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참 할일도 많은데, 여기는 교육연구정보원이라는 곳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0,1,3,4교시 수업을 하고-물론 아침은 안 먹는다-수업이 끝나자마자 택시타고 정보원으로 달려왔다. 지금은 학교도서실 담당자 연수중이다. 근데 배도 너무 고프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니 하나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이렇게 딴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모두아름다운아이들'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다. 그러나 정기모임에는 아무래도 참가하기 힘들 것 같다. 원래 연수가 6시에 끝나기로 했으니까... 다시 모임 장소로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지금 배가 고파서 쓰러지기 직전이다. 연수만 끝나면 당장 뛰어나가서 가장 가까운 식당으로 달려가야겠다. 3,4교시 수업이 연속이라 밥을 먹을 시간이 나지 않았는데, 연수는 2시부터 시작이니 밥먹을 시간도 없었다.

   오늘은 집행부 모임도 있는 날이다. 시간은 4시 30분. 거기도 이 연수 때문에 못 갈 판이다. 가서 얘기해야 할 것도 많은데 어쩔 수 없다고 여기기에는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다. 나중에 끝나면 전화나 한 번 해 봐야겠다. 올해는 집행부에 좀 힘을 실어주고 싶어서 자원했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힘이 부치는 모양이다. 생각보다 모임이 잘 꾸려지지 않는 것 같다.

   오늘은 4시간 수업을 했는데 대체로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비록 문제집 풀이식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는 현재는 던져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이들하고의 관계는 시작 때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 아이들이 모두 안쓰러우니 잔소리할 일도 없고, 괜히 미안함만 가지게 된다. 조금 더 경험이 있는 선생님들이 맡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나름대로 활기찬 수업이 되고 있으니 조금은 다행스럽다.

   어제의 연구부 회식은 사뿐하게 끝났다. 전부 예의를 차리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의무적인 회식 자리였던 것 같다. 그러니까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집에 오니 너무 피곤해서 쓰러지고 말았다. 갑자기 눈을 뜨니 한밤중이었다. 축구중계를 보았다. 이겨도 시원치가 않다.

    내려와서 책을 읽었다. 작은책! 누구 말에 의하면 사람의 마음을 아주 불편하게 하는 책이란다. 12시가 넘은 밤. 불편한 마음으로 월간 작은책을 읽었다. 참,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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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지금까지 모아 둔 사진을 주문했더니 오늘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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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학 (박시백의 그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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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이최고야 2004-03-24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어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그림으로 이렇게 정확하게 표현하다니!! 감탄, 감탄입니다^^
마지막 여학생 표정 압권이네요.
즐거우면서도 슬픈 만화^^;

진/우맘 2004-03-24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시백님... 멋져요!
 

학교는 군대가 아니다.

학생은 군인이 아니다.

제발, 미친 짓 좀 하지 마라.

왜 학교를 군대로 만들려고 하나?

그렇게 군대 문화가 좋으면 선생 때려치우고 군대를 가든가!!

 

- 2004년 3월의 살풍경한 학교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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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3-23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조금전에 심상이 좋아님 서재에서도 봤는데... 저까지 화가 나고 답답해 지는군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다니....

느티나무 2004-03-23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낼 아침에 학교가면요, 제일 먼저 차마 웃을 수 없는 만화 한 편을 당장 올려야겠어요 ^^

비로그인 2004-03-2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민하시는 느티나무님의 모습에 이 나라 교육의 밝은 미래가 보이는 듯 합니다, 화이링요!

느티나무 2004-03-24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 들어온지 이제 6년째...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더욱 다잡아야겠습니다. 처음보다는 조금 더, 자신감도 생기구요! 스스로 지치지 않고 힘차게 살아야한다고 다짐해 봅니다.

비발~* 2004-03-25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ㅜㅜ;;;;
 

   아쉽게도 3명 중에서 내가 지지한 후보는 1명 밖에 당선되지 않았다.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아쉬움이 가득 남았다. 선거야 지난 금요일에 결과가 나왔지만,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나의 서재에 글을 써 두지는 못 했다. 나는 선거관리위원이라 제대로 움직이기가 어려웠지만, 나름대로 공정한 선거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 같다.(뭐, 특별히 부정한 방법이 있었던 건 아니니까...) 행정적인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확인하고 집행하는 실무자였으니까 별다른 이의 없이 선거가 끝난 것으로 내 임무를 완수한 셈이다.

   그러나, 나는 선거만 하면 우울하다. 항상 결과가 빤히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한 두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어서 더욱 아쉬움이 컸다. 선거가 끝난 날, 국어과 모임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당선된 사람 모두가 거기 있었다. 글쎄, 흥이 날 리가 없었다. 올해는 젊은 국어선생님들이 좀 많아져서 기대도 해 보지만... 쉽게 누가 바꿀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누군가가 나서지 않으면 변화는 더 요원하겠지?

   학교엔 몰상식한 인간들이 너무 많다. 학교 밖에 있는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또 이런 인간들은 학교 밖의 사람들을 만나면 혼자서 페스탈로찌인 척은 다하고 다닌다. 정말, 혼자서 하는 우리 나라 '교육 걱정', '학교 걱정' 이제 그만해도 된다- 몰상식한 인간들의 보호소가 아닌가 싶다.(참, 국회에도 그런 인간들이 많던데...) 요즘처럼 급변하는 사회에도 학교는 70-80년대의 군사독재의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제발 학교여, 선생들이여, 논리로 말하라!! 어거지 쓰지 말고...


   오늘은 월요일, 집에 일찍 왔다. 내일부터는 계속 바쁘게 움직여야 해서 오늘의 휴식이 더욱 소중하다. 집에 오는 길, 빵집에 들러 빵 한 조각을 사서 먹고 체육복을 갈아입고,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을 뛰었다. 어제 내린 비로 운동장이 덜 말랐지만, 그래도 못 뛸 정도는 아니었다. 앞으로,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서 마라톤에 도전해 보아야겠다.

   나는 서른다섯이 되기 전까지 꼭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해 보고 싶다. 2년 전에 뛴 하프마라톤 완주의 짜릿함이 가끔씩 떠오른다. 오늘을 계기로 삼아 앞으로는 자주 운동장에 나가야겠다. 처음이라 힘들지만, 이제 조금만 적응해서 익숙해지면 안 뛰는 게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간다면 완주도 그리 멀리 있는 목표도 아니다.

   요즘엔 덕분에 책이 잘 안 읽히지만 그래도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느긋한 마음으로 지내기로 했다. 지금까지 읽다가 만 책만 모아도 '마이리스트' 한 개는 족히 될 것이다. 예전 같으면 내 스스로를 마구 다그쳤겠지만 지금은 마음이 편한 게 '게을러져서 그렇나', '여유가 생겼나' 아무튼 나 자신도 이상할 정도다. 이런 때가 있으면 또 열심히 책 읽을 때도 있겠지...

   앞으로는 '학교의 몰상식한 군상들' 연재나 해 볼까? 나의 '마라톤 완주기'를 써 볼까?  어느 것이든 내키는 대로... 나의 잡다한 날적이는 이쯤해 두고,

   근데 교사가 토/일요일에 집회에 참석하면 불법인가요? 그 명확한 근거를 아시는 분... 우리 학교 학생이 물어보던데...제대로 답을 못 했네요. 아시는 분 답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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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3-2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첨 들어보는 이야기네요.. 교사는 집회나가면 안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