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부모들의 공부기술 - 5개국, 2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슈퍼부모들의 자녀양육 비법
조석희.제임스 캠벨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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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면 대부분 이런 경험, 생각들을 할 것 같아요. ‘내 아이가 혹시?...천재가 아닐까?’ ‘여기서 조금만 더하면 영재가 되지 않을까?’...좋게 보면 희망이요, 나쁘게 보면 착각이라 할 수 있는 이런 생각들로 인해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과도한 학습을 강요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집니다. 아이에게 학습관련 학원의 순례를 시키지 않고 과한 요구는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다른가 봐요. 은연중에, 무의식중에 나오는 행동이나 말투가 아이로 하여금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이러는 건 바로 너의 행복과 미래를 위해서야...라는 말이 아이에게 잘 전달되지도 않는 것 같구요. 그래서 궁금해지더군요. 아이에게 자신감,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성취감을 맛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슈퍼 부모들은 나와 어떻게 다를까.




<슈퍼 부모들의 공부 기술>은 지난 20년간 ‘국제수학. 과학올림피아드’ 입상자들을 대상으로 오랫동안 조사와 인터뷰를 거친 연구를 토대로 한 책인데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성취감’입니다. 아이는 누구나 각자 자신만의 자질과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그 아이가 성공하느냐의 여부는 바로 부모가 아이의 특성을 얼마나 잘 살리고 성취하는 습관을 길러주느냐에 있다는 거지요. 그것도 ‘극성스럽게’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성취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입니다. 책의 머리글에 있는 이 대목을 보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놀랐습니다. ‘극성스럽다’라는 말은 적극적이다 못해 지나치게 드세다는 의미가 강했고 그 말은 곧 ‘치맛바람’과 통한다고 여겼거든요. 9장으로 구성된 책의 초반은 부모의 노력에 의해 아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알려주는데요. 여러 가지 도표나 그래프, 그림을 통해 설명하고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슈퍼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어떻게 기르고 지도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그 중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적극성에 대해,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고 격려해야 하는지, 아이들의 숙제나 과제에 어느 선까지 지원하고 준비해줘야 하는지. 그것을 ‘부모의 관여기준’이라 해서 3가지 수준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는데요. 슈퍼부모들은 당연히 높은 수준의 관여도를 보일 거라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었어요. 대부분의 슈퍼부모들이 중간 정도의 지점에서 아이에게 도움을 준다는 겁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아이가 사소한 일이라도 스스로 해내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스스로 목표한 것을 이룰 수 있도록 격려해주라고. 아이가 그것을 생활습관으로 익힐 수 있도록 부모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고 때를 놓치지 말고 칭찬해주라고.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부모였을까...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동안 큰아이가 학교숙제나 과제를 할 때 있어 ‘적극성’이나 ‘집착성’이 떨어지는 점이 있었는데, 책에서 짚어주는 항목을 기본으로 해서 아이의 일과를 돌아보고 스케줄을 정하는 것. 그리고 지금 저에게 있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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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미궁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김주영 옮김 / 씨네21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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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모치 아사미. 그녀와의 첫 만남을 잊지 못한다.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란 작품이었다. 대부분의 추리소설이 마지막 결말 부분에 가서야 범인이 누구인지 트릭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지만 이 작품은 달랐다. 소설 초반에 범인이 드러난다. 누굴 살해하려 하는지도. 남은 것은 어떻게 범인을 추격해가는가인데,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에서는 범죄현장이 공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경찰이나 탐정이 아닌 범인의 일행이 사건을 추리해나갔다. 실로 충격적이라 할만큼 획기적이고 참신한 작품이었다. 그 단 하나의 작품으로 난 저자의 이야기에 사로잡혔다. 다른 작품에서 느껴보지 못한 새로움이 있었으니까. 최근에 출간된 <물의 미궁>을 볼 때도 그랬다. 이번엔 어디서 사건이 벌어질까.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갈까 궁금했다.




<물의 미궁>은 물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장소, 수족관을 배경으로 사건이 벌어진다. 관람시간이 끝나고 직원들조차 모두 퇴근해버린 늦은 밤, 수족관의 사육계장인 가타야마가 이상수온을 일으키는 수족관을 돌아보던 중에 한 수족관에서 갑자기 심장이 멈춰버린다. 이후 소설은 3년 후의 시점으로 이동한다. 가타야마의 갑작스런 죽음은 과로가 누적되어 일어난 돌연사로 결정난 상태. 적자가 누적되어 폐관위기까지 이른 수족관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가타야마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기에 동료들은 수족관 살리기에 더욱 매진하고 그 결과 ‘하네다 국제환경 수족관’은 지역에서 내노라하는 수족관으로 발돋음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가타야마의 3주기 기일인 어느날, 수족관으로 발송인을 알 수 없는 휴대폰이 배달된다. ‘관장님께’라는 메모에 따라 휴대폰은 수족관 관장의 손으로 넘겨지고 곧이어 휴대폰으로 메일이 도착한다. ‘도쿄만의 오염이 심하군요.’라는 의문의 내용이 담긴 메일을 시작으로 수족관을 위협하려는 범인과 수족관과 관람객을 지키려는 직원들의 줄다리기가 시작되는데...




이제는 저자의 전매특허가 되어버린 것, 소설의 시작부터 사건이 터지는 도입은 <물의 미궁>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제 독자에게 주어진 것은 가타야마의 죽음이 누가, 왜, 어떻게 해서 벌어진 건지 알아내는 것뿐.




하지만 <문은 아직...>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에 이어 이번이 저자와의 세 번째 만남이어선지 처음에 느꼈던 것만큼의 충격은 느끼지 못했다. 중반쯤 이미 누가 범인인지 대략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다만, 범인이 ‘왜’ 가타야마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했는지 알 수 없었는데...그 이유가 어떻게 보면 너무나 사소한 것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감이 있었다. 거기다 마지막 결말 부분도 ‘어떻게 이럴수가...’란 말이 나올 정도로 현실성이 없었다.




본문 곳곳에 오탈자도 눈에 띄었다. 32쪽에서 ‘마흔여덟’이라는 관장의 나이가 57쪽에선 ‘마흔여섯’으로 되어 있고 초반 ‘고가 고조’란 주인공의 이름이 ‘고가 고우조’로 바뀌기도 했고 284쪽에는 ‘깃대돔을 좋아하는 가타야마는 이를 애석하게 여겼지만, 그래도 모델’이란 한 줄이 통째로 다음쪽에 중복되기도 했다.




처음 만났을 때에 비해 참신함, 신선함이 다소 떨어지는 작품이었지만 그래도 이 소설을 읽고 나니 문득 수족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걸어서도 갈 수 있을 만큼 가까이에 수족관이 있지만 개관이후로 지금까지 난 겨우 한두 번 찾은 게 전부였다. 수족관을 관람하는 재미를 찾지 못해서인데, 이후로 그 수족관을 방문하게 되면 수족관의 곳곳을 다시 한번, 새로운 눈길로 들여다보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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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간파 기술 - 무엇을 해도 잘 풀리는 사람의
카도 아키오.인생의달인연구회 지음, 이윤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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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큰아이 반에 요즘 ‘원 카드’ 게임이 유행이라고 한다. 그 게임이 재미있었던지 얼마전에 큰아이가 불쑥 카드를 내밀었다. ‘원 카드’ 게임을 하자는 것. 아주 오래전에 했던 게임이라 룰조차 생각나지 않았지만 두어 번 정도 하고 나니 기억도 되살아나고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원 카드!”를 외치고 카드 달랑 한 장 들고 있는 다음 사람에게 ‘조커’를 내미는 그 짜릿함이란...한마디로 유쾌상쾌통쾌라고나 할까. 그걸 알기에 새로운 판이 시작되거나 도중에 누가 카드 한 장을 들고 갈 때면 표정을 유심히 살핀다. 누구에게 ‘조커’가 갔는지 짐작하기 위해서. 근데 나나 신랑은 그다지 표시를 내지 않는데 큰아이는 달랐다. 표정이나 웃음소리, 행동에서 ‘나 조커 갖고 있어요’하고 자랑하고 싶은 것이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 나와 신랑은 에이, 저 넘 아직 많이 서툴구만...하고 웃어 넘겼는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나는 어떨까 싶다. 다른 사람이 모를 거라 여기는 나의 심리나 마음상태가 행동이나 표정으로 드러나는 건 아닐까. 나는 어떤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을까 궁금했다. <무엇을 해도 잘 풀리는 사람의 얼굴 간파 기술>은 다른 사람을 좀 더 잘 알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 선택한 책이다.




책은 크게 ‘사람의 얼굴에는 자신의 인생이 있다’ ‘얼굴만으로 상대방을 파악하는 사람의 비법’ ‘상대방의 얼굴이 말해주는 것들’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각 파트별로 두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책 제목이 <얼굴 간파 기술>이어선지 사람의 이목구비의 모양과 생김새에 따라 그 사람의 심리와 삶을 엿볼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관상학적으로 해석하는 부분이 많았다. 이를테면 입 모양이나 말할 때의 입매에 따라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하고 눈의 모양에 따라 ‘초식동물의 눈’ ‘육식동물의 눈’이라는 식으로 표현한다는데 둥글둥글하고 순해 보이는 초식동물의 눈을 가진 남자는 마음이 여리고 착해서 출세할 가망이 희박하다고 한다. 또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거짓말하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내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하라고 하는데 그건 남자에게나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즉, 여자는 상대방을 똑바로 쳐다보면서도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한다는 건데, 정말 그랬나? 새삼 돌아보게 됐다. ‘부부는 함께 살면서 서로 닮아간다’고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이고 왜 그런지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는데 요즘은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이 주인의 얼굴과 비슷해지는 경향도 있다고 해서 신기했다.




사람의 얼굴 표정을 통해 그의 심리나 내면을 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각각의 내용이 짧게 수록되어 있어서 자세한 내용을 알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마흔’ ‘불혹’이 갖는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다. ‘남자는 마흔 살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링컨이 했던 말이란 걸 알게 된 것에서부터 ‘마흔’을 전후로 사람의 인상이 달라지는 건 그 사람의 유전자가 마흔 이후로 효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며 여성들이 마흔 이후로 갑자기 외모가 망가지는 것은 경제력이나 원만하지 않은 가족 관계에 기인한다니 놀라우면서도 마흔을 넘긴 나의 모습은 어떨까 궁금해졌다. 마음이나 생활습관, 환경, 병 등이 사람의 얼굴을 만들고 바꾼다고 한다. 앞으로의 내 얼굴과 모습을 보기 좋고 곱게 가꾸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의 마음결부터 가꿔야한다는 걸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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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살림의 여왕 - 건강한 우리 집 만드는 똑똑한 살림 비법
헬스조선 편집팀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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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13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만 아직도 살림이 서툽니다. 제일 어려운 건 정리정돈이요, 제일 하기 싫은 것이 청소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되시겠지요. 그렇다고 제가 정리정돈이나 청소를 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제 딴엔 청소와 정리정돈을 하는데 그 변화가 눈에 띌만큼 크지 않다는 거지요. 물론 막 결혼했을 때보다 가족 수가 늘어서 그만큼 살림살이가 많아진 것도 있지만 원인은 그게 전부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요? <친환경 살림의 여왕>을 읽게 된 것은 절박함에서였습니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 지금보다 좀 더 나은 환경을 가꿔야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손에 들게 했어요.




책은 <월간 헬스조선>의 기자들이 그동안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던 살림에 관한 정보들을 모아놓았는데요. ‘공간별 청소와 관리의 법칙’ ‘친환경 세탁의 법칙’ ‘실내 가드닝의 법칙’ ‘친환경 인테리어의 법칙’ ‘진짜 에코 라이프의 법칙’ ‘식품 보관과 활용의 법칙’ ‘미리 챙기는 가족 건강의 법칙’ ‘화장품 활용과 피부관리의 법칙’ 이렇게 8개의 파트로 나누어서 살림에 꼭 필요한 아이디어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청소와 정리정돈에 약한 저는 제일 첫 장에서부터 깜짝 놀랐습니다. 집 안이 바깥보다 더 오염되어 있다니! 아니, 왜? 뭣 때문에? 영문을 모르고 어리둥절했는데, 곧 그 이유를 알게 됐어요. 바깥은 오염이 되더라도 자정작용을 통해 정화가 되지만 실내 공기는 자연적으로 희석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오염된 공기가 계속 순환이 된다는 거예요. 예전에 비해 아토피나 천식환자가 늘어난 것도 바로 그 오염된 집안 공기라니 충격적이었어요. 평소 자주 환기를 시킨다고 하는데도 많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주방의 렌지 후드를 비롯해 곰팡이가 낀 실리콘을 다시 하거나 욕실의 환풍기는 하기도 어렵고 번거로워서 늘 남편에게 미뤘는데 이제부턴 제가 하나씩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외에도 세탁을 할때 어떤 세제를 쓰는 것이 안전한지, 세제의 양은 얼마가 적당한지, 옷에 묻은 각종 얼룩을 빼는 방법도 짚어주고 집안에 두면 좋은 식물이 어떤 것인지, 간단하게 집에서 키울 수 있는 채소에 대한 정보도 일러주고 있는데요. 컴퓨터 주변이나 전자파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곳에는 선인장이나 산세베리아처럼 전자파를 차단해주는 식물이 좋다고 하네요. 또 어느 집이든 구비해놓고 있는 상비약에 관한 대목에서 각각의 약을 보관하는 방법과 약의 유통기한을 챙겨봐야 한다는 걸 알게 됐고 수시로 편두통에 시달리는 저에겐 두통이나 치통, 생리통을 약 안 먹고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는 법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신혼일 때 한동안 인테리어나 요리에 관한 정보가 실린 잡지를 구독한 적이 있습니다. 실내를 깔끔하고 보기 좋게 단장한 사진이나 만난 음식을 쉽게 알려주는 레시피를 보면 스크랩하곤 했는데 중요한 건 스크랩해서 보관하는 차원에서 그쳤다는 거예요. 작은 것 하나라도 직접 해보면서 차츰 손에 익숙해지도록 연습한 후에야 습관이 되는 건데, 그 과정을 생략했으니 살림솜씨가 늘 그대로였던 것 같아요.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달라져야겠습니다. 살림의 여왕이 되는 그 날까지...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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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서브 로사 4 - 베누스의 주사위 로마 서브 로사 4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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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서브 로사!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작년말, <로마 서브 로사>를 처음 만나고 나서 더듬이 고르디아누스의 매력에 흠뻑 빠졌더랬지요. 1부 [로마인의 피]에서 살해된 농부의 아들의 무죄를 입증하는 증거를 찾는 것을 시작으로 2부 [네메시스의 팔]에선 사형위기에 처한 노예들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3부 [카틸리나의 수수께끼]에서는 한적한 시골에 지내면서도 키케로와 카틸리나의 권력쟁탈에 휘말리는 등 미스터리와 진실을 밝히는 걸 좋아하는 고르디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의문에 싸인 사건을 해결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당시 로마의 모습이나 풍습,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했거든요.




전작과 마찬가지로 4부 <베누스의 주사위>에서도 고르디의 집으로 두 사람이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구석이 많은 이는 환관이고 다른 이는 이집트의 고명한 지식인으로 고르디가 젊은 시절 이집트에서 생활할 때 스승이었던 디오였는데요. 고르디에게 디오는 자신의 목숨을 지켜달라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왜냐면 왕권다툼이 심한 이집트의 프롤레마이오스 왕이 자국을 로마에 헌납하려 하자 반대하는 이들에게서 목숨의 위협을 느껴 로마로 피신했기 때문에 그를 대신해서 베레니케를 여왕으로 해서 왕위를 계승하도록 하기 위해 사절단이 로마에 방문했는데요. 그 사절단에게 테러와 독살 같은 공격이 가해지자 수장인 디오의 목숨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게 된 거죠. 하지만 고르디는 디오의 요청을 거절합니다. 자객으로부터 자신의 집이 결코 안전하지 않은데다가 무엇보다 가족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그후 고르디는 카이사르의 군에 복무중인 아들 메토를 만나는 여행을 떠나는데요. 최후의 보루였던 고르디의 외면으로 인해 디오는 결국 살해됩니다. 그리고 클로디아로부터 사절단에 대한 테러와 살해사건을 조사해달라는 요청을 받기에 이르자 드디어 더듬이 고르디가 나서게 됩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로마 서브 로사> 시리즈를 볼 때면 왠지 역사의 흥미로운 한 단면을 잘 포착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장소나 배경의 묘사가 너무나 탁월해서, 마치 선명한 사진이나 영상을 보는 것처럼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거든요. 당시의 로마 상황도 그래요. 재판에서 노예의 증언을 채택하기 위해선 반드시 고문을 가해야 한다는 대목도 그렇거니와 밤길엔 꼭 칼을 차고 다녀야 하고 반드시 노예를 대동해야 된다는 대목에서 당시의 치안이 어떠했을지 짐작해볼 수 있답니다. 특히 이번 4부에서는 법정에서의 재판과정, 변론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당시 재판이 철저히 증거에 입각한 것이 아니라 변호인의 말재간과 배심원단을 얼마나 매수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려있다는 걸 알게 됐답니다.




4부인 <베누스의 주사위>를 기점으로 10부작의 <로마 서브 로사>도 이제 중반에 접어 들어섰습니다. 역사에 잘 드러나지 않은 이면을 들추어낸다는 의미의 ‘로마 서브 로사’.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5부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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