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철학 교과서, 나 - 청소년, 철학과 사랑에 빠지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3
고규홍 외 지음 / 꿈결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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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부끄럽습니다만, 학창시절 제가 가장 어려워했던 과목이 뭔지 아십니까? 영어? 수학? 에이, 그건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이 어려워한 거고. 공부를 해도해도 알 듯 모를 듯 아리송하고 성적도 안 나오는 과목. 바로 국민윤리였습니다. 이런 말하면 다들 이상하게 쳐다보던데. 사실, 그랬어요. 특히 철학이나 사상에 관한 부분에서는 교과서와 참고서를 아무리 읽어도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요, 학력고사 칠 때 시험과목으로 포함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이제 다시는 철학이 날 괴롭히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네요. 시나 소설 같은 문학작품을 읽거나 역사, 경제 같은 인문서적을 읽을 때도 철학이 기본바탕으로 되어 있지 않으면 깊이있는 생각, 사고, 이해는 어렵더군요. 해서 철학에 관한 여러 책을 찾아봤는데요. 예비지식 없이 그때그때 눈에 띄는 책을 무작정 읽다보니 오히려 더 엉킨 기분이 들더군요. 뭔가 체계적인 독서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던 차에 바로 이 책을 만났습니다.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철학 교과서, 나>입니다.

 

제목의 ‘생각하는 십대’라는 대목이 끌리더군요. 내 나이가 이미 불혹을 한참 넘어섰지만 기본부터 다지려면 십대의 수준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책은 크게 세 개의 장으로 구분됩니다. 1장 [나], 2장 [나와 우리], 3장 [나와 세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유일한 존재 ‘나’를 시작으로 생각과 사고를 점차 확대해나갈 수 있습니다. 책은 가장 근원적인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바로 ‘나는 누구인가’인데요. 작고한 배우 추송웅님의 모노드라마 [빨간 피터의 고백]의 원작인 카프카의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을 바탕으로 인간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밀림에서 잡혀온 원숭이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결코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없었다는 것과 인간의 사회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인간의 행동을 보고 그것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하는지 인식하는 과정인 ‘도덕’과 ‘윤리’에 대해 살펴보고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는 갈등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정의’에 대해 고민해보기도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왕따당하는 친구를 모른 척해도 될까?’ ‘누가 역사를 만드는가?’처럼 사춘기를 겪는 십대의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고 고민하는 주제와 질문들을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 <정의론> <역사란 무엇인가>와 같은 고전을 바탕으로 풀어나가는데요. 책에는 이런 형식으로 모두 열 다섯 개의 철학적인 질문과 정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이야기, 질문이 끝날 때마다 본문에 언급된 책 이외에 참고할만한 책을 소개하고 있어서 생각과 사고를 확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물음에는 이미 답이 숨어있다고. 물음은 그 자체가 답을 찾기 위한 탐색이라고. 결국 어떤 것이든 물음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하기 이전에 자신에게 어떤 물음을 던지면 될지 끊임없이 고민해보라고 조언하는데요. 비단 십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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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여행자
박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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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여행서적을 자주 보고 있다. 예전보다 여행서적이 많이,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어서 그렇겠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평소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나라를,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풀어놓은 책을 만나면 왠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소설이나 만화처럼 여행서적도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으니 이쯤되면 나도 여행서적 매니아?

최근 <방콕여행자>를 만나면서 정말 반가웠다. 지금까지의 여행서적은 가고 싶은 나라를 이야기한 책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방콕여행자>는 달랐다. 단 며칠에 불과하지만 결혼하고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곳이 바로 방콕이었기에 책에서 만나게 될 방콕의 이야기가 기다려졌다. <On the Road><뉴욕, 뉴요커><책 여행책>과 같은 여행서로 사람들에게 많은 반향을 불러온 저자의 책이기에 궁금하고 또 은근히 기대가 됐다. 내가 다녀온 곳의 이야기도 있을까?

 

책은 초반부터 놀라운 사실을 전한다. 태국 정부가 저자에게 ‘태국 우정상’을 수여했다는 것. 수상이유는 방콕을 자주 방문하며 사랑해줘서라고 하는데. 단순히 자주 방문한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대체 뭘까.

 

궁금증은 심심하리만치 금방 풀렸다. 저자에게 있어 방콕은 낯선 나라, 낯선 도시가 아니라 낯설면서도 그리운, 그래서 몇 달이고 오래도록 머물면서 살아보고 싶은 곳이라고 한다. 그런 바램을 저자는 행동으로 옮긴다. 잠깐 다녀가는 여행자로서가 아니라 방콕에 머물면서 그곳 사람들의 일상에, 풍경에 자연스레 녹아들기를 시작한다.

 

우리나라보다 가난하고 청결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방콕. 저자는 우리가 절반만 알고 있다고 말한다. 태국은 오히려 우리보다 국제화된 도시라고. 하늘로 우뚝우뚝 솟은 고층빌딩들이 밀집한 도심의 모습이 그렇고 세련되고 고급스런 물건들이 즐비한 상점과 스타벅스가 우리나라보다 먼저 방콕에 들어왔다는 점, 그리고 숙박이나 교통에 있어서 외국인들이 지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한다. 다만 빈부격차가 심해서 수십 억원의 저택에서 외제 자동차를 몇 대씩 굴리면서 생활하는 이가 있는가하면 거리에서 구걸하거나 무질서한 모습도 동시에 볼 수 있는 도시가 바로 방콕이란다.

 

매일 아침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지인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산책을 하는 방콕에서의 일상을 저자는 느긋하고 관조적 시선으로 전한다. 자주 찾는 카페와 골프 연습장, 재즈 바, 미술관, 도서관, 거리를 거닐면서 망고와 파인애플, 바나나, 코코넛 액을 마시면서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나가고 말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방콕 사람들의 삶과 인생을 전해준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난 정말 방콕에 다녀온 것이 맞나? 가이드가 짜 놓은 스케줄에 따라다니기도 바쁘고 힘들어서 느긋하게 커피 한 잔 하며 느긋하게 책을 읽지도 못했고 영장에 발 한 번 담그지도 못했는데, 이걸 가지고 단 며칠이라도 다녀왔다고 할 수 있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기회가 되면 언젠가 나도 저자처럼 해보고 싶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책을 읽고 슬리퍼를 끌면서 숙소 근처를 배회하고 다니고 싶다. 대학건물마다 느긋하게 누워있는 ‘대학 개’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봐야지 싶다. 그러다 3개월 비자만료가 다 되어 가면 라오스와 미얀마의 국경을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또다시 3개월을 지내고... 이렇게 생각하니 문득 오래전 태국 여행길에 맛본 시원하고도 밍밍한 코코넛 음료의 맛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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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 제왕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정치학 교과서
왕굉빈 해설, 황효순 편역 / 베이직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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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나이를 처음엔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나이 한 살 더 먹은 것뿐인데 뭐가 달라질까 했어요. 왜냐면 다른 이들이 공포에 떠는 서른도 전 그냥 무덤덤하게 맞았으니까요. 근데 어우~, 불혹이 되니까 다르긴 다르더군요.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일단 계절마다 순하게 넘어가는 법이 ‘결코’ 없고 한 번 아프면 일주일은 기본, 열흘을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더란 말입니다. 그래서 생각했지요. 아, 불혹이 되면 병원비가 많이 들어가는구나.


근데 좀 지나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더군요. 이전에는 눈여겨보지도 않던 것들에 눈이 가고 관심이 가지고 조금씩 파고드는 것들이 생기게 됐습니다. 이를테면 책을 고를 때 예전에는 어렵고 고리타분하다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철학이나 인문서적의 책장을 뒤적이는, 실로 놀라운 일이 벌어지게 됐지요. 그래서 또 생각했습니다. 아, 불혹이 되니 읽어야할 책, 사야할 책들이 더 많아지는구나.


동양의 고전을 넘어 세계의 고전으로 일컫는 <논어> <노자> <장자>를 읽기 된 것도 모두 불혹에 접어들면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한비자>까지.


<한비자>는 정치인이나 전문경영인들이 반드시 읽는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비자>를 ‘제왕학’이라고 한다기에 제가 읽을 일은 없을 거라 여겼습니다. 그렇잖아요? 평범한 가정주부가 뭐 하러 그렇게 어렵고 골치 아픈 책을 읽겠어요? 그것 말고도 읽을 책이 얼마나 많은데요. 하지만 복병이 있었습니다. ‘궁금증’이란 이름의 복병이. 도대체 <한비자>가 무엇을 담고 있는 책이기에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군주들이 곁에 두고 있었는지. 21세기 최첨단 현대사회를 이끌어가는 정치인과 경영인들에게 정치철학 교과서가 되었는지. 문득 알고 싶더란 말입니다.


책은 제일 먼저 <한비자>의 저자(책의 양이 방대해서 후대에 글이 추가되었다고 하지만)인 한비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생애를 이야기합니다. 한나라의 왕족으로 태어났지만 남 앞에 나서기보다 조용히 글을 쓰는 일에 몰두했던 한비. 그가 쓴 글을 읽은 진시황이 한비를 만나기 위해 한나라를 공격해서 그를 대면하게 되는데요. 순자 밑에서 함께 동문수학했던 이사의 시기와 모함으로 한비는 죽음을 맞게 됩니다. 그렇게 한비가 죽고 난 후 한나라는 진에 의해 멸망을 맞게 되고 진은 전국시대를 통일하는 최초의 통일제국이 됩니다.


군주를 위해서 쓴 글, 군주를 설득하기 위해서 쓴 글인 <한비자>는 한비의 사상뿐 아니라 그가 영향을 받은 초기 법가사상가인 상앙의 ‘법(法)’, 신도의 ‘세(勢)’, 신불해의 ‘술(術)’의 사상과 주장도 담겨 있는데요. ‘외도내법’ ‘외유음법’이라 하여 겉으로는 도(道)와 유학을 중시하는 듯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법(法)을 강조한 <한비자>는 전국을 통일한 진시황의 강력한 왕권과 통치이념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법은 당시 중국에서 반드시 지켜야하는 것이어서 법가와 관련된 책이나 의학서, 농업 같은 실용서를 제외한 모든 책은 불온하다하여 불태워지고 정치를 비판하는 학자들을 산 채로 파묻는 ‘분서갱유’라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던 거지요.


한비는 여러 면에서 <군주론>의 마키아벨리를 떠올리게 합니다. 우선 그들이 살았던 시대가 혼란한 시대였던 점이나 강력한 군주의 통치기술이나 독재를 주장했다는 것이 비슷한지만 다른 점도 있습니다. 강력한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마키아벨리의 주장이었다면 한비는 오직 법(法)에 의한 통치를 주장함과 동시에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이념과 통치기술까지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책, 55편 20책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한비자>를 500여 쪽의 책 한 권으로 얼마나 이해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무심코 넘겼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비슷한 내용이 자꾸 반복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오리무중에 빠졌다고 할까요. 뭔가 확실하게 정리가 되지 않는 기분이 들지만 <한비자>를 통해 중국의 고대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유익했습니다. 오랜 불경기로 갈수록 삶은 팍팍해지고 특히 대선을 코앞에 둔 요즘이이서 <한비자>는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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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여행 In the Blue 9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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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이었던가? <목걸이> <여자의 일생>을 쓴 프랑스의 대문호 모파상에게는 이런 일화가 전해진다. 그는 파리 한 복판에 우뚝 서 있는 에펠탑을 흉물스런 고철 덩어리라며 혐오했다고 하는데. 그런데도 그는 매일 점심만을 늘 에펠탑 전망대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아이러니가 아닌가 싶은데, 모파상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파리 시내에서 에펠탑이 보이지 않은 곳은 그 곳이 유일하기 때문이라고. 언제가 됐든 파리에 가보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나로서는 사뭇 이해가 안되는 이야기지만...


파리로의 여행을 꿈꾸는 이는 나뿐이 아닌가 보다. <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 여행>에서 저자는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도시 1순위로 파리를 꼽았다고 이야기한다. 왜 아니겠는가. 영화로, 소설로, 사진으로 만나는 파리는 문화와 예술이 가득한 도시였고 거리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사랑하는 연인들이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키스를 나누는 일상적인 모습마저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그런 파리를 이번에 번짐 시리즈로 만나게 된 것이다. 저 멀리 에펠탑이 우뚝 서 있는 파리 도심의 모습이 수채화로 그려진 책 <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 여행>.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234개의 계단으로 이어진 개선문 위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본 모습으로 책은 시작된다. 저자는 말한다. 파리의 중심부에 위치한 이곳 개선문 위에 서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파리의 전경을 볼 수 있다고. 별광장이란 뜻의 에뜨왈 광장으로부터 콩코르드 광장, 튈트리 광장, 루브르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샹젤리제 거리도 모두 볼 수 있다고.


그리곤 파리의 곳곳을 천천히 누비고 다니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건넨다.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루브르 박물관을 향해 걸으면 만나게 되는 ‘조화’와 ‘화합’이라는 뜻을 지닌 콩코르드 광장. 이곳을 파리 시민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며 사랑하는데 실은 이곳에는 아픈 역사가 있다고. 프랑스 혁명 당시 단두대가 설치되어 루이 16세, 마리 앙투와네트 등 무려 1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바로 이곳에서 처형당했다고. 에펠탑의 맞은편에 우뚝 서 있는 광장의 상징인 오벨리스크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한다. 23미터 높이의 오벨리스크는 원래 이집트 룩소스 신전에 있었는데 이집트의 부왕이 헌납함에 따라 4년에 걸쳐 운송했다고 해가 저물어 하늘이 서서히 붉은 빛을 드러내는 순간에 마주한 에펠탑과 오벨리스크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책은 이외에도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미소를 담은 그림 [모나리자]를 만날 수 있는 곳, 세계 최대의 박물관으로 불리는 루브르 박물관과 콩코르드 광장, 에펠탑, 노트르담 성당, 센 간에 늘어선 알렉산드리3세 다리, 퐁네프 다리, 베르사이유 궁전 등 파리의 이름난 명소에 대해 이야기 한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몇 년 전 읽었던 책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으로 알게 된 ‘셰익스피어 인 컴퍼니’를 만난 것인데 그 느낌이 정말 새로웠다. 마치 예전에 여행했던 곳을 책에서 우연히 마주친 기분이라고 할까? 보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글과 사진으로 이뤄진 책, 이것이 바로 번짐시리즈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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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아이들 7 - 자유를 찾은 아이들 봄나무 문학선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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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ire Of The Sun’. ‘태양의제국’이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상하이가 배경인 영화인데 난리통에 부모님과 헤어진 영국인 소년이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머물면서 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본 전쟁의 그늘을 이야기하는데요. 오래전에 본 영화이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출정식을 하는 일본군 가미가제 특공대을 바라보며 소년이 노래 ‘Suo Gan’을 부르던 장면과 마지막 어렵사리 부모님과 만난 소년이 전쟁의 충격 때문에 부모님의 품에 안겨서도 그저 멍하니 먼 곳을 응시하던 장면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습니다.


왜 갑자기 이 얘기를 하냐면 <그림자 아이들> 7권의 표지 때문입니다. ‘자유를 찾은 아이들’이라는 부제를 보고 ‘아, 드디어 그림자 아이들이 자유를 찾았구나’ ‘인구경찰의 폭정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기쁨에 두 팔을 올려 환호하는구나’ 안심했는데요. 이상하게도 전면에 나타난 소년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 않는 겁니다. 자유를 쟁취했다는 기쁨보다 더 크고 중요한 것이 무엇이길래, 저렇게 뚫어지게 바라보는 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사뭇 걱정도 되더군요. 설마 그림자 아이들의 자유 그 이면에 엄청난 반전이 숨겨져 있는 건 아닐까?


얼마전 출간된 <그림자 아이들 7>을 끝으로 2011년 1월에 시작된 <그림자 아이들> 시리즈는 마무리됩니다. 갑자기 불어난 인구로 식량난이 발생하자 셋째 아이를 법으로 금지한 나라. 그래서 셋째 아이는 가족 외에 어느 누구도 만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그림자처럼 살아야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주인공 루크는 모험을 시작합니다. 셋째 아이들이 자유를 찾아 햇빛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그 방법을 모색하기로 한 거지요. 물론 루크가 처음부터 그런 결심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이웃집 소녀, 자기처럼 셋째 아이인 젠을 만나 셋째 아이를 금지시킨 것이 결코 식량난 때문이 아니라는 것과 셋째 아이들이 컴퓨터를 통해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자유를 쟁취하기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구요. 투쟁에 나선 젠이 목숨을 잃게 되지만 루크는 용기를 내어 다락방에서 세상을 향해 나옵니다. 루크가 아닌 리 그랜트란 이름으로. 핸드릭스 남학교에 들어간 루크는 자신처럼 위조 신분증으로 살아가는 셋째 아이들을 만나게 되지요.


리 그랜트가 되어 집을 떠난지 1년의 시간이 흘러 루크는 인구경찰 본부의 마구간에 머물면서 친구들과 자유를 찾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어느날 루크는 경관의 지목을 받고 사람들에게 새 신분증을 나눠주는 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구경찰의 명령에 한 노인이 불복하고 같은 시각 다른 마을에서 교전이 벌어졌다는 연락을 받은 호크 경관은 루크에게 총으로 노인을 쏘라고 명령합니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루크는 총을 떨어뜨리고 숲으로 달아납니다. 그런 루크의 뒤로 총소리가 이어지고... 루크는 호시탐탐 노리는 인구경찰의 눈을 피해 무사히 달아날 수 있을까요?


‘자유를 찾은 아이들’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셋째 아이들은 자유를 찾습니다. 셋째 아이들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인구경찰이 휘두르는 무자비한 폭력에서 벗어나게 되는데요. 그 과정이 실로 드라마틱합니다. 어떤 거대한 이념, 여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한 사람, 일부 사람들만의 노력으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일까요? 아이들을 위한 모험소설이자 성장소설을 읽으면서 다가올 미래, 새로운 시대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참, 서두에 말했던 표지 소년, 루크의 시선에 대한 해답은 책의 마지막에 나옵니다. 루크가 바라본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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