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팅컬처 - 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
데이비드 캘러헌 지음, 강미경 옮김 / 서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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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그러는 게 아냐~” 어느날 불쑥 가족이나 친구가 이런 얘길 했다치자. 그럼 무슨 생각을 할까. 얘가 갑자기 왜이래? 뭐 잘못 먹었나? 뜨악해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내가 얘한테 실수한 거 있나? 싶어서 골똘히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시작부터 다짜고짜 ‘나만 그러는 게 아니다’란다. 머얼? 뭘 나만 그러는 게 아니라고 하는건데? 따져서 물어보고 싶어진다. 정확히 뭘 말하는건지 모르지만 다 아는데 나만 모르면 왠지 손해보는 기분이 든다. 왜 그럴까. 참 요상하다.


<치팅 컬처, 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의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데모스(Demos)의 공동 설립자이자 수석 연구원인 데이비드 캘러헌으로 미국 사회에 만연한 거짓과 속임수, 비리나 편법이 어떻게 통용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들춰보이고 있다. 남의 못난 구석을 가지고 흉보면서 쾌감을  느끼는 게 인간의 심리인지라 무척 재밌는 내용, 다른 사람에게 “알고보니 미국에 말이야...”하고 괜히 아는 척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얘깃거리들이 많을거라 여겼다. 그런데 전혀 딴판이었다. 미국과 한국. 나라 이름은 다를지언정 그 속에서 벌어지는 얘기는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믿겨지는가. 도저히 믿을 수 없을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그 증거가 <치팅 컬처> 이 한권의 책에 담겨있다.


책은 총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속임수는 인간이 살아가는 어느 곳이라도  존재한다고 저자는 얘기를 시작한다. 일부 특정한 부류의 사람이 속임수를 쓰는게 아니라 직장과 학교에서 경제적으로 남보다 앞서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속임수와 편법을 쓰고 있다고. 게다가 그들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거나 죄책감을 갖는 게 아니라 떳떳하게 여긴다고 한다. 왜? 다들 그렇게 하니까. 나만 속임수를 쓰지 않으면 오히려 내가 손해라는 생각이 사회 전반에 팽배해있다는 거다. 그 결과 개인주의는 극심한 이기주의로 바뀌었으며 사람보다 돈이 더 중요해지게 된다고 한다. 속임수와 편법을 잘 쓰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사회시스템은 급기야 치열한 경쟁에서 낙오했거나 능력이 뒤떨어지는 사람을 배려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을 짓밟고 더욱 위축되게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평범한 사람이 속임수와 편법을 쓰게 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자동차 정비소에서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속이는지, 법률회사에서 법정요금이나 변호사 수임료를 부풀리는 관행이 얼마나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지 세세하고 얘기하고 있다. 의료계는 또 어떤가. 환자의 건강을 위해 치료에 전념하는 게 아니라 다단계 판매회사의 건강보조제  같은 돈벌이에 몰두한 의사와 더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운동선수,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특종을 잡아 더 많은 돈과 유명세를 타려고 기를 쓰는 언론계의 가려진 이면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교육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부정행위를 하지만 학교는 이를 알면서도 처벌하지 않는다는 대목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성인이 되기 전에 이미 속임수와 편법에 길들어버리는 아이들의 미래가 어떨까. 윤리적이고 명예로운 삶보다 부와 권력을 쥐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게 분명하지 않은가.


처음부터 줄곧 거북하고 불편한 얘기를 쏟아낸 저자는 마지막장에서 ‘속임수 문화를 빠져나오기’라며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계약을 마련하고 중요한 전문 직업의 세계를 개혁하고 직장에 새로운 행동규범을 확립하며 미국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세대의 윤리를 강화하자고. 이 세 가지를 말하면서 저자는 말한다. ‘식은 죽 먹기라고. 과연 그럴까?’


결코 식은 죽 먹기가 아니다. 속임수와 편법이 통용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그걸 뿌리뽑는 게 어디 쉽겠는가.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내가 오늘부터라도 당장 무엇을 해야할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저자가 내게 부여한 과제는 바로 이것이다. ‘가정에서 윤리교육을 실시하라. 아이들에게 규칙을 지켜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라. 살면서 심각한 윤리 문제에 부딪쳤을 때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쳐라. 아이들의 삶에서 돈과 지위가 최고의 선이 아닌 환경을 만들어라.’ 식은 죽 먹기라고? 과연 그럴까?




정직은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에도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 3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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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링 - 어둠 속에서 부르는 목소리
야나기하라 케이 지음, 윤덕주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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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은 누구지?” 백설공주에서 못된 왕비는 말하는 거울을 보며 이렇게 물었다는데....




“하~아...” 오늘도 난 거울을 보면서 긴 한숨을 쉰다.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주름에 생기 없이 칙칙한 안색. 여자는 거울을 들여다보는 횟수만큼 예뻐진다는데 난 오히려 그 반대다. 거울을 볼 때마다 “어디....나도 누구처럼 앞트임이나 뒤트임이란 걸 해볼까? 그럼 눈이 시원하게 보이려나?” “턱은 언제 이렇게 넙대대...해졌대냐? 날렵하게 싹! 깎았으면 좋겠다.” “(배를 만지며)아이고...이 비곗덩어리!! 요기 있는 걸 쭈우욱 뽑아서 이마나 가슴에 좀 넣어볼까?” 이러고 있으면 어김없이 날아드는 남편의 한마디. “됐네! 이 사람아. 우리 집에 돈이 썩어 난다더냐?” 곧이어 결정타를 날린다. “그리고! 니는 얼굴만 어째 고친다고 해결될 수준이 아.니.잖.아??” 이건 남편이 아니라 완전 남의 편, 남편이다.




사실 세상에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무수히 많다. 단지 실행할 여건이나 용기가 없을 뿐이다. 하지만 만약 성형수술 외에 해결책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엄청난 비용도 문제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과감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까.




창백하지만 선이 고운 여인과 해골,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의 표지그림 <콜링>은 성형수술에 관해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주인공인 준야의 직업은 특수청소업. 동물이나 사람의 사체로 인해 오염된 곳을 원래처럼 깨끗하게 청소, 소독하는 일을 한다. 어느날 동료인 레이와 함께 욕실에서 자살한 여인의 시체를 처리하는데 그 날부터 준야는 죽은 여인, 쓰시마 에미의 혼령을 느낀다. 어릴때부터 혼령이나 기이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준야는 에미의 죽음에 의문을 품는다. 에미가 생전에 자주 이용했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버 포레스트’에서 실마리가 있을거라 여기고 레이와 함께 추적해나가기 시작한다.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무척 충격적이다. 생명의 기운이 떠난 인간의 몸이 어떻게 되는지, 썩어 문드러진 사체가 뼈와 살이 분리된 후 어떻게 되는지 저자는 세밀하고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에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성형수술의 이면에 숨은 진실은 실로 놀라웠다. 쁘띠성형이라 하여 요즘 한창 각광받는 시술에서 사용되는 주사약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얘기하는 대목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음의 어둠과 그늘이 점점 커지다 못해 자신을 통째로 잠식해나가는데도 이미 아름다움의 욕망과 마력에 사로잡혀버린 이들은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충격은 바로 외로움, 고독이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세상은 한없이 좁아졌다. 성별과 나이, 인종과 나라를 벗어나 수많은 사람과 친구가 되기도 한다. 내가 나이면서 동시에 나 아닌 가공의 인물이 통하는 공간과 세계에 너무나 익숙하다. 접속이 끊어지는 순간 자신은 다시 혼자가 되지만 그걸 이겨내지 못한 이들에게 외로움과 고독은 공포 그 자체였다.




내가 죽어도 나의 흔적은 누군가가 삭제하지 않는한 죽지 않고 인터넷에 계속 떠돈다. 순간 소름이 돋는다. 그때의 ‘나’는 누구인가. 끊임없이 한 자리에 맴돌면서 누군가를 부르는건 아닐까. 콜링. 콜링. 나를 불러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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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PD의 파리와 연애하기 - 파리를 홀린 20가지 연애 스캔들
김영섭 지음 / 레드박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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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주 방문하는 블로거 중에 신혼여행으로 파리를 다녀온 이가 있다. 그가 자신의 블로그에 신혼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조금씩 올렸다. 신혼부부 단 둘만의 여행이었는지 사진 속 그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자유로웠다. 간편한 복장에 쑥스러운 듯 어색하면서도 자연스런 포즈,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파리의 정경. 신선했다. 새로웠다. 사실 에펠탑과 개선문, 루브르 박물관, 노틀담 성당, 퐁네프다리는 파리!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파리의 명소지만 텔레비전 브라운관을 통해 봤던 모습과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화려하지만 요란하지 않고 소박하고 수수하면서도 전통의 멋을 그대로 살린 도시, 파리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김영섭 PD의 파리와 연애하기> 이 책은 여행기이면서도 여행기가 아니다. 뭐 그런 말이 다 있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를 제작한 방송국 PD인 저자가 한 달간의 휴가를 ‘러브 스토리 인 파리’를 화두로 파리여행에 나선다. 사랑을 부르는 도시 파리를 배경으로 한 20가지의 사랑이야기를 에펠탑이나 개선문, 루브르 박물관, 베르사이유 궁전, 오페라 하우스, 노틀담 성당, 퐁네프다리와 같은 파리의 명소들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러브 스토리 인 파리’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샤갈과 벨라,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 나폴레옹과 조세핀, 다이애나와 도디 파예트,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의 미셸과 알렉스, <노트르담 파리>의 콰지모도와 에스메랄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페르젠, 에디트 피아프와 이브 몽땅...등 우리가 익히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야기라니? 왠지 새롭지 않은가. 귀가 솔깃해진다.




책은 20가지의 사랑이야기를 얘기하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해피엔딩이 아닌 안타깝고 슬픈 결말을 보여주고 있었다. 열정적인 사랑이 사랑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거나 목숨을 잃기도 했다. 또 각각의 이야기들이 조금씩 비슷한 일면을 보이기도 했다. 샤갈과 벨라, 빅토르 위고와 줄리에르 드루에, 이 두 커플의 사랑은 사랑하는 여인 벨라와 드루에로 인해 샤갈과 위고의 예술혼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케이스다.  하지만 그들은 여인의 죽음에 절망하다 못해 샤갈은 한동안 붓을 잡지 못했고 위고 역시 창작의욕을 상실했다고 한다.




다이애나와 도디, 마리 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의 사랑도 닮아있었다. 어느 누구도 감히 접근할 수 없는 신분의 여인, 화려한 궁전에서 보석으로 온몸을 치장하며 사치를 일삼을 거라 여겼던 그녀들은 사실 평범함을 꿈꿨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소박하게 살아가는 현모양처를 바라지만 그들의 사랑은 모두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특히 세기의 결혼식이라 할만큼 전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다이애나는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 뒤엔 남편인 찰스의 계속된 불륜에 지친 나머지 어둠속으로 침잠해드는 불행한 결혼생활이 숨어있었다. 그렇기에 사랑의 절정에 이른 그들의 갑작스런 죽음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파리’란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설레는 도시이자 자유와 열정, 낭만이 살아숨쉬는 도시다. 그 파리의 곳곳에 숨어있는 사랑이야기를 매일 조금씩 읽으면서 그들의 열정과 낭만을 느껴보고 싶었다. 그들의 사랑이 비록 애절하고 속절없이 끝나버렸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늘 사랑을 꿈꾸며 살아가는 이유는 뭘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라도 언제든 꼭 파리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그 곳에 전해지는 수많은 사랑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사랑과 낭만의 도시 파리는 시간이 흘러도 내 가슴에서 온전히 살아있지 않을까.




천년이 흘러도 죽지 않은 불멸의 사랑. 사람은 가도 사랑의 사연은 남았으니, 누구든 일생 그런 사랑 하나를 가졌다면 그의 인생을 결코 헛되지 않은 것이리라. - 2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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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그리스 로마인 이야기 - 서양문명을 탄생시킨 12인의 영웅들
칼 J. 리차드 지음, 박태선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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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면 종류나 분야를 가리지 않는 편이다. 아무리 읽어도 이해할 수 없어서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싶은 책도 간혹 있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어야 속이 후련하다. 그런 내게 유독 어려워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그리스로마신화와 세계사이다. 틈나는대로 부족한 지식을 보충하려고 눈에 띄는 책은 꼭 읽으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이윤기님의 그리스로마신화 시리즈는 중간에서 읽다 말았고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는 읽으려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 왜?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왠지 어려울 거 같으니까.




<한권으로 읽는 그리스로마인 이야기> 이 책을 손에 들었을 때 기대반 걱정반의 심정이었다. 얼마전에 세계사의 흐름과 윤곽을 크게 아우르는 책을 읽었기에  기대가 됐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됐다. ‘그리스로마인’이라는 대목이 역시나 만만치 않을 듯했다. 책에서 말하는 12명 중에 절반, 아니 삼분의 일이라도 확실하게 알 수 있다면 성공한 책읽기라 여기고 읽기 시작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물러서지 말자고 굳은 결심을 하고 책장을 펼쳐 서양문명에 기여한 공로가 큰 그리스로마인이 누구인지부터 살폈다. 호메로스, 탈레스, 테미스토클레스, 페리클레스, 플라톤, 알렉산더 대왕, 스키피오, 카이사르, 키케로, 아우구스투스, 바울, 아우구스티누스. 모두 12명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헉, 인물의 자세한 업적은커녕 이름조차 모르는 이가 수두룩...절반을 넘어선다. 순간 살짝 위축됐지만 무조건 고! 볼펜이랑 형광펜을 들고 고고!!




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장가라 일컬어지는 호메로스부터 다루고 있다. 그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현대의 작가들에게까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으며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얘기하고 있다. 그중에 특히 인상에 남는 대목은 호메로스가 그의 작품에서 여성을 호의적인 관점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것과 그가 장님 시인이라는 사실(이번에 처음 알았다!)이었다.  서스펜스와 생동감 넘치는 문장으로 서양문학의 시조라 불리는 호메로스의 작품.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양철학의 창시자라는 탈레스는 정말 놀라운 인물이었다. 우주를 물리적인 개념으로 인식한 그는 1년을 365일로 나누는 방법을 생각해냈고 일식을 예측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음악도 수학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걸 증명했으며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의 원조도 바로 탈레스였다고 한다.




그리고 페리클레스!! 민주주의의 싹을 틔운 개혁자라고 일컫는 그는 엄격하면서도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 공정한 태도를 보여줬다고 한다. 반면에 아테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뇌물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그 증거로 페리클레스가 민회에 보고한 결산보고서에 ‘불가피한 목적에 10탈렌트’란 항목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페리클레스가 스파르타와의 전쟁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상대편 왕의 고문에게 뇌물을 쓴 거였다. 어찌나 웃기던지 한참 웃었다.




서양철학의 시조인 플라톤 편에서는 그의 스승인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고 있었다. 플라톤의 이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게 있다. 플라톤의 원래 이름은 ‘아리스토텔레스’이라는 것. 즉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와 이름이 같은 레슬링 선수였던 플라톤에게 어깨가 넓은 이란 뜻인 ‘플라톤’을 이름으로 한 게 아닐까.




이외에도 옥타비아누스가 알렉산드리아에 입성하여 내란을 종식시킨 달을 기념하기 위해 8월을 ‘August'라 했다는 걸 알게 됐다. 또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임종직전에 “가장 힘센 자에게” 제국을 물려주겠다고 말하면서 몇 몇 장군들이 제국을 차지하기 위한 유혈투쟁을 벌였다는 대목이나 영화 속에서 포악하고 광기어린 인물로 묘사됐던 칼리굴라와 네로의 악행에 대한 부분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서양문명을 탄생시킨 12명의 영웅들’이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책으로 만난 12명의 인물들은 문학과 철학, 과학, 정치 등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큰 공로를 세웠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물론 인물 개개인의 업적이나 일대기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알기엔 부족했다. 아니 한 권의 책에 담는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이나 흐름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표지에 그려진 12명의 인물 캐리커처를 처음엔 한 명도 알지 못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선 호메로스, 페리클레스, 플라톤, 알렉산드로스 대왕, 카이사르. 5명을 알 수 있었다. 실로 엄청난 발전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로마는 그리스의 문화를 사랑했다. 서양의 문명과 문학,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리스로마의 문명과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데 이 책이 알기 쉬운 예비지식, 좋은 길잡이가 되었다.




내가 이 책을 읽을 즈음 막 <로마인 이야기>를 읽기 시작한 신랑은 이 책을 자꾸 기웃거렸다. 혹시나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 신랑의 독서계획을 담당한 나로선 절호의 기회다. 신랑의 <로마인 이야기> 다음 작품은 바로 이 <한권으로 읽는 그리스 로마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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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들의 전쟁 2 - 제1부 늑대족의 피
마이떼 까란사 지음, 권미선 옮김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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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옛날, 대마녀 오의 딸인 오드와 옴, 그녀들에게서 시작된 대립은 그 후손인 오디시와 오마르에게로 이어졌다. 대마녀 오는 언젠가 붉은 머리를 한 선지자가 나타나 오랜 대립을 종식시킬 것이란 예언을 하고 최후를 맞는다. 그 예언 때문인지 아나이드의 엄마인 셀레네가 어느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아나이드는 엄마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자신을 찾아 공항으로 나온 끄리셀다 이모할머니와 함께 아나이드가 시칠리아로 향하는 것으로 2권은 시작된다. 시칠리아에서 만난 발레리아와 끌로디아에게서 그동안 자신이 알지 못했던 마녀들의 세계에 대해 얘기를 듣고 아나이드는 무척 놀란다. 아나이드의 출연으로 여러 부족의 부족장 마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그들은 셀레네가 예언 속의 선지자가 틀림없다고 여기고 아나이드가 셀레네를 무사히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신들의 부족에게만 전해지는 마법이나 전투술, 분신술들을 하나하나 아나이드에게 전수해준다. 자신의 엄마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관심이 아나이드에게 쏠려있자 끌로디아는 질투를 하고 아나이드에게 심통을 부린다. 밤에 몰래 집을 빠져나가는 끌로디아에게 아나이드가 오디시를 조심하라며 충고하지만 그걸 흘려들었던 끌로디아는 급기야 오디시의 마수에 걸려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자 아나이드가 나타나 구해준다.




동굴에서 수련하던 아나이드는 그곳에 머무는 혼령을 만나고 그에게서 셀레네를 구하려면 ‘그녀가 사라진 곳으로 돌아가 태양의 길을 따라가야’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까마귀족의 족장인 꼬르넬리아에게서 비행술을 배운 아나이드는 즉시 피레네 산맥으로 날아간다. 집으로 돌아간 아나이드는 엄마의 친구이자 주치의였던 까렌에게서 뜻밖의 얘길 듣는다. 자신이 어릴때부터 줄곧 먹었던 약이 아나이드의 능력과 성장을 억제하고 있었다는 거였다. 엄마의 의도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아나이드는 어둠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 호숫가에서 드디어 엄마를 만나는데...




솔직히 처음 이 책을 봤을 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판타지동화치고는 표지가 왠지 칙칙하고 어두워서 마음에 걸렸다. 알록달록 예쁘고 멋진 표지가 요즘 얼마나 많은가. 근데 막상 읽고 보니 정말 재밌었다. 사춘기에 막 접어든 아나이드가 늑대족의 마녀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혼란과 홀로서기는 인상적이었다. 특히 2권은 마지막 부분에서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누가 오디시고 오마르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아나이드를 비롯한 셀레네와 살마, 끄리셀다 이모할머니가 모두 한꺼번에 등장하면서 잠깐 혼란에 빠지지만 결국 실마리를 풀어간다. 아나이드를 위해 희생한 끄리셀다 이모할머니와 자신을 놓아준 올라브 부인은 뭔가 비밀을 감춘듯한 기분이 들었다. 책날개를 보니 <마녀들의 전쟁>은 2부 ‘얼음사막’과 3부 ‘오디의 저주’란 책으로 이어지던데 후속편에선 이야기와 모험이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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