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정자, 아이들의 풀잎 노래, 창작과비평사

 

야단치기에 질력난 나머지 나도 오늘은
온갖 사고뭉치 말썽꾸러기 너를 앞에 두고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여
시름없이 너를 바라만 본다
너의 혼란된 번민의 가슴속을

자라나는 어여쁜 푸른 콩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고통 없이
조용조용 안으로만 차오를 순 없을까, 너희들은

좁은 혈관 속에서 폭발하는
성장의 사나운 제 피에 골똘히 취해
그 누구의 말도 들릴 리 전혀 없는 너희들 보면
안타까워라, 우리 교사들
잔소리 안할 수도 없어 자꾸만 늘어놓는
소 귀에 경 읽기
문득 너희들 그리고 우리 선생들
인생이 모두 가련하고 불쌍하구나

자책하는 네 마음
아픈 내 마음
서로 훤히 들여다뵈는 듯한
이 짧은 순간의 감동으로
물오른 연한 너의 살
너를 힘껏 내리친다, 내 늙은 살을
살이 아파서야 비로소 마음까지 아파지는
아직 어린 네 살의 눈물
너 몰래 젖어드는 뼛속의 내 눈물
첩첩 막혔던 우리 사이
정신나게 확 뚫린다

썩은 열마디 헛된 잔소리보다
매운 매 한 대
찢어질 듯 살의 아픔은 늘 상쾌하고 정직하게
너희와 나 사이를 깨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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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4-07-18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때리지 않고 가르칠 수 있어야 전문가가 아닐까? 아니면, 가르칠 때 '잘' 때릴 수 있어야 전문가인가? 어느 것이 옳은 더 맞는 말일까?
 

   고요한 아름다움 속에 실향민의 피눈물이 흐르는 밀양강댐을 둘러보았다. 비와 안개, 그리고 구름이 섞이어서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날씨 탓에 사진은 흐릿했다.


잔뜩 흐린 날씨 속의 댐 상류

 


구름은 몰려가고 날이 개다

 


상류의 물이 고이는 곳

 


고요한 물결을 가르는 배

 


배가 지나가며

 


배가 만들어 놓은 잔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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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8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4-07-29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사진은 항상 멋진것 같아요.. ㅎㅎ아, 근데 사진 옆에 둥~뜬 것 같이 한거는 쌤이 편집한거예요??

느티나무 2004-07-29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자 말이지요? 흠.. PHOTOWORKS라는 사진 편집 프로그램이 있습니다.(무료입니다.) 거기 보면 간단한 사진 편집 기능을 쉽게 쓸 수 있습니다. 거기서 한 겁니다. 잘 지내죠?

비로그인 2004-08-03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럼요.. 금방 호미곶 갔다 왔어요,학교마치고 충동적으로 간거라서.. 지금 너무 힘들어요ㅠ..사진찍은것만 몇개 올려놓고 이제 잘라고요..ㅋㅋ/아!정보 ㄳ
 

   지난 목요일 오후부터 금요일 오후까지 밀양, 표충사에 다녀왔다. 표충사는 내겐 너무 익숙한 절이라 그런지 몇 번을 가도 아직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은 절이다. 이번에는 새벽에 들르고, 최근에 '절집나무'를 읽어 그런지 경내의 나무들이 새롭게 보이기는 했다. 여기, 좋은 사람들과 함께 다녀온 그 곳 사진 몇 장을 가져오려고 한다.


널찍한 절 마당의 느티나무

 

 


고요한 새벽의 표충사 경내

 

 


대광전

 

 


멀리 보이는 천황산

 

 


동거 1

 

 


동거 2

 


동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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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7-17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풀과 꽃과 나무들.. 멋있군요....
그런데... 경내의 태극기는 어쩐지 낯선 풍경이네요.. 처음 본듯;;;

비발~* 2004-07-17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송화가 벌써 피었군요? 느림님 말씀대로 좀 깨는 부분이네요. 사진 감사, 역시 느티나무님!

느티나무 2004-07-17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사명대사의 정신을 이어받은 '호국'사찰을 표방하는 것이 아닐까요? 태극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명대사'를 떠올리게 만들려는 의도? ㅋㅋ
 

   한 3시간 전에 학교 출퇴근용으로 들고 다니는 가방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그 가방 안에는 당연히 가방의 정체성을 고려해서 책 두 권과 디지털카메라, 그리고 필통이 들어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평소에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는 점이다. (아무 것도 챙기지 않아서 무지 불편했지만,-이제 나는 내가 20대가 아니라는 것을 절감했다- 아직은 그 불편을 감수하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나이라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까?(20대는 그 불편함을 모르거나 즐기지!)

   어제 14시에 출발해서 24시간 동안 유쾌하게 놀다왔다. 오자마자 쓰러져 잤더니 이제야 경우 정신을 차렸다. 그러나 지금 또 밖으로 나간다. 보충이 시작되는 월요일까지는 여행 못 가는 대신에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봐야겠다.

   그래서 지금 영화보러 갈 생각이다. 갔다 와서 서재에 여행 사진 몇 장 올리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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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이 방학식하는 날이다. 내일부터는 방학이다. 그러나 방학이 방학 같지 않음은 방학 생활이 평소 일과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걸 뜻한다. 아이들도 방학식은 왜 하냐고 투덜대던데, 아마도 방학식만 덜렁 해 놓고 월요일부터 다시 죽어라고 학교에 나와야 하는 현실에 대한 불만일 것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목요일에 방학을 해서 금-일요일까지는 잠시 쉬게 되니 다행이다. 전에는 토요일에 방학식하고, 월요일부터 보충수업을 한 적도 있었으니까. 아이들이 그런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나도 방학이 방학 같지 않음은 물론이다. 나에게는 살인적인 보충수업 기간이 기다리고 있다. 집에서 쉴 엄두는 커녕, 다만 그 기간동안 내가 쓰러지지 않기를 빌어야 할 정도다. 믈론 그 기간 동안에 돈도 받지만, 기분도 찜찜하고 속된 말로 정말 '관값-죽을 때 들어가는 관'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처럼 금,토,일요일이 아주 소중하다. 무엇을 할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해 보았지만, 어디 멀리 떠나고 싶다는 것 생각만 들 뿐. 하기야 어디든 마음만 내키면 훌쩍 떠나기도 했으니 예전과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내가 갈피를 못 잡고 어물쩡거리는 그 사이에 아주 중요한 약속도 하나 생겼고, 오늘 오후에는 마음은 무겁지만 그래도 마음이 맞다고 믿고 있는 선생님들과 표충사에 가기로 했다. 여러번 고민했지만, 그래도 내가 '가야할 것' 같아서 가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무겁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할 것 사이에서 고민!

   이크! 이제 마쳤는가 보다. 방학식 하는데 안 가고 도서실에 앉아 있었더니. ㅋㅋ 오늘 도서부 아이들이랑 일단 영화를 보기로 했다. 가까운 극장에서 보기로 했는데,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슈렉2(자막)' 과 '달마야 서울가자' 정도만 남았다. 어떤 걸 볼까? 애들은 어떤 걸 보자고 할까?  

   방학에는 좀 더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시대는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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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7-15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과 영화 관람... 즐겁게 보세요...
그리고... 방학이라.. 좋으시겠어요..

비발~* 2004-07-15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벌써 방학이에요? 보충수업, 여전하군요. 그래서 방학 기억은 국민학교 때것 밖에 남아 있지 않은데, 예나지금이나 마찬가지군요. 아이들은 무슨 영화를 택했는지 올려주세요~

느티나무 2004-07-16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달마야 서울가자! 봤구요. 유쾌하다는 반응과 썰렁하다는 반응이 교차했지요. 우리 도서부 친구들 1학기 동안 수고했다고 제가 점심 사줬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