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녀님께서 얼마 전에 대전으로 이사오셨답니다.
남편분 직장 일로 2년간 계실 예정인데요.... 

오늘 드디어! 가을산의 아지트에 납시었답니다.
막내 **가 열이난 덕(?)에 예정보다 상봉이 당겨졌습니다.

옛날에 교보문고 저자 사인회 번개 때 올려진 페에퍼 사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실재 호랑녀님은 사진보다 더 푸근하고 더 범상치 않은 눈을 가지셨더라구요.

ㅎㅎㅎ, 열 있는 아이는 의자에 앉혀두고
한참동안 수다를 떨었답니다.

언젠가 호랑녀님 환영 범충청권 번개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
아아... 스케쥴의 압박이......

하하, 다음주 금요일 저녁, '외출' 보실 분 계신가요?
표값은 제가 쏠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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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09-02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부러워요.
호랑녀님이 대전으로 이사가서 가을산님 만난다고 자랑을 하길래 기다리고 있었죠.

마태우스 2005-09-02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범충청권이면 천안도 들어가죠^^

엔리꼬 2005-09-03 0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범'상치 않은 눈
'범'충청권
호랑녀님의 성이 두 번씩이나 들어가네요..

sooninara 2005-09-0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에 실론티님이 가을산님 보고 싶다고 대전으로 ktx타고 번개 가자구했었는데..한번 갈까요? 호랑이와 살퀭이도 보고 싶은데..

가을산 2005-09-03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대전은 오시기 힘드신가요? 주중이라서 더 안되려나요?
마태님/ 마태님은 꼭 오시는걸로 알겠어요.... 그래도 윗 페이지에 손 들어주세요.
서림님/ ㅎㅎ... '범'이라는 글자 자체가 참 범상치 않은 것 같아요. ^^
수니님/ 오실 수 있어요? 외출이 '공짜~~~~' 라네~~~~~ 짠순이 가을산이 쏜다네~~~ ㅎㅎㅎ

호랑녀 2005-09-03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서울역에서 대전까지 1시간이 안 걸린답니다.
오늘 가을산님의 병원에 가봤죠.
마침(?) 수영이가 열이 나지 않겠어요? 그래서 택시 타고 갔죠. 가보니까, 담부턴 차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택시 2500원 거리더만요.
간호사님들까지 알라딘을 알고 있어서 헉~ 했고...
아이들 놀이방엔 온통 낙서가 가득에, 그림책을 코팅해서 벽에 붙여놓으신 세심함까지...
병원이 정말 신나보이지 뭐에요?
수영이는 병원에 매일 가면 안 되느냐구 하구요(가을산님이 처방해주신 약 먹고 정말 멀쩡해졌어요), 무슨 의사선생님이 선물까지 준다구(책갈피 받아왔거든요)... 언니 오빠한테 무지 자랑해대더군요.
가을산님을 직접 뵌 건 처음이었는데, 목소리가 정말 소녀! 인 거 아세요?

조선인 2005-09-04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호랑언니, 가을산님, 부러워서 환장하겠시유 ㅠ.ㅠ.

sweetmagic 2005-09-15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저두요`~
 

1. 눈싸움 전적 1패1무

주워온 돌들 중 일단은 제일 못생긴 놈들 - 따라서 실패해도 덜 아까운 놈들에게 우선 도전을 해보았는데요,
첫번째로 도전한 건 두께 3cm 정도의 누런 색 돌맹이.
제일 단단하긴 했지만, 그래도 제일 못생겨서 표적이 되었지요.
네모낳게 가장자리라도 다듬는걸 1차 목표로 했는데, 그만..... 바닥으로 떨어져서 여러 조각 나버렸습니다.
---- 1패.

두번째는 도로 경계석에서 떨어져나온 화강암. 첫번째 친구보다는 조~~금 덜 단단한 것 같은데,
이번에도 목표는 정육면체 비스름하게 우선 만드는 것.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공격을 해보았습니다. 
정하고 망치로 쪼기도 하고... - 정이라고 생각했던게 정이 아닌가비여~~ 끝이 뭉뚝해지네....
                                                      정 대신 쎄멘 못을 대고 두들겨보기도 하고....
전동 공구로 갈아보기도 하고.... 근데, 돌과 공구에서 발생하는 열이 보통이 아니데요. 돌이나 금속 가는 가게에서 왜 물같은 걸 부어가면서 하는지 알겠어요.  드는 전기에 비해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포기.

쇠톱으로 갈아보기도 하고..... - 근데, 톱날이 왜이리 금방 무뎌진다냐?

해서 다시 쎄멘 못과 망치로 도 닦고 있습니다.   --- 하하... 망치질 다이어트, 거 땀 많이 나네요.
그래서.... 아직 '패'는 아니기 때문에 '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점점 목표가 소박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가지... 생활속의 교훈....
우리나라에 지천으로 널린 화강암 벽에 새겨진 촌스런 모양의 문양이나, 마애불들, 이런거 새긴 분들 존경하기로 했습니다.  동력 없이 망치와 손으로 새겼을 걸 생각하니.....

그리고, 그렇다면, 석굴암의 불상도 분명히 화강암이죠?  도대체 어떻게 그런걸 만들었데~~~?
기적이에요. 기적.  ^^

         

2. 이제 워밍 업

7-8월의 방학기간이 지나, 이제 슬슬 일정이 바빠지는 것 같네요.

오늘도 회의로 서울 가고, 다음주는 월, 화, 목, 토요일이 회의네요.

주말에는 보수교육 받으러 서울 가구요.

아마 11월 중순까지는 긴장도가 오르막일 것 같습니다.

 

3. 상당히 중요한  광고입니다.

B군 출연하는 '외출' 다음주에 개봉합니다.

알라딘 쥔장님들, 많이많이 보아주시고,
과연 가을산 눈이 삔건 아닌지 정신이 잘못된 건 아닌지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예고편의 영상으로 본 두 주인공의 연기는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무엇이 시사회 평가를 그토록 짜게 했는지가 궁금합니다.

전 다음주 금요일하고 일요일 외출 볼 예정이에요.

4. 서재에 책 이야기가 빠졌네요.

요즘 평전을 몇개 읽고 있는데요,  아주 다른 사람 이야기를 연속으로 읽자니 더 재미있네요.

하나는 '육조 혜능 평전'이었는데, 평전이라기보다는 그의 사상과 불교의 중국화, 남선불교의 민중적인 성격 등에 대한 학문적인 소개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괜찮았어요.

또 하나는 I Cyborg 나는 왜 사이보그가 되었는가? 라는 책인데, 이 사람은 인간의 뇌기능까지를 기계론적으로 생각하는 과학자네요. 자기 몸 안에 칩을 이식했는데, 그 뒷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5. 머쥐모임 소식.

다음달 초에 지역의 작은 포럼을 저의 모임이 담당할 차례가 다가옴에 따라 다들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포럼의 주제는 '배아복제와 생명윤리'로 일찌감치 정했는데, 포럼의 식에 대해서는 우왕좌왕입니다.
모... 발제하는 사람이라고 뾰족하게 더 생각해놓은 것도 없고, 평소에 확고한 신념이 있던 것도 아닌 터라....
어차피 별로 아는게 없다는 건 서로 알고 있으니까,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 하자고 마음을 비웠습니다.

지난 주에는 각 주장 별로 역할을 맡아서 모의 토론 식으로 하자 해서
종교인, 과학자(환원주의자), 환자/의사, 생태주의자, 철학/사회학자 입장으로 나누어 준비했다가....

이번주에 모여서는, 그러지 말고 주제/쟁점별로 한사람씩 맡아서 정리하자..... 이렇게 바꾸었습니다.
1) 배아복제의 전반적인 개념에 대한 orientation. 
2) 쟁점 1. 언제부터 생명체로 볼 것인가?
3) 쟁점 2. 배아복제실험의 절차, 과정상 대두되는 문제점  
4) 쟁점 4. 배아 및 인간 체세포 관련 실험, 향후의 쟁점 


다음주가 포럼인데.... 설마 다음주에 또 바뀌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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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02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중요한 광곱니다...^^

그루 2005-09-02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I Cyborg = 아이 씨봉.. 으로 읽은.. 저의 정신상태를... OTL

sooninara 2005-09-02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출..꼬옥 볼께요~~~~~~
돌다이어트라굽쇼?? 지금 돌 하나 주워다가 시작해 볼까요?ㅋㅋ

가을산 2005-09-02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오~~ ! 중요하다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
그루님/ 아이 씨봉? ^^ 하하하, 사이보그가 되면 그렇게 착각할 일도 없을거라네요.
수니님/ 역시~~ 우리 일단 보고 나서 이야기해요. ^^
정말 느낀건데요,'원시인'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될 것 같아요. 구석기시대의 석기를 만드는 것조차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알겠어요.

瑚璉 2005-09-0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럼에서 결론이 나면 꼭 좀 알려주세요.

가을산 2005-09-02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허, 호정무진님, 저게 결론이 날 주제가 아니지 않나요? ^^
궁금하면 구경 오세요. 포럼 후에 '수준이 너무 낮다'고 실망하지만 마시구요...
8일 저녁 7시30분 대전 둔산동 을지병원 2층 세미나실에서 합니다.

마태우스 2005-09-02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의토론, 재미있을 것 같군요. 학생들한테 시켰다가 실망한 주제죠. 준비가 너무도 부족했던 터에... 외출 꼭 보겠습니다.

가을산 2005-09-03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그러고 보니 주제를 공모하시고서는 그 뒷소식이 없더라니..... ^^
이것도 주제로 하신 적이 있나요?
 

어제 외출의 첫 시사회가 있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그렇다 치고,  저를 놀라게 한 것은 B군의 머리였습니다.
혹시 보셨나요?







 

 

 

 

 

 

 

 

 

 

 

 

 

 2:8 가르마,  그것도 시사회라는 중요한 자리에!  
국내 팬들도 놀랐지만, 해외 팬들은 더 난리가 났습니다.




안그래도 지난주 대만 방문때 이 옷차림 때문에 뒷말이 많았는데....

왜이렇게 치장시키는지.... 

저 삐까뻔쩍 위아래 수트에,

앉았을 때는 맨발처럼 보이게 발목양말을 신었답니다.

 

 

 

 

 

 

 

 

 

 

 

 

 

 

 

한 중국  팬은 공식에 '더이상은 못참겠다!'라며 느낌표가 11개나 들어간 글을 올렸더라구요. ㅡㅡ;;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드레서를 성토하는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이게 뭡니까~ 이게~~! 

이런 반응이 들어갔는지, 아니면 원래 기획이었는지 모르지만.... 2시간 후 기자회견때는 이전의 이미지로 돌아왔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B군의 안경 안쓰고 미소짓지 않는 모습, 꾸미지 않은 모습을 좋아합니다.





 

 

 

 

 

 

 



 

 

 

 

 

 

 

 

 

 

 

 

 

 

제일 맘에 드는 모습은 '동감'을 촬영하러 들어오는 모습인데, gif  파일 용량이 커서 여기는 올릴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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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8-24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 슈트라...'쌍쌍마차'나 '꽃마차' 캬바레 오빠 같아요^^

가을산 2005-08-24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하루 지나서 다시보니 좀 적응이 되네요. 첨엔 깜짝 놀랐어요.

ceylontea 2005-08-24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마나.. 깜짝이야..
전.. 개인적으로... 맨 아래 왼쪽 사진이 좋아요..

瑚璉 2005-08-2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제 사진을 어디서 구하셨나요?
.
.
.
미워하지 않으실거죠(-.-;)?

마태우스 2005-08-24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군, 참 잘생겼어요. 장동건처럼 완벽하게 생긴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서 더 인간미가 있지요... 하여간 저와는 다른 인종 같아요^^

가을산 2005-08-24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하하, 님도 깜짝 놀라셨죠? 위 오른쪽은 이번 영화에서 '인수' 역으로 분장한 사진이구요, 왼쪽 아래는 무슨 잡지에 나온건데, 깨끗하게 나왔죠? 오른쪽 아래 사진은 스캔들 찍기 전에 조선시대 예절을 배울 때 사진이래요. 맨얼굴인데도 괜찮지요?

호정무진님/ 정~말요? ^^ 뭐, 아직 님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맘 놓으셔도 됩니다. 단...... 싸인해서 보내주시면 믿어드릴게요. ^^

마태님/ 그래도 B군은 글을 마태님처럼 재미있게 못쓰잖아요. 책도 덜 읽구요.
근데 숯기가 별로 없는데도 여자에게 인기 있다는 것은 닮은 것 같네요.
(하하... 청주 번개에 가야 맛있는 걸 얻어먹을텐데...)

따우님/ 철푸덕..... 그랬군요..... 근데, 비도 B군 다음으로 치고 있어요. 귀엽잖아요. B군은 이제 옛날의 귀여운 맛은 없어진 것 같아요.

세실 2005-08-24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B군이 배용준이었군요. 흐..저도 궁금했었어요~~~

날개 2005-08-24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뭐.. 그다지 나쁘지 않는데요? 그 드레서가 파격을 시도하고 싶었나 보군요...흐흐흐~

어룸 2005-08-2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흐흐흣~~ 실은 제가 저 사진을 보여주자마자 든 생각이 '허걱!! 가을산님은 이사실을 알고 계실까????'였답니다!! ㅋㅋㅋㅋ알고계셨군요...으흐흐흐흐흐흣^^;;;

가을산 2005-08-24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호호.... 그러셨어요? 하긴 B로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많으니까.... 비, 배용준, 바람구두.... ^^

날개님/ 그래요. 그런 것 같은데.... 그 자리가 시사회만 아니었어도 좋았을텐데....
팬들 등살에 뭘 맘대로 못해요.

toofool님/ 우어어어~~~ 역시 이런 경우를 동병상련이라고 하나요? toofool님은 이런 적 없었나요? ^^

호랑녀 2005-08-24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
지금 비 많이 오나요?
저 내일 이사해요. 비 많이 온다구 해서... 죽을 맛이에요...

가을산 2005-08-24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날은 흐리고 비가 간간이 오고 있어요. 아... 호랑녀님은 죽을 맛이라는데, 왜 저는 이사 소식에 기분이 좋은거죠? ^^ 어려운 일 있음 언제든 연락 주세요.

울보 2005-08-24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좋으신거지요,,후후

호랑녀 2005-08-24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감사해요. 정말정말 감사드려요 ^^
가능한 한, 내일은 연락 안하고, 정리가 좀 된 다음에 놀러가겠습니다.

가을산 2005-08-25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거 참 이상해요....

호랑녀님/ 다행히 들이붓지는 않고 있지만.... 비가 조금씩 오고 있는데, 괜찮으신가요?
 

흐린 후 갬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이제는 엊그제만큼 못마땅하지 않다.
상당히 뻔뻔하고, 상당히 게으르고, 상당히 겉과 속이 다르지만.... ... 봐주자.   

오늘 낮, 서너시간을 혼자 보낼 수 있었다.
어딜 갈까~~~ 생각하다가.... 신탄진 IC 근처 어느 뒷길에 석재 가공하는 곳을 떠올렸다. 
노천에 화강암이나 색색의 돌이 있고
이것을 갖가지 모양의 묘석이나 기념비, 혹은 벽이나 바닥재 용으로 자르고 다듬는 곳이다.

고속도로를 타고 IC를 들어올때 이 앞을 종종 지나면서,
언젠가 구경 가봐야지....  부서진 돌쪼가리도 좀 얻어야지.... 했었는데
오늘, 그곳에 가보자는 생각이 났다. 

차를 길가에 세우고 걸어 들어갔다.
석재 야적장을 구석구석 구경 했는데, 큰 개만 매여져 있고 녹슬어가는 돌 자르는 기계가 보일 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석재가 쌓인 곳에서 나와 뒷골목 쪽으로 내려가보니 기계 소리가 난다.
소리를 따라 가보니, 대충 보아도 높이가 3미터는 될  커다란 검은색 장방형 돌에
글자를 새기고 있는 초로의 장인(匠人) 아저씨가 계시다. 
'잠시 구경해도 돼요?'  물으니, 고개만 끄떡이고는 일을 계속 하신다.
기념비를 옆으로 누인 상태에서 작업 중이라, 고개를 옆으로 빼고 내용을 읽어보니
어떤 가문의 내력을 돌에 새겨넣는 것이었다. 무슨성의 무슨 파가 신라시대에는 이랬고.... 고려시대에는 이랬고... 무슨 파는 어떻게 갈라졌고..... 몇대손 누구누구는 어떻게 훌륭한 일을 했고.... 이런 이야기.
이야기 분량으로 보아하니, 이렇게 큰 기념비라도 세 면은 빼곡하게 채워야 할 듯 하다. 

그런데, 기념비보다 그분이 사용하는 기구가 더 신기했다.
모터로 공기탱크를 채워서, 그 압력으로 돌을 연마하는 기구인 것 같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드릴이 수평으로 회전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앞뒤로 날을 움직여서 돌을 빠른 속도로 쪼는 원리이다. 목공 선생님 작업실에도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타커가 있는데, 돌 쪼는 곳에도 응용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아차 잘못하면 엉뚱한 곳을 쪼개 되어 그 큰 돌에 해온 작업 전체를 망칠 수도 있는 일이다.
장인이 대단한 집중력으로 오차 없이 해나가는 모습을 한참... 보았다.


이곳에는 돌을 원하는 크기와 모양으로 자를 때 나온 파편이나 자투리가 바닥에 켜켜이 쌓여 있다.
그 돌 몇 개 들고와서 무언가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공구는 없지만, 내게는 망치와 얼마 전에 1500원 주고 산 정(釘)이 있지 않은가!
선사시대 암벽화도 저런 기계 없이 만들어졌을텐데, 뭐.


어떤 돌을 가져가서 무얼 만들까... 생각하면서 바닥을 살피는데, 
내가 또 욕심을 앞세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무얼 만들지 정하고 나서 그에 맞는 돌을 고르러 다시 와야 할지,  아니면
우선 가져가서 앞에 놓고 속에 무엇이 숨어있는지 돌과 눈(目)싸움을 하는게 나을지 고민했다.
제대로 하지도 못할 걸 쓸데 없는 소유욕으로 쟁여놓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다가....  

"내가 지금 그냥 가면 언제 이곳에 또 오겠어?" 라는 대단한 핑계를 생각해내고는
그곳에선 재사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돌 몇 개를 굴러다니는 양동이에 담아서 장인 아저씨에게 들고 갔다.

" 저, 이거 가져가도 되나요?"  
장인 아저씨는 흘끔 양동이에 담긴 돌들을 쳐다보더니, " 뭐에 쓰게?" 묻는다.
뭘 만든다고 하기는 챙피해서 "그냥 집에 두게요."  .... 멋적게.... 미소 작전.    
아저씨는 가져가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 얼마 드리면 될까요?" 
" 그냥 가져 가."
와~~    횡재했다~~~! 

그 돌을 약 30미터 떨어진 차까지 가져오는 데, 무거워서 죽는 줄 알았다! 
채석장에 아무도 없어도 되는 이유를 알겠다.

집에 와서 돌에 묻은 진흙을 씻어냈다.  씻으면서 행복한 궁리.....
이건 연필꽂이 만들까?  이건 화분?  이건 반반하니까 문양을 새겨볼까?
이건 더 작으니까 도장을 파볼까? 글씨가 새겨지려나?
아니면..... 백제금동대향로의 인물들을 체스판의 말처럼 따로따로 새겨볼까? 

내일부터 행복한 눈싸움을 할 것 같다. 
물론..... 궁리하는 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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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8-21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진 하루 셨을 것 같아요. ^-^ 멋진 작업이 될 것 같네요. 사진좀 올려주세요.

마냐 2005-08-22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사추기는 그저 그렇게 지나가는군요. 행복한 눈싸움을 하면서, 새로운 의욕을 만나면서, 신이 난 가을산언니의 모습이 반갑습니다.
사실, 사추기 타령하시는 모습도 너무나 인간적이라 반가웠고, 적응장애 운운하실땐,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구나 싶어 더 반가웠슴다. 에헤...한꺼번에 댓글을 해치우다니..ㅋㅋㅋ

가을산 2005-08-2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 네, 기분전환 되었어요. 사진이라 하시니, 사진기를 가져가서 그곳 사진 몇장 찍어오지 않은 게 아쉬워지네요. 쫌만 기다려 보세요. 제 전리품 사진 찍어 올릴게요. ^^

마냐님/ 오오~~ 반가워라! 여행은 잘 다녀오셨나요?
헤헤..... 사추기는 이렇게 적당히 타협하면서 지나나봅니다.
 

그냥 비오는 밤에는 무얼 하면 기분 업되는지에 관한 것도 좋고.

체중감량의 비법에 관한 댓글도 좋고... 

그냥 잘 자라는 인사도 좋습니다.

20번째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께는 제가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할게요. ^^

참, 저 이제 자러갑니다.  다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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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8-20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안 주무시는군요. 이번 비가 오고 나면 시원한 가을이 성큼 다가왔으면 좋겠어요. 선선한 바람 맞으면서 자전거 타시게요..^^(저는 아직도 자전거 못 타요..^^;;)
안녕히 주무세요~~

하이드 2005-08-20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번째는 몰라도 2번째는 되겠네요. 전 지금 들어왔어요. ^^

Volkswagen 2005-08-20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너무 오랜만에 글 남깁니다.
늘 머물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좀 쭈뼛거려지기도 해서 이제서야 안녕히 주무시고 별로 달갑지 않으실 줄 모르겠으나 대통령 꿈도 꾸시어 로또 한장 구입하시길 기원드릴께요. ^^

明卵 2005-08-20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비 오는 밤에는...........공부를 해요ㅠㅠ
히히 안녕히 주무세요♥

줄리 2005-08-20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비가 오네요. 낮에 비가 와도 좋지요. 전 점심 먹고 도서관 건물에 가서 꽃그림 전시회 보고 왔어요. 비가 오는 밤에는 향기로운 꿈을 꾸시며 잠드시기를 바래요~~

ceylontea 2005-08-20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오는 밤에 커피 마시려다가 남편따라 맥주 한캔 마시고 너무 졸려서 잤어요.. 원래는 따뜻한 커피 마시며 알라딘에서 좀 놀다가 책보는 거였는데 말이죠...기분이 업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비올 때 커피 마시며 만화책 보는 것 좋아해요... ^^ (앗.. 이거는 비가 안와도 마찬가지지만..)
가장 쉬운(?) 체중감량 중 하나가 현미밥을 먹는 것이라 하더군요.. 밥만 현미로 바꿔먹고 5Kg이상 뺐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리고 이 시간이면 가을산님도 잘 주무시고 계시겠죠? ^^ 안녕히 주무세요...

조선인 2005-08-20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이 '수구모'에 이어 '동동 떠다니자꾸나'를 만드셨어요.
님도 가입하심은 어떨런지.
다만 님의 경우 워낙 운동량이 많아 우리가 자괴감에 빠질 가능성이. 쿨럭.

瑚璉 2005-08-20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오는 밤에는 역시... 상쾌한 느낌이 드는 책을 보는 것이...

가을산 2005-08-20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아~! 갑갑증의 원인이 자전거를 요즘 못탄 것도 있겠구나! 뒷바퀴가 빵구나서 요즘 못탔거든요. 가을바람 맞으며 자전거라.... 정말 고맙습니다. ^^

하이드님/ 고마워요. 두번째 채워주셔서. 근데 그시간에 들어오시면 밤 새시는건가요? 0,0

검은비님/ 네. 좋은 하루!

새벽별님/ 아니, 무슨 불고기를 그시간까지! 무슨 행사가 있나요?

폭스바겐/ 폭스님~ 반갑습니다. ^^ 언제든 오세요. 요즘은 대통령꿈이 로또 꿈인가보지요?

명란님/ ㅠㅠ,,,, 그래도 그때가 좋은거여.....

줄리님/ 그곳도 비가 오나요? 와~ 도서관 - 전시회 - 향기로운 꿈이라... 부러워요.

실론티님/ 단란한 저녁이었네요. 현미밥, 저도 좋아해요. 꼭꼭 씹어먹느라 천천히 먹게 되는 장점이 있지요. 그 기념으로 오늘 저녁엔 현미밥 해먹어볼까요?

조선인님/ 동동떠다니자.... 구경 가야지! 그리고 저 운동량 많지 않아요. 하루종일 앉아서 있는걸요.

호정무진님/ 상쾌한 느낌의 책을 예시하시오~~~

2005-08-20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nnerist 2005-08-20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비오면 '라흐'였는데 어제는 브람스였다죠. 피아노 협주곡 1, 2번에 환상곡까지 연달아 듣고 잤어요. 비오는 날엔 무슨 음악 들으시려나?

뭐 호흡 짧은 녀석들로는 건즈의 November rain이나 X-japan의 endless rain정도? =)

nrim 2005-08-20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오고 나서 선선해서 오늘 아침엔 자전거 타기 참 좋더군요. 얼릉 수리하셔서 다시 자전거 타셔야죠. 자전거 타기 시작하면서.. 며칠 못타면 막 우울해지고 그러더라구요.. ^^

울보 2005-08-20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인간은 간사하지요,
어제는 춥다고 조금 따뜻한 이불을 달라는 우리 옆지기,,
어제는 모처럼 선풍기도 없이 창문도 닫고 잘자고 일어났습,니다,
참 기분좋은 아침입니다,

가을산 2005-08-20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네... 그런 날들인가봅니다. 고맙습니다.

매너님/ 맞아요.... 생각을 멈추게 하는 데는 음악이 좋죠.... 그러다 필받는 음악이 있으면 수십번 반복해 듣고....

nrim님/ 님 말씀이 맞아요. 오랜만이라 더 반가워요.

울보님/ 기분좋은 아침이라니 다행이네요. 그래요. 이제 가을이니까 힘내야지요.

날개 2005-08-2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드민턴 치고 왔어요..^^ 토요일인데 무슨 계획 없으세요?

숨은아이 2005-08-2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히 주무시고 씩씩하게 일어나셨겠죠? 체중 감량 비법이야... 알죠. 줄넘기든 체조든 요가든 해서 운동량은 늘리고 식사량은 그대로 유지하는 건데, 운동량이 늘면 먹는 것도 늘고, 귀찮아져서 운동 안 할 때도 늘어난 식사량은 그대로니 살이 안 빠지죠. 제 얘기여요. ㅠ.ㅠ

▶◀소굼 2005-08-2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긴 선선하네요;) 가을산님 계신 곳은 어떠신지? 음 요가쪽은 어떨까요?

가을산 2005-08-20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아침부터 가뿐하시겠네요. 저는.... 퇴근 후에 진료당번 있고... 애들 방학숙제 마무리 해야 하고.... 그래요.

숨은아이님/ 네. 많이 좋아졌어요. 기분이....
운동과 식사량에 관한 님 이야기는 제게도 그대로 해당되네요. ^^

sa1t/ 네. 여기도 선선해졌어요. 요가라..... ........... ............ ^^;;
주말 잘 보내세요...

마태우스 2005-08-20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20번째 댓글이 가을산님?
밤에는 역시 술이 최고죠 하핫.
바람이 선선하니 독서를 해도 좋구요

가을산 2005-08-20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제 댓글은 카운트에서 제외입니다.
마태님 글이 18번째일 거에요. 감사합니다.

明卵 2005-08-20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아직 20번째가 안 나왔네요:) 누구신지 보러 왔더니..
전 이제 학원 갑니다~ 쓩~^ㅂ^

여울 2005-08-20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인 것 같은데요. ㅎㅎ. 즐거운 주말되세요. ㅎㅎ.

기차타구...피~웅, 떠나고 싶군요. 아니면 자전거타구 피융~... 아니면 달려서 피옹~.

가을산님 공방이 뜸해지셨군요. ㅎㅎ. 가을이 되면 저절로 업되겠지요. 기다리셔유~ㅎㅎ

가을산 2005-08-2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란님/ 학원 잘 다녀오세요...

여울마당님/ 하하... 20번째로 발자국 남겨주신 여울마당님 고맙습니다.
아... 그래요. 공방.... 그럴 이유가 좀..... 제 공구 중 젤 중요한 하나가 고장났어요.
모터가 나간 것 같은데..... 고치기가 좀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요... 쪼매만 기다려 보세요. 요즘 갑자기 원시인의 석기와 선각화 같은 것에 필 받고 있어요.

그리고 다른 분들도 모두 고맙습니다.

panda78 2005-08-20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넘 늦었다.. ^^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지.. 날씨가 선선해졌네요.
올 여름 건강히 잘 보내셨나요?

tarsta 2005-08-20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날씬하시면서 체중감량은 뭐더러 하십니까요.
비 그치고 공기 맑을 때 자전거 같이 타면 좋겠습니다. 인라인도 좋고.. :)

세실 2005-08-21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 들어왔어요. 히히~~~ 체중감량의 비결은 뭐니 뭐니해도 헬스아닐까요?
우리 알라딘 마을에 요즘 헬스열풍이 불고 있어요~~

가을산 2005-08-21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네... 잘 지내고 있어요. 판다님은요?

tarsta님/ ㅎㅎㅎ 타스타님께서 저를 못보셨기 때문에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저 인라인 잘 못타요. 엉거주춤~~ 하니 겨우 서서 가는 정도에요.

세실님/ 헬스라.... 헬스도 살좀 뺀 후에 가야지 너무 챙피해요... ^^;;

호랑녀 2005-08-2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저 시간에... 저도 대전에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 9월쯤엔 가을산님 뵈러 갈지도 몰라요 ^^
다이어트에는 뭐니뭐니 해도 식이요법 아니겠습니까? 자전거 타고 출근하시니 운동은 왠만큼 하실 것 같은데, 음식이 문제겠죠, 뭐...

가을산 2005-08-21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9월에? ^0^ 환영이에요!!
호랑녀님 오시기 전까지 체중 조절 잘 되어야 할텐데.....

2005-08-21 2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