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미치다 - 현대한국의 주거사회학
전상인 지음 / 이숲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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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쳤어, 미쳤어.” 요즘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일간지에 아파트 시세표가 실리는 날엔 수위가 좀 더 높아진다.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10년이 넘은 아파트가 어떻게 평당 천만 원이 넘냐고!!” “미쳤어, 미쳤어. 아파트가 미쳐도 단단히 미친거야.”




어릴 때 잠깐 아파트에 산 걸 제외하면 결혼하기 전까지 줄곧 단독주택에서 살았다. 그러다 결혼하면서 지금까지 줄곧 같은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는데 올해로 10년이 넘었다. 신혼일 때나 아이가 한명일 땐 몰랐는데 아이가 두 명이 되니 집이 예전보다 좁게 느껴졌다. 좀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지만 터무니없이 오른 아파트값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지내면서 집, 특히 아파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아파트에 미치다>란 책을 손에 잡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피사의 사탑 모양 삐딱한 아파트의 이미지에 붉은 글씨로 ‘미치다’라고 적힌 표지의 이 책을 보는 순간 ‘그래 대체 아파트가 뭐길래!’ ‘아파트에서 안 살면 어디가 덧나나?’하는 생각에 불이 붙었다.




책은 모두 10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집이란 무엇이며 왜 집이 중요한지로 말문을 연 저자는 아파트란 말이 어떻게 생겼는지, 우리의 대표적 경관이 산이었는데 그 산이 모두 아파트에 자리를 내어줄 정도로 대한민국엔 아파트천지가 되어 ‘논두렁/밭두렁 아파트’도 생겨나고 있다면서 외국에선 서민들이 주거하는 걸로 인식된 아파트가 왜 유독 한국에서 지역을 막론하고 크게 확산되고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살기를 바라는지, 거기엔 어떤 배경이 있는지 등의 문제를 제시하고 살펴본다. 아파트를 좀 더 자세히 분석하기 시작한다. 아파트의 무엇이 사람들을 매료시키는가. 사람들은 왜 이렇게 아파트를 선호하고 열광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서구의 거주 양식인 아파트가 우리나라에선 어떻게 바뀌었는지, 아파트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은 어떻게 변화해왔으며 우리의  아파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것들을 사회현상과 연관지어 조목조목 설명해놓고 있다.




‘현대 한국의 주거사회학’이란 학술지 분위기의 부제 때문에 처음엔 책의 내용도 딱딱하고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넘어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왠지 아쉬움이 남았다. 좀 더 좋은 동네, 되도록 넓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과 문화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그 대안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그에 대한 의문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아파트에 미치다>란 제목만을 보고 내가 이 책에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책 제목의 ‘미치다’는 여기서 두 가지 의미로 쓰인 게 아닌가 싶다. ‘미치다’에는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거나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한다’는 의미와 ‘공간적 거리나 수준 따위가 일정한 선에 닿다.’ ‘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는 의미가 있는데 이 책에선 후자에 더 비중을 둔 건 아니었을까.




큰아이는 간혹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는데 우리 집에 들어서는 아이들의 첫마디는 “어, 집이 작네?”하는 거다. 실패한 신시가지라고 평가받는 동네지만 그 속에서도 아파트의 크기에 대한 기준은 존재했고 냉혹했다. 어느 아파트 몇 동에 사는 것만으로도 그 집의 수준이 고스란히 드러나다니. 미처 생각지 못했다. 여고동창회에서 누구는 아파트 분양 받고 팔아서 몇 천을 벌었다더라 하는 말이 나돌아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얼마전까지는. 그저 누구에게 빚을 내서 살지 않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겼는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는 왜 좁은 집에서 사느냐, 넓은 집으로 이사가면 안되냐는  아이의 말에.




기회가 된다면 그리고 낯선 곳에서 생활할 용기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외지로 나가고 싶다. 거실에서 조금이라도 뛰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눈초리를 치켜뜨고 주의를 주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맘껏 뛰어놀게 하고 싶다. 작지만 마당이 있어서 꽃과 나무를 가꾸고 개를 키우며 살 수 있는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 그런 내게 있어 지금의 아파트는 그야말로 머리에 꽃을 꽂은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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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간의 운동치료 허리통증
한동길 지음, 김명신 감수 / 아우름(Aurum)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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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5년이 넘었다. 허리통증으로 고생한 게. 발목이 시큰거려서 침 맞으려고 들른 한의원에서 갑자기 엑스레이를 찍자했다. 내가 보기엔 깨끗하고 멀쩡해보였는데 의사말로는 골반이 틀어졌단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요추 4, 5번이 문제라나? 당시 의료보험도 되지 않는 추나요법으로 치료받느라 매일 몇 만원씩 들였다. 한동안 괜찮다가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허리는커녕 목도 앞으로 숙이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그리고 좀 괜찮다 싶었는데 둘째 낳고서 다시 통증이 시작됐다. 어깨가 너무 아파서 한쪽 팔을 드는 것조차 힘들었다. 왜 이럴까. 누군가는 체중을 줄여보라고 했다. 그럼 몸이 가벼워져서 덜 힘들 거라고. 하지만 출산 후 불어난 체중을 줄이자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운동을 하고 나면 온몸이 아파서 며칠씩 자리에 누워 끙끙 거리는 일이 반복됐다. 이쯤 되니 포기하는 게 나을까. 그냥 이 고통을 평생 친구삼아 짊어지고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다 만났다. <4주간의 운동치료, 허리통증>을. 이 책의 저자는 한때 큰 사고를 당해 의사로부터 걷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걷기 위해 고통을 참고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아서 사고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 목발을 벗어던질 수 있었고 장애 6급 판정을 받은 저자는 드디어 운동치료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는 말한다. 몸매를 만들기 전에 몸을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현재 자신의 몸이 어느 상태인지 알아본 다음 틀어진 근육과 골격을 바로 잡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운동치료 전문가로서 운동치료란 무엇인지를 비롯해 어떤 효과가 있고 그 원리와 과정을 4단계로 설명한다. 그다음 자신의 허리통증이 어떤 타입인지 알아보는 테스트를 거쳐 급성 허리통증, 만성 허리통증, 허리 신경통 같은 각 증상에 따라 필요한 운동치료를 제시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동하면 좋은지 운동 빈도나 시간, 강도를 비롯해 각 동작을  자세한 그림으로 설명해놓아서 알기 쉬웠다.

 

4주간의 운동치료가 끝나면 이제 허리통증이 재발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허리통증이 왜 생기는지부터 알아야하고 어떤 자세가 허리통증을 유발하는지 조목조목 알려주고 있다. 특히 우리가 허리통증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10가지 짚어놓았는데 허리가 아플때는 허리근육 강화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 오히려 허리에 부담을 주고 요가만으로 척추나 골반을 바로 잡을 수 없다는 실로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됐다. 그다음 허리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마사지나 지압법 같은 여러 가지 보조적인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놀랐다. 지금까지 줄곧 나를 괴롭혔던 허리통증의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무심코 취한 나쁜 자세가 내 허리를 망가뜨리고 있었다는 것, 출산 후 허리를 다스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에 따라 평생의 건강이 좌우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날씬한 몸매, 보기 좋은 외모만을 위해 하는 운동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거였다.

 

나의 골격과 근육은 어떤 상태일까. 솔직히 지금껏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틈틈이 테스트를 해보고(결과는 처참했다.) 저자가 제시한 운동을 해보면서 작은 희망을 품게 됐다. 비뚤어진 채로 오랜 시간 굳어진 골격과 근육이 제자리를 찾고 약해진 근육이 제 힘을 발휘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리라. 피곤하고 바쁘다며 때로 운동을 빼먹기도 하겠지만 이젠 적어도 내 몸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됐다.

 

무엇보다 이 책은 본문의 편집이 돋보였다. 보통 책보다 가로가 넓은 판형인데 본문의 바깥쪽을 일정 부분 여백을 만들어 거기에 본문의 중요 내용을 따로 다시 한번 써놓아서 찾아보기가 수월했다. 또 책 뒤편에 본문에서 제시한 각 통증별 운동 방법을 포스터 형식으로 첨부해서 벽에 붙여놓고 운동하면 좋을 것 같다. 다만 크기가 좀 작아서 각 운동 방법을 카드형식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출간될 목과 어깨통증도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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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여행 1 : 그리움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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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몰아내고 잠근지 4년째다. 봐서 하나도 득될거 없는 오락 프로그램에 잡다한 광고에 아이들의 마음을 빼앗기지 않으니 정말 잘됐다 싶다. 하지만 간혹, 정말 가끔 후회가 된다. 꼭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을 때 바보상자 텔레비전이 그리워진다. 브라운관으로 전해지는 느낌과 감동을 챙겨볼 수 없어서 아쉬워진다.

 

<영상포엠 - 내 마음의 여행>은 모방송국의 제작팀이 그동안 방송으로 보낸 것들을 모아서 책으로 엮은 것이다. ‘그냥 시선이 머무는 곳으로 가고 싶어서, 마음을 따라 여행’하고 싶었던 게 영상포엠 <내 마음의 여행>의 출발이었다고 한다.

책은 내게 추억의 낯익은 풍경으로 시작했다. 설악산의 한계령 휴게소. 여고때 수학여행으로 다녀온 후 잊고 있던 곳이었다. 그곳의 눈 덮인 풍광, 무채색이 되버린 한계령을 보고 있자니 눈구경 하기 힘든 동네에 사는 난 아!하고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양희은의 ‘한계령’이란 노랫말에서 가져온듯한 본문의 글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이란 대목이 실감이 났다. 붉은색과 초록색의 지붕이 이국적으로 다가오던 곳, 제주 추자도에선 한평생 욕심없이 살아온 생김도 사는 모습도 닮은 순박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졌고 늘 바라보던 해운대와 다른 빛깔을 품은 남해 거제의 아득한 삼월의 바다를 보니 당장이라도 달려가고픈 충동이 일었다. 또 서른한 살에 청상과부가 되면서부터 멈춰진 시간을 여든이 훌쩍 넘도록 홀로 살아오신 할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니 왠지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고였다. 안개가 자욱한 청송의 저수지가 눈앞에 펼쳐진  느낌이었다.

 

밤마다 아이들을 잠자리에 누이고 이 책을 소리내어 읽었다.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을 때와는 다른 목소리, 낮은 음성으로 천천히 읽어나가니 잠자기 싫다며 보채던 아이들은 어느새 곤한 숨소리를 내며 잠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노래 하나가 귓가에 맴돌았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시인의 ‘향수’란 시에 곡을 붙인 이 노래만큼 이 책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는 음악이 또 있을까. 물론 책의 뒷부분에 방송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곡들을 실어놓긴 했지만 텔레비전으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는 나로선 아는 음악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영상과 본문의 글과 어떻게 조화를 이뤄냈는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했다.

 

손에 초록이 묻어날 것 같은 책의 띠지를 한참 들여다본다. 초록이 무성한 나무와 한적한 오솔길, 이 길을 따라 무작정 걷고 싶어진다. 이 길의 끝은 어디에 닿아 있을까. 눈을 감고 상상해본다. 내가 미처 가보지 못한 낯선 곳, 평범한 듯 특별한 아름다운 풍경으로 나를 이끌지 않을까. 언제든 그 곳에 다녀오리라. 그리고 나 이렇게 말하리.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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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돼지 삼형제가 집을 지었어. 첫째는 짚으로, 둘째는 나뭇가지로 집을 지었는데 늑대가 나타나 집을 부수고는 덥썩 잡아먹어버렸지. 그런데 셋째 돼지는 말이야. 벽돌로 튼튼하게 집을 지어서 늑대를 물리칠 수 있었단다.”

어릴 때 읽었던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바로 <아기돼지 삼형제>일 거예요. ‘유비무환’. 미리 준비를 해두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교훈을 알려준 동환데요. 왠지 식상하다는 느낌 들지 않으세요? 뭔가 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좀 더 재밌게 할 순 없을까...? 뿌리는 원작동화에 두고 전혀 다른 발상, 주인공을 바꾼다거나 공간이나 배경을 바꾸고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하면 어떨까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한답니다.

 

일명 <아기돼지 삼형제> 패러디 그림책. 뭐가 있나 한번 볼까요?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존 세스카 글/ 레오 스미스 그림/ 보림)
 

 

 

 

 

<아기돼지 삼형제>를 늑대의 시각에서 바라본 그림책인데요. 자신을 알렉산더 울프라고 소개한 늑대는 자기가 양이나 토끼, 돼지 같은 동물을 잡아먹는 건 어디까지나 식성일뿐 커다랗고 고약한 늑대는 아니라고 그건 모두 근거없는 거짓말이라면서 이런 얘길 해요. 자기가  할머니 생신에 케이크를 만드는데 설탕이 떨어져서 이웃의 돼지네 집에 얻으러 갔는데 심한 감기에 걸려서 그만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집이 무너지면서 돼지가 죽었다고 말이에요. 어디까지나 우연히 일어난 사고라는 거죠. 다만 눈앞에 먹음직스런 햄을 두고 차마 못 본 척 할 수 없었다구요. 나쁜 건 오히려 자신의 할머니를 욕한 셋째 돼지인데도 경찰이랑 신문기자들은 모두 이야기를 꾸며서 자신을 커다랗고 고약한 늑대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건데요. 늑대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는 책 곳곳에 보입니다. 바로 늑대를 잡은 경찰이나 취재 기자가 모두 돼지란 것(돼지의 집 모양도 자세히 보세요)과 늑대의 기사가 실린 신문이 다름아닌 'THE DAILY PIG'라는 점이지요. 요즘말로 하면 언론플레이를 한 셈인데요. 그 결과 어떻게 됐을까요? 
 



  

이제 다시 표지를 한번 보세요. 표지의 오른쪽 아래 귀퉁이를 유심히 보세요. 신문을 불끈 움켜쥔 손! 누구의 손일까요?

누구의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사건도 이렇게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그림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답니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언론을 장악하고 이용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모습...왠지 낯설지 않다는 느낌, 드시죠?! 
 

 

 

<아기돼지 세 자매>(프레데릭 스테르 글, 그림/ 파랑새 어린이) 


 

주인공이 ‘형제’가 아닌 ‘자매’예요. ‘자매’니까 당연히 더럽지도 않아요. 엄마돼지에게 교육을 잘 받았거든요. 또 아기 돼지도 아니에요. 결혼할 나이인 돼지 아가씨가 됐거든요. 
 

 

어느날 엄마돼지가 돼지 세 자매에게 금화를 주며 훌륭한 신랑감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돈 많고 멋진 신랑을 찾으려던 첫째와 둘째 돼지는 늑대가 돼지로 변장한 것도 모르고 문을 열어줬다가 잡아먹히고 말아요. 그럼 셋째는? 셋째 돼지 아가씨는 언니돼지들과 달랐어요. 돼지로 변장한 늑대 앞에 셋째 돼지는 오히려 늑대로 변장해서 나타납니다. 손에는 큼직한 몽둥이를 들고서요. 순간 당황한 늑대를 셋째돼지는 짚으로 만든 집으로 유인해서 잡는데요. 그 소문이 퍼지면서 셋째 돼지와 결혼하겠다는 돼지들이 줄을 섰다고 하네요. 
 





 

이 책은 아기돼지의 집인 ‘짚 -> 나뭇가지 -> 벽돌’의 순서조차도 완전히 바꾸어놓습니다. 첫째와 둘째가 좋은 신랑감을 찾기 위해 비싸고 좋은 집을 구했지만 결국 멋진 돼지의 가면 뒤에 숨은 늑대를 모습을 알아차리지 못했듯이 결혼은 번드르한 조건이나 환상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 오직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답니다.



* 이 외에 함께 보면 좋은 책.... 
 

 

 


<아기늑대 세 마리와 못된 돼지>(헬린 옥슨버리 그림/ 유진 트리비자스 글/ 시공주니어) 
 

 

 

 

 

아기돼지와 늑대의 역할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순진한 아기늑대 세 마리를 크고 못된 돼지가 따라다니면서 괴롭힙니다. 아무리 튼튼한 집을 지어도 못된 돼지가 부수고 폭파시키자 아기늑대들은 생각을 바꿉니다. 어떻게 했을까요? 
 





의외의 방법으로 원작과는 전혀 다른 결말, 화해를 이끌어내는 아기늑대 세 마리와 못된 돼지. 그들의 모습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누군가와 가까워지려면 마음의 벽을 쌓기보다 먼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이지요.

참, 이 책은 속면지도 잘 보세요. 이야기의 중요한 핵심이 바로 거기에 있거든요.

 

 

  

<아기돼지 세 마리>(데이비드 와이즈너 글.그림/ 마루벌) 

 

 

<구름공항> <시간상자>의 작가 데이비드 위즈너. 그는 <아기돼지 세 마리>에서 자신만의  기발하고도 풍부하고 막힘없는 상상력의 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본문 내용은 원작과 같아요. 하지만 그림은 완전히 달라요. 늑대가 훅~ 하고 불 때 아기돼지들은 이야기 밖으로 도망치는가하면 동화의 일부분이 그려진 종이를 접어 만든 비행기를 타고 텅 빈 공간을 하염없이 날아가구요. 전혀 다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서 그 동화에서 쫓기는 용을 데리고 탈출하기도 하는데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그만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환상적으로 펼쳐 보인 <아기돼지 세 마리>. 이 책의 매력은 그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할 수 없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셔야 확인할 수 있다는 거, 잊지 마세요.





 

<아기 돼지 삼형제>를 패러디한 그림책. 원래의 이야기를 다시 쓰거나 뒤집기도 하고 감춰진 속내를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막힘없이 무한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답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에요. 생각과 발상의 전환은 곧 신선한 아이디어로 이어지죠.

그림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랍니다. 0세에서 100세까지, 아니 그 이상에게도 흥미와 재미를 주는 그림책. 많이많이 즐겨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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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명작 영화 50
노비친 지음, 박시진 옮김 / 삼양미디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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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가졌던 의문 중 하나. 주말의 명화에 나오는 외국 배우들이 모두 우리말을 유창하게 한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귀로 들리는 대사와 배우들의 입모양을 찬찬히 비교해보니 왠지 꼭 들어맞는 게 아닌가. 나중에서야 그게 우리나라 성우들이 더빙한 거란 걸 알고 시시하게 생각했지만...그렇다고 영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건 아니었다. 오히려 영화를 더 많이 보고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할 세계의 명작영화 50> 이 책을 손에 들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내가 봤던 영화는 몇 개나 되나 하는 거였다. 어릴 때부터 밤잠을 설쳐가며 영화를 봤으니 제법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이럴수가...확실하게 내가 봤다고, 내용까지 생각나는 영화는 고작 10개에 불과했다. 그 외엔 제목조차 처음 듣는 영화가 대부분이었다. 저자는 영화사에 오래도록 빛나는 걸작 영화 50편을 7개로 나누어서 소개하고 있다. 각 영화마다 간단한 줄거리와 함께 그 영화를 왜 걸작, 명작이라고 하는지, 영화를 찍는 과정이나 독특한 촬영기법을 얘기한 뒤 ‘명대사’ 한마디로 끝을 맺고 있다.




그 중에서 기억나는 것 몇 가지를 언급하자면 가장 먼저 소개한 [전함 포템킨]은 여러 장면과 컷이 연결되어 동시에 진행되는 여러 공간의 움직임을 ‘몽타주’하는 ‘몽타주’기법이 [전함 포템킨]에서 최초로 시도됐다고 한다. 대표적인 장면이 ‘오데사의 계단’에서 사용됐다고 하는데 여기까지는 ‘몽타주 기법’이 뭔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언터처블]의 클라이맥스 장면, 유모차가 계단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동안 벌어지는 총격전이 바로 ‘오데사의 계단’을 인용한 거란 대목에서 아하...하고 무릎을 쳤다. 지구를 한 바퀴 돌고도 남는 분량의 필름이 소모된 대작 [벤허]. 이 영화의 백미는 단연코 백마와 흑마가 이끄는 전차가 서로 앞서기 위해 격렬하게 질주하는 장면인데 특수효과가 없는 시대에 만든 장면임에도 생동감이 넘친다. 여기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전차경주 장면은 단 15분에 불과하며...‘나머지 3시간 15분은 케케묵은 종교영화’라며 대담하게 던져도 좋다고. 그만큼 경주장면은 압권이란 얘기겠지.




스티브 맥퀸의 개구쟁이처럼 쾌활한 모습이 돋보인 [대탈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여배우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 탈출영화란 것, 세대를 초월한 ‘상식 중의 상식’으로 통하는 영화 [대부]에서는 독특하게 영화퀴즈를 풀어보라고 제시하는데 영화를 안 봐서 퀴즈를 풀지 못해서 아쉬웠다. 단 3편의 영화에 출연해 반항아적인 이미지로 전세계 수많은 여인들의 애간장을 녹였던 제임스 딘. 그는 어떤 역할을 해도 ‘제임스 딘’ 자신의 모습이 드러났다고 한다. 그러면서 [에덴의 동쪽]에서의 제임스 딘의 표정 연기를 6가지로 간추려서 설명해놓고 있다. 수많은 배우들이 제임스 딘을 모방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연기라고 하는데 글쎄, 내가 보기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강마에를 연기한 김명민의 다양한 표정이 왠지 더 돋보이는 듯하다.




이외에도 잉그리드 버그만과 험프리 보카트가 주연한 너무나 유명한 영화 [카사브랑카]와 공포영화 [엑소시스트]에 숨겨진 뒷이야기를 소개해놓고 있는데  기억해뒀다가 친구나 가족들과 얘기 나눌 때 아는 척하면 왠지 재밌을 것 같다.




저자와 내가 정말 좋은 영화, 명작이라고 하는 영화의 기준에도 차이가 있어선지, 내가 본 영화가 극히 적어선지 저자가 소개한 50편의 영화 중에서 솔직히 왜 명작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책에 소개된 영화를 꼭 한번 챙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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