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독서계획
클리프턴 패디먼.존 S. 메이저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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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해 얘기하는 책이라면 일단 유심히 살펴보는데, 이 책 <평생 독서 계획>은...뭔가 달랐다. 뭐랄까...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책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지만 제목에서부터 이렇게 확실한 책은 드물었다. 그 어떤 수식어도 없이 그저 ‘평생 독서 계획’이라니. 참으로 정직한, 알기 쉬운, 그러면서도 멋진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클리프턴 패디먼’. 저자의 이름이 왠지 낯익었다. 이 사람의 이름을 어디선가 봤는데...곰곰 되짚어보니 <서재 결혼시키기>의 저자가 ‘앤 패디먼’이란 게 떠올랐다. 책에 관한 책을 쓴 두 사람의 저자, 대체 이들은 무슨 관계일까? 그 궁금증이 나로 하여금 책을 펼치게 만들었다. 표지를 넘겨 본문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았다. 책날개 저자의 소개란 끄트머리에서 발견한 ‘딸 앤 패디먼’. 오, 이런 일이! 아버지에 이어 딸까지! 이렇게 멋진 부녀지간이 다 있나!! 순간 책에서 강력한 포스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그 유명한 <서재 결혼시키기>의 저자의 아버지가 쓴 작품이라 왠지 설레는 기분이었는데 저자 서문에서부터 깜짝 놀랐다. <평생 독서 계획>이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인 1960년에 초판본이 출간되었다는 거다. 그러니까 50년, 딱 반세기가 지났다. 문학작품도 아닌 책이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을 받다니. 이 책이 단순히 책에 대한 안내서 차원이 아니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책은 고전의 범위를 서양문학에 머무르지 않고 동양문학까지 아우르는 세계문학으로 확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서사시이자 서양 문학의 기초가 되는 작품인 [길가메시 서사시]를 시작으로 현대 예술가들에게 있어 상상력의 밑천으로 통하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짧지만 동양고전의 진수를 보여주는 공자의 [논어]로 이어지면서 모두 133명의 동서양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포클레스를 비롯해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성 아우구스티누스, 단테, 마키아벨리, 셰익스피어, 토머스 홉스, 괴테처럼 누구나 저자와 제목은 알지만 대부분 읽지 않은 고전을 비롯해서 무함마드의 [코란]이나 혜능의 [육조단경]과 같은 종교서적, [천일야화]나 무라사키 시키부의 [겐지 이야기], 조설근의 [홍루몽]과 같은 동양고전,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2대 세계 체제에 관한 대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토머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 같은 과학서적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책마다 간단한 내용과 함께 해당 책이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지 알려준다.




반세기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책이니만큼 인상적인 대목도 많았다. 예전에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완역본으로 읽으면서 고역을 치렀는데 책은 이렇게 말한다. ‘소설 중간에 끼어있는 시들은 모두 건너뛰어라. 세르반테스는 현대에서 가장 신통치 못한 시인들 중 하나(138쪽)’라며 재치(?)있는 말을 건네고. 노골적인 성적 묘사로 에로틱한 소설로 알려진 실명씨의 [금병매]에서는 ‘이 책이 세계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 되는 이유는 그 탁월한 사회 풍자와 비판 때문.(152쪽)’이라고 짚어주며 주로 어린 시절 오락용으로 읽었던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는 ‘나중에 나이 들어 재독해보면 이 소설이 왜 불후의 명작인지 깨닫게 된다.(185쪽)’고 현대의 우리가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되새기게 해준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역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였다. 저자는 ‘침투 불가능한 소설’이라는 [율리시스]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 방법들을 세세하게 조언하면서 ‘[율리시스]를 읽으려고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모험.(366쪽)’이라며 용기를 북돋워주기도 했다.




작년 한 해 220여 권의 책을 읽었다. 아이의 동화가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원래의 계획보다 훨씬 많은 양이었다. 문제는 그 책들을 마치 백 미터 달리기에서 전력질주 하듯 읽었다는 것. 물론 그때마다 나름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지만 그 책들을 통해 과연 나 자신이, 나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돌아봤을 때 나오는 대답은...‘글쎄올시다’였다. 그래서 다짐했다. 올해는 단단한 음식을 먹듯 책도 꼭꼭 씹어서 읽고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난 것처럼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며 그 정취에 깊이 빠져보자고. 고전도 챙겨 읽자고. 이 중에서 적게, 천천히 읽자는 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데 문제는 고전이었다. 읽어야 할 고전이 너무 많고 방대해서 무얼 먼저 손에 잡을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평생 독서 계획>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고 행운이었다. 내게 남겨진 날들, 반평생동안 함께 할 책들로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 엉성하게나마 틀을 잡을 수 있었다. 저자가 소개한 책을 모두 읽지는 못하겠지만 그가 알려준 독창적 사상을 가진 133명의 동서양 작가와 더 읽어야 할 작가 100명의 작품들을 바탕으로 내게 맞는, 나이기에 가능한 ‘나만의 평생 독서 계획’을 세워야겠다. 그리고 정든 친구를 만났을 때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듯 책과의 만남도 친구처럼 마음을 담아봐야지. 앞으로 만나게 될 나의 정든 친구들, 과연 누구일까.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한다.







여기에 다루어진 책들을 다 읽기까지는 50년이 걸릴 수도 있다. (...) 이 책들은 평생을 따라다니는 길동무이다. 한번 당신의 내부에 자리 잡으면,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당신의 내부에서, 외부에서, 그리고 대인관계에서 꾸준히 작용한다. -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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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저격수의 고백 2 - 탐욕스러운 기업들의 속임수 경제 저격수의 고백 2
존 퍼킨스 지음, 김현정 옮김 / 민음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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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만 안 들었지 순전히 강도 아냐!” 순진한 사람 등을 쳐서 사기를 치거나 바가지 씌우는 사람을 만나면 우린 이런 말을 하지요. 그런데 그런 사람은 알고보니 정말 약과네요. 이 사람에 비하면 완전 어린 아이의 애교 수준이라고나 할까요? 그럼 문제의 ‘이 사람’이 누구일까요? ‘그’는 바로 ‘경제 저격수’입니다. 현대판 ‘살인 청부업자’로 불리는 그들은 개인이라기보다 대기업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엘리트 ‘조직’인데요. 그들의 공식직함은 ‘수석 경제학자’. 그들의 임무는 바로 제3세계 국가들을 속여서 강탈하는 것입니다.




전 제 자신이 경제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책에 비해 적지만 그래도 틈나는대로 경제서적을 읽지만 그것도 그때뿐, 뒤돌아서면 백지가 되버리더군요. 특단의 조치가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 어류의 기억력인 3초를 능가하도록, 기억에 오래 남으면서고 경제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뭔가가 없을까...찾다가 책 한 권을 골랐습니다. 그게 바로 <경제 저격수의 고백>입니다. 제목의 ‘저격수’라는 단어가 스릴러를 좋아하는 제게 콱! 꽂혔거든요.




호기심 백배가 되어 도전장을 던진 책 <경제 저격수의 고백>의 첫 장을 넘겨  서문을 보다가 전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경제 저격수들의 가장 큰 임무는 바로 미국이 원하는 자원을 가진 나라를 찾아 ‘그 나라의 지도자를 유혹하고 뇌물을 줘서 자국 국민들을 착취’하게 만드는 거고. ‘결코 갚지 못할 차관을 도입’하게 하고 ‘국가 자산을 민영화’하고 ‘섬세한 환경을 파괴하는 것을 합법화’한 끝에 ‘미국 기업에 귀중한 자원을 헐값에 팔아넘기도록’ 하는 거라고 합니다. 어쩌다 그들이 자신의 임무에 실패하더라도 자칼로 하여금 지도자를 암살하거나 그마저도 실패할 땐 전쟁을 일으키면 된다니... 어디서 많이 보던 상황 아닌가요? 상당히 익숙하지요?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의 활동 결과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경제 위기 상황이 벌어진다는 겁니다. 그 예로 2007년만 해도 급성장일로에 있던 아이슬란드가 갑작스레 불어난 엄청난 부채와 통화가치의 급락으로 인해 국가 부도에 처하게 됐는데요. 그 모두가 경제 저격수의 눈부신(?) 활약 덕분이라고 하는군요. 아니, 이럴수가! 영화에서나 보게 되는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단 말이야? 분노에 두 손을 그러쥐었습니다.




핵폭탄에 버금갈만큼 엄청난 충격을 불러오는 내용에 비해 책의 구성은 정말 단순합니다. ‘문제’와 ‘해결책’ 그리고 ‘결론’이 전부인데요. ‘탐욕스러운 기업들의 속임수’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미국 기업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떤 일을 벌이는지 말합니다. 대공황 이후 미국은 자국의 경제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일부 기업에게 자본이 편중, 집중되지 않도록많은 규제법규를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레이건이 백악관에 입성하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집니다. 경제학자인 프리드먼에 의해 자유 시장이 대두하면서 기업은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불법적인 행동까지도 모두 정당화시켜버립니다. 공공자산이 민간 소유로 넘어가고 부도덕한 기업 소유주들로부터 소비자나 투자자를 보호하는 법이 붕괴하기 시작한 거죠. 전 세계의 금융 시장이 붕괴되고 기업 대출이 중단됐으며 직원들의 대량 해고가 이어지는 경제 몰락의 길에 접어들게 됩니다. 결국 미국 내의 많은 자본이 일부 기업에 집중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 보너스로 4억 5000만 달러 지급’ ‘### ##, 1분기 동안 16억 달러의 이윤 기록’과 같은 기사를 접한 미국인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지고야 맙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전 세계를 경제 위기의 상태까지 몰고 온 원인은 무엇이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2부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라는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목표를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 여러 가지 대안을 내놓고 있는데, 제가 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미국의 경제를 움직이고 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미국의 기업들. 그들의 이익을 위해 은밀하게 활동하는 경제 저격수! 그들은 총만 안 들었을 뿐, 연쇄살인마 다름없다는 것. 또 미국이란 나라, 정말 인정사정없는 무자비하고 잔인한 나라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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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록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3
혜경궁 홍씨 지음, 정병설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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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이었다. <한중록>을 읽으려 했다. 우리 역사에 있어 가장 충격적인 대사건이라 할 수 있는,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인 사건에 대해 알고 싶었다. 하나뿐인 아들이자 자신의 대를 이을 세자에게 죽으라 명을 내린 아버지. 그 임금이 폭정을 일삼는 이였다면 굳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나라를 크게 부흥하게 했던 성군 영조이기에 왠지 궁금했다. 왜일까. 후대의 우리가 알지 못하는 뭔가가 존재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한중록>을 선택했다. 옛사람의 글이라 읽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쉽게 풀어 쓴 책을 골랐지만 이상하게도 몰입이 되지 않았다. 30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내게 닿은 글이어서 감흥이 더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겨우 100쪽도 채 넘기지 못하고 접어버렸다. 완독하지 못하고 남겨진 책은 아쉬움이 더해져 한동안 앙금이 되어 남았다. 그리고 잊혀졌다.




그러다 얼마전 드디어 <한중록>을 만났다. 출판사도, 옮겨 쓴 이도 달라서인지 <한중록>과의 만남은 두 번째이건만 느낌은 처음인 것마냥 새로웠다. 1735년(영조11) 6월 18일 풍산 홍씨 가문의 딸로 태어나 1815년(순조15) 12월 15일 생을 다한 여인. 사도세자의 아내이자 영조의 며느리,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 ‘내 남편 사도세자’에서는 사도세자(경모궁)의 비범한 탄생과 더불어 얼마나 총명하고 뛰어난 자질을 가졌는지에 대해 서술한다. 하지만 어린 세자를 부모의 품에서 떨어뜨리고 경종 측의 내인들을 동궁으로 불러 세자를 보필하게 했던 영조와 생모인 선희궁에 대한 원망과 세자가 문文보다 무武를 좋아하게 된 것이 바로 그 때문이라며 갑갑함을 토로한다. 이로 인해 영조와 세자의 왕래는 자연히 줄어들었고 세자가 기이한 병에 걸리면서 부자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말았다. 정조의 탄생으로 맞은 기쁨도 잠시, 세자의 기이한 행동으로 혜경궁의 마음고생은 더욱 깊어졌다. 깊어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었다. 급기야 세자가 뒤주에 갇히는 임오화변이 벌어지는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2부 ‘나의 일생’에서 혜경궁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명문가의 딸로 태어나 세자빈으로 간택되어 열 살 어린 나이에 궁에 들어오게 된 일, 시아버지인 영조와 생모인 선희궁, 세자에게 사랑을 받은 일을 비롯해 정조의 탄생과 지아비 세자의 죽음, 화완옹주와의 불편한 관계, 환갑을 맞아 수원 화성으로 원행 가던 날들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전해주는데 혜경궁의 간택 당시 다홍색 호롱박 치마가 유행이었다는 것과 세자의 영조에 대한 효성이 지극했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3부 ‘친정을 위한 변명’에서는 혜경궁의 아들 정조에 대한 지극한 정을 볼 수 있다. 정조에게서 후사가 없어 걱정하다가 순조가 태어나자 안도하는 모습, 외가의 억울함, 죄를 풀어주고 왕위를 순조에게 양위하겠다던 일과 자신의 친정식구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데 화완옹주의 대목에서 예전에 다른 책을 통해 알게 된 정후겸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띄었다.




책의 모든 내용이 한번에 쓰여진 게 아니라 조카를 비롯한 다른 이의 요청과 필요에 의해 몇 번에 걸쳐 이뤄졌기에 중복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대목이었기에 이를 통해 오히려 당시 실록에서 빠진 역사의 일면을 알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또 본문에 곳곳에 ‘한중록 깊이 읽기’를 두어 <한중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한중록>의 ‘한’자가 한가롭게 쓴 기록인 ‘한(閑)중록’인지, 임오화변과 친정이 정치적으로 견제를 받던 한이 담긴 기록이라는 ‘한(恨)중록’인지 정확하지 않다고 하는데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할까 싶다. 어린 나이에 세자빈이 되어 입궐하여 첫아들을 잃고 이어 남편까지 잃는 비운을 겪었으며 노/소론, 시/벽파의 당쟁에 휘말렸던 혜경궁의 삶. 그 자체가 바로 역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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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 - 유치원, 초등학교 1,319명의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에 대하여"
안톤 부헤르 지음, 송안정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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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초록이 가득한 언덕, 그곳에 두 팔을 활짝 벌린 사람들이 있다. 두 팔을 벌려 활기차게 운동하거나 흥겹게 춤을 추고 신나는 공놀이를 하거나 귀여운 강아지를 안아주기 위해 그들은 두 팔을 활짝 벌렸다. 얼굴 가득 행복한 웃음을 띄고.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 표지를 보자마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배꼽을 잡을 만큼 재미난 이야기를 들은 것도 아니고 그저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그림으로 본 것에 지나지 않는데 말이다. 주위 사람의 하품이 내게 전염되듯 행복도 그런 걸까?




‘유치원, 초등학교 1,319명의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에 대하여”’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은 아이들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걸까? 그것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책은 4개의 장, ‘행복이란 무엇인가’ ‘긍정적 정서들, 기쁨과 행복의 발달’ ‘아이들이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다’ ‘ 행복을 위한 교육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이야기한다.




책은 제일 먼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준다. 누구나 잘 안다고 생각했던 ‘행복’이 실은 그 어떤 말보다 가장 애매하고 막연하다고. 왜냐면 사람의 생김새나 개성이 다른 것처럼 행복도 마찬가지여서 ‘아내와 함께 포도주를 마시는 순간’ ‘산 정상에 올라 아래를 바라볼 때’처럼 그 사람의 취향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즉,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언제가 ‘행복하다’ 혹은 ‘행복하지 않다’ 느끼는 건 오롯이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모든 사람은 각자가 행복의 심판관’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의 감정, 정서는 어떻게 발달하는가. 여기서 저자는 ‘선천적인 기본 정서’에 대해 말한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일찍 희노애락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데 앞을 보지 못하는 어린 아기까지도 상황에 따라 저마다 다른 감정을 보여준다는 것을 오랜 관찰을 통해 알아낸다.




이후 3장, 4장에서 아이들이 말하는 행복과 행복을 위한 교육에 대해 짚어주는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대목이었다.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 행복할까?’ 저자는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아이들에게서 찾는다. 1,319명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행복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고 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가정에서 가족(부모 혹은 형제자매)들과 함께 할때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가정이 행복한 장소로 느껴지면 유년기 전체가 행복하게 평가될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결과를 얻기에 이른다. 하지만 또 이런 의문이 든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가정에서 벌어지는 폭력사태는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그에 대해 저자는 과거의 삶이 현재에 비해 여러모로 단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가족간에 대화가 지금보다 훨씬 많았고 신뢰와 믿음이 존재했다고 꼬집는다. 한마디로 가족이 뭔가를 함께 하는 활동이 아이들로 하여금 행복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큰아이에게 물었다. “넌 언제 행복해?” 큰아이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놀 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볼래?” “동생이랑 게임할 때.” “아, 동생 유치원에서 운동회할 때도 좋았어.” 사실 아이의 대답이 어떠하리라는 건 미리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알고 싶었다. 확인하고 싶었다. 아이가 언제 어떨 때 행복해 하는지... 아이의 행복을 위해 내가, 나와 남편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답답했다. 내 아이에게 있어 학교는 행복을 느끼고 체험하는 장소가 아니라는 것이. 아이의 행복에 대해, 아이에게 행복을 느끼고 해주고 싶은 모든 부모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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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탐험 이야기 - 새로운 세상을 연 탐험가들의
안나 클레이본 지음, 이안 맥니 그림, 안혜원 옮김 / 진선아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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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탐험’이란 말에는 신기한 힘이 숨어있는 것 같다. ‘모험’이나 ‘탐험’이란 말을 생각하고 내뱉기만 해도 가슴은 두근대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마주하게 되리라는 흥분, 기대가 밀물처럼 밀려오는 걸 느낀다. 책이나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한 것만으로도 이런데 직접 경험한 탐험가들은 어떨까. 미지의 것을 목도한 순간의 그 짜릿함을 또다시 맛보기 위해 몇 번이고 모험과 탐험을 반복하는 건 아닐까.




<새로운 세상을 연 탐험가들의 위대한 탐험 이야기>에는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커다란 획을 그은 탐험가들과 그들의 탐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기차나 자동차,  비행기 같은 교통수단이 발명되기 이전부터 미지의 땅을 찾아나선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해보자.




책은 고대 탐험가들에 대한 이야기로 출발한다. 최초의 탐험가는 고대 이집트인이었는데 문자를 발명해서 자신들의 여정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다고 한다. 최초의 탐험가로 기록된 하르쿠프는 이집트 남쪽을 몇 번 탐험했다는 기록이 비문이 남아있다. 역시 이집트의 네코2세가 아프리카 대륙을 일주한 것을 비롯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와 역사가들이 세계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지중해 일부 지역과 아프리카, 유럽과 일부 아시아를 탐험했다고 한다. 바다의 전사인 바이킹은 러시아와 아라비아, 그린란드, 북아메리카 대륙까지 진출해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탐험가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 [동방견문록]을 쓴 것으로 알려진 마르코 폴로, 지구를 세 바퀴 도는 거리를 여행한 이븐 바투타의 탐험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븐 바투타의 탐험에 ‘일 한국’이란 이름의 이슬람 왕국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이후로 탐험은 미지의 땅을 찾고 여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영토에서 그곳의 보물이나 향신료 같은 특산물을 거래하는 무역상대국을 찾아나서기 시작한다. 중국의 정화를 비롯해 항해왕자로 알려진 포르투갈의 엔리케 왕자, 너무나 유명한 탐험가 콜럼버스, 마젤란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에스파냐의 콘키스타도르는 ‘정복자’라는 뜻의 이름 그대로 여러 나라를 정복했고 남북아메리카 일부 지방에 에스파냐풍의 건물과 지명을 남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8세기 과학의 발달은 탐험에도 새로운 국면을 불러일으킨다. 30만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이동하면서 쿡 선장은 바다에서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는 정밀 시계인 ‘크로노미터’를 발명했으며 자신이 탐험했던 것을 수많은 책으로 남긴 훔볼트, 아프리카를 탐험한 리빙스턴 박사, 시대를 앞서간 여성 탐험가 메리의 탐험으로 이어진다. 이후 사람들은 더욱 혹독하고 척박한 곳, 미개척지로의 탐험을 떠나게 된다. 스콧 선장과 아문센의 남극 탐험, 난센과 찰스 홀의 북극 탐험, 윌리엄 비브와 피카르 부자의 심해 탐험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땅을 찾아나선 이들의 탐험 이야기를 다양한 그림과 사진, 이동경로가 표시된 지도를 곁들여 알기 쉽고 흥미롭게 전해준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땅, 환경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나선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흠미진진하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탐험가들도 많았다. 하지만 역시 관심이 가는 것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다. 그가 자신이 본 것을 절반도 믿지 말하지 않은 이유가 아무도 그것을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데...글쎄, 어떨까? 이상하게도 자꾸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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