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은 하루하루가 정신 없이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지난 일요일부터의 일을 돌아보면 아득하게 만 느껴진다.
일요일에는 모처럼 서울 나들이였다. 6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야 했는데, 나 때문에 전체 일정이 늦어버렸다. 늦잠 자서 지각하고, 겨우 고속도로 진입로 입구에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서울에서는 한 서너 시간 머물렀나? 짧게 머물렀다가 되짚어 내려와야 했다. 버스에서는 모처럼 만난 선생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더니 생각보다 지루하지는 않았다. 돌아오는 길이 아득하게만 느껴졌으나 생각보다 빨리 부산에 도착! 버스에서 내린 시간은 밤 12시... 다들 생각보다 일찍 왔다며 기쁜 얼굴로, 서둘러 집으로 향해 갔다.
월요일은 수업이 너무 빡빡하게 있는 날이다. 수업만 해도 4시간에, 보충수업도 2시간. 거기다가 저녁시간에 도서실 문도 열어야 하니... 그야말로 한숨 돌릴 틈도 없는 빡빡한 시간이다. 도서실이 끝났을 때... 오랫동안 도서실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다음 수업을 준비했다. 늦은 퇴근...
화요일은 우울한 모의고사 치는 날. 모의고사를 치는 교실에 들어가기가 민망하고, 선생님들을 보고 있는 것이 속이 편치 않았다. 그렇게 속을 부글부글 끓이고 있는데, 한 선생님께서 점심이나 같이 먹자며 나가자고 하셨다. 순간, '도서실 문을 열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하도 답답해서 선뜻 '그러자'고 했다. 그리고는 아무 생각 없이 점심을 먹으로 갔다 왔다.(나중에 푸른나무님께서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죄송!)
서둘러 먹는 짧은 점심이지만 학교를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졌다. 그래서 같이 점심을 먹은 네 분의 선생님들과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보냈다. 다시 학교에 와서 심험 감독을 하고 일과가 끝났다. 일과가 끝나자 바로 공부방으로 향했다. 거의 한 달 동안 공부방 시간에 너무 빡빡하게 도착해서 어제, 화요일은 일부러 서둘렀다. 일찍 도착하니 훨씬 여유가 있었다. 저녁을 먹으며 이것저것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훨씬 마음이 편했다.
늦은 저녁, 집에 돌아왔으나 마음은 한결 여유가 있었다. 아무래도 '부처님 오신 날'이 있으니 그랬던 것 같다. 컴퓨터로 여기저기를 다니다가 잠이 들려고 할 무렵... 아주 중요한 전화가 와서 잠이 다 달아나 버렸다. 부탁을 거절했으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방영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에 볼만한 것이 많았다. 그래서 꼭 챙겨보려고 집에서 하루를 보냈다. 점심을 먹고 본격적으로 텔레비전 시청. 보통 때는 텔레비전을 오래 보고 있는 게 바보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오늘은 마음 먹고 텔레비전을 실컷 봤다. 그러고 있어도 편했다.
내일부터 또 하루를 시작한다.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중요한 행사가 있는 이번 주말까지만 힘내자. 힘내려면 일찍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