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버 VivaVivo (비바비보) 21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뜨인돌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스토리 전개로 보자면 영화로 나왔을 법하게(실제로 캐빈 스페이시가 출연한 영화로 나왔다고.), 진부하다. 그냥 에누리 없이 말해서 그렇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다음 장면에서는 이 인물이 사고를 치겠지 하면, 여지없이 그렇고, 이쯤에서 둘 사이(루벤 선생과 트레버 엄마) 로맨스에 위기가 닥치려나 싶으면 또 그렇고...
대략 줄거리만 보고 가볍게 생각하면, 여기서 끝날 수도 있는 책이다.
 
그런데 또 그렇지가 않은 것이....
도움이 필요할 때, 아무런 대가도 필요치 않는 친절을 받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짧은 인연, 상대방이 잘된들 내게는 아무런 대가가 없는 인연에도 지극히 마음을 쏟아주는.. 천국이 있다면 혹 이런 느낌은 아닐까.

열두 살난 트레버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겠다고 낸 아이디어는 이렇다. 내가 세 사람에게 아주 좋은 일을 해 주는 거다. 다음 사람들이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내서 아픔을 덜어 주고, 그 도움을 받은 사람은 힘겹게 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쉽게 척척 바뀔 리는 없다. 그러나 큰 희생을 치른 후에야 세상은 조금씩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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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5-19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룬 -- 치른
눈에 띄 오타 신고!^^

icaru 2006-05-19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잽싸게 수정해요!! 고마심다~

2006-05-19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6-05-20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 잘 하신 거예요~ 말해서 털어야 해요!!! ^^
자극적인 것은 피하고~ 감동적인 것만 보라는 말씀... 제 뇌리에 오래 남네요...
마음은 그래야지 하는데... 사실~ 그게 잘 안되나니...ㅎ,ㅎ
오! 근데 이 책 .. 영화로 보셨구나! 와-

sayonara 2006-05-20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우리집에 있는데...
아직 못읽은 책 (대략) 60권에 포함되어 있는데, 아마도 이 리뷰 덕분에 영영 내 기억 속에서도 잊혀질듯... ㅋㄷ -ㅗ-

icaru 2006-05-2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님의 하루키 옐로사전 리뷰 먼저 보고 책을 구입했더라면... 책값 굳었을 건데... 당장 가서 헌책방에 팔았지요..(실은 그 책 구입한 출처도 헌책방이었고..)
 
워커홀릭 1 - 변호사 사만타, 가정부가 되다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이날 연휴를 앞두고 서평 도서가 착! 하고 도착했다. 틈새 시간에 슬쩍슬쩍 보지 않아도 되는 기회를 잘 포착한 배송이었다.

진도가 잘 나간다. 재밌다.

이 책은 이런 이야기다.

상승세를 타다가 곤두박질친 사태를 맞이한 주인공에게....

“모든 답을 다 알지 못한다고 스스로를 닦달하지 마. 항상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할 필요는 없어. 비전을 갖고 있을 필요도 없고, 자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 필요도 없어. 때로는 자신이 다음 순간에 무엇을 할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라고 말해 주는 것 같다.

덧붙여서 다음과 같은 팁도 나온다.

*흔히 직장 생활에서 크게 뒤통수를 얻어맞는 경우는 믿었던 인간성 좋아 보이는 상사에게서 라는 것. 그리고 사태의 수습을 도와주는 쪽은 되려, 냉혈한이라고 싫어했던 상사라는 것.
*회사에서의 책상 주변을 말끔히 치우고 살아야 무시무시한 함정에 빠질 일이 적어진다는 것.
*대도시의 직장인들은 회사 근처의 테이크아웃 커피점의 커피에 사족을 못 쓴다는 것.  

사만타의 직업을 더 뽀대나게 해 주는 재밌는 장치라면, 주인집 부부의 변호사지망생 조카 멜리사랄까. 사만타가 가정부로 있는 집으로 기자들이 몰려들자, 자기를 인터뷰하러 온 줄 아는 멜리사. 라는 캐릭터였다.

근데 내가 스물아홉 살,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변호사 사만타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라면 직업을 과감하게 버리지 못했을 것이다. 대신 전처럼 죽어라 일만하는 삶은 되풀이하지 않으리. 가정부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를 맛보았기 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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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5-11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아주신 팁, 와 닿는데요? 잘 지내시죠? 뱃속도(?) 편하시죠? ^^

icaru 2006-05-11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뱃속도 편안하답니다~
제 책상이 그래요, 늘어놓는 걸로는 끝장을 내 주시는(^^:: 무에 자랑이라고~ ) 이 책읽으면서 허걱했거든요...

플레져 2006-05-1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열심히 읽고 있어요 ^^
아침 저녁 침대에서 누워 쬐금씩 읽어서 진도가 팍팍 나가진 않지만
읽을때 마다 재밌어요.
나라면... 가정부 안해요. 내 집 일도 하기 싫은데 가정부가 웬말! ^^;;

마늘빵 2006-05-11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벌써 보셨군요. 전 <전사와 나비>가 내일까지인 관계로 아직 못보고 있는데.

하루살이 2006-05-11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답게 사는 법을 맛보셨다구요?
갈켜 주세요~~~

icaru 2006-05-11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 제말이요~ 제말이.. 집안일이 껌인가요~

아프락사스 님... 아마도 일단 잡게 되면 휘리릭 읽으실 수 있을겝니다..

하루살이 님... 내가 아니라...^^;; 주인공이 그랬단 말씸..

히피드림~ 2006-05-11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쇼퍼홀릭]을 쓴 작가의 작품이군여. 주인공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쓰신 따옴표 안의 말이 너무 멋진 걸요.

잉크냄새 2006-05-1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간순간이 모여서 삶이 되고 영원이 된다는 말씸!

icaru 2006-05-1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펑크 님... 저말이 꼭 저한테 들려주는 말 같았어요... 이 책 보니까..
쇼퍼홀릭 또한 진도나가는데는 따를 무엇 없는 책일듯..

잉과장님... 음.. 순간순간이 행복한 게 먼저겠죠~

2006-05-14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연의 음악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평점 :
품절


하루키의 렉싱턴의 유령에 나오는 단편 중의 하나인 <토니 타키타니>를 읽지는 않았지만 영화는 봤었다. 외곬으로 자란 사람의 외로움이 느껴지고, 그런 고독감을 기계적인 그림을 그리는 일로 상쇄시키는 토니 타키타니에게 연민을 느꼈었다. 그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여 매일 방에 혼자 틀어박혀 그림을 그렸었다. 연필심을 바늘처럼 뾰족하게 깎아 자전거니 라디오니 엔진이니 하는 것들의 세부를 정교하게 그리는 것. 꽃 그림을 그릴 때도 잎맥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누가 뭐라하든 그렇게밖에 그릴 수 없었다.

"이 소설의 후반부는 주인공이 벽 쌓는 일을 하는 동안 노동에서의 성취감을 찾고 심경이 변해 가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는데, 그가 일에 매달린 것은 단지 일을 마치려는 강박 관념에서가 아니라 감금된 상황이 그에게 해방의 한 형태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

이 이야기의 주인공도 그렇다. 차를 몰아 돌아다니는 동안 그는 자유롭고 책임이 없었지만 갇혀서 강제 노역을 할 때는 유대와 책임감이 있었고, 그것은 또 다른, 더 깊은 자유였다. 뚜렷한 목적도 없이 존재의 불확실성 가운데 내던져진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떠나 이리저리 떠돌다가 노름꾼과 한패가 되어 한 장의 카드에 미래를 건 뒤, 결과는 무참했으나 기실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어떤 규칙성이랄까 침착함을 찾게 된다.

전직 소방관인 주인공 짐 나쉬는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아버지에게서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는다. 그러나 그 당시 상황이라는 것이 이렇다. 아내는 그의 곁을 떠나고 하나 있는 피붙이 딸은 누이집에 맡긴 후라서 소방관 일을 때려치우고 돈다발을 흘려보내기 위해 무작정 도로로 나선 나쉬에게 미래는 불확실하다. 그 거액의 유산을 길에서 쓰기로 한다. 멋진 자동차를 한 대 사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삶. 그 일은 뜻밖에도 멋졌다. 뉴욕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쓰러져 가는 도박사 청년 잭 포지를 구해 준다.

나쉬는 그를 그냥 가던 길 가게 놔두지 않고, 잭 포지의 노름돈을 대어 주겠다면서 자기 삶에 한 발 들어오게 했던 부분까지 별반 긴박감이랄지 신선함 같은 것을 느끼지 못하며 읽었다.  이미 포기를 했고 더 이상 아무것도 내어 줄 것이 없다 싶은, 가보는데까지 가 본다는 식의 자포자기 태도를 갖은 주인공, 이미 폴 오스터의 다른 작품에서도 만끽(?)한 상태이므로....

뭐, 그래서 잭 포지가 설령 나쉬의 기대대로 대박을 터뜨리고, 그래서 설령 목돈 거머쥐게 되는 쪽으로 이야기가 흐를지라도, 정말 뻔할 뻔자라는 생각만 들 거라고....

나쉬의 인생에서의 고독과 무의미가 어떤 우연의 음악에 의해... 책임을 수반하는 실존적 행위로 바뀌었는지
따라가다 보니, 마지막은 제법 속도가 붙어서 책장을 덮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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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6-04-29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흥미로운데요. 제목도 멋지고,,,
ㅎㅎ 무기력하고 게으른 사람이 읽으면 어떨까여??^^;;

icaru 2006-05-02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 오스터는 음악 같은 글을 쓰는 사람인 듯 해요~
웬지 리드미컬~ 한 게..

무기력하고 게으른 사람이 읽기에 좋습니다... 제게 좋았듯~ ^^

2006-05-02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6-05-03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한잔 하시면~ 말투가 더 화끈해지는 속삭님!!
폴 오스터는 단연코 제가 젤로 좋아하는 외국작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반딧불,, 2006-05-11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안읽었네요^^

2006-05-14 1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5-15 1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5-15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7-05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을 위시한 아시아의 대중문화계에는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지만, 오히려 한국의 문학계에는 일본류의 바람이 세력을 얻은 것 같다.

(아싸) 가오리의 전작 "냉정과 열정 사이"를 사 읽고, '그야말로 상품이군!'라며, 또 본전 생각 운운하면서 그의 다른 책 낙하하는 저녁(가오리의 책 중 그래도 나에게 가장 괜찮지 않았을까.)을 또 사 읽었다. 뿐만 아니라 책보다는 다른 콘텐츠를 향유하는 일을 더 즐기는 비독서취향인 여성에게 책을 선물할 일이 있을 때도 가오리 것을 고르는데 별 주저함을 느끼지 않기도 한다.


도쿄 타워는 별점을 주기에 인색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똑똑하고 아름다우며 게다가 돈까지 많은 중년의 기혼녀 시후미와 스무 살이 청년의 사랑이야기에 공감도 못하고, 이 책 광고문구처럼 "특별하고 쓸쓸한 사랑이야기"라서 사람을 확 미치게 하는 요소라는 걸 도통 잡아낼 수가 없으며, 스무살 청년 토오루의 집에서 창 밖에서 바라보면 보이는 짙은 보랏빛 하늘 아래 이제 막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도쿄 타워의 이미지를 덧입혀서 연하남과 중년유한부인 사이의 사랑을 아름답게 채색하려 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카오리의 책이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사 줌으로써 일본류 바람에 본의아니게 동참하는 내 자신에 조금은 오호 통재라....하게 한 책이다.


시후미가 손목에 차고 있던 로렉스 시계 이야기는 왜 이렇게 많이 언급되나, 그리고 도심을 벗어나 훌쩍 떠날 수 있는 시후미 부부 소유의 가루이자와의 고즈넉한 별장도. 시후미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회가 둘의 데이트 코스이기도 한데, 시후미는 음악에 흠뻑 빠지고 토오루는 음악에 몰입한 옆에 앉은 시후미에게 온전히 빠져 들곤 한단다. 시후미가 사 주는 저녁은 와인 몇 병과 치즈와 카나페, 훈제 연어, 과일(그녀는 레스토랑에서 밥을 사준다. 그녀는 직접 요리하는 것을 싫어하니까.)이 있고 게와 야채 등을 넣어 만든 딤섬이라든지, 오멀 새우즙으로 찐 앵미 리조또가 있는 식사를 하고, 블라블라(??) 이후 아무튼 이들의 데이트 코스는 시후미가 만엔과 함께 토오루를 택시안으로 밀어넣어 주는 것으로 마감된다.


토오루는 시후미에게 쏙 빠졌다. 빠짐의 증거는 도처에 수두룩한데, 대표적인 것은 시후미가 골라주고 언급하는 책들(시후미가 토오루 나이쯤에 읽었다는 그레이엄 그린의 <정사의 끝> 그밖의 기타 등등) 을 열심히 읽는 것, 시후미가 좋아하는 빌리 조엘이나 롤링스톤즈의 음악을 마저 좋아하는 것. 그런데 읽다보니, 토오루는 시후미라는 사람을 사랑했다기보다 시후미라는 중년의 국화꽃 같은 여성이 누리고 있는 재력과 취향을 아끼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까지 미치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래서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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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6-02-26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랜만이잖아요. ㅠ_ㅠ
잘지내신거여요?? 궁금궁금.

kleinsusun 2006-02-26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 리뷰 정말 오랜만에 읽네요.^^
맞아요..... 사람 자체를 사랑한게 아니라 재력과 "취향"을 사랑한 것일 수 있어요.
실제로 주위에서 이런 애들 많이 봐요.
재력있고 관대한, 하지만 나이 디따 많은 남자를 한번 사귄 애들은
그들의 세련된 취향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또래 남자애들한테 적응을 하지 못하더라구요. ㅠㅠ

오랜만에 쓴 리뷰지만, 역시 예리해요.ㅎㅎ
icaru님, 언제나 홧팅!

히피드림~ 2006-02-27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반가워요 ㅠㅠ ㅠㅠ 이 야심한 밤에 서재브리핑에 뜬 거 보고 잽싸게(?) 왔다는... 근데 이 책 허명만 요란한가보군요. 하긴 배용준 좋아하는 일본아줌마들이 대리만족하기에 적당하지 않을까 싶은데요.-_-

이리스 2006-02-27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즐겁게 읽었어요. ^^ 재력과 취향이기는 하지만 그 자리에 하쿠미가 아닌 다른 사람을 넣어도 그렇게 되었을것 같지는 않아뵈요. 시후미가 지닌 모든 것에 빠져든것일테지요. 시후미가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꽤 맘에드는 설정이었습니다. 돈많고 외모 빼어난 여자가 요리까지 수준급이라고 하는 건 남자들의 기대치를 진뜩 높여 놓는 결과라서. 하하핫... 작가가 여자다 보니 어쩌면 그런 배려를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icaru 2006-02-28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 님~ 저 잘 지낸답니다~ 시간이 안 가는 거 같으면서도 훌쩍...

수선 님.. 리뷰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나치게 투덜댄 리뷰가 아닌가 하고 있었는디.. 헤...

펑크 님 잽싸게!! 역시 고마워요~

낡은구두 님 반갑습니다~ 이해인 시인의 시가 생각나는 닉네임이세요.... 정말 좋아하는 시 중에 하나였어요... 낡은구두... 그 시와 상관이 있으실까~
시후미가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마음에 드는 설정 이란 말에 동감여요.... 아닌가....... 돈많으니까 사먹으면 되는 팔자라 그렇겠지 뭐...하면서 퉁을 놓았던가.. 님도 영화 보셨어요? 영화 보고 나니까... 시후미 하면 책 속의 인물보다 영화 속에서 본 그 여자가 먼저 생각나는거 있죠... 성현아가 곱게 중년이 되면 나올 것 같은 얼굴상..

humpty 2006-03-0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독서취향, 그렇게도 사람을 분류할 수 있겠네요. ㅋㅋ
책에 대해 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님서 그냥 오랜만의 리뷰가 반가워 댓글 하나 덧붙입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말이 좋아요.^^

2006-03-06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6-03-09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리뷰가 갑자기 이렇게 쏟아질 수도 있군요! 와~ 가오리의 소설은 좀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곤 반짝반짝을 사두고 아직 못 읽었어요. 그냥 들면 바로 읽힐 것 같은데 그거 드는 데 시간이 좀 걸리네요. ^^ 요즘은 자꾸 우리 소설들 빈틈으로 일본소설이 치고 들어온다고 하도 걱정들을 해서인지 잘 안 읽게 돼요. 뭐가 문젤까, 좀 생각하고 있어요. 그다지 우리 소설이 어렵지도 않은데 주제나 소재가 좀 좁아들어 있는 것이 치명적일까 싶기도 하고.

픽팍 2006-04-03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소설 읽으면서도 참 감정이입이 안되어서 정말 힘들더라구요. 돈이 아까워서 결국 다 보기는 했지만, 역시 너무 작가만 믿어도 안되는 것 같아요, 반짝반짝 빛나는을 능가하는 재치를 에쿠니 에게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35kg짜리 희망 덩어리
안나 가발다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인권위원회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별별이야기를 보았다. 마지막이야기 ‘사람이 되어라’는 박재동 시나리오&감독의 것으로, 고등 학교 3학년 학생들에 대한 것이다.
이들은 아직 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다. 급훈도 "대학 가서 사람되자"이다.  주인공 원철이도 원숭이 형상을 한 학생인데, 곤충들을 채집하고 관찰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 별명이 '곤충박사'이다. 그러던 어느날, 원철이가 아끼는 장수하늘소를 따라 숲으로 들어갔다가 장수하늘소의 친구들을 만나고 거기서 깨달음을 얻어 원철이는 사람이 되었다. 사람이 되어 학교에 등교를 한 날, 선생님은 원철에게 다시 원숭이로 돌아가라고 강압적으로 말한다. 좋은 대학에 가서 사람이 되야지, 다른 루트로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는....  원철이는 그 길로 학교를 나와 다시 곤충들이 있는 숲으로 가는데, 선생님이 아버지를 대동하고 원철이를 학교로 데려가기 위해 숲에 온다.
아버지는 원철이에게 사정한다. 제발 대학 가서 사람이 되라고, "대학 못나오면 사람 취급 못받는다. 나도 고등학교만 졸업해서 지금까지 동창회에도 못 나가봤다“고...울먹울먹하면서   아버지는 사람의 형상이 가면이었음을 보여주며 가면을 벗고 원숭이 얼굴을 내보여 준다. 원철이는 그저 곤충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절규 때문에 다시 원숭이형상을 하고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학교로 돌아간다.

이 <35킬로짜리 희망덩어리>도 위의 애니메이션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다만 이 작품은 고3생이 아니라, 다만 제도권 학교에는 적응을 못하는 13살짜리 아이이고, 위의 애니메이션보다는 비관적이지 않게 이야기를 끌고 갔다는 차이가 있을까.

체육과 학과 공부를 잘 못하고 그래서, 학교라는 곳을 가기 두려워 하는 이 소년도 정말 잘 하는 것이 있다. 목공일과 고장난 기계를 다루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기계에 대한 재능을 제대로 발현하기 위해서는 학교라는 곳은 꼭 거쳐야 한다고 부모님은 말씀하시니... 소년은 다시 풀이 죽는다.

부모들은 아이를 통해서 세상을 본다. 그렇게 아이에게 큰 시대를 거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모르고 있다. 

가발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이름을 가진 작가, 안나 가발다. 내가 읽는 그녀의 두 번째 작품이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에 나오던 시아버지처럼. 이 책에서도 주인공 소년은 민감하고 세상으로부터 상처 입기 쉬운 존재이다. 이러한 존재가 세상과 마찰음을 내면서도 차츰 그럭저럭 조우해 나가는 방식을 이 소설은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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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11-14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가발 브랜드..!!!!!
가발 브랜드 땜시 정상(?)적인 댓글을 못쓰겠습니다.
다 웃고 나서 쓰겠음. 푸하하~~ 그래도 추천은 먼저 ^^

마냐 2005-11-1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가발다....저 그 첫번째 책 디게 좋아했는데.

icaru 2005-11-14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정말 저 냥반 이름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거 같습니다..^^

아...마냐 님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리뷰 잘 읽었습니다...디게 좋아하실 법 했어요~ 리뷰 보면서...느낀 거지만..

미네르바 2005-11-1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나와야 사람이 되는 건가요? 요즘엔 대학 나와도 사람 안 된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갈수록 아이들이 살기에 너무 힘든 세상이에요.

icaru 2005-11-14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알고 있기론...대학 나와도 사람 안 된 사람이 더 많죠... ^^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세태를 많이 과장해서 비판한듯 합죠...

비로그인 2005-11-15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하하하..가발 브랜드!! 이 리뷰를 알라딘 대문으로 추천!!
잼나는 리뷰, 잼나는 소설! 흐흐..

icaru 2005-11-15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언냐...왜 그러삼...정말 창피합니...! 그래도 고마워요..(그렁그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