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말 동안 여수를 다녀왔습니다. 토요일 늦은 오후에 출발한 터라 여수에 도착하니 시간이 많이 늦었답니다. 진남관, 향일암, 금오산, 돌산대교, 흥국사 등을 둘러 보았습니다. 함께 간 모든 선생님들은 모두 '여수'라는 도시에 풍기는 '매혹적인 분위기'에 푹 빠졌습니다. 몸은 약간 힘들지만 여기에 기억에 남을 사진 몇 장 남겨둡니다. 덕분에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여수, 진남관

 


나무도 푸르고, 물빛도 푸르다.

 


거북의 머리 같은 임포마을

 


금오산 가는 길

 


돌산대교

 


흥국사 홍교

 


흥국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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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i 2004-06-14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참 좋아요, 님.
여수는 지난 해 겨울에 다녀왔더랬어요. 워낙에 방대한(?) 동선이었던 터에 여수는 정말 '찍고' 올 수밖에 없어서 무척 아쉬운 곳이었지요. 일출을 보겠다고 임포마을에서 하룻밤을 잤는데, 그 날 밤, 일행과 저는 살풀이를 하듯이 그 해의 모든 앓음을 토로하느라, 그리고 얼마간은 과음으로 인한 숙취로 해가 중천에 떴을 때 간신히 일어날 수가 있었죠. 여행길에 술을 하지 않는 원칙이 깨졌던 처음이었고, 그 덕에 일출은 못 만나고, 정오 즈음에나 향일암에 오를 수 있었죠. 그 때 본 풍경이 님의 사진 속에서 발견했어요. 남해는 사람 마음을 뒤흔듭니다. 지난 밤 무어 그리 서러워 울었는지, 둘 다 퉁퉁 부은 얼굴로 서울로 올라와야 했지요. 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고불고불한 여수의 구석구석을 보여주었고, 여수의 해변 마을마을을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한겨울이었는데, 푸릇한 이미지로 남아 있는 남쪽 땅이, 그 땅에 맞붙어 있는 그 남해의 푸른 빛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사랑하게 된 곳이 되었죠. 그 하루, 그 짧은 발걸음이었는데도 말이죠.
사진을 보니, 여수에 너무 짧게 있었다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떠나고 싶은 곳, 가고 싶은 곳은 무척 많지만, 그래도 여수는 정말 다시, 제대로, 꼼꼼히 디디고 싶은 곳입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더도덜도 없는, 아주 담백한, 그래서 그 깊이가 느껴지는 님의 사진은 참 좋습니다. 마음이 활랑거립니다. 나서고 싶어서, 떠나고 싶어서요.
사진, 참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2004-06-14 0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6-14 0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발~* 2004-06-14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역시 좋습니다, 느티님이 찍은 사진들은!^^ 좋은 한 주 시작하세요~

진/우맘 2004-06-14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수는 제 고향입니다.
진남관에서 걸어서 10분이면 제 모교가 나오고, 여름마다 몇 번이고 흥국사 계곡으로 물놀이를 다녔지요.
친근해서 귀한 줄 모르던 풍경들이, 님의 사진으로 만나니 새록새록 그립군요....

waho 2004-06-14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참 멋져요. 좋은 여행하고 오셨나봐요...전 여수는 못가봤지만 향일암에 언젠가 함 가보고 싶어요

느티나무 2004-06-14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imji님, 별 것도 아닌 일에 받는 칭찬은 사람을 부끄럽게 합니다. 그래도 기분은 무척 좋아집니다. 언젠가 다시 여수로 가실 수가 있겠죠... 어젠 특히 하늘을 닮아 물빛이 더욱 짙었던 것 같습니다.

느티나무 2004-06-14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발~* 선생님! 칭찬 고맙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즐거운 한 주 보내시고 주말엔 아름다운 곳으로 떠나시겠죠? ㅋㅋ 근데 왜 제가 후딱 한 주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지요? ㅋ

느티나무 2004-06-14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진/우맘님의 고향이 여수란 코멘트를 읽었죠! (지금 생각해 보니, kimji님이 올린 향일암 사진페이퍼에서 인 것 같네요) 진남관 시장 근처 식당에서 노래미탕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와~ 그렇게 잘 아는 곳이었으면 님께 자세히 물었으면 더 좋았겠는데요. 그런데 사진은 못 남겼지만 흥국사 대웅전 안의 그림과 벽화를 보는 재미가 참 쏠쏠했습니다. 같이 가신 분들은 팔상전에서 참선도 하시고... 새 소리, 바람 소리 가득했는데 ^^

느티나무 2004-06-14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릉댁님,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향일암에 가시거든 바쁘시더라도 꼭 시간을 내셔서 금오산에 올라보세요. 한 10분 정도면 오를 수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향일암에 가시거든 금오산을...
 

 0교시 없애라니 정규수업 앞당기는'편법'


조향미선생님/[한겨레신문 6월 7일자 17면]


  요즘 우리 나라 대부분의 인문계 고등학교 현장은 심각한 갈등과 분열에 싸여 있다. 0교시 폐지 때문이다. 이 문제는 얼마 전 교육부와 전교조 본부가 합의하고 각 시도 단위로도 합의를 했거나 합의 중에 있다.


  '0교시'란 기이한 이름의 시간은 대체 무엇인가? 일반적인 고등학교의 정규수업은 대략 9시에 시작되는데, 그 정상 일과 전 7시50분에서 8시40분까지 하는 시간을 0교시라 부른다. 그 0교시를 일괄 폐지하라는 공문이 부산 같은 곳에는 벌써 보름 전에 도착했다.

   그런데 원숭이도 아닌 인간을 대상으로 이 무슨 조삼모사란 말인가! 0교시를 못하게 되니, 많은 학교에서는 일과 자체를 1시간 정도 앞당겨 시작하자는 안을 내놓았다. 그 동안 0에서 8까지 진행하던 일과를 1에서 9까지 말만 바꾸어 하겠다는 것이다.(정규수업은 6 혹은 7교시까지다.) 수십년 묵은 0교시를 겨우 폐지시키니 이제 9교시라는 시간이 학생과 교사의 숨을 더욱 옥죄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의 일과 조정을 생각해 낸 사람들은 교육청, 교장 등의 관리자들과 어떻든 보충수업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는 일부 교사들이다. 그 동안 0교시를 반대하던 사람과 지지하는 사람들의 갈등이 이제는 9교시 개설 유무를 놓고 그대로 대립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학교에서는 일과 조정안을 놓고 여론조사와 토론회, 투표까지 하다가 구성원들 간에 극한의 감정대립으로 치닫기도 한다.


   0교시를 폐지한 근본 취지는 조기등교와 수업이 학생들의 건강을 해치고 수업효과도 낮다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과다한 강제보충수업을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0교시 때문에 많은 아이들은 아침을 굶고 변비에 시달려 왔다. 수업을 해본 교사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하루 일과 중 0교시만큼 힘들고 재미없는 수업도 없다. 아이들은 그냥 몸만 앉아 있을 뿐이다. 아니, 앉아 있는 것도 아니다. 많은 아이들이 책상에 고개를 박고 엎드려 자고 있다.


   그 0교시를 폐지하니, 이제는 9교시! 오전에 4시간, 오후에 5시간이나 수업을 하는 것이 과연 학생들의 진정한 학력 향상에 도움이 될까 법으로 정한 노동시간은 8시간이다. 그런데 고등학생들은 6~7시간의 정규수업, 2~3시간 보충수업, 1시간 〈교육방송〉시청, 2시간 남짓 야간 자습, 또 상당수는 심야 학원! 이것이 우리 나라 고등학생의 '경이로운'일과다. 그런데도 학력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들린다. 무엇으로 이 불가사의를 설명할까.


   학창시절 누구나 경험해 봤겠지만, 진짜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다. 하루에 10시간이나 수업(강의)을 듣고 나면 혼자 공부할 시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까 4당5락! 잠을 4시간만 자면 혼자 공부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할 이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 하루에 9, 10시간을 수업해야 하는 거라면, 왜 교육부는 교육과정을 애초에 그리 짜놓지 않았는가


   그런데 일부 교사와 학부모, 절대다수 교장들은 이런 과다한 0교시나 9교시를 반대하는 교사들을 학생은 생각지 않는 이기적이고 게으른 선생으로 몰고 있다. 결코 적지 않은 액수의 보충수업수당을 과외로 받으면서 보충수업을 많이 하려는 교사는 교육적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고, 퇴근 후에도 남아 갖가지 수업자료를 만들고 아이들의 과제물을 집에까지 들고 가서 검사하고 교정해 주는 교사라도 강제적이고 과다한 보충수업을 반대하면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선생이란다.


   대체 교육이란 무엇이며, 미래세대에게 진정 길러주어야 할 능력이란 무엇인가? 질에 관계없이 수업 시수를 무조건 많이 늘리기만 하면 좋은 교육이 이뤄지고 아이들은 정말 능력 있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을까? 강제적인 수업에만 의존해 온 아이들은 대학에 가서도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모른다고 한다. 모든 학생들에게 9시간, 10시간 수업을 받아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정말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것일까?


   학부모들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왜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강제보충수업이 사라지지 않았는지, 그것은 다른󰡐이익󰡑이 개입한 문제라는 것을. 선생의 수업만 많이 듣는다고 결코 내 아이의 학력이 신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사 점수 몇 점이 오른다 하더라도 그런 점수만으로는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삶을 열어 가는 진정 능력 있는 인간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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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울 麗, 물 水... 내일 저녁이면 여수의 푸른 물빛에 닿아 있을 겁니다. 운이 좋으면 바다 밑으로 가라 앉는 해와 다음날 반대편에서 뜨는 해를 볼 수도 있겠지요. 이번에도 늘 함께 떠나는 사람들과의 여행이라 번잡하겠지만, 또 그만큼 또 익숙하다는 거겠지요. 저는 여수가 처음입니다. 둘러보고 싶은 곳이 많습니다. 이번에는 다녀온 흔적을 남겨둘 생각입니다.

   미리 주말 인사 드립니다. 사람 사이에서 평화가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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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6-1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여수 참 좋아해요... 그냥 왠지 좋은..
좋은 여행되시길. ^^

비발~* 2004-06-1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담주말에는 보길도에 갈 듯합니다(자랑해야징~) 한 주 먼저 잘 다녀오시길~^^*

nrim 2004-06-11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보길도 갔다가 30분밖에 못 있고 나왔던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ㅡㅜ

느티나무 2004-06-12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발샘~* 제가 먼저 다녀오겠습니다. 근데 멀리 가시네요 ^^
nrim님, 저는 땅끝에서 보길도 가는 배의 승선권을 끊었다가 환불받은 적도 있는데요, 뭘! ㅋ

메시지 2004-06-12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여수의 향일암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탁트인 바다와 해안가 바위위에 자리잡은 아담한 산사도 기억에 남는군요.

비발~* 2004-06-12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림님의 보길도 기행(?) 감동적이었지요. 향일암... 제가 갔을 때는 공사중이었습니다. 지난 해. 하긴 여정이 빡빡할 듯도 싶습니다. 그래도 설렙니다, 보길도. 한번도 못가봤거든요.

nrim 2004-06-12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일암.. 제가 갔을때는 사람이 무지 많았었는데..그래도 정말 좋았어요..아.. 향일암도 다시 가보고 싶다.

느티나무 2004-06-12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일암에서 일출을 보는 게 좋겠지요?
 

   한 보름쯤 지났나? 지갑을 잃어버렸다. 그 날 따라 돈도 좀 많이 든 지갑이라 더욱 속이 쓰렸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그 때 뿐! 찾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니 깨끗하게 단념이 되었다.

   오늘 폴더 고리가 고장 나서 덜렁거리는 내 손전화를 잃어버렸다. 내가 전화해도 안 받는다. 이참에 전화를 끊어야 하나? 고민 중이다.

   근데 이거 분명히 병이다. 지갑을 잃어버리고(무지 불편하다. 신용카드 정지시켰지-알라딘도 책만 모아두고 주문을 못 하고 있다- 신분증 아무 것도 없지, 필요한 명함 볼 수도 없지, 사적인 메모도 몇 장 있었는데...) 손전화도 없는데, 내가 그런 거 없이 사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다.

   사실, 전화기를 반납하려고 친두들에게 몇 번 얘기할 때마다 '너는 괜찮지만 다른 사람이 불편하잖아!'고 말한다. 그러면 내 답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불편을 배려하는 마음이 세계 1등이네'라고 말해 주곤 했다.

   며칠 이렇게 살아보자. 뭔 결론이 나겠지! (근데, 밑에 노래 참 정감 있고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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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6-1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은 경우 전화기를 거의 시계대용으로 사용하는 수준이면서도...
없애버릴까 생각만하고 선뜻 없애지는 못하겠더군요..
가끔 아쉬울때가 있어서.... 정말 필요한가라 물으면 확실히 그렇다!라고 대답도 못하믄서...

느티나무 2004-06-1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그렇지요? 그냥 불편한 대로 살면 되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웃은 죄

 

              김동환 시, 장사익 노래

 

즈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물 한모금 달라기에

샘물 떠주고

 

그러고는 인사하기

웃고 받았지요

 

평양성에 해 안 뜬대두

난 모르오 웃은 죄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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