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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노이의 불평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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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에 대한 책에 대한 정보를 접했을때, 필립 로스를 꼭 읽어주어야 할 작품처럼 생각되어졌다. 읽지 않으면 안될 작품 같은 것처럼 느껴졌달까. 대부분의 책은 내가 기대한 만큼의 감동을 주거나 재미를 주었다. 너무 기대한 작품이어서 그럴까, 생각보다 재미없었다.

 

필립 로스가 말하는 『포트노이의 불평』은 잘나가는 한 변호사의 성적인 생각들, 기억들, 생활들을 담은 것인데, 제목 그대로 불평 혹은 넋두리만 늘어놓는 것 같았다. 물론 어렸을때부터 유달리 성적인 것에 민감하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노골적인 성적인 표현과 비속어, 적나라한 표현에 질렸을 수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나보코프의 『롤리타』는 아무것도 아니었네.' 하는 생각과, 어쩌면 실비아 플라스의 『벨 자』와도 비슷하다고 느꼈었지만, 『포트노이의 불평』은 말 그대로 앨릭스 포트노이의 성적인 불평이 가득했고, 성도착증에 걸린 듯한 앨릭스의 내면이 드러난 소설이기도 했다.

 

유대인으로 자라면서 그들만의 의식과 생활을 거치는 곳에서 앨릭스의 내면은 온통 성적인 생각들로 가득했다. 한 정신과 의사에게 고백하는 형식으로 된 글로 그의 머릿속에 있는 모든 것들을 아주 상세하게, 노골적으로 그려낸 소설이었다. 작가가 그려낸 앨릭스를 바라보며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를 터트렸다.   

 

 

과거 엄마와의 애착이 이런 식으로도 나타나나 싶고, 아버지에 대한 빈정거림을 보는데, 책을 읽는 우리도 앨릭스의 아버지가 화장실에서 생리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앉아 있는 모습이 자꾸 상상이 되어 웃겼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성적인 취향이 있고, 성적인 환상을 갖기도 할 것이다. 

그에 대해 뭐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러한 것들을 때로는 숨기기도 하며, 자신만의 공간에서의 사생활을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건 뭐 너무 노골적이다. 노골적인 표현도 소설적인 재미가 있으면 다행인데, 『포트노이의 불평』은 소설적 재미는 없었다. 다만 이렇게 불평불만을 정신과 의사에게 털어놓으면서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잡지 않았을까.

 

이처럼 자신의 내면을 과감하게 표현한 작품을 필립 노스는 삼십대 중반에 쓴 소설이다.

당시 금서로 지정될 정도로 미국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던 작품이기도 한 이 작품은 주인공의 충격적인 고백과 작가의 생각들이 적나라게 표현된 작품이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의 절규에 다시한번 실소를 터트렸다. '아 아 아'가 한 백 번쯤 나왔으려나. 필립 로스의 이 작품에 백 퍼센트 공감할 수 없어서 아쉽다. 그의 다른 작품이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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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킬러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36
제프 린제이 지음, 부선희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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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꽤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는데, 추리소설의 주인공의 대부분이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가 많다. 아마도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입장에서의 스토리가 추리소설의 내용을 거의 이끌어나가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본다. 전에 읽었던 거의 모든 추리소설 작품이 경찰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다가 이 책을 만났다. 제목도 『달콤한 킬러 덱스터』란다. 킬러가 주인공? 이런 의문을 안고 책읽기를 시작했다. 추리소설을 주로 내는 《비채》에서 덱스터 관련 책이 몇 작품이 나온걸로 알고 있었는데 정작 책을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덱스터 시리즈로 나온 모양인데, 책 속의 덱스터는 전직 연쇄살인마요, 현직은 혈흔 분석가란 직업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경찰 관련직을 생각하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직업이다. 연쇄살인마가, 물론 용의자로 체포 되지는 않았겠지만, 혈흔 분석가로 일할 수도 있나 싶었다. 또한 이런게 소설 속에서만 있는 스토리가 아닐까 생각해 봄직도 했다.

 

덱스터 모건, '오직 악당만 죽이는 착한 킬러' 라는게 그의 캐릭터이다.

정부관련 일을 하는 경찰관이 사람을 죽여도 되는 것인가? 사건에 관련된 유력 용의자 들을 마구 죽이는 게 아닐까, 조금의 염려도 되었다. 하지만 역시 그의 고유한 캐릭터 답게 악당만을 골라 죽이는 것 같다. 『달콤한 킬러 덱스터』가 아빠가 되었단다. 생물학적인 아버지는 아니지만, 아내의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했지만, 이제 태어난 아이 릴리 앤의 아빠가 되었다.

 

새로 태어안 아이를 지키고 싶어, 더는 어둠속의 덱스터로 살아가고 싶지 않다는게 그의 새로운 소망이다. 오로지 아이를 위해서, 착한 아빠, 아이에게 다정한 아빠가 되고 싶은 것이다. 자신의 과거 따위, 연쇄 살인마였다는 그런 것 따위, 생각하고 싶지 않다. 새로운 형식의 추리소설이어서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그에게는 정확하게 말하면 의붓 여동생 데보라가 있는데, 데보라 역시 형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이애미, 사만다 알도바르의 집에 피가 튄 현장이 있고, 아이는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아이가 다니는 사립학교 에버글래이즈에 다니는 여학생 중 한 명과 사라졌다. 과학수사팀의 혈흔 분석가인 덱스터가 봤을때, 사만다의 방에 튄 피 속에서 펀치 음료가 피와 함께 섞여 있다는 걸 알고, 의문스러워 한다.

 

사만다 알도바르의 흔적을 찾던중 함께 사라진 친구 타일러 스파노스로 보이는 잔해를 발견한다. 그곳은 뱀파이어 파티가 열렸던 듯 하고, 타일러는 산산조각난 시체로 발견되었다. 이에 이들이 벌인 게 사람을 잡아먹는 파티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또한 여동생 데보라의 잘생긴 파트너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그의 볼이며, 가슴 등에 베인 상처가 있었고, 그 곁에는 불에 그을린 물체가 있었음이 발견되었다. 이제 덱스터는 그들이 식인 뱀파이어 들임을 알게 되었지만, 데보라는 그 사실을 믿지 않았다. 덱스터 에게는 오래전에 사라진 형 브라이언이 있었는데, 갑자기 자기 가족에게 나타났다. 오래전에 형에게서 칼 쓰는 법을 배웠던 덱스터는 브라이언이 자기 가족들과 가까이 있다는 게 몹시 불안했다. 자신의 불안감과는 반대로 아내 리타나 아이들은 브라이언을 무척 좋아하고 따른다는게 또 한가지 문제였다.  

 

추리소설로서는 조금 약한 면이 없잖아 있었지만, 덱스터 마음 깊숙히 숨어있는 어둠속의 검은 승객과 싸우는 부분이 압권이었다. 과거에는 칼을 쓰는 연쇄 살인마였지만, 자꾸만 들리는 검은 승객의 꼬임에 넘어가지 않으려 애쓰는 그의 심리를 볼수 있었다. 과거의 살인마, 현재는 새로 때어난 딸의 아빠로서의 그의 번민이 엿보였다.

 

추리소설이되, 전체적으로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추리소설이었다.

덱스터의 감정변화, 약에 취해 순간의 실수와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쩔수 없는 생활인의 캐릭터가 유쾌하게 느껴졌다. 다만, 식인을 하는 뱀파이어들과 그 반대의 사람들이 있다는 게 너무 작위적이긴 했다. 하지만 뱀파이어가 인간에게 사랑에 빠지고, 좀비도 인간 소녀에게 사랑에 빠진다는 영화나 소설이 인기 있었는데, 이런 추리소설도 독자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던 듯 하다. 드라마로 만들어져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다는 게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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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김중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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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인터넷상에 수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다.

우리가 열어본 페이지들, 친근하다 느끼는 사람들에게 남기는 공감의 흔적, 한 줄의 댓글들이 쌓이고 쌓여 수많은 흔적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이것 뿐만이 아니다. 취미생활로 그날의 느낌을 간단하게 쓰거나, 아이들의 사진을 담아놓거나 또한 책의 리뷰를 담아놓는 일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일도 그렇다. 이 수많은 흔적들이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질때 과연 남겨놓고 싶을까? 우연한 기회에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내가 가고 없을때 블로그 안의 사진들만은 아이들이 간직했으면 싶었다. 아이들의 어렸을 적 모습이 담겨 있으므로. 자신들이 한때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추억에 젖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던 탓이다.

 

이번에 김중혁 작가의 신작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은 이런 나의 마음을 대변하듯,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딜리터deleter' 혹은 '딜리팅deseting'에 대한 소설이다. 살아있으면서 간직했던 나의 흔적, 나에게 소중했던 기억이지만 죽어서는 잊어주었으면 하는 흔적들을 없애주는 일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들이다. 그들이 딜리팅 해달라는 것은 한 장의 사진, 컴퓨터 속의 하드 디스크, 또는 소설의 원고나 편지들인 것이다. 아주 사소한 편지들, 쓴 사람에게는 그날의 감정이 짙게 배어있을 것이고, 받은 사람에게는 소중한 기억들인데도 그것을 없애달라고 원한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본다.

나에게 가장 소중했던 어떤 것을 가장 지우고 싶은건 어떤 것일까?

수많은 사진들, 인터넷 상의 일기장들,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나의 자잘한 흔적들이 높게 쌓여있는 쓰레기장 만큼 쌓여있다면 이걸 지우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딜리팅 탐정 일을 하는 구동치처럼 휴대폰은 전화 기능만 사용하고, 문자나 기타 다른 기능은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지우고자 하는 일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는 것인가.  

 

 

한때 경찰이었던 탐정 구동치는 딜리팅 작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자신이 죽으면서 남기고 싶지 않은 자료나 발자취는 삭제하고, 남기고 싶은 것만 남길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다. 그들은 자신의 비밀을 지우고자 하며, 현재는 그 비밀을 간직하고, 자신이 죽었을때 지워달라고 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전직 경찰이었던 직업때문인지 현직 경찰 선배로 부터 도와달라는 부탁도 받으면서 자신의 일과 맞물려 일을 처리하고 있다. 타인의 비밀을 없애달라고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사무실의 캐비닛에 그들의 보관품을 보관해오고 있다. 차마 버릴 수 없어서 비밀 보관함에 보관하고 있으면서 그들이 숨기고자 했던 것을 한번씩 들여다 보는게 일이기도 하다.

 

자신이 썼던 십 년전, 혹은 삼십여 년전에 썼던 일기장을 들여다 보고 있는 한 회장처럼 말이다. 우리도 우리의 오래된 흔적들을 들춰보지 않는가. 사진이나 그때 썼던 글들, 그날의 감정들이 글로 나타난 걸 보며 '그땐 그랬었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김중혁 작가의 소설에서 자주 느끼는 점은 위트있는 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좀더 무거운 위트가 있는 내용의 글이었다. 사건을 해결해가는 구동치 탐정의 동선을 따라가다보니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구동치 탐정 시리즈가 계속 될 것 같은 느낌도 그렇다. 책 속의 마지막 부분, 노르웨이에서 한 남자를 만나고 있는 구동치의 모습에서 두번째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았으니까. 

 

나는 오늘도 이처럼 인터넷 상에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내 마음이 드러난 글들, 소설의 리뷰라고 해도 글을 쓴 이의 마음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 글을 남기고 있다. 내가 죽은 뒤에도 누군가 이 글을 올렸던 글을 삭제하지 않은 이상 영원히 남아 있을것도 같은, 생각해보면 불안한 일이기도 하다. 전부터 생각하던 것인데, 아이들에게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남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필요한 것은 남기고, 다른 것들은 다 지워버리라고 말이다. 

 

결국엔 나도 몇 개쯤 그 흔적을 없애버리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다.

너무 많이 쌓아두는 것보다는 시간이 날때마다 조금씩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이런 것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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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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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김진명이라는 작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고구려』의 작가이다.

정작 그의 작품을 몇 권이나 읽어보았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아무리 생각해봐도 몇 권 되지 않는다. 확실하게 기억나는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살수』정도 될까. 읽은 작품마저도 십 년이상이 되어 책의 줄거리도, 책에 대한 느낌도 남아있지 않다. 그런 와중에 이 책 『천년의 금서』를 읽게 되었다.

 

제목에서부터 풍겨나오는 것은 굉장히 궁금함을 자아냈다.

어떠한 내용이 담겨있길래『천년의 금서』라는 제목을 지었을까.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것도 오래된 고서의 느낌이 강했다. 책을 받아들였을때 나는 오래된 헌책인 줄로만 알았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책의 바깥쪽에 얼룩처럼 묻어있었던 탓이다. 고서의 느낌이 나게 하도록 이처럼 무늬를 넣었다고 했다. 책을 디자인할때 이런 것까지 신경써서 펴낸 것 같았다.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 김진명 작가의 글의 느낌이 기억나지 않았는데, 첫 장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게 있었다. 바로 추리소설 형식의 역사소설인 것이다. 그것도 현재의 인물이 과거속의 어떤 것을 찾아가는 역사소설이었다.

 

고조선 이전 우리나라의 이름은 한(韓)이었다. 라고 시작하는 작가의 말엔 비장함 마저 느껴졌다.

한 여교수가 시체로 발견되었다. 과학기술 분야를 연구하는 여교수로, 자신의 서재에서 사서삼경의 두꺼운 책에 줄을 매달아 앉아서 목졸라 죽어있었던 것이다. 아무런 흔적도, 어떠한 약물도 검출되지 않아 자살이란 느낌이 강했지만 목반장은 혼자서 타살을 염두에 두고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사건을 조사하던중 어떠한 정보라도 얻을까 싶어 여교수의 장례식장에 갔다가 한 남자를 발견하고 이야기하게 된다. 그 남자는 핵융합 계통의 물리학 박사였고, 죽은 여교수와 친구였던 남자였다.

 

죽은 김미진 교수의 친구 이정서는 목반장을 도와 미진의 사건을 조사하게 되고, 역시 자신의 친구이자 미진의 친구이기도 했던 한은원과 어떠한 일을 조사하고 연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은원은 미진과 연구하던 일 때문에 중국에 건너갔었고, 일본으로 간다는 이메일을 남긴후 자취를 감춰버렸다. 보낸 이메일도 확인하지 않아 정서는 은원을 찾아 중국으로 가기로 했다.

 

은원은 대한민국의 한韓이 고조선 이전의 한韓에서 왔을거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성은 한韓 역시 왕의 성일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았다. 한의 유래를 미진과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었고 그 근거를 찾았다 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고대국가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알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책속에서는 한韓에 대한 근거를 찾고 있는 은원의 발자취를 훑고 있는 정서가 우연히 들은 말에 고구려는 한족이 세운 나라라고 손질을 하고 있다는 말을 우연히 듣는다. 우리도 신문에서 익히 보아왔던 문제의 말이기도 했다.

 

최근 중국은 중국 국경에서 일어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고 있는 동북공정 정책을 펴고 있다. 고구려사를 왜곡하고 있는 중국의 모습을 보고는 분통을 터트리곤 했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역사 왜곡과 중국의 역사 왜곡 때문에도 그렇다.

 

한의 유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중국 춘추전국의 한과는 다른 개념을 알게 되었고, 사서삼경 중의 하나에 우리나라가 고조선 이전에 한나라로 불리웠음을 나타내주었다. 전체적으로 우리의 뿌리를 찾아가는 내용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애국심과 역사의식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한동안 우리의 역사를 다룬 정통역사드라마가 떠 많은 시청률을 자랑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고전과 현대물을 패러디해서 만들거나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시간이동 식의 드라마를 방영하기도 했다. 최근엔 고전을 가미한 판타지 드라마가 강세를 펴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고려말 조선을 개국하게 된 정도전의 사상과 혁명을 말하는 정통 역사 드라마가 다시 인기라고 한다.

 

이처럼 역사는 늘 우리와 함께 있는 것 같다. 책속의 인물 한은원이 자신의 성씨인 한韓씨의 유래를 찾으며 우리나라가 한漢이 아닌 한韓을 썼는지의 유래를 아는 일은 새로운 역사의식을 일깨우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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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에 만나요
조해진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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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꿈을 자주 꾼다.

어지러운 마음을 대변하듯 매일 꾸는 꿈의 내용은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어느 날엔 회사에서 더이상 회사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든가 하는 꿈을 꾸고, 또 어느 날엔 누군가가 아프고, 누군가와 싸우는 꿈을 꾸기도 한다. 마음이 복잡하면 꿈속에서라도 풀려는지 자꾸 복잡한 꿈을 꾼다.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던 생각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나타나 나의 복잡한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

 

이런 마음을 달래듯 나는 최근에 팝음악을 많이 듣는다.

오래전엔 뉴에이지 연주곡에 빠져 있었지만, 최근엔 팝음악을 휴대폰에 받아 시간이 날때마다 듣고 있다. 복잡한 마음들을 풀려고, 또 음악을 듣다보면 풀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음악을 듣게 된다. 뉴에이지 연주곡을 벨소리로 사용하였던 것이 팝음악을 바뀌었을 정도다.

 

작가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글로써 표현할 것이다.

마냥 행복한 글만을 쓸수 없기에, 마음속에 있는 수많은 감정들을 마치 숨을 토해내듯 그렇게 글로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 조해진의 글을 좋아한다. 우리나라보다는 다른 나라, 우리가 살고 있는 곳 보다는 다른 곳을 꿈꾸고, 그곳을 헤매이는 듯한 사람들의 글이 인상적이어서 좋아하는 작가이다. 이번에는 『목요일에 만나요』라는 단편소설집이다. 예전 같으면, 단편 소설이면 구입을 조금 늦추거나, 구입하더라도 읽기를 조금 늦추는데, 조해진의 소설이라서 반가움에 먼저 구입을 했고, 책을 받자마다 읽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내가 조해진의 소설을 읽는 건 모두 장편소설인가보다. 심연에 침잠하는 듯한 글을 읽으며 긴 호흡의 장편을 읽는 느낌과 단편은 조금 다른 느낌을 주었다. 심연의 침잠이 더 깊어졌다. 장편을 읽을때도 두세번을 읽게 만들더니 단편 또한 만만치 않았다. 작가가 말하는 감정의 깊이에 깊이 빠져 있었던 듯 하다. 현실 보다는 꿈 속의 일들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현재 보다는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들의 감정의 골을 짚어내는게 큰 일이었다.

 

하나의 이름으로 존재하지 않고 이니셜, 예를들면, K 라던가, D 라던가, P 라던가 했다. 자신의 아들마저 Y라 부르는 작품속 인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우기 보다는 이니셜로 자리잡은 그들 때문에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기도, 그들의 삶에 공감하기도 어려웠다.

 

 

「PASSWORD」에서는 해외로 입양한 한 인물이 나온다. 다이어리 맨 마지막에 자살이라는 글을 썼던 주인공. 생모를 찾기 위해 서울로 돌아왔지만, 생모는 만나주지 않고 고모만이 반겨준다. 자신을 입양한 양부모는 아이의 장기이식을 위해 자신을 입양한 듯 보이고, 자신의 정체, 자신을 태어나게 해준 나라에서 좀처럼 마음을 잡을 수 없다. 옆집의 장애아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아파한 인물이다.  

 

밤마다 이상한 꿈을 꾸는 주인공이 있는 「영원의 달리기」는 또 어떤가. 사랑했던 J가 갑자기 떠나버리고, 다른 나라의 먼 과거의 역사처럼 의자에 묶인채 심하게 맞고 있는 꿈이라던가, 잿빛 수용소게 갇혀 있는 꿈 등을 꾸며, 사랑했던 J에게로 향하는 마음에 느린 달리기에서 빠른 달리기를 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려진다.

 

작품속 인물들은 거의 행복하지 않다. 우울하거나 사랑했던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았거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유리」라는 제목에서처럼 자신이 살았던 곳이 유리로만 이루어진 도시에서 살았다고 시작한 단편 또한 그렇다. 투명한 유리는 그 사람의 모든 삶이 비춰보일 것이다. 또한 무언가에 부딪힐때는 깨지기도 쉽다. 누군가에 의해 산산조각으로 깨지기도 하는게 유리다. 마치 유리 심장을 가진 이처럼 주인공은 그렇게 상처받기 쉬운 사람이다.   

 

메이의 나라에서 메이를, 또다른 메이들을 만나며 메이를 추억하는 「밤의 한가운데서」를 봐도 그렇다. 생물학적인 유전자를 주었던 J보다 오히려 자신을 감싸주었던 메이의 나라, 이곳에서 한때 유진으로 불렸던 이를, 유진이 기억들을 끄집어낸 이야기였다.

 

작가 조해진의 작품속 배경들은 거의 우리나라가 아니었다.

외국에서 살고 있는 이민자들, 동성애자로 살고 있는 소수자의 이야기라던가, 작가는 작품속 인물들이 살고 있는 곳까지도 이니셜의 도시로 말해왔다. 마치 꿈 속의 도시인양 그렇게 느껴졌다.

 

아홉 편의 모든 작품들이 나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다수들이다. 작가의 마음속에 들어있었을 생각들을 나누었다고 본다. 책 읽는 일은 이처럼 작가의 심연들을 들여다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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