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묘 18현 - 조선 선비의 거울
신봉승 지음 / 청아출판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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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명륜동에는 조선시대 당시 최고의 교육기관이었던 성균관이 자리하고 있는데, 바로 그곳에 ‘문묘’가 있다. 조선시대 공자를 비롯한 선현들의 제사와 유학교육을 담당하던 곳이었던 문묘는 교육을 위한 공간인 명륜당과 제사를 위한 공간인 대성전으로 나뉘는데 특히 대성전은 공자를 비롯한 그의 제자와 우리나라 명현 18인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문묘 18현>은 바로 그 성균관의 문묘, 대성전에 배향된 18명의 명현에 관해 이야기한다. 신라의 명현인 최치원과 설총, 고려의 석학 안향과 정몽주, 그리고 조선시대의 명현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 김인후, 성혼, 이이, 조헌, 송시열, 송준길, 김장생, 김집, 박세채. 해동 18현으로 추앙되는 18명의 명현들. 학창시절 수업을 통해 이름만으로도 그의 업적과 일생이 어떠하였는지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가 있는가하면 낯선 이도 있다. 그런데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사약으로 죽어 천 년을 산다’는 표지의 문구였다. 그동안 난 ‘사약’이 역모 같은 대역죄인에게 내려지는 처벌의 하나로 알고 있었는데 사약으로 죽어 오히려 천 년을 산다니. 그들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그의 삶이 갑자기 더 궁금해졌다.




기존의 유학과는 달리 우주와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탐구하는데 주력한 성리학은 고려말에 전래되었는데 조선 왕조 건국 후 시대의 이념으로 성리학이 자리잡게 된다. 이렇게 조선의 성리학은 인간의 심성을 연구하여 혼란한 시대에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가정을 평안히 하는데 주력했는데 당시 외래사상인 성리학을 조선에 맞는 성리학으로 확립할 수 있었던 것은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명현들에 의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생동안 경건하고 겸허한 자세로 올곧은 행동을 하며 옳지 않은 일에는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더라도 왕에게 직언 올리기를 서슴지 않았던 이들. 조선을 사대부의 나라라 일컫는 이유는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문묘 18현, 조선 선비의 거울>은 18명의 명현들을 4장에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자신이 배운 바를 몸소 실천에 옮기기를 한 치도 어긋남 없이 행했던 인물 김굉필을 시작으로 문묘에 오른 18명의 인물들의 출생과 배경을 비롯해 성장과정, 학문과 정계에 들고 난 후의 일들을 알려주는데 본문 곳곳에 그들이 임금에게 올린 상소문이 수록되어 있다. 길이가 긴 시를 보듯 아름답고 부드럽게 혹은 자식을 꾸짖듯 매섭고 간곡하게 써 내려간 상소문을 보면서 당시 그들의 심정을 헤아려보게 됐다. 이 글이, 직언으로 인해 어쩌면 자신의 목숨이 내놓아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걸 모르지 않았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올곧은 선비로서의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특히 이언적의 상세하고 긴 상소문은 현대의 우리에게도 전하는 바가 크다. 저자의 말대로 대통령에게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어야 하고, 이해한 대목은 실천에 옮겨야만 나라의 형편이 편다’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역사서적을 꾸준히 읽었다곤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역사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다행히 책의 내용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18명 명현들의 삶과 사상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다. 소개해야할 인물에 비해 책의 분량이 적은 게 아닐까 싶었다. 책을 읽고 나서 궁금해졌다. 이 18명의 명현들의 얘기에 당시 임금들이 모두 귀를 기울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금의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금의 우리에겐 이렇게 국가의 최고 권력자에게 강건하고 강직한 직언을 올릴 수 있는 인물, 올곧은 삶을 최고의 명예로 여기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조선의 역사를 통해 오늘의 우리 시대를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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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진실 교육을 말하다 - 21세기 대한민국의 비밀스런 현주소 대한민국 진실 시리즈 1
김동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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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음은 참 간사한 것 같아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큰 아이를 볼 때마다 자꾸 조급해집니다.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남들은 모두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데 제 아이만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러다 앞으로 이어질 또래와의 경쟁에서 아이가 영영 낙오되어 버리는 건 아닐까 이만저만 걱정이 아닙니다. 사실 큰 아이가 한글이나 셈하기, 영어, 음악, 미술 어느 사교육도 받지 않고 초등학교 입학한 걸 감안하면 4학년인 지금까지 크게 뒤쳐지지 않고 잘 하고 봐야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는 이 불안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요?




‘21세기 대한민국의 비밀스런 현주소’라는 부제의 <대한민국 진실 교육을 말하다>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알었습니다. 책은 ‘숭문주의의 타파’ ‘시험이라는 종교의 타파’ ‘국가학벌의 타파’ ‘해법을 찾아서’ 이렇게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저자는 부모들이 자식의 교육에 올인하는 기이한 교육열 뒤에는 자식들이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만이 성공하는 길이라 여기기 때문이라며 부모가 먼저 ‘자식교육이라는 종교’로부터 해방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교육과 학문을 맹목적으로 숭상하는 전통과 가치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우리 사회가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영어에 대해 지적한 부분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창한 영어발음을 위해 유아들이 영어학원으로 내몰리고 ‘기러기 아빠’를 양산하는 현재 한국 사회는 영어가 하나의 종교적 차원이 되었다며 이 심각한 영어강박증을 떨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군요. 영어를 수능과목에서 빼자는 제안이 어떻게 실현될지 기대가 됩니다.




3부 ‘국가학벌의 타파’은 놀라웠습니다.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핵심에 서울대가 있다’고 지적한 저자는 국립대학 출신들이 국가권력을 등에 업고 하나의 이익집단이 되는 것이 ‘국가학벌’이라며 그 대표가 바로 국립 서울대라고 주장합니다. 이어서 서울대를 북한의 최고지도급 인물을 배출하는 김일성종합대학과 비교해서 이야기합니다. 대학설립 단계에서부터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서울대와 김일성대가 대한민국과 북한의 국립중앙대학이며 국가엘리트를 양성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긴 하지만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 시장 독점비율은 오히려 김일성대보다 더 압도적’이고 극심하다니 충격적이었어요. 서울대 출신의 독식으로 인해 일어나는 심각한 사회적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벌 타파’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이 갔습니다.




후반부에 저자는 독일의 학교에 대해 얘기합니다. 석차를 매기지 않는 성적표, 최고 점수보다 그 다음 단계를 가장 이상적인 점수로 여기는 학교, 학생이 스트레스 받을까봐 시험날짜를 비밀로 하는 학교,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교육은 소수의 우등생이 아니며 경쟁보다 다른 이와 더불어 살며 배려하는 인간으로 길러내는 것에 중점을 둔 그들의 교육철학이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며칠 후 큰아이 학교에서 기말고사가 있어선지 이 책의 내용들이 더욱 절실하게 와 닿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의 책꽂이에도 이런 저런 문제집이 그득하다’던 저자처럼 저희 큰아이도 다 풀지 못할 만큼 많은 문제집 속에 놓여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탐구정신을 길러주기보다 ‘시험형 사이보그’를 길러내고 있는 우리의 교육환경.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지 않는 사회. 그 속에서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이 과연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요? 솔직히 의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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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그들이 왔다 - 조선 병탄 시나리오의 일본인, 누구인가?
이상각 지음 / 효형출판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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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 어제였지요. 남아공 월드컵에서 일본과 네덜란드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어느 나라를 응원하셨나요? 선뜻 어느 나라가 이겼으면 좋겠다는 분도 계실 거고 우리나라의 경기가 아니라 안 봤다는 분, 어느 나라가 이기든 경기결과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는 분도 계실 텐데요. 정말인가요? 솔직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자신이 어느 쪽을 응원했는지...




우리나라와 일본은 정말 가까운 나라지만 한없이 먼 나라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올해는 우리에게 있어 치욕의 역사 한일합방이 있은지 꼭 백 년이 되는 해입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열 곱절만큼 흘렀지만 현재 우리와 일본의 사이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듯합니다. 우리에게 행했던 만행을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하지만 일본은 들은 척도 않습니다. 일본에게 우리는 어떻게 보일까요? 어떤 존재로 여겨질까요? 그들이 우리를 침략하고 지배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1910년, 그들이 왔다> 재목이 무척 의미심장합니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책이 말하는 ‘그들’이 바로 ‘조선 병탄 시나리오의 일본인’이었습니다. 자, 이제 알아봅시다. 그들이 도대체 누구인지.




<1910년, 그들이 왔다>는 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나라 문을 꼭꼭 잠그고 있던 우리나라를 어떻게 해서 침략의 야욕을 가지고 병탄(남의 물건이나 다른 나라의 영토를 한데 아울러서 제 것으로 만들다)하게 되었는지,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내용은 ‘정한을 꿈꾸다’ ‘열도의 침략자들 1,2’ ‘진정 그들은 한국을 사랑했을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책은 먼저 미국의 페리제독이 일본에 개항요구를 하면서 일본은 개항에 대한 찬반양론의 혼란에 빠진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격동의 에도시대를 보내고 막부 봉건 체제를 해체한 일본에 메이지 유신, 새로운 일왕 체제가 시작되면서 서구 열강의 위협으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앞선 체제와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여기고 대대적인 사절단을 파견하는데요. 서양의 근대적인 기술을 보고 돌아온 사절단은 ‘정한론’을 둘러싼 논쟁을 벌이다 조선병탈을 목표로 삼기에 이릅니다. 특히 요시다 쇼인. 그는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정한론을 합리화한 인물로 조선을 침략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가 교육을 담당했던 제자들이 모두 조선 병탄의 중심인물로 성장하게 됩니다.




책은 또 놀라운 사실을 전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조선을 침략했던 핵심인물로 알고 있는 사람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꼽았는데, 그가 전부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 그 외에도 메이지 무쓰히토, 미개한 주변국을 식민을 통해 문명을 전파하는 거라 주장한 니토베 이나조, 당시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 시해를 배후에서 조종한 인물인 이노우에 가오루 등 조선 침탈의 주동자들은 무수히 많았습니다. 물론 조선의 아름다움에 심취한 야나기 무네요시나 일본의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처럼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당시 조선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으며 진정으로 조선을 사랑한 것인지 의문의 여지가 남습니다.




절친한 단짝 친구처럼 모든 걸 다 줄 것처럼 살갑게 굴다가도 어느새 180도로 돌변해선 안방까지 내놓으라며 협박하는 일본. 그들과 우리의 사이에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골이 패여 있는 것 같습니다. 제아무리 강력한 접착제도 소용없습니다. 그들과 우리는. 그렇다고 일본과 우리나라가 따로 동떨어져서 살아갈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지구촌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이 시대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들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시간을 이제 그들을 알아가는 시간으로 돌려야 합니다. 그들이 어떤 과정으로 우리를 자신들의 발아래 두고 지배하려 했는지 세세히 알아야할 시점이 왔습니다. 지난 백 년 동안 전혀 변하지 않은 일본, 앞으로 백 년이 흘러도 변할 수 있을까요? 백 년 전 치욕의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이제 우리가 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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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낭독 훈련 실천 다이어리 - 전3권 (책 + MP3 CD 1장) - 하루 20분 영어 낭독 훈련 실천 다이어리
박광희. 캐나다 교사 영낭훈 연구팀 지음 / 사람in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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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세상에. 아직도 영어학원을 안 보낸다는 거예요?” “내년엔 문법 들어가야 하는데...?” “시험에서 2개 틀리면 반에서 바닥 못 면한다던데...” “다른 학원비 모두 영어학원으로 돌려요.” “맞아요! 요즘은 무조건 영어에 올인해야 된다니까요!”




정확히 언제부턴지 모르겠습니다만. 큰아이 친구 엄마들 만나는 게 꺼려집니다. 뜨악한 표정으로 절 바라보는 시선들이 솔.직.히. 두렵습니다. 영어에 사활을 건 사람들. 아이를 A학원에 보냈다가 뭔가 부족한 것 같다고 B학원으로 옮기고 그러다가도 원어민 선생이 좋다는 C학원으로 바꾸는, 그런 시대에 저와 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이러하니 ‘모국어를 습득한만큼 영어나 외국어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전 그야말로 원시인인 셈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진 건 아무것도 없이 고집만 센 무대뽀의 용감무쌍한 엄마라고 하더군요.




사실, 전 영어를 못합니다. 정말정말 못합니다. 학창시절 영어는 아무리 공부해도 점수가 나오질 않았어요. 망설임없이 포기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때 그래선 안되는 거였어요. 영어공부를 접지 말아야 했습니다. 어려워도, 당장 점수가 안 나와도 꾸준히 밀고 나가야 했습니다. 그랬다면 대학졸업 후 취업시험을 칠 때도 고생하지 않았겠지요. 제 인생도 어쩜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제 아이는 영어를 포기하지 않도록, 밑바닥 독에 물 붓기라고 여기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허나 제 마음과는 달리 지금 큰아이는 영어를 가장 어려워합니다. 유아때부터 영어유치원을 다닌 것을 시작으로 줄곧 영어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에 비해 자신의 영어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한껏 의기소침해 있습니다. 오죽했음 영어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얘길 할까요. 이럴 때 제게 아이의 영어공부를 코치할 수 있는 실력이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겁니다. 조금 부족하다고 느낄지언정 아이가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겠지요. <영어 낭독 훈력>은 아이보다 제가 먼저 훈련하기 위해 보게 된 책입니다. 엄마인 제가 직접 해보고 나서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요령이나 방법을 일러줘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영어공부를 저와 아이가 함께 하는 것도 의미있겠다 싶어서요.




<영어낭독훈련, 실천 다이어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1단계는 사진보고 설명하는 Picture Telling, 2단계 미운 오리새끼, 잭과 콩나무, 신데렐라 같은 동화읽기 Tale Telling, 3단계 빨강머리 앤, 모비 딕, 제인 에어 같은 소설 읽기 Novel Telling. 그리고 각 단계는 다시 Listen ㅡ> Listen & Repeatㅡ>Shadowspeak ㅡ>Read Aloud ㅡ>Wrap-Up. Speak 이렇게 5가지 순서로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1단계에서 레고로 만든 카메라나 재밌는 쇼핑, 신호등, 자전거 타기 같은 사진의 설명글을 오디오로 들으면서 끊어 읽는 부분에 /표시를 하고, ‘낭독코치의 족집게 조언’에서 발음이나 끊어 읽기, 이어 읽는 연음에 주의해서 설명글과 오디오를 들으며 따라 말하기, 다음엔 설명글 없이 오디오만 들으며 말하기, 오디오 없이 설명글만 보며 말하기, 마지막에는 설명글의 빈칸을 채워넣는 건데요. 한 개의 글마다 2일씩해서 총 50개의 글(혹은 동화나 소설)을 읽는 걸 매일 20분씩 총 100일 동안 낭독훈련을 하고 나면 ‘영어로 입이 열리는’ 걸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 영어가 부족하기 때문에 책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습니다. 처음엔 20분이 아니라 30분, 40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꾸준히 반복하다보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 낭독 훈련, 실천 다이어리>의 가장 큰 장점은 각 단계가 분권이 되어 있다는 건데요. 전 그걸 다시 하루 이틀 분량으로 뜯어서 공부하면 영어공부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눈과 귀, 손가 함께 수고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게 바로 영어입니다. 처음엔 문장을 따라 읽는 것만도 벅차겠지만 매일 반복해서 훈련하다보면 어느새  영어문장을 자연스럽게 낭독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럼 아이에게 더욱 자신있는 엄마가 되겠지요. 그 의미있는 첫걸음에 이 책이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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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악원, 우주의 선율을 담다 - 처음으로 읽는 조선 궁중음악 이야기
송지원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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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몰아내고 잠궈버린지 7년째에 접어들었다. 이쯤이면 텔레비전 없이 지내는 생활에 완전히 익숙해진 셈이다. 하지만 때론, 후회가 밀려든다. 엄마라면 꼭 봐야 할 것 같은 육아 프로그램, 내가 좋아하는 다큐멘터리, 특히 역사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못 본다는 것이 정말 아쉬웠다. 물론 각 방송사의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를 클릭하면 된다는 걸 알지만 그렇게까지 하기엔 내가 너무 게으르다는 게 문제다. 이번에 만나게 된 책 <장악원, 우주의 선율을 담다>를 읽으면서도 그랬다. ‘MBC 사극 ’동이‘도 모르는 진짜 장악원 풍경’이란 띠지의 문구를 보면서 대체 드라마에는 어떤 내용이 나오는 걸까. 아니, 그보다 ‘장악원’이 어떤 곳인지 알고 싶었다.




<장악원, 우주의 선율을 담다>는 ‘처음으로 읽는 조선 궁중음악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의 궁중음악에 대해 알려준다. 하지만 처음부터 ‘바로 이것이 조선의 궁중음악이요’라며 직접적으로 들이밀지 않는다. 그러기보다는 먼저 당시 궁중음악을 담당했던 기관인 ‘장악원’에 대한 얘기부터 꺼낸다.




책은 크게 ‘1장 조선시대 음악가들의 희노애락 - 장악원 풍경’, ‘2장 알고 보면 재밌는 궁중음악 상식 -예와 악의 앙상블’, ‘3장 조선의 대표 음악가 10인의 고군분투기 - 새로 쓰는 악인열전’, ‘4장 기로 완성하는 예 - 이야기가 있는 악기열전’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이 70세 이상의 문신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기로소에 숙종이 입소하는 걸 경축하는 잔치가 벌어지는 광경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한 책은 조선시대의 음악기관이었던 장악원의 활동에 대해 얘기한다. 조선시대에 있어 악은 예와 함께 중요시되는 의례의 하나였기에 왕실에서 제사를 지내거나 여러 명목으로 잔치를 벌일 때, 혹은 왕이 활쏘기를 할 때도 장악원의 음악인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수시로 벌어지는 행사에서 연주하기 위해 음악인들은 평소 철저한 연습이 반드시 필요했다. 정기적인 연습일수를 정해두고 시험을 쳐서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엔 태형을 가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음악인들에 대한 대우가 그리 좋지 않아서 그야말로 박봉에 허덕이는 최하극빈자였다는데 이 점이 안타까웠다. 만약 당시 이들이 자신의 일에 보람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그들의 전통과  궁중음악에 대한 현대인의 인식과 이해도가 달라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당시엔 국상을 당하면 음악을 연주할 수 없도록 법전에도 규정되어 있지만 청나라 사신이 칙서를 가지고 왔다는 걸 이유로 장악원 전악이 음악을 연주했는데 당시 숙종의 마음이 어떠했을지...차마 음악을 들을 수 없어 잠시 자리를 비웠다는 대목에서 알 수 있었다. 또 세종 때 중국에서 ‘노래 부르는 계집아이 30명’을 요구하여 그 인원을 채우기 위해 애쓰고 먼 이국땅으로 떠나기 전에 위로연을 여는 장소에서 대성통곡하였다는 대목이 있었는데 이 모두가 힘없는 나라의 백성이기에 겪는 고통과 설움이 아니었을까.




<장악원, 우주의 선율을 담다>를 통해 우리의 음악, 그것도 궁중에서 연주되었던 음악과 당시 음악인에 대해 모르던 것들을 알게 되는 유익한 기회를 가졌다. 또 팝송이나 클래식과 같은 서양음악에 비해 능청능청 늘어지고 때로 긴박하게 내달아가는 우리 가락의 멋과 아름다움에 대해, 그에 사용되는 악기에 대해서까지 설명을 해줘서 우리의 전통악기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하지만 본문에서 친절하게 설명해 준 우리의 궁중음악을 직접 귀로 들을 수 없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우리 음악의 흥취를 느낄 수 있는 CD를 제작해서 책에 첨부하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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