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3명 중에서 내가 지지한 후보는 1명 밖에 당선되지 않았다.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아쉬움이 가득 남았다. 선거야 지난 금요일에 결과가 나왔지만,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나의 서재에 글을 써 두지는 못 했다. 나는 선거관리위원이라 제대로 움직이기가 어려웠지만, 나름대로 공정한 선거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 같다.(뭐, 특별히 부정한 방법이 있었던 건 아니니까...) 행정적인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확인하고 집행하는 실무자였으니까 별다른 이의 없이 선거가 끝난 것으로 내 임무를 완수한 셈이다.
그러나, 나는 선거만 하면 우울하다. 항상 결과가 빤히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한 두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어서 더욱 아쉬움이 컸다. 선거가 끝난 날, 국어과 모임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당선된 사람 모두가 거기 있었다. 글쎄, 흥이 날 리가 없었다. 올해는 젊은 국어선생님들이 좀 많아져서 기대도 해 보지만... 쉽게 누가 바꿀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누군가가 나서지 않으면 변화는 더 요원하겠지?
학교엔 몰상식한 인간들이 너무 많다. 학교 밖에 있는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또 이런 인간들은 학교 밖의 사람들을 만나면 혼자서 페스탈로찌인 척은 다하고 다닌다. 정말, 혼자서 하는 우리 나라 '교육 걱정', '학교 걱정' 이제 그만해도 된다- 몰상식한 인간들의 보호소가 아닌가 싶다.(참, 국회에도 그런 인간들이 많던데...) 요즘처럼 급변하는 사회에도 학교는 70-80년대의 군사독재의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제발 학교여, 선생들이여, 논리로 말하라!! 어거지 쓰지 말고...
오늘은 월요일, 집에 일찍 왔다. 내일부터는 계속 바쁘게 움직여야 해서 오늘의 휴식이 더욱 소중하다. 집에 오는 길, 빵집에 들러 빵 한 조각을 사서 먹고 체육복을 갈아입고,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을 뛰었다. 어제 내린 비로 운동장이 덜 말랐지만, 그래도 못 뛸 정도는 아니었다. 앞으로,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서 마라톤에 도전해 보아야겠다.
나는 서른다섯이 되기 전까지 꼭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해 보고 싶다. 2년 전에 뛴 하프마라톤 완주의 짜릿함이 가끔씩 떠오른다. 오늘을 계기로 삼아 앞으로는 자주 운동장에 나가야겠다. 처음이라 힘들지만, 이제 조금만 적응해서 익숙해지면 안 뛰는 게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간다면 완주도 그리 멀리 있는 목표도 아니다.
요즘엔 덕분에 책이 잘 안 읽히지만 그래도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느긋한 마음으로 지내기로 했다. 지금까지 읽다가 만 책만 모아도 '마이리스트' 한 개는 족히 될 것이다. 예전 같으면 내 스스로를 마구 다그쳤겠지만 지금은 마음이 편한 게 '게을러져서 그렇나', '여유가 생겼나' 아무튼 나 자신도 이상할 정도다. 이런 때가 있으면 또 열심히 책 읽을 때도 있겠지...
앞으로는 '학교의 몰상식한 군상들' 연재나 해 볼까? 나의 '마라톤 완주기'를 써 볼까? 어느 것이든 내키는 대로... 나의 잡다한 날적이는 이쯤해 두고,
근데 교사가 토/일요일에 집회에 참석하면 불법인가요? 그 명확한 근거를 아시는 분... 우리 학교 학생이 물어보던데...제대로 답을 못 했네요. 아시는 분 답글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