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주
안소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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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윤동주와의 만남. 분노와 슬픔, 안타까움에 한동안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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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1 - 조선 패밀리의 탄생 조선왕조실톡 1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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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카톡의 만남. 이렇게 재기발랄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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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지혜 42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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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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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 필사, 나를 물들이는 텍스트와의 만남
장석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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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줄곧 마음속에 계획만 할 뿐, 실천하지 않은 것이 있다. ‘필사’가 그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한두 시간은 꼭 책을 읽는데 책읽기가 백 미터달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가속도가 붙는다. 그럴 때 예전엔 골을 목전에 둔 것처럼 막판 스퍼트를 냈지만 요즘은 되도록 잠깐이라도 책을 덮으려고 노력한다. 책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행간에 담긴 의미를 놓치진 않았을까 고민하고 책 속에 담긴 문장을 몇 번 나지막하게 소리 내어 읽기도 한다. 제일 좋은 것은 마음에 드는 문장을 직접 손으로 써보는 거지만 그럴 상황이 아닐 때도 많아서 나중에라도 옮겨서 쓸 요량으로 포스트잇을 붙여두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바로 이 단계에서 그치고 만다. 짧은 문장이라도 노트에 베끼어 쓰는 것, 필사(筆寫), 난 왜 이렇게 시작하는 게 어려운지...

 

이것도 일종의 트랜드인가? 싶을 정도로 필사를 위한, 필사하기 좋은 책들이 자주 출간되고 있다. 누군가가 여러 분야의 글 중에 일부를 추려내어 놓은 책이 있는가 하면 글의 분위기를 켈리그라피로 한층 끌어올린 다음 그걸 옆 페이지에 그대로 따라 쓰면 되도록 편집된 책도 있다. 오, 이거 괜찮네, 싶어서 솔깃해지지만 매번 이내 시들해졌다. 내 마음을 울린 글이 아닌 다른 이가 추려놓은 글이라는 것도 연필이 아닌 이상 한 번 쓰면 돌이킬 수 없는 공간에, 거기다 가족이라 할지라도 나 아닌 다른 이가 볼 수도 있는 책에 무언가를 적고 싶진 않았다. 필사를 한다면 그건 오직 내 마음의 움직임이 느껴질 때 일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석주’란 이름 앞에 서고 보니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인이자 수필가이고 독서광이자 출판인이기도 한 그를 난 좋아한다. ‘누가 지금/문 밖에서 울고 있는가./인적 뜸한 산 언덕 외로운 묘비처럼/누가 지금/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는가’(‘애인’)처럼 그의 시는 수시로 가슴을 울렸고 ‘나는 부지런히 책을 구해 읽었으니, 이것은 책으로 유폐하는 것이요, 책으로 망명하는 것이고, 책속의 위리안치였다. 나는 기꺼움으로 그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글을 보면서 나태함을 일깨우기도 했다. 그런 그가 ‘필사를 위한 책’을 출간했다. 장석주가 엮은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결코 뿌리칠 수 없는 반가운 유혹이다.

 

필사는 느린 꿈꾸기이고, 나를 돌아보는 성찰이며, 행복한 몽상이다. - 서두에

 

책읽기가 다른 어떤 것보다 가장 우아한 현실도피였다는 그는 힘든 시절을 보낼 때 니체와 단테의 문장에서 잃어버린 길을 찾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쉬지 않고 읽은 글을 모두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명문장은 지혜와 인생의 정수를 함축된 구조 속에 담아’내기에 때론 거울처럼 우리 내면을 비춰준다는 것이다.

 

명문장을 베껴 쓰는 일은 그 작가에 대한 오마주다. 베껴 쓰기는 교감을 나누는 것이다. 아울러 문장에 깃든 정신과 기품을 닮으려는 능동적인 마음의 발로를 보여준다. - 10쪽. 머리말 중에서

 

책은 장석주가 읽었던 무수히 많은 시와 소설, 수필 등의 글 중에서 마음에 되새길 만한 명문장을 다섯 개의 부분(감정을 다스려주는, 인생을 깨우쳐주는, 일상을 음미하게 해주는, 생각을 열어주는, 감각을 깨우는)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한 페이지에는 그가 추려놓은 글이, 그 옆의 나머지 한 페이지는 여백이 있어서 책을 보면서 소개된 글을 직접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서툴더라도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연필을 들고 써 보라고 옮겨 놓은 글에는 이태준의 [무서록], 함민복의 [미안한 마음], 신영복의 [처음처럼], 박형준의 [저녁의 무늬],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고독의 즐거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테의 수기] 등이 있다. 때론 짧은 문장, 때론 긴 문장을 만나기도 하는데 명문장에 주눅이 드는 걸까? 기억해야 할 것들을 되도록 빨리 메모하는 것에 오래 길들여져서일까? 빈 공간에 나의 필체로 쓴다는 건 솔직히 아직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언젠가 머지않은 날에 내면을 비춰보고 마음을 돌아보듯 한 자 한 자 정성껏 꾹꾹 눌러쓰기에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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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아티스트
스티브 해밀턴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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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송프로그램에서 외국 출연자들에게 ‘투명 망토가 있다면 뭘 하겠느냐’고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그때 “여탕에 가고 싶다.”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은행에 가서 돈을 마음대로 갖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우리나라 사람에게 ‘투명 망토가 있다면 뭘 하겠느냐’고 물었어도 아마 비슷한 대답이 나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화 속 상상의 이야기로 만나는 ‘하늘을 나는 카펫’이나 ‘투명 망토’처럼 만약 자신에게 다른 이와 다른, 매우 희귀한 특별한 물건이 있다면, 혹은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능력, 어떤 물건이냐에 따라 취하게 될 행동이 다르겠지만 그것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건 확실하다.

 

‘아직 날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가 있다. 그는 1990년 여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의 주인공인 여덟 살 소년이 바로 자신이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때의 사건으로 사람들은 자신을 ‘기적의 소년’이라 불렀으며 위로와 용기를 북돋워주는 편지와 카드를 보내주었다고.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지만 그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주황색 죄수복을 9년 동안 입고 있는 상황이니까. 그는 문득 생각한다. 난 도대체 그동안 뭘 했던 걸까? 자신이 말문을 닫고 살아야했던 이유를 되짚어봐야겠다고. 

 

자, 정신 바짝 차리길.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이야기, 한때 '기적의 소년'이었던 내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할 테니까. '밀포드의 벙어리' '희대의 총아' '어린 유령' '새파랗게 어린 아이' '금고털이' '자물쇠 예술가'. 이것들은 전부 다 나를 따라다녔던 이름이다.

하지만 그냥 마이클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 - 13~14쪽.

 

마이클은 9년 전 끔찍한 사건에서 다행히 살아남았지만 그 충격으로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게 되어버린다. 가족을 잃은 마이클은 삼촌과 함께 지내면서 정신과 치료와 상담을 받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밤, 삼촌의 주류점에 들어선 남자를 보자마자 마이클은 심상치 않은 일, 남자가 강도로 돌변하리라고 예감한 것이다. '의사소통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마이클은 제대로 적응하기는커녕 더욱 괴로워한다. 그가 관심을 갖는 것은 오직 낡은 자물쇠였다. 녹슬고 낡은 자물쇠를 관찰하고 그걸 여는 방법을 터득해가면서 마이클은 희열을 느끼기 시작한다.

 

가끔씩 이런 생각이 든다. 주류점 뒷방 문의 낡은 자물쇠가 아니었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 드디어 자물쇠 여는 법을 완전히 익혔을 때…… 그 느낌이 어떤지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 68쪽.

 

어린 시절의 엄청난 충격으로 말을 잃은 마이클. 그는 어떤 자물쇠라도 단번에 여는 재능이 있지만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이클이 어밀리아라는 소녀를 마음속에 담고 그녀의 아버지가 사업이 난관에 부딪치면서 상황은 마이클이 생각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간다. 범죄조직이 마이클의 능력을 알게 되면서 결국 금고털이 생활을 하게 되는데...

 

<더 록>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미국의 알카트라즈섬을 찾은 관광객을 인질로 삼아 살상가스를 발사하겠다는 무리를 제압하기 위해 생화학무기 전문가와 알카트라즈 감옥에서 유일하게 탈출한 이력이 있는 죄수가 팀을 이뤄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는 영화였는데 난 처음엔 이 영화가 락음악에 관한 건줄 알았다. 그런데 <The Rock>이라는 제목을 보고서야 처음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됐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아티스트’라는 단어 때문이었는지 처음엔 이 책 <록 아티스트>가 락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일거라 생각했는데 <The Lock Artist>라는 원제와 ‘세상 모든 자물쇠를 여는 손’이라는 부제를 보고서 아차, 했다. 하지만 재미는 때로 의도하지 않은 것에서 얻어지는 법. 이번이 그랬다. 스티븐 해밀턴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만도 큰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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