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게 말을 걸다 - 글 읽는 기쁨, 글 찧는 즐거움
오정화 지음 / 북포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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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격대에 비해 기대에 다소 못미치는...독서토론 참석한 이들의 경험담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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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 - 명문가 고택 편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시리즈 3
이용재.이화영 지음 / 도미노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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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이 되어 지금까지, 일 년의 3분의 2를 지나는 동안 정말 인상 깊은 만남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용재와의 만남이다.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이색박물관 편>을 시작으로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건축가 김원 편>을 연이어 만났다. 같은 저자의 책을, 그것도 시리즈물을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두 권을 읽은 것도 나로선 기록적인 일이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자의 글맛이었다. 짧게 툭툭 던지듯 하는 글에는 경쾌한 리듬이 살아있었는데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마치 농담처럼 내뱉는 말 속에도 정곡을 찌르는 핵심이 숨어있었다. 재밌는 만화를 보듯 술술 넘어가는 글에 푹 빠져서 쿡쿡 웃음을 흘리고 있다가도 죽비로 어깨죽지를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드는 대목을 만나곤 했다. 미운 말을 서슴없이 내뱉지만 결코 밉지 않은, 그게 바로 저자 이용재식 글이다.




<궁극의 문화기행> 세 번째 시리즈의 출간소식이 들려올 때, 그것도 고택을 주제로 했다고 해서 저자가 이번엔 또 어떤 말을 하려나 궁금했다. 예전에 경주와 안동의 고택으로 답사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혹시나 내가 다녀온 곳이 소개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됐다.




책에는 모두 21곳의 고택이 소개되어 있다. 만약 고택을 문화관광 측면에서 소개하는 형식의 책이었다면 21곳의 고택이 지역별로 분류되었겠지만 이 책은 역사와 주제에 따라 나누었다. 권력의 최정점인 왕과 왕족의 파란만장하고 처연한 삶이 녹아들어있는 고택(강릉 선교장, 서울 연경당, 서울 운현궁, 서울 낙선재, 아산 윤보선생가)를 시작으로 어떤 일에도 신의를 버리지 않고 절개를 지켰던 꼿꼿한 선비의 기운이 서려있는 고택(홍성 엄찬고택, 경주 향단, 성주 백세각, 상주 우복종가, 거창 동계고택, 봉화 만산고택), 학문과 예술의 외롭고 깊은 경지를 느낄 수 있는 고택(함양 일두고택, 논산 사계고택, 해남 녹우당, 예산 추사고택, 전주 학인당), 나라를 위해, 혹은 이웃을 위해 스스로 절제하고 나눔과 베풂의 삶을 이들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고택(안동 학봉종택, 상주 양진당, 논산 명재고택, 대구 백불고택, 홍성 조응식가옥)으로 이어진다.




이 중에서 연경당과 낙선재가 유독 기억에 남았다. 특히 연경당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 사는 것도 이유가 될지 모르지만 그 혼잡한 대도시에 그런 곳이 있으리라곤 솔직히 상상도 못했다. 원치 않았지만 권력의 최정점에 오르고 그로 인해 고독한 삶을 살아야했던 왕 순조, 그의 외로움이 오롯이 느껴졌다. 고종 황제를 비롯해서 순종, 영친왕, 이구로 이어지는 우리 왕실의 최후가 담겨있는 낙선재는 아픔, 그 자체였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예전엔 더 그랬다. 역사는 물론이거니와 전통건축에 대해 아는 것이 미미한 내게 고택은 어딜 가나 비슷비슷했다. 비슷한 모양에 비슷한 구조. 그래서 팔작지붕이니, 맞배지붕이니, 겹처마 혹은 홑처마, 몇 칸이니 하는 건축의 구조와 양식에만 골몰했다. 그 속에 담긴, 전해지는 역사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고택에서 빈둥거리고 싶어졌다. 저자처럼. 우리의 지난 역사와 선비들의 고고한 정신이 깃든 곳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곳에서의 시간과 도심에서의 시간이 산술적으론 분명 같을지라도 깊이나 깨달음은 다를 것이니. 언제든 시간을 내어야지. 제일 먼저 가볼 곳은 나의 선조들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 안동 학봉종택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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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진 음지 - 조정래 장편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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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만나지 못한 지인에게 주말에 한 번 보자고 연락했습니다. 그랬더니 지인은 얼마전부터 주말농장을 시작하는 바람에 도무지 짬이 안 난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주말이랑 휴일이 더 바쁘다는 말에 왠지 신바람이 묻어났습니다. 그가 줄곧 귀농을 꿈꿨다는 걸 알기에 그렇게 느낀 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요즘은 제 지인을 비롯해서 귀농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하지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귀농한 가구수가 20%이상 증가한 곳도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요.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귀농은 이제 사회적인 추세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불과 3~40년 전만해도 지금과 달랐지요. 아니, 정반대였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잘 살기 위해 서울로 서울로 모여들었습니다.




<비탈진 음지>의 주인공인 복천 영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가난하지만 열심히, 억척스럽게 일만 하던 아내가 갑자기 암 선고를 받고 세상을 떠나버리자 복천 영감은 삶의 터전이었던 고향을 떠납니다. 왜냐면 그나마 있던 논도 아내의 병수발 하느라 모두 날려 버린데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감당할 수 없었던 복천 영감은 남의 소를 빌려서 판 돈을 손에 쥐고 무작정 도망을 칩니다. 서울로.




하지만 서울에 간다고 해서 모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었어요. 농사만 짓고 살던 복천 영감은 당장 아이들과 머물 곳을 마련하고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일거리를 찾는 것조차 힘겨웠습니다. 어쩌다 간신히 일을 찾더라도 외지 사람인 복천 영감을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막노동일에서부터 등짐을 지려고 했을 때도, 사람들은 텃세를 부리며 복천 영감을 강제로 몰아냈습니다.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모진 뭇매뿐...어찌어찌 해서 땅콩장사를 시작해 보지만 이번에는 리어카를 도둑맞고 맙니다. 사람 사는 정이라곤 느낄 수 없는 서울에서 복천 영감은 칼갈이를 하게 되는데요. 칼갈이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 골목을 누비고 다니면서 “카알 가아씨요. 카알 가아씨요.” 하고 목청껏 소리를 질러야 하지만 목이 바짝바짝 타는 갈증은 복천 영감을 지치게 했습니다. 물 한 잔 얻어 마시려고 구멍가게에 들어갔다가 공짜로 수돗물을 줄 수 없다며 마구잡이로 쏘아붙이는 통에 복천 영감은 구역질을 느낍니다. 매정한 서울인심, 지독한 서울냄새에...




어쩜 저리도 안 풀릴까 싶을 정도로 복천 영감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맨 몸뚱이로 서울에서 살아간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건 너무나 잘 알지만 그래도 약간의 희망을 가졌어요. 언젠가 나아지겠지.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는데 곧 좋은 날이 올거야... 그런데 그 희망이, 기대가 물거품처럼 힘없이 꺼져버리고 마는 순간 안타까움이 밀려왔습니다. 가슴이 꽉 막힌듯 답답했습니다.




복잡하고 현란한 빛이 가득한 대도시 속에서 한없이 초라하고 소외된 사람들. 어느 누구도 포근하게 감싸주지 않는 현실 속에서 그들은 가파른 비탈, 그것도 음지에서 간신히 삶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따스한 햇살은 과연 언제쯤 비추게 될까요.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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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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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악몽을 꿉니다. 꿈속에서 전 때로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때로는 무섭고 거대한 동물에 쫓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순간은 바로 아이를 잃었을 때였습니다. 어느 순간 시야에서 사라진 아이를 찾아 아이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사방을 헤매 다니다가 잠에서 깨어난 날은 그것이 꿈이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하루 종일 왠지 가슴이 아팠습니다.




얼마 전 한창 무더운 날, 바닷가에서도 그랬습니다. 노란 튜브를 가지고 신나게 바다로 뛰어든 아이는 시간이 가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찾아 동동거리며 백사장 여기저기를 뛰어다녔지만 도무지 아이를 찾을 수 없을 때. 애간장이 타서 어찌할 수 없을 때, 꿈속의 그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이것이 혹시 꿈은 아닐까? 간절히 빌었습니다. 제발, 제발 꿈이기를....




운동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아홉 살 난 두 소녀 앞에 낯선 남자가 다가섭니다. 남자는 소녀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말로 꼬여내어 어딘가로 데려갑니다. 그것이 두 소녀에게 있어 최후의 순간이었습니다. 남자는 차마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난폭하고 잔혹한 방법으로 소녀들의 목숨을 빼앗습니다. 다행히도 희대의 아동성폭행살인범 벤트 룬드는 체포되는데요. 그로부터 4년 후, 룬드는 교도소에서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두 명의 교도관을 폭행하고 탈주하고 맙니다.




한편, 프레드리크는 아내와 이혼 후 딸 마리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교사 미카엘라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형이 아버지의 무자비한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해버린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프레드리크에게 가족, 특히 딸 마리는 세상 그 어느 것보다 소중했는데요. 어느 날 그는 늦잠을 자는 바람에 마리를 어린이집에 늦게 데려다 줍니다. 어린이집 입구에서 아빠와 헤어지기 싫어 매달리는 마리를 억지로 떼어놓고 프레드리크는 작업실로 향합니다. 그리고 우연히 보게 된 텔레비전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성폭행, 강간하고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 벤트 룬드가 이송 도중 탈주했다는 것. 문제는 그 범인이 프레드리크가 최근에 본 듯한, 아니 조금 전 마리의 어린이집 앞에서 마주친, 거기다 인사까지 건넨 남자라는 겁니다. 소스라치게 놀란 프레드리크는 다시 어린이집으로 향하는데...




500쪽 가까이 되는 두툼한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아니 마치 내가 프레드리크가 된 것처럼 매 순간이 불안하고 조마조마했습니다. 넋이 나간 것처럼 마리를 찾으면서 어린이집을 가기엔 늦은 시간인데 그냥 마리와 함께 집에 있지 않고 왜 어린이집에 데려다 준건지, 문제의 그 남자에게 왜 두 번씩이나 인사를 건넨 건지 후회하고 자책하는 프레드리크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어쩌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다치고 돌아온 날이면 저 역시 그랬거든요. 오늘은 그냥 집에 데리고 있을 걸...




책은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에 죄책감은커녕 도리어 어린 아이들을 ‘창녀’라 부르는 아동성폭행 연쇄살인범 벤트 룬드와 평온한 일상의 행복이 깨어진 프레드리크의 이후 행보에 대해 초점이 맞춰진 듯 보입니다. 하지만 두 저자(스웨덴 국영방송의 사회부기자로 활동하면서 교도소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루슬룬드와 어렸을 때 성폭행을 당한 이후로 전과자가 된 헬스트럼)는 그 이상의 것을 소설 속에 녹여냅니다. 사랑하는 딸의 죽음과 또 다른 소녀의 죽음을 막기 위한 복수이자 단죄, 그 자신도 살인자가 되어 버린다는 딜레마. 제 아무리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이라도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극형을 면할 수 있는 사법체제의 불합리함 등등. 이런 것들을 펼쳐놓고 저자는 묻습니다. 당신이라면 어쩌겠냐고. 무엇이 정의냐고. 저는 아마.... 아니, 섣불리 대답 못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사족>

문제의 그 날. 제발 꿈이기를 바랐던 그 날, 저는 다행히도 아이를 다시 제 가슴에 안을 수 있었습니다. 파도에 휩쓸려 튜브가 뒤집히고 바다에 떠다니다보니 아이는 도무지 저희가 머물던 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한참을 헤매다 안전요원의 전화를 빌어 연락했더군요. 어디에 있으니까 데리러 와달라고. 구세주라도 만난 것처럼 한달음에 달려가서 겁에 질린 아이를 데려오면서 그제야 겨우 제정신을 찾을 수 있었답니다. 천만다행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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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바이처 새시대 큰인물 16
정지아 지음, 임연기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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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2학기 읽기 교과서에 슈바이처에 관한 대목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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