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 - 김훈 장편소설
김훈 지음 / 학고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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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격동하는 시대 ,19세기 초 조선의 천주교박해를 다룬 소설이다. 서학은 서양학문으로 받아들여져 서양문물이 흘러들어오면서 주로 지식층들이 학문으로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인데 정조때 이르러서 노론벽파가 자신의 정치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에 의해 본격적인 박해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집권자들의 정치에 의한 박해는 1만의 백성들의 피가 산천을 다 적시고 나서야 끝이 났다.
 

 소설은 정약전을 중심으로 그와 더불어 조카사위 황사영이 주가 된다. 소년등고를 한 황사영은 총명하고 맑고 순수하였는데 정약현의 사위로 처가집에서 삼형제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 중 정약종에 의해 천주교를 받아들인 뒤 조정에 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조선천주교회의 지도자가 된다. 배교의 조건으로 유배형으로 끝난 약전과 약용은 두번 다시 서학을 입에 담지 않는다. 또한 둘째 약종이 하늘을 바라보며 죽은 일도 마음엔 남아있어도 절대 기억하지 않으리라 한다.

 천한 신분이지만 아전노릇을 하며 횡령과 비리로 공명첩을 사서 포도청의 비장이 된 박차돌은 서학을 했다는 고발로 모진 고문을 받지만 떠돌이 새우젖장수를 하며 천주교 신자들을 밀고하는 이중첩자를 하는 조건으로 산다. 이중첩자를 하는 동안 어렸을 적 헤어진 동생 박한녀가 서학죄인으로 포도청에 잡혀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동생이 자신의 이름을 대면 자신에게도 죽음이 찾아올까 싶어 박한녀를 죽이기 위해 찾아간다. 어렸을 적 오빠를 부르던 목소리가 귀에서 맴돌지라도... 정약현의 노비였으나 면천된 김개동과 육손이, 기침이 들어 궁에서 쫓겨난 늙은 길갈녀, 마포나루에서 술과 음식을 팔았던 강사녀, 말을 끌고 길을 걸어간다고 해서 이름이 마노리, 상전인 교하현감과 아들에게 몸을 뺏긴 뒤 무작정 도망쳐 나온 아리, 모두가 서학죄인이다.


 흑산에 들어간 정약전은 새들이 높이 짖는 소리를 들으며 흑산에 살기로 한다. 섬에서 유일하게 글을 읽은 창대를 벗삼아 물고기를 관찰하기도 하고 스스로를 스스럼없이 섬마을 사람들과 섞여 살아간다. 창대의 아버지가 고등어 다섯마리로 모진 매를 맞고 세금부담으로 섬을 몰래 떠나고 정약전은 섬과부 순매의 살에 몸을 실고, 그렇게 살수 없는 자리에서 눌러 앉아 살아가기로 한다.

 

 박웅현이 인문학 강의때 김훈을 미친 표현이라 말하는 것을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 했었는데 정말 김훈은 미친 작가이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속에 깊은 울음을 심어놓아 흐르게 할 수 있는 것인지... 글 한줄이 이해가지 않아 두번 읽어야 했고 의미를 알수 없어 세번 읽어야 했다. 사실 시간의 흐름과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표현하지 않음에도 어떻게 글 한줄에 이토록 많은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인지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정약전이 흑산에 유배가서 처음으로 게를 관찰하게 되었는데 게의 다리를 자르자 새다리가 돋아나는 것을 보고 혹독한 고문으로 다리뼈가 떨어져  나간  서학죄인들의 다리도 지금쯤이면 새다리가 돋아나기를 바라는 글귀에서 순간 멍해왔다. 삶의 고통과 아픔이란 것이 사람의 다리가 떨어져나가  다시 새다리가  돋아나는 것처럼  치유될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아니면 서학이라는 권력과 정치 틈바구니속에서 죽어나간 서학인들이 게다리처럼 다시 살아나올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삶이 온통 검을 흑黑에 둘러싸여 있어도 빛이 존재하는 자玆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울음이 흐르도록 내버려두면 언젠가는 물고기가 되어 삶이라는 바다에 닿으리라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자산어보 속에서 물고기들은 솟구쳐서 날아오르고 다른 이름밑으로 숨어들었다. 온통 검은 빛에 둘러싸여 있던 섬 흑산에서 물고기들의 사는 모습에서 빛이 된 자 玆의 이야기는 김훈의 아픔과 고통이 소설 속에 절절히 배여있다.

 

생선 내장에는, 땅의 꽃이나 잎이나 햇빛이나 노을과는 전혀 다른 수많은 색깔들이 포개져 있었다. 영롱한 원색도 있었고 뿌옇고 먼 색깔도 있었다. 순매는 그 내장들을 들여다보면서 물고기 세상은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낯선 곳이겠거니 여겼다. 한 줌의 내장과 한 뼘의 지느러미를 작동시켜서 바다를 건너가고, 잡아먹고, 달아나고, 알을 낳고 정액을 뿌려서 번식하는 물고기들의 사는 짓거리가 순매는 눈물겨웠다.

 

흑은 무섭다. 흑산은 여기가 유배지라는 걸 끊임없이 깨우친다. 자玆 속에는 희미하지만 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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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 진중권의 철학 매뉴얼
진중권 지음 / 씨네21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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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의원이 개그맨을 형사고소하자 진중권이 날린 한마디는 "누가 개그맨인지 모르겠네 ."라며 트윗을 날렸다. 거침없는 발언과 개념없는 이들에게 가하는 비판은 때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도 해주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 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회가 복잡하고 발달함에 따라 가치관의 다양성을 수용하게 된 사회는 확실한 개념이 불명확하다. 더군다나 인터넷의 확산은 현대인들을 현실의 삶보다 허구라는 가상의 세계를 선사하게 됨으로 그나마 있던 개념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개념들이 현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것을 하나의 현상으로 보는 철학자가 있다. 바로 대중에게 익숙하고 독설가로도 잘 알려진 문화비평가이자 철학자인 진중권이다.

 

'문화비평'이라는 이름의 글쓰기는 결국  말 없는 사물을 읽는 작업이다.

그것은 말없는 사물에 인간의 목소리를 주어

그것들이 스스로 자신을 말함에 이르게 해야 한다.

 

내가 진중권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그의 독설때문이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아니오라는 말을 잘 못한다. 항상 속으로는 그게 아닌데 라고 생각하지만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소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팔랑귀다. 그러나 진중권은 언제나 아닌 것에 대해 명확하다. 그리고 시원하다. 개념의 확립이란 그런 것이다. 스스로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명확하지 않다면 아니라는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대부분이 사회현상의 흐름에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대체적으로 이런 무관심들은 우리나라 사회 소위 엘리트층에서 많이 보여지는데 그 이유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아니라고 말했을 경우 일어나는 파장으로 인해 생기는 귀찮은 문제들 때문이다. 누가 봐도 "NO" 임에도 아무도 'NO"를 외치지 않는 사회를 상상해보라. 바로 그런 점에서 난 진중권을 응원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위에서 내가 말한 현상들이 진중권의 <아이콘>에 들어있는 사회현상의 시각이란 것이다. 누구나 허구인줄 알고 있지만 실제라고 생각하는 것을 '파타피지컬' 이라고 말한다. 허경영이 공중부양을 한다고 말하지만 누구도 그가 공중부양을 한다고 믿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은 그들에게 열광한다. 이런 현상들에 관한 그의 시각은 무척 냉철하다. 이런 현상들은 심형래의 영화에 관해서도 보여지는 것들인데 영화흥행을 위해서 거짓으로 포장하기 바뻣던 당시 언론과 진중권의 논쟁을 본 적이 있는데 당시 진중권이 심형래를 그렇게 깟어도 언론은 진중권을 까느라 바뻣다는 사실이 기억난다. 그러나 최근 심형래의 파행에 관한 기사를 볼 때마다 이것도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냉소의 시대에 철학은 장바닥으로 내려와, 무례함과 뻔뻔함을 가지고 냉소를 냉소해야 한다.

 

이 책은 잡지 씨네21에 '진중권의 아이콘'이란 제목으로 2010년 4월부터 1년간 연재된 칼럼을 모아 수정, 보완한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철학개념들은 무척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평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과 연결하여 이해하기 쉽게 진중권 특유의 간결하고 명쾌함으로 쉽게 이해가 되는 개념들이다. 타블로의 해명과 관련하여 생긴 ' 범주오류' , 가끔가다 사회의 톱뉴스를 차지하는 연예인들의 대마초에 관한 현상으로 철학적 개념의  '엑스터시' , 현대인의 조건이 되어버린 니할리스트 (어떤 권위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아무리 주위에서 존경받는 원칙이라고 해도 그 원칙을 신앙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 라는 개념은 모든 절대성을 부인하며 허무의 상태를 끌어안는 현대사회의 종교개념의 현상에 대한 철학적 개념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이 철학개념들이 아이콘이 복잡한 명령어의 시각적 압축이듯, 복잡하고 가치관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현사회에서 개념이 상실되고 옳고 그른 것에 대한 불분명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현대인들에 깊은 철학적 사유를 할 수 있는 철학적 은유의 개념들인 아이콘이라 볼수 있다. 사회현상을 그저 방관하거나 무관심하게 일관하기보다는 현사회가 흐르고 있는 현상들에 대한 관심의 표명으로서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개념있는 철학자이자 사회의 아닌 것들에 대해 당당하게 'NO'를 외치는 문화비평가 진중권을 늘 응원하며 ^^

 

(그러나 이런 좋은 책이 오타가 작렬이라니 ^^;;) 너무해요 씨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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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vs. 잡스
구경백 지음 / 정보와사람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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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게 된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기대, 자존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거의 모든 것들은 죽음 앞에서 무의미해지고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이다.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무언가 잃을 게 있다는 생각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당신은 잃을 게 없으니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을 이유도 없다.”

                                                                       –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연설(2005

 롤러코스터와도 같았던 인생의 부침속에서 실패를 극복하는 모습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교감이 되어줄 위인으로, 또는 기술 혁신을 일으킨 혁명가로 “스티브 잡스처럼 말하고, 스티브 잡스처럼 세상을 사로잡아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좌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있는 명연설가의 모습으로, 또는 승부사로,  21세기를  대표하는 인물로 남겨질 스티브 잡스를 수식하는 단어는  무척이나 다채롭다. 스티브의 영정사진이 찍힌 책표지를 볼 때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여러가지 수식어들이 끊임없이 머리속을 헤집는다. 독설적인 인물, 오만했던 경영인, 다른 사람의 발명을 훔쳤다는 비양심적인 모습,사생아, 친자확인을 한 모진 아버지. 등등..  연예인도 아니면서 이렇게 유명한 기업인은 또 없을 것 같다. 스티브 잡스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는 것보다는 확실히 알고 있자는 마음이 들었다. 아마도 먼 미래에는 우리 아이들이 스티브 잡스를 21세기의 위대한 인물중의 한사람으로 역사공부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 제대로 알기에 도전한다. ^^하지만 나는 그의 사생활에는 관심이 없다. 그의 사생활을 배제하고 그의 업적에 대한 이야기만 읽고 싶었는데 마침 이 책이 그런 사적인 부분을 제외한 업적에 관한 이야기만 있어 무척 마음에 든다.  이 책은 잡스의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때마다 그 안에 담겨진 이야기들을 31개의 키워드로 정리하여 잡스에 관한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기술개발자인 워즈니악과의 만남으로 인해 애플을  탄생시킴과 동시에 20대 중반에 억만장자가 된 잡스는 성공의 자만에 취해 독선적인 경영을 한다. 코카 콜라의 아성을 무너뜨린 마케팅의 달인 존 스컬리를 영입하는데 성공한 이유는 다름아닌 그의 뛰어난 언변이었으니  "설탕물이나 팔면서 남은 일생을 살 겁니까? 아니면 나와 함께 세상을 바꾸시겠습니까"라는 심장을 울리는 말 한마디로 굴지의 기업에 다니는 존 스컬리를 영입해오지만 잡스의 고집과 독선으로 인해 애플이 실적악화에 빠지자 역으로 스컬리를 쫒아내려고 한다. 그러나  되려 자신이 쫓겨나게 된다. 처음으로 자신이 판 무덤에 스스로 파묻혀 본 스티브 잡스, 애플사를 쫓겨난후 그를 살린 것은 컴퓨터로 애니매이션을 만드는 꿈을 실현하게 된 픽사(Pixar)이다. 픽사의 성공으로 인해 기술만 고집했던 자신의 생각을 대중적 가치라는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애플에서 쫓겨나 넥스트 컴퓨터를 설립하여 뛰어난 운영시스템인 넥스트스텝을 애플의 주식과 맞교환하며 피합병되면서 스티브잡스는 자신의 회사로 12년만에 귀환하게 된다. 
  귀한한 스티브 잡스는 아이맥(iMac)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마치고 이어 아이팟(iPod)으로 기술과 혁신의 전도사로 자리매김을 한다. 리사, 매킨토시, 넥스트 컴퓨터의 실패로 인해 사용자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잡스는 기존의 기술지향적인 것들은 모두 폐기하고 사용자가 원한 소수의 제품개발에 모든 자원을 집중한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것이 아이폰이다. 이 아이폰으로 인해 애플은 잠시 동안 세계최고의 자리에까지 등극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가 젊을 때 팀원들에게 강조하던 정신이 바로 해적정신이다. 해군처럼 지키는 일에 몰두하지 말고 해적처럼 끝없이 빼앗아 오는 도전을 하라는 뜻이었다. 애플의 건물위에까지 해적 깃발을 꼿아놓을 정도로 그의 정신은 도전적이었고 패기가 넘쳐흘렀다. 그런 해적정신에 근거한 것인지는 몰라도  다른 팀 리더가 만들어 놓은 매킨토시를 빼앗아 시장에 내놓은 잡스는 결국 자신 스스로를 몰락의 구덩이에 빠뜨리게 한다. 그러나 실패앞에서 잡스는 그 구덩이에 주저앉지 않았다.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독선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상호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공한 사람들의 책은 성공한 사람의 전인생을 간접 체험하게 해준다. 성공한 사람을 통하여 우리는 인생의 좋은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되며 스티브 잡스의 인생에서 실패란 또 다른 혁신을 꿈꾸게 하는 기회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IT시장에서 스티브 잡스란 이름은 '혁신'과 동의어로 통한다 .우리의 인생에는 성공이라는 이름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실패와 끊임없는 좌절속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는  인생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인생지침서이다.  책을 받아보고 얇아서 얕봤다가 책을 다 읽고 무척 흡족했다. 한마디로 스티브잡스에 대한 엑기스만 뽑아놓은 책이다. 복잡한 pc용어를 늘어놓지도 않았고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지도 않았다. 마지막으로 애플의 아이폰보다 그래도 난 삼성의 갤럭시폰이 더 좋다 ^^
  
10대의 잡스 "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 간다면 어느 날 매우 분명하게 올바른 길에 서 있는 당신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20대의 잡스 " 우리는 남들과 비슷한 물건을 만들기보다 차라리 우리의 꿈에 도박을 합니다. 남들과 비슷한 것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우리는 다음의 꿈을 찾습니다."

30대의 잡스 " 혁신은 돈과 관련된 것이 아닙니다. 혁신은 당신과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과 관계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그들을 어떻게 이끌고, 얼마나 많은 것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혁신은 그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40대의 잡스 " 문제는 이제 내가 늙어간다는 사실입니다. 난 40세입니다. 아직 세상을 바꿀 수 없습니다. 정말로 세상을 바꿀 수 없습니다."

50대의 잡스 " 우리는 바라보면서 점들을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오로지 뒤를 바라볼 때만 우리가 찍어온 점들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찍은 )점들이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 연결된다고 믿어야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60대의 잡스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우리의 도전에 끝이란 없습니다. 만약 끝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가 스스로 포기하고 멈추는 순간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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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인생론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33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사지원 옮김 / 홍신문화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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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50년 집필을 끝내 1851년 출판된〈인생을 생각한다〉는 원래〈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의 부록으로 집필한 것으로, 쇼펜하우어가 ‘막내자식’이라 부르며 아낀 작품이다. 국내에는 <인생론>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왔다. 작년에 쇼펜하우어의 <세상을 보는 방법>을 읽고 쇼펜하우어의 염세적인 철학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지나치게 세상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참으로 우매한 것은 책을 이해못하는 나의 우매함을 탓해야하는데 내 기준에서 책을 탓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새삼 부끄러워졌다.  1년이 지나 <쇼펜하우어 인생론>을 다시 읽고나서야 쇼펜하우어가 맞았다는 바보같은 깨달음이란 !  쇼펜하우어가 옆에 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을 정도이다. ^^;
   요즘 나오는 자기계발서들을 접해보면 하나같이 긍정적인 사고와 꿈을 가지라하고 희망을 노래한다. 이것이 거의 공통 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희망은 젊었을때나 가져봄직한 것이라 생각한다. 인생 중반에 들어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본 사람이라면, 당장 먹고 살아야 할 걱정을 해본 사람이라면 그런 희망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생계가 보장되어야 꿈을 꿀수 있고 희망도 가지는 것이다. 책의 중반에 <나이에 대해서>는  인생의 전반부인 청춘기를 행복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동경이라고 한다면 후반부 인생인 장년기를 특징짓는 것은 불행에 대한 배려라는 말이 있다. 인생의 후반으로 들어서면 행복은 환상이며, 고통은 현실이라는 이식이 다소나마 명백하게 몸에 배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생의 후반부라는 나이가 되면 적어도 이성적인 사람들은 즐거움을 추구하기보다는 고통이나 귀찮은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직접적인 목적은 괴로움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에 의하면 인생은 괴롭고 또 괴롭고 고독하고 또 고독한 존재로 태어났다는 것으로 출발하여 그런 괴로움에 대비하여 인생을 더 풍요롭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결코 인간의 운명을 잊어버리는 일 없이 인간이 얼마나 불쌍하고 슬픈 존재이며, 또 인간이 당하고 있는 재난이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삶을 염세적으로 통찰하지만 그 속에서 행복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 염세적이며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하되, 그 현실 속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예리한 시선을 잃지 않았던 쇼펜하우어의 지혜는 읽으면서도 무릅을 탁 치게 만드는 깨달음이 있다. 인간에게는 정신적인 탁월함이 있다. <시크릿>이나 <의식혁명>이나 최근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여 나오는 책들은 모두 이런 인간의 정신적인 부분에 자극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점점 발달하고 있는 사회의 흐름이나 문명의 과도한 발달은 오히려 인간의 최고 장점인 정신적인 부분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인들은 점점 정신적인 것보다는 즉흥적이고 육체적인 만족을 더욱 추구하게 됨으로 모두 정신적인 피폐함에 무방비한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에서는 정신적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수 있으며 뜻깊은 생활을 영위해 간다고 말한다. 정신적인 피폐함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아무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 또한 문제이다. 말도 안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원한에 의한 범죄보다는 우발적인 범죄가 많은 것 또한 이런 정신적인 피폐함에 기인한다. 삶의 지혜라는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하지만 행복이란 것은 외부로부터 오지 않는다. 엣 선인들의 지혜나 고전에 실려있는 위인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올바른지에 대한 방향을 잡아준다. 삶이 희망 가득하고 아름답고 모두를 신뢰할 수 있고 모두가 선인이라면 좋겠지만 세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쇼펜하우어 인생론>은 쇼펜하우어처럼 염세적으로 살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이라는 곳에 대한 정확한 통찰을 체득한다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지혜 또한 얻으리란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이 세상이 우둔함과 사악함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았다.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똑같은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볼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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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고양이는 없다 - 어쩌다 고양이를 만나 여기까지 왔다 안녕 고양이 시리즈 3
이용한 글.사진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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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살다 보면 고양이 사체를 많이 보게 된다. 자동차에 치이거나 쥐약으로 죽은 시체를 처리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몇년전 겨울, 죽기 직전의 고양이를 데려다가 키운 적이 있는데 한 겨울 추위에 녀석들이 통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빠져나오질 못해 며칠을 굶다가 우리에게 발견되어 겨우 살려놓았다. 한 놈은 숫놈이고 암놈이라 우리는 이름을 고년이 고놈이라 불렀는데 이놈들이 먹고 살만해지니까 커서는 집을 나가버렸다. 야생의 기질이 있어서인지 고양이들은 원래 그렇다고 하길래 그냥 가끔 동네에서 마주치긴 하지만 살가운 맛은 없다. 동네에서 우연히 본 그놈들이 얼마나 잘 먹는지 일반 개보다 더 큰거 보고 참 내자식은 아니지만 잘지내는 모습에 뿌듯함이 들었는데 어느 날 집 옆에 새끼 고양이 여섯마리를 낳아 몸을 푸는 것을 보고 그래도 이것들이 인정은 있구나 싶었다. 아는 척도 안하더니 그래도 집 찾아 온 거 보고 기특하다 싶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을 이제 볼 수 없다. 고양이 책을 읽다보니 고년이 고놈이가 무척 그리워진다. 이 녀석들 밥은 잘 먹고 다니고 있는지...
 
이 책은 좀 독특하다. 여행가로 15년을 떠돌다가 길 고양이를 만나 고양이들과 4년을 보낸 뒤 고양이의 책을 내게된 저자는 고양이 시리즈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시작하여 이번이 세번째 고양이 책이다. 고양이들은 사람을 잘 따르지 않는데 저자의 책에 담긴 고양이들은 유독 저자를 잘 따른다. 사진을 찍으면 다양한 포즈를 취해주고 장난도 잘치는 거 보고 참 희안한 고양이들이라 생각했다. 우리 동네에도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아줌마가 있는데 아줌마별명이 동녕고양이엄마이다. 사는 곳이 동녕마을이고 그 집에서 고양이 엄마하면 사람들이 다 아는데 그 아줌마의 말에 따르면 고양이가 너무너무 좋단다. 고양이에게 정을 붙이려고 했지만 고양이는 이상하게 내가 싫은지 날 별로 따르지 않는다. 아흑 ~
  근데 책에 있는 고양이들은 정말 너무 귀엽다. 하지만 고양이들의 삶이 이토록 처절할 줄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사람을 잘 따르지 않는 것은 고양이의 삶자체가 킬링필드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인정 많다고 소문난 시골에서 고양이의 존재는 텃밭을 망치는 성가신 존재로 밖에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쥐약으로 인해 많은 고양이들이 고양이별에 가고 고양이를 묶어 놓으라고 성화를 부려 끈으로 묶어놓았다가 달타냥은 목이 졸려 죽는다. 겨울에는 굶어죽기도 하고 새끼들을 낳아도 사산하는 경우가 많다. 환경의 문제때문인지 몰라도 고양이도 똑같이 아기를 사산하고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장난치기 좋아하는 귀여운 소냥시대를 비롯하여 순진하고 바보같은 사랑을 하는 달타냥, 의리파 삼총사 무럭이, 무던이, 무심이 전원고양이 꼬미, 재미, 소미. 대모의 이야기, 원래 역에 산다고 '역이' 라고 불리다가 삼색고양이라  여기 , 저기, 거기로 부르게 된 고양이들, 우울증에 걸린 고래이야기, 절대 권력묘 아롱이 , 이 고양이들이 겨울부터 봄, 여름까지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파란만장한 날들을 그리고 있다. 고양이는 사람처럼 위험할 때 손내밀어주고 아프면 등을 기대고 사랑을 하고 아기를 잃으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하고 나르시즘에 빠지기도 하고 봄이면 꽃밭을 뒹군다. 고양이도 우리와 똑같이 심장이 뛰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지구의 수많은 생명은 공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저자의 글은 감상적이지는 않음에도  담담하게 말하는 묘생의 기록은 우리의 메마른 가슴을  따듯하고도 애잔하게 적셔줄 것 같다.  며칠 전부터 고양이를 키우자고 조르는 큰 딸이 이 책을 보더니 당장 고양이를 키우자고 조른다. 게다가 책 맨뒤에는 고양이스티커가 붙어있다. 그것도 큰 아이가 떼어가더니 만지지도 못하게 한다. 생명을 키우고 사랑하는 일, 과연 내 아이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아파트 한 켠에 고양이의 공간하나 쯤은 만들어주어도 좋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고양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수많은 작은 곳의 수많은 작은 사람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수많은 작은 일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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