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왕의 역사 - 고구려부터 조선까지
박영현 편저, 한종수 감수 / 삼양미디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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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만났습니다. 삼양미디어의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시리즈.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다양한 것들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 상식이 부족한 저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고맙고 반가운 책입니다. 해서 그동안 제법 많이 읽었습니다. <세계의 전설(동양편, 서양편)>을 비롯한 <세계의 신화>, <세계사>, <통으로 읽는 중국사> <세계사 속의 미스터리>를 통해 세계의 역사와 신화, 전설을 만났구요. <세계 지도 지리 이야기>, <세계의 명작영화 50>, <건축, 그 천년의 이야기>로 문화 예술적 상식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책을 읽는다고 해서 모두 머릿속에 저장되는 건 아니라 저의 상식 수준이 당장 업!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한 번이라도 읽는 게 어딥니까. 다만 우리의 것, 역사,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적어서 아쉬웠는데요. 다행히도 이번에 만난 책이 바로 <상식으로 꼭 알아야할 왕의 역사>입니다. 그것도 ‘고구려부터 조선까지’. 드디어 우리의 역사!인거죠. 네~!!




‘고구려부터 조선까지’라는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책은 ‘대륙을 제패한 고구려’ ‘백제의 찬란한 문화와 혼’ ‘천 년 왕국 신라의 힘’ ‘호국 불교의 나라 고려’ ‘ 조선 왕조 오백 년의 흥망성쇠’ 이렇게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구려를 건국한 추모왕으로 책은 출발합니다. 고구려의 시조에 대해 학창시절 수업시간은 물론 드라마에서까지 ‘주몽’으로 명칭하고 있지만 ‘주몽’은 부여에서 활을 잘 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잘못된 것이며 ‘추모왕’이 정확한 명칭이라고 알려줍니다. 더불어 알에서 태어났다는 그의 탄생신화에 대해서도 왜 난생신화를 정착되었는지 짤막하게 짚어줍니다. 뒤를 이어 추모왕의 적장자로 왕위에 올랐지만 순탄하지 못했던 유리왕을 비롯해서 인재를 발탁함에 있어서 탁월함을 보여줬던 고국천왕, 전장에서 비명횡사한 최초의 왕 고국원왕, 동북아와 중원에 이르는 드넓은 땅을 호령한 광개토대왕, 고구려의 멸망을 함께 한 보장왕까지 고구려의 왕에 대해 설명합니다. 2장은 고구려의 왕자였지만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고구려를 떠나 백제를 세운 온조왕을 백성의 후대로 평민에서 왕의 자리에 올라 백성의 삶을 이해하고 평화를 유지한 비류왕, 고구려를 제압하고 최고의 전성기를 이룩한 근초고왕, 혼란한 백제를 안정시키고 부흥을 이끌었던 무령왕, 아직도 많은 의문을 남긴 백제의 마지막 왕 의자왕으로 이어집니다. 3장은 추모왕과 같이 난생신화를 가진 박혁거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데요. 저자는 박혁거세의 재위 당시 신라를 공격한 왜와 현재의 일본에 대해 의문을 제시합니다. 왜냐면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이 당시 왜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에 달려있다는 거지요. 신라가 천 년을 이어온 왕국이어선지 책은 신라의 왕이 가장 많이 소개되어 있구요. 고려를 건국한 태조를 시작으로 이성계의 꼭두각시에 머물렀던 공양왕까지 고려의 왕은 4장에, 위화도 회군으로 정권을 장악한 다음 조선의 시조가 된 태조 이성계를 비롯한 조선의 왕은 5장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왕의 역사>라고 했지만 사실 주된 내용은 학창시절 수업 시간을 통해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를 바탕으로 해서 역사에 기록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위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다지 새로운 것은 없는데요. 신라 ‘왕’의 호칭 변화에 대해 ‘왕’이라는 호칭을 쓰기 시작한 것은 22대 왕인 지증왕부터이며 그 이전에는 ‘거서간 -> 차차웅 -> 이사금 -> 마립간’으로 불리는 변화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각 장마다 해당 국가의 연대표가 수록되어 있어서 흐름을 살펴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큰아이가 초등 5학년이라 올해부터 역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역사관련 책을 틈틈이 읽긴 했지만 아무래도 역사를 어려워하더군요. 초등과정에서 역사를 세세하게 배우지는 않지만 큰 사건과 흐름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기해주지만 아이는 그것조차 이해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얘야, 조선의 왕은 태정태세문단세예성연중인명선...으로 이어진다. 무조건 외워라.” 이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입니다. 이 책이 제 아이에게 좋은 해답이 될 것 같습니다. 역사를 처음 접하는 아이는 물론 우리 역사의 큰 흐름을 잡을 필요가 있을 때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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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생물 콘서트 - 사진으로 보는 생태다큐멘터리
한영식 지음 / 동아시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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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제였습니다. 인터넷에서 정말 어처구니없는 기사를 봤습니다. 현재 강원도에 건설추진 중인 골프장이 40여 곳이 넘는데 그 면적이 여의도 면적의 18배, 축구장 6690개 정도라고 하니 어마어마한데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그로 인한 환경, 생태 파괴가 실로 엄청나다는 겁니다. 18홀 규모, 100ha의 골프장 하나가 생기기 위해서는 10만 그루 이상의 나무가 베어져야 한다니. 우리나라의 백두대간의 등허리라 할 수 있는 깊고 깊은 산, 강원도 골짜기에서 살아가고 있는 담비나 하늘다람쥐, 까막딱다구리 같은 야생동물들은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더군요. 근데 절 어이없게 했던 건 골프장 대상지역에 살고 있는 멸종위기종 보호에 대한 해당지방 환경청장의 답변이었습니다. “하늘다람쥐 같은 동물들은 생존력이 굉장히 강한데 걔네들이 거기 가만히 앉아서 죽겠습니까? 다 이동을 하죠. 다른 곳으로. 당연한 거죠”




예전의 저라면 아마 어제 그 기사를 보고도 그냥 지나쳤을 겁니다. 하지만 한 권의 책을 보고 난 직후여서 그랬는지 순간 울컥 화가 치솟더군요. “야생동물은 모두 알아서 살길 찾는다구요? 이보세요. 도대체 뭘 알고 하는 소리에요?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한 권의 책을 읽는 약간의 시간을 통해 제게 ‘울컥함’을 전해준 책, 바로 ‘사진으로 보는 생태 다큐멘터리’라는 부제의 책, <우리 땅 생물 콘서트>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토종 동식물에 대해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알려주는 <우리 땅 생물콘서트>. 책의 구성은 단순합니다. 크게 ‘인간과 함께 사는 생명’ ‘살생으로 사라지는 생명’ ‘병들어가는 삶의 터전 지구’ ‘거침없는 개발 현실’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거나 우리가 꼭 알아야할, 경각심을 일깨우는 동식물 24종을 선정한 다음 해당 동식물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와 관련한 동식물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제일 처음 소개되고 있는 ‘유용한 자원생물 무당거미’에서는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악당을 물리치는 스파이더맨의 활약으로 호기심을 유도한 저자는 ‘스파이더맨처럼 자연에 살고 있는 진짜 거미들도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합니다. 거미가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쳐놓은 거미줄 덕분에 농작물의 해충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무당거미의 소화액에 들어있는 ‘아라자임’이라는 효소가 신물질로 각광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와 더불어 곤충의 습성과 생태를 인간이 어떻게 연구하고 유용하게 활용하는지, 곤충의 더듬이는 최첨단 센서로, 나비의 체온조절방식은 컴퓨터 칩 냉각에 접목되었고 무더운 사막의 흰개미탑에서 건축가는 사막 한 가운데에 에어컨 없이도 시원한 건축물을 만드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합니다. 또 ‘부엉새가 울지 않는 겨울밤’에서 저자는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이라고 동요에도 등장할 정도로 친근했던 부엉새가 언제부턴가 그 울음소리조차 듣기 힘들어졌다고 하는데요. 그 원인을 추적해보니 1960~70년대의 쥐잡기 운동이 단초가 되었다는군요.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쥐를 잡기 위해 쥐약을 놓았는데 그것이 결국 상위포식자인 부엉이에게까지 미쳤다는 건데요. 빈대 태우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이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의 표지에는 ‘대한민국 동식물에 관한 아름다운 보고서’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처음엔 그 문구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우리 땅에 자라는 아름다운 동식물을 만날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주제, 하나의 동식물로 시작된 만남이 그와 관련된 여러 동식물로 이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책이 전하는 현실, 우리 땅의 아름다운 동식물이 처한 상황을 대면하니 왜 사람들은 눈앞에 닥친 하나밖에 보지 못하는 걸까 안타까웠습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이 아름다운 지구에 인간만이 살아야 하는 거냐고. 정말 그런 건가요? 이 푸른 지구의 주인은 누구인지, 인간을 포함한 이 땅에 사는 모든 생물이 지구의 주인이란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리산에 반달가슴곰이 사는 것이 나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반달가슴곰이 사는 숲은 좋은 숲이 유지된다는 말과 같다. 우리의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생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 85쪽.




한 생명의 몰락으로 생태계 평형이 기울어지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걷잡을 수 없이 파괴된 생태계는 위험천만한 곳이 된다....위해동물이라 할지라도 모든 생물은 그 자체로 존재가치가 충분하다. 인위적으로 해결하려 시도하기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자연적으로 조절되게 돕는 것이 옳다. - 95쪽.




꿀벌 실종은 생태계에 위험이 닥쳤다는 경고의 신호탄이다. 다음에는 어떤 해일이 덮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자연에 아주 심각한 병이 발생했지만 인간들은 그저 지켜보고만 있다....꿀벌이 사라진 가을, 수확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농부들의 주름살과 깊은 한숨만 늘고 있다. 결실 없는 황금계절을 더욱 고즈넉하게 만든다. - 160쪽.

 

사람들은 잔꾀를 부리다 자기 꾀에 넘어간 토끼처럼 놀란 눈을 하고 있다.... 모기로 인한 스트레스가 인간에 의해서 발생했다는 것에는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인간이 모기로부터 정말 자유를 누리고 싶다면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런저런 지원 정책을 만드는 것보다 원형 그대로의 숲을 보존하고 가꾸는 것만이 모든 생물들이 잘 사는 지상낙원을 만드는 길이다. - 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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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 -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개정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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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이런 얘길 들었습니다. 얼마전에 본 북한 영화에서 두 여학생의 대결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해요. 화가 잔뜩 난 여학생들이 가방을 운동장에 내려놓고선 다짜고짜 뛰더라는 거예요. 둘 중에 맨발투혼을 보인 아이가 이겨선 이런 말을 하더랍니다. “너, 졌지? 또 까불면 가만 안 둔다.(물론, 북한말은 이렇진 않겠지만)” 그랬더니 진 아이도 순순히 수긍하더라는 건데요.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걸핏하면 따귀부터 올려붙이는 걸 봐서일까요? ‘결투하면 진짜 독특하다’에서부터 ‘난 달리기 못하니까 까불면 안 되겠다’며 걱정하는 이에게 ‘그럼, 장거리를 노려보라’는 조언까지 모임 자리가 순식간에 왁자지껄해졌습니다. 가까이 있지만 갈 수 없는 북한, 그 곳 아이들의 순수함이 왠지 좋았어요. 그리고 다른 이들의 일상, 생활, 문화는 어떤지도 궁금해졌습니다.




이번에 만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4>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에서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북한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1997년 북한을 방문한 후에 쓴 답사기에 내용을 추가하고 다듬어서 내놓은 증보판인데요. 예전에 처음 출간될 때 놓쳤던 책인데다 그것이 우리가 가 볼 수 없는 곳, 북한의 문화유산을 답사한 것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왜냐면 몇 년 전 박물관 문화강좌를 통해 북한의 몇 몇 문화재를 만났지만 자세히 알지 못해 아쉬웠거든요.




책은 저자가 북한의 방문절차를 거쳐 비행기를 타는 장면부터 시작되는데요. 마치 제 자신이 북한 땅을 밟기라도 하는 것처럼 두근댔습니다. 책은 장소와 유적지에 따라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첫 답사는 북한의 수도인 평양 주변의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평양의 상징인 대동강을 시작으로 대동문, 부벽루, 을밀대, 대성산성 등 정말 많은 유적지가 있었습니다. 또 평양에는 청동기 시대 고인돌뿐만 아니라 구석기 시대 유적도 많았어요. 한반도에서 최초로 인간이 살았던 곳인 ‘상원 검은 모루유적’도 바로 평양에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많았던 단군릉에 대해 남과 북의 입장이나 견해가 아직도 많이 다르다는 걸 북한의 원로학자 주영헌 선생과의 대화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역사를 연구하는데 있어서의 방향과 남과 북이 서로 협조, 교류하는 관계로 발전해나가는 희망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고구려의 벽화로 너무나 유명한 ‘덕흥리 무덤’도 만날 수 있었는데 이곳을 방문하기까지 거친 절차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자의 원래 방북일정은 7월이었지만 담당 연구사가 7,8월 장마철은 벽화가 훼손되니 열 수 없다는 반대에 부딪쳐 일정이 10월로 연기되었다는 대목에서 해당 유적 담당자의  책임감과 사명이 얼마나 굳건한지 느낄 수 있었답니다.




우리와 비슷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다른 풍경과 유적지의 모습에 조금 낯설기도 했지만 그보다 그리움이 더 크게 와 닿았습니다. 남과 북이 분명 같은 언어를 쓰지만 한자어와 외래어가 많은 우리에 비해 곽밥(도시락), 닭알(달걀), 건발기(헤어드라이어) 등 순우리말을 사용하는 점도 인상적이었어요. 북한 여성의 머리 모양이 어떻게 손질하느냐에 따라 버섯머리, 들국화머리, 파도머리, 생태머리로 부른다고 하는데요. 설명만 들어선 머리에 언뜻 떠오르지 않아서 사진이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권의 부제이기도 한 이 말이 처음엔 이 책의 상징적인 의미인 줄 알았는데요. 저자가 평양에 가기 위해 탑승한 비행기의 기장이 착륙을 앞두고 했던 안내방송이라고 합니다. “평양의 기온은 20도, 날은 개었습니다.” 책의 초반에 이 대목을 읽었을 때만해도 그런가보다 했던 대목이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백두산으로 가는 길’이란 사진을 보는 순간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평양의 날이 개었을 때, 백두산으로 향하는 이 드넓은 길을 두 발로 걷고 싶습니다. 모쪼록 그 날이 빨리 오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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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고함 - KBS 국권 침탈 100년 특별기획
KBS 국권 침탈 100년 특별기획 '한국과 일본' 제작팀 지음 / 시루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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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이었어요. 미국이 독도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인터넷에서 이런 기사를 봤습니다. 몇 년 전 우리나라의 해양조사선이 독도의 주변해역을 조사하는 것과 관련해서 당시 일본이 우리에게 ‘만약 조사선을 파견한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는데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순간 화가 치밀더군요.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교과서에 왜곡된 내용을 수록하질 않나, 입국을 거부한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울릉도엘 가겠다고 억지를 부리질 않나... 일본의 행태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와 하루라도 잠잠하면 좀이 쑤시는 걸까요? 도대체 왜 그럴까요?




일본의 얼토당토않은 억지에 부아가 치밀 때 한 권의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일본에 고(告)함>인데요. 국내 방송국에서 국권침탈 100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로 제작됐던 프로그램을 책으로 출간했다고 합니다. 그 프로그램을 보질 않아서 어떤 내용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와 일본이 역사적으로 어떤 관계인지, 끊임없는 대결구도를 벗어던지고 앞으로의 관계를 모색할 방안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목도 다름아닌 <일본에 고(告)함>이니까요.




책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2000년 관계를 일컫는 핵심적인 단어로 ‘인연’ ‘적대’ ‘공존’ ‘변화’ ‘대결’ 5개의 키워드를 선정해서 그것을 주제로 한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인연’에서는 고대 일본의 조정을 좌지우지한 인물 소가씨가 바로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고대 백제인이라는 걸 전하면서 일본 최대의 정치개혁이라는 ‘다이카개신’이 일어나게 되는 계기가 된 소가노 이루카의 살해를 통해 백제와 왜가 어떤 관계(백제는 선진문물을, 왜는 군사력을 상호 지원하는)였는지 알려줍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어떻게 해서 대립관계에 들어서게 되는지는 ‘적대’에서 잘 나타나 있습니다. 여몽연합군이 일본을 침략한 것을 계기로 일본 내에 몽고군은 물론 고려에 대해서도 적대감이 싹트게 된 거지요. ‘공존’에서는 양국의 좀 달라진 면모를 띄기 시작하는데요. 조선에서는 약탈과 방화, 살인을 일삼는 왜구에게 강한 응징을 가하면서도 때에 따라 벼슬을 내리는 등 대응정책에 변화를 줍니다. 하지만 중앙의 입김이 미치지 못하는 지방에서는 여전히 조선을 침략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통신부’를 통한 교류였는데요. 이것 역시 양국에 평화를 지속시키지는 못하고 갈등이 고조되다가 결국 왜란이 시작되고 맙니다.




다큐멘터리로 방송된 프로그램을 책으로 출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책은 다른 역사관련 서적에 비해 읽기가 수월합니다. 문장도 이해하기 쉽고 매끄러운 편입니다. 하지만 뭐랄까요. 너무 평탄합니다. 그래서 심심합니다. 한일의 역사를 한 층 더 깊게, 세밀하게 추적한 것이라기보다 지난 2000년간의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를 단순히 알기 쉽게 ‘풀어서 정리해놓은’ 느낌이 듭니다. 이래서야 도대체 무엇을 일본에 고한다는 건지...




제목인 <일본에 고(告)함>의 ‘고(告)’의 의미를 짚어볼 필요도 있습니다. 흔히 ‘고(告)’는 ‘어떤 사실을 알리거나 말하다. 중요한 일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여 알리다’는 뜻으로만 알고 있는데요. 이는 ‘주로 웃어른이나 신령에게 어떤 사실을 알리다.’는 의미가 강합니다. 왜 우리가 일본에게 스스로를 낮춰야 하지요? 그건 아니라고 봐요. 자신감 있게, 좀 더 당당하게. <일본에 고(告)함>이 아니라 <일본에 고(誥)함>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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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아이들 3 - 배신당한 아이들 봄나무 문학선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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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이야기가 마무리 된 완결만화는 물론이거니와 내용이 마음에 드는 만화는 매번 구입해서 보곤 합니다. 몇 달을 기다려서 한 권을 구입하고 그러곤 소망합니다. 제발 다음 권이 빨리 나와줘...




<그림자 아이들>을 볼 때로 그랬어요. 새해가 시작될 때 <그림자 아이들 1, 숨어사는 아이들>을 처음 만난 이후로 언제 다음 이야기가 나올까 기다리게 됐습니다. 식량난을 이유로 정부에서 셋째 아이를 금지시켰다는 발상과 구성이 충격적이지만 그것보다 현실과 너무나 닮은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됐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셋째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불법을 저지르는 거였기 때문에 셋째 아이가 있다는 걸 그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다면. 가족을 제외한 누구에게도 탄생을 축하받지도, 아니 그 자신의 존재조차 알릴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면. 어쩌다 인구경찰에 발각되기라도 하면 아이의 생명은 위험에 빠지고 그 가족들까지 혹독한 처벌을 받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마 두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할 거예요. 평생 아이를 아무도 모르게 집에 꼭꼭 숨겨두고 길러야 하거나 아이에게 또 다른 삶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이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루크의 가족은 두 번째 방법을 택했습니다. 우연한 기회를 통해 아이에게 ‘루크’란 이름 대신 ‘리 그랜트’란 이름을 쥐어주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문을 열어줍니다. 하지만 그건 쉽지 않았어요. 바깥 세상,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생활은 루크에게 고역이었지요. 그러다 학교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만나면서 서서히 학교에 적응해 나가는데, 또다시 위기가 닥칩니다. 친구로 알았던 아이가 인구경찰의 스파이였다는 것을...




<그림자 아이들> 그 세 번째 이야기는 그림자 아이들을 배신한 소녀 니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루크처럼 가짜 이름과 신분으로 지내건 니나는 제이슨을 알게 되어 루크 일행을 고발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도 인구경찰에 끌려가 감옥에 갇히고 맙니다. 너무나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지금 자신은 악몽을 꾸는 것뿐이라고,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되새깁니다. 하지만 니나 앞에 놓은 현실은 냉혹했어요. 마음을 열었던 친구 제이슨의 배신으로 감옥에 갇히는 것도 모자라 제이슨과 공범이 되어 나라를 배신했다는 추궁을 받습니다. 거기다 이제 니나 자신이 인구경찰에게 스파이 제의를 받게 됩니다. 다른 아이들이 그림자 아이라는 것과 그 아이들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알아내라는데요. 니나는 과연 어떻게 할까요? 자신의 생명을 위해 다른 그림자 아이들을 배신하게 될까요?




1월에 <숨어사는 아이들>을 시작으로 7월 <가짜 이름을 가진 아이들>, 이번에 세 번째 <배신당한 아이들>을 만났으니까 계절로 따지면 <그림자 아이들>과 함께 세 계절을 보낸 셈입니다. <그림자 아이들>은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4권으로 이어지는데요.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까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4권,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만나고 싶습니다. 될까요?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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