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여행자
한지혜 지음 / 민음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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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축제. 나와는 너무도 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국내여행도 어려운데 세계여행, 그것도 8개국의 축제 여행은 무슨. 비관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에만 꽉 찬다.

조금 더 어린 나이였다면 그래 언젠간 할 수 있지않을까라는 꿈이라도 가졌을텐데 너무도 현실적이 되버렸다.

대학생도 아니고 애가 있는 지금, 무슨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내게는 그런 여유란 없다! 마음을 꽉 닫아버린다.

 

 

 

 

 

그런데 책 속 이 사진을 보자 순간 얼음!

엘비스, 스팅, 라디오 헤드 등 세계 최고의 가수와 밴드가 가쳐 간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을 즐기는 엄마와 아기의 사진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여행은 나와는 너무도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내가 참 바보처럼 느껴지고 말았다.

내가 여행을 못떠나는 건 순전히 내 탓. 용기가 없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기를 업고 활짝 웃고 있는 엄마. 둘의 모습에 눈이 오랫동안 머물었다.

왜 난 저렇게 아이를 데리고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까. 무엇이 내 앞을 이렇게 단단하게 막고 있었을까.

두려움에 갇혀 살았던 것 같다. 어쩌면 책 속 소개된 세계의 축제를 내 눈으로 직접 보게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단 생각이 살짝 마음 속에 자리잡는다.

 

 

 

 

 

 

저자는 현재 뮤지컬 배우의 길을 접고 남편과 함께 뉴욕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뉴욕 영화 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배우로 활동 중이라는 작가의 이력을 보며 삶을 참 도전적으로 적극적으로 사는 여성이란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은 누군가는 하나하나 실천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더욱 작아지는 내모습.

좀 더 적극적으로 하고싶은 일을 해가면서  살아야겠다 다짐하게된다.

어디서 저런 추진력이 나오며 에너지가 넘쳐 흐를까 궁금해진다.

아마도 어릴 적부터 꾸준히 해온 여행때문이 아닐까.

 

 

 

 

 

 

책에는 총 8개의 축제가 소개된다.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독일 옥토버페스트, 미국 뉴멕시코 열기구 축제,

이탈리아 유로 초콜릿 페스티벌, 브라질 리우 카니발, 스페인 라 토마티나, 일본 삿포로 눈꽃 축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단순한 축제소개가 아닌 저자가 직접 체험하고 있는 축제 현장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온다.

특히 그 현장을 생생하게 담은 사진들이 눈길을 끌었다.

좀 더 크게! 좀 더 많이!! 담아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 생생한 현장을 나도 좀 더 많이 느끼고 싶다고!!

가보지 못하는 곳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영국 그랠스턴베리 페스티벌에서 무더운 여름에 머리도 감지 못하고 씻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저자는 민소매티안에 수영복을 입고 사람들이 보던말던 생수병하나로 몸을 씻는다.

생생한 사진으로도 담겨있다.

그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너도나도 수영복을 입고 나와 씻었다고 하니 그 모습을 상상하며 빵 터지고 만다.

저자의 당당함에 박수를!

 

호스텔 손님들에게 아침마다 일을 시키는 주인을 골탕먹인 일화도 깜짝 놀라게 한다.

늦게 일어나면 화장실청소와 싱크대 청소까지해야하는 이상한 호스텔.

저자는 사람들이 일거리에서 해방되라고 아침 나가는 길에 일거리가 적힌 카드를 몽땅 주머니에 넣고 나가 쓰레기통에 버렸다.

정말 어디서 저런 용기가 나오는 것일까. 멋지단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지금, 즐거운가요?"

나는 인생의 즐거움을 대부분 여행에서 맛보았다.

길을 떠나면 호흡이 편해지고 내가 보였다. 나보다 느려도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고

계획 없이 느긋하게 어슬렁거렸다.

여행서에 나오는 명소만 찾아다니는 숙제 같은 여행은 싫다.

소소한 것에 감동받고, 잠시나마 그곳 사람들의 삶에 속하고 함께 호흡하는, 그런 여행을 원한다. 그래서 떠났다.

그곳에서 삶을 꾸리는 사람들이 하나 되는 현장, 왁자지껄한 즐거움 그리고 그 이상의 따뜻함,

무엇보다 기쁨이 가득한 세계 축제의 마당으로. - 책 속에서

여행이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한번쯤 너무도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떠나고 싶다란 말을 한다.

하지만 정작 어디로 갈지? 누구와 함께 갈지? 가서 뭘할지는 막막하다.

여행도 해본 사람이 잘 안다고.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여행사이트를 찾아보고 여행사의 짜여진 루트를 따라

뭐가 좋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여행의 내 여행이 아니다.

그런 여행에서는 아쉽게도 감동이 없을 것 같다. 집나가면 개고생이다라는 이야기가 툭 나오는 이유는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어쩌면 여행도 무조건 지르고 봐야하는 것 같다. 저자처럼!

 

저자가 축제여행자가 된 것도 아마도 짜여지지않은 여행, 삶을 즐기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하고 에너지를 얻었기때문이란 생각이든다.

이런 여행, 정말 나도 한번 해보고 싶어진다.

언젠간 나도 축제 여행자가 되어 아무도 쓰지않은 여행일기를 쓰고 있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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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 - 6개국 30여 곳 80일간의 고양이 여행
이용한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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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

 

아!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울수가.

고양이의 이미지는 왠지 도도함과 어울리지만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고양이 들은 그런 편견을 팍! 깨고만다.

은박지를 깐 치즈를 손바닥에 올려놓으면 까끌까끌한 혀로 손가락도 핥고 치즈도 먹는다.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지도 않을뿐더러 낯선 관광객의 품에 안겨 잠을 청한다.

사랑해달라며 애교를 부리며 발라당하기도 하고 무슨 생각에서인지 자신을 찍는 사람들을 피하지도 않고 응시한다.

우리나라의 길고양이들과는 너무도 다른 고양이들이다.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우리 아파트는 길고양이들이 참 많이 보인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보이기만 하면 후다다닥 몸을 피해 달아나곤 했지만 지금은 그래도 밥을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가까이 가도 몸을 피하진 않는다. 하지만 언제든 피할 준비가 되어있는 경계심 가득한 자세는 어쩔 수 없다.

그 모습이 한편으론 참 안타까워보인다. 불안해보여서.

아직까지 길고양이들은 사람을 무서워하는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누군가 그들에게 밥을 주고 따뜻한 손길을 내밀지만 아직까지도 누군가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안타깝다.

 

 

 

 

저자 이용한 시인이 만난 세계의 고양이들은 참 따뜻한 눈을 가진 듯하다.

자세에도 여유가 묻어난다고 할까.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안기고 잠을 청한다.

꼭 강아지와 같은 느낌이다. 고양이가 이런 성격의 동물이었던가?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주는 밥을 받아먹고 사람의 손을 타는 고양이.

고양이는 길들이지 못한다고 하던데 그 말은 오롯이 진실은 아니었나보다.

강아지만큼 애교가 많은 존재라는사실에 깜짝 놀라게된다.

6개국 30여 곳 80일간의 고양이 여행에서 만난 고양이들은 경계심 가득한 두려움보다 행복한 나른함이 느껴진다.

 

 

 

 

영업하는 사장도 장사보다는 고양이가 우선!

파는 물건의 바구니 속에서 잠을 청하는 고양이를 보고 놀라 저자는 카메라를 든다.

사장이 나와 그런 저자를 저지한다. 왜? 고양이가 카메라 셔터 소리에 놀라 깬다고.

고양이 잠을 방해하지 말라는 의미에서였다.

저자가 여행한 고양이 세상은 정말 고양이들의 천국일지도 모른다.

사람과 고양이가 아주 자연스럽게 어울려 사는 세상.

길고양이라는 의미를 이 사람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고양이에 대한 학대와 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저자의 말에 그래서인지 더욱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아직까지도 고양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개나 다른 애완동물들에 비해 참 야박하다.

이 책은 그런 야박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고양이란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할 것 같다.

 


 

이 사랑스러운 존재를 편견으로 가득한 야박한 눈이 아닌 사랑스러운 눈길로 좀 쳐다봐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지구에서 고양이를 가장 사랑하는 곳 모로코. 푸른 빛이 선명한 골목에서 만난 고양이들을 보고 있자니 한가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어? 그렇다면 개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어딜 가나 자연스럽게 보이는 개들은 이곳에는 없는 것인가! 갑자기 궁금해진다.

나도 한번 이 골목에서 환상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되는 푸른빛의 벽을 배경으로 편안하게 앉아있는 고양이들은 직접 보고 싶다.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사랑하는 방법'에서 인도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굶는 게 다반사이면서 고양이에게 내줄 것이 없으면서도

시장 좌판에서 닭 내장과 생선 내장을 얻어다 고양이를 먹여 살리고 있었다.

특별히 고양이를 챙기는 것이 아니고 모든 동물에게 공평하게 베푼다. 자신들도 굶어가면서.

저자는 이들의 마음에 감동해서 길거리 음식들을 이것저것 사서 양손 가득 들고 골목 사람들과 나눠먹으라고 전했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 것을 알아보는 저자의 마음에도 뜨끈해진다. 난 그런 뜨끈한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애묘인들에겐 고양이들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책으로

고양이에 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겐 조금은 따뜻한 시선을 갖게 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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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3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시원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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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을 뛰어넘는 책이라는 이야기에 미나토 가나에의 책을 들었다. 워낙 '고백'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기에 그 다음 작품들은 아무래도 시들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과연 어떨까란 기대감과 의문으로 시작했다. 아! 그런데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단편이었다. 장편소설인줄 알고 들었다가 단편을 묶은 이야기라는 말에 살짝 기대치를 조금 낮추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어떤 이야기에서는 뭉클하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에서는 끄덕거리게도되고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다.

 

이 책은 섬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6편을 담았다. 소소한 듯하지만 마지막 반전과도 같은 결말들이 전하는 울림이 제법 컸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이 여섯 단편의 특징이란 생각이 든다. 일상적인 이야기인 듯한데 마지막에서는 숨겨놓은 비밀들이 터져버린다. 그 비밀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족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에 책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따뜻함이 남기도 한다. '섬'을 떠올리면 왠지 비밀스럽고 갇혀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 느낌을 이야기에 아주 잘 녹여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가고 싶어서 나간 사람, 남고 싶지만 나간 사람,

한 번 나갔다가 되돌아온 사람,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남은 사람,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하는 사람. 욕을 먹고 괴롭힘을 당해도 나고 자란 곳 이외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지 못하는 사람......"

마지막은 어머니다. - 귤꽃 중에서

 

각 단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그리 유쾌하지 못한 유년을 섬에서 보내게된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거나, 서어머니에게 구박을 받고 사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거나, 살인자의 아들로 살아오거나, 아버지에게 뺨을 맞은 기억을 지니거나... 하지만 이들의 삶에는 그들이 알지 못하는 비밀이 존재하고 있었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그 비밀을 알게 되는데 사람의 오해라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나라는 걸 느끼게 한다. 혼자만의 머리로 판단하고 잘못생각하고 있는 오해. 이게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는지 하루아침에 그것이 오해라고 깨닫는 순간 얼마나 허무해질 수 있는지 가슴에 뼈아픈 느낌을 남길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믿어서는 안된다는 사실까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은 참 속을 들여다볼 수 없기에 내 마음대로 상대편을 판단하고 오해를 해버리는 것 같다.

"초등학교 2학년, 어머니의 출소가 코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평소처럼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새파란 하늘에 흰 비행운 한 줄기가 그어져 있었다.

내게는 그 구름이 동아줄로 보였다.

언젠가 저 동아줄이 내려와서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 주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했다." - 구름 줄 중에서

 

6편의 단편 중 '구름 줄'을 읽으면서는 마음이 짠해지고 말았다. 아버지의 폭행을 못견딘 어머니가 아버지를 칼로 찔렀다. 어머니는 교도소를 갔고 소년은 섬에서 살인자의 아들로 자랐다. 견딜 수 없었던 소년은 섬을 벗어나 새롭게 살고 싶었다. 소년은 도시로 나가 가수로 성공했다. 어머니와 누나를 섬에 남겨두고. 그들이 자신에게는 족쇄라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유년시절 자신을 그토록 살인자의 아들이라고 괴롭히던 동창이 회사기념식에 참석해달라고 연락을 해왔다. 반협박에 못이겨 돌아온 섬. 그는 빨리 벗어나고만 싶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어머니를 용서할 수 없었고 자신을 살인자의 아들로 살게한 섬도 싫었다. 사람들이 더럽다고 생각하는 일만하며 아침마다 개똥을 치우고 청소를 하며 사회봉사를 하고 있는 어머니는 더더욱 싫었다. 어머니, 왜 좀 더 참지 않으셨나요란 생각을 하며 자신의 생을 한탄하게 되는데 결국 밝혀지는 진실은 어머니를 이해하게 만든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그동안 가혹하게 대한 것을 후회하게 만든다. 진실을 알게되니 정말 마음이 짠했다. 좀 더 빨리 그 진실을 소년에게 말해줬다면 어땠을까. 소년은 구름 줄을 잡기 위해 그토록 험난한 마음 고생을 하지 않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누군가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비밀을 간직하고 산다는 것은 정말 버거운 일일 것 같다.

 

소소한 이야기 뒷면에 숨겨진 비밀이 책장을 휘리릭 넘기게 한다. 미나토 가나에의 또 다른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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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 - 인간의 마음속에 드리워진 선과 악 아이세움 논술명작 79
0. 헨리 지음, 현소 엮음, 정영아 그림, 방민호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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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대비 아이세움 논술명작으로 끝!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논술을 준비한다고 난리인 것 같아요.

저때만 하더라도 고등학교3학년때 논술시험 본다고 그때서야 공부했던 기억이 나는데 말이죠.

8절지의 원고지에 주제에 관련한 몇글자 이내의 글을 쓰는 것.

그때 공부는 안하고 이과면서! 쓸데없이 논술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왜! 뭣땜에!!! 이과면서~

그러게말이에요. 저도 참 어이가 없단 생각이 들어요.

정말 중요한 수학공부는 저 멀리 뒤로 하고!

영어랑 국어 문제집만 엄청나게 사다 풀었어요.

뭔 삐리리한 짓인지!

 

지금에서야 난 '문과체질이였다!'란 걸 깨닫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도 가만보면 절 닮아서 이과랑은 거리가 한참 먼것 같아요.

그렇기에 제가 참 좋아하는 책들을 논술대비를 위해 보여주고 있는 중입니다.

말은 논술대비지만 제가 좋아하는 내용들이라서 같이 보고 있어요.

읽다보면 논술, 글쓰기는 자연스럽게 익혀질거라 생각됩니다.

많이 읽지 않고서는 틀에박힌 글쓰기만 나오고 말죠.

수학공식처럼 배우는 논술은... 그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주제, 줄거리 등을 단편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교감을 통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혀 가는 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우리는 비로소 고전 명작을 읽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머리말 중에서

 

고전,명작을 읽어라!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도대체 왜 어렵기만 한 이야기를 읽으라는 건지.

그 이유를 정말 몰랐습니다.

그런데 여러 고전과 명작을 접하다보니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사람사는 이야기가 들어있다고 해야할까요.

자기 생각에만 갇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이해할 줄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말이 바로 그런 이유에서겠죠.

 

아이세움 논술명작은 단순한 줄거리만 담겨있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논술대비 책이라고 해서

아주 단순하게 줄거리만 담고 있는 책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런 책들은 솔직히 제가 봐도 재미가 없어요.

느낌도 공감도 없죠.

 

논술명작은 작가와 책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을 어떻게 뭘 생각하며 읽어야하는지

다 읽고 나서 어떤 생각을 해야하는지

논술대비를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짚고 넘어가야할지를 꼼꼼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들도 볼 수 있기에 유아스러운 그림이 들어있긴 하지만

성인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들도 읽으면 작가와 책에 대해 깊은 이해를 도와준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습니다.

고전과 명작을 부담스러워서 접하기 꺼려진다면

이렇게 쉽게 설명해놓은 책부터 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 원서를 읽어본다면 더욱 깊은 의미를 알 수 있겠죠.

제가 바로 그런 경우였어요.

고전, 명작이라고 하면 늘 장르소설만 읽었던터라 어렵게만 느껴졌는데요.

논술명작을 통해서 그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책의 내용을 꼼꼼하게 풀이해주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의 줄거리만 안다고 알 수 없는 이야기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작가와 책이 쓰여진 배경에 대해서 자세하게 나온 책들을 보기 힘든데요.

이 책은 노술대비책이기때문에 그런 것들이 상세하게 설명되어있습니다.

작가가 살던 집이 실사로 나오고 관련된 부분들도 실사로 보여주고 있기에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때 마지막 잎새 공연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는 버먼 할아버지 역할을 했었어요.

코에다가 빨갛게 칠을 해가지고 술취한 할아버지처럼 대사를 한 기억이 아주 생생합니다.

책 속 그림을 보니 그때의 추억이 아주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원작을 제대로 읽으려면 시간이 제법 많이 걸립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그대로의 이야기를 읽는 것이겠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논술명작을 활용해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앞부분에서는 줄거리와 작품소개등 전체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뒷부분의 논술대비 부록에서는 좀더 체계적으로 논술대비를 할 수 있게 나와있습니다.

난이도가 제법있기에 초등학생보다는 중고등학생까지도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내용만 본다면 그다지 두껍지 않은 책입니다.

그런데 꼼꼼하게 다루고 있는 논술대비를 위한 이야기들은 정말 깊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권의 책으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봐야한다는 것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책은 이렇게 봐야하는거야라는 걸 알려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논술대비를 준비한다면 아이세움 논술명작을 꼭 한번 살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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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 말들
교황 프란치스코 지음, 성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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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 가슴속에서 우러나온 말들

 

'가난한 이들의 벗'이라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8월 방한 소식이 들린다.

방탄차 대신에 오픈카를 타고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허리를 숙여 손을 잡아주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특히 개구쟁이같은 모습으로 아기 염소를 어깨에 올리고 활짝 웃는 모습이라던가

몸이 불편한 사람의 활짝 웃는 이마에 입맞춤을 해주는 장면을 떠올리면 정말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낀다.

다가가기 어려운 근엄함보다 왠지 친숙하고 가까이가고 싶어지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각국 정부에 관용의 정신으로 경제적인 소외가 없도록 가난한 자들에게 부를 재분배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기사를 보며

어린 아이와 약한 자들에게 손을 뻗고 있단 생각을 했다. 

가난한 자들의 벗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의 상징인 벨벳 망토와 붉은 신발대신 흰옷을 고수한다.
그리고 메르세데스 대신 포드를 타고 다니며 그 이름다운 행보를 보여준다.

공식 교황명인 '프란치스코'는 이제까지 한 번도 교황명으로 사용되지 않은 이름이라고 한다.

청빈, 겸손, 소박의 의미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따르겠다는 뜻이라고 하니 그 이름에 참 잘 어울린다.

 

물론 낙태와 동성애자 결혼 반대등 논란이 되는 말들을 언급해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 무신론자들도 양심에 따르면 구원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로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반박을 사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이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신을 믿지 않아도 자신의 양심을 따르면 신은 자비를 베풀 것이다. - 프란체스코 교황.

 

언제부터인가 종교라는 것이 사람답게 살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대변되지 않고

서로 다른 종교는 배타하며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종교때문에!

가만 생각해보면 정말 말이 안되는 말이다.

사랑을 외치는 사람을 생각하는 종교가 사람들을 갈라놔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종교의 자유가 있듯이. 자신과 같은 종교가 아닌 사람이라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바라볼 줄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가슴에 새빨간 십자가를 달고 성경책을 높이 들면서 전철안에서 하나님을 믿습니까, 사탄아 물러가라하면서

이질감을 느끼게하는 종교는 신도 원하지 않는 모습일거라 생각한다. 사람에 의해 변질된 종교.

그런 의미에서 프란체스코 교황의 말과 행동들은 가슴깊이 울림을 준다.

이 책은 사랑, 위로, 인도의 말로 주제를 나누어 그의 말을 전하고 있다.

교황직을 시작한 2013년 3월부터 4달간의 연설과 설교를 담았다.

 

 

 

 

 

"여러분의 미래는 생애의 이 소중한 한 해, 한 해를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아는 데 달렸습니다.

투신을 무서워하지 말고 희생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미래를 겁먹는 눈으로 바라보지 마십시오!

희망을 생생하게 간직하십시오!

지평선에는 늘 빛이 있습니다." - 1부 사랑의 말들 중에서

 

성령과 교회에 관한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하기에 무신론자들이 읽기엔 다소 거리감이 있을 수 있지만

단순한 교리를 담은 이야기가 아닌 베푸는 마음, 연대의 정신에 대한 이야기기에

카톨릭 신앙을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책 속 말들을 들을 들으면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지 않더라도 어느 페이지 마음이 가는 곳을 펼쳐 교황 프란치스코가

어떤 말을 들려주고 싶었는지를 오롯이 느끼면 좋을 것 같다.

 

교황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무겁거나 현실에서 괴리감이 느껴지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교회는 자선단체도 아니고 문화단체도, 정치단체도 아닌 살아 있는 몸이라고 강조하면서

예수님이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게 허락해드려야 한다고 한다.

우리에게 생기를 북돋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분의 사랑이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는 힘을 주도록 하라는 말에는

무신론자들을 향한 그의 마음을 엿보게 했다.

벽을 만들어, 틀을 만들어서 우리의 신을 믿는 사람들만 복을 받을 것이고 믿지 않는 사람들을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포용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문구들이었다.

 

"젊은이 여러분에게 각별히 건네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일상의 본분에, 공부에, 일에, 친구 관계에,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몰두하십시오!" - 50page

 

 

젊은이들에게 곤란이나 시련이나 몰이해나 무서울 것이 없다며 시류에 거슬러 가라는 거침없는 말들도 듣게된다.

타인을 지키고 환경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말을 강조하며 파괴의 표지, 죽음의 표지판들을 그냥 내버려둬서는 안된다는 말에는

경제적 부를 쌓기위해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현대인들을 돌아보게 된다.

 

"하느님께서는 용서하는데 결코 싫증을 내지 않으십니다. 절대 짜증을 내지 맙시다. 싫증을 내지 맙시다.

그분은 사랑스러운 아버지이시고 언제든 용서하십니다.

우리 모두에게 자비심을 품고 계시는 아버지이십니다. 우리도 모두에게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웁시다." - 49page

 

 

 

 

"그들에게 희망을 선사하십시오! 그들의 여정에 낙관주의를 선물하십시오.

창조계와 인간의 아름다움과 선함을 가르치십시오.

인간은 창조주의 손도장을 늘 간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러분이 전수하는 바를 여러분의 삶으로 입증하는 증인이 되십시오." - 2부 위로의 말들

 

 

 

 

"성령의 미는 힘, 그분의 은총이 없이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성령은 우리가 하느님의 신비 속으로 들어가게 만드시고,

소위 '영지주의 교회'의 위험, 자기 울타리에 갇혀 '자기 본위의 교회'가 될 위험에서 우리를 구해주십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게 우리를 떠미십시다." - 3부 인도의 말들

 

자기 울타리에 갇혀있지 말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게 떠밀라는 말이 아주 인상적이다.

지쳐버린 신앙, 습관화된 신앙에서 나가고, 자기의 고유한 도식에 갇히려는 유혹에서 나가야한다는 말에

정말 파격적인 행보를 걷고 있구나라며 끄덕이게된다.

부디 그가 생각하는 바른 교회가 세워지길 바란다.

 

좋은 엄마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좋은 엄마라면 자녀들이 자유를 갖고 결정적 결단을 내리게 도와야한다고 한다.

육아서에도 이런 말들이 있지만! 정말 이 문구는 육아의 진리인가보다.

쉽지는 않지만 엄마는 그 일을 해낼 줄 안다는 말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한쪽에선 성대한 축제를 한쪽에선 극도의 빈곤이 존재하는 세상.

이곳에 교황 프란치스코의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말들이 골고루 전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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