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메니에르 경과
증상이 아주 없어지지는 않고 심해졌다 나아졌다를 반복하고 있음.
관찰 결과, 음식을 짜게 먹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하루이틀 지나면 증상이 악화되는 듯 함.
이명과 청력저하가 주증상이지만, 어지러움증 attack도 한 차례 있었음.
일시적인 청력저하와 별개로 오른쪽 고음역은 영구적인 청력손상이 있음.
그래도 try and error 로 식이요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잠은 얼마나 많이 자야 하는지 배워가고 있음.
'음악'같은 이명은.... 아마 초기에만 있는 증상이었던 것 같음. 요즘은 '화성학'과는 무관한 이명만 들림.
지나치게 구체적인 음이라서 과연 이명이 맞는지, 혹시 환각은 아닌지 고민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이명의 내용에 관한 기록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 같아서 기록을 남긴다.
초기의 이명은 주로 E장조, 혹은 Eb 장조로 8도, 5도 3도 화음을 이루었음. (조금 튜닝이 덜 된 듯한 음도 일부 있었음)
왼쪽 귀와 오른쪽 귀의 이명이 동시에 들릴 때에는 좌우의 이명이 화음을 이루지 않기도 함.
가장 먼저 오른쪽 귀에서 들린 이명. 높은음자리표는 부드러운 음색으로 변함이 없이 G 음만 남.
낮은음자리표는 첼로의 음역으로, 좀더 크고 음의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 이전에 이를 '귓 속에 첼로가 들어앉았다'고
표현했었다. 음표의 길이는 대략적인 것으로, 이런 패턴이 불규칙하게 반복되었다.
이것은 예1의 변주쯤 된다. 음도 예1보다 반음 높으며, 낮은음의 장식음이 더 잦고 다양하다.
음의 길이는 정확한 것은 아니며, 불규칙하게 늘거나 줄거나 한다.
이것은 양쪽에서 각각 다른 이명이 들리는 사례.
오른쪽 귀에서는 높은음자리표의 음이 들린다. 부드럽고 심지어는 '음악적'이기까지 하다.
(도미....도미.... 도미도미.... 도미.... )
한동안 '음악적인' 이명이 들리다가 왼쪽 귀에서 이것을 다 가려버릴 정도의 큰 소리로 낮은 이명이
터진다. 레~~~~~~~~
새벽에 2도 불협화음으로 '레~~~' 음이 크게 들려오면 무척 괴롭다.
이런 구체적인 음 외에도 높은 초음파 이명이 백그라운드로 항상 깔린다.
피아노를 쳤던 세월보다 그만 둔 후의 세월이 더 길어져서일까? 이제는 채보하는 것이 '자동'으로 되지 않는다.
음표의 위치를 머뭇머뭇... 확인해야 하다니... ㅡ,ㅡ
2. 왜 페이퍼가 뜸한가?
간단하다.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년에는 번역을 하는 대신에 다시 책을 잡고 잡초가 무성해진 머릿속 텃밭을 다시 개간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아무래도 번역도 하고 책도 읽고, 페이퍼도 양산해 내는 그런 그릇에 못되는 것 같다.
3. 결혼 20주년
오늘이 기념일이다.
연애할 때의 들뜬 마음도 사라지고, 서로의 다름과 구속 때문에 불편했던 마음도 사라지고,
이제는 어느새 그의 존재가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고, 생각하기도 싫은 상태에 이른 것 같다.
결혼기념일에는 양초를 켠다. 세로로 숫자가 새겨진 초.
그 숫자 하나만큼을 태운 뒤 불을 끄고 상자에 넣어 보관한다. 그렇게 20년을 해왔다. 오늘은 20까지 태운다.
양초의 눈금이 25까지밖에 없다. 50까지 더 그려 넣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