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도서관학(현재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하며 시골 도서관장을 꿈꾸었다. 지도교수님은 "시골 도서관은 관장이랑 직원 한명밖에 없어 힘들다." 고 반대 했지만 도서관장은 꽤 근사해 보였다.

 

파울로 코엘류의 저서 '연금술사'에서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를 도와준다"는 말처럼 사서 공무원이 되었고, 몇 년 전에 관장의 꿈을 이루었다.

교수님의 걱정과 달리 군 단위 도서관도 조금씩 발전해 정규직 다섯명(사서 네명)에 파트타임으로 청소, 주말 근무를 도와주는 비정규직 두명이 상주한다.  

 

시골 도서관장은 매력적인 직위다. 도서관을 주도적으로 꾸밀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직장을 옮기면 한 달은 메모를 하며 방관자적 자세를 취하라고 하지만 마음 급한 나는 다음 날부터 자료실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무언가를 조금씩 바꿨다

 

먼저 한 일은 환경미화다. 도서관에 들어오면 보이는 자료실 입구의 커다란 목재 사물함을 창고로 내렸다. 빈 공간에는 이용자를 위한 계단식 알림판을 비치하고, 보랏빛 난 화분을 두었다. 지하부터 2층까지 연결된 스테인리스 봉에는 작은 화분을 걸었다. 차가웠던 공간이 작은 변화로 따뜻해졌다. 이용자들은 도서관에 들어오면서 "여자 관장님이 오셨나 봐요. 도서관이 예뻐졌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두 번째 한 일은 자료실 북 큐레이션이다도서관에 갔을 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스럽다. 검색하면 되지만 그마저도 귀찮을 때 누군가 책을 골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책 읽고 서평 쓰는 일이 취미이니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는 '사서 추천도서' 코너다. 읽어본 책 중에서 무난한, 보편적인 책으로 선정한다.

책을 전시할 책상을 꾸며야 하는데 마음이 급하니 인터넷으로 주문할 여유가 없다. 다이소에서 3천 원인 식탁보 장을 샀다. 한 공간은 '사서 추천도서'로 어른을 위한 추천 책 코너다.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 김형석의 '백 년을 살아보니' 등을 전시했는데 하루 만에 매진이다. 서점이라면 같은 책을 다시 전시하면 되지만 도서관엔 단 한 권뿐이다. 수시로 전시대를 기웃거리며 다른 책으로 빈 공간을 채워야 한다소소한 선물로 책 속 한 구절을 적은 책갈피를 준비해 '필요한 분 가져가세요' 박스도 준비했다.

다른 공간은 초등학교 신입생을 위한 주제 '학교 가는 날'이다. '학교 가는 날', '학교가 사라진 날', '지각대장 존', '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전학 온 첫날' 등의 책을 전시했는데 뜨거운 반응이다.

 

도서관에 발령받은 날, 생각보다 이용자가 적어 놀랐다. 인구 23천 명인 읍소재 도서관이지만, 주변에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젊은 엄마들이 많을 텐데... '찾고 싶은 도서관, 또 오고 싶은 도서관'으로 만드는 일이 내 소명이다.

내일은 뭐할까?

 

                                                                                                                   2019. 3.

 

여우꼬리) 전에 적어 두었던 글을 이 공간에 정리해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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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4 2022-05-26 2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집니다.

세실 2022-05-27 08:1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책읽는나무 2022-05-27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도서관 꾸미시느라 그동안 바쁘셨었군요?^^
저기 혹시 다음 번엔 저희 동네 도서관에도 오셔서????ㅋㅋㅋ
지금은 이용객들이 엄청 많아졌겠습니다.
그래서 또 바쁘신 거죠??ㅋㅋㅋ
바쁘셔도 건강 잘 챙기시구요^^

라로 2022-05-27 19:08   좋아요 2 | URL
세실님 대신 제가 댓글 다는 건 그런데 이 글은 2019년 때 글이에요.^^;;
지금은 다른 곳에 가서 일하고 계시죠.
나머지는 세실님이 알려주시는 것으로.^^;;

세실 2022-05-28 08:30   좋아요 1 | URL
호호 라로님 말씀이 맞아요. 지금은 다른 기관에 근무합니다.
지금은 도서관 전체 리모델링해서 더 멋진 도서관으로 탄생했지요.
요즘 충북에 있는 오래된 도서관들은 열린 공간으로 리모델링합니다. 건의하세요~
지금은 덜 바쁜데, 괜히 분주하네요.
늘 감사드립니다~~

페크pek0501 2022-05-27 1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기의 꿈을 이룬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노력과 성실성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건 필수이고요.
그런 면에서 볼 때 세실 님의 생은 ‘잘하고 계십니다‘가 되겠습니다. ㅋㅋ
제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많아 도서관학과가 인기였어요. 저는 그때 좀 모자란 사람이었으므로 그게 왜 하고 싶을까 했었죠.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30대 초반이 되어서야 그들을 이해했다고 할 수 있어요.
대학 때 독서 좀 많이 해 놓을 걸 하고 후회한 적도 있으나 지금은 젊음은 한때이니 그때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았다고 생각해요
그 덕분에 넷이 모이는 동창생 모임이 아직까지 있거든요. 후후후~~.
이런 페이퍼, 무지 좋습니당~~~

세실 2022-05-28 08:37   좋아요 1 | URL
호호 칭찬 감사합니다.
삶은 모든 것이 좋을수도 없고,
짊어질 십자가도 있고,
내일도 모르는 불확실성도 있지만,
현재를 누리려 합니다.
에이~~
전 고3 담임샘의 한마디에 선택했어요. 고딩때 학교도서관을 자주 갔거든요. 우연히...
대학 동창생!
저도 네명 있어요~~
지금도 카톡 자주하구, 여행도 갑니다.
삶의 비타민이죠.
편안한 주말 되세요^^

라로 2022-05-27 1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이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신 것 같아요!!^^;
울 세실님 엄청 야무지고 현명하죠..
삶을 대하는 태도등 많이 배웠어요, 세실님께!!
근데 이런 글 계속 올리기!!
올리다 그만두기 없기!!!^^;;;

세실 2022-05-28 08:40   좋아요 1 | URL
아 감동이다! 어쩜 이리 멋진 칭찬을~~♡♡
ㅎㅎ 그니깐요.
사무실 직원이 늘어나니 챙길 업무도 많구,
부모님도 연로하셔서 챙겨야하구,
남편도 건강이 안좋아졌구요...
이젠 주1회는 글 꼭 올릴게요.
늘 고마운 라로님^^
 
아름다운 명화에는 비밀이 있다 - 화려한 빅토리아 시대, 더욱 숨어드는 여자 이야기
이주은 지음 / 이봄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1.
승진하고 청주에서 꽤 먼 지역으로 발령 났다.
카풀하는 후배의 희생 덕분에 운전 스트레스는 적지만 그 거리만큼 이곳은 정체되어 있다.
지자체와 차별화된 학생, 교직원, 학부모 중심 교육문화원이지만 중,고등학생 프로그램은 전무했다.
직원들의 노력으로 청소년 합창단, 춤 좀 추는 녀석들, 두드림 문화아카데미 등 중, 고등학생용 프로그램을 신규 개설하고 손짓을 하지만 여전히 힘들다.
홍보 채널을 고민하다 직접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알라딘을 잊을만큼 바.빴.다!)
나는 알라딘 덕분에 SNS에 글 쓰는 일이 즐거운데 후배들은 왜 어렵게 생각할까?
이벤트도 열고 기관 홍보글도 올렸더니 2일만에 팔로워수가 200명이 넘었다.
역시 난 새로운 일을 할때 즐겁고 신난다.
좀 변덕스러운...
두드림 문화아카데미 7월 강사로 이주은 교수가 온다.
주제도 ‘아름다운 명화에는 비밀이 있다‘
책 읽어야지.

2.
어제 아침 출근하는데 잔기침이 나온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자가진단키트 검사했는데 이런! 선명한 두 줄이다. 1박 2일 여수여행의 피곤함으로 잠자던 바이러스가 활동한걸까? 전날 함께한 사람들 때문인가?...
신랑은 어제 시댁으로 피신가고 혼자 뒹굴거린다.
한 일주일만 쉬고 싶다고 노래했는데 현실이 되었다.
간헐적 잔기침, 가끔의 콧물만 빼면 평범하다.
이대로 일주일 쉬는건 꽤 괜찮을듯 하다.
(3일부터 아프다고 해서 조금 긴장하고 있다)
청소기랑 빨래 돌리고 TV보면서 하루를 보냈다.
내일은 진짜 책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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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6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22-03-27 11:19   좋아요 0 | URL
3일째인데 기침하면 목이 아프고 골골거려요. 심한 몸살 느낌. 오늘만 지나면 괜찮을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03-26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22-03-27 11:2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어제는 괜찮아서 창문 열고 로봇청소기도 작동했는데 오늘은 컨디션이 영...
낼은 괜찮겠죠?

라로 2022-03-27 0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해!!!! 승진했구나!!!!!! 역시 이렇게 되는 건데 왜??? 암튼 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코로나 걸린 거야????? 아이쿠 많이 안 아프다니 다행이네!!!! 근데 잠자던 바이러스가 무슨 말이야?? 이번이 두 번째야????? 암튼 일주일 동안 아무일 없기를!! 일주일 동안 근황 자주 알려줘~~~~~!!!!!!!!!!

세실 2022-03-27 11:27   좋아요 0 | URL
언니 교육청서 1년 10개월 빡세게 근무한 결과? ㅎㅎ
이젠 실무는 안해서 여유 있어요.
코로나가 몸속에 바이러스는 조금씩 있는데 피곤하거나 컨디션 안좋을때 나타나는거 아닐까했죠? 처음이예요.ㅎ
아침에 기침도 심하구, 몸살처럼 아팠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괜찮아요.

페크pek0501 2022-03-27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승진을 축하드립니다. 기쁨은 크게 느끼기, 입니다.

코로나 걸리신 듯하네요. 증세가 심하지 않으니 다행이에요. 일주일만 잘 버티시면 회복되실 것이니 잘 지내세요.
워낙 바쁘셨으니 휴식 시간을 가지라는 하늘의 뜻, 으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싶네요. 빨리 쾌차하시길...

세실 2022-03-28 11:45   좋아요 1 | URL
목소리가 안나와요. 깊은 기침을 해서 그런가? 삼겹살이랑 소고기가 막 땡기는...
저는 생각해보니 회보단 고기파예요. (사람이 단순해지면 생리적 욕구에 많은 관심이ㅎㅎ)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22-03-27 1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일한 당신 축하해요 ^^
언능 잘 낫구요. 컴백 방가워요 세실 님.

세실 2022-03-2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야언니~~ 감사합니다^^
다리 곧 괜찮아질거예요.
잘 드시길~~
 

 

작년에 이사하면서 안방을 서재로 꾸몄다.

오래 묵은 옷, 이불 등을 정리하고 옷장도 버렸더니 공간이 넓다.

비록 거실이 주 생활공간이고,

안방은 주로 남편이 머무는 공간이지만 미니멀 라이프에 가까워졌다.

 

˝밝은 빛이 스며들고 정갈한 책상 하나로 이루어진 당신만의 서재를 가지는 일이

당신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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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2-03-10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가 안방 자리였다고요? 작은 도서관 같아요. 멋집니다!

세실 2022-03-13 22:51   좋아요 0 | URL
안방이 좀 넓어 서재를 꾸며도 여유가 있어요. 저보다는 신랑이 주로 생활하지만요^^
감사합니다.

라로 2022-03-1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 세실!!! 인테리어도 센스쟁이!!!!

세실 2022-03-13 22:52   좋아요 0 | URL
호호호 심플 라이프를 추구하는걸요.

페크pek0501 2022-03-14 1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
세실 님의 서재, 엄청 예쁘고 깔끔하네요.
저 역시 안방에 있는 시간이 많은지라 안방에 책상을 두었어요.
자기 책상을 갖는다는 건 자기 세계를 갖는 일의 출발점인 것 같아요.
책상 앞 의자에 앉아 티브이도 보고 책, 신문도 보고 노트북 사용도 하니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져요.
서재를 잘 활용하여 즐겁게 성장하는 우리가 되자고요!!! 응원합니다. 파이팅!!!

세실 2022-05-26 15:00   좋아요 1 | URL
처음엔 안방을 제 서재로 만들었는데, 어느새 남편이 점령했습니다.
남편은 물건을 쌓아두는 성격이고, 만지는걸 싫어해서..... (저는 지저분한걸 싫어하고요^^)
결국 저는 식탁에서 책을 읽거나, 딸, 아들 방을 전전하며 생활하지만
제 공간이 거실, 주방, 딸, 아들 방 모두 다 라고 생각하며 위로 받습니다. (맞는거죠?)
오늘부터 즐겁게 성장하려 노력하겠습니다. 페크님은 이미 저만치 계시니 분발하겠습니다.

2022-03-14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8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26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알라딘에서 책은 꾸준히 구입하지만 글을 남긴지 몇년이 지났다. 바쁘다는 핑계, 책을 덜 읽는 이유다.
다시 알라딘에 돌아온건 전보다 여유가 생겼고. 사랑하는 알라딘 벗들의 러브콜이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시작!

2.
3.1.
‘서른, 아홉‘ 드라마처럼 함께 젊은 날을 보낸 친구들 만나 오랜만에 많이 웃었다.
가족도 소중하지만 친구는 삶의 비타민 그 이상이다.
친구의 따뜻한 말 한마디, 힘들때 달려오는 그 마음으로 가슴 아픈 일도 잘 견뎌내는듯.
슬픔은 진심으로 나누면 덜 외롭고, 줄어 든다. 

3.
주말엔 서점에서 고마운 분들에게 선물할 책을 골랐다.
책을 선물할때도 설렌다. 그 사람을 생각하며 맞춤 책을 선택하는 신중함이라니...
내 책도 한 권 구입했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이어령교수님의 책 첫장엔 ‘내 것인 줄 알았으나 받은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는 글이 적혀 있다.
가슴이 쿵!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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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3-08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아 세실님~~~~
진짜 부비부비. 너무 너무 오랫만에 세실님 글을 보니 눈물이 글썽글썽. 너무 좋네요. 잘 지내셧죠?
옛지인들이 이렇게 한분 두분 다시 오시니 너무 좋아요. 반가워 반가워하면서 지금 혼자서 좋아서 막 씰룩이고 있습니다.
전보다 여유가 생겼다는 말 알겠어요. 저도 그렇거든요. ㅎㅎ 어쨌든 자주 자주 뵈어요. 세실님

세실 2022-03-08 16:07   좋아요 0 | URL
와 이렇게 반가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잘 지내시죠?
바람돌이님 일상 구경하다 왔어요.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스물 다섯, 스물 하나‘ 에 나왔던 김태리 알콩 달콩 커플도 생각나구. ㅎㅎ
바람돌이님도 여유~
앞으로 자주 뵈어요^^

책읽는나무 2022-03-08 1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반갑습니다.
어디 잠깐 다녀오시는 줄 알았는데 넘 오래 걸리셨네요???
오공주님들 무척 기뻐하시겠어요~^^
자주 봬어요.
오셔서 기쁩니다♡

세실 2022-03-08 16:15   좋아요 1 | URL
그쵸? 2년동안 업무적으로 많이 바빴어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아 놓은듯한.....
이젠 웃으며 말할수 있어요. ㅎㅎ
어제 오공주와 카톡하다 용기를 냈지요. 시아님 유혹이 젤 컸어요.
자주 뵈어요~~~~
그나저나 저도 1월에 이문세콘서트 청주 공연 다녀왔는데 책읽는나무님이 느꼈던 감동이랑 똑같아요^^

페크pek0501 2022-03-08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너무 기뻐서 저절로 나오는 저의 웃음 소리임.ㅋㅋ
오늘 왠지 알라딘에 들어오고 싶더라니... 이런 기쁜 소식을 만나려고 그랬나 봐용.

세실 님의 귀환을 격하게 환영합니다!!!!!!!!!!!!!!!!!!!!!!!

세실 2022-03-08 16:39   좋아요 1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페크님 그리웠어요~~~~
이제 자주 뵈어요^^
여전히 발레하는 페크님 멋집니다!

hnine 2022-03-08 1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다시 오셔서 정말 좋습니다.
러브콜 보내주신 알라딘 친구분들께 감사드려요 ^^

세실 2022-03-08 16:44   좋아요 0 | URL
이제 좀 여유롭게 근무하거든요^^
hnine도 그리웠지요. 자주 뵈어요^^

서니데이 2022-03-08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셨나요.
새 글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 드립니다. 좋은하루되세요.^^

세실 2022-03-13 23:02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잘 지내시지요?
매일 매일 뉴스를 알려주시니 좋으네요.
부지런하신 서니데이님.
새로운 한 주도 행복하시길요^^

라로 2022-03-10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 오라고 오라고 목을 맸는데 정작 세실이 온 날 나는 계속 일하는 중이었어. 너무 많이 바빴거든.ㅠㅠ
암튼 내가 없어도 이렇게 팬이 많은 세실!! 다들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 보는 것도 좋다. (샘도 나고,,ㅋㅋㅋ)
앞으로는 나가기 없기!!! 약속(대놓고!!ㅋㅋㅋ)!!!!!!!!!!!!!!!!!!!!!!!!!!

세실 2022-03-13 23:04   좋아요 0 | URL
언니 (라로님보다는 언니!) 대단해요^^
간호사, 석사, 박사까정 쭉 이어지시길~~~~
다시 부지런해질게요ㅎㅎ
늘 감사해요~~~~
 

 

 

 

 

 

 

 

 

 

 

성당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 일곱번째. 이번 시간엔 성당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친한 동생이 장소와 음료를 제공했다. 늘 성당 강의실에서 하다 카페에서 하니 마치 소풍 나온 학생들처럼 설레는 모습이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81세 어르신은 내 옆에 앉아 입 모양을 열심히 바라 보신다. 내가 먼저 책에 대한 소개와 느낀점, 좋았던 여행지를 말한다.

 

책의 제목만 보고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떠올렸습니다. 저자가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지역의 숨은 명소를 소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마치 신문기자가 취재 일기를 쓰듯 직접 체험한 내용을 담은 체험 삶의 현장입니다. 마을 농부 김갑순씨, 노병만씨네 소, 이웃마을 김병운씨, 최정운씨..왠지 정겨웠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행복했습니다. 단문이면서 섬세한 묘사, 마치 시처럼 상상하며 천천히 읽는 맛이 좋았어요. 밑줄 그은 부분을 몇 번씩 읽어보았습니다각자 좋았던 구절, 책 읽은 느낌을 말씀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국내 여행 장소도 나누면 좋겠습니다.

 

저는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이 참 좋았습니다. 한 시간 정도 산길을 걸어 오르면  마치 동화속 풍경으로 들어가듯 굉장한 규모의 자작나무 숲이 나오는거예요. 빙그르르 돌아도 자작나무 숲만 보였어요. 천상의 숲이 이런 느낌일까? 생각했죠.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이 책에서 특히 제가 좋아하는 자작나무숲과 김옹택 시인의 마을 풍경을 다룬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몇년 전, 도서관 독서회 회원들과 김용택시인 마을에 다녀온 기억이 있어 더 정겨웠습니다.

 

 

“5월의 산에서 가장 자지러지게 기뻐하는 숲은 자작나무숲이다. 하얀 나뭇가지에서 파스텔톤의 연두색 새잎들이 돋아날 때 온 산에 푸른 축복이 넘친다. 자작나무숲은 생명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작은 바람에도 흔들린다.”     p.77

 

"마암분교 아이들 머리 뒤통수 가마에서는 햇볕 냄새가 난다. 흙향기도 난다. 아이들은 햇볕 속에서 놀고 햇볕 속에서 자란다....이 아이들은 저절라 자라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나무와 꽃과 계절과 함께 저절로 큰다."    p.186

 

 

 

시계방향으로 한 사람씩 느낀점과 책의 좋았던 구절을 낭독하며, 기억에 남는 여행 장소 말하기를 주문한다. 어르신 순서가 되면 입가에 미소 한 가득 머금고 마치 초등학교 소년처럼 부끄러워하며 느낀점을 말씀하신다. 마냥 좋으셨다며 늘 짧고 명료하게 이야기하신다. 또 다른 어르신은 공무원으로 퇴직하고 문화재지킴이와 문학회 활동도 하고 있다. 어르신은 노트에 기억에 남는 구절을 빼곡히 적어놓고 다 좋은 구절이라 어떤 걸 읽어야할지 모르겠다며 행복해하신다. 

 

 

한 사람씩 이야기를 나누면 1시간이 훌쩍 넘는다. 대화가 산으로 가는 분은 슬쩍 정리도 하며 1시간 30분을 넘지 않는다. 마무리 시간에는 준비한 독서퀴즈를 내고 맞춘 분에게 소소한 기념품을 증정하면 모임은 끝난다. 꾸준히 할 자신은 없지만 일단 올해 12월까지 이어지기로... 다음 책은 <굿 라이프>다        

 

 

<독서퀴즈>

 

1. 다음 설명하는 꽃이름을 맞춰주세요.

이 꽃은 한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이 꽃은 떨어져 죽을때 주접스런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보인다. ‘눈물처럼 후드득떨어져버린다. <동백>

 

이 꽃은,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 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한다. d바람에 불려가서 소멸하는 시간의 모습으로 꽃보라가 되어 사라진다. <매화>

 

2. 다음 설명은 어떤 음식을 말할까요?

이것의 친화력은 크고도 깊다. 이것의 친화력은 이중적이다. 국 속의 다른 재료들과 잘 사귀고, 그 사귐의 결과로 인간의 안쪽으로 스민다. 이 친화의 기능은 비논리적이어서, 분석되지 않는다. 인간과 치정관계에 있다. <된장>

 

3. 김포평야에서 나온 김포쌀의 다른 이름입니다. 이 쌀로 지은 밥은 차지면서도 밥을 씹을 때 입안에서 밥알이 한알씩 따로 씹힌다. 밥알의 응집성과 개별성의 조화이며 미각과 촉각의 종합이다. 이것은 깊어서 편안한 매혹이며, 발랄한 낱알들의 축제이다. 놀라운 밥인 것이다. <금쌀>

  

그동안 다룬 책들... 

 

 

 

 이 책을 추천해 드렸더니 읽고 싶은 책이 참으로 많으시다며....

 어르신들이 세계명작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전거여행>을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

 

 

 

 

 

 

 

 

 

 우리는 성당 신자니까 이해인 수녀님 책은 필독서!

 아름다운 글, 일상에서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마음이 선해지는 느낌.

 

 

 

 

 

 

 

 고흐를 재발견한 시간.

 그림에 대한 열정, 자신의 비참한 인생을 글로 승화한....진정한 예술가의 삶.

 고흐의 그림이 다르게 보인다.

 더 친근하게,

 더 애잔하게,

 더 따뜻하게.

 

 

 

 

 

 열심히 산 오늘이 모여 미래가 된다고 하지만,

 가끔 미래의 사회가 걱정될 때,

 도움이 되는 책.

 과거와 현재, 미래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한동일 신부님이 쓴 책.

 카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읽으면 좋을, 인생 철학이 담겨있는 책.

 하물며 카톨릭 신자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행복해하셨다.

 기억하면 좋을 아름다운 글이 참 많았다.

 숨마 쿰 라우데!

 

 

 

 

내 작은 지식을 나누는 즐거움이 크다. 주로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좋았던 책을 공유한다. 더 열심히 읽고, 더 열심히 나눠 드려야지. 사회에 작은 공헌을 한다는 뿌듯함은 내 삶을 조금은 풍요롭게 한다. 소소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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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8-09-29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도끼다˝세실 님의 리뷰 보고 읽었더랬죠.

세실 2018-09-29 14:28   좋아요 0 | URL
책 참 좋죠.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물어보는 사람에게 이 책을 먼저 추천해 줍니다^^

페크pek0501 2018-09-29 15: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훈 작가가 여성적인 문체로 섬세하게 쓴 <화장>을 읽고 놀란 적이 있어요.

독서퀴즈, 아주 유익하군요. ㅋ

세실 2018-09-30 09:30   좋아요 0 | URL
<화장>은 마치 여성 작가가 쓴듯한 리얼하면서 디테일한. ㅎㅎ
참 섬세한 작가예요. 자전거여행도 여행보다 사람, 삶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독서퀴즈 어른신들이 좋아해요. 근데 문제를 잘 맞추지 못하신다는거. 다시한번 책 내용을 확인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