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입니다. 11월입니다, 앞에 ‘벌써’라고 썼다가 지우고 다시 ‘이제야’라는 말을 썼다가 지웠습니다. 그래서 그냥 담백하게 11월입니다,로 시작했습니다. 오늘이 수능시험 14일 전, 11월의 첫날입니다.

   반갑습니다. 학부모님 일곱 번째 편지로 인사드립니다. 어느새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겨울 문턱입니다. 새삼스럽지만, 가족들이 건강한 게 가장 행복한 일인 듯 싶습니다. 특별히 편찮으신 곳 없이 지금부터 올 겨울이 끝날 때까지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빕니다.

   우리 반 녀석들은 10월 초순[10.05-09]에 기말고사를 쳤습니다. 시험 치는 날 아침에도 늦게 와서 애들 태우는 녀석도 있었습니다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평소 실력대로 잘 본 것 같습니다. 기말고사는 이미 수시 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에게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만, 정시에 지원할 학생들은 이번 2학기 기말고사 성적까지 반영되어 내신 성적이 만들어지니까 비중은 적어도, 무시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었습니다. 편지와 함께 성적표도 넣어서 드립니다. 성적표 보는 방법은 1학기 기말고사 성적표 보내드릴 때 함께 드린 가정통신문을 참고로 하시면 됩니다.

   우리 반에서 대학의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이 12명입니다. 이 12명은 대부분 수능시험을 안 봐도 대학 진학이 확정된 상태라 고등학교 공부가 별로 의미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 학생들은 요즘 약간 늦게 등교하고, 4교시 후에는 학원 수강 등으로 일찍 귀가하고 있습니다. 학생이 대학 입학 전까지의 귀한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도록 부모님께서 꼭 관심을 가져주시고 학생이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도 챙겨주십시오.(아르바이트가 교칙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만, 아르바이트 때문에 생기는 사고 등의 문제는 학부모님께서 책임지셔야 합니다.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임금도 최저임금의 기준을 적용받으니, 혹시 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닌지도 알아보십시오.)   

   10월 10일에 친 마지막 학력평가 결과가 지난 25일에 나와서 성적표는 학생에게 주었고, 부모님께는 문자 보내드렸습니다. 아직까지 성적표를 받아보지 못한 학부모님께서는 학생에게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학부모 간담회와 공개 수업의 날에 우리 반 학부모님께서 많이 오셨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담임인 저를 만나서 가볍게 학생의 진학 상담을 하고 가셨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설명도 듣고, 상담을 하고 가셨어도 이해하기가 그리 쉽지 않으실 줄 압니다. 워낙 입시 제도가 다양해졌으니까 매일 겪는 상황이 아니면 실제로 이해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남은 정시 모집에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전화로 연락을 주십시오. 저도 잘 모르지만, 제가 알고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 말씀드리겠습니다.[연락처(담임 느티나무) : 010-OOO4-OO19]

   지금 이 시기는 새로운 학습 내용을 더 배우겠다는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닙니다. 알고 있는 것, 지금껏 배운 것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해서 수능 시험에 자기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차분하게 마무리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욕심에 하룻밤 무리한 공부는 다음날 컨디션을 나쁜 상태로 떨어뜨립니다. 그러면 리듬이 깨지고 흐름을 놓치기 쉽습니다. 가능하면 평소에 하던 대로 하되,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푹 자는 게 제일 좋습니다.

  학생이 수능 시험을 어디 학교에서 치게 될지는 수험표가 나오는 13일이 되어야 알 수 있습니다. 원래는 주소지에서 가까운 곳에 배정하는 것이 원칙인데, 인근의 학교가 수험생을 다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년에는 개금고까지 시험을 치러 간 경우도 있었답니다.

   수능 시험 결과가 나오는 날은 12월 12일입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정시에 지원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12월 13일 이후부터 정시 지원 입학상담을 하겠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학부모님께서는 학교로 오셔도 좋고, 바쁘시면 전화로 물으셔도 됩니다.

   수능 이후는 학교 일정으로 지금껏 학교 공부 때문에 미뤄둔 체험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능 성적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실제로 학교에 오는 날이 많지 않고, 대학 입학 설명회 참여, 박물관 견학, 영화/연극 관람, 봉사 활동 등을 펼칠 예정입니다. 담임으로서는 아이들이 고생한 3년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라는 의미에서 희망자에 한해 지리산 정상 등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졸업하기 전에 한 번쯤은 더 편지를 드리고 싶은데, 장담은 못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드린 일곱 번의 편지가 학부모님께서 학생의 학교생활을 이해하고 담임의 교육 활동을 파악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07년 11월 첫날, 3-4반 담임 느티나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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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7-11-02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시합격한 학생들은 4교시 이후에 하교하는군요. 저희는 정규수업 다 시키는데, 수능 준비하는 애들 분위기 흐리는 데 한몫하는 거 같아요. 에휴.

느티나무 2007-11-02 19:11   좋아요 0 | URL
네, 분위기를 흐린다? 흠, 작년에 경향신문에서 기획기사 난 거 봤는데... 학교가 이 녀석들에게 아무런 서비스를 안 해 준다는 게 요점이었어요^^ 그런 관점으로 보면, 이 녀석들도 찬밥신세이지요...

마노아 2007-11-02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저까지 긴장이 됩니다. 수험생 모두들 화이팅이에요.

느티나무 2007-11-02 19:14   좋아요 0 | URL
통신문에 말이 너무 많아서 더 그럴 겁니다. 열심히 노력한 수험생에게 수능 대박을!(열심히 했는데, 그걸 대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ㅋ) 공부 안 하고 게으름부린 학생에게는 수능 쪽박!!ㅠㅠ 그래야 사회가 제대로 된 거 아닐까요??ㅋㅋ

BRINY 2007-11-02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위기를 흐린다는 말은, 난 붙었다~하면서 놀고 있으니, 옆에서 공부하는 수능준비생들 맘이 조급해지고 같이 놀게 된다는 뜻이었어요. 일찌감치 수시 붙어버린 학생들에 대한 서비스라, 재작년에는 정컴 담당교사가 컴퓨터자격증반을 따로 운영해보기도 했는데, 결국은 잘 안되더라구요...

느티나무 2007-11-03 00:26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그게 쉽지가 않아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인 거죠^^애들은 고등학교 교실과 수업(어떤 내용이든)에 대해 완전히 관심을 잃었거든요. 우리들이나 사회가 그렇게 만든 거죠. -대학만 가면, 이라든가.. 수업 내용이 입시용이니까 그 과정만 통과하면 모든 게 끝난 것처럼 구는거죠~! BRINY님께서 무슨 뜻으로 하신 말씀인지 잘 알구요. 그 분위기도 눈에 선합니다. 제가 딴 뜻이 있어서 드린 말씀은 아니었으니 오해하지 마세요.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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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편. 책으로 바뀐 인생

   소설 동의보감(이윤성, 창작과비평)-그 때는 학력고사 시절이었으니까 고3겨울 방학에 들어가면서 읽었던 책.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세 권짜리 책을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난다. 작가가 이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작고한 것이 왜 그렇게 허전하고 아쉽던지… 

   임꺽정(홍명희, 사계절)-‘소설 동의보감’ 이후에 내 돈으로 한 권씩 사서 읽기 시작했던 열 권짜리 책. 낯선 단어들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대강의 줄거리만 더듬어가도 흥미진진해서 ‘얼른 돈을 모아서 다음 권 사러 가야지’ 하는, 내 마음을 들뜨게 만든 첫사랑의 책. 돈 들고 서점에 가는 게 참 뿌듯했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에 마땅히 겪어야 할 청소년기 자아의 성장이라는 통과 의례를 대학입시 이후로 미루는 게 당연시된다. 그러니까 덩치는 커지고 나이는 먹었어도, 사고 능력이나 자아 인식은 어린애 수준 그대로 정체되어 있다. 자아의 성장에는 자아 탐색, 자아 발견, 자아 확립의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이 사색과 독서와 체험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독서는 사색의 계기나 내용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제한적인 체험과는 달리 무제한의 간접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아 성장의 핵심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책을 읽지 않는 나를 상상할 수 없지만, 나 역시도 출발은 꽤나 늦었던 것 같다.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달리 말해서 자아 성장의 출발은 내 스스로 책을 골라 읽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랬다. 나의 책읽기는 그 때부터 시작되었다. 분명 그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진행형이라 아직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책을 통해 나만의 알에서 껍데기를 깨고 나와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대학에 진학해서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기도 했으나, 이내 책을 사 보는 것으로 습관이 바뀌었다. 빌렸던 책을 돌려주고 나면 내 머리 속에 들어온 내용이 책과 함께 내 머리에서 빠져나가는 느낌 때문이었다. 두 번 보지 않을 책이라도 내 방에 있어야 그런 느낌이 덜했으니까 책을 사 모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나의 책읽기는 직업에 필요한 기본활동이자 중요한 취미활동이다. 책읽기를 통해 직접 만나지 못하는 낯선 세계와 만나고 있으며,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간접적인 만남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는다. 책을 통해 성장한 내 경험을 들려줄 때, 잠깐이라도 반짝거리는 눈빛을 던지는 아이들을 보는 게 좋고, 가끔은 고단하고 힘겨운 내 일상을 책 속에서 고통 받는 인물의 삶으로 대치시켜 감정을 정화시키기도 한다.

   내가 그 때 소설 동의보감이나 임꺽정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책읽기에 흥미가 생기지  않았더라면, 지금 내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겉으로는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내 생활보다는 조금 더 단조롭고 지루했을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지금보다 더 흐릿할 것이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는 배려와 여유가 부족했을 것이며, 내가 의식하며 살고 있는 세계의 범위는 턱없이 좁아졌을 것이다.

   나는 꽤 오랫동안 알라딘의 ‘플래티넘’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고,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가 무엇보다도 기쁘다.

   내가 새삼스럽게 이 기억을 떠올린 것은 책을 통해 자신의 아름다움을 깨달은 한 소녀를 만났기 때문이다. 재봉사의 딸이었던 바느질처녀. 산골마을에서는 보기 드물게 예쁜 이 처녀는, 문화대혁명 시기에 재교육을 받기 위해 농촌으로 내려온 소년들과 친하게 지낸다. 소년들은 당시에 금서였던 ‘발자크의 소설’을 구해 처녀에게 들려준다. 이후에 여러 가지 사건이 일어나고, ‘발자크의 소설’을 통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처녀는 산골마을을 떠나게 된다. 발자크의 소설을 읽은(여기서는, 들은) 처녀는 이제 더 이상 예전의 산골 처녀가 아니다. 책이 한 사람을 변화시킨 것이다. 그렇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누군가의 인생을 달라지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그 시절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제 2편. 책이 없는 세상은…

   두 번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군대라는 곳은 가기 전에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군인으로 길러지는 첫 과정인 훈련소 시절에도 몸은 힘들었지만 의외로 재미도 있었다. 아무 것도 모르니까 오히려 속은 편했다. 오히려 나는 새로 초등학교를 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군대의 훈련소는 어른이 다니는 초등학교. 비록 남녀공학이 아니라 슬펐지만. 초등학교처럼 모든 게 낯선 환경이니까 몰라도, 틀려도, 죄가 되지 않는 독특한 상황! 그러나, 단 한 가지, 머릿속을 텅 비우게 만드는 그런 상황은 괴로웠다.

   명령대로 행동하는 인간으로 만들려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걸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시간과 거리를 주지 않는다. 하루 일과는 아침 여섯시 기상부터 저녁 열 시 점호할 때까지 아주 빡빡한 일정대로 움직여야 하며, 이후에도 책이나 잡지 등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재료는 차단한다.

   이미 어느 정도 책을 읽는 것에 길들여진 나는 훈련소에서는 읽을거리를 구할 수 없다는 게 아주 괴로웠다. 책은커녕 신문 한 장도 구경을 못 했으니까. 그 때 내가 읽을 수 있는 유일한 글은 편지였다. 그래도 입소하고 보름이 지나서야 쓸 수 있는 내 편지에 다시 답장이 오려면 너무 기간이 오래 걸려서 마음이 급했다. 그 때 친구에게 쓴 편지에 좋은 시를 좀 베껴서 답장으로 보내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허겁지겁 답장을 챙겨서 읽었던 그 순간이 짜릿함이란. 편지지 몇 장에 빼곡하게 담겨 있는 시를 밤마다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새삼 새롭다. 그 중에 한 편,

꽃들 3
-십오척 담장 밑을 거닐다 우연히 발견한 꽃. 나팔꽃보다 가는 줄기에 촘촘히 핀 붉은 꽃송이들. 누군가 일러준 그 꽃의 이름은 별꽃.......

구태여 물어보지 않아도 / 난 네 이름을 금방 / 알 수 있었다

별꽃

아름다운 것만 보면 / 불안한 시절에

더 이상 / 아무것도 감출 것이 없다는 듯 / 가는 줄기에 촘촘히 / 박힌 붉은 / 꽃

당신의 핏줄 한 올 뽑아 널면 / 이토록 붉고 선명한 꽃 / 피울 수 있나요

아직 / 가슴에 달린 붉은 수번 하나조차 / 힘겨운 내게 / 묻는가

붉은 것만 보면 / 가슴이 뛰던 시절에

별꽃

자세히 보면 / 그러나 아주 친숙한 얼굴로 너는 / 날마다

(꽃들, 문부식, 푸른숲, 1993)

   군대에 있던 나에게 이 시가 주었던 감동은, 지금은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고 할까? 그랬다. 시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 같아도, 시 한 편이 사람 마음에 꽉 들어차면 그날부터 그의 삶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나마 알았다. 편지가 온 날부터 문부식의 ‘꽃들3’을 외면서 아침을 먹고, 제식훈련을 하고, 행군을 하고, 휴식을 하고, 뺑뺑이를 돌고, 점호를 하고… 그 때 훈련소 안에 핀 들꽃을 보면서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군대니까 처음부터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어떻게든 견뎌 나갔겠지만, 친구가 보내준 시가 아니었다면 훈련 기간이 무척 더디게 느껴졌을 것이다.

   내가 새삼스럽게 이 기억을 떠올린 것은 책을 읽는 것이 금지된 시대를 살아가는 두 소년을 책에서 오늘 만났기 때문이다.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 부르주아 계급의 아들인지라 농민에게 재교육을 받기 위해 시골에서 지내는 두 소년은 언제 도시로 갈지 기약도 없는 절망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다가 이들은 우연히 당시에 금서였던 ‘발자크의 소설’을 구하여 읽게 되고, 이를 계기로 점차 새로운 사건이 펼쳐지게 된다. 이들에게 ‘발자크의 소설’은 하방 운동 당시의 불안한 현실을 더욱 위협하는 요인(금서를 읽다가 들키면 중국 공안부에 고발당한다.)인데다가, 현실의 절망적인 삶을 뒤바꿀 수단도 아니었지만, 새로운 의욕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견디게 하고, 삶의 의미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군대시절의 시(詩)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제 3편. 책의 효용에 대한 헌사

   우리나라 작가들이 ‘전쟁’이나 ‘독재’에 대해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중국의 작가들은 문화대혁명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가 아주 뿌리 깊이 박힌 듯하다. 중국 소설의 문외한이지만 몇 권 읽어 본 중국의 현대소설들은 대체로 문화대혁명 기간에 겪었던 부조리한 상황을 작품의 배경으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기야 ‘문화대혁명’으로 불리는 그 잔혹한 코미디의 최대 피해자가 바로 부르주아 지식인들이었으니, 작가들의 그 공포감이 전혀 근거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이 소설도 문화대혁명 기간에 부르주아 계급(의사)의 아들로, 젊은 지식인인 나와 ‘뤄’는 농민들에게 재교육을 받기 위해 ‘하늘긴꼬리닭’이라는 산 아래 마을로 오게 되었다. 이곳에 사는 농민들은 내가 연주하는 바이올린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뤄’가 가진 자명종을 처음 보고 신기해할 만큼 문명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 도시에서 재교육을 받기 위해 내려와 마을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은 나와 ‘뤄’의 순간적인 기지로 헤쳐 나가지만, 나와 ‘뤄’는 산골마을에서의 재교육이 끝나고 도시로 돌아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3/1000)라서 절망적인 상황에 빠져있다.

   이들이 이런 산골 생활의 절망감을 벗어나게 된 계기는 엉뚱하게도 ‘발자크’가 쓴 소설들을 구하고 나서부터다. 온 세상의 책이 금서로 지정되어 읽을 책이 없던 문화대혁명의 시기에 이들은, 옆 마을에서 이들처럼 재교육을 받고 있던 ‘안경잡이’가 금서였던 ‘발자크의 소설’을 가지고 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되었고, 이들은 ‘안경잡이’가 재교육이 끝나 도시로 떠나기 전날 밤, 그 책을 훔쳐 그들의 손에 넣게 된다.

   내 친구 ‘뤄’는 이 책을 자기가 좋아하고 있던, 마을 재봉사의 딸인 바느질하는 처녀에게 읽어주기로 결심하면서 “이 책들로 나는 바느질 처녀를 딴사람으로 만들어놓겠다. 그 애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산골처녀로 살아가지 않을 것이다”고 선언한다. ‘뤄’는 남들의 눈을 피해 밤마다 처녀의 집으로 가는데, 처녀의 집으로 가는 길에는 ‘빨간부리까마귀’가 입구를 지키고 있는 낭떠러지를 지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매일 밤 힘겹게 낭떠러지를 건너 가 책을 읽어주던 ‘뤄’는 바느질 처녀와 깊은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다.

   ‘뤄’가 촌장의 치아를 치료해준 덕에 휴가를 얻어 도시로 잠시 떠났을 때 바느질 처녀는 나에게 ‘뤄’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렸고, 나는 ‘용징’이라는 소읍의 병원을 찾아가 만난 산부인과 의사에게 ‘발자크’의 책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바느질 처녀의 낙태수술을 도와주었다. ‘뤄’는 다시 마을로 돌아왔지만, 석 달 후 바느질 처녀는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도시로 떠나버렸다. 바느질 처녀는 뒤늦게 알고 쫓아간 나와 ‘뤄’에게 발자크를 통해서 ‘여자의 아름다움은 비할 데 없을 만큼 값진 보물’이라는 걸 깨달았다면서 가던 길을 가버렸다.

  산골처녀에게 ‘책’은 자신을 변화시킨 원동력이었고, 자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나설 수 있는 용기를 준 것이다. 결국 이 책은, 책이 사람의 삶을 바꿀 수도 있다는 건강한 믿음을 가진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요즘처럼 책이나 문학이 무가치하게 취급받는 시대에도 이런 책이 꾸준히 읽힌다는 것은 묘한 역설이다. 만약 이것이 역설적 상황이 아니라면, 겉으로 드러난 현상과는 달리,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는 책에서 지친 삶을 위로받거나, 책의 힘으로 자기 내면의 변화를 꿈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었을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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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10-2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자서전을 쓰셨군요. ^^
3학년 담임 하시면서 글쓰기가 고프셨던 모양입니다. ㅎㅎㅎ
이제 한 2주만 더 고생하시면 두어 달 쉬시겠네요. 독서적 자서전, 잘 읽었습니다.

느티나무 2007-10-29 16:21   좋아요 0 | URL
자서전은요, 제가 그럴 깜냥이 있나요?^^ 안 쓰니까 더 안 써지는 거, 알고는 있었지만 이 지경인 줄은 몰랐습니다. 수능은 17일 남았는데, 끝나도 여전히 바쁠 것 같은데, 진짜 쉴 수 있나 보네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심상이최고야 2007-11-01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가 어떤 이에게는 군대 생활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는 군요. 시 읽는 군인 아저씨라.... 낭만적이다.ㅋㅋ리뷰를 보니 소설이 궁금해 집니다.

느티나무 2007-11-01 11:18   좋아요 0 | URL
낭만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단지 고통스러운 현실[바보가 된 느낌]을 견디기 위한 마취제였을 뿐! 이제는 그 때 정말 힘들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집니다. 소설은, 전에도 말했지만, 추천합니다.
 

   드디어 내 친구 김OO 선생님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물론 나는 두 달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이제 공식적으로 본인이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는 중이란다. 다음 주에는 우리 집에 예비 신부랑 같이 놀러오겠다고 한다. 참, 잘 되었다.

   서른 다섯 끝 무렵. 홀어머니를 모신 외아들이 어렵게 결심한 결혼이니,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소박한 신혼살림이지만 알콩달콩 예쁘게 잘 살고 우리 가족이랑 오래도록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신부가 무지하게 예뻐서 안 보여준다는 소문이 있던데, 우리 집에는 다음 주에 올테니까  그 때 봐야지^^

   난 결혼식날 사회를 맡게 되었다. 11월 25일 오후 3시. 내 친구, 장가가는 날이다. ㅎ ^^;; 그 전날에는 우리 반 아이들과 지리산을 내려오고 있을 텐데...얼굴이 새까맣게 될 건데, 어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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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흘동안 연달아서 11시에 학교를 나와 11시 반에야 겨우 집에 들어왔다. 오늘은 몸이 좀 힘들어서 일찍 집에 오려고 하는데, 아내가 좀 데리러 오라는 메시지. 보충수업을 마치고 휑하니 갔다가 집으로 오는길. 간단히 칼국수라도 먹고 들어가자고 의기투합하여 저녁으로 칼국수를 열심히 먹고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둘 다 돈이 없었다. 아내는 지갑에 삼 천원 달랑 있고, 난 지갑을 학교에 두고 왔기 때문이었다. 난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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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식객'의 부산지역 시사회에 당첨되어 다음주 월요일에 모처럼 영화관에 갈 예정이다. 표는 2장이고, 양도 불가라서 신분증 지참하고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런 경우도 있구나,싶었다. 그나저나 그날은 공부방에 가는 날인데, 어쩐다? 행복한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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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는 성과급 지급과 다면평가 시행으로 폭풍 전야 같다. 참, 제도와 현실의 괴리감이 큰데,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난감한 상황이다. 정말 교육관료들은 성과급과 다면평가가 우리 교육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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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이 20일 남았다. 끝까지 해 온 대로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는 건 우리 반 교실의 상황이 내 바람과는 반대로 흘러가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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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풀의 '바보', 서경식의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을 최근에 읽었고,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를 지금 열심히 읽고 있다. 흥미진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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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졸업사진 찍는다고 어제 예고했었는데, 나만 까맣게 잊어먹었다. 그래서 티셔츠에 점퍼 차림으로 촬영했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애들이 '샘 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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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로 2007학년도 보충수업이 모두 끝났다. 보충수업 없는 학교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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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복이가 걸어다니는 모습은 정말 놀라움 그 자체다. 녀석, 걷기 시작하니까 이젠 절대로 기려고 하지 않는다. 점점 사람꼴을 갖춰간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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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달이 참 밝고 환해서 좋았다. 9년만에 가장 큰 달이라고 하던데... 

나에게 이런 수 많은 사연을 남기고, 2007년 10월 26일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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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내 인생 - 손문상 화첩산문집
손문상 지음 / 산지니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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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구포시장’의 추억

   초등학교 때였을 것이다. 할머니께서 살아계실 때는 가끔 텃밭에서 키운 부추며, 호박을 구포시장에 내다 팔고는 하셨다. 할머니 옆에 딱 붙어서 싸움 같은 흥정과 고도의 심리전 끝에 가격을 정하는 그 방식이 조금은 낯설기도 하고, 할머니께서 받은 그 돈이 아이스크림으로 변해 곧 내 입으로 들어오리란 생각에 마냥 신나기도 했었다. 중학교 때부터는 시장 근처에 산다고 하면 개를 도살해서 도소매로 팔아넘기는 것으로 유명한 동네 시장 탓에 아이들에게 가벼운 놀림의 대상이 되고는 했다.   
   구포시장. 대부분의 재래시장이 백화점, 대형마트에 밀려나는데도, 아직 구포시장은 사람들로 복작거려서 아직 시장다운 맛이 있다. 비록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라, 후줄근한 모습 그대로지만서도. 물론 더 활기찼던 예전만 못하겠지만, 지금도 구포시장은 늘 앞에 가는 사람을 살피며 걸어야 할 만큼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으로 복잡한 곳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시장 근처에 살아서 어디나 이런 시장이 있는 줄 알았는데, 구포시장처럼 큰 시장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았다. 진짜 사람 냄새 폴폴 풍기는 시장의 매력까지 알게 된 것은 더 오래된 이후였지만. 
   오늘 나는 책 속에서 비릿하면서도 세련되지 못해 들큼한 사람냄새 가득한 시장 냄새를 맡았다. 손문상 화백의 ‘브라보 내 인생’의 표지 그림이 바로 낯익은 우리 동네 시장, 구포시장 풍경이다.

결코 '브라보'일 수 없는, 인물-청소 아줌마.

   제일 앞부분의 영도 해녀 편은 읽고 나면 웃음이 슬며시 떠오른다. 물론 고통스러운 현실을 웃음으로 눙쳐온 저 이면에는 얼마나 눈물바람이 잦았을까, 생각을 하니 웃음 뒤끝에 마음이 애잔해진다. 그래도 이제는 일흔 하나. 강해춘 할머니는 앞으로는 더 웃을 일이 많으실 것 같아서, 그림을 보는 마음이 따습다.

   그러나 결코 브라보일 수 없는 인물로 고심 끝에 청소 아줌마 편(43쪽)을 골랐다. 물론 청소 아줌마의 인생이 ‘브라보’가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그냥 그림 속의 아줌마의 삶이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오늘의 현실에서는 ‘브라보 내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아줌마가 얼마나 될까? 아니, 그런 사람이 있기나 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브라보일 수 없다’는 내 표현은 청소 아줌마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대우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야 살만한 세상이 가능하다는 내 소박한 연대감의 표현이다.

   청소 아줌마 편. 한 아주머니의 웅크린 모습이 그림의 가운데. 밑에는 연필로, ‘닦고 닦자 한 세상’이라고 적혀 있다. 형광등이 환히 켜진 복보 바닥은 이미 깨끗하게 닦여져 있고 아줌마는 그림 속의 복도 끝으로 계속 청소를 해 나가느라 몸을 웅크린 채로 뒤돌아서 앉아 있다. 아마 그림 속 아줌마의 등 뒤에, 보이지는 않지만 ‘비정규직’, ‘파견’, ‘저임금’, ‘차별’, ‘가난’ 이런 단어들이 주홍글씨처럼 박혀 있을 것이다. 그림 속 아주머니의 바람? 월급 좀 올라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랑 단풍놀이 다녀오는 것이란다. (지금이 바로 10월말. 단풍놀이 철이다.)

결국 '브라보'일 수 밖에 없는, 인물-김진숙 씨

   사실, 얼마 전에 소금꽃나무(김진숙, 휴머니스트)를 읽었다. 집회 현장에선 언제나 스스로는 아주 순박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연대사나 투쟁사를 읽었지만, 그 연대사를 듣던 나는, 아니, 우리는, 집회참가자의 본분을 잃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느라 민망하게 만들었던  그 목소리가 검정색 글씨로 변해 차분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손문상 화백의 그림 속에서 그이는 연대와 희망의 이야기꾼답게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늘 짧은 커트머리는 변함이 없고, 한 손에는 마이크를 쥐고 다른 한 손에는 매직펜을 들고 있다. 그는 아마 오늘 강연에서도 나 같은 사람을 여럿 울렸을 것이다. 나는 그림 속의 김진숙 씨의 얼굴만 보고 있어도, 그이 특유의 말투가 금방 머릿속에 되살아나서 책 속의 글자들을 빨아들인다.  

   민주노총부산본부 지도위원. 20년도 더 전에 한진중공업에서 해고 되어서 아직 현장에 돌아가지 못한 노동자. 김진숙 씨는 이제 현장보다 집회장에 더 많이 다녔을 텐데도 여전히 복직을 이야기한다. 그는, 늘 연대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노동자들끼리의 단결과 연대를 말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인 연대를 말한다. 그런 다음에야 노동운동에 새로운 희망이 있음을 말한다. 노동자들에게 언제나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 사람.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어떻든, 누가 뭐라고 하든, 이 사람의 인생은 ‘브라보’ 일 수 밖에 없는 거 아닐까?

뚝심으로 만든 귀한 책!

   손문상 화백이 부산일보에 연재했던 ‘화첩인터뷰’를 묶어낸 이 책은 신문으로 나왔을 때나 책으로 만들어졌을 때나 한 사람의 뚝심으로 만들어낸 신문이나 출판시장에서 아주 희귀한 사례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론적으로 신문은 새로운 정보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알리는 매체이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가 없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 아무리 흔해도 신문에 날 일은 없다. 신문쟁이가 딱히 그 사람을 만날 이유가 없는 것이다.(소설가 김곰치와의 대담을 읽으니 ‘계기’가 없다, 라는 표현이 나오더라.) 그러나 ‘사람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예민한’ 손문상 화백은 이런 사람들을 꾸준히 만나고, 그들의 모습을, 아니 그들의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삶을 그림으로 그려 신문에 실었고 이번엔 책으로 펴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잘난 사람들의 특별한 삶 말고, 너무 평범해서 이름을 얻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하루하루가 모여 세상살이의 근본을 이루는 것 아닌가? 이 당연하고도 자명한 이치에 왜 관심을 가진 사람은 적은 것인지, 귀해서 더욱 손문상 화백의 이 책이 반갑다. 더구나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 동네(부산)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나는 어쩌면 이 사람들과 길에서 가볍게 스치기도 했을 뿐, 단 한 번도 주목하지 못했던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 우리 동네 사람들에 대해 따뜻한 애정을 보내준 책이 있어 새로운 눈을 뜨게 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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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이최고야 2007-11-12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합니다. 문장이 매끄러워서 잘 읽혀요.

느티나무 2007-11-12 15:49   좋아요 0 | URL
글 못 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