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1. 예의 "모든 종교는 다 구라고 사이비다"라는 주장을 한다.

  나도 현재는 종교가 없지만(굳이 말하자면 역설적인 환원주의? ^^;; ),
  그래도 주요 종교가 한쪽으로는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단순한 교리와 희망을 제시하지만,
  한편으로는 깊은 전문성과 이 세계와 우주, 우리의 존재에 대해 차원 높은 관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 깊은 차원을 접하지 않고 표면적인 모습만 보고 종교를 폄하하지 말자고 했다.

2. 게임을 하면서,

건: 가끔은 이 세계도 사실은 이 게임처럼 다 사실이 아닌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

나: 마치 매트릭스 같겠네?

건: 응,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런데, 내 말은, 깨어나면 다른 세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엄마도 아빠도 이 세상도 다 진짜가 아니라는
     것 말이야.  그냥 내 생각만 있는거지. 

나: 어, 그거 옛날에 그런 말을 한 철학자가 있는데? 데카르트라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했지. 
    (  이 말에 대한 설명 약간 첨부. )

건: 에이~!!  그런 말은 나도 하겠다! 그런걸 갖고 철학자라고 하다니!!  사기다~!   

나:  ^^;;    억울하면 먼저 태어나지 그랬어~!
       결론은, 네 삶의 주체는 너란 말이야....   ( ㅎㅎ, 결론을 조금 변질시키면서, 기타 잔소리 조금 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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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녀 2005-05-1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잠시 진지하다 따우님의 댓글에 넘어가버리고 있는 중...

갈대 2005-05-10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희는 확실히 플라톤주의자인 것 같습니다. 어떤 이데아를 찾고 있는 건지^^

瑚璉 2005-05-10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보게 하심이 어떨런지?

그건 그런데 아직도 책이 도착하지 않았나보군요(-.-;). 알라딘, 너무 늦어.

물만두 2005-05-1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건희와 그런 심오한 대화를 나누시다니 대단하십니다...

날개 2005-05-10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 집 대화 정말 건전하군요..! 울 집은 맨날 게임 얼마나 해도 되냐가 대화내용인데....ㅜ.ㅠ

가을산 2005-05-10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도 그래요. 게임을 하면서 나눈 대화에요.
게임 할 때가 아니면 말 붙일 시간도 별로 없어요. ㅡㅡ;;

sweetmagic 2005-05-10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걸요 !!

숨은아이 2005-05-10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자가 울고 가겠네요. ^^
 

1. 계절풍이 지나다.

    우리 집은 매년 3월7일부터 ~ 5월 초 사이에 행사 계절풍이 분다.  어제 부로 금년의 계절풍이 지나갔다.
    우선, 우리 가족 네명 모두의 생일이 3월 초~ 4월 1일 안에 다 몰려 있고, 
    시댁 조카 세명과, 친정 조카 두명의 생일이 있고, 금년에는 백일도 있는데,  
    3월 24,25,27일, 4월 1일에 특히 몰려 있다.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라기 보다는 시아버님 생신이라 매년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그 다음날은 시할아버님 제사였고, 그리고 지난 일요일은 시어머님 생신이었다. 
    금년도 무사히~~!  한숨 돌리고 있지만.....
    이번 달은 가계부 쓰는 것이 겁난다. ^^;;

2.  배용준 스터디

   그동안 배용준을 '젊은이의 양지' 시절부터 좋아했다고 주장해 왔었는데, 
   주장과는 달리,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 하나도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지난 달에 '겨울연가'를 본 후로 매너님이 추천하신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를 구하고 있는데, 
   아직 구하지 못했다.  인터넷을 통해 몇 장면 볼 수 있었는데, 재미있는 캐릭터다. 
   ㅎㅎ, 얼마 전에는 배용준의 팬까페에도 들어가 봤다!    *^^*   
   확실히 호텔 리어 이후에 어깨에 힘을 빼고 나서 연기가 자연스러워 진 것 같다.
   이 시기를 전후해서 콤플랙스에서 벗어난 것 같아보인다.  (아마 수술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안하던 공부를 하려니 머리가 아프다.  시간을 너무 뺏기는 것 같다.

3. KTX 유감

    왜 대전행 KTX는 밤 10시 30분까지 밖에 없을까?  
    낮에 볼일을 보고 저녁에 내려가는 사람이야, 10시 30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 근무 끝나자마자 KTX 타고 서울에 가면 잘 해야 8시가 된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서울역 근처에서 회의나 모임을 잡아도, 두시간 정도 얼굴 내밀고 나면 또다시
    서둘러 막차를 타야 한다. 
    12시정도까지만 운행을 해 주면 좋겠다. 그렇다면 조금 숨 돌릴 수 있을텐데... 

4.  어제, 형님이 '올캐는 요즘 뭐하고 지내?' 하고 묻는다.

     사는 방향은 달라도, 이해심 많고 열심히 사시는, 배울 게 많은 형님이다.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시고, 교회에도 열심이고, 꾸준히 공부를 해서 지금은 목사 안수를 앞두고 계신다.
     음.... 그런데 뭐하고 지내나, 말하려니 별로 하는 게 없는 것 같았다.  ㅡㅡ;;

     "음... 책 읽고.....  만들고.....  가끔 사람들 만나고 지내요. "  라고밖에 대답하지 못했다.   
     
     어중간한 관심만 가지고 뭘 한다고 할 수도 없고..... 
     어중간한 내가 부끄러워졌다.
     정신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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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5-0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배용준이 맨첨 출연한 드라마는 대학생들의 일상을 그린거 아녔어요? 젊은이의 양지보다 훨씬 전이었을텐데.. ^^;

음... 근데요, 이건 페이퍼랑 상관없는 글인데... 제 혈액검사 수치땜에요. 결과지가 지금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의사말로는 저장치(라고 표현했는데)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1밖에 안나온다고요. 그래서 심한 빈혈이라고... 제 아버지가 대장암 수술했다니까 대장, 위 내시경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는데 의사선생님 얘길 듣는게 낫겠지요?
그래서 어쨋든... 대장이나 위 내시경에 수면 내시경이라는 거 있나요? 도저히 할 자신이 없어서... ㅠ.ㅠ

물만두 2005-05-09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춘천여행가시던 중 아버지 친구분이 우리도 배용순보러가자 하셔서 웃으셨다는 얘기가 생각나네요^^

가을산 2005-05-09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혹시 위나 장에서 조금씩 출혈이 있으면 별 증상 없이 빈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시경을 하자는 것 같아요.
일단 내시경 한번 해보시구요, 생리 양이 과다한건 아닌지 생각해 보시구요, 아니면 식사에 철분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확인해 보세요.
헤모글로빈 수치가 '1' 일 리는 없겠지만, 어쨋든 낮은 건 사실인가봐요.
그리고 수면 내시경 다~~ 되니까, 걱정 마시구요. ^^

chika 2005-05-10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이너넷을... ^^
감사함다~ (어제 집에가서 봤더니 저장철이라고 썼더군요. 저장철 1 ... ㅡㅡ;;
ferritin이란거라는군요) 수면 내시경 받기위해 열심히 저축을... ^^;;
 

##  포럼 안내 ##

참가대상 | 정보운동단체, 인권운동단체, 단체 활동가, 정보운동에 관심있는 개인, 학생
일시 | 2005년 5월 20일(금) - 21일(토) (1박 2일)
장소 | 마리스타 교육관 (약도보기)
참가비용 | 1인당 10,000원
문의 |
진보네트워크센터 김정우 (02-7744-551)
홈페이지 주소 l http://act.jinbo.net/forum2005

##  행사 내용 ##

전체토론 | 2005년 전국정보운동포럼 평가
강의 1 | 지적재산권 개요와 국제 동향
강의 2 | 지적재산권에 대한 대안적 흐름

워크샵 1 | 정보통신 기술개발에 따른 뉴미디어 시대, 우리의 운동과제
워크샵 2 |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개념과 현황
워크샵 3 | 디지털 환경과 저작권
워크샵 4 | 지적재산권과 의약품 접근권

##  시간표 ##

<시간표>

첫째날    5. 20 (오후)                                                  둘째날     5. 21 (오전)
2:00                행사장 도착 및 등록                            9:00 -10:00      아침식사
2:00 - 2:30     개회식                                                   10:00 - 11:30    <강의 2>
2:40 - 4:00     <강의 1>                                               12;00 - 1:00      2005년 전국정보운동포럼 평가
4:10 - 6:00     <워크샵 1>                                           1:00                    폐막 
6:00 - 7:00     저녁 식사
7:00 - 8:20     <워크샵 2>
8:30 - 9:50     <워크샵 3>
10:00 - 11:20 <워크샵 4>
11:30 ~           영상물 상영 및 뒤풀이

## 포럼을 준비하며 ##

○ 소리바다, 벅스뮤직, MP3폰 등을 거치며 심화된 디지털 저작권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저작물에 대한 법적 보장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5년에는 전송권을 둘러싸고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올랐으며, 다시 저작권법 전문 개정이라는 또 다른
격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 글리벡에 대한 강제실시 청구는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특허 독점으로 인한 의약품 접근권의 제한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하였습니다. 이는 비록 국내적인 문제가 아니라, 특히 에이즈 치료제를 둘러싸고
전세계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비판의 중심에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TRIPS)이 놓여있습니다.

○ 저작권, 특허권 등을 둘러싼 굵직한 현안들이 국내에서도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지적재산권의 문제점이
조금씩 조금씩 알려지고 있습니다. 발명가,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무조건 지적재산권을 보호해야 하고,
권리자 허락없이 이용하는 것은 도둑질이라는 고정관념이 조금씩 깨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지적재산권은 너무 어려운 주제이고, 지적재산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은 더더욱 어려운 과제인 것 같습니다.

○ 이번 전국정보운동포럼은 '지적재산권의 문제점과 정보공유 운동'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 지적재산권의 개념과 국내외 현황에 대한 기본적 소개로부터 △ 특허, 저작권 등 주요 지적재산권 이슈에 대한 토론 △ 대안 운동으로서의 국제연대 활동과 정보공유 운동 △ 2005년 정보공유 운동의 전망 등을 논
의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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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5-05-09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터 집행위(오는 수요일)에서 논의키로 하였습니다. 자원하실 분이 나오면 좋을 듯한데. 잘 되겠죠. ㅎㅎ
 

1. 오늘 사회를 80점 맞았단다.  장족의 발전이다.  (반평균 정도는 될까?) 
     일단 축하를 해주고는...... 
     "이번에 너가 80점을 맞은 이유가 뭔 줄 아니?" 하고 물었다.  
     ( 내가 이 질문을 한 이유는, 목표를 어떤 수준으로 잡으면 그만큼까지만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다음에는 조금만 더 잘하겠다는 목표를 갖자고 하려고 말을 꺼낸 것이었다. )

     그런데 아들의 대답 : " 엄마가 도와주었으니까!"  
     즉, 점수가 아주 만족스럽다는 뜻이다................     ㅡㅡ;;

2. 내일은 일본어다.  사회와 쌍벽을 쌓는 일본어!  ^^
    오늘 일본어 문제집을 샀단다.
    (아니, 오늘에서야 샀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으래? 잘했어!" 고 칭찬해 주었다. 
    일본어 공부를 한다고 소파에 앉아서 교과서를 읽는다.  한쪽 읽을 때마다 의기양양하다. 
   제법 잘 읽는다!  그 이유는 지난 주에 "드.디.어"  히라가나를 다 외웠기 때문이다. 
    (가타가나는 아직이다. )
   1년 3개월 만이니 감격스럽다.  본인 말에 의하면, 맘 잡고 두 시간 앉아서 외우니 외워지더란다. 
   ( 두시간에 될 거면, 1년 전에 두 시간 했으면 좋았잖아. )
   그래도 기분 좋아서 으하하... 따라 웃어 주었더니....
   남편이 "건희야, 엄마가 드디어 미쳤나보다."  라고 초친다.

3. 지난 달에 건희와 같은 학년 아이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고 한다. 
    그 애의 싸이 홈피에는 " 얘들아 잘 있어라. 나는 내 별을 찾아 떠난다" 라는 글이 있더라고 한다.
    아들도 얼굴을 아는, 괜찮은 애였다고 하는데....  아들도, 다른 친구들도 적잔이 동요한 것 같다.   

4. 그런 일이 있은 후에 담임선생님이 모든 아이들을 개별 면담했단다.
    요즘 어떤 것에 가장 관심이 있는지, 어떤 생각을 주로 하는지에 대해 묻더란다.
    건희는 "죽을 때 어떻게 하면 고통스럽지 않은지에 대해 생각한다"고 대답했단다. 

    작년의 반항기에 이어 요즘은 한창 종교나 죽음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죽음이라는 주제에 관해서, 삶에 관해서, 그리고 종교에 관해서 얼마 전부터 가끔 나와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ㅎㅎ, 종종 마치 자기가 최초로 무신론을 생각해 낸 듯이 말하곤 한다.

    내가 "건희야, 요즘 선생님이 너에게 무척 신경 많이 써주는 것 같지 않니?" 라고 물었다.
    아들 왈, " 어?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았어?"  신기해 한다. 

    (그럼 면담에서 그런 말을 했는데 어느 담임이 신경 안써주겠냐?  ㅡㅡ;; 
    이 말은 차마 아이에게 하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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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02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panda78 2005-05-02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두 줄이 심금을 울립니다, 가을산님-- ^^;;;

날개 2005-05-02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건희 넘 맘에 들어요...ㅋㅋ

▶◀소굼 2005-05-02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별면담을 할 수 있는 선생님 마련하고 싶군요..

깍두기 2005-05-02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우리 딸은 어떡하지???????

2005-05-03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5-05-0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희가 시험중계가 되는 것을 알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도 너무 귀여운데요.. ^^
그래도 저렇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건강하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1.  주중에 (마음만) 바빴던지라, 일요일엔 하루종일 늘어지게 쉬었다. 
     드디어 겨울 연가를 다 보았다! 
     마지막 회의 마지막신, 정말 아쉬움이 많았다.
     끝나는 것이 아쉬웠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전개에 비해 마지막 장면의 대사나 화면이 미진했다는 뜻이다.
     제작 시간에 쫓겨서 그랬던걸까?  
    
2.  오후에 생각해 보니 개원의 보수 교육이 있는 날이었는데 깜빡하고 안가버렸다. 
     역시 알라딘의 " 바보돌대가리새클럽" 회원 답다.
     매년 채워야 하는 평점을 아직 하나도 따지 못했는데, 후반기에는 학회 참석에 좀더 신경 써야겠다.
    
     지난 화요일에는 복사기가 작동이 안되길래 종이가 중간에 끼인 줄 알고 한참을 씨름했는데,
     알고보니 복사지가 다 떨어져서 작동이 안된 것이었었다.  ㅡㅡ;; 
     마이 페이퍼에 "바보돌대가리새클럽 회원일지"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까?

3.  의약품접근권과 소비자 운동을 하는 미국인 활동가와의 간담회가 토요일에 있었다.
     간담회 전에 시간이 좀 있어서 오후에 잠시 경복궁 구경을 했다. 날씨는 왜 그리 더운지!
     마침 세종대왕 즉위식 재현 행사를 하고 있었다.  
     그사람, 한글이 24글자만으로 되어 있다고 하자, 깜짝 놀란다. 
     다시 만났어도 참 소탈한 사람이었다. 한국 음식도 잘 먹고. 
     자신을 "just an ordinary guy" 라고 하는데, 
     실은 하버드에서 경제학 박사를 땄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귀띔해 주어 알게 되었다. 
     이사람과의 간담회는 따로 페이퍼가 있어야 할 것 같다.

4. 큰애가 중간고사다. 
     가장 취약한 과목인 사회를 오늘 본단다.
     본인도 조금은 걱정이 되었는지 어제 저녁에는 사회가  "이해" 안된다고 같이 공부좀 하잔다.
     음.... 범위는 서양의 역사로, 미케네 문명부터 그리스-로마, 중세를 거쳐서 르네상스까지이다.
     나도 첨엔 범위를 보고 쫄았지만, 내용을 보니 정말 아주아주 개략적으로 훓고 지나는 것이어서
     조금 체면은 세울 수 있었다. 
     다음 날에 시험을 본다는 놈이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리뷰"한다거나, 주요 사건이나 인물 등
     암기해야 할 것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건 왜이래?" 수준의 질문을 하고 있으니 속으로는 갑갑했지만, 
     그래도 작년 첫 중간고사 전날의 행태 - 오후 3시부터 더이상 공부할 게 없다고 몸을 배배 꼬던 - 보다는 
     발전된 모습이었다.
     그래도 밤 11시쯤까지 겨우 한번 훑어보고 나서는 이제 겨우 "이해" 한 내용을 외울 생각은 않고
     '나 컴퓨터 해도 돼?' 하고 묻는 걸 보면....  ㅡ,ㅡ a

5.  오늘 모 매체에서 인터뷰한 기사가 나갔다.  
     두서 없는 내용을 정리하느라 기자가 꽤 고생했을 것 같다. 그런데 역시 상투적인 표현이 많다.

    " 음악가의 길도 의사의 길 못지않게 힘들고 많은 노력을 들여야하지만, 과정을 마치고 나서 내 능력을
      발휘하는 데는 의사가 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죠. 부모님께서 한사코 반대하셨지만 결국은 제 고집에
      부모님도 포기하셨죠. "  

     으아..... 상당히 닭살스러운 멘트다.  ^^;;  
    
     이때 당시를 가지고 여동생은 아직도 나를 놀린다.  눈물농성의 교과서라고.  
     다음은 여동생이 묘사하는 나의 농성법이다.   
     1) 주말 내내 응접실 한쪽 구석에 앉아서 운다.
     2) 큰 소리를 내지도 않는다. 말도 필요 없다. 그냥 앉아서 계속 눈물만 흘린다. 
     3) 눈물을 닦는 것은 휴지나 손수건이 아니라 세수수건이다.
     4) 세수수건은 체계적으로, 세로로 반 접어서 그것을 두루마리로 돌돌 만다.
     5) 돌돌 만 부분을 눈 밑에 대고 흐르는 눈물을 훔친다.
     6) 한 부분이 다 젖으면 두루마리를 약간 돌려서 다른 부분으로 눈물을 훔친다.

     ㅎㅎㅎ,  이렇게 해서 3일 만에 오케이를 받아 냈다.  ^^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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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5-05-0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의 농성법에는 항복하지 않을 사람이 없겠는걸요. 동생분도 참 재밌으시네요^^

nemuko 2005-05-02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까지 해서 오케이를 받아내고 싶을 만큼 간절한 뭔가가 보이면 좋겠습니다...

瑚璉 2005-05-02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으로는 모 매체의 이름을 밝히시는 것이 궁금한 백성들을 위한 정도가 아니겠습니까?

부리 2005-05-02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클럽이라는 거, 부리가 당연히 가입해야겠죠^^

깍두기 2005-05-02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호정무진 님 말씀에 찬성. 빨리 밝히세요^^

날개 2005-05-02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일동안 눈물이 나오던가요? ^^;; 눈물농성 정말 멋집니다..ㅎㅎ

가을산 2005-05-02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대님/ 당시 여동생이 초등학생이었는데 잘도 기억하더라구요.
nemuko님/ 간절한 뭔가 도 그렇지만... 이대로 가면 정말 안된다는 절박함이 컸습니다.
호정무진님, 깍두기님/ 조회수도 얼마 되지 않는 곳일 것 같고, 내용이 거의 위 문장 수준의 닭살스러움의 연속이라 알라디너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안보시는 것이 좋아요.
부리님/ ㅎㅎ, 환영합니다. 저 새클럽, 회장이 누구인지도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 또하나의 특징인 것 같아요. 새클럽 답죠?
날개님/ 음.... 저 농성은 - 부모님으로부터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라는 거짓된 정보를 최후통첩 받은 후의 3일이었구요, 실은 약 2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다른 시/도의 학교로 한 학년을 낮추어 전학이라도 하겠다고 나섰더니 손 드시더라구요.

ceylontea 2005-05-04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희가 저 농성법을 배우진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