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안녕하세요? - 글래디 골드 시리즈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4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완벽한 메이크업에 단정한 헤어스타일의 할머니. 거기다 왼쪽 눈에 바싹 돋보기를 들이대고서 정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여느 할머니와 다른 모습에 살짝 당황할 수도 있지만 기죽을 필요는 없다. 왜냐면 그녀는 평범한 할머니가 아니다. 할머니 탐정단, 글래디와 글래디에이터의 당당한 리더시다.




추리소설에서 살인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요건이다. 예사롭지 않은 표지그림과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에 바치는 오마주’란 붉은 글씨의 <오늘도 안녕하세요?> 역시 마찬가지다. ‘오늘도 안녕하세요?’란 제목을 비웃기라도 하듯 첫 장에서부터 살인이 벌어진다. 그것도 피해자의 집, 식탁위에서 버젓이.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




독약은 구운 소고기에 들어 있었다. 셀마 벨러의 목숨은 겨우 몇 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셀마에게는 정말 통탄할 만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내일 생일을 무척 기다렸기 때문이다...오, 불쌍한 셀마 - 11쪽.




이 책의 주인공은 글래디스 골드. 75세로 도서관 사서로 일하다 은퇴한 그녀는 동생이 있는 플로리다의 ‘라나이 가든’으로 이사온다. 주민 대부분이 노인인 그곳에서 그녀는 개성적인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면서 매일 즐겁게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데 글래디의 가장 친한 친구인 프렌시가 생일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죽는 일이 발생한다. 프렌시를 자신의 소울메이트라 여겼던 글래디에게 친구의 죽음은 큰 충격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프렌시의 짐 정리를 하던 글래디는 문득 친구의 죽음에서 의문점을 발견한다. 얼마전 죽은 셀마 역시 프렌시처럼 생일 하루 전날 갑자기 죽은데다가 둘 다 어딘가 전화를 걸려다 죽음을 맞은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우연의 일치라 하기엔 께름칙한 공통점을 수상히 여긴 글래디는 동생과 함께 경찰서를 찾아간다. 하지만 증거가 없는 사건은 수사할 수 없다는 형사의 말에 그녀와 친구들은 직접 사건에 뛰어든다. 글래디와 글래디에이터란 멋진 이름까지 지어놓고...




“내가 추리작가라면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을 찾아보라고 말하고 싶어요...잊지 말아요. 살인범은 항상 가장 의심을 덜 받는 사람이에요. 홈스의 말처럼 ‘그건 기본’이죠.” - 215쪽.




70세를 훌쩍 넘긴 할머니들이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그 사건에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오늘도 안녕하세요?>. 분명 추리소설인데도 정통 추리소설에 비해 가벼운 느낌이다. 우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된 인물들의 성격이 상당히 개성적이다. 본문 중에 구체적인 나이가 언급되지 않았다면 10대 소녀들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밝고 수다 떨기 좋아하며 쾌활하다. 심각한 고민과는 거리감이 있다.




스토리 구성도 추리소설치고는 다소 허술했다. 소설 중반쯤 이미 범인이 누군지 왜 살인을 했는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때문에 저자가 독자를 위해 소설 곳곳에 배치해 둔 복선이나 암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인가. 바로 주인공 할머니들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그녀들에게 나이는 숫자놀음에 불과해 보인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우울해하지 않는다. 책을 읽고 자신을 가꾸어 나가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멋진 이성을 보면 가슴 설렌다.




“이제 나이도 먹고 더 현명해졌으니 철없던 시절에 저질렀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랄 뿐이에요....이 나이에도 누군가를 사귀면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예요. 우리 모두 더 편하고 단순하게 살 수 있는 방법. 앞으로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방법....혹시 남은 시간이 몇 년, 아니 일 년, 아니 한 달이나 하루면 어떻게 하냐고요? 그렇다면 그만큼 완벽한 하루가 또 어디 있겠어요.” - 290쪽.




책 뒤쪽의 역자후기를 보니 이 책을 ‘코지 미스터리’라고 한다. 가벼운 분위기의 추리소설, 코지 미스터리엔 선혈이 낭자한 장면은 없다. 정통 추리소설처럼  스릴 넘치는 서스펜스나 반전은 없지만 아마추어 탐정의 좌충우돌 활약상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기대치를 살짝 낮추기는 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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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색의 시간 - 빈센트 반 고흐 편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 나는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미술시간이나 사생대회 때 그린 그림을 미술선생님께선 샘플용으로 가져가셨다. 그런 날 친구들은 “우어어...”하며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넌 당연히 미대지?”란 얘길 했다. 그땐 나도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대학진로를 결정해야할 때가 다가오자 상황은 180도 급변했다. “미대는 절대 안된다”고 엄마가 반대하셨다. 이유를 묻자 “언니가 이미 미대를 다니고 있으니까”라고 말씀하셨다. 즉, 우리 집안 형편에 두 명의 미대생은 무리라는 거였다. 이만저만 실망이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안된다니 깨끗이 포기할 수 밖에...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림에 미련을 버려야지...하면서도 학교 미술실 근처를 배회하고 언니의 스케치북을 뒤적거렸다. 내가 딱해 보였던지 언니는 이런 얘길 했다. “넌 꼭 미대가 아니라도 되잖아. 또 내가 볼 때 넌 스케치는 좀 되는데 그 다음이 별로야. 특히 색감이 짙은 그림은.” 의외였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나의 약점을, 정곡을 사정없이 콕, 찌르는 언니가 야속했다.




사실 내가 봐도 내 그림은 예쁜 그림이긴 하지만 생동감이 없었다. 서툰 붓놀림과 매끄럽지 않는 명암표현, 어울리지 않는 칼라배합은 밋밋하고 매력없는 그림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그런 내게 고흐,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정리되지 않은 듯한 붓터치에서부터 마구잡이로 그린 게 아닐까...란 의구심이 들 정도의 칼라선택. 하지만 그 색채들은 고흐의 손을 거치면서 절묘하게 잘 어우러져서 열기와 생동감 넘치는 그림, 보는 사람을 매료시키고 탄성을 자아내는 작품으로 탄생했다.




특히 <별들이 반짝이는 밤>이나 <밤의 카페테라스> <해바라기>...같은 작품은 꼭 한번 그려보고 싶었다. 그림이 안된다면 십자수로 수를 놓아서라도 고흐만의 색채와 열정을 품어보고 싶었다.




단 한 점이라도 고흐의 작품을 그린다는 것은 그의 전기를 수십 번 읽거나, 전시회를 수십 번 보는 것보다 훨씬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이라고 확신합니다. 또한 그의 그림을 모사한다는 것은 다양하고 원색적인 색깔들이 서로 충돌하며 어우러지며 고양되고 흥분된 듯한 표현의 강력함을 배우는 것입니다. - 2쪽. <본문 중에서>




그리고 그 기회가 내게 찾아왔다. 김충원의 <채색의 시간, 빈센트 반 고흐편>. 이 책에는 고흐의 그림 중에서 12편의 작품을 선정한 다음 책 속의 밑그림에 직접 따라서 그려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만 유화로 그려진 그림을 색연필로 그리기 때문에 고흐의 작품을 원화 그대로 재현할 순 없다. 그래서 저자는 고흐의 과장된 색감과 선 중심의 표현방식을 새로운 색연필 버전으로 탄생시킨다는 기분으로 채색을 즐기라....고 가볍게 충고한다.




책에서는 고흐의 그림을 본격적으로 따라 그리기에 앞서 고흐의 채색과 색연필 사용법에 관해 설명해놓고 있다. 선 하나를 길게 그을 때도 힘을 주는 정도에 따라 느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서부터 두세 가지 색깔을 섞어서 짧게 선을 긋는 방법, 선을 서로 겹치게 그어서 색깔을 섞는 방법, 서로 다른 색깔을 덧칠하는 방법, 명암을 넣는 방법 등이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다. 단 몇 번 연습하고 말 게 아니라 꾸준히 연습하면 고흐의 그림뿐 아니라 색연필 그림을 그리는데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직접 먹어보지 않고는 그 맛을 알 수 없듯이, 그림도 직접 그려보지 않으면 그 느낌을 알지 못합니다. 또한 그림은 그리면 그릴수록 그 느낌이 달라지고 분명해집니다. - 7쪽.




그리하여 드디어 만난 <밤의 카페테라스>와 <별이 빛나는 밤에>...고호의 뛰어난 색감과 꿈틀대는 붓터치가 일품인 두 작품을 난 결국 완성하지 못했다. 고호의 멋진 색감은커녕 우선  색연필을 쥔 손에 힘을 주어서 그리는 것부터 어려웠다. 조금만 그려도 팔이 저렸고 어깨가 뻐근했다. 고흐의 특기였던 보색관계의 색깔 선택이 내 그림에선 전혀 어우러지지 않고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고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첫 술에 배부르려고 하다니...내가 과한 욕심을 부렸다.




누구나 연습을 하면 어느 정도의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그림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그림을 즐길 수 있다는 취지로 출간된 책 <채색의 시간>. 하지만 이 책의 설명에 따라 그림을 그려보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고흐의 그림은 한 두 번 그린다고 해서 그의 테크닉이나 색감을 표현해낼 수 없는데 그에 비해 뒷부분에 마련된 밑그림이 그려진 실습용 스케치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 복사종이에 비해 그릴 때 느낄 수 있는 질감이나 색채감에서도 차이가 났다. 출판사에서 그 부분만을 별도 제작해서 독자들이 원하는 밑그림을 언제든 추가구입이 가능하도록 배려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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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평화를 짝사랑하다 - 붓으로 칼과 맞선 500년 조선전쟁사 KODEF 한국 전쟁사 1
장학근 지음 / 플래닛미디어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지난달이었다. 한 대형서점에서 주최하는 작가토론회에 참석했다. 조금 늦었는지 도착했을 땐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의견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일단 눈에 띄는 빈자리에 앉았다. 그때 들려온 작가의 충격적인 말 한마디. “전 조선시대때, 아니 임진왜란때 우리나라가 망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지금 이게 무슨 소리야. 우리나라가 망했어야 한다니...왜, 이유가 뭔데?...순간 어리둥절해하는 참석자들에게 작가는 뒤를 이어 얘기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 사회가 얼마나 부패했었는지, 문(文)은 무(武)를 업신여겼으며, 강한 자는 약한 자들을 누르고 억압하는 사회였다. 하지만 이런 점을 모르고 무조건 우리는 잘못없다, 피해자라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잘못된 점은 인정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내게 작가의 그 말은 당시 토론내용보다 몇 배나 더 인상적이었다. 깊게 남았다.




‘우리는 잘못없다. 피해자다’...는 얘긴 학창시절부터 수없이 들었던 얘기다. ‘평화를 사랑했기에 다른 나라를 단 한 번도 침략한 적이 없는, 순수한 백의민족’이 유일한 자랑거리였던 나라....하지만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그 말은 결코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평화를 사랑한 게 아니라 그저 ‘오늘도 무사히’...정도의 수준이랄까.




‘붓으로 칼과 맞선 500년 조선전쟁사’란 부제가 붙은 <조선, 평화를 짝사랑하다> 이 책은 조선의 5백년 역사 중에 일어난 크고 작은 전쟁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1392년 조선왕조를 세운 이성계가 조선의 태조로 즉위하기까지의 과정, 흔히 말하는 ‘위화도 회군’의 배경과 과정에서부터 시작한 이 책은 조선의 전쟁사를 ‘영토개척 전쟁’ ‘동아시아 삼국전쟁’ ‘외교의 실패가 부른 전쟁’ ‘ 제국주의 열강과의 전쟁’...크게 네 부분로 나누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마도정벌에서부터 세종의 여진정벌.북진정책이라든가 임진왜란, 정유재란, 정묘호란, 병자호란, 병인양요, 신미양요...등을 전쟁전후 당시 국내외의 상황이 어떠했으며 전쟁발발 후 조선의 대응방식과 전개양상, 전후 복구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쟁이 일어날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배경, 문제점, 나아가 조선사회에 미친 영향에 이르기까지 조목조목 짚어서 서술해놓았다.




그 중엔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배웠던 부분도 있었지만 처음 알게 된 사실도 많았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학교에서 미처 배우지 못했던 역사...라고 하는 게 옳은 표현일 듯하다. 내가 알고 있는 무수히 많은 전쟁과 전쟁을 승리로 이끈 용감한 장군들은 500년 조선전쟁사 중에서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실리보다 명분과 의리를 중히 여겼던 나라, 스스로 힘을 길러 나라를 지키려고 하기보다 다른 나라에 의지하고 그 힘을 빌리려했던 부끄러운 과거를 지닌 나라가 바로 조선이었다.




특히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정묘호란, 병자호란은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왜 미리 준비하지 못했을까. 당파싸움에 열을 올리지 말고 나라를 굳건히 하고 이웃 주변국의 정세가 어떠한지에 관심을 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그랬다면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임진왜란을 일으켰더라도 능히 조선을 지켜낼 수 있었을텐데...그랬다면 조선의 왕자와 대신들이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는 치욕을 겪지는 않았을텐데....하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쟁에 관해 전쟁의 전술과 무기를 얘기하고 있는 책, <조선, 평화를 짝사랑하다>. 이 책을 읽어간다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내용도 다소 어려웠고 “왜?”하는 의문이 수시로 떠올라 마음이 힘겨웠다.




우리는 영화와 소설로 전쟁을 만난다. 그 간접 경험을 통해서 전쟁이 얼마나 잔인하고 파괴적인가...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핵심,  전쟁은 왜 일어나는지, 전쟁이 일어나게 된 가장 근본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해선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다시 한번 표지를 보니 <부산진 순절도>의 일부가 보인다. 굳게 닫힌 성문 밖엔 이미 일본군이 엄청난 수의 배와 군대가 몇 겹으로 둘러싸고 있다. 하지만 그에 맞서는 조선군의 수는 형편없이 빈약해 보인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지금도 짝사랑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닐까...?




“과거를 반성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역사는 조금씩 더 건강해진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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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도서관 - 세계 오지에 3천 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 이야기
존 우드 지음, 이명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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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관심분야 외의 일이나 대상에 몰두하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걸핏하면 밤새 책을 읽는 날 책을 좋아하지 않거나 읽지 않는 사람들은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오히려 잠자는 시간에 책을 읽는 건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요, 무모한 체력소모일 뿐이라고 말한다. 책에 대한 생각이 다를 뿐이니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 할 수 없다.




왜냐면 내게도 그런 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게 언제인고 하니 일간지나 텔레비전을 통해 ‘에베레스트 최고봉 등정’...같은 소식을 접할 때다. 거세게 휘몰아치는 눈보라로 인해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절대절명의 상황 속에서도 높고 험준한 산을 올라 정복하는 사람들. 그들은 내게 분명 존경의 대상이다. 하지만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 산을 오르다가 자신은 물론 일행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점점 더 높은 곳, 더 위험한 산을 찾아 끊임없이 오르고 또 오른다. 도대체 왜일까.




그런데 바로 그 곳, 히말라야에 도서관을 세운 남자가 있다. 존 우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이사로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가 왜 히말라야에, 세계의 오지에 어쩌다 도서관을 짓게 됐을까. 무슨 계기로 그 힘든 일에 뛰어들었을까. 그 모든 궁금증의 해답이 ‘세계 오지에 3천 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희망을 전한 사나이 이야기’란 부제가 달린 이 한 권의 책, <히말라야 도서관>에 실려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마케팅 이사인 존 우드는 직장생활 후 처음으로 장기휴가를 떠난다. 휴가지는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였다. 그는 그 곳에서 우연히 교육재정 담당관인 파수파티를 만나고 그에게서 네팔의 교육현실에 대한 예길 듣는다. 네팔의 문맹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지만 그건 사람들이 교육에 대해 무관심해서가 아니라고.




그와 함께 네팔의 학교를 방문한 존은 그곳 학교의 열악한 환경에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는 한 마디의 말을 듣게 된다. “우드씨, 책을 가지고 다시 와주세요.”  그에게 네팔의 교육현실을 보여준 파수파티는 헤어지는 존에게 이렇게 말한다.




“안녕이라고 말하지 않을 겁니다. 대신에 ‘페리 베타운라’라고 말할게요. 이건 ‘서로를 다시 볼 때까지’라는 의미입니다. 제발 돌아와 주세요. 페리 베타운라.” - 21쪽.




휴가를 마치고 카트만두로 돌아온 존은 고민에 빠지다가 그에게 저장된 이메일로 무작정 메일을 보내기 시작한다. ‘우리들보다 조금 적게 행운을 누리고 사는 많은 어린이들을 위해 대단히 좋은 일을 하나 할까 합니다....최악의 선택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겁니다(27~29쪽)’...라고.




그러자 곧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보내기 시작하고 그렇게 모인 3000권의 책을 가지고 존은 다시 네팔의 학교로 향한다. 환호하는 아이들, 얼굴에 눈물과 미소가 가득한 사람들의 모습에 감동한 그는 어렵지만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내 꿈을 위해서라면 안정적인 삶도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삶은 이곳 네팔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알았다.....나는 이제까지 살아왔던 평범한 일상에 도전할 생각이었다...나는 회사의 중역에서 히말라야에 도서관을 세우는 사람으로 변신하려는 중이었다. -51쪽.



 


존 우드는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 항상 책이 있었다.  매일 잠들기 전에 동화를 수없이 읽었고 가족들과 여행을 할 때도 그는 책 속에 빠져들었다. 그에게 책은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기에 책이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책의 소중함, 중요함을 아는 그였기에 책이 없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네팔의 아이들의 현실은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고 여겨진다. 책이 절실하게 필요한 아이들에게 한 권의 책을 주는 일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깨달은 존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선 지금의 자리에서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게 했던 마이크로소프트사를 그만두고 결혼을 약속했던 연인과도 헤어진다.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네팔의 가난한 마을에 학교와 도서관을 지어주는 사람’이란 강력한 메시지를 심은 존은 개발도상국에 학교를 짓고 책을 전달하기 위한 단계를 차례차례 밟아나가기 시작한다. 룸투리드란 자선단체를 만들고 그 단체를 꾸려나가기 위해 후원자를 찾고 모인 기금으로 어떻게 일을 했는지...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책날개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룸투리드’가 친구이자 애인이고 가족이며 살아가야할 이유인 남자, 존 우드. 네팔의 가난한 마을에 학교와 도서관을 지어주는 것을 시작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스리랑카, 에디오파아....까지 수많은 오지마을에 도서관을 건립한 존 우드. 지금은 비록 일부지만 조금씩 세상을 바꿔나가는 그의 모습에서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온라인 어디에선가 순회하고 있을 존의 첫 번째 메일이 언젠가 내게도 오진 않을까...생각했다. 수많은 오지마을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가져다줄 ‘행운의 메일’...을 기다리며 가슴설레는 마음으로 메일함을 열어본다. 최악의 선택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했다. 바훈단다를 시작으로 했던 나의 소박한 목표를 다시 한번 생각했다. 소박한 눈덩이가 점점 속도가 붙어 더욱 커졌다. 이제 상상의 날개를 선 세계로 펼쳤다. 인도, 라오스, 스리랑카, 캄보디아, 베트남을 내려다보고 룸투리드 사업이 번창하기를 기원했다. 도서관 2,300개, 학교 200개, 컴퓨터 교실 50곳, 장학금을 받는 1,700명의 소녀, 백만 권의 책. - 254쪽.







존 우드의 희망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의미있는 책이었지만 아주 작은 오타가 있었다.

207쪽. ‘1’부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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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3-24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년 전에 네팔을 여행한 적이 있었지요.. 해외여행겸 네팔인 친구집에서 묵었답니다..
그땐 외국인들에게만 바라던 그들의 거지근성에 몹시 언잖았는데.. 이책을 읽고
나와 다른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던 저자의 밝은 성품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이 책을 읽고 다른 분들도 누리는 혜택에 대하여 생각해 보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어.. 내가 서평을 쓰게된건아닌지.. 님의 서평~ 참으로 좋아 한번씩들립니다..
 
플루토 Pluto 5
테츠카 오사무 지음, 우라사와 나오키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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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게지히트에겐 알 수 없는 구석이 있었다. 왜인지 알수 없지만 그의 기억은 뚝 끊겨져 있는데...그 의문이 5권에서 약간이나마 풀린다. 끄트머리에 더 크고 깊은 의문을 달려있긴 하지만...

인간만이 가진 감정, 증오를 가슴에 품게 된 게지히트. 그의 증오는 플루토의 정체를 밝히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인가...

그리고 아톰!!  밝고 귀여운 그 애가 죽었을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 왜 그 애가 죽었을까...이해할 수 없었다. 아톰의 탄생과 죽음에 숨어있는 모순...정말 해답은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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