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티스 미스터리
찰리 브로코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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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스터리가 뭐길래. 제목에 ‘미스터리’가 들어간 책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이번에 만난 <아틀란티스 미스터리>도 그랬어요. 아틀란티스가 어떤 곳인가요? 깊은 바다 속에 가라앉은 지상의 낙원이자 인류의 오랜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땅이잖아요. 바로 그 아틀란티스의 숨겨진 비밀, 미스터리에 대한 책이라니. 거기다 ‘댄 브라운과 인디아나 존스의 흥미진진한 만남’이란 띠지의 문구는 정말 호기심을 자극하더군요. 대체 어떤 이야기가 들었을까 궁금하다 못해 가슴이 두근댔답니다.




책은 토머스 루어즈 교수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하버드 대학의 언어학 교수이자 고대 언어 해독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그는 [고대의 세계, 고대의 사람들]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는데요. 프로그램 진행자인 레슬리 크레인이 골동품점에서 구입했다는 종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모든 고대 언어를 읽을 수 있다고 여긴 자신조차 처음 보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낯선 고대 언어가 종에 적혀 있었던 거예요. 학자로서의 호기심과 도전의식이 발동한 루어즈는 카메라로 종의 모습을 담는데 그때 방송실로 무장한 괴한들이 침입합니다.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괴한들에게 종을 빼앗기고 맙니다. 또 해당 프로그램의 프로듀서는 괴한의 무리에 의해 납치되어 잔인한 고문을 받고 끝내 살해됩니다.




한편 러시아의 고고학자 율리야 교수는 유적지에서 흙으로 빚은 심벌즈를 발굴하고 루어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냅니다. 심벌즈에 쓰인 글을 도무지 해독할 수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루어즈가 미처 메일을 확인하기도 전에 율리야 역시 심벌즈도 빼앗으려는 무리에 의해 살해당하고 맙니다. 율리야 교수의 동생이자 경감인 나타샤는 언니를 무참히 살해한 무리의 정체를 밝히고 복수하기 위해서는 먼저 루어즈를 만나야 한다는 걸 깨닫고 길을 떠나구요. 루어즈와 크레인 역시 유물에 얽힌 비밀을 밝히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합니다.




저자가 역사와 고고학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인지 미스터리적 요소를 갖춘 소설은 책은 초반부터 속도감 있게 진행됩니다. 유물에 얽힌 비밀을 밝히려는 루어즈 일행과 그것을 빼앗으려는 무리들과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이집트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독일, 나이지리아 등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에 걸쳐 벌어지는데요. 본문을 통해 전해지는 분위기나 정경들이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어 마치 <다빈치 코드>나 <인디아나 존스>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의 두께를 실감하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가톨릭교회가 등장해서 서로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나 종과 심벌즈를 비롯한 유물들을 자신의 부와 욕망을 이루기 위해 소유하려는 모습은 팩션 소설의 전형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 같아 좀 아쉬웠습니다. 저자의 다음 작품은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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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선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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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하라 이치를 처음 만난 건 <도착의 론도>였습니다. 자신의 작품인 <환상의 여인>을 누군가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한 주인공이 병적에 가까울 정도의 광기와  집착을 보이며 벌이는 복수극이 빠르고 치밀하게 진행되는 작품이었는데요. 잠들기 전에 잠깐 보려고 책장을 넘겼다가 밤새 끝까지 내달리고. 그러고 나서도 또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읽은 책은 <도착의 론도>가 처음이었습니다. 서술트릭이라 해서 소설 초반에 범인이 누구인지 미리 다 공개했는데도 불구하고 저자의 농간에 보기 좋게 휘둘린 셈이지요.




<실종자>를 만날 때는 단단히 각오를 했습니다. 이번엔 절대로! 내 뒤통수를 후려칠 생각은 아예 꿈도 꾸지 마! 날 만만하게 보지 말라구!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로 나를 유혹하려해도 결코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야!라고 다짐을 했지요. 이번엔 저자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책의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소설에 몰입하면서도 나름 저자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샌가 저자가 쳐놓은 덫에 제 몸이 점점 깊이 빠지고 있는 겁니다. 순간, 헉! 이게 뭐야!! 그런 줄도 모르고 넋을 잃고 있었다니. 다시 첨부터! 첨부터 다시 시작해 보자구!




도쿄 인근의 작은 도시에서 두 구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구석진 창고 안에서는 한 달 전에 행방불명 된 여성의 시체가, 창고의 주변 숲에서 백골로 변한 시체가 발견되었는데요. 기이하게도 한 달 전의 시체에서는 ‘유다의 아들’, 백골이 된 시체에는 ‘유다’라고 적힌 쪽지가 있는 거예요. 조사 결과 백골의 시체가 15년 전에 실종됐던 소녀라는 것이 밝혀졌는데 그 뒤를 이어 두 구의 백골 시체가 더 발견되면서 도시는 발칵 뒤집어집니다. 뒤에 발견된 시체가 모두 15년 전에 실종된 여성인데다 ‘유다’라는 쪽지가 있었거든요. 15년 전 월요일에 사라진 여성들이 모두 백골의 시체로 발견되자 사건은 혼란에 빠지고 그 와중에 또다시 여성들이 실종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한편, 15년 전의 ‘유다’와 현재의 ‘유다의 아들’, 이 둘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논픽션 작가인 다카미네 류이치로와 간자키 유미코는 15년 전의 사건을 더듬어가기 시작합니다. 당시 용의자로 주목됐던 시모나야기와 다마무라를 만나고 유미코는 ‘소년A’를 추적해가는데...




15년이란 시간의 간격을 두고 벌어진 여성 연쇄실종 사건을 통해 소년범에 대한 문제를 파헤치는 <실종자>는 한마디로 까다롭고 어려운 소설입니다. 현재와 과거가 뒤섞여 있는데다 화자도 수시로 바뀌고 있어서 잠깐이라도 흐름을 놓치면 잔뜩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때문에 바짝 긴장해서 읽어야 하지요. 저자가 책의 곳곳에 설치해놓은 함정과 덫을 피해가면서 동시에 암시와 복선, 단서가 되는 것들을 찾아내어 실꿰기를 하듯 하나하나 순서대로 이어붙여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마지막 순간, 여지없이 “딱!”하고 저자가 뒤통수를 후려치거든요.




15년 전에 벌어진 사건과 현재의 사건, 15년 전의 소년 A와 현대의 소년 A...이 둘의 관계를 제대로 꿰뚫어서 봐야 하기에 여느 추리소설처럼 속도를 낼 수가 없습니다. 무작정 앞으로 내달리기보다 속도를 늦춰서 주변을 샅샅이 훑어가며 더디게 책을 읽어야 하기에 갑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그게 또 오리하라 이치의 작품을 읽는 재미가 아닌가 해요. 물론 이번 작품에선 결말이 어떠하리라는 걸 예상할 수 있었지만 그걸 서술트릭의 거장이라는 저자가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가 되더군요.




책의 후반 <실종자>가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중에서 <원죄자>에 이은 두번째 이야기는 대목이 있더군요. 순서는 바뀌었지만 <원죄자>는 어떤 이야기일지, 또 앞으로 출간될 <도망자>도 궁금해요. 저자가 어떤 함정과 덫을 설치해놓고 날 기다리고 있을지 두근두근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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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4
제인 오스틴 지음, 원영선.전신화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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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에서 제인 오스틴만큼 사랑받는 작가가 또 있을까. <오만과 편견> <센스 & 센서빌리티> <엠마> <설득> <맨스필드 파크>등의 작품이 드라마 혹은 영화로 재탄생되었는데 이 중에서 책을 읽었던 건 <오만과 편견>이 유일하다. 하지만 그것도 학창시절 때의 일이어서 저자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자세한 내용도 기억나질 않았다. 중년이 되어 만난 고전은 예전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걸 알기에 언제든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책에 밀려 자꾸만 뒤로 처졌다. 그러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제인 오스틴이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 <설득>이었다.




책은 월터 엘리엇 경이 준남작 명부를 뒤적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래전에 아내를 잃은 이후로 빚이 무섭게 늘어가는 데도 불구하고 월터경은 준남작이란 작위에 어울리는 생활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는 세 명의 딸이 있는데 첫째 엘리자베스와 셋째 메리가 월터 경처럼 귀족의 생활에 물들어 다른 이의 평판을 의식하는 반면 둘째 앤은 현재의 상황을 판단할 줄 아는 현명하고도 지적인 여성이다. 다만 앤은 27살이 되도록 결혼하지 못했는데 그건 바로 8년 전에 헤어진 첫사랑 프레더릭 웬트워스 때문이었다. 웬트워스와 사랑에 빠진 앤은 그와 결혼을 약속하기에 이르지만 돌아가신 앤의 어머니 친구인 레이디 러셀에게서 웬트워스가 준남작이라는 가문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레이디 러셀은 그저 단순한 엄마의 친구가 아니었다. 올곧은 성품에 도리를 중시하고 사리분별이 강한 레이디 러셀은 앤에게 있어 어머니처럼 중요한 존재였다. 그런 레이디 러셀이 웬트워스를 여러 면에서 부족한 사람이라며 그와의 결혼을 반대하자 그녀에게 설득당한 앤은 자신의 연인 웬트워스와 헤어지고 만다. 그 후 웬트워스는 유럽의 여러 나라를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했던 나폴레옹 전쟁에 나가 공을 세워서 재산을 쌓고 웬트워스 대령이 되어 귀향하게 되는데...




<설득>이 42살의 짧은 생애를 살다간 제인 오스틴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해서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했는데 <오만과 편견>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가난하지만 이름난 가문의 지적이고 자존심 강한 여성과 그녀를 마음에 품은 부유한 남자가 등장하는 인물의 구성에서부터 둘 사이에 높이 쌓인 오해의 벽 때문에 서로 가까이 하지 못하던 남녀가 화해하고 결혼에 이르는 이야기의 흐름에 이르기까지 <설득>과 <오만과 편견>은 마치 일란성 쌍생아처럼 닮아 있다. 그런데도 <설득>을 제인 오스틴의 소설 중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고 하는 이유는 뭘까.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모두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녀의 이야기와 문장이 <설득>에 가장 잘 살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1814년이라는 특정한 시대를 배경으로 당시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어떤 풍습과 가치관이 있었는지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특히 앤과 웬트워스가 사랑과 이별, 재회, 화해의 과정을 거치는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사랑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저 로맨스 소설의 전형이라 치부할 수 없는 ‘뭔가’가 그녀의 소설에 있는 것 같다. 42살로 삶을 마칠 때까지 평생 독신으로, 그것도 고향과 일부 지방을 벗어나지 않고 살았던 제인 오스틴이 어떻게 이런 이야기들을 빚어낼 수 있었는지 감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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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플렉스의 탄생, 어머니 콤플렉스 아버지 콤플렉스
베레나 카스트 지음, 이수영 옮김, 김영옥 감수 / 푸르메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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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전 제 자신이 수많은 콤플렉스로 똘똘 뭉쳐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눈에 띌 만큼 아름답지 못한 외모 때문에, 남들보다 뒤처지는 능력 때문에, 내세울 것 없는 가정환경에, 만족스럽지 못한 현재의 내 모습에... 그래서 되도록 대중 앞에 나서기보다 뒤에 숨기를, 드러내기 보다는 감추려고 애를 썼는데요.  어느 날엔가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지? 지금과 다르게 살 수는 없을까. 다른 삶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궁금했습니다. 또 두려웠어요. 제가 찾는 그 길이 어쩌면 지금보다 더욱 거칠고 험난할지도 모르기에. 그래서 접근방법을 조금 다르게 해봐야겠다 싶더군요. 우선 나 자신에 대해 잘 알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거나 이겨낼 힘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콤플렉스의 탄생, 어머니 콤플렉스 아버지 콤플렉스>도 그래서 읽었습니다. 제 안에 존재하는 무수한 콤플렉스가 무엇에 기인한 것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더 나아가 제가 아이들에게 그동안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아이들에게 저는 어떤 존재인지,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저자 베레나 카스트는 융 심리학자이자 분석가인데요.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아버지 콤플렉스와 어머니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데 발달과 성장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버지 콤플렉스와 어머니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독립적이고 책임감 있는 인간이 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고 부정적인 콤플렉스의 영향을 받으면 그 사람은 삶에서 어려움을 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책은 맺는말까지 포함해서 모두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콤플렉스 유형을 크게 긍정적인 어머니 콤플렉스, 긍정적인 아버지 콤플렉스, 부정적인 어머니 콤플렉스, 부정적인 아버지 콤플렉스로 나눈 다음 각각의 어머니, 아버지 콤플렉스가 여자와 남자(아들과 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제 사례를 예로 들거나 동화를 이용해서 설명하고 있는데요. 내용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꽉 막혔다가 모처럼 쉽게 잘 넘어간다 싶다가도 속도 방지턱에라도 걸린 듯 덜컥덜컥 막히곤 했거든요. 무엇보다 제가 잘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던 게 제일 답답했어요.




하지만 인상적인 대목도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제가 아들만 둘을 키워선지 남자아이의 청소년기나 아버지, 어머니 콤플렉스가 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신경이 쓰이더군요. 특히 1장은 들어서면서부터 깜짝 놀랐습니다. “엄마처럼 살지는 않을 거야!” 한때 제가 끊임없이 되뇌었던 말이거든요. 저자는 긍정적인 어머니 콤플렉스를 토대로 자아 콤플렉스가 싹트고 발달하는데 늦어도 청소년기에 부모로부터 정서적, 심리적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왜냐면 청소년기는 모든 것에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것은 모두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는 거지만 중요한 점은 무엇보다 자존감이 불안정해지는 시기가 또 청소년기이기 때문에 이때 청소년에게 애정이나 가치의 상실감을 불러올 수 있는 말이나 상황은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이지요. 책에서 언급한 헬무트와 어머니의 사례는 완전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우울증에 빠지거나 무력함을 보일 때 아들에게도 무력감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들은 그것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는 거지요. 간혹 제가 일상 속에서 우울해 하거나 무력함을 보이곤 했는데, 정말 조심해야겠습니다. 아니, 절 옭죄고 있는 콤플렉스로부터 제 스스로가 벗어나는 것. 지금 제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무척 힘들겠지만 해내야겠지요.




저자가 본문 중에 언급하고 있는 사례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콤플렉스가 무엇이며 콤플렉스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콤플렉스에 대해 알고 싶거나, 자신의 삶을 보다 주체적으로 일궈나가고 싶다는 분에게 좋은 참고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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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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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의 일이다. 직장을 통해 알게 된 분에게서 갑작스런 소식이 날아왔다. 저녁 찬거리를 사기 위해 집을 나섰던 부인이 갑자기 인도로 들이닥친 트럭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는 거였다.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그 사고가 있기 불과 얼마 전에도 그 가족을 만났는데... 남편과 아내, 중학생부터 막 돌이 지난 넷째 꼬맹이가 함께 하는 그야말로 요즘 보기 드문 다자녀에 화목한 가족의 전형이었는데, 그런 집에 이렇게 큰 불행이 찾아들다니. 다정한 엄마를 잃고 아이들은 어떻게 지낼까. 가족을 잃은 아픔을 극복하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려야할까. 그리고 분노가 치밀었다. 대체 운전을 어떻게 했길래 멀쩡한 사람을 죽이는 거냐고.




그날도 분명 여느 때와 다른 평범한 하루였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런데 어느 누군가에게는 그 날이 생애 마지막 날이 되고 말았다. 오랫동안 앓아온 지병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여느 날과 다름없이 길을 가다가 어디선가 갑자기 날아든 타이어에 맞아 쓰러지고 그걸로 끝. 가족들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억울함과 깊은 슬픔의 늪에 잠기고 만다.




그 날의 사고는 해당 차량이 소속된 아카마쓰 운송회사 사람들에게도 충격을 가하고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철두철미하게 정비와 점검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차량 제조사인 호프자동차에서 사고원인이 정비불량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아카마쓰 운송회사의 큰 고객인 업체로부터 거액의 배상금 요구와 거래를 끊겠다고 통보해오고 은행에서도 자금회전을 도와달라는 아카마쓰의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아버지로부터 이어받아 운영해오던 운송회사가 한 번의 사고로 도산의 위기에 처하자 아카마쓰는 의문을 품는다. 사고가 단순히 정비불량이 아니라 차량 자체의 구조적 결함이 아닐까?라고. 그러던 차에 아카마쓰 운송에서 일으킨 사고와 비슷한 사고가 다른 지방에서 있었는데 그 사고 역시 호프자동차였다는 걸 알게 된다. 한편 호프자동차의 사와다를 비롯한 일부 직원들은 사고차량을 단순한 ‘정비불량’이 아니며 회사에서는 이미 예전에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 은밀히 리콜 은폐를 했다하려한다는 걸 알게 되는데...




첨엔 코믹판타지물인 줄 알았다. 그 오해의 바탕에는 <하늘을 나는 타이어>라는 제목이 한몫 했다. ‘하늘을 나는 양탄자’도 아니고 ‘하늘을 나는 빗자루’도 아닌 ‘타이어’라니! 상식적으로 봤을 때 절대 일어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모방송국의 ‘아니, 이런 일이’에 나올만큼 엽기적이고 허무맹랑한 일일거라고.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내가 상식적으로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했던 일이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났었다고 한다. 대형 트럭에서 타이어가 분리되는 사고로 인해 해당자동차에서는 대대적인 리콜이 이뤄졌다는 게 아닌가. ‘도요타 사태를 예견한 화제작’이란 띠지의 문구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재벌급 거대기업을 상대로 일개 운송회사가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다. 600쪽이 넘는 두툼한 책은 무서운 속도로 뒤로뒤로 내달렸다. 자신들의 숨통을 바짝 죄어오는 상황 속에서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고 모두가 힘겹게 간신히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그동안 대기업이라면 무조건 신뢰하거나 일단 감탄사를 늘어놓곤 했는데 요즘의 국내 상황과 이 소설을 통해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기업이라는 명함 하나로 모든 것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좌지우지 하려는 검은 속내를 들여다본 느낌이랄까?




이케이도 준. 저자의 작품은 이 소설이 처음이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타이어>를 통해 그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졌다.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이 소설은 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호기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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