이름이나,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처럼... 유명세를 타는 책들은..사서 보지 말고..도서관 같은 데서 빌려 읽으라~! 하는... 그리고.. 나왔다가 절판될거이 뻔한 책들... 인기 없는 번역본들 종류를 사서 읽고, 소장하는 것이 좋다... 하는... 소장이라니까 거창한데... 뭐 불쏘시게 같은 걸로 쓰지는 말라는 정도의 뉘앙스였던거 같아요 하하..

icaru 2005-04-02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 님도 읽으셨군요 ^^ 네에~ 영화는 책보다...생략된 부분이 (예를 들면...인관 관계가 ... ) 많긴 한데... 음악도 있고, 볼거리도 있고, 무엇보다 남자 배우가 출중하고 하하...그래서..영화로 꼭 챙겨보셔도~ 나쁘지 않을 듯 허요~~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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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

"제가 시인이면 말하고 싶은 것을 다 말할 수 있잖아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바로 그게 문제라니까요. 시인이 아니라서 그것조차 말할 수 없는걸요."

 

p.63

"번드르르한 말처럼 사악한 마약은 없어. 촌구석 술집년을 베네치아 공주처럼 느끼게 만들지. 그리고 나중에 진실의 순간이 오면, 즉 현실로 되돌아오면 말이란 부도수표일 뿐이라는 걸 깨닫게 되지 .네 미소가 나비보다 더 높이 난다는 말보다 술주정꾼이 주점에서 네 엉덩짝을 치근덕거리는 게 천만번 낫지."

베아트리스가 펄쩍 뛰었다.

"나비처럼 '번진다'고 했어요."

"난다고 하든 번진다고 하든 그게 그거야. 왠지 알아? 말 뒤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이야. 허공에서 사라지는 불꽃놀이일 뿐이라고."


p.106

"장모님은 글을 읽는 게 아니라 삼켜버리잖아요. 글이란 음미해야 하는 거예요. 입 안에서 스르르 녹게 해야죠."

 

p.152

"좀 어떠세요, 선생님."

"죽어가고 있어. 그 외에는 별일 없지."
....
                                                   
“이봐 편안히 죽을 수 있게 절묘한 메타포 하나 읊어보게.”

 

 

 

 

 

 ---------------+++++++++++++++++

 

오늘은 월요일이다. 어제의 초기 감기가 오늘은 중증으로 넘어가다. 어깨가 뻐근하고, 눈이 피곤하고, 계속 재치기를 한다. 내 목소리가 내 목소리 같지 않다.

이 말을 네루다와 네루다의 친애하는 친구 전임(?) 우편 배달부 마리오가 쓰던 메타포를 실어 표현해 볼까?  ‘온 세상이 다 무언가의 메타포’라고 한다면 말이다.
 
‘뻐근하다’나 ‘피곤하다’ 대신 ‘감기 도깨비가 어깨 위에서 작신작신 작두춤을 춘거 같다.’ 거나, ‘콧속에서 솜털들이 끊임없이 코 속을 간질거리고 있다.’, ‘귀에 전화 수화기를 달았다. 제자리에서 30바퀴 돈 것처럼, 어질어질하다.’

흠냐.... 썩 훌륭하지는 않으나, 재미는 있다.
단조롭고도 골골거리는 인생이 갑자기, 넘실넘실 신명이 난 느낌도 든다.
 
난 이 책이 왜 좋으냐 하면, 메타포가 사라졌다고 하는 이 시대에, 내 속에서 아직 시를 읽을 수 있는 터럭의 희망을 끄집어내 주어서이다.

학교 다닐 적에, 난생 처음으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몸에 익듯 외우게 된 첫 시는 김남조의 ‘겨울 바다’였다. 그 일이 아니었다면, 김남조의 겨울 바다는 암기식으로 소화해야 할 수많은 입시 문제 시 목록 중에 하나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 계기는 열 몇살 적에 치렀던 어떤 시험에서 낭패를 보고, 우연히 찾아든 그 해 어느 날의 겨울 바다에서였다. 그 시가 내게 그렇게 들어왔다. 그 바다를 보면서 나는 매운 해풍에 진실마저 얼어버리고, 보고 싶던 미지의 새들은 이미 죽고 없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금 나는 나의 이 바보스러움에 통탄해 마지않고 있지만, 언젠가 이것을 두고 나에게 필요한 통과 의례였을지도 모른다는 이해의 폭을 갖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면서. 시인의 말처럼 시간이 나를 가르쳐 줄 거라고 생각하면서.

시가 말하는 그 현장에 찾아가서 나를 시인의 메타포 속에 대입해 놓고 보니, 비참함 속에서도 처연한 아름다움이 피어나는 것이었다.
시란 이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꽃 한 송이가 가장 밑바닥을 은은하게 훑는 것.

네루다가 부인 마틸다를 위해 쓴 시를, 마리오가 도용했다고, 네루다가 마리오에게 화를 내자, 마리오가 하는 말이 가관이다.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
이것이 시의 힘이고, 네루다의 힘이기도 하고, 시의 효용이기도 하다.  시를 알고 나자, 마리오는 정말 똑똑하게 말을 한다.~ 어느 자리에서건 겁내지 않고!!!

이슬라 네그라의 소리가 그립다는 네루다의 부탁에 따라, 마리오가 녹음을 하는 것은,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장면이다. 영화에서도 그랬다. 그 녹음에는 종소리, 파도 소리, 갈매기 소리, 벌집의 윙윙거림 등 네루다에게 시상을 떠올려 주던 자연의 소리가 주로 담겨 있다. 그리고 원하는 소리를 얻지 못해 욕설을 하는 마리오의 인간미가 실린 소리도 담겨 있다.

졸업을 하고 사회 생활을 해를 더하면서, 더 이상 시집을 들춰보지 않는 나의 모습에 익숙하지만, 이제는 음, 그러니까 예전에 읽던 시집들을 다시 열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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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일 포스티노를 보았을 때,,, 식은땀이 이마에 촉촉하던 우편 배달부 마리오...역의 마시모 트로이시가 자기 역할 분의 촬영분을 먼저 찍고, 영화가 완성되기 전에 유명을 달리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자신의 예정된 짧은 나머지생을 이 영화를 위해 아낌없이,,,늘 그래왔듯이 임하고,,, 가는 자의 모습.

 

..지구촌 영화계는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영화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 한 배우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화제의 순교자는 이탈리아 영화 '우체부'(Il Postino)에서 열연한 마시모 트로이시(41).

심장병을 앓아 온 그는 10주간에 걸친 '우체부'의 촬영을 끝낸 다음 날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 세상을 떴다.

지구촌 영화인들이 그의 죽음에 특히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마이클 래드포드감독의 '우체부'가 올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화제작으로 부상하면서 부터.

'우체부'는 이탈리아의 한 섬으로 망명한 칠레의 공산계 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평범한 우체부의 따뜻한 우정을 축으로 전개된다.

네루다가 섬에 도착한 이후 우편물이 늘어나자 임시로 고용된 우체부가 시인의 도움을 받아 詩의 오묘한 세계에 몰입하고 결국에는 대시인에게도 감동을 주는 수준에 이른다는 스토리.

영화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 온 트로이시는 심장병 때문에 하루에 1-2시간 정도 밖에 일할 수 없었으며 1미터도 제대로 걷지 못했다고 한다.

젊어서 부터 심장병을 앓아 온 그는 93년 심장 판막 교체수술을 하면서 발작을 일으키는 등 매우 병약한 상태였다. 그런 그가 영화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그의 수척한 모습과 연민을 자아내는 눈빛이 관객들을 알 수 없는 심연으로 인도하는 이 영화 '우체부'는 아름다운 풍광과 민속음악까지 어우러져 극적인 재미를 더한다.

그의 촬영현장에는 심장병 전문의 2명이 항상 대기했으며 응급상황에 대비해서 산소텐트도 설치됐다. 게다가 그의 얼굴이 정면으로 나오지 않는 장면 등 거의 절반을 대역으로 처리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 촬영은 진행됐다.

트로이시의 사망소식에 접한 래드포드 감독은 "그의 건강이 아주 나빴던 것은 사실이나 만약 영화를 찍지 않았더라면 아직 살아있었을 것"이라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우체부'는 올 아카데미영화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5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있는데 할리우드 영화계는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의 '절규와 속삭임'(Cries and Whispers)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작품이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을 주목하고 있다.

소품에 머물 가능성도 없지 않았던 '우체부'가 하루 아침에 시선을 끌게 된 것은 디즈니계열로 이 영화의 배급을 맡은 미라맥스의 절묘한 전략에 힘입은 바가 큰 것으로 관계자 들은 평가하고 있다.

미라맥스는 영화와 관련된 판촉물을 유력인사들과 팬들에게 보내는 통상적 방법 대신에 영화의 바탕이 된 동명의 소설(안토니오 스카메타著, 85년 출간)의 판촉전에 나서 3만부를 팔았다. 또 네루다 시집도 2만5천부나 팔아 분위기를 조성했다.

아카데미영화제 심사위원들에게는 네루다의 시를 유명인들이 녹음한 CD와 함께 영화의 비디오테이프를 우송했다. 또 제작사가 외국어영화상 분야에 기한내에 미처 출품하지 못했다고 밝혀 아예 작품상 후보에 지명해 달라는 무형의 압력을 가했다.

미라맥스의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아카데미상 규정에 따라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하나 그래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아마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일약 작품상 등 주요 부문의 후보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예비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은 트로이시의 주검과 관련된 이야기였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예년에 비해 뚜렷한 작품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홀연히 타난 '우체부'가 올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두고 볼 일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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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3-21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를 봐야 되는디, 복순 낭자 리뷰 읽고 나니까 [일 포스티노] 또 보구 싶잖아욧? =333 고뿔 걸린 걸 두고 '인생이 갑자기 넘실넘실 신명이 난 느낌'이라니, 저도 그 기분 알만 합니다. 그러곤 혼자 실실 쪼개며 무슨 대단한 우스갯소리라도 생각해낸 것처럼 웃곤 하죠. ㅋㄷㅋㄷ 그려도 감기 빨리 낳으시길... 아, 나도 감기나 좀 앓아 봤으면...^^

잉크냄새 2005-03-21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이 부러운 것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가슴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죠. 시인이 될수는 없겠지만 시인이 던져놓은 여백속을 유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있답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3-22 0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지금 읽으려고 옆에 놔둔 책들 중 하나예요. 님 유머러스한 리뷰를 읽고 나니 얼른 읽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그런데 감기 앓으셨어요? "귀에 전화 수화기를 달았다. 제자리에서 30바퀴 돈 것처럼, 어질어질하다." 이거 참 보기드문 훌륭한 시로군요. ^^

2005-03-22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3-22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웨이브 님...건강체질이시군요? 저는 떡대는 딱 건강체질인데 어후.......뼈가 골았나봐요..골골이에요.. 님도 저랑 같은 꽈시군요...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혼자 재밌어하고... 흐흐.. 참...검색한 거는 뭐 좀 수확이 있으셨어요?

잉크냄새 님...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라는 마리오의 말에 동감하신다는 거지요? ^^

이안 님..그렇지않아도...님의 리뷰를 기다리고 있었다구요!! ㅋ... 어느 분 글의 댓글에선가 읽었거든요~ 민음사 문학 선집 저...시리즈는 저 저게 처음이었거든요~ 님의 리뷰에서...거미여인의 키스도 같은 출판사의 선집이었지요? 아, 저 그리고 저 시리즈 중에 '고도를 기다리며' 를 사놨는데... 뭐...언젠가는 읽어지겠지 함서요~

속삭이신 님 그렇지요~ 그런 걸 보면, 작가의 글과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닮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작가의 얼굴에서, 저는 여유 같은 걸 본 것 같아요... 그래서 얇은 책이지만, 오래오래 두고 썼을 거 같은 느낌... 그리고 님 고마워요 ^^

비로그인 2005-03-22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건강 체질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사람이에요. 키, 몸무게, 시력 때문에 군대도 면제 받았는 걸요. ㅋㄷㅋㄷ 어릴 때 좀 많이 아파서 그런지 커가면서는 병원에 가본 적이 거의 없네요. 대학 때는 환절기만 되면 감기도 앓고 했는데, 요즘엔 감기 걸려본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

검색한 건 수확이 조금씩 보이네요. 오늘은 타피올라 합창단 홈피를 찾아냈습니다. 우헷. 이 합창단은 핀란드 합창단인데, 어린이 합창단까지 있고 음반도 여러 장 발표한 걸로 봐서 유럽 특히, 핀란드 국내를 비롯해 스웨덴 등 북유럽이랑 프랑스까지 활동이 아주 활발한 것 같습니다. 다운 받아둔 사진 한장 올릴게요. 파란 사제복이 인상적이죠. 핀란드 하면, 리눅스의 펭귄을 먼저 떠올렸는데 이제 타피올라 합창단까지 떠오르겠네요. ^^;;


 

 

 

 

 

 

 

 

 

 

 

 


2005-03-22 1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3-2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파 님...노획물을 제게도 전해 주시다니... 고마워요~ 소년 아니고...파리가 아니고...그 둘이 아닌....소녀 십자가 합창단 쯤??!! ... 저도요..핀란드 하면 자이리톨을 떠올렸건만... 파란색 긴 원피스(?)의 라피올라 합창단도... 껴줘야겠다..
속삭이신 님...님 요즘 골몰하는 일 있으신가 버당... 네루다와 마리오가...읽어달라 아우성이구만요~ 님은 저 책의 리뷰를 어케 쓰실지 그게 또 가장 궁금코만요~ 그리고....아휴~ 제가 고맙지요~ 항상요~~!

2005-03-23 15: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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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4 13: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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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5 20: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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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3-25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 크아..이걸 리 마리오 식으로 발음한다면..갑자기 김치가 먹고 싶어지겠죠? 전 개인적으로 모든 수사중에서 은유를 가장 으뜸으로 칩니다. 매우 자의적이고 때론 인간적이며 아름답기까지 하쟎아요.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싯구를 대할 때마다 이 싯구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을, 그리고 섬세한 관찰력과 통찰력을 가진, 이 나라에서 시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든 우리의 시인들이 새삼 존경스럽더만요. 글고 핀란드 하니까 전, 북유럽 전설이 떠오르네요. [반지의 제왕]도 북유럽 전설을 바탕으로 쓰여진 거고. 아니면 활엽수림, 자일리톨, 사우나, 고딕 메탈에 등장할 것만 같은 신비스러운 여성 보컬이나 코러스 정도요.

비로그인 2005-03-25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복순 아짐, 요즘 골골이 아니라 아예 겔겔인 거 같으요. 아..복순 아짐의 고통이 제게도 느껴지는 듯 합니다. 어서 원기를 회복하쏘오서~

icaru 2005-03-2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언냐...아는 것도 많아요~ 이래서 제가 복돌언냐를 거시기 한다는 ㅋㅋ
어서어서 겔겔에서 벗어나얄텐데요 쓰읍...

icaru 2005-03-28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3-25 20:10 에 귓속말 하신 님~
아깝다...증말 아까워요...한참 전에 써 놓았다는 그 리뷰요...꼭 찾아보세요~ 그리고 님의 서재에서 살려 주세요~그 리뷰요... 사실...저도 그 명성에 잔득 쫄아서...그저 책등을 바라보고만 있는데...그럼 어디~ 읽어 볼까요~

2005-03-31 22: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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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4-02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아무리 그래도...님의 리뷰가 아니었다면...제가 이 멋진 책을 읽으려 덤볐을까나요~
 
가랑비 속의 외침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그리하여 난 비로소 삶과 죽음 사이의 갈림길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계속 살아갈 자들은 태양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고, 오직 죽음을 앞둔 자의 눈만이 햇발을 뚫고 태양을 볼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요전 날에 본 쿵푸 허슬 생각이 마구 났다. ‘악다구니, 허풍’ 그런 것들이 닮았다. 쿵푸 허슬의 유쾌 통쾌함은 좀 예외로 둔다면 둘 다 중국 민초들의 대륙성 기질다웠기에 그리 느꼈었던 것 같다고 돌려 말해도 될까.
   
  위화는 이제 나이 40대 초반이라는데, 쓰는 글을 보면 인생을 살만큼 다 살아본 사람 같다. 이 소설은 광림이라는 어린 소년이 청년의 나이가 될 때까지 일을 생각나는 대로 쓴 회상 소설이다. 생각나는 대로라 하는 것은, 시간을 이리저리 오락가락 하면서 이야기를 꺼내기 때문이다. 기억이란 속세의 원한과 은혜를 뛰어넘어 저 홀로 오는 것이기 때문인지라, 광림은 아버지나 형에게 맞은 기억,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기억을 생각해 내고도 노여워하거나 복수의 눈빛을 다지지는 않는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몇몇 인물은 어찌나 파렴치인지, 주인공 광림이의 아버지 광재는 자신의 아버지 유원이 늙어서 일도 못하고 밥만 축낸다고 온갖 잔머리를 써서 자신의 늙은 아버지가 밥을 못 먹게 수작을 부린다. 할아버지도 할아버지 대로 잡아떼거나 골탕을 먹이는 은근한 방식으로 아버지의 하극상에 우스웁고 완곡하게 대응하는데 이게 또 이 소설의 재미이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계신데도 불구허고, 과부와 정을 통하여 바람을 피우는데 설상가상으로 형마저도 그 과부와 정을 통한 사이라, 어머니와 과부가 한 판 붙었을 때 두 남자는, 과부에게 일방적으로 얻어터지는 어머니를 보호해 주지 못하고 줄행랑치기에 바쁘다. 공중에 방 떠버린 허망한 어머니. 이 모든 것을 속수무책으로 묵묵히 지켜보기만 하는 나는 숫기 없는 천덕꾸러기이다. 이런 아버지가 최후의 운명을 맞이할 때는 똥통에 빠져 죽는다. 아버지는 파렴치한 잡범 같은 사람이었으나,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 아니었고, 또 비참하고도 어이없게 죽음을 맞이하는 불쌍한 사람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 소설은  <허삼관 매혈기>처럼 해학과 풍자가 넘실대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중국적인 것 대륙적인 것을 잘 보게 하는 소설이지만, 어째 유쾌해지지만은 않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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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3-10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닭털같은 나날> 읽고 있는데요.
찐득하니 붙어앉아 책 읽으면 좀 좋아요?ㅊㅊ
위화의 주인공들과 닮은 인간들이 많아요.
이 책도 우선 보관함에......

잉크냄새 2005-03-10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화의 소설은 묘한 매력이 있는것 같아요. 저도 <허삼관 매혈기>에 이어서 <살아간다는 것은>을 읽어볼까 폼잡고 있습니다. <닭털같은 나날>도 보관함에 슬그머니 넣어야할까 봅니다.

2005-03-11 00: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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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3-11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닭털같은 나날이라~ 음...검색을 해서 보니 평도 좋고, 대체로 좋네요~ 위화보다 두 살 위의 작가로군요. 같은 세대의 인물...그래선가...위화의 소설 속 주인공들과 닮은 인물들이 많이 나온다고요... 저도 언제 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저도 보관함에....

잉크냄새님... 묘한 매력..맞아요...인생에 대해 허심탄회하다는 것...살벌한듯하면서도 무상한 느낌을 주는 것..... 번역자는 우리가 그의 소설을 읽을 때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가랑비 속의 외침-> 허삼관 매혈기 순으로 읽는게 작가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또 효과적인 작품 감상도 할 수 있을 거라고 하네요...

그렇담 저는 거꾸로의 순서로 읽는 게 되는 거 있죠..

속삭이신 님...정말...위화의 최고의 작품은 역시 허삼관 매혈기가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을 해봄서,,,, 이 책도...재미있어요... 허삼관 매혈기하고 조금 다른 점에서요...

2005-03-11 2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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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3-12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이상 나에게 너만을 강요하지는 말아줘~
서둘러 가야할 이별에 눈물은 장애가 될 뿐이야~
...
내 맘속에 고요함을 깨뜨리고 널 두고 난 떠나네~
운명처럼 받아들인 헤어짐이 눈~물~로~
헤이헤이~

복순 아짐, '고요 속의 외침'이란 노래를 아십니까? 꽤 오래된 노래인데 R. EF란 땐쑤 그룹이 불렀고 표절혐의를 받았죠. 아마 복순 아짐께선 아실 것두 같고. 그 친구들이 유행시켰던 춤동작 하나 알려드립죠. '내 맘 속에~'할때는 다리를 어깨넓이로 벌리고 일단 거수경례를 할 때처럼 팔굽과 손을 일자로 뻗고 곧바로 무언가를 깍아치듯 내리치기를 반복하는 동작이 이어집니다. 중간엔 대충 알아서들 개발한 막춤 퍼레이드(제 개인기는 일명 스케이트춤이었는데 무표정한 얼굴로 스케이트 타듯 몸을 앞으로 내밀고 팔과 다리를 엇갈리며 그 동작만 반복하는 검돠, 그러다 '내 곁에 맴도는~' 그 부분에선 다들 똑같이 남철, 남성남춤으로 통일!). 마지막은 크게 점프하고 왼쪽 다리 세우고, 앉은 자세에서 한 쪽 팔로 땅 짚고 고개 숙이며 휭키하게 마무리. 크하하..꿍꿍이가 쫌 농후해서 재수(삼수던가ㅡ,.ㅡ;;)할 때,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친구들이랑 단골 탁구장에서 몸도 안 따라주는 춤추고 그랬었네요. 헛. 근데 여기 신성한 리뷰공간에서 책 이야기 말고 이런 얘기해두 될랑가 몰겄어요..죄송해요. 근데 정영문의 단편 속에서도 화장실에서 똥 싸다 죽는 아버지가 등장해요. 뭐, 물론 위화의 소설관 전혀 다른 내용과 분위기지만 '아버지는 자신의 전 생애를 똥구멍으로 밀어내고 죽었다.'던가..그 문장이 떠오릅니다. 내 맘 속에 고요함을 깨트리고오오~~

icaru 2005-03-12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예에... 하나가 끝나고... 조금의 시간 여유가 생겼어요... 님은 여전히...매진 중이시죠? 힘내세요!!! 속삭이신 님 홧팅!!!!
글고...그건 제가 겁이 많아 그래요... 어흑... 조심조심 건강조심...입니다... 그럴려면 ...커피부터 끊어야는데.. 단디~ 중독이라...

복돌언냐... 어맛...미치겠다...그 춤...탁구장에서 수련하신 그 춤...알이에프의 노래에 맞춰....보고 싶어...죽겠네요 >@<
뭐 그럴줄 알았다지만.. 복돌언냐는 춤에도 일가견이.. 예전에 보았던 날렵한 단화...춤꾼의 단화였던 거예요...하하하...이젠 추억의 알이에프네요~ 음냐..
정영문의 단편에 그런게 있는가보네요... 저도...한때 정영문에게 관심이 동해서... 책 몇권을 샀었는데... 한 권도 읽어내지를 못했어요... 그게 삼년전 얘기네요...
시간이 흘렀으니...이제 그의 소설을 무람없이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어째.. 좀 망설여지네요...
근데..'아버지는 자신의 전 생애를 똥구멍으로 밀어내고 죽었다.' 이 문장 하나는..명문이네요...명문... 님...이런 걸 다 외우시고... 역시...복시스터즈는 똥에 강하지요!!

2005-03-12 11: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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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붉은 노을 색깔의 책 표지가 주는 기운.

미련, 집착, 그런 것들로 가득한 애정.

낙하하는 저녁. 하지만... 저녁의 냉철함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저녁의 냉철함. 나는 저녁이 되면 신체의 리듬은 최저치인데, 정신의 리듬은 고조를 달리곤 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에쿠니 가오리도 그랬나보다. 그 저녁에 낙하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여기, 누구든 한 번 보면 사랑에 빠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한 여자가 있다.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았고, 스스로도 누구를 소유하려 하지 않으며, 먼저 베풀려 하지 않을 뿐더러, 타인의 애정을 갈구하지도 않는 그런 한 줄기 바람 같고, 연기 같은 존재.

정말 불행하게도 그 존재는 다른 이들의 사랑까지 깨뜨리게 된다. 어이없게도 이것은 ‘본의 아니게’이다. 여기서 비극의 씨앗이 시작된다. 그 남자들은 자신의 사랑까지 깨뜨리면서 자신의 존재의 뿌리까지 흔들림을 당하면서 그녀의 사랑을 갈구하며 달려오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고 소망하지 않으니, 말이다.


나, 리카는 학창 시절 만난 남자 다케오와 8년을 연애한 사이다. 연애하다가 결혼 비슷한 동거까지. 그런 다케오가 어느 날 산책 끝에 리카에게 이사를 나가겠다고 조용히 말한다. 왜 일까? 그렇지, 원인은 여자다. 다른 여자. 새여자라고 해야 하나.


나 리카에게서 다케오를 떠나가게 한 여자, 그녀는 하루코이다. 하루코.... 하루코는 다케오가 떠난 리카 네 집에 방세를 절반 지불하는 조건으로 들어와 살겠다 한다. 그리고 다케오와 달리 하루코는 다케오를 사랑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리카는 모든 것이 너무나 스스럼없고 자연스러운 하루코를 거부하지 못한다. ‘좋을대로~’ 연적인 하루코를 증오할수도 사랑할수도 없는 모호함에 사로잡힌 리카.  알고 보니, 다케오 말고도 아내가 있는 카츠야씨도 이혼남인 미오토의 아버지도 하루코에게 송두리째 끌림을 당하고 있다. 하루코 한번 보면 사랑하게 되는 여자...


다케오는 이제 옛애인의 집에 새애인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형국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셋의 만남.  

언뜻 리카가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자신의 남자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은 하루코를 꼴도보기 싫어질 것 같은데....

그렇게 사랑했던 다케오를 빼앗아간 여인에게 저토록 관대해질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든다.

그렇게 천천히 장작 1년하고도 한 계절이 지나도록 서서히 리카는 다케오라는 사랑이 이제 완전히 떠나가는 것을 받아들이고 극복한다.


이 소설은 그 시간의 기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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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3-0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쿠니의 소설을 다 좋아하지만, 이 소설만 생각하면, 즐겨듣는 슬픈 노래처럼 가슴이 에립니다. 그 언덕... 소설 말미에 나오는 그 별장... 낙하하는 저녁이면 한번도 가본 적 없는 그곳에 가고 싶어요. 사랑스러운 리뷰, 잘 보았습니다...:)

icaru 2005-03-10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 그간 미루었던 책들의 리뷰 좀 써볼까 우짜까...하고 있는뎁쇼;... 낙하하는 저녁의 애틋함을 리뷰로 살리긴 여간 벅찬게 아니로군요...쩝...
님..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하시는거 저도 알듯허요...책에서 풍기는 전조랄까...하는것이 플레져 님의 글에서 나는 그 냄새와 유사하대요...
리카와 하루코를 합체시키면...님과 같은 캐릭터가 나올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해봄서요^^

근데..저녁이 되면 말똥해진단말 취소할까봐요...하요...졸리...ㅂ떠,,

2005-03-10 00: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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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0 00: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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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3-10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하루코에겐 일종의 도화살이 낀 거였군요. 한 번만 보고두 확 끌려버리다니..캬..좋겠다..
근데 아무래두 리카는 무너져내리는 자아를 추스릴 수 없었나 봅니다. 그러니까 블럭을 쌓듯 하나, 둘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데 조금 긴 시간이 필요했을 수도 있구요..타인들의 삶이란 것이 상식적인 기준으로만 재단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더라구요. 정말 이해 못하겠는데, 저렇게 살아가는 사람들 보면..음..근데 또 화딱지 나네..다케오 나쁜 놈.

2005-03-10 01: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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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3-10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케오 이 나뿐 놈...!
복돌언냐 사람 배꼽빼는 재주는...둘째가라하믄..서러워 눈물빼죠.. 이 야심헌 밤에...잠든 누구 깰라...저 혼자 어깨를 들썩이면 키득거리고 있어요...

속삭이신 님...캬~ 세한도 라굽쇼... 치원성님이 로얄티 내놓으라 하겠어요? 어디, 인용해 줬다고 넙쭉 고마와 할꺼예요...복도사님...!

panda78 2005-03-10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열사랑 당신의 주말은.. 이랑 반짝 반짝.. 읽고 가오리는 나랑 안맞는구먼... 했는데, 복순이 언니님 리뷰 읽고 나니까, 이 책만 볼까...? 싶어집니다. 으음... 고민 좀 더 해 보고..

icaru 2005-03-10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요,....저는 에쿠니 가오리 작품은 이게 첨이걸랑요~ 냉열사는 사실 영화만 봤구요... 근데...이거.. 뭐랄까요... 옛사랑이 떠올려집네다...(에고...**가 이거 보믄 삐질텐데...)

내가없는 이 안 2005-03-10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냉정과 열정사이만 읽었는데, 그나마도 파란책이 더 좋았어요. 지난번 웨하스 의자는 플레져님 리뷰 읽고 좀 동하다가 말았는데, 왠지 이 작가의 소설은 힘을 뺏는 듯하여... 이 책도 님의 리뷰는 참 좋은데, 정작 책을 보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

icaru 2005-03-10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0:44에 속삭이신 님... 그러고보니까, 그렇기도 하네요.. 다케오와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한 방책이기도 했었을듯... 가오리의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너무 소설스럽죠... 헤어지는 남녀의 눈물콧물 속빼는 악다구니가 없어요... 너무나 처연하게 받아들이고... 그게... 이이 소설의 매력이라고도 하더만요~

이안 님.. 힘을 뺏는 소설.. 음... 기가 쎈 소설인건가요 ^^ 이 소설...저는 별을 네개 반 주고 싶었는데... 매력은 있지만, 가녀린 여성 취향스런 데가 있어,,, 또 좀 그렇고...일본 소설은 금방 읽히는게 또 매력이고요...

잉크냄새 2005-03-10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가오리가 홍어 정도만 되었어도 덥석 집어 읽었을지도 몰라요.^^

2005-03-11 0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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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1 00: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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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3-11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 냄새 님!!! 앗싸 가오립니다... 지갑으로도 이름을 떨친...
속삭이신 님!!! 님은 제게 브이아이피입니다... 고런 깜찍한 숫자를 잡으셨어요 그래~

실비 2005-03-12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쿠니소설중 가장 좋아한답니다. . 보통 상상하기 힘들것이야기지만 아무렇지 않게 세사람이 지내는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게 보인다는게... 그게 이소설의 매력인것 같아여.. 리뷰가 너무 맘에 들어 이렇게 글을 남겨요.^^

icaru 2005-03-15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 님은 에쿠니 소설 중에서 이 작품을 젤로 좋아하시는구만요~
보통 상상하기 어려운 관계지요~ 우리같은 범상한 사람들에겐... 전, 저게 일본인이라 가능한 건가 라는 조금 우매한 생각도 해봤슴다...

아..'반짝반짝 빛나는~ ' 이거 책 표지가 참 예쁘던데요~ 읽고 싶었어요...효주 님이 가장 재밌게 읽으셨다니깐 또... 목록에 꽉!! 올려놔야쓰겠네요~
 
낭만적 사랑과 사회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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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정말 낭패로세...

이 책에 붙은 여러 님들의 멋진 리뷰를 읽고는,

내가 한껏 기대를 해버렸던 모양인지,

아무튼, 여러 님들은 정말 리뷰를 잘 쓰신다.

아니면 정이현이라는 이쁜 작가에게 호의적이시다. ^^

 

(그렇담 난 책날개에서 보인 그녀가 이뻐서 좀 박하게 굴며, 읽었는가? 그랬을지도 모르는 일..)


책의 내용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

뭔가 좀 어긋나 버린 것 같은 느낌.

난 뭘 생각했던 걸까. 여러 님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도데체 난 이 책의 내용이 어떠하리라고 혼자 꿈꾸고 있었던 걸까.

 

주인공들이 꼭 착해야 하는 법은 없다. 하지만

욕망의 개인 전략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는 그녀들일지라도

일말의 기찬 상상력이 그녀들의 무기이기를

그런 앗싸한 면이 있는 나쁜 여자들을 .... 나는 보고 싶었던 거다....

기만하고 결국 되로 주고 말로 받는 형국으로 기만당하는 것 같은...

그 여자들에게서 고개가 스윽 하고 반대 쪽으로 돌려진다.


그래도 여러 단편 중에서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여주인공 하나쯤 만들어 주면

좋았을텐데...

그러니까 나는 소설 속에서 조차 내가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려하는 것이다.


아무리 하늘 아래 새로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지만,

여자와 남자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로맨스, 결혼, 가족이라는 체제가 이리도

구태의연하냐...( 이건 작가 탓하는 건 아니다....)

이 작품도 좋게 말해 고발 문학이라고 봐야 할까.

그러니까,  21세기 정이현판 <도시의 흉년> 쯤...

 

워낙 최근 우리 나라 작가들의 소설을 읽은 게 없다보니,

뭐라 비교해서 말할 밑천은 좀 딸리는데... 

놀라운 건 그렇게나 읽은 게 없는 나같은 사람 눈에도 다른 소설에서 본 것 같은

플롯이 있다는 것이다.

일테면 김영하의 <오빠가 돌아왔다>의 콩가루 집안이나,

이 책의 <소녀 시대>나 비슷해 보이는 것.


 

설상가상으로 소설보다 더 느낌이 좋지 않았던 것은 이광호의 해설이다.

“그러니까 이 소설의 사회적 위상과 이 소설이 60년대 70년대 여성성의 변천사적인 면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정말이지 대단~ 어쩌구 말이죠...."투의..."이  이 소설집 단편 하나하나에는 블러블러~ 한 블러블러~ 이중 장치가 있었다지 뭔가“ 라고 설득당하는 느낌.

 

이 독자가 착하게 끄덕거리며 “오호라 그런 의미가 있었구나! 하며 끝에 와서

탄복할 줄 알았나.

 

억어지로 끼워 맞추나 싶은 ‘진정성’과 ‘여성성’과 ‘악녀’라는 말의

홍수 속에서 또 한번 고개를 외로 틀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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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2 0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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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2 02: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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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2 08: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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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5-03-0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 리뷰를 쭈욱 읽어왔지만 이렇게 혹독하게 비판받은 작가와 글은 처음인것 같네요.^^

icaru 2005-03-02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1:06에 속삭이신 님.. 님은 오늘 어떤 출발이셨을까나~ 몹시도 궁금해지네요..저도 당분간 책 한 줄 못 읽는 생활이 시작됩니다. 몇일만 달게 참을까 합니다~ 그러니 님도 오래 못 들어올 것 같다는 말씀은 하지도 마세요 ^^

02:01에 속삭이신 님... 전 님의 하루 시간대가 몹시 궁금하답니다. 올해 골몰하고 계신 일도 어떤 건지 많이 궁금하고요~ 하지만 님이 말씀해 주실 때까지 ‘기다릴거예요...’
한참 부족한 글도 너무 오바하는 글도 어느 글 하나 빼시지 않고 읽어 주시는 님께. 늘 고마운 마음이지요.. 음~그런데 이 책...그렇게 엉망이 아닌지도 몰라요...
저 리뷰는 밤에 써서 감정의 과잉이고요...,또 제가 무척 고대하며 책을 읽었는데 기대에 부흥해 주질 않았고.... 그래서요..


08:36에 속삭이신 님 아하...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무슨 실태 보고서 읽는 거 같았거든요 음.... (그랬군...흠흠흠..) 님의 리뷰도 전에 인상적으로 읽었었거든요...리뷰쓰면서 다시 읽었지요... 님의 리뷰는 뭐랄까 상냥했거든요...작품에 대해서도, 작가에 대해서도....거기에 트렁크가 좋았다고 쓰셨었지요~ 푸드득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짓이 느껴지는...아아..

잉크냄새 님...
그러게요...보기드물게...혹평이죠... 어지간하면...좋게좋게 말하는데... 근데... 이런 모양새로밖에 말할 수 없었던 속사정인즉슨.... 음... 작품에 기대를 걸었었기 때문이죠... 아마...아무 사전지식없이 우연히 읽게 된 책이었더라면.. “흠 뭐 이런 내용의 책도 있구먼...나쁘진 않구먼...”했을지도 몰라요...

비로그인 2005-03-0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읽으셨구나..저도 이거 읽긴 했는데 영 별로더라구요. 속도감 있는 문장 제외하곤 사고의 반전이나 문학적인 감동은 그닥 찾아볼 수 없었던 듯 해요. 크흐..씹을 땐 좀 씹어줘야죠..크흐..

호밀밭 2005-03-02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정이현의 소설 요즘 다른 곳에 실린 것을 읽었는데 너무 평범해진 느낌이 들어요. 이 소설집은 신선하고 느낌이 괜찮았는데. 미사여구가 많지 않은 문장이라는 점은 좋지만 깊이가 안 느껴져서 아쉬움이 있어요. 님의 리뷰 읽으며 반성도 하고 가요. 가끔 그 작가의 친척도 아니면서 칭찬만 잔뜩 하곤 하는데 그건 제가 착해서가 아니라 비판할 능력이 안 갖추어져서 그런 것 같아요. 님의 톡쏘는 리뷰 잘 읽고 가요.

2005-03-03 0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5-03-03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낭만적 사랑과 사회>. 책장에서 쿨쿨 자고 있는데... 저도 리뷰 읽고 샀는데 왠지 읽기가 싫더라구요. 근데....복순이 언니님의 리뷰를 보니 읽고 싶어요. 어떤 책인데 언니를 화나게 했나 보려구요.ㅋㅋ

2005-03-08 0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3-10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도 이 책 읽었군요...맞아요맞아요 제말이 그말이에요...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너무 튀기만 하믄 어디다쓰겠슴둥...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