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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테스트 결과는...?!  

(1) 초급

김동현님의 점수는 100 점 입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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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초(超)초급급 철학상식 레벨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쯤에서 빅리그로 진출해 보시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보세요. 다만 여기서 자만하는 것은 금물! 중급 던전엔 훨씬 더 어려운 문제들이 버티고 있습니다. 중급 문제를 모두 푼다고 공주 또는 왕자님을 구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을 돌아볼 준비는 된 것입니다. ^^ 자~ 만족하지 마시고 바로 중급으로 넘어가세요!
『철학 VS 철학』활용법

『철학 VS 철학』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어 보세요. 단박에 철학의 세계로 뛰어드실 겝니다. 후후훗!



철학과 굴뚝청소부 | 이진경 | 그린비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들 상당수가 근대철학의 산물이라는 것을 아시는지? '본질', '실체', '주체', '인식' 등등 개념어이기도 하면서 일상어이기도 한 이 단어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면, 삶이 다른 차원으로 보입니다. 『철학과 굴뚝청소부』는 데카르트부터 들뢰즈까지 지금부터 약 400여 년의 거리 안에 있는 철학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를 한 줄로 꿰어 설명합니다. 지식과 생각 두 가지를 동시에 잡으려면 꼭 한 번 읽어 보시길!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고병권 | 그린비

철학의 역사를 훑어보는 것만으로 지치셨다면, 어떤 철학자에 대해 쉽게 풀어 쓴 해설서를 읽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책은 내용도 훌륭하지만 니체의 사상적 면모, 인간적인 면모를 유려한 문체로 서술해 간다는 점에 있어서 아주 좋은 해설서입니다. 힘 있는 문장은 사람을 빨아들이는 힘 또한 갖고 있는 법이니까요!(이 책뿐 아니라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함께 권합니다.)



철학상식 테스트 : 초급

(빨간색으로 표시된 답이 정답입니다)



 


    1. 다음은 「아테네 학당」이라는 그림의 일부분이다. 그림에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 손바닥으로 아래를 가리키는 사람은 플라톤이다. (맞으면 O 틀리면 X)

  1. ① O
  2. ② X





[정답] 2번
이 그림 때문이었을까? '플라톤은 대머리였나?'라는 의문이 자주 인터넷에 올라오곤 한다.(관련 링크 보기) 어쨌든 그는, '이데아론'을 주장하며 저 위쪽 세계에는 '이데아'가 있고, 우리가 사는 이쪽에 있는 것들은 모두 이데아의 그림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이데아'란 다른 무엇도 아니라, 어떤 사물의 본질, 실체, 원인을 가리키는 말로 현상과 본질을 구분하는 서양철학 2,000년의 커다란 전통을 확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체'와 '본질'을 인정하긴 하지만, 그것이 땅 위에 살고 있는 사물들 각각에 내재해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태도는 이후 유럽의 정신사에서 '자연과학적 탐구'의 전통을 확립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2. 다음 중 데이비드 흄의 『인간 본성에 대하여』 3부작에 속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1. ① 오성에 대하여
  2. ② 도덕에 대하여
  3. ③ 짜증에 대하여
  4. ④ 정념에 대하여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3번
영국 경험론자로 분류되는 흄이 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의 베프였다는 사실은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 자신의 책 마지막 부분에 여러가지를 검토해 보았지만 '도무지 나는 더 이상 모르겠다'라는 말을 남겨 본의 아니게 후배들의 '지식강박증'을 치료하곤 했다. 『인간 본성에 대하여』는 그가 인간을 인식(오성), 규칙(도덕), 윤리(정념)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탐구한 책으로, '관념연합론'이라는 유명한 주장이 담겨 있다. 『짜증에 대하여』는 그 3부작에 속하지 않는다. 혹시 누군가 집필하고 있을지도. ^^;


    3. "아침에 (    )에 대해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 夕死可矣]" 이는 『논어』(論語)의「이인」(里仁) 편에 나오는 말이다. 빈칸에 알맞은 단어는 무엇인가?

  1. ① 우정
  2. ② 소녀시대
  3. ③ 진리
  4. ④ 도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4번
동양의 정신사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준 책 9권이 있다. 다름 아닌 '사서오경'(四書五經)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논어』는 공자의 가르침을 직접 받았던 그의 제자들이 공자의 언술을 직접 기록한 책으로 인간 공자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자료이다. 중국 전통 사상에서는 아무리 학파가 다르고, 상반되는 주장을 하더라도 찾고자 하는 한 가지 또는 그리 살고자 하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이 바로 도(道)인데, 이것은 사실상 서양철학의 '진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요즘 같아서야 '소녀시대'가 30대 남성의 도(道)가 되어 버렸지만, 아침에 그녀들을 보았다고 저녁에 죽는 것은 조금 아깝지 않나 싶다. 그렇지만 신념에 따라 소녀시대를 선택한 분에겐 박수를 보낸다. ^0^


    4. 여러나라가 중원의 패권을 두고 다툰 시기로 기원전 770년 주(周)왕조의 천도 후부터 기원전 221년 진시황제(秦始皇帝)의 통일까지를 기준으로 하는 시대의 이름은 (    )시대이다. 빈칸에 적합한 말은 무엇인가?

  1. ① 영자의 전성
  2. ② 5호 16국
  3. ③ 태평천국
  4. ④ 춘추전국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4번
「영자의 전성시대」는 1975년 김호선 감독의 작품으로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굴곡의 시대를 온 몸으로 버텨 온 한 여인의 인생을 다루고 있는 문제작이다. 라고까지만 말하면 이게 답인 것 같지만, 정답은 '춘추전국'시대이다. 춘추시대는 기원전 770년부터 403년까지 제나라, 진나라, 초나라, 오나라, 월나라가 패권을 다투던 시기였다. 공자의 역사서라 일컬어지는 『춘추』(春秋)라는 책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전국시대는 맹주였던 주나라의 주도권이 거의 완전히 사라진 상태에서 패권다툼이 더욱 격렬해진 시대로 기원전 403년에서 221년 진황제의 전국통일시기까지이다. '춘추전국시대'는 이 두 시대를 합쳐서 부르는 말로, 이 시기에 제자백가 등 이후 동아시아의 주요한 사상이 쏟아져 나왔다.


    5. 프랑스 현대철학자 들뢰즈는 "철학의 과업은 (    )의 창조에 있다"라고 말했다. 빈칸에 적합한 말은 무엇인가?

  1. ① 개념
  2. ② 개똥
  3. ③ 괘념
  4. ④ 인류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1번
술이든, 문학이든, 과학이든 '새로운 앎', '새로운 감각'을 열어 가는 것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다만 추구하는 방법이 다를 뿐! 그렇다면 '철학'을 철학이게끔 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철학이 '개념'을 재료로, 순수하게 개념으로 '새로운 앎'과 '새로운 삶', '새로운 감각'을 엮어 낸다는 데 있다. 더불어 그러한 '개념'의 추구를 통해 여러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나'만의 '개똥철학'과는 구분된다. 그렇지만 혹여 자신이 지금 '개똥철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시는 분들, '괘념'치 마시라, 그 어떤 위대한 철학도 처음엔 다 '개똥철학'이었을 테니 말이다.


    6. 인도의 불교철학자 나가르주나가 정리한 '공'(空) 사상과 관계가 없는 불교 개념은?

  1. ① 연아(緣我)
  2. ② 인연(因緣)
  3. ③ 연기(緣起)
  4. ④ 무자성(無自性)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1번
동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부문에서 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문제에 등장하는 연아(緣我)는 그 연아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또, 공(空) 사상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공(空) 사상'에 비춰 보자면 세계 만물은 늘 '변화' 속에 있다. 이 '변화'는 실체에서 실체로 변해 간다는 것이 아니다. 늘 가명을 쓰고 산다는 말이다. 확정할 수 있는 실체가 없으니 그 모든 것이 어찌 '공'하지 않으리오. 우리의 인연(因緣)도 모두 연기(緣起), 즉 변화하고 있는 중이며, 따라서 우리는 결국 '자신'이라고 확정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존재, 즉 무자성(無自性)한 존재들이다.


    7. 『에밀』, 『사회계약론』 등의 저작을 통해 사회계약설을 주장하였고, ‘사유재산제’를 인류 문명에서 도려내야 할 암적 존재로 간주한 이 철학자는 누구인가?

  1. ① 홉스
  2. ② 로크
  3. ③ 루소
  4. ④ 옳소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3번
칸트는 평생 '루소'를 읽었다고 한다. 위대한 사상가는 늘 다른 위대한 사상가와 친구가 되는 법! 루소는 서양철학사의 그 어떤 사상가들보다도(?) 자유를 사랑한 철학자였다. 이는 단순히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사랑했다는 말이 아니다. 스스로 그러하게 있었던 자연적 자유, 문명에 병들지 않은 그런 자유를 사랑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는 그러한 자유를 제약하는 핵심에 사유재산이 있다고 보았다. 그에게 사유재산이란 인간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든 족쇄에 불과했던 것이다.


    8. 선진 시대 제자백가 중 한 명이었던 양주는 "천하를 위해 내 몸에 터럭 하나라도 내놓지 않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서양철학에서도 이 주장과 유사한 태도와 이념을 찾을 수 있는데, 그러한 사상을 무엇이라 하는가?

  1. ① 아포리즘
  2. ② 아나키즘
  3. ③ 아토피즘
  4. ④ 레이니즘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2번
젊은이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이념이 여기 있다. 독일의 유명한 아나키스트 단체는 신기하게도 늘 선거에 출마한다고 한다. 왜? 선거에서 일정한 수 이상의 유효득표를 하면 국가에서 돈이 나오는데 그 돈으로 맥주파티를 여는 것이 목적이라고. 정치와 비정치의 '아포리즘'이랄까? ㅋㅋ '아토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 요즘인데, 대표적인 문명병인 '아토피'도 사실은 국가체의 형성, 근대화 같은 문명화 과정에서 나온 걸 생각해 보면, 무정부사회는 치료의 첩경이 아닐까?(헛소리 -_-;;) 어쨌든 정답은 '레이니즘'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아나키즘'이다. 아포리즘은 짧은 글로 마음을 흔드는 격언, 잠언 등을 뜻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아포리즘은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고.


    9. 파스칼은 17세기 프랑스에서 활동한 철학자이다. 인간을 외부적인 유혹에 매우 취약한 존재로 본 이 사람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사람의 마음에는 누구나 (    )이 있다." 빈칸에 적합한 말은 무엇인가?

  1. ① 허생
  2. ② 허영
  3. ③ 허경영
  4. ④ 영생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2번
허경영에게도, 영생에게도,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있는 것이다. 간혹 아주 드물게 이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사람을 '난사람'이라고 부른다. 지름신과 늘 함께 오는 이것은 다름 아닌 '허영'이다. 파스칼은 이성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 계산기의 발명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철학자답지 않게 인간의 한계를 아주 분명히 알았다. 그의 대표적 저작 『팡세』를 보면, 인간이 얼마나 찌질한지에 관해 거의 한 장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10. "육체는 소멸하지만 정신은 불멸한다”라는 중국의 철학자 혜원의 말은 불교의 유명한 교리인, (    )설을 뒷받침했다. 빈칸에 적합한 단어는?

  1. ① 열애
  2. ② 불화
  3. ③ 해체
  4. ④ 윤회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4번
정답은 '윤회'다. 그러니까 '열애'라고 한다면, 당신의 연애사를 돌아보시라.
어디 불멸합더이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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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급 

김동현님의 점수는 80 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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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부터 철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오래도록 꾸준히 공부하신 분이로군요! 그렇지 않고서야 비비 꼬여 있는 중급 문제들을 풀고 여기까지 오셨을 리가 없습니다. 만약 지금까지 해설서나 입문서, 개론서만을 봐 오셨다면, 용기를 가지고 철학자들의 원전을 읽어 보세요. 좋은 해설서를 통해 도움을 받으면서 읽어 간다면, 웬만한 책은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당최~ 읽히지 않는다 하시면 bee@greenbee.co.kr로 질문해 주세요. ^^;)
『철학 VS 철학』활용법

철학자들의 책, 혹은 해설서를 읽으면서 의문이 나는 부분을 찾아보세요. 책 후반부에 부록으로 실린 인명/개념어 사전이 엄청난 도움을 줄 것입니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 강신주 | 그린비

장자를 둘러싼 수많은 오해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결코 무언가에 대한 비난이 아니죠. 오해가 많다는 것은 그 책이 무수한 가능성과 결을 품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이 책과 함께 『장자』를 읽어 보신다면 장자를 둘러싼 오해, 그러니까 도피적이고, 허무주의적이고, 무기력하다고 하는 그런 오해를 말끔히 날려 버릴 수 있을겁니다. 이 책에서 보여 주는 장자는 누구보다도 활기차고, 어떤 편견에도 사로잡히지 않는 '자유인' 그 자체니까요. 우리가 모두 꿈꾸는 것. 그게 바로 '자유인' 아니었던가요?

세계를 뒤흔든 공산당 선언 | 데이비드 보일, 유강은 | 그린비

성경만큼이나 많이 팔린 책이라고 불리는 책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이름은 한번씩 들어 본 책이기도 하죠. 그렇지만 정작 그 원문을 읽어 본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철학책이나 연구서로서 쓰여진 책이 아니라 '정치적 선언문'으로 태어난 책이기 때문에 당시의 정치적 환경을 고려하면서 읽어야만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공산당 선언』 원문과 유럽의 굵직한 혁명사, 공산당 선언이 이후 세대에게 준 영향까지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철학적인 지식은 그렇게 사상과 시대가 서로 주고받은 영향을 탐구하며 생기는 법이지요.



철학상식 테스트 : 중급

(빨간색으로 표시된 답이 정답입니다)




    1. 다음의 말은 중국의 전국시대에 태어난 유명한 병법가의 책에 나오는 것이다. 아래 말을 남긴 사람은 누구인가? "장수와 편안함을 같이하고 장수와 위태로움을 함께하기 때문에, 이런 군사들은 뭉쳐서 흩어지지 않고, 항상 쓸 수 있지만 지쳐 있지 않습니다. 전투가 있는 곳마다 이들을 투입하면 천하의 그 누구도 이들을 대적할 수 없을 것이니, 이런 군사들을 ‘부자(父子)의 군사’라고 합니다."

  1. ① 손자
  2. ② 태공망
  3. ③ 오자
  4. ④ 강태공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3번
오자는 『오자병법』이라는 병법서를 남긴 전국시대의 유명한 장수다. '유명 병법가' 때문에 손자를 택하신 분이 많은 줄로 사료되지만, 뭐랄까 네임벨류가 아니라 실력으로 치자면 오자도 그에 못지않다. 전쟁에서 등에 종기가 돋은 병사의 고름을 입으로 빨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지? 그 병사의 지인이 그 병사의 어머니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자 어머니가 "그놈의 아비도 오 장군이 고름을 빨아낸 후 충성하려다 목숨을 잃었는데, 아들놈도 곧 죽겠구나"라며 통곡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만큼 장수와 병사간의 끈끈한 연대의식을 중요하게 생각한 인물이다.


    2. 다음 중 '춘추전국시대'에 활동했던 철학자가 아닌 사람은 누구인가?

  1. ① 혜시
  2. ② 순유
     
  3. ③ 묵자
  4. ④ 맹자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2번
문제출제를 위해 뭔가 '전국시대 장수풍' 이름을 떠올리기 위해 상당한 고민이 필요했다. 조권으로 할까? 슬옹으로 할까? 양쪽 모두 너무 뻔한 게 아닌가 싶어 후한시대 조조를 도왔던 순유를 택했다. 코에이사의 게임 '삼국지'를 즐겨했다면 반가움에 2번을 클릭했을지도 모르겠다. 반가웠겠지만 답은 아니라는 거~. 혜시는 생몰연대가 정확하지는 않으나 대략 기원전 370년부터 기원전 310년 사이에 활동했다고 전해진다. 묵자와 맹자는 워낙 유명하므로 패스!




    3. 다음은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과 그가 남긴 말이다. "나는 OO이 두 개의 대비되는 기능을 지닌 이 오브제에 대하여 매우 예민하게 반응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내 생각에 OO이 (휴가를 맞은 것처럼) 매우 기뻐하거나 즐거워하였을 것 같아서 이 작품을 「OO의 휴일」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빈칸에 들어갈 철학자의 이름은 무엇인가?

  1. ① 로마
  2. ② 루소
  3. ③ 헤겔
  4. ④ 칸트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3번
마그리트가 조롱조로 그린 이 그림이 무엇일지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회화에 있어서 서구 정신사의 주류였던 '동일성 사유'를 사정없이 비꼬았던 그가, '헤겔'을 그냥 둘 리 있겠는가? 물은 컵에 담긴 채 우산 위에 놓여 있다. 우리는 늘 이런 모습이 불가능하다고,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해버리진 않았을까? 마그리트의 센스가 마음에 드는 분이라면 그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시길. ^^


    4. 우리에게는 '사과나무' 격언으로 잘 알려져 있는 스피노자의 저서가 아닌 것은?

  1. ① 에티카
  2. ② 성찰
  3. ③ 신학정치론
  4. ④ 정치론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2번
『성찰』은 스피노자에게 강한 영향을 주었던 데카르트의 저서이다. 온갖 감각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순수한 인식, 어떻게 '주체'를 판명하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집중한 이 저작은 17세기에 태어나 수백 년 동안 서구의 정신사를 규정한다. 스피노자의 저작은 문제에 제시한 세 가지 외에도 몇 권 더 있지만, 저 세 가지 저서가 가장 유명한 축에 든다.


    5. 유학, 불교, 그리고 도가철학의 사유 경향이 합류하는 동양철학의 저수지에 해당하는 이 사상가는 외적인 OOOO 공부나 내적인 함양 공부가 모두 달라 보이지만 다 같은 공부라고 말했다. 이 사상가와 OOOO이 올바르게 연결된 것은?

  1. ① 격물치지-주희
  2. ② 절차탁마-공손룡
  3. ③ 외유내강-왕양명
  4. ④ 호연지기-맹자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1번
유학의 뉴웨이브랄까. 중국 송나라 때 데뷔한 이 유학의 대스타는 다름 아닌 주희이다. 기존까지 있었던 유학의 도통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성리학이라는 이름으로 정립하였다. 만물을 이(理)와 기(氣)의 흐름에 따라 파악하고자 하였고, 불교와 도교의 형이상학적인 측면을 참고하여 유학의 논리를 탄탄하게 다졌다. 그 기초가 얼마나 탄탄한지 조선이 망할 때까지 '성리학'이 국가학문으로 기능했다. '격물지치' 공부는 외부의 사물인 기(氣)와 내부의 원리인 이(理)를 사실상 하나로 보고 함께 공부해야 함을 강조한 논리이다.


    6. 다음 중 조선시대 성리학의 유명한 논쟁인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에 참여한 사람들로만 짝지어진 것은?

  1. ① 이이-정도전-이황
  2. ② 율곡-퇴계-양명
  3. ③ 율곡-퇴계-고봉
  4. ④ 박종홍-정몽주-이색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3번
정도전은 조선의 건국 공신으로 정치가인 동시에 탁월한 유학자였다. 왕양명은 성리학계의 대스타 주희와 필적할 만한 양명학의 대표자로 명나라 때 사람이다. 박종홍은 해방 후 한국 철학계의 거두로 불렸다. 고대철학부터 베르그손까지 그의 해석이 미치지 않은 철학이 없을 정도. 자~ 그럼 이 세 사람을 제외하고 남는 사람은? 율곡 이이 - 퇴계 이황 - 고봉 기대승이 정답이다.




    7.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아래 철학자를 언급하면서 "20세기는 그의 세기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아래 사진 속 철학자의 이름은 질 들뢰즈이다. (맞으면 O 틀리면 X)

  1. ① O
  2. ② X



[정답] 2번
들뢰즈는 서양철학사 2000년의 역사를 살피면서, 플라톤주의적 전통과는 다른 계보를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말년에는 급진적 정신분석학자였던 가타리와의 공동작업을 통해, 현대 사회를 철학적으로 치밀하게 분석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안타까운 것은 문제의 사진 속 인물은 들뢰즈가 아니라 데리다라는 점이다. 데리다는 19세기 독일 철학자 후설 이래로 전개된 현상학 사유의 프랑스식 버전이라는 점에서 독일 현상학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보여 준다.




    8. 라캉은 사랑이 발생하는 원인을 "욕망과 그 대상 사이의 (    )"라고 말했다. 빈칸에 들어갈 단어는?

  1. ① 일치
  2. ② 불일치
  3. ③ 신뢰
  4. ④ 연관성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2번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따뜻한 공기와 찬 공기가 대류를 일으키듯, 인간의 정서도 불일치 상태에서 유동하는 법이다. '우리 사귈까?'라는 물음에 모든 대답이 'OK'로 설계되어 있다면, 그것이 과연 '사랑'일 수 있겠느냐 말이다. 욕망하는 주체와 '대상' 사이의 이 불일치가 바로 러브러브의 핵심이라는 말씀. 따라서 '짝사랑'도 결코 슬퍼할 일만은 아니라 이 말씀. (하지만 당하는 사람 마음은 또 안 그렇다는 거 알고 있다능 -_-;)


    9. 맑스가 쓴 프랑스 혁명사 3부작에는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프랑스 내전』, (    )가 있다. ( )에 들어갈 저작의 제목은?

  1. ① 프랑스 대혁명사
  2. ② 파리꼬뮌의 나날들
  3. ③ 1848 혁명사
  4. ④ 프랑스에서의 계급투쟁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4번
맑스는 파리꼬뮌에서 공산주의 사회의 구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청년기부터 말년까지 유럽에서 가장 급진적인 정치운동이 일어나던 공간인 프랑스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던 그는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프랑스에서의 계급투쟁』, 그리고 파리꼬뮌을 다룬 『프랑스 내전』까지 프랑스 혁명사 3부작을 남겼다.


    10. 에로티즘이 본능보다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받는다고 얘기했던 사람은?

  1. ① 칼 융
  2. ② 조르주 바타유
  3. ③ 지그문트 프로이트
  4. ④ 뒤태 전문기자 박성기
  5. ⑤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6. ⑥ 일단 굴리고 보는 거다!


[정답] 2번
작년부터 뒤태 전문 박성기 기자의 활약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어째서 '뒤태'가 '숨막히는' 것이 되었던 것일까? 바타유라면 우리가 처한 사회적 조건들을 들춰 보며 분석을 시작했을 터. '에로티즘'은 결코 은밀하지 않다! (관련 링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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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매튜 메이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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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함"이라는 차별적 키워드의 재발견. 마케팅/경영/예술/심리/뇌과학을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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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굽는 가게로 초대합니다,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꿈을 굽는 가게로 초대합니다 - 컵케이크 하나로 인생이 바뀐 청년백수의 파란만장 성공기
김신애 지음 / 나무수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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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연 매출 10억의 "굿오브닝(good-ovening)" 이라는 국산 컵케이크 전문점을 일궈낸 20대의 김신애씨의 이야기. 컵케이크 하나로 성공을 이루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대표적인 컵케이크 레시피들을 담고 있다.  

[우리 카페나 할까?], [석봉 토스트], [총각네 야채가게] 이후 오랜만에 만나보는 창업 성공기인데, 아는 사람 두 팀이 최근 몇 년 사이 이쁜 카페를 여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고 또 틈날 때마다 참여했던 간접 경험이 있는지라 "청년 백수의 파란만장 성공기"란 문구에 귀가 솔깃했다.  

♠성공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돈, 시간, 노력"의 3가지는 무슨 일을 하건 필수적인 조건이다. 그러면 그녀에게는 무엇이 결정적인 요인이었을까?  
"좋은 사람과의 만남"과 "제 발로 찾아온 행운"의 두 가지가 이 성공기에서는 두드러진다.  

물론, 저자가 고생을 안했다거나 특출난 능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오해하진 마시기를. 그러나, 다른 창업자들의 성공기나 실제로 이런 샵을 열면서 진짜 "파란만장하고 눈물 뚝뚝 떨어지는" 어려움을 만나고 이를 힘들게 헤쳐나가는 모습을 비교적 곁에서 보아온 입장에서는, 광고 문구를 보고 기대했던 "파란만장함"을 저자의 성공담에서 찾아보긴 힘들었다. 그간의 과정이 잘 묘사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파란만장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컵케이크와 같은 아기자기한" 성공담이랄까.   

좋은 사람과의 만남 + 제 발로 찾아온 행운 

뭐니뭐니해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녀의 남편.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면 눈에 띄는 것이 "굿오브닝"의 깔끔하고 세련된 로고와 디자인, 인테리어 같은 것인데, 초기 비용을 투자하고, 아내를 위해 블로그와 웹사이트를 만들어 주고(네이버 블로그 따위가 아니다), 인상적인 굿오브닝의 로고와 포장 등을 함께 만들어 준 분이 바로 그녀의 남편이었다. 실제 창업 현장에서는 이렇게 디자인이나 인테리어, 홈페이지 관리 같은 것을 도맡아줄 마음 맞고 능력 있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 시행착오가 필요한데, 저자는 출발부터 1인 다역의 든든한 지원군이 늘 함께 있었다. 어려울 때 마다 함께 해준 가족과 친구들의 따뜻한 도움도 훈훈했지만, 역시 내내 인상깊은 것은 그녀를 아껴주고 지지해준 남편분의 덕과 공이 아닐까 싶다.

저자를 "평범한 88만원 세대의 청년 백수"라 소개했지만 "2년간의 패션 잡지 뉴욕 통신원 생활"로 만들어진 잡지 세계와의 인연, 그리고 그 인간관계로 인해 "알아서" 찾아온 다양한 잡지에의 홍보 효과 같은 것은 "진짜 일반인이나 백수" 라면 돈 주고도 사정해야 얻을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남다르다.

결정적으로, 콧대 높고 유명한 가로수길의 카페와 현대백화점 마저 "제 발로 찾아와" 연락을 취해왔다면 이 또한 엄청난 행운이 아니고 무엇이랴.  

남들은 노력해도 쉽게 얻지 못하는 행운을 결국 성공으로 연결시킨 것은 물론 저자와 조력자들의 남모를 노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남달리 술술 풀린 행운의 손길과 컵케이크라는 독특한 시장이 막 형성되던 무렵의 멋진 타이밍에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작고, 예쁘장하고, 만만하고, 뜻밖이다

쪼글쪼글한 종이에 둘러싸인, 과자인듯 빵인듯 알록달록한 작고 가벼운 케익. 컵케이크가 심오한가? 고급스러운가? 웰빙 식품인가? 놀라운 맛이 있는가? ...... 하지만, 실제로 보나 책에 나온 사진으로 보나 이 식품은 요즘의 트렌드와 일치하는 뭔가가 있다. 가볍고, 만만하고, 엄청난 변종과 다양성이 있으며, 무엇보다 "보기에 예쁘다".

실제로 컵케이크는 계란 하나 탁 깨어 넣고 전자렌지에서 돌리면 되는 즉석상품도 동네 슈퍼에서 팔 정도로 만들기 어렵거나 고급스런 먹거리는 아니다. <섹스 앤 더 시티>가 바람을 불어넣었다고는 하지만, 원산지인 미국에서도 고급 디저트 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이태원의 유명하다는 컵케이크 가게를 갔을 때에도 '저런 걸로 어떻게 장사를 하나?' 내심 의아했던 품목이다. 그런데 이 만만해 보이던 컵케이크가 백화점 매장에도 들어서고 어느새 연 매출 10억원짜리 산업으로 성장했을 줄이야...  

도넛이나 커피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만 봐도 그렇지만, 기호식품에 대한 사람들의 "선택"이라는 것이 건강이나 미각, 고급스러움 같은 객관적/합리적인 기준보다는 의외의 요소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언제봐도 놀라운 일이다. 최신 경제학의 새로운 흐름이 이렇게 예측불가능하고 비이성적인 소비자의 선택에 집중되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왜 컵케이크를?

저자가 왜 컵케이크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하게 되었는지는 직접 책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의외의(?) 대답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 또한 심각하거나 요리조리 머리 굴려 나온 선택은 아니었다는 점이 또 한번 컵케이크라는 "펑키한" 느낌과 일치하는 듯 하다. 

책 후반부에 소개된 다양한 컵케이크 레시피를 보면서 컵케이크에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출간 기념으로 [컵케이크 교환권]이 1매 포함되어 있는데, 조만간 가로수길을 들릴 때 몇 가지 점찍어둔 녀석들을 맛보고 싶다 (2010년 4월 말까지가 기한이니 필요한 분은 서두르시도록!). 컵케이크 디자인을 활용한 휴대폰 악세사리나 다양한 소품들도 기획하고 있는 모양인데, 앞으로의 발전이 궁금해진다.

내용부터 책 모양까지, 한마디로 "컵케이크를 닮은 창업 성공기 ".
꿈을 굽는 작업은 아직 현재진행형(~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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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굽는 가게로 초대합니다,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
에이브러햄 J. 트워스키 지음, 최한림 옮김, 찰스 M.슐츠 그림 / 미래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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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 시리즈(피너츠)는 만만한 만화가 아니다. 우습게 알고 영한대역 같은 걸 붙잡았다가 그 허무한 개그와 철학적 대사들에 기겁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노란색 표지에 친숙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 책 또한 보기와는 달리 만만하지 않다. 스누피의 탈을 쓴 정신치료 이야기니까. 

구태의연한 치료 기법 대신 친숙한 "만화"를 매개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이 참신하다. "의사보다는 환자로부터 나오는 통찰력의 효력이 더 크다"는 것은 상담심리나 정신치료, 치유 계통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인데, 이 통찰력을 일깨우는 도구(불교로 말하자면 '방편')으로 은근히 철학적 특성을 지니는 "피너츠(Peanuts)" 캐릭터들이 동원되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자신을 보자.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분석하고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자기 자신/너 자신"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고 하면 객관적인 분석은 커녕 얼렁뚱땅 회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사람에게 있어서 "자기 자신"이란, 너무나 "당연"하고 "원래 그런" 것 같지만, 실상 누군가에 의해서나 어떤 상황에 의해 그 자체를 들여다보고 건드리게 되면(특히 부부싸움일 경우 확실하다) 엄청난 당혹감/분노와 함께 "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로 흐지부지 결론을 내리는 이상한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만화를 통한 치료기법은 여기에서 바로 "타산지석"의 지혜로 활용된다. 인간 세상을 축소해놓은 듯한 "피너츠" 속 캐릭터들의 모습을 통해 감히(!) 직시할 수 없었던 내 모습을 은근슬쩍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책들은 이것을 "다른 사람의 인상적인 이야기(일화/에피소드/사례)"로 제시하는데 비해, 이 책의 저자는 그것을 친숙한 만화 주인공들로 대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원리는 그렇다치고, 이 책의 내용에서는 무엇을 새롭게 배울 수 있을까? 조금 아쉽게도, 남달리 번뜩이는 통찰이나 새로운 뭔가는 발견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자기 자신을 돌이켜봐야 하는 정신치료라는 분야의 다소 뻘쭘한 특성도 특성이지만, 이 책의 원서가 출판된 것이 1990년이니 뭐... ^ ^; 

"무엇이 필요할지 신중히 판단하라 ; 즉효약은 해답이 아니다 ; 허세는 금물 ; 순교자가 될 필요는 없다 ; 고집은 부리지 말되 자신의 판단을 존중하라 ; 자기 잘못을 두고 남을 탓하지 말라 ; 등등..."  이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매체에서 우려먹은 내용들이라 아하! 하고 무릎을 칠 만한 내용은 많지 않을 듯 하다 (사람마다 다를테니 직접 보고 판단하시길..).  

다만, '만화가 있으니 쉽겠지, 재밌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버린다면(사실 이것이 책 판매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역설적으로 "어, 이 만화를 이렇게 해석할 수 있구나!"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파악하게 되는 재미가 있고, 자기계발 서적들의 약간은 뻔하다 싶은 그런 주제들이 독특한 캐릭터 덕분에 신선하고 덜 지루하게 다가온다는 점이 차별성을 지닌다고 하겠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자신이 말하고 싶은 주제를 전개하기 위해 찰스 슐츠의 '피너츠' 카툰을 적당히 끌어다 썼기 때문에 약간씩 다르게 해석해볼 여지들도 남아 있다. 어찌보면, 서로 다른 목소리를 가진 두 사람의 작가가 한 권의 책 속에 시치미 뚝 떼고(?) 들어앉은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겉모습과 내용물 사이의 적절한 조화를 스스로 발견하지 못한다면 눈에 띄는 몇 가지 만화에만 '겉돌다가' 끝까지 페이지를 즐겁게 넘길 수 있는 분이 많지 않을 듯. (찰스 슐츠의 시니컬한 '내용물'도 즐겨 보는지라 이 점이 좀 안타깝다.)  

 

4컷 카툰과 함께 실린 책의 제목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When do the good things Start)?" 는 바로 뒷 표지에 그 답과 해석을 싣고 있다. "지금 당장 시작될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 "그 전에 먼저 자신에 대한 비뚤어진 이미지부터 고쳐야 한다"고 알려준다.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서 믿음과 자신감을 키워 줌으로써 자신의 비뚤어진 이미지를 고쳐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설명이 간결하게 책의 개요를 대신한다.  

누구나 좋아하는 피너츠 캐릭터의 '귀여운 모습'과는 달리, 책의 '실제 내용'이 가지는 오래된 교훈들과 '진지하고 고뇌하는 감성(작가 찰스 슐츠의 성격이 많이 반영되었다고 한다)'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뚜렷이 갈리므로, 예쁜 겉모습 때문에 쉽게 집어들지 말고 실제로 5~10분간 내용을 확인해서 스스로 와닿는지 확인한 후 인연을 맺길 바란다. 그 정도는 해야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연재된 만화인 '피너츠'와 스스로 만화가 보다는 '작가'이길 원했던 위대한 찰스 슐츠에 대한 예의가 아닐런지.  

 

맨 처음 이 책의 앞표지를 보았을 때 문득 떠올랐던 이야기가 있다.
저자가 주제를 전개한 방식과는 조금 다르지만, 결론은 비슷하고 또 다른 통찰이 숨어있다.
무엇보다, 카툰 속 오래된 친구들인 찰리 브라운과 라이너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운문雲門 선사가 하루는 대중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보름 이전의 날들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다. 대신 보름 이후에 관해서 말해보거라."
대중들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운문이 스스로 대답했다.

"날마다 좋은 날이로다(日日是好日)."

- 벽암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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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8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퍼에서 자동차까지 - 세상 모든 것이 궁굼한 이들을 위한 34가지 제조법
닐 슐라거.샤론 로즈 지음, 황정하 옮김 / 민음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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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핵심적이고 궁금한 것은 나오지 않고, 설명과 편집은 사전식으로 무미건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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