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 이선이

 

품으러 가는 마음도, 버리고 가는 마음도 무겁구나 당신

풋기운에 열린 속 꽃모양

속내이야기랑, 사내이야길랑

한반생은 비내리고 한반생은 흐벅져서

한웅큼 어둠으로나 다독이려나

버거운 그리움의 능선을 닮은

당신

 

* 모든 오해는 슬프다. 진심은 어디를 돌아다니다 이렇게 늦게 사람을 찾아가는 것일까?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소굼 2004-06-21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옆에 있긴한데...알아봐줄때까지 기다리죠.

느티나무 2004-06-21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 2004-06-21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답답하네요 ^^ 소굼님 여전히 맹활약하고 계시군요. 암튼 부지런한 모습 보기 좋습니다. 소나무 잘 크지요?
 

이지연, 하늘마을공부방, 2004년 6월(41호)

 

마르코 복음 10가름 22마디

                     

     -임의진

 

나쁜 짓을 해야만 죄 아니여

모르는 척 하고 사는 것이 죄여

나누지 않는 사람아

등지고 가는 그 길

끼니를 걱정하는 이웃들 서러 우는데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웃을 수 있나

사람을 죽여야만 살인 아니여

 

 

* 이미와 아직 사이는 부산에서 하늘마을공부방을 운영하는, 늘 나를 부끄럽게 하는, 자랑스러운 내 친구 '이지연' 씨가 혼자 만드는 1인 읽을 거리입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지인들에게 공부방 소식지와 이미와 아직 사이라는 읽을 거리를 벌써 4년째 보내주고 있습니다.

   자기 이익을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오직 돈과 출세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이런 세상에서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늘 고민하면서 꿋꿋하게 자기 삶을 이웃들에게 헌신하는 지연이야 말로 예수를 닮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지 싶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심상이최고야 2004-06-21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연씨의 예쁜 마음을 알아보시는 느티나무님의 마음도 참 아름답습니다.
 

더위가 웬수다!

   요즘 며칠 날이 더우니 아이들이 무척 힘들어 한다. 다른 수업시간에는 몰라도 내 수업시간은 무척 피곤해 한다. 특히 월요일은 토/일요일도 없이 학교에 나오고 있는지라 주말 여행을 다녀온 내가 도리어 미안할 지경이다. (고3 학생들은 일요일이 없다고 한다. 이 학교에 와서 처음 알았다.) 하기야 우리 학교는 3월부터 전쟁하러 나가는 병사들 마냥 아이들을 몰아대었으니, 석달이 지난 지금은 학생들의 긴장도 많이 풀리고 체력도 떨어져서 관성적으로 공부하는 경향도 생기는 것 같다.

   월요일은 수업이 좀 많은 날이다. 1교시는 그냥 별탈 없이 넘어갔지만, 3교시 수업부터는 아무리 달래고 을러도 소용이 없었다. 사실, 2교시 때 좋은 노래를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노래를 흥얼거리며 교실에 들어가서 즐거운 목소리로 인사를 했으나, 반응은 썰렁하다 못해 아예 없었다.^^; 평소엔 서로 인사도 잘 하고 제법 활기찬 분위기가 만들어졌는데, 휴~!

   5교시 또 3학년 독서 수업, 6교시 1학년 진로와 직업 수업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날도 후덥지근해서 아이들이 도무지 공부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도 어찌어찌 수업은 끝났지만, 7교시는 우리 학교에서 가장 수업이 어렵다는 3학년 문과 남학생반이었다. 수업에 들어가자 마자 학생들에게 오늘 수업의 상황과 내 마음 상태에 대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미리 설명했다. 사실은 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이 시간에도 수업을 하기 힘든 상황이면-야단 대신에-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한 개씩 사 줄까도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더니 한결 분위기가 차분해졌다. 아이스크림은 다음 시간에 사기로 했다. ^^

  9교시 수업-7교시부터는 보충수업이다.-도 있었는데, 오전 3교시에 같이 수업을 했던 그 반이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교실에 들어가니 아이들은 오전보다 훨씬 더 생기가 있는 것 같았다. 오전에 내가 느꼈던 기분을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더니 학생들도 그리 나쁜 반응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반에도 아이스크림을 사 주기로 했다. ^^;

   그래서 힘겨운 월요일 수업이 끝났다. 지금은 화요일 수업도 끝난 밤이지만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다른 두 반에 아이스크림을 돌렸다.^^;; (매점 사장님의 농담 한 말씀 "선생님, 오늘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입니까?") 나는 아이들이 그거 물고 공부 좀 열심히 해 줬으면 좋겠다.

   글쎄, 나는 왜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 주기를 바라는 것일까? 원래 너무 당연한 질문은 어려운 법인가?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nrim 2004-06-15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울 땐.. 아이스크림 사주는 선생님이 젤 좋았어요~~~

느티나무 2004-06-16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울 때도 나를 싱긋 보며 내 말을 알아듣고 있다는 듯 집중하고 있는 학생이 젤 이쁘지요 ^^;;

kimji 2004-06-16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은, 기특하게도 '다 알아요- 다 알아요- 선생님도 지금 힘들죠?' 라고 눈빛을 보내는 아이도 무척 이쁘죠. 더운데 수업하는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모두 힘내시길 마음으로 빕니다!

느티나무 2004-06-16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학생들이 한 명도 없는 교실은 상상하기 힘들겠죠? 아니, 공포겠지요? ㅋㅋ

병아리교사 2004-06-16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님~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니에요? ^^
 

루신 지음, 이욱연 편역, 도서출판 창, 1994

 

청년아 나를 딛고 나아가라

 

   생각컨대 생물계에서 종의 지속, 즉 생명의 연속은 크나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왜 지속해야 하는가? 진화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진화의 과정에는 신진대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새로운 것은 기쁘고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장년이나 낡은 것도 역시 기쁘고,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곧 죽음으로 나아간다. 각자가 이 길을 걷는 것이 진화다.

   늙은 사람은 길을 비켜주면서 길을 재촉하고, 격려해 주며 나아가게 한다. 도중에 구멍이 있으면 자기가 죽어 그것을 메우면서 그들을 가게 해야 한다.

   청년들은 자기를 가게 하기 위해 구멍을 메워준 노인에게 감사해야 하며, 노인도 자기가 메운 구멍 위를 지나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청년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런 이치를 안다면 소년에서 장년으로, 노년으로, 죽음으로 기쁘고도 용감하게 나아갈 수 있다. 그 한걸음 한걸음이 조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인간의 창출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생물계의 정도이다. 인류의 조상은 바로 이 길을 걸어왔다.

(1925)

-127~12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유희열

오늘은 무슨일 인거니? 울었던 얼굴 같은 걸
그가 너의 마음을 아프게 했니?
나에겐 세상 젤 소중한 너인데
자판기 커피를 내밀어 그속에 감춰온 내 맘을 담아
'고마워. 오빤 너무 좋은 사람이야'
그 한마디에 난 웃을뿐
혹시 넌 기억하고 있을까? 내 친구 학교앞에 놀러 왔던 날
우리들 연인같다 장난쳤을 때 넌 웃었고 난 밤 지새웠지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 넌 장난이라 해도
널 기다렸던 날, 널 보고 싶던 밤
내겐 벅찬 행복 가득한데
나는 혼자여도 괜찮아 널 볼 수만 있다면
늘 너의 뒤에서, 늘 널 바라보는
그게 내가 가진 몫인것만 같아

친구들 지겹다 말하지 늘 같은 노랠 부르는 나에게
하지만 그게 바로 내 마음인걸
'그대 먼 곳만 보네요.'
혹시 넌 그날 내맘을 알까? 우리를 아는 친구 모두 모인 밤
술취한 널 데리러 온 그를 내게 인사시켰던 나의 생일날
니가 좋으면 나도 좋아 니 옆에 그를 보며
나완 너무 다른, 난 초라해지는
그에게 널 부탁한다는 말 밖에

널 울리는 사람과, 위로 밖에 못하는 나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느티나무 2004-06-14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사람? ................................................................................................좋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