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동네 사진관에서 진복이 돌 사진을 찍었는데, 오늘 액자를 찾아왔다. 돌이야 한참 지났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늦었다. 매일 가리는 것 없이 밥 많이 먹고 잘 지내는데도, 참 몸무게가 안 늘어나서 걱정이다. 그래도 날마다 자기 감정 표현이 늘어나는 걸 보고 있으면 신기하다. 요즘 우리 가족은 집안에 셋이서 딱 붙어 지낸다. 

   그래도 이 녀석이 가장 예쁠 때는....잠들어 있을 때다!ㅋ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8-01-1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사랑스러움 그 자체예요!! 잠들어 있을 때는 '나비잠'을 자겠죠. 아, 상상만 해도 막 미소가 지어져요. 진복아 축하해~(한참 지났지만^^;;)

느티나무 2008-01-15 00:02   좋아요 0 | URL
사진으로 보면 쬐끔, 사랑스럽지요? 근데, 얘가 깨어 있을 땐 진짜 전쟁입니다. 마노아님도 곧 전쟁터에서 사실 날이 오겠지요?ㅋ

글샘 2008-01-14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이 지났군요. 축하합니다. 그간 고생 많았어요.
소품으로 놓은 오리랑 진복이랑 닮지 않았나요?ㅎㅎㅎ

느티나무 2008-01-15 00:03   좋아요 0 | URL
오리랑 닮았다는 말씀 듣고 유심히 보니 ^^;; 고생이 끝났으면 좋겠지만, 우리집은 이제부터 다시 고생이 시작된답니다. 한 번만 더 응원해 주십시오.^^

드팀전 2008-01-14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예쁘다.
아기가 그래도 웃었나봐요.
저희도 아기 돌 사진을 최근에야 무려 17개월되는 달에 찍었는데
예찬이는 사진 찍으러 가면 영 기분이 않좋아져서 몇 컷트 못 찍었어요.
다들 시원찮은 미소만 남겼다는 ..ㅜㅜ

느티나무 2008-01-15 00:05   좋아요 0 | URL
예찬이는 그래도 바탕이 좋으니까,헤헤! 사진관에서 애기 웃기는 기술이 신기하더라구요. 특이하게 웃겨서 옆에서 봐도 웃기던걸요.ㅎ 비슷하게 태어났는데 사진도 비슷하게 찍으셨네요.ㅎ

해콩 2008-01-14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ㅎㅎ 세월 가는 줄 모름)돌이 한참 지났군요. 엄마 닮아(!) 뽀샤시~ 하네요.. 좀 있음 아빠 닮아 잘 먹고 몸무게 팍팍 늘거예요. ^^

느티나무 2008-01-15 00:06   좋아요 0 | URL
엄마 닮아 피부가 하얘요. 사내치고는 너무 그런 것 같아서..약간 걱정해요.(이름과 좀 안 어울리는 걸요.ㅎ) 먹는 건 진짜 잘 하는데, 그게 살로 가지 않으니까 걱정입니다. 배를 보면 갈비뼈가 보여요.ㅎ

hook-choi 2008-12-01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사진이 있어서 잠깐~~ 귀뜸!해도 될까요? 울 딸 수민양도 12월 20일 첫돌을 맞는답니다. 생일 당일이 용하게 토요일이라 그날 돌잔치도 해요. 홍샘이랑 진복이도 같이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창원이라 아무래도 힘들겠죠?ㅎㅎ 어제 돌사진도 찍고 보니, 1년전 사진찍던 그날의 진복이 모습이 그려지네요. 진복이 그날 컨디션 좋았나봐요.^^ 송희샘~ 화이팅!!!

느티나무 2008-12-01 16:24   좋아요 0 | URL
홍샘이나 진복이는 별다른 일이 없겠지만, 제가 하는 야학(공부방)의 성탄행사가 그날이랍니다.(아직도 계속하고 있어용) 거기서 늦게까지 아이들이랑 선생님들이랑 함께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가기는 어렵겠네요.^^ 일단 12월 16일에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새해 문자를 주고 받다 툭 내뱉은 말 - 지리산 한 번 더 갈까?-이 입밖으로 나온 후에는 제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다섯 명을 다시 지리산으로 몰았다.

   아이들과 떠날 계획과 준비를 마쳤는데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학력 신장 프로젝트에 응모하는데, 국어과에서도 실천 방안을 정리해 달라고 했다. 할 수 없이 갔다가 숙제를 싸 들고 집에 와서 산으로 떠나기 전날 밤을 새웠다.

   한 시간인가 졸았는데 새벽에 녀석들이 먼저 전화를 했었다. 만나기로 한 시간이 벌써 지나고 있었다.^^;;(다행스럽게도 약속 장소는 집앞!) 서둘러 짐을 챙기고 후다닥 집을 나섰다. 15분 정도 늦었다. 쏟아지는 아이들의 비난! 버스 타기에 빠듯한 시간이었다.

   서부터미널에 도착해서 8시에 출발하는 진주행 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진주까지는 1시간 30분이 걸리는데, 우리가 진주에서 갈아타야 할 버스는 9시 20분에 출발하는 거림행이다. 만약 이 버스를 놓친다면 12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거나 중간까지 가서 히치하이킹을 해야 한다. 나는 1시간 밖에 못 잤지만 잔뜩 긴장해서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

   우리가 탄 버스가 진주터미널에 9시 19분에 도착했다. 셋은 짐을 챙기고 둘은 냅다 뛰어가 거림행 버스가 출발하는지 확인하러 뛰었다. 우리는 어떻게든 버스를 세울 생각이었는데, 승객이 많아서인지 2분 정도는 여유가 있었다. 우리가 맨 마지막으로 버스를 탔다.(장날이라 빈 자리가 거의 없었다.)

   버스는 1시간 30분후 종점에 도착했다. 거림. 세석고원으로 오르는 가장 짧고 비교적 평탄한 코스다. 철쭉으로 이름난 세석인지라 봄에는 산행객이 줄을 잇는 곳인데, 지금은 겨울이라 한산했다. 내리자 마자 젓가락을 챙겨오지 않았다는 걸 알고 가게를 기웃거렸으나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러다가 젓가락만 안 판다는 한 식당에 들어가 500원에 젓가락 20개를 사서 챙겼다.

   거림에서 세석고원까지 오르는 길은 총 6킬로미터. 약 3시간 반 정도 걸리는 길이다. 처음 3,5킬로미터까지는 계곡을 따라 오르는 아주 완만한 산길이고, 이후 1킬로미터는 갑자기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졌다가, 다시 1,5킬로미터는 완만한 길이고, 그 길의 끝에 갑자기 넓은 평원이 나오면 세석대피소까지 다 올라온 것이다.

   우리는 오르는 중간에 점심도 챙겨 먹고, 걷다가 조금만 힘들어도 계속 쉬어서 예상보다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물론 오르막길에서는 숨을 헐떡이기도 하고, 뭉친 다리를 주무르기도 하며, 시시껄렁한 농담도 계속 주고받았고, 살짝 언 눈길을 아이젠도 없이 조심조심 올라오느라 발끝으로 걷기도 했다.

   산장에 오르니 오후 3시 45분. 언제나 개방해 두는 중앙홀에 짐을 풀고 1시간 정도 쉬었다. 이후는 저녁 준비로 바쁜 중에 산장의 숙소자리도 배정받았고 담요도 빌렸다. 찌개용 김치에 국물이 없어서 멀건 김치찌개를 먹을 뻔 했으나, 역시나 산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후한 인심 덕분에 맛난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었다.

   설거지-끓은 물에 헹구고 휴지로 닦기-를 끝내고 나니 산속은 어느새 캄캄한 밤이었다. 준비해 간 캔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들고 산장 밖의 간이의자로 나왔다. 그 때 올려다본  밤하늘에 가득한 별들! 누구는 생전 처음이라고 했고, 누구는 지난 번에 본 보름달이 더 멋있다고 했다. 캔맥주를 홀짝이며 이 녀석들이 온갖 얘기를 한다. 그렇게 밤이 깊었다.

   숙소는 8시에 소등했다. 이후는 비몽사몽이었다. 산장에서는 코를 심하고 고는 아저씨들 때문에 잠을 설치는 거야 늘 있는 일이었다. 또하나 세석은 장터목보다 난방이 형편없어서 새벽엔 좀 추웠다. 6시 30분에 몸을 일으키니 우리 말고는 거의 다 떠났다.

   재첩국을 데워 아침을 먹었다. 또다시 이어지는 이야기, 이야기. 산장에서 시끌벅적하게 얘기를 주고 받는 사람은 우리들밖에 없다. 아직 해가 온전히 뜨지 않아 쌀쌀한데도 아랑곳 없이 활기찬 웃음이 아이들의 얼굴에 번진다.

   산장에서 잠시 쉬었다가 8시 30분 출발했다. 이제부터는 아이젠이 필수인 눈길이었다. 그렇지만 다음 대피소가 있는 장터목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라 2시간 정도는 거뜬하게 걸을 수 있었다. 능선을 따라 걸으며 지리산의 깊음을 새삼 실감했다. 까마득하게 보이는, 우뚝 솟은 반야봉과 그 뒤에 삿갓 모양으로 펼쳐진 노고단은 마치 딴 세상에나 존재하는 것처럼 느꼈졌다.

   10시 30분에 장터목 산장에 도착했다. 바람이 많이 불지는 않았지만, 오늘 걸어야 할 길이 많은 탓에 중앙홀에서 쉬려고 했으나, 교회에서 온 학생들이 단체로 앉아 있어서 시끌벅적했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가운데에 앉아서 쉬었다. 좀 눕고 싶었으나 차마 그렇게는 못하고 멍하게 앉아 있는데, 애들이 그냥 천왕봉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장터목에서 출발하면 가파른 오르막이 나오는데 그곳만 지나면 비교적 평탄한 길이다. 제석봉 주변의 고사목 지대를 지날 때면 바람도 세차지만, 늘 마음이 서늘해진다. 누구 말처럼 나무들의 공동묘지를 지나고 있으니까. 제석봉 전망대에서 복숭아 통조림을 꺼내 먹었는데, 맛이 기가 막히다.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 곧 눈앞에 성큼 천왕봉이 보인다.

   11시 30분. 천왕봉 도착. 겨울에 올라와서 이렇게 따스한 천왕봉은 생전 처음이었다. 바람도 잔잔하고 햇볕이 따뜻해서 마치 봄날씨 같았다. 아이들은 신나서 사진을 찍고, 나는 싱긋 웃으며 풍경을 눈에 담았다. 다시 통조림. 아이들은 어디서나 소란스럽다. 천왕봉에 사람이 사는 것 같다. 나는 천왕봉에서 우리가 내려가야 할 곳을 짚어 주었다.

   모두 슬슬 배가 고팠다. 11시 50분. 천왕봉을 출발했다. 점심은 아래 로터리 산장에 가야 먹을 수 있다. 양지바른 곳으로 난 산길은 눈이 녹고 있었다. 눈이 녹은 돌길은 아이젠이 무척 불편하지만 중간중간에 꼭 필요한 곳도 있었기 때문에 한참 동안이나 아이젠을 신어야 했다. 중산리로 내려오는 길은 처음이 아주 가파르지만, 정상 부근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급경사는 거의 없다.

   오후 1시 20분에 법계사 아래 로터리 산장에 도착했다. 서둘러 점심을 준비했다. 1박 2일 산행의 마지막 식사였지만, 아주 성찬이었다. 만족스럽게 점심을 먹고는 따뜻한 커피도 한 잔 끓이고, 중산리의 버스시간표도 미리 확인을 해 두었다. 우리는 여기서 한 달 전에 올라온 쌀바위에서 중산리로 이어지는 최단 코스를 버리고 순두류에서 중산리로 내려가는 코스로 방향을 잡았다.

   순두류로 내려가는 길은 아주 완만한 계곡길인데, 길 전체가 응달에 있기 때문에 눈이 그대로 쌓여있었다. 멀어도 빨리 내려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서 잡은 코스인데, 눈 때문에 속도가 잘 나지 않았다. 이 때부터는 아이젠도 배낭에 넣어둔 상태라 또 꺼내기도 싫었다. 조심조심 내려오는 수 밖에 없었다. 거의 다 내려와서 본 순두류 입구의 인공조림숲은 역시나 장관이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쭉쭉 뻗은 나무들!

   순두류에서 중산리까지는 차가 다닐 수 있는 시멘트 포장길인데, 약 3킬로미터이다. 지금까지 전화가 되지 않았는데 여기는 통화가 가능했다. 곳곳에 전화를 하고 전화를 받았다. 다섯 명이 웃고 떠들고 전화하고 장난치면서 내려오니 금새 중산리에 닿았다. 중산리 입구에서 버스 정류장까지는 다시 20분 정도! 사람 사는 동네로 내려오니 기분이 더 좋았다.

   5시 5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여유있게 탔다. 자리에 앉자 마자 다리가 많이 아파서 신발을 벗었다. 1박 2일의 짧은 산행이었지만, 이 날은 특히 많이 걸었다. 노곤한 탓에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정신을 차리니 사방이 어둡다. 속이 약간 불편했다. 진주 시내에 들어와서도 한참 돌아서 터미널에 닿았다.

   6시 25분,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드디어 집으로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신경 쓸 일이 없다. 긴장이 풀리면서 몸이 무겁고 이내 잠이 쏟아졌다. 불빛이 환해서 깨니 서부터미널이 가까워졌다. 언제나 터미널 근처에 오면 마음이 푸근하다. 아무리 여행이 좋았어도 항상 그랬다.

   아이들과 저녁을 먹기로 약속했었다. 사람이 늘 붐빈다는 뼈다귀해장국집이 근처에 있어서 거기로 갔다. 시원한 해장국 한 그릇씩을 먹고 나니, 배가 부르고 행복했다. 이것으로 여행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나는 오늘 심한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으면서도 산에 갔다온 생각만 하면 기분이 좋다.

* 같이 간 녀석들 : 유성훈, 정진우, 최광석, 황의영

* 지난 번 산행에서 디카를 잃어버린 탓에 당분간 여행 사진을 올릴 수 없다. 얼른 돈을 모아서 콤팩트형 디카라도 하나 사야할텐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해콩 2008-01-12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놈들 보고 싶다... 잘 지내시죠? 요즘 정말 재미없는 연수받고있어요. ^^

2008-01-24 0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리산 장터목 대피소에서 디지털 카메라 잃어 버렸다.

아이들과 함께 오른 지리산 천왕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큼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이철수 판화, 넉넉한 건(2007.11.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어? 진복이, 어디 보노? 아빠 봐야지?

   요 녀석 이래뵈도 지금, 씩씩하게 아주 잘 걸어다닌다. 머리카락도 걱정하던 거 보다는 훨씬 많이 나서 요즘은 바람이 불면 머리카락이 살짝 날리기도 한다. 지금은 자고 일어나서 멍한 표정으로 엉뚱한 곳을 바라보고 있는 듯!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람돌이 2007-11-17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벌써 저렇게 컸나요? 엄마 아빠 걱정시키던게 엊그제 같은데 똘망 똘망 예쁘기도 하네요. 저 바닥에 향균 매트는 정말 애 키우는 집은 다들 하나씩.... 저희 집은 아직도 저거 깔고 산답니다. ㅎㅎ

느티나무 2007-11-17 11:34   좋아요 0 | URL
네^^걱정 많이 하던 때에 비하면 꽤 컸지요.. 예쁘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항균매트는 넘어져도 얼굴에 '혹'나지 않는데 제일 좋은 거 같아요.

블루페페 2008-01-0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자라고 있네요

느티나무 2008-01-07 00:13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내가 아는 사람이겠지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