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라디오 방송 출연이다. 방송국. 그동안 생소했던 사람들이 조금씩 친숙해진다. 전혀 새로운 공간이라 작은 흥분과 설렘을 동반한다. 어제 방송을 마치고 나왔는데 라디오방송에 '우리 엄마 짱입니다. 멋져요!' 라는 문자가 왔단다. 보림이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눈물이 핑 돈다.

 

 

()어서 오십시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 라디오스타 별별 공감 문자주제가 #이것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입니다.

사서님에겐 어떤 물건이, 혹은 어떤 사람이 그렇게 없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으신가요?

()사람은 남편(?)보다 딸입니다. 딸이 없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어요. 서울에 있어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우린 쇼핑, 카페, 여행 코드가 잘 맞는 좋은 친구예요. 두 남자만 있다면 참 재미없겠죠? 딸이 보고 싶네요.

물건은 당연히 책입니다. 제가 책 읽는 즐거움을 몰랐다면 삶이 얼마나 무미건조했을까 생각합니다. 책은 제 삶의 좋은 친구입니다.

 

()4월 들어서 ㅇㅇ중앙도서관을 찾으신 시민 분들이 많이 보신 책, 대출 인기도서는 어떤 건지?

()요즘 대출 인기도서는 여행 관련 책입니다. 국내는 제주도, 해외는 괌, 사이판, 오사카 관련 책을 많이 찾아요. 5월 연휴에 가족과 여행 가려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또한 김진명의 소설 미중전쟁, 영화로도 개봉했던 일본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인기입니다.

 

()4월에도 ㅇㅇ중앙도서관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지? 지난번 소개하신 추천 책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의 저자, 장동선 박사의 초청 강연회가 지난 주말(14) 있었는데, 어땠는지?

 

 

 

 

 

 

 

 

 

 

 

 

()그날 봄비가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고등학생, 학부모 200여명이 참여했고, 강의실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장동선 박사가 기대 이상으로 핸섬해서 학생들은 마치 연예인 보듯 했어요. 뇌 과학 실험 결과를 중심으로 한 시간반 정도 강의했는데 흐트러짐 없이 몰입해서 듣고 질의응답도 많이 했습니다. 사인회 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질문해서 계획된 시간을 훌쩍 넘었습니다. 어렵게 섭외했는데 보람이 컸습니다. 기억나는 내용은 아이가 무기력할 때는 진심으로 대하고 관심을 갖고 인정해주고 사랑을 듬뿍 주라고 합니다. 집중력이 떨어질 때는 뇌를 비우라고 합니다. 명상, 요가, 운동, 샤워, 반신욕 등을 통해서 뇌도 재부팅하라고 합니다.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죠

 

()그러면 앞으로 4월에 있을 충북중앙도서관의 책 관련 행사들은?

()411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열시에 학부모 대상으로 나이 듦 꽃피다인문학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매 시간 다른 주제라 이번 주부터 참여하셔도 됩니다. 18일에는 영화 <라임라이트>속 인생 풍자극을 주제로 서원대 황혜영교수의 강의가 있고, 25일에는 공연과 문학을 통한 치유의 인문학 주제의 건양대 박아르마 교수 강연, 52일에는 몽테뉴가 말하는 노년의 지혜를 주제로 충북대 고봉만 교수 강연이, 59일에는 21세기 노년은 사이보그 주제로 성균관대 김연순 교수의 강연이 진행됩니다. 청취자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신청은 267-4591로 하시면 됩니다.

참 지난달에 라스를 들으셨다며 장동선 박사 강연과 독서마라톤을 문의하셨어요. 선착순 마감되었지만 특별히 신청해 드렸습니다^^

 

()이번엔 사서님이 애정을 갖고 준비해 오시는 비장의 카드죠? 앞으로 우리 지역 작가들에 대한 알뜰살뜰한 이야기를 전해주기로 하셨는데, 오늘 처음으로 만나볼 지역작가는 어떤 분인가?

 

 

 

 

 

 

 

 

 

 

()현재 작은도서관 참도깨비 관장이신 이종수님의 그림 시집 <안녕, 나의 >이 들어왔습니다. 이종수 시인은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서 시집 자작나무 눈처럼’, ‘달함지와 산문집 요놈이 커서 무엇이 될꼬를 출간했습니다. ‘안녕, 나의 별에 수록되어 있는 시 한편 소개할까요?

 

제목 만만한 거 하나도 없다.

목덜미에 벌레가 앉았기에/털어내고 보니/눈곱만 한 벌레/주둥인지 집겐지 댁댁거리며 방어 자세다/가다 돌아서 위협까지 하며 맞선다./꼭 그 모양이/내가 만만하게 보이냐고 말하는 것 같다/그래 세상에 만만한 거 하나도 없다.

()오늘, 라디오스타 청취자 여러분께 권하는 추천 책은?

()오늘의 추천도서는 현재 연세대학교 교수인 한동일 신부님의 <라틴어 수업>입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서강대학교에서 진행했던 라틴어 강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언어에 대한 배움보다 삶의 자세,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인문교양서에 가깝습니다. 고 신영복 교수의 <담론>과 유사한 책입니다.

 

()저자는 어떤 분인지도 궁금해지는데?

()저자의 이력이 화려합니다.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이자 카톨릭 사제, 연세대학교 로스쿨 교수입니다. 바티칸 대법원의 변호사가 되려면 라틴어 외 여러 유럽어를 구사해야 하며, 라틴어로 진행되는 사법연수원 3년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고 합니다. 대단하시죠.

특히 이 책은 라틴어의 체계, 라틴어에서 파생한 유럽의 언어를 시작으로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 사회제도, , 교육 등을 망라한 책입니다. 또한 유학 시절의 경험과 공부의 어려움, 성격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성찰, 관계의 문제 등 삶의 전반을 다룬 인생철학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성적을 등급이나 점수로 나누는데, 라틴어는 숨마 쿰 라우데(최우등)/우수/우등/좋음으로만 성적을 구분한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스스로를 최우등으로 생각라고 말합니다. 또한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라틴어는 발음을 조심해야 하는데 시 발레스 베네 에스트, 에고 발레오라는 유명 구절을 소개하면서 함께더불어의 가치를 말합니다.

 

()왜 이 책을 고르셨나?

()라틴어 수업의 표지에는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이라는 부제가 써 있습니다. 딱 맞는 표현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됩니다. 청소년 자녀 양육에도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물론 책 속의 구절을 기억하고 노력해야겠지요. 제가 고른 이유입니다.

 

 

()책 속에서 밑줄 쫙- 쳐서 음미하고 싶은 구절들은?

(정)학생들에게 캐루빔 천사를 설명하는 구절이 나오는데요.

공부에 지치고 세상이 자신을 보잘 것 없게 만들어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더라도 언제나 자기 스스로를 위로하는 케루빔 천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해줍니다. 남에게 인정받고 칭찬 받으며 세상의 기준에 자기 자신을 맞추려다보면 초라해지기 쉬워요. 하지만 어떤 상황에 처하든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때 자기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훗날에는 그런 사람이 한 번도 초라해져본 적 없는 사람보다 타인에게 더 공감하고 진심으로 그를 위로할 수 있는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라틴어 딜리제 에트 팍 쿼드 비스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를 말합니다.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자주 물어보아야 합니다.

 

나는 매일매일 충분히 사랑하며 살고 있는가?

나는 남은 생 동안 간절하게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 두 가지를 하지 않고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해수님은 남은 생 동안 간절하게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저는 더 늦기 전에 발레를 배우고 싶고, 파리에서 한 달 살기를 꼭 실천하고 싶어요)

 

한 구절 더 할까요? 제자의 편지에 들어있는, 교수님이 해주셨던 말 중 기억에 남는 구절이라고 합니다.

 

사람들마다 꽃 피는 시기가 다르고, 저마다의 걸음걸이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당장 노력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절망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내가 언제 꽃 피울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미리 알지 못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저 그때가 찾아올 때까지, 돌에 정으로 글씨를 새기듯 매일의 일을 조금씩 해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 오늘의 선곡 미션.. 독후감 대신 독후송(讀後SONG)을 받는 게 라디오스타만의 출연자 미션이다. 방금 소개하신 그 책과 어울리는 독후송 음악은 어떤 걸 찾으셨는지?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입니다. 자연, 친구, 사랑은 아름답다고 말하지요. 책에서 강조하는 점도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하는 , ‘더불어사는 삶, 스스로를 위로하고, 주위에 관심을 가지라고 합니다. 책을 덮고 나니 이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선곡했습니다.

 

()그럼, 선곡하신 그 음악들으면서 ㅇㅇ중앙도서관 ㅇㅇㅇ사서님과는 여기서 인사 나눕니다. 오늘도 재밌는 책 이야기, 즐거웠습니다.

(정)네 감사합니다. 한달 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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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4-18 15: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세실님 넘나 멋지네요! 지난번에만 나오는 게 아니라 정기코너 출연이셨군요! 아아 멋져요!! >.<

세실 2018-04-18 20:51   좋아요 0 | URL
호호 이쁘지 않은 목소리지만 책을 전파할 수 있다면 계속 해야죠?
응원 감사합니다~~~♡♡
 

 

라디오 방송은 두번째 경험이 덜 어색했다 '그래 아나운서랑 카페에서 수다 떨듯 하자. 지역 방송이 뭐 별거라고.' on-air가 켜진 두꺼운 문을 열기 전 혼자 중얼거렸다. 원고도 많이 준비했고 심호흡 한번 하니 용기가 생겼다.      

 

 

 

 

 

 

 

 

 

 

 

 

아나) 오늘 라디오스타 별별공감 문자주제가 #봄이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입니다. 봄날이면 특별히 생각하게 되는 사람, 보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사서) 첫사랑? 제가 ㅇㅇ여고를 다녔는데 옆 ㅇㅇ고에 마음에 드는 남학생이 있었어요. 문제는 친구의 친구인거죠. 저는 잘 몰랐지만, 저를 좋아한 남학생의 친구라네요. 제 여자 친구에게 부탁해 러브레터까지 보냈는데 거절을 당했습니다. 자신은 사랑보다 우정이 중요하다며.... 그때가 아마 무심천 벚꽃이 한창이던 2학년 봄이었을 거예요. 제 첫사랑은 짝사랑으로 아쉽게 끝났습니다.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아련한 추억이지요

 

아나) 사서님이니까 봄이 오면 생각나서 한 번씩 꺼내보게 되는 책이 있는지?

다른 계절보다 봄에 읽으면 좋다고 권할 만한 책은?

사서) 봄에 생각나는 책은 시집입니다. 봄에는 자꾸 밖을 보게 되고, 나가고 싶잖아요. 차분히 책을 읽지 못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벼운, 금방 읽을 수 있는 시집을 읽어요. 문태준 시인의 가재미’, 정호승 시인의 포옹,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시집을 꺼내봅니다. 문태준 시인의 새로 나온 시집도 좋아요. 제목이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나왔습니다. 그리고 정호승 시인의 풍경 달다좋아합니다. 시 읽어 볼까요?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아나) 2주 전에 청주ㅇㅇ도서관  김ㅇㅇ 사서님이, 봄이 오면 도서관이 바빠진다고 하셨는데, 충북중앙도서관의 봄 분위기는 어떤가요?

사서) 3월에는 자료실에 새 책이 많이 들어오고, 우리도서관에도 새로운 행사를 시작합니다. 학생 대상 독서회 및 그림책, 요리, 주산암산토요락 도서관 등 10개 과정을 개설했고, 학부모대상 인문학, 도형심리, 스피치, 프랑스자수 등 15개 프로그램을 개설했습니다. 4월부터 학교에 지원하는 독서교육 사업, 예를 들면 꿈의 책버스, 찾아가는 학교독서교육, 책으로 여는 세상, 도서관.사서직업 체험 등을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아나) 앞으로 3월 혹은 4월 초에 기다리고 있는 도서관 소식은?

사서) 올해 신규 사업으로 만13세에서 18세까지 중.고등학생 대상 1318 독서마라톤을 운영합니다. 독서와 마라톤을 접목한 독서운동이지요. 우리도서관 홈페이지에 월 1회 이상 독서감상문을 작성하면 되고, 연말에 구간별 완주증도 드립니다. 47일에 발대식을 하는데, 서울경제신문 장선화 기자가 공부가 쉬워지는 생생 글쓰기주제의 강연도 합니다. 신청은 학교 독서담당 선생님께 하면 되고, 어제부터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12일부터 18일까지 전국 공공도서관에서 도서관주간 행사를 합니다. 우리도서관은 414일 토요일 오후 2시에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 강연회가 있습니다. 주제는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이며, 대상은 중.고등학생, 학부모 200명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모집은 326일부터 합니다

 

아나) 봄이 오면서 요즘 충북중앙도서관에 오신 분들이 많이 찾는 책은 어떤 것?

사서) 지난달에 제가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 소개해드렸잖아요. 라디오스타의 인기일까요? 베스트셀러여서 일까요? 그의 저서 <말의 품격>과 함께 꾸준히 대출됩니다. 편안하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그런 듯합니다. 만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정유정 소설 <28 / 7년의 밤>도 인기 있습니다. 7년의 밤은 영화로 곧 개봉 되서 인기가 있는 듯합니다.

 

아나) 오실 때마다 도서관의 좋은 독서모임들을 하나씩 소개하고 계신데,

사서) 이번에는 제 개인적인 독서모임을 소개하려 합니다. 책에 관심 있는 지인 5명이 회원이고, 한 달에 한번 카페에서 만납니다. 최근에 토론한 책은 한동일 신부님의 라틴어 수업(서강대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라틴어 수업 내용 및 라틴어와 연관된 에세이, 카르페디엠, 숨마쿰라우데(최우등), 자기 스스로를 위로 해라),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입니다. 4월 토론 책으로 강상중교수의 <고민하는 힘>을 선정했습니다.

 

 

 

 

 

 

 

 

 

 

 

 

아나) 3월에 도서관에 새로 들어온 지역작가 책들이 있는지요?

사서)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청소년 소설가이죠. 청원 출신 김선영 작가의 신작 내일은 내일에게와 증평 출신 김혜정 작가의 오늘의 민수’ 2권이 들어왔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아나) 오늘, 라디오스타 청취자 여러분께 권하시고 싶은 추천 책은?

 

사서) 오늘의 추천도서는 4월에 우리 도서관에 오시는 뇌 과학자 장동선 박사의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입니다. 작년에 인기 있던 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뇌과학 상식을 재미있게 들려 주었죠. 이 책은 한국계 독일인인 장박사가 독일과 뉴욕에 거주하면서 경험한 문화적 충돌과 뇌 과학 에피소드를 경쾌하게 풀어낸 과학 에세이입니다.

특히 뇌과학자들이 조사한 내용 중 재미있는 실험결과가 많은데요. 몇 가지 말씀드리면 하마는 짝짓기를 위한 싸움이 시작되면 입의 크기로 사랑의 승자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동안 물리적 충돌과 큰 부상을 겪으면서 나름 현명한 방법으로 진화한 거지요.

또한 어중간한 숫자는 특히 7로 끝날 때 슬쩍 과학적 정밀성을 암시한다는 실험결과도 재미있습니다. 예를 들면 청주시민의 독서율은 74%입니다 보다는 74.7%가 더 믿음이 간다는 겁니다.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게임중독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뇌는 진짜 세상과 사이버 공간을 전혀 구별하지 못하므로 폭력적 게임에 장시간 노출된 사람은 남들에게 고통을 줄 때 죄책감을 덜 느끼며 동정심도 덜 느끼게 된다고 말합니다. 무서운 이야기지요.

뇌를 기쁘게 하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좋은 사람들과 자주 만나 기분 좋은 대화를 하며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 뇌는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니 억지로라도 활짝 웃는 습관입니다.

 

아나) 추천책의 저자는 어떤 분인가요?

사서) 장동선 박사는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과 우리나라를 오가며 성장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남다른 남다른 외모 때문에, 우리나에서는 튀는 행동 때문에 겉도는 아이였습니다. 아웃사이더로 머물며 세상을 관찰하는 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독일과 미국 소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모 자동차회사 책임연구원이며, ‘세상의 모든 뇌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말 합니다

 

 

아나) 왜 이 책을 고르셨나?

사서) 저는 소설책도 좋지만 가끔은 지적 허영심, 호기심을 충족해줄 책도 좋아합니다. 과학에 문외한이지만, 그런 이유로 과학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이 책처럼 명쾌한 답을 주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주니까요. 이 책의 저자도 눈에 익숙한 것만 보지 말고, 독서, 여행을 통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우리의 뇌를 깨우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 청취자분들도 재미있게 읽으실 책입니다.

 

아나) 책 속에서 밑줄 쫙- 쳐서 음미하고 싶은 구절들은?

사서) "우리의 뇌 속에는 수없이 많은 다른 사람들의 뇌가 존재합니다. 쉴 새 없이 분주한 우리의 뇌가 가장 많이 노력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공감하고, 예측하고, 소통하기 위해서 우리의 뇌는 발달했거든요. 그렇기에 우리의 뇌 속에는 다른 사람들의 뇌'라는 또 다른 뇌가 있습니다.”

(혼자 보다 다른 사람과 있을 때 행복을 느끼는 이유이지요)

우리의 자아는, ‘라는 존재는, 결코 단단한 돌로 된 조각상이 아닙니다. 자아는 오히려 반죽 덩어리로 만든 소조상과 비슷합니다. 이것은 멋진 일입니다! 왜냐하면 반죽 덩어리는 가지각색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변형시켜 우리의 마음에 들도록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 들수록 나는 안 돼,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내 성격은 못 고쳐 하기 보다는 반성하고, 조금씩 바꾸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주사위에는 여섯 개의 면이 있지만, 우리가 동시에 볼 수 있는 면은 아무리 많아도 세 면뿐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제각각 무수히 많은 서로 다른 면들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하물며 주사위 하나에서도 세 개의 면 이상을 볼 수 없는데, 한 사람에게서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그 사람의 숨겨진 부분에 비해서 얼마나 적을까요? 우리는 다른 사람을 볼 때 늘 아주 작은 단면만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나와 다름, 다르게 생각함을 인정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아나) 그럼, 오늘의 선곡 미션. 방금 소개하신 그 책과 어울리는 음악, 골라오셨지요?

사서) 며칠 전 크로스오버 임태경씨 공연에 갔는데 ‘My way’를 불렀어요. 평소 좋아하는 가수인데 유난히 아름답게 들렸습니다. 장동선 박사도 한국계 독일인으로 태어나 정체성에 혼란도 겪고, 독일인도, 한국인도 아닌 아웃사이더로 방황했지만 결국 뇌과학자로 우뚝 섰지요. 내 방식대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점이 무언가 일맥상통함을 느꼈습니다. 제가 힘들 때 용기를 주는 노래, 내 가치를 인정해주는 노래입니다. 그래서 신청합니다.     

라디오 방송이 나가고 다음 날 도서관으로 두 통의 전화가 왔다. 한 사람은 학부모인데 방송 듣고 전화했다며 1318 독서마라톤을 꼭 신청하고 싶단다. 내 목소리를 듣더니 "어머 방송하신 분이죠? 잘 들었습니다. 특히 풍경소리 낭송 참 좋았어요~~" 한다. 아이 학교에 연락했는데 답이 없다며 어떻게 안되냐고 하기에 냉큼 신청해 주었다.

 

다른 한 통화는 내가 제주도 갔을때 다른 직원이 받았는데 장동선 강연 신청하고 싶단다. 라디오 잘 들었다고, 앞으로 쭈욱 듣겠다고 좋은 책 많이 알려 달라고 했단다. 벌써 2명의 고정 청취자 확보했다. 점점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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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8-04-04 1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방송인 세실님. 말씀도 찬찬히 참 잘 하시는 듯. 라디오를 좋아하는데 세실님 목소리 들어보고 싶어져요. ^^

세실 2018-04-04 21: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지역방송이라 충북만 가능할거예요^^
저로서는 다행입니다.ㅎ
목소리 안예뻐요^^

단발머리 2018-04-05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두번째 방송도 너무 좋아요.
가끔... 아주 가끔이요. 전 워낙 도서관을 자주, 여러곳 이용하다 보니 피곤해보이는 사서 선생님들 자주 뵙거든요. ㅎㅎㅎㅎ
근데 세실님 방송 원고 읽다보면 이런 선생님이 우리 동네에 계시고 책에 관해 이렇게 친절히 안내해주신다면 그 독서모임에 들어가고 싶겠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좋은 방송 기대됩니다.
방송 원고도 계속 올려주세요. 저, 오늘의 발견!! 정호승 시인의 ‘풍경 달다’에 완전 감탄했거든요. ㅎㅎㅎ

세실 2018-04-05 23:08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와우~~ 감사합니다.
방송을 하고 난뒤 피드백 받으면 기분 좋아요. 신기하기도 하구요.
한달에 한번 주말 근무할때 더 열심히 안내할게요.ㅎㅎ
독서모임 그쵸? 1인 1독서동아리 추천합니다. 꼭 필요해요~ 친구들과 함께면 더 좋구.
전 정호승시인이 직접 들려주어 더 감동했지요. 기회되면 정호승 강연 꼭 들어보세요. 풍경달다 아련하고 애틋한 추억이 떠오릅니다. 가슴이 아리죠~~~~

 

 

가끔 라디오 방송에서 책 소개 코너를 들을때 '내게 기회가 주어지면 어떻게 소개할까?, 나도 할 수 있는데...' 막연한 상상을 한 적 있다. 조금은 원했던걸까? 얼마 전 우연히 기회가 왔다. 시립도서관에 근무하는 후배가 방송국에 나를 소개한 것이다. 후배는 여전히 내가 열정적이고 의욕이 많은줄 안다... 관계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한다.

 

KBS 지역 방송국은 처음이다. TV에서 보았던 라디오 방송 현장을 직접 보니 조금 떨린다. 한달에 한번이라 덜 부담스럽긴 하지만 매번 1-2권의 책을 읽고 느낌을 나누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소망일수도 있기에 새로운 도전에 용기를 내본다.

첫 방송은 준비한 원고가 짧아 아나운서의 구박(?)을 받으며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른채 지나갔다.

열심히 하다보면 내공이 생기겠지?

팝송을 신청하면서 영어 제목을 열번쯤 연습했다.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첫 방송 원고.

 

 

 

 

 

 

 

 

 

 

 

 

 

사서라는 직업에 대해 부러워하는 분들도 많고 로망 같은 게 있는데 실제로는 어떤가?

공공도서관 사서는 주말 근무가 필수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가족이 쉬는 주말에 근무하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한 지금은 행복합니다. 저는 학생 대상 독서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낌니다.

작년에 명사 초청 독서 진로특강을 5회 운영했는데, 특히 공부멘토 박철범 강연때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학부모께 감사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이가 자극을 받아 핸드폰도 반납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부했답니다.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책에 둘러 쌓여 있는 일도 행복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꺼내 읽을 수 있으니까요.

 

틈틈이 책을 소개하는 칼럼도 많이 발표하셨지요? 사서로서 책을 권하는 기준이 있다면?

네 지역신문에 월 1회 칼럼을 쓴지 십년 넘었습니다. 책 안 읽는 분들을 대상으로 해서 편하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위주로 선정합니다. '엄마 반성문, 명견만리, 이동진 독서법 등'

 

요즘 도서관을 찾는 분들이 많이 읽는 책은?

도서관에 하루 평균 천 오백명이 이용하고 자료실도 7-800명 정도 이용합니다. 많이 읽는 책은 컴퓨터 관련 책과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주호민의 신과함께 등도 꾸준히 인기 있습니다. 어린이 책은 엄마는 단짝 친구, 안녕 자두야, 수학 도둑 등 만화책이 많이 대출됩니다.

 

도서관의 독서모임 중에 소개할 만한 동아리는? 추천 독서모임 1개 소개, 거기선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학생 및 학부모 대상으로 반딧불 독서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월 둘째주, 셋째주 수요일 10시에 진행합니다. 올해 선정한 책은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 등입니다.

 

지금 방송 들으신 분들 중에 그 독서모임 참여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지금 문자를 주셔도 되고, 독서교육팀으로 전화 주시면 됩니다.

 

오늘의 본론, 라디오스타 들으시는 분들을 위해 사서님이 골라 오신 책은? 추천도서 소개

                 오늘의 추천도서는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 입니다. 베스트셀러이기도 하죠.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다가 섬세한 표현에 머리 아파 고른 책인데, 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강조하지요.저자의 다양한 인생경험이 에피소드로 스며들어 잔잔한 웃음을 주는 책입니다. 예를 들면,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갔는데 직원들이 '환자' '어르신' 대신에 '김여사님' 또는 은퇴 전 직함을 불러 드렸답니다. 환자에서 환이 아플 환자라 더 아프다는 말과 함께. 배려의 말 한마디가 플라시보 효과가 되는 거지요.

 

그 책의 작가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기주씨는 경제지 기자로 활동했고 현재 출판사 대표입니다. 본인은 활자 중독자를 자처하며 서점을 배회하는 일이 취미라고 말합니다. 저서로 '말의 품격', '여전히 글쓰기가 두려운 당신에게' 등이 있습니다.


 

그 책 속에서 ~!’하는 느낌을 받아 밑줄 쫙~ 긋고 싶은 구절은? 
언어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습니다.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가 저마다 다릅니다. 온기 있는 언어는 슬픔을 감싸 안아 줍니다. 세상살이에 지칠 때 어떤 이는 친구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고민을 털어내고, 어떤 이는 책을 읽으며 작가가 건네는 문장에서 위안을 얻습니다.”

                 그리고 293페이지에 나오는 깊이 있는 사람은 묵직한 향기를 남긴다라는 말도 기억하고 싶은 구절입니다.

 

               "우린 가장 귀한 것을 보기 위해 잠시 눈을 감고 있습니다. 가장 값진 것을 듣기 위해 잠시 귀를 닫고

               있습니다."

               진짜 소중한 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법입니다.

               가끔은 되살펴야 하는지 모른다. 소란스러운 것에만 집착하느라, 모든 걸 삐딱하게 바라보느라 정작

               가치 있는 풍경을 바라보지 못한 채 사는 건 아닌지, 가슴을 쿵 내려앉게 만드는 그 무엇을 발견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눈을 가린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책 권하는 라디오>코너는 출연하신 분들께 선곡 미션이 있는데, 방금 소개하신 그 책과 어울리는 음악, 골라오셨죠?

              엘튼 존의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입니다. 이 책에서도 소개했는데 '미안하다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하기 힘든 말이라고 하지요' . 나부터 미안해! 고마워!를 자주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노래를 신청합니다. 

그럼, 선곡하신 그 음악,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들으면서 충북중앙도서관  사서님과는 여기서 인사를 나눕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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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8-03-24 0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멋져요! 좋은 책 추천도 감사합니다.

세실 2018-03-24 09:49   좋아요 0 | URL
오우 쌤 잘 지내시죠^^
더 멋지신 쌤께 칭찬 받으니 으쓱! 감사합니다~~

라로 2018-03-24 1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나에게는 간절한 소망인 일이네!! ㅎㅎㅎㅎ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라디오에 나와서 책소개 하는 거거든!! 그런데 자기 글을 읽어보니 진짜 공짜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십여년이 넘게 독서칼럼을 썼으니 이런 일도 들어오는 거지. 더구나 원만한 대인관계하며!! 어쨌든 부럽고 자랑스러워~~~!! 자기 프로그램 인기 많아져서 지역구가 아닌 전국구에 소개되면 좋겠다!! 내가 알라딘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자기같은 친구를 둘 수 있었겠어!! 인연에 무한한 감사와 자기 앞날에 더 큰 축복을~~~~!!!👍

세실 2018-03-25 13:24   좋아요 0 | URL
언니에게도 로망이구나. 제가 페북에 관련 글 간단히 올렸는데 학교샘이 자신은 학창시절부터 꿈이었다며 굉장히 부러워하네요. 짤리면 그 분 추천해 드린다고 했어요. 언니를 추천해 드려야하나? ㅎㅎ
에구 늘 과찬하시는 언니. 부끄러워요.
저는 제 역량보다 늘 과대평가 되어.....늘 감사하지요.
축복 냉큼 받을게요~~~~~ 사랑합니다!!!!!!

지나 2018-03-25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져요.저도 문헌정보과 나와서 진심으로 어린이 도서관 사서 일을 원했지만 못하고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응원합니다.

세실 2018-03-25 13:44   좋아요 0 | URL
이런 안타까워요.
요즘 전공 찾기 힘들죠.
현재 일에서 전공을 발휘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독서회도 좋구요^^
 

 

 

 

 

 

 

 

 

 

 

 

 

 

 

 

공공도서관 사서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은 주말 근무다.
독서교육 업무를 담당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주말에 자료실 근무를 지원한다.
지난 12월 31일, 이용자와 큰(?) 실랑이가 있었다.
연말이라 6시 정각에 퇴근하고 싶은 마음에 20분 전부터 서둘렀다.
‘도서 대출하실 분 미리 부탁드립니다. 6시에 문 닫습니다.‘
십 분 전, 무인 대출 반납기를 끄고 카운터에서 대출, 반납 업무를 처리했다. 이용자 3-4명이 우르르 와서 조금 번잡스러웠다.

어떤 이용자는 5분전에 와서 도서 검색을 하겠다며 우왕좌왕했다. 12월 31일에....


그때, 야무져보이고 당돌해보이는 한 이용자가 ˝왜 우리가 책을 쫓기듯 빌려야하죠? 6시까지 기계는 다 켜놓아야 하는거 아닌가요? 도서관 소속이 어디죠? 도청? 시청? (도교육청 입니다) 왜 명찰 패용도 안하신거죠? 의무 아닌가요? 이의를 제기하겠습니다˝
구구절절 맞는 말에 당황했다.  

직원이 좀 늦게 퇴근하면 어때서...
타성에 젖은, 안이하게 행동한 내게 작은 충격이었다.
미안하다고 사과 했지만 그녀는 쌩하고 가버렸다.
(다행히 확대된 민원은 없었다)

어제, 근무하면서 최대한 이용자의 입장을 생각하고 불편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다. 검색대가 번잡스러우면 카운터에서 도와주고, 책을 찾지 못하는 이용자는 직접 찾아주었다. 내가 솔선수범하니 직원들도 열심히 움직인다.
오후 6시 10분, 퇴근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작은 깨달음을 준 이용자가 새삼 고맙다. 물론 당할때는 자존심도 상하고 내가 그리 잘못했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결론은 내가 잘못한걸로. 
내 나태함을, 안일함을 버리게 도와 주었으니 고마운 이용자다.


아직은 내 열려 있는 귀가, 사고의 유연성이 괜찮군.
그러나 그 이용자와 다시 마주칠 용기는 없다.
인간미가 많이 없어 보이는 이용자다. 부드럽게 말해도 충분히 대화가 될텐데...왜 웃음기 가신 얼굴로 팍팍하게 살까?

(이른 시간이라 이용자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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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1-30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자료실 문을 닫기 전에 사서님들이 미리 알리는 것은 당연하고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자료실 업무 종료 시간이 다 되었는데 아직 나가지 않는 손님들이 있으면 문제가 생겨요. 종료 시간 이후에 책을 빌리려는 손님들이 올 수 있거든요.

자료실 문 닫은 후에 사서님들이 야근을 하는 거로 알고 있어요. 사서가 하는 일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저도 그 중에 한 사람입니다) 사서가 자료실 문 닫고 바로 퇴근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세실 2018-01-30 22:18   좋아요 0 | URL
굳이 40분부터 서두르게 해야 하냐고,
6시에 얘기해줘야 하는거 아니냐고 따지네요.
우리도서관은 평일에는 무려 밤10시에 닫거든요.
주말에 5시40분 공지하는걸 따지고 ㅜㅜ

문 닫고 야근까지는 아니고 십분~이십분정도 마무리 한답니다.
책 정리, 서류 정리...

전 카페도 문 닫기 이십분전에는 알아서 나와요. 그니들도 얼마나 집에 가고 싶겠어요.

어느 장소에 가든 문 닫기전 이십분에는 나오는 센스~~
카페, 놀이공원, 서점, 도서관...등등요.ㅎㅎ

잠자냥 2018-01-30 1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퇴근 후 늦은 시간에 쫓기듯 책을 빌리면 좀... 사서들한테 섭섭한 생각이 들기도 하던데, 그래도 또 이런 글을 보니 그들의 고충도 이해되고 그럽니다. ㅎㅎ

세실 2018-01-30 22:20   좋아요 0 | URL
우리도서관 종합자료실은 평일엔 밤 열시까지 하고 주말만 6시까지 한답니다.
야간에도 개관하는 도서관 많아용. 홈페이지 확인하세요.
그리고 미리미리 빌리시는 센스~~ 점심시간 이용해도 좋지요?ㅎ

라로 2018-01-31 0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30분부터 계속 얘기해. 30분 남았다. 15분 남았다. 10분 남았다. 그 이후까지 있어본 적이 없어서 5분 남았다고 하는지는 모르겠네~~~ㅎㅎㅎㅎㅎ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는 배려심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아. 공무원은 그렇게 무작정 기다려야 된다는 법이 있나? 합리적으로 생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사실 그 시민은 자기 권리를 주장하지만 공무원의 권리는 누가 지켜주는데? 자기가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할 듯. 아무튼 잘했어 세실!!! 그렇게 가르쳐야지~~~~! 기죽기는. 세실답지 않게~~~~ㅎㅎㅎㅎ
 

 

 

 

 

 

 

 

 

 


어제, 팬텀싱어2 공연을 관람했다.  
작년 팬텀싱어1에 이어 올해도 모임 벗들과 함께 했다.
그때는 1위였던 포르테 디 콰트로만의 공연이었다면, 이번에는 우승한 세팀의 갈라 콘서트였다. 

3시간 30분의 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 갔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떠남을 아쉬워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인터미션이 없음에도 전혀 힘들지 않았고 마냥 즐거웠다.


좋은 사람과 좋은 공연을 함께 한다는 것, 참으로 감사하다.
내가 열광했던 포레스텔라의 ‘sweet dream‘,

‘라 비타‘ 부터 ‘꽃 피는 날‘, 조용필의 ‘모나리자‘까지...
김동현, 김주택, 고우림의 울림 있는 목소리와 포근한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섹시한 이충주, 잘생긴 배도훈, 파워플한 목소리의 강형호도 멋지다.


나름나름 본인들의 강점을 잘 알고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모처럼 많이 웃고, 많이 들썩이며, 많이 소리 질렀던 시간...
마음은 이십대처럼 여전히 살아있는 감성도 감사하다.
다음 생애에는 성악가 남자 사람 친구 있으면 좋겠다.
울림 있는 목소리로 말하고,
좋은 노래 들려주면 참 좋을듯.
남편으로는 좀 부담스럽고...ㅎ

 

여우꼬리)

전국투어 일산과 부산이 남았다니 관심있는 분들은 꼭 보러 가시길. 공연후 저에게 많이 고마워 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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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8-01-28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팬텀싱어1 열심히 봤었는데 결승시기에 집에 큰 일이 있었거든요. 트라우만가-_- 그 뒤로 팬텀싱어에 관심이 끊겼네요ㅠㅠ; 남자네명의 목소리가 참 아름답다고 느꼈었는데요^^

세실 2018-01-28 16:43   좋아요 0 | URL
이런 그러셨군요. 문님께는 안좋은 기억이 될수도 있겠군요. 잘 이겨내신거지요?
남자의 울림 목소리는 참으로.....매력적이예요. ㅎㅎ

라로 2018-01-28 15: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도 다음 생애에는 음악을 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어~~~~~ㅎㅎㅎㅎㅎ

세실 2018-01-28 16:44   좋아요 0 | URL
그냥 남자사람 친구로만^^
결혼하면 우리는 왠지 무수리가 될거 같아용~~~~

라로 2018-01-28 16:57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그냥 만나고 싶다고. 친구가 좋지. 애인도 귀찮아~~~ㅎㅎㅎㅎ 결혼은 해봤으니끼 해보고 싶지는 않고. ㅎㅎㅎㅎ

세실 2018-01-28 17:34   좋아요 0 | URL
그치 그치~~~~~ 남자사람 친구. ㅎㅎ
어머 저는 다음 생애에도 결혼할거야요.ㅋㅋ
혼자는 외로울듯요^^

페크pek0501 2018-01-28 2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음 생애엔 남자사람 친구에 한 표.
노래 잘하고 기타 잘 치는 사람으로요.
내가 나가기 귀찮다고 해도 삐지지 않는 사람으로. 왜? 친구니까.
나를 소유하려 들지도 않고. 왜? 애인 아니고 친구니까. 하하~~

세실 2018-01-29 14:20   좋아요 0 | URL
그쵸? 좀 더 다양한 부류의 사람과 남자사람 친구해도 좋을듯요.
저는 남자사람 친구가 거의 없어요. ㅜㅜ
가끔 만나서 남 흉도 볼 수 있는? ㅎㅎ
내 얘기 잘 들어주고? 술도 한잔 가볍게 할 수 있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