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에 쌍둥이를 낳은 여동생이 오늘 또 아기를 낳았답니다.
쌍둥이도 힘든데, 거기다 연년생으로 또 동생을 보다니, 그 '추진력'에 당할 수가 없네요. ^^;;
작년에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낳은지라, 이번 주 금요일 수술 날을 잡아놓고 있었는데,
그만 오늘 새벽에 진통이 걸린겁니다.
새벽 3시에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언니, 배가 아픈데 이게 애기가 나올 배인지, 화장실 갈 배인지 모르겠어.'
일단은 빨리 응급실에 가라고 말하고 나니, 쌍둥이들을 놓고 갈수도, 데리고 갈수도 없는 상황이라,
- 갑자기 예정보다 일찍 아이가 나오려 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미리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 허둥지둥
동생 집으로 갔습니다.
동생은 벌써 병원 갈 옷으로 준비 되어 있었고, 조카들은 자고 있더군요.
제가 집을 봐주고, 두 부부가 병원으로 가더니, 두시간 쯤 후에 김서방만 출근을 위해 옷갈아 입으러 왔더군요.
여동생이 전화해서 일찍 오신 파출부 아주머니와 바톤 터치를 하고 김서방을 병원에 데려다 주고 저도 집에 들렸다가 출근 했습니다.
11시 좀 지나서, 김서방의 전화가 왔습니다.
" 애기. 나땜시!" (였던가? 제대로 기억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 )
이게 무슨 말인가? 0.0
고향이 제주도인 제부가 고향 사투리 쓰는 걸 오늘 처음 들어봤습니다. ^^
아마 "애기 낳았어요" 쯤 되나봅니다.
그리고는 '조금 있다 다시 걸게요' 하더니 끊는겁니다.
그래. 여기저기 걸 곳이 많겠지요.
점심에 가보니, 아직 금식하고 척추 마취가 풀리지 않아서 그냥 누워만 있더라구요.
어제 밤새 잠못잔 두 부부가 좀더 자라고 아기를 보는 것은 있다가 저녁으로 미루고 그냥 왔습니다.
지금쯤 제주도에서 부랴부랴 출발하신 여동생의 시어머님께서 청주 공항에 도착하셨을겁니다.
저도 퇴근 후에 다시 가보려고 합니다.
어떤 놈이 모두를 이렇게 놀래키고 나왔는지, 지켜보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