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북부지역 중등학급운영연구모임인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선생님들과 각 학교에서 희망한 학생들이 함께 야영을 했다. 8월 6-7일, 금련산 수련원에서 열린 연합야영을 꼼꼼하게 기록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으로 똘똘뭉친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의 선생님들! 늘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교실, 즐거운 학교를 꿈꾸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그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아이들에게 들이는 정성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는 기록이 되었으면 좋겠다.
* 이 연합야영 함께하기는 5번 나누어서 정리할 것이고, 혹시 청소년들과 야영하는데 작은 도움울 줄 수 있는 자료가 되었으면 한다.
1. 친교(모둠) 활동, 모둠 도우미, 생활관 모둠방 (이하 활동 이름, 담당자, 장소)
8월 6일 오후 13:00 - 14:00 (13:30-14:30) (예정시간 (실제시간))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먹으면서 모둠 식구끼리 간단히 자기 소개를 했다. 우선 모둠 선생님부터 약간 길게- 선생님이 너무 간단하게 소개하면 아이들은 더 간단히 이름과 학교만 달랑 말하고 마는 경우가 있다.- 자기 소개를 했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모둠 식구들끼리 인사했다. 1박 2일 동안의 야영 동안에 부탁하고 싶은 말을 아주 짧게 덧붙였다. 우리 모둠은 모두 7명.(김정훈(고2), 이종훈, 공태준, 박성경, 최종현(이상 고1), 박민지(중1), 그리고 느티나무) 다들 착하게 생겼다.
처음의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서 둥글게 앉아서 후라이팬 놀이를 했다. 후라이팬 놀이는 요즘 텔레비전에도 나오니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은 것이고, 게임을 해도 생각보다 어색한 분위기가 잘 누그러지지 않았다. 틀린 사람한테는 벌칙으로 간식으로 나온 '갈아만든 배' 한 잔! 그러나 역시 친해지는데는 몸으로 하는 게임이 필요한 법이다. 그래서 두번째 게임인 新제로(zero) 게임으로 옮겨갔다.
다 같이 엎드려 누워서 한 손은 귀를 잡고, 다른 손은 제로게임을 했다. 신제로게임은 제로게임과 비슷한데 돌아가면서 숫자를 말하고 엄지손가락의 갯수가 숫자와 일치하면 일제히 손을 바닥에 내밀어서 겹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제일 먼저 낸 사람 순서대로 제일 마지막 사람의 손등을 때리는 게임이다. 신체 접촉을 할 수 있는 게임이라서 하고 나면 금방 친해지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이랑 히히덕거리면서 新제로 게임을 하고 나니 한결 분위기가 좋았다.
이 분위기를 살려서 이제는 모둠 이름과 모둠 구호 정하기 단계다. 그러나, 모둠 이름과 구호에서 벽에 부딪힌 느낌이었다. 아무 생각이 없다는 녀석도 있고, '폐인', '독수리 오형제' 정도만 나왔다. 그렇게 한 20분을 헤매고 났더니 시간이 별로 없었다. 아직 이름도 못 정했는데 조바심이 자꾸 났다. 그 때 민지(중1)만 여학생이고-성경이는 나중에 왔음- 나머지는 모두 남학생들이라는 점에 착안해서 '민지네 오빠들'이라고 모둠 이름을 정했다. 모둠 구호는 개그프로그램에 나오는 '먹어, 배고프니까!! 놀아, 심심하니까!!'로 정했다. 같이 일어나서 연습해 보니 제법 구호로 쓸만 했다. 자연스럽게 모둠장은 민지가 되고, 모둠 소개도 맡게 되었으나, 무척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친교마당은 계획된 대로 진행했으나 분위기가 좀 문제였다. 전체 여는 마당을 위해 강당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이 썰렁한 분위기가 오래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 모둠엔 소극적인 아이들만 모였네'하는 생각이 들어 걱정도 되었다.
2. 여는 마당, 장김준호(느티나무), 대강당
8월 6일 14:00-14:30 (14:30-15:10)
이거야 말로 걱정인 프로그램이다. 진행을 맡기로 한 장김준호선생님이 야영 30분 전에야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늦게 온다는 연락을 해 왔다. 우리는 아무 준비도 없이 허둥대다가 내가 억지로 대타로 나서야 했다. 우선 야영에 참여한 선생님들 소개하기가 끝난 후 모둠별로 돌아가면서 간단하게 자기 모둠 이름과 구호를 소개했으나, 좀 허술하게 발표한 모둠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 모둠은 모두 자기 소개도 잘 했고, 준비한 모둠 이름과 구호도 무난하게 했다. 이 때부터 야영 내내 우리 모둠의 컨셉은 '거만, 오만 모드'가 되어 모든 모둠의 비난과 질시를 한 몸에 받았으나, 우리 모둠 내부에서는 아주 유쾌하고 즐거웠다.
드디어 여는 마당의 대타로 나선 내가 허겁지겁 준비한 여는마당의 프로그램은 클론의 '월드컵송'이었다. 테입도 어렵게 어렵게 구한 것이다.(여는 마당 10분 전에 레코드 가게에서 진행 도우미 선생님께서 사 온 것이었다.) 전체가 빙 둘러서서 신나는 '월드컵송'에 맞춰서 간단한 손동작을 하는 것인데 분위기를 띄우는데는 최고다.(내가 이 프로그램으로 실패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ㅋㅋ) 아이들이 어색해 하지 않을 만큼 무난한 출발이었던 것 같다. 그리나 마지막에 내가 시간을 착각해서 모둠 게임을 하나 더 해서 시간이 조금 더 지났다. 게임은 모둠별로 야채가게게임인데, 후라이펜 놀이보다는 조금 더 복잡하고 모둠 전체가 한 팀이 되어 움직일 수 있는 놀이다. 점점 분위기가 달아올라서 이제는 모둠 식구끼리 어색한 분위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일단 친교마당과 여는마당을 통해서 모둠 식구끼리 친해지기는 성공한 것 같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모둠별 놀이 시간이 시작될 것이다. 각자 모둠별로 강당 곳곳으로 장소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