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토요일)은 한 달에 두 번 학급운영모임이 있는 날이다. 나는 올해 담임도 없고 그래서, 이 모임에서는 거의 '백수'처럼 지내고 있는 편인데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원래는 제법 큰 모임이 올해는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주제별 소모임 형태로 나뉘어서 활동을 한다.
우리 모임의 주제는 학급운영. 처음 담임을 맡은 세 분과 담임이 아닌 나, 이렇게 4명이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오늘 선생님 한 분이 더 오셔서 다섯명이 되었고, 다시 그 선생님이 한 분 더 모시고 오기로 해서 다음부터는 6명이 될 것 같다.
우리 학교에서 모임을 했는데 담임이신 두 분 선생님은 지난 4월에 아이들과 함께 한 활동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오시고, 5월에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행사계획을 빼곡하게 적어오셨다. 또 교사로 근무하면서, 담임을 하면서, 수업을 하면서 느꼈던 고민들을 기록해 와서 함께 의견을 나누기도 하셨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 내가 지금 느끼는 그 부분을, 모임을 함께 하는 선생님들은 다른 공간에서 같이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뾰족한 해결책을 구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 깨달음은 소중하다. 내가 안은 고민은 결국 나의 몫이기에 내가 해결해야 하는데, 내 몫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힘은 누군가가 나의 생각을 인정해 준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것 같다.
사실, 이번주 들어 내내 이 소모임에 나도 무엇인가를 준비해 가야한다는 부담감이 심하게 들었으나 결과적으로 준비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여러가지로 바쁜 것도 있었지만, 이 정도 바쁜 거야 사실 늘상 있는 것인데... 자꾸 뒤로 미루고, 작은 안락을 구하다 보니 시간을 놓쳐 버렸다. 지금, 생각해 보니,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 다른 일보다 오늘 모임의 준비를 하는 것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다음 모임부터는 작은 것이라도 나누기 위해 또 열심히 살아야겠다.
참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다.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