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으로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앤디 워홀 작품전의 티켓을 두장 얻었다. 거의 뺏다시피 받아내긴 했지만(ㅎㅎ) 그래도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준 지인에게 캄솨~^^

앤디 워홀.
현대를 대표하는 팝아트의 창시자이고, 캔깡통에서부터 마릴린 먼로, 모나리자 등 다양한 대상들을 소재로 삼는 아티스트이다.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모든 것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재주가 있는, 좀 독특한 사람이다. 최근 나오는 작품 중에 이 사람의 영향을 받은 사진이나 그림이 한두 개던가. 워낙 인구에 회자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무지하게 많이 아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딱 까놓고 얘기하면 그닥 할 말이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전시회 가기 전에 작품 세계를 엿보고 가야 하나..







 

 

 

 

 

 


오호. 책표지 멋있다. 제일 오른쪽의 표지는 본인의 얼굴, 그러니까 예술가의 얼굴조차도 소재화한 작품으로 꽤나 많이 알려진 것이다. 색색깔로 보이는 그의 두상이 네온사인에 비친 석고상같다.




 

 

 

 

 




<앤디 워홀의 철학>, <앤디 워홀의 일기>. 제일 왼쪽 책은 앤디 워홀의 작품세계를 비교적 쉽게 기술한 책이라고 한다. 앨비스 프레슬리가 (미국에서 앨비스 프레슬리의 존재란..가히 불멸의 존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빨간 셔츠를 입고 나를 쳐다보고 있다. <앤디 워홀의 철학> 추천사는 트루먼 카포티의 글이 올라 있다. 예리함과 용의주도함. 앤디 워홀 특유의 놀라운 솔직함. 끝없이 이어지는 즐거움과 가르침. - 트루먼 카포티 (소설가)...더욱 읽고 싶게 만드는 글.



 

 

 

 

 

 




캔깡통과 마릴린 먼로. 그리고 중간의 책은 blowjob이라고 앤디 워홀이 한때 만들었던 흑백필름에 대한 내용이다. 배우의 두상만을 가지고 표현한 작품이라는데..흠..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라. 이 책부터 시작해볼까나.  팝아티스트라는 명칭답게 책들마다 표지가 이쁘고 독특하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들도 있고. 패션에 대한 책도 있는 것을 보니 정말 다재다능한 사람이구나 싶다.







 

 

 

 



앤디 워홀 자체가 책도 즐겨 썼던 것 같다. 이 사람을 이해하면 미국문화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도 든다. 예술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라는 점에서도 특히 (크..).




 

 

 

 

 

 

 

 



흠! <앤디 워홀 누드>라. 누드 집인가? 설마....? 별걸 다 내는 앤디 워홀이다..^^;;;




 

 

 

 

    

  

 

 

  

 

 


 

 

 

 

 

 

 

앤디 워홀의 캘린더와 다이어리 등. 고양이와 개를 상징으로 삼은 게 많고, 다양한 소재다. 구두 시리즈가 특히 맘에 든다.  한 달 한 달 하나도 싫증나지 않는 시리즈라는 느낌. 올해 앤디 워홀 달력이 어디 나왔나 한번 찾아볼까나. 화려한 색감이 천박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 재주다.

 

 

 

 

 

 

 

 

 

 

 

 

 

 

 


가서 보면 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미술관 가본 지도 오래 되었는데 하나씩 찾아가 보아야겠다 생각 중. 일은 많은데 계속 돌아다닐 생각만 하니. 쩝.  암튼 상업적인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거나 하지 않고 드러내놓고 얘기하고 다녔던 이 아티스트의 작품을 제대로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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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1-29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지인에게 감사해야 합니다...ㅋㅋ 가고 싶은 전시전인데...게을러서 말이죠.. 갔다 온 사람들 평도 괜찮던데요..가서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비연 2010-01-29 09:42   좋아요 0 | URL
평이 괜챦다니 더더욱 땡기네요..ㅋㅋ 지인은 손에 있던 티켓을 뺏기고 망연자실하더군요..킥킥. 커피라도 사야겠슴다~

라로 2010-01-29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엘에이에 있는 모카미술관에서 앤디 워홀봤지요,,,님이 올려주신 포스팅을 보니 그때 그 강렬했던 색의 만찬이 떠오르메,,,,,어즈버

비연 2010-01-29 09:43   좋아요 0 | URL
어즈버...^^ 엘에이에 모카미술관이라는 곳이 있군요! 가볼것을...

Mephistopheles 2010-01-29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앤디워홀에 대한 주관적인 이미지는 아트비지니스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한 느낌은 지울수가 없어요.

비연 2010-01-29 09:44   좋아요 0 | URL
그렇죠..상업을 예술로 승화했다고 거창하게들 얘기하지만, 기실은 예술로 장사하는 전형적인 사람이라. 볼 때마다 멋지다 싶기도 하지만, 장삿속 넘 보인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긴 해요.
 


이제 <항설백물어(巷說百物語)>를 집었다. 이게 언제 산 책인데 이제야! 라는 낭패스러움이 생긴다. 교고쿠 나쓰히코의 소설이라고 하면 무조건 사는 나다. 이런 사람들 알라딘에 여럿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사면 바로바로 읽어야 직성이 풀렸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사실은 추리소설이나 괴기소설이나 스릴러나 좀 덜 읽어보자 하는 마음에서였는데, 지금 보니 미리 읽었어야 했어..라는 마음이 들 뿐이다.



 

 

 

 

 

 

 
항간에 떠도는 백가지 기묘한 이야기라. 나오키상 수상작 시리즈라 그런지 초입부터 아주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처음에 교고쿠 나쓰히코의 소설을 접했을 때의 충격이 떠오른다. 이게 뭐야..라는 당혹감. 그러면서도 그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들어가는 것을 발견했을 때의 기기묘묘함. 그리고 그 이후 이 사람의 이름만 발견하면 무작정 보관리스트도 아니고 바로 장바구니로 날라대는 나에 대한 놀라움. 아마 이 작가의 글이 계속해서 번역되어 나오는 걸 보면, 나 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이런 느낌에 동참하는 모양이다.



 

 

 

 

 




내가 무지하게 좋아하는 시리즈다. 교고쿠도 주젠지가 아니라 에노키즈가 주인공인 이 <백기도연대> 시리즈는, 요괴스러움이 가득한 소설이라지만 사실은 인간 내면에 대한 이해와 유머러스함이 잘 조화된 보기 드문 수작들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주인공인 에노키즈의 그 무모할 정도의 성격이나 말, 일반시민 모토시마의 수난 등은 읽는 내내 사람을 몰입하게 하는 면이 있다. 교고쿠 나쓰히코의 장편들과는 또 다른 맛을 주는 중단편집들이다.



 

 

 

 

 

 

 

장편들. <우부메의 여름>은 교고쿠 나쓰히코의 처녀작이다. 10년에 걸쳐서 완성을 했다는 이 책은, 소재 자체가 충격적이고 그 세부 묘사의 유려함과 요괴 및 여러분야에 대한 깊고도 넓은 지식, 그 엄청난 전개와 결말까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게 어떻게 처녀작? 이런 느낌을 주는 멋진 소설이다. 교고쿠도 주젠지라는 해박하고 멋지고 인간사에 대한 이해도가 절정인 고서점 주인이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를 하는 책이다. (이거 읽고 감명받아 열심으로 리뷰를 썼더랬다, http://blog.aladin.co.kr/camus/837352) 그 이후 읽은 <망량의 상자>는..솔직히 교고쿠도의 엄청난 장광설과 너무나 세부적인 묘사들이 불편했던 책이었다. 다 읽고 나서의 느낌은 나쁘지 않았는데 말이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뭔지가 마음에 와닿았었기에. (리뷰도 썼었다. http://blog.aladin.co.kr/camus/891658). 그래도 사람을 상자에 집어넣는다는 이야기가 좀 그랬었던 기억이 진한 책. <광골의 꿈>은 역시나 작가의 엄청난 지식이 집대성된 책이었고 특별한 소재와 전개로 나를 사로잡았었다. 분위기 역시 대단히 음울했고. 갈수록 심해지는 장광설이 좀 지겨워졌던 소설이기도 했다.  

아직도 번역되어야 할 책들이 많다. 너무 감질나게 나와서 화가 날 지경이기는 해도 잊지 않고 나와주니 그것만으로 고맙다. 장편들은 '손안의책'에서 나왔고 백기도연대는 '솔', 이번 향설백물어는 '비채'에서 나오다니. 출판사들마다 교고쿠 나쓰히코의 책들을 번역하기에 힘쓰고 있지 않은가! ㅋㅋㅋㅋㅋ 이제 나와야 할 책들이 있다면..


 

 

 

 

 

 

 

항설백물어 시리즈는 다 나와줘야 하지 않을까? ㅋㅋㅋ 

 

................ 



예전에 경향신문에 교고쿠 나쓰히코에 대한 글이 이 작가가 수상하다 시리즈의 8편에 실렸었다. 나약한 인간의 마음을 관통하는 공포라는 제목으로. 교고쿠 나쓰히코의 작품세계를 참 잘 드러낸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이 아저씨, 좀 괴기스럽게 생기긴 했구만? ㅋㅋㅋㅋ 


출처: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907281838301&code=900315 

 

ㆍ나약한 인간의 마음을 관통하는 공포






“이 세상에 이상한 일 같은 건 아무것도 없다네, 세키구치 군.” 

교고쿠 나쓰히코 소설의 주인공 교고쿠도의 입버릇이자 좌우명이다. 일본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닮은 시니컬한 분위기의 이 ‘탐정’의 본업은 자기 이름과 똑같은 고서점의 주인이고 부업은 동네 신사의 신주 겸 음양사(주술사)다. 교고쿠도가 ‘홈스’라면 그의 곁에는 우울증을 앓는 ‘왓슨’인 침울한 삼류 소설가 세키구치가 있다. 세키구치가 어디선가 세상에 떠도는 풍문을 물어오면, 교고쿠도는 ‘안락의자형 탐정’의 모토 그대로 앉은 자리에서 모든 문제의 핵심을 꿰뚫어 시원스레 해결한다.

이 콤비가 일본 장르 문단에 등장한 것은 1994년. 작가가 직접 출판사에 들고 찾아간 원고 <우부메의 여름>은 출간하자마자 일대 선풍을 일으켰다. 처녀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 덕분이기도 했지만, ‘800만 신의 나라’라고 불리는 일본 민담과 민속신앙, 요괴에 대한 엄청난 해박함이 괴담을 사랑하는 일본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교고쿠 나쓰히코 역시 그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여러 직업을 지니고 있는데, 광고 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인 동시에 일본문화연구센터에서 일본 괴담문화를 연구하고 ‘세계요괴협회’ 회원인 ‘요괴연구가’이고, 때로는 성우나 배우로 활약하기도 한다.

교고쿠 나쓰히코의 작품은 대개 분류상 ‘호러 소설’에 속하겠지만, 그의 소설 대부분은 이야기의 전개상 미스터리 구조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초자연의 존재가 인간에게 주는 공포와 그 확산을 그리는 것이 공포 소설이라면, 그의 소설은 민담이나 풍문 속의 초자연적 존재들이 어떻게 해서 그런 존재로 알려지게 되었으며, 그것을 낳은 인간 마음의 어두움과 오해, 사회상은 어떠한 것인지를 추적해나간다. 패전의 상처를 짊어진 전후 일본 사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아수라장이었다. 사이비 종교가 날뛰고, 죽음은 일상화되었으며, 인간의 마음은 더없이 나약했다. 참혹한 전장을 목격하고 돌아온 이들의 마음은 황폐했고, 서양의 신기술과 과학 역시 꿈과 희망만을 주는 게 아니라, 때로는 프랑켄슈타인이나 인간복제 같은 괴소문의 진원이 되었다.

‘세상에 이상한 일 같은 건 아무것도 없다’고 잘라 말하는 교고쿠도는 초자연적 세계와 현상을 과학과 철학, 역사적 맥락을 통해 설명하고, 화해 불가능한 두 세계관 사이에서 실종된 인간 본연의 모습과 그 억울함을 수복하고 매개한다. 그의 부업이 음양사인 것은 그런 맥락에서 자연스러운 설정이다.

교고쿠도가 활약하는 ‘교고쿠도 시리즈’가 이런 어두운 세상을 그리고 있다면,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또다른 탐정 에노키즈의 ‘백기도연대’ 시리즈는 이보다 좀더 경쾌한 톤을 띠고 있다. 일본 화족(귀족) 출신에 장신의 미남자인 에노키즈는 교고쿠도와 세키구치의 동창으로, ‘장미십자탐정사무소’를 운영하는 진짜 탐정이다. 교고쿠도의 왓슨인 세키구치가 우울한 음지식물이라면, 에노키즈는 그야말로 100퍼센트 ‘조증’에 세상 모든 걸 발 아래 두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사건을 종횡무진 파헤쳐간다(기보다는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교고쿠도가 홈스류의 미스터리 캐릭터라면 에노키즈는 악당과 선인의 경계가 뒤죽박죽 섞인 ‘피카레스크’ 소설의 캐릭터인 셈이다. 전후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방황하는 인간 군상들을 독특한 필치로 그려내는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의 작품들은 현재 두 편이나 영화화되었으며 국내에도 속속 더 출간될 예정이다. 그는 현재 미스터리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 하드보일드 소설가 오사와 아리마사와 함께 세 사람의 성을 딴 사무실 ‘다이쿄쿠구(大極官)’에서 왕성하게 집필 중이다. 

▶국내출간작 :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이상 손안의 책), <백기도연대 風> <백기도연대 雨>(솔 출판사), <백귀야행>(초록배 매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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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아빠 2010-01-27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비연님의 이 소개로
새로운 세계와 만날 수 있을것 같네요.
감사드립니다.

비연 2010-01-27 20:16   좋아요 0 | URL
준이아빠님, 처음 뵙네요^^
교고쿠 나쓰히코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다니 더욱 반갑구요~

다락방 2010-01-28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연님. 저는 반드시 읽겠어, 라고 다짐하고서는 아직 [항설백물어] 사지도 못했는걸요!! 저도 읽고 싶단 말입니다. ㅜㅡ

그런데 저랑 살짝 다르신게 말이죠, 저는 [망량의 상자]에서 교코구도의 장광설에 가장 흠뻑 빠졌었어요. 어엇, 이사람은 정말 뭐야~ 장광설에 넋을 잃었던 기억이 나요. ♡

비연 2010-01-28 11:2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항설백물어> 지금 읽고 있는데 아주 구우우우웃~! 입니다^^
<망량의상자>는..ㅋㅋ 그래도 넘 길지 않았나요, 말이?^^;;;;
교코구도의 박식함에 살짝 기죽었던 기억도 있구요..ㅎㅎ

머큐리 2010-01-28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기대하는 작가지요... '우무베의 여름'과 '망량의 상자'밖에 진도가 못나갔는데...

비연 2010-01-28 22:42   좋아요 0 | URL
<항설백물어> 추천이구요. <백기도연대> 시리즈 강추입니다!
 


예전에는 이상문학상이나 동인문학상 탄 소설들을 참 열심히 읽었더랬다. 연초나 연말에 뽑히는 신춘문예 중단편소설들도 처음부터 끝까지 빼놓지 않고 읽었었고. 요즘엔 뭐가 뽑혔는 지도 잘 모르는 일이 허다하고...신춘문예는 본 기억이 가물가물. 흠..세상이 바뀌고 나이가 들면 이렇게 되는 건가.

올해 3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나왔다. 박민규의 단편 <아침의 문>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고. 난 박민규의 소설을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전작들을 보면 꽤 흥미로와 보이는 작가이기는 하다. 찾아보니, 알라디너들이 자주 올렸던 책목록들이 눈에 보인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나 <카스테라> 혹은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등. 요즘 이상문학상 당선작의 경향은 어떠한지 문득 궁금해진다.



 

 

 

 

 

 

 

















내가 감명깊게 읽었던 이상문학상 당선작은 여러 작품이 있다. 조금 오래전 것들을 좋아했었는데, 요즘 활동이 뜸하신 분들도 계시고 아직도 정력적으로 활동하는 분들도 계시고. 어쨌거나 이상문학상이나 동인문학상은 한 사람의 소설가가 사회에서 작가라는 이름을 올곧게 내세울 수 있는 하나의 관문 역할을 해왔던 것 같다.



 

 

 

 

 

 

 



1987년 수상작인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두말할 나위없는 작품이었다. 읽고나서 꽤나 충격을 받았었던 작품이고. 한때 연극무대에도 자주 올려졌었다. 그 이후로 이문열이 줄기차게 낸 작품들은 대중에게 어필하는 글빨과 내용들이 주로였고 잘 쓴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가끔 하는 말들이 어이없어서 탈이다...1991년 조성기의 <우리 시대의 소설가>나 1992년 최인호의 <깊고 푸른밤>도 재밌게 읽었었다. 조성기는 예전에 이런 문학상의 단골 수상대상자이곤 했는데, 지금은 교수로 계시고 기독교에 심취하셔서 그에 관한 글들을 많이 쓰고 있다. 개인적으로 최인호의 글을 좋아하는 편인데, 따뜻한 에세이에도 능하고 역사물이나 현대물에도 능한 소설가라고 생각한다. 암이 악화되어 요즘 절필한 상태인데 쾌차하시기만 빌 뿐이다.




 

 

 

 

 

 

 


이 시리즈는 오래 전 작품들이지만, 지금 읽어도 참 좋은 글들이다. 1981년 수상작인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박완서의 글들을 꽤 읽은 편인데, 이 소설을 접하고, 아 계속 읽어봐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었다. 체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소설로 옮길 때 어떤 작가들은 참 그 감정을 다 정리하지 못하고 내어서 보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곤 하는데..박완서는 이미 감정이 바닥을 쳐서 좀더 타자화해서 보는 데 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4년 최윤의 <하나코는 없다>. 서강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셨는데, 몇 편 좋은 소설을 낸 후 요즘은 아주 뜸하다. 이 <하나코는 없다>는 참 괜챦은 소설이었었는데. 우리 엄마랑 가끔 이 소설에 대해서 이야기하곤 했었다. 그닥 환타스틱한 소재가 아니라도 사람 마음을 이렇게 잘 그릴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글이다 그러면서..(엄마랑 나랑은 독서취향이 좀 비슷한 편이라서~). 1990년 김원일의 <마음의 감옥>.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이다. 이 소설의 제목인 <마음의 감옥>은 내가 가끔 인용하는 말이기도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 마음 속에 집짓고 사는 숨겨진 많은 감정들에 대해서 되짚어 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 외에도 <슬픈 시간의 기억>이나 <마당깊은 집>도 꼭 읽어볼 만한 작품들이다.

이밖에도 많다. 다 올리기 힘들어서 여기서 그만두지만 말이다...^^;; 최근에 신진 작가들의 좋은 글들도 계속 발굴되고 있는 것 같고. 34회나 되었으니 정말 역사가 오래 되었지 않은가. 여기 글한번 올리지 않은 작가들은 이 시대를 담아내는 글을 쓴다고 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좀 비약일 지는 모르지만. 생각난 김에 이번 이상문학상 당선자인 박민규의 소설을 한번 챙겨서 볼까 싶다...라고는 하나....

참 볼 건 많고 시간은 없고. 사실 일한다고 앉아서도 책에 정신 팔려 벌써 시간이 1시..ㅜㅜ 이제부터 하자니 졸리고. 자고 나서 하자니 그냥 자버릴 것 같고. 암튼 독서여행이 필요하다, 나에겐. 오늘도 도착해버린 몇 권의 책과 더불어 책장 미어터지게 차지하고 있는 저 책들을 다 내 머릿속에 넣어버리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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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10-01-22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안그래도 이상문학상 얘기 쓰다가 시간이 없어서 비공개로 돌려놓았는데 찌찌뽕 ㅋ
박민규는 저도 몇 권 읽어보았는데 삼미 슈퍼스타 강추해요. 비연님 야구도 좋아하시니 쓰러지실 듯. ㅎㅎ 그 외 몇 개 읽은 작품들은 그저그랬습니다. 저도 왕년에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매년 샀었는데 어느 작품(?)을 계기로 손 뗐지요;;; 요즘 대상작들보다 예전 작품들이 더 좋은거 같아요.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이상문학상 수상작 중 최고의 작품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ㅎ 뭐 제가 다 읽은건 아니지만요 ^^;;;

비연 2010-01-22 09:24   좋아요 0 | URL
앗. 찌찌뽕, 키티님^^ 저도 박민규 작품 중에 <삼미슈퍼스타즈..>가 가장 보고 싶다는..ㅋㅋㅋ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정말 명작이죠~ 저도 예전작품들에 더 정이 가요. 정서에 더 맞는다고나 할까~

머큐리 2010-01-22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매년 이상문학상이 출간되면 사서 읽었는데...어느 사이엔가 멀어져 버렸어요... 90년대를 넘어서면서 무언가 소설들의 감성들이 바뀌기 시작한 그 시점인 것 같은데..이상문학상하면 마치 떠나간 옛사랑의 추억같은 느낌이.. --;

비연 2010-01-22 11:13   좋아요 0 | URL
아..정말 떠나간 옛사랑의 추억이라는 말씀이 딱 와닿네요.
그러게요..요즘엔 정말 안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어느 틈엔가 우리나라 작가들의 글을 등한시하고 있었다. 추리/스릴러소설을 즐겨서이기도 하고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소설이 월등히 많으니까) 좋아하는 작가들의 국적이 우리나라 사람보다 외국이 더 많다는 이유도 있고 (이건 예전부터의 버릇인가)...우리나라 소설이나 글을 읽으면 (잘 된 것일수록) 마음에 치명적인 그 무엇이 일깨워질 때가 있어서 버거워서일 수도 있겠다. 에라..모르겠다. 이유를 대는 건 좀 구차하고 아뭏든 올해는 우리나라 작가들의 글들을 찾아서라도 읽고 싶다. 그냥 막연히 그러고 싶어졌다. 마치 외국여행을 길게 다녀온 후 된장찌게 한 그릇 먹고 속을 풀고 싶은 기분이라고나 할까. (적절한 비유인지..^^;;)

내가 좋아라 하는 우리나라 작가들은 요즘 글을 잘 내지 않거나 이 세상에 안 계시는 분들이 꽤 된다. 김원일, 이문구, 장영희, 박경리, 조세희, 이청준, 최인훈..한 때는 신경숙의 글을 매우 즐겨 읽었었고 이문열의 글도 그랬고 최명희나 조정래의 10권짜리 책들도 척척 읽곤 했었는데. 최인호의 글도 좋아한다. 법정 스님의 글들도 빠지지 않고 읽었었고. 류시화의 글도 좋아한다. 박완서의 글도 자주 읽었었는데. 예전 남자친구가 김형경의 글을 좋아해서 몇 권 읽어보기도 했었고. 그러고보니 요즘 작가들에게 꽤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마음에 딱 떠오르는 사람이 없네...
 

에세이나 소설은...


 

 

 

 

 

 


 

 















비소설로는... 

 



 

 

 

 

 

 

또 뭐가 있을까...추천 좀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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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13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연님. 일단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국내 작가중 '정미경'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그녀의 단편집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를 추천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소설은 사실 [장밋빛 인생]인데, 이 책은 저 처럼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구요. 그러니 일단 정미경을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혹은 [나의 피투성이 연인]으로 시작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에세이로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긴 하지만, 국내 에세이의 최고라 할 수 있는 '전시륜'의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을 추천합니다.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705146

김훈을 좋아한다고 말하진 않지만, 김훈의 단편집 [강산무진]은 꽤 좋게 읽었어요. 특히 그 속에 포함된 단편 [언니의 폐경]은 두고두고 생각난답니다. 이건 베스트극장으로도 만들어졌었대요. 이것도 덩달아 추천이요.

:)

비연 2010-01-13 08:26   좋아요 0 | URL
와아. 다락방님. 감사해요^^ 이렇게 자상한 추천을~
한번 읽어볼께요. 정미경님이나 전시륜님이나 김훈님이나.

비로그인 2010-01-13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김 훈의 소설은 공무도하 빼고는 무조건 추천!(전 공무도하에 감동하질 못하니 왜인지를 모르겠습니다)

국내 소설가 중에서 전 조경란을 가장 좋아해서, 그녀의 소설 중 가장 그녀다운 소설로 `가족의 기운'을, 가장 그녀답지 않은 소설 `혀'를 추천합니다.

비연 2010-01-13 11:56   좋아요 0 | URL
아..김훈의 소설 추천이 많네요. 조경란의 소설도 괜챦은가보네요.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그러보고니 정말 제가 국내작가에 무심..;;;;
이번 기회에 님들 추천 받아 섭렵해보렵니다~~~

비로그인 2010-01-13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말씀해주신 전시륜님의 책이나 한인현님의 화가 한인현의 행복한 그림일기 꿈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8640179 은 잔잔하면서 새로움을 주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모두 서점에서 함 살짝 보심 어떨까 싶네요~

음.. 둘다 이미 읽으셨다면 윤대녕, 윤성희, 김승희와 같은 분들은 어떨까요???...


비연 2010-01-13 17:34   좋아요 0 | URL
아 바람결님..다 안 읽었습니다..^^;;;; 이런이런.
말씀해주신 분들 챙겨서 한번 찾아보고 읽어볼께요. 감솨~^^
 



어제 아파서 침대에 몸 붙이고 읽어댄 책 두 권. 데니스 루헤인의 <신성한 관계>와 야쿠마루 가쿠의 <천사의 나이프>...그리고 존 딕슨 카의 <아라비안 나이트 살인> 읽다가 깨꼬닥..잤다.

데니스 루헤인의 켄지&제나로 시리즈가 더이상 번역될 게 없다니. 실망 대 실망이다. <신성한 관계>도 꽤나 재밌었는데. 켄지와 제나로가 사랑을 확인하는 단계도 좋았지만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사건과 잘 맞물린다는) 나오는 악인들의 면면도 소름이 살짝 끼치는 캐릭터였다.



 

 

 

 



하드보일드 하면서도 왠지 말랑말랑한 느낌을 주는 이 시리즈는 독특하다. 등장하는 패트릭 켄지의 캐릭터도 상당히 독특하고. 그 남자의 대사를 보고 있으면 갑자기 푸핫. 웃음이 터진다. 어릴 때 상처가 있으나 일에 열정이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사건을 끝까지 파고드는 집중력이 있는 점이 마음에 들고 그 와중에도 유머감을 잃지 않는 성격이 좋다. 데니스 루헤인은 정말 멋들어진 사람 하나를 만들어낸 셈이다. 이거 시리즈로 드라마로 나왔으면 싶다.

 

 

 

이 아저씨가 데니스 루헤인 (Dennis Lehane).  이런 스릴러물을 쓰는 사람치고는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이다..ㅋ 요즘 좀 뜸하신데, '신작의 첫줄을 쓰는 게 어려워서' 인지. 쩝. 암튼, 쓰는 작품마다 그 힘이 느껴지는 작가이다. 다른 작가들의 경우는 작품의 리스트가 길어질수록 그 쫀득한 맛이 떨어지는 게 확연히 느껴지는데 말이다..데니스 루헤인은 아직까지 그 느낌이 지속되고 있어서 나오는 책마다 기대된다.


이 책은 꽤나 오래 된 것 같은데 이제야 읽었네. 에도가와 란포 상을 탄 책으로 <13계단>에 필적한다고 해서 샀던 기억이...
소년범에 대한 문제의식이 잘 담긴 책이라고나 할까. 물론 그 얽히고 섥히는 구성이 어디에선가 본 듯한 느낌을 주는 게 좀 흠이긴 한데, 그래도 비교적 잘 구성된 내용이었다. 아직 후속작은 없는지, 나와 있지 않은데 나오면 한번 더 보고 싶어지는 작가다.
그나저나 요즘은 아이들도 성숙해지고 해서 그 소년범의 연령대를 많이 낮추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람이 실수한 것을 평생 가져가지 않도록 하고 '갱생'하게 하는 사회적인 제도에는 찬성이지만, 죄질이 너무 나쁘거나 하면 뭔가 '벌'이라는 걸 줘야 하는 게 아닌지. 좀더 생각해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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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1-12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책 중에 루헤인의 책을 아직도 3권이나 읽지 않았다는게 흐뭇하다는...작년말 천사의 나이프하고 전쟁 전 한잔을 읽었는데...둘다 황홀했어요..ㅎㅎ

비연 2010-01-12 09:06   좋아요 0 | URL
아직 세권씩이나! 머큐리님..부럽슴다..ㅜㅜ

다락방 2010-01-1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사의 나이프가 궁금해져요. 어쩐지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줄 책 같아서 말이죠. 흐음...

저는 [살인자들의 섬]-이거 쓴 작가가 데니스 루헤인 맞죠?-을 그다지 재미있게 읽지는 않아서 데니스 루헤인이 별로였는데 말이죠..

머큐리 2010-01-12 09:42   좋아요 0 | URL
데니스 루헤인의 책은 '켄지와 제나로'가 나오는 책들이 지대로에요..그러니 다락방님...켄지와 제나로 시리즈로 루헤인을 재발견하심이...

비연 2010-01-12 13:05   좋아요 0 | URL
<천사의 나이프> 좋습니다. 여러가지 시사점이 있죠^^
데니스 루헤인의 책들 대부분이 저한텐 좋았었는데..<켄지&제나로시리즈>로 다시한번 접해보시길~ 머큐리님의 추천에 더하여 저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