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고 물건너 바다 건너까지는 아니라도 포항, 부산, 광주에서 우리 도서관에 오기란 참으로 어렵다. 국화가 지기전에, 일일초가 떨어지기 전에, 꽃패랭이가 스러지기 전에 오셔야 할텐데하는 조바심만 생겼다. 며칠전, 그녀들이 우리도서관에 왔다. 오송역에서 도서관까지 픽업해준 후배가 없었다면 결코 오지 못할 거리였다. 우린 현관에서 깊은 포옹을 하며 뜨거운 인사를 나눴다. 요즘 숲해설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순오기님은 웨이브 퍼머에 헤어 코팅을 해서 십년은 젊어 보이셨다. 문학 강의와 강연회 사회로 바쁜 팜므느와르님은 보브 스타일의 단발이 잘 어울리셨다. 그리고 물광 피부에 나이를 거꾸로 먹는 프레이야님은 여전히 소녀 같았다. 봄에 경주에서 만나고 가을에 음성에서 만.났.다. 우리는 작가강연회를 듣고 봉학골 계곡, 반기문 총장 생가, 운보의 집, 플라워 카페 빈센트 마퀴스까지 바쁘게 움직였다. 요즘 보림이를 위해 성당에서 9일기도 중이라 일찍 헤어져야 했지만 짧아서 더 애틋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순오기님께 받은 '나, 꽃으로 태어났어'와 내가 드린 책들......

 

 

 

 

 

 

 

 

 

 

그 날은 김이설 작가도 우리도서관에 왔다. 도서관 '인문학 서평쓰기' 회원과 5공주를 위해 '무용한 소설을 읽는 유용한 소설'을  주제로 강연을 해주었다. '문학이란 시멘트 바닥에 피어난 민들레와 같다. 그만큼의 모양과 그만큼의 의미로 족하다.'고 말한 노학자 김윤식 선생의 당선 축사를 기억하고 있는 그녀는 자신의 소설이 민들레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무용한 소설을 읽는 의미에 대해 김현 선생의 '내가 사는 세상이 과연 살만한 세상인지, 나는 과연 제대로 살고 있는지 자문하기 위해서다.' 를 예로 들면서 나는 이 세계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둘러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의 소설이 대부분 '햇빛을 덜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인것도 같은 의미다. 그들의 일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사는 세상이 어떤지, 그래서 그 사람들을 닮은 나는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의심을 품고, 의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세상에 아무 도움 될 것 없는, 쓸모없는 무용한 소설, 을 읽는 의미여야 한다고 확신한다. 그렇기에 무용한 소설을 읽는 것이 유용한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 까닭이다.'

 

아담한 키에, 해맑은 미소를 가득 머금고 활짝 웃는 김이설 작가는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평상시에는 수줍은듯 다소곳 하지만, 강의할때는 강단있는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진다. 똑부러지는 열정적인 목소리에 다양한 제스처는 눈을 뗄수 없게 한다. 한시간이라 아쉬웠지만 그만큼 임펙트가 있었다.   

 

 

 

 

 

 

 

 

 

 

 

 

동아리 회원은 간식을 준비했다. 도자기 작가이자 회원인 L은 '선화'를 생각하며 직접 만든 도자기에 약밥과 송편, 팝콘을 이용해 꽃으로 만든 음식을 선보였다. 우리도서관 우쿨렐레 강사이기도한 회원 B는 우쿨렐레로 '선화' 노래를 만들어 함께 부르는 시간을 가졌다. 참으로 고운 마음이다. 우리는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작가에게 궁금한 질문을 하고, 사인을 받고 사진도 찍는 행복을 누렸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은 내 삶을 더욱 가치있게 한다. 책이라는 공감대는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알라딘이 맺어준 소중한 분들인 5공주, 또한 알라딘에서 만난 좋은 인연 이설 작가님, 사랑하는 후배, 새롭게 만났지만 소중한 인연이 될 인문학 서평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고 참으로 소중하다.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며, 감사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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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4-11-07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럽습니다. 좋은 시간 행복하셨겠어요.

세실 2014-11-08 10:27   좋아요 0 | URL
먼 걸음 해주셔서 더욱 감사하고 행복했지요^^
귀한 인연으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순오기 2014-11-07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김이설작가 강의를 어쩌면 요렇게 잘 요약했을까? 역시 세실님은 똑똑해~ 엄지 착!!
나한테 준 책은 <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에요. 딱 맞춤한 책이죠!^^
짧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했던 행복한 가을나들이~~~~~~~

세실 2014-11-08 10:3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똑똑한데 책 제목도 기억못하고.....ㅎㅎㅎ
짧은 시간의 만남이라 많이 죄송하고 안타까웠어요.
날짜도 참....ㅎㅎ
더 늦어지면 도서관 꽃이 떨어질까봐 미루지도 못했어요^^
내년 부산에서는 여유있게 만나요.

섬사이 2014-11-08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 서늘한 밤에 차분히 읽고 있자니 저절로 제 입끝이 올라갑니다. ^^

세실 2014-11-08 10:3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 행복을 공감해주시니 더욱 포근해집니다.
알라딘은 제 삶에 참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섬사이님도 뵙고 싶은 한 분!

마립간 2014-11-08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글을 읽다가 ... 궁금해서요.
알라딘 5공주 ; 순오기 님, 팜므느와르 님, 프레이야 님, 그리고 세실 님. 한 명은 누구인가요?

세실 2014-11-08 10:46   좋아요 0 | URL
호호호 마립간님~~~~~ 궁금하시죠^^
나비님(=시아님) 이랍니다.
지금은 미국에 계셔서 함께 할 수 없지만 우린 영원한 5공주예요^^
언젠가 미국에서 만날 수 있겠죠?

페크pek0501 2014-11-08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공주께서 드디어 만남을 가지셨군요. 축하드려요.

˝포항, 부산, 광주에서 우리 도서관에 오기란 참으로 어렵다.˝ ㅡ 그래서 그 뜨거운 열정의 걸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우정이라는 것도 열정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나이에 와 있어요. 저는.
체력은 점점 약해지고...

책도 풍성, 음식도 풍성... 세실 님의 마음도 풍성한 가을이 될 것 같군요.
잘 구경하고 갑니다. ^^

세실 2014-11-17 10:00   좋아요 0 | URL
참 멀리 있는 분들이지만 거리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네요.
체력이 약하시구나.....
아이 시험 잘 치렀나요?
전 기대 이하의 수능 성적으로 멘붕이 왔지만 이것 또한 이겨내야지...하고 있습니다.
뭐가 옳은건지....
이런 저런 후회가 듭니다.
다행히 아이는 수능 후의 즐거움에 빠져있습니다. 초 긍정적인 아이라 잘 이겨내는듯 합니다만 제가 더 힘드네요.
화이팅 해야겠죠?

다크아이즈 2014-11-16 0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새 이런 후기를.
세실 관장님이 얼마나 바쁘고 얼마나 정신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는지 알기에...
시간 쪼개어 알차게 쓰는 건 세실님 따라갈 자가 없을 듯.
음성도서관이 관장님을 닮아 얼마나 깔끔하고, 이쁘고, 완벽하던지요.
도서관을 가고 싶어지는 곳으로 만들어 놓은 세실님의 세심함에 몇 번이나 감동했답니다.

오공주와 음성 인문학 클럽과 이설작가님이 함께 한 늦가을을 결코 잊지 못할 거예요. 고맙습니다. ^^*

세실 2014-11-17 10:03   좋아요 0 | URL
팜므님 그날 뵈어서 참으로 행복했지만 몇마디 대화를 나누지 못해서 안타까웠어요.
우린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이 다녔지요. ㅎㅎ
언니들이 그저 예쁘게 봐주셔서 그렇겠지요.
소박한 시골도서관........
내년엔 좀 더 나아질듯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그날의 풍성함은 생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참 다이나믹한 하루였죠^^

프레이야 2014-11-25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이 페이퍼를 보는 게으름뱅이ㅜㅜ
기억이 새록새록, 그날 세실님 비롯 여러 분들 덕분에 아주 많이 행복했어요.
날씨도 어찌나 좋았던지요. 빈센트 마르퀴스에서 가져온 그 꽃 한 송이는
드라이플라워로 잘 매달려 있어요. 볼 때마다 기분 좋아요. 고마워요들^^

세실 2014-11-25 14:45   좋아요 0 | URL
언니 알라딘 넘 안들어오시긴해요^^
알라딘에 와도 예전처럼 즐겁지 않아요.
그 날은 날씨도 한 몫 했죠. 덕분에 운보의 집 산책도 하고.....
넘 짧은 시간 함께 해서 아쉬운 마음뿐.....
 

1. 우쿨렐레 배우다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겨울에도 밖에서 놀았던 덕분에 지금까지 잔병치레없이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손등은 갈라져 피가 나고, 볼은 누룽지처럼 까슬까슬했지만.  반면에 피아노학원조차 없어 악기를 배운적이 없기에 다룰줄 아는 악기는 전무하다. 피아노 학원은 청주로 나오면서 고등학교때 수행평가로 한 달, 도서관에 근무하면서 근처 학원에 세달 다닌게 전부다.

 

친구가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를 능숙하게 칠때면 나는 부러움과 질투, 시골에서 태어났음을 원망하기도 했다. 피아노로 가요라도 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나이 들어 학원에 다녔지만 악보를 보는 자체가 힘들었다. 결국 바이엘도 떼지 못하고 그만 두었다. 소질이 없는걸까? 

 

두 아이는 7살 무렵부터 피아노학원에 보냈다. 보림이는 초등학교 5학년까지 학원에 다니면서 체르니 40번을 중간 정도 쳤다. 성당에서 학생 미사때 반주를 하며 중학교까지 꾸준히 피아노를 쳤다. 플룻도 배우고 싶어해서 초등학교 6학년때 가르쳤다. 지금도 가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같은 잔잔한 음악을 연주해준다. 규환이는 한달 가량 피아노 학원에 가지 않고는 갔다고 거짓말을 하다 들켜 일찍 그만두었다.

 

다행히 규환이는 중학교 1학년때 사촌형이 할머니 생신에 우쿨렐레 연주하는 모습을 부러워하다 우쿨렐레를 배웠다. 처음에는 독학으로 시작했지만 도서관에서 토요일마다 배웠고, 지금은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요즘 규환이도 엄마를 위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를 들려주고 있다. 시험 공부중에 스트레스를 받을때면 우쿨렐레 연주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도서관에 온지 10개월이 지났다. 휑하던 공간에 국화랑 일일초가 만발하고 2층 휴게실에 북카페가 탄생했다. 커다란 공중전화박스가 덩그러니 있던 자리에 유아 북카페를 만들었다. 조만간 내부에 도색을 하고 자료실 벽쪽으로 원목 테이블과 의자를 비치할 계획이다. 내년도에 영유아실 설치를 위한 예산을 올렸는데 해줄지는.......당분간 도서관에 손 볼 곳은 없다. 

 

무얼할까 고민하다 우리도서관에서 목요일 저녁에 진행하는 우쿨렐레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규환이가 쉽게 하는 것을 보니 자신감도 생겼다. 지난 화요일 첫 수업을 했는데 초보 책의 진도를 반이나 나갔다. F코드, C코드만 알아도 음악이 된다. 샘께 나만의 우쿨렐레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니 우아한 장미를 그려주셨다. 시작이 반!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는 마담이 우쿨렐레를 들려주며 폴이 과거로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표정하지만 진정성있는 마담 프루스트와 우쿨렐레 잘 어울린다.

 피아노가 아닌 우쿨렐레를 선택한 폴의 행복도 내가 우쿨렐레를 배우고 싶은 이유중 하나!

 

 

 

 

 

 

 우쿨렐레는 독학도 가능하다!

 

 

 

 

 

 

 

 

 

 

 

 

2. <오만과 편견> 읽기

 

 

   베넷 씨는 재기 발랄함과 냉소적인 기질, 내성적인 기질, 충동적인 기질이 묘하게 뒤섞인 인물이라, 23년을 같이 산 아내도 베넷씨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내의 머릿속을 이해하기는 비교적 쉬웠습니다. 베넷씨의 아내는 머리도 나쁘고, 아는 것도 없고, 변덕스러운 여자였습니다.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자기가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평생의 일은 딸들 시집보내기였고, 평생의 낙은 이웃집에 놀러 다니면서 소문 퍼뜨리기였습니다.

 

  언니는 모든 사람들을 좋게 보려고 하잖아. 누구에게도 결점을 보는 법이 없어. 언니 눈엔 세상 사람들이 다 선량하고 친절하지. 나는 지금껏 살면서 언니가 누구를 욕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어.

 

  교만은 정말 아주 일반적이고, 인간은 본성상 특히 교만해지기 쉬우며, 자기가 실제로 갖고 있는 소질이건 자기가 갖고 있다고 상상하는 소질이건 간에 자기의 소질에 대해서 자만심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우리 중에 거의 없어. 허영과 교만은 비슷한 뜻으로 쓰이곤 하지만 사실 다른거야. 허영이 없어도 교만할 수 있거든. 교만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문제라면, 허영은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해 주기를 바라느냐의 문제라고 할 수 있지.  

 

 

3. 책베개 세트의 즐거움

 

드디어 책베개 세트가 완성되었다. 하나는 외로워 둘도 아니고 왜 꼭 두개를 갖춰야 하는거야...라고 하지만 둘이 되니 꽉 찬 느낌이다. 등받이를 하기에도 하나보다는 둘이 낫다. 상품에 눈이 어두워 책을 급하게 선택하면 반은 후회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이제 에세이는 구입하지 말아야겠다. 가을엔 역시 소설책이 좋다. <오만과 편견>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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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4-10-28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는 연초에 바이올린이 배우고 싶다고 그러다 한동안 조용하다 요즘 다시 바이올린 타령을 시작했어요.
독학을 하겠대요 -_- 바이올린이 독학으로 가능한 만만한 녀석이 아닐텐데..
하고 싶다면 주말이라도 학원엘 보내주겠다 했는데 구태여 독학을 하겠다고, 얼른 시작하자고 조르고 있어요.
자기가 정말 하고 싶다면 일단 중고 악기를 사줘서 네가 해 보라 하려고요.
이러다 저도 정성이한테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연주를 들을수 있을지도 몰라요. ㅎㅎㅎ

세실 2014-10-31 09:56   좋아요 0 | URL
보림이도 바이올린 타령을 했지만 무시했어요. 플룻이나 열심히 할것이지.....ㅎ
바이올린은 독학은 어려울듯요.
그냥 우쿨렐레 하라고 하면 어떨까요? 가격도 저렴하고, 독학도 가능하구, 휴대도 편하고...일석 삼조?
10월의 어느 멋진날에도 1달후면 가능해요^^
선택, 선택~~~~

페크pek0501 2014-10-31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세실 님의 우쿨렐레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앞으로 있기를...
그거 들고 다니면 멋질 거 같군요. 예전에 그래서 제가 첼로를 배울까 했어요. 동네에서 첼로를 들고 다니는 주부가 있었는데 어찌나 멋져 보이던지... 우쿨렐레도 좋겠군요.

저는 친구들 결혼할 때 피아노로 웨딩마치를 쳤던 사람인데, 안 친지 오래되어 이젠 아마 못 칠 것 같아요.
뭐든 꾸준히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교만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문제라면, 허영은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해 주기를 바라느냐의 문제라고 할 수 있지.˝ - 이와 비슷한 문장을 아담 스미스 저,<도덕감정론>에서 본 것 같아요. 이 책엔 감정에 관한 문장들이 많지요.

전, 세실 님의 일상 이야기 재밌어요. 공감을 누르는 이유입니당~~

세실 2014-10-31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페크님을 위해 열심히 연습할게요~~~ 작아서 가지고 댕기는건 어렵지 않아요^^ ㅎㅎ
오홋 페크님 제가 부러워하는 피아노치는 여자 1호십니다. 페크님 연배에는 쉽지 않으실텐데......
제 친구는 결혼식 알바로 피아노 쳤어요. 그것도 많이 부러웠죠. 페크님은 친구들 결혼식때 쳐주셨다니 더 부러워라.
조금만 연습하시면 기억나실듯요. 기본기가 있잖아요.

아담스미스의 <도덕감정론> 기억하겠습니다^^

페크님을 위해 일상이야기를 더 열심히 올리겠습니다. 늘 정성스러운 댓글 감사합니다.
누군가 나를 인정해주고, 믿어주는 것.....큰 지원군이신거죠.
마치 마니또처럼요.....
 

 

1. 읽은 책

 

토요일 오전에 친구와  커피 마신것 빼고는 주말 내내 집에 있었다. 집안일도 미룬채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침대에 누워 베개 두, 세개 받치고 구운 감자(과자)를 먹으며 책을 읽는 맛은 소소한 행복이다. 일요일 오후에는 옆지기와 주로 자전거를 타는데 지난 주말엔 '싫어! 책 읽을거야!' 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루키의 에세이는 처음에는 재미 있었는데 몇 권 읽고 나니 내용이 중복되는 느낌이다. 그만 읽어야지 했는데 이번엔 소설이 출간되었다. 하루키의 팬은 아니지만 신간이 나오면 왠지 궁금해지는 작가중 한명이다. 제목처럼 이 책의 주인공은 대부분 실연 당하거나 여자와 헤어진, 현재 솔로인 남자들의 이야기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단편집이다. 

 

아내가 죽은뒤 혼자 생활하는 연극배우 가후쿠와 운전기사 미사키의 일상을 담고 있는 <드라이브 마이 카>에는 죽은 아내의 불륜이 거론된다. 아내가 죽은뒤 아내의 남자와 친구가 된 설정은 이해는 안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서는 이 또한 일상이다. 

 

어떤 것이 아내의 마음을 사로 잡았는지, 그것까지는 모르겠어. 인간이 그렇게 세세한 핀포인트 수준에서 행동하지는 않으니까.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다는 건, 특히 남자와 여자가 관계를 맺는다는 건, 뭐랄까, 보다 총체적인 문제야. 더 애매하고, 더 제멋대로고, 더 서글픈거야.        

 

<독립기관>에서 독신주이자 도카이는 능력있는 성형외과 의사다. 그의 여자친구는 주로 유부녀이거나, '진짜' 연인이 있는 여자들로 한정되었다.

 

그가 높이 평가하는 것은 머리 회전이 빠르고 타고난 유머 감각을 지녔으며 뛰어난 지적 센스를 갖춘 여자들이었다. 화제가 부족하고 자기 의견이라는 게 없는 여자들은 외모가 뛰어날수록 오히려 도카이에게 좌절감을 안겼다. 어떤 수술로도 지적 스킬을 향상시킬 수는 없다. 재치 있고 스마트한 여자들과 식사하면서 대화를 즐기고, 혹은 침대에서 살을 맞대고 두서없이 즐거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 시간을 도카이는 인생의 보물처럼 소중히 여겼다.

 

그런 도카이에게 진심으로 사랑하는 유부녀가 생겼다. "그녀의 마음이 움직이면 내 마음도 따라서 당겨집니다. 로프로 이어진 두 척의 보트처럼. 줄을 끊으려 해도 그걸 끊어낼 칼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어요." 라며 마음을 표현하지만 그녀는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집을 나갔다. 결국 상처받은 도카이는 우울증에 걸리고 죽음에 이르렀다.

 

모든 여자는 거짓말을 하기 위한 특별한 독립기관을 태생적으로 갖추고 있다. 는 것이 도카이의 개인적인 의견이었다. 어떤 거짓말을 언제 어떻게 하느냐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모든 여자는 어느 시점에서 반드시, 그것도 중요한 일로 거짓말을 한다. 중요하지 않은 일로도 물론 거짓말을 하지만 그건 제쳐두고, 아무튼 가장 중요한 대목에서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때 대부분의 여자들은 얼굴빛 하나, 목소리 하나 바뀌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그녀가 아니라 그녀 몸의 독립기관이 제멋대로 저지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그녀들의 양심이 상처를 받거나, 그녀들이 평안한 잠이 방해받거나 하는 일은-특수한 예외를 별도로 친다면-일어나지 않는다.

 

가끔은 나도 사소한 거짓말 혹은 선의의 거짓말을 하지만 모든 여자가 거짓말을 위한 독립기관을 갖고 있을까? 하긴 동료중에 유난히 거짓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 몇명 있는데 모두 여자다. 이 책에는 여자가 먼저 죽거나, 배신을 하는 점도 특이하다. 도카이의 이기적인 행동을 보며  '이런 카사노바는 죽어도 싸지' 하며 내심 샘통이라고 했지만 왠지 하루키에게 말린 느낌이다. 일본의 문화가 그런걸까? 아님 하루키의 사고가 그런걸까? 섹스, 불륜이 아무렇지도 않게 묘사된다. 마치 일상처럼......  

인생이란 묘한 거야. 한때는 엄청나게 찬란하고 절대적으로 여겨지던 것이, 그걸 얻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내버려도 좋다고까지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혹은 바라보는 각도를 약간 달리하면 놀랄 만큼 빛이 바래 보이는 거야. 내 눈이 대체 뭘 보고 있었나 싶어서 어이가 없어져.

 

 

 

요즘 이슈가 된 중국의 부자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35세까지 여전히 가난한다면 누구도 탓할 수 없다. 그건 당신 자신의 탓이다' 를 두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박웅현에게 질문했다. 박웅현은 그 기사에 대해 성공한 사람의 오만이라고 일축하며 어쩔수 없는 '가난'도 있다. 삶의 가치를 부로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 책을 거론했다.

 

비싼 사립 대학교 등록금을 벌기 위해 피자가게, 이마트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고로 죽은 대학생의 이야기는 참 서글프다. 영구임대아파트, 대출 사기단, 미혼모 등 가난이 되물림되는 나라에서 성공하기는 더 힘들어졌다. 한겨레 임지선 기자의 노력으로 탄생한 이 책은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는 부제가 달려있다.

 

지금까지도 힘들었는데 앞으로가 더 힘들 것 같아요.

내 앞에서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던 스무 살 대학 새내기의 얼굴을 기억한다. 그는 서울까지 올라와 소위 명문대에 입학한 걸 후회하고 있었다. 값비싼 등록금 앞에, 교재비 앞에, 하다못해 몇 만 원짜리 모꼬지 비용 앞에서도 그는 한없이 초라해졌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가난은 깊어졌고 옆자리 친구와의 격차는 도드라졌다. 시궁창 같은 현실보다 더욱 두려운 것은 미래에도 나아질 리 없다는 절망이다. 세수도 하기 힘들 정도로 깊은 우울과 무기력이 그를 덮쳤다.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품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만져지지 않는 것들과 불러지지 않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건널 수 없는 것들과 모든, 다가오지 않는 것들을 기어이 사랑이라고 부른다.

 

책의 첫 문장이 좋아 가끔 생각나는 책.

김훈의 글은 시처럼 정돈되어 있고, 여러 의미를 함축한다. 건조하면서 담백하고, 간결해서 좋다.   

 

 

 

 

2. 주문한 책

 

요즘 옷을 산 기억은 없는데 책은 수시로 구입한다. 직장이 바뀌어서 옷을 사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는데 책은 사지 않으면 허전하다. 아니 불안하다. 책베개 하나로는 외로워보여 하나 더 선택한다는 합리화를 하며 어느새 장바구니에는 5만원이 초과된 책이 들어있고, 주문을 눌렀다. 창문넘어 100세 노인을 샀으니 카프카의 꿈을 신청했다. 장서의 괴로움을 선택할걸 그랬나?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이다. 특히 기관의 리더는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선택을 번복하거나, 선택을 하지 못해 직원에게 다시 물으면 무능력해 보인다. 선택을 하고 난 뒤에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합리화 내지는 주문을 건다.    

 

 

 

  김훈의 자전거여행 개정판이 출간된다.

  주말이면 옆지기와 자전거를 타러 가는데 여행 삼아 떠나는 자전거 여행도 좋을듯.

  주변 풍경을 더 찬찬히, 꼼꼼히 볼수 있을테니까.

  얼마전, 옆지기와 청남대 버스타는 곳까지 간적이 있다. 코스모스 가득

  피어있는 길도 걷고 막국수도 먹고, 맛있는 핸드 드립 커피까지 마셨다. 편안했던

  기억이다. 이 책 읽고나면 자전거 여행을 계획할수도.....

  자전거여행2를 구입하면 파우치와 미니 태슬을 준다기에 두 권 모두 주문했다.

 

 

 

 알라디너 몇 분이 강추한 책. blanca님은 심지어,  

 "아직 <오만과 편견>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 이 책에서 누릴 즐거움이 부러울 따름이다." 라는 말을 남기셨다.

 아득한 옛날에 읽어 책 보다는 영화의 장면만 떠오르는데, 다시 읽으면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밀당을 즐기는 맛도 누릴수 있을듯. 소장 가치도 충분하다.

 

 

 

 

  

 소설가 김영하의 에세이는 낯설어 구입을 망설였지만 책베개를 얻으려면 이 책을 포함해야 한다.

 그리고 난 김영하의 팬이라고 자처했기에 구입하는것이 예의일지도...

 그러나 에세이는 솜털처럼 가벼워, 읽고나면 허무해진다. 이젠!

 

 

 

 

 

 

 

 

 사서라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을 하나 정도는 읽어주는게 센스겠지.

 본인도 의외의 수상이라고 하지만 탈 만 하니까 탔을 것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 번역된지도 꽤 오래된다. 이 작가의 책은 주로 문학동네에서 번역되었으니

 문학동네 대박 났다.

 

 가끔 드는 생각인데 나, 대학때 대체 뭔 책을 읽은거니?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은, 마치 복권 한 장 사고 기다리는 것처럼 설레인다. 책은 읽을때보다 주문하고 기다릴때가 더 행복하다. 내가 주문한거고, 다른 무언가가 올리도 없는데 왜 설레이는걸까? 책 쇼핑 중독인가? 어쨌든 주문 했다. 패브릭 파우치가 떨어질까 조바심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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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10-15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올리신 책들만 가지고 이야기를 해도 한참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나면, 더구나 취향이 비슷하다면 만나서 절대 화제가 떨어지지 않을거예요. 김훈의 <바다의 기별>의 첫문장, 좋네요. 아마 김훈 식으로라면 저 문장에서 방점은 ˝기어이˝에 찍히지 않을까 혼자 아는 척도 해봐요 ^^
<오만과 편견>을 저는 고등학생때 읽었는데 무척 기대를 많이 했던 것에 비해 무슨 연애담, 결혼담만 계속되냐고, 그당시 오만하게 판단했었지요. 영국 사람들은 제인 오스틴에 대해 거의 열광적이라서, 그것에 대한 반발로 더 제인 오스틴 작품을 안읽기도 했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면 아마 다른 느낌이겠지요?
파트릭 모디아노는 어린이책도 썼더라고요. 어쩌면 한권쯤 읽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세실님도 책베개 기다리시는구나 ^^

세실 2014-10-15 10:58   좋아요 0 | URL
그래서 5공주를 만나면 헤어질때 늘 아쉬워한답니다. 어쩜 그리도 할말이 많은지......
책이라는 공감대는 대화를 풍성하게 해줘요.
무라카미 책도, 현시창도.....오만과 편견까지....ㅎㅎ
책에는 안찍혔지만 기어이에 찍어도 좋을듯요^^ 개정판 나올때 꼭 찍어달라고 건의할까요?

이 가을에 오만과 편견 읽으면 달달할꺼 같아요~
책 오늘 오면 읽기 시작해야 겠어요.
그러면 더 이야기가 풍성해 지겠지요?


맞아요. 파트릭 모디아노 어린이책 표지만 봤어요. 요즘 어린이책은 전혀 읽지 않아서...아이들이 크면서 어린이책은 스톱했어요.
꿈 기다리고 있어요~~~

페크pek0501 2014-10-17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 님의 가을은 책 이야기가 많아 풍성할 것 같군요.
저도 오늘 주문한 책을 받아서 기분 좋아요. 새 책을 받는 기분은 즐기는 자만이 알 듯...
쓸쓸하게 느껴지던 가을 날씨였는데 갑자기 기분이 퐁퐁 밝아지는 느낌이에요. ^^

세실 2014-10-17 13:54   좋아요 0 | URL
김영하의 <보다> 읽고 있는데 나름 괜찮아요~~~~
본인의 일화를 소개하고 글을 풀어냅니다. 영화, 책이야기, 사회문제도 나오네요.
저도 어제 새책 받고는 좋아서~~~ 바라만 봐도 행복합니다.

지금 도서관 창으로 보이는 학교 운동장엔 어르신들이 게이트볼을 열심히 하시네요.
노년의 아름다운 취미생활도 필요할듯요. 책만 보는건 좀 재미 없겠죠? 눈도 침침할테고......

희망찬샘 2014-10-19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리 많이 읽으시는 거에요~ 부러워용~~~
깊어가는 가을 책을 끼고 살아야겠어요.

세실 2014-10-21 09:56   좋아요 0 | URL
마음은 하루 한권씩 읽고 싶어요. 책 욕심..ㅎㅎ
요즘 책은 많은데 구미에 당기는 책은 없다는게 문제 입니다.
어제 가을바다 보고 왔는데 좋았어요^^ㅎ

수퍼남매맘 2014-10-2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주 공감하며 읽었던 <현시창>이 들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솔직히 시간 나도 책 읽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안 드는 저는 님의 경지가 부러울 따름입니다.

세실 2014-10-22 14:53   좋아요 0 | URL
현시창은 마음 아프죠. 대학생들이 특히 안되었어요. 아무 걱정없이 즐길 나이에 등록금때문에 허덕이다니....반값 공약은 어떻게 된걸까요?
저도 요즘 쉬운 책만 읽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ㅜㅜ
 
알라딘 중고매장 청주점 오픈

 

며칠전에 아이가 "엄마 롯데시네마 건물에 알라딘 로고 보이더라. 뭐지?" 하기에 나는 "혹시 서점이 생겼나?" 하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알라딘 청주점이 오픈을 한 것이다. 가끔 서울에 가면 알라딘 중고서점을 기웃거리며 청주에도 생겼으면 했는데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요술램프의 지니처럼 그렇게 서점이 탄생했다.

 

어제, 알라딘 서점을 방문할 계획으로 집에 있는 책을 주섬주섬 가방에 넣는데 왜 그리도 설레는지....지금까지 책을 판매해본 적이 없기에 앞으로 안 볼책 위주로 정리하는데 마치 친정에 가는 것처럼 가슴이 콩닥거린다. 이른 저녁을 먹고 아이와 커다란 가방 2개를 들고 집을 나섰다. 롯데 시네마에는 아르테관이 있어 예술영화를 보러 가끔 가고는 했는데 지하에 이렇게 큰 공간이 있었다니.....지하 2층에 주차를 하고 한층 올라가니 산뜻한 요술 램프가 보인다.

 

 

 

 

투명한 창으로 보이는 내부가 꽤 크다. 손님도 제법 있고 입구에 책상이 있는 점도 신선하다. 마치 도서관인듯, 일반 서점인듯  쾌적하다. 카운터도 산뜻하고 가져간 책을 꼼꼼히 살피는 직원의 표정이 부드럽다. 책은 최상, 상, 중으로 나누어 분류하고 금액을 산정한다.  30권중에 조금 젖은 흔적이 있는 책이거나 파손이 된 책은 구입 불가다. 주로 아이 책이라 받은 금액은 5만원 정도 되지만 왠지 부자가 된 느낌이다. 기분 좋게 아이에게도 10%의 용돈을 줬다. 그래야 다음에 또 포터(짐꾼)를 기꺼이 하겠지? 

 

 

 

 

 

 

 

 

 

 

 

 

 

 

 

 

 

서점을 둘러보니 책이 꽤 많다. 학습만화, 그림책등 어린이 책이 특히 많이 보인다. 아이들은 역시 만화를 좋아해^^

물론 문학도서와 전문도서도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다. 웬만한 책은 다 있을듯.

 

 

 

 

 

공공도서관과 비교해서 좋은 점은 온라인처럼 책 이미지와 간단한 서지사항을 검색할 수 있는 도서검색대와 출력시 보이는 위치 안내 서비스이다. 도서관의 분류번호는 한참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F101(4번째칸)'이라는 단순한 안내는 편리하게 책을 찾을 수 있다. 서가의 칸수까지 지정해 주다니 감동이다. 

 

 

 

 

 

 

 

 

 

 

 

 

 

 

 

 

 

 

 

 

 

 

이외수, 신경숙, 박경리, 공지영 등 유명 저자의 사진과 간단한 소개가 되어 있는 계단식 의자도 마음에 든다. 주말에 가끔 이 곳에 앉아 책을 읽어도 좋을듯^^ 

 

 

아이 책과 내 책을 저렴하게 이만큼 골랐다^^ 온라인 적립금은 오프라인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아이는 만화 인문고전 50권을 다 살때까지, 나는 문학동네 책을 왠만큼 모을때까지 우리의 중고서점 방문기는 계속된다. 물론 그 이후에는 또 다른 목표가 생기겠지.

 

 

 

 

 

 

 

 

 

 

 

 

 

 

 

 

 

 

 

 

 

 

알라딘은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소중한 취미 공간이다. 알라딘에 블로그를 만들어 리뷰를 쓰고, 육아일기, 사서일기를 쓰며 글쓰기에 조금은 자신감이 생겼다. 소중한 5공주 모임도 탄생했다. 나름 파워 블로거로 소소한 적립금도 쌓인다. 고수들의 블로그를 읽으며 부족한 점을 채워 나간다. 평생을 함께 할 공간이다. 더불어 오프라인 알라딘도 주말의 나들이 일상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보너스 백점이다^^

 

여우꼬리

 

아쉬운 점은 문을 여니 오래된 책 냄새가 난다. 공기 청정기를 설치해야 할듯. 이미 설치되어 있다면 좀더 강한것으로 추가 설치를 해야 하나? 그리고 중고 책이니 입구에 책 소독기도 설치하면 어떨까?  퇴직하고 나면 서점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싶다. 매니저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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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eze 2014-10-10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보다 더 좋은듯 합니다. 책이 아주, 아주 많아서 방문만으로 행복하겠습니다. ^^

세실 2014-10-10 17:23   좋아요 0 | URL
그쵸? 특히 입구가 넓어 답답하지 않아서 좋아요^^
그러고보니 우리 도서관보다 열배는 더 넓은듯요. ㅎㅎ
자주 가려고 합니다. 전혀 부담이 없어요~~~

다락방 2014-10-10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소독기란 게 있나요, 세실님? 오..그런게 존재한다면 저도 집에 사두고 싶은데요!!

세실 2014-10-10 17:25   좋아요 0 | URL
음 책 소독기는 있는데 비싸요^^
우리 도서관에 있는 소독기도 5백만원이라는......
집에 있는 책 들고 인근 도서관에 가셔서 한번씩 소독해 오심이.....ㅎㅎ

다락방 2014-10-10 17:36   좋아요 0 | URL
아...오만원이 아니라 오백만원...짜리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가 감히 들여놓을 수 없는 금액이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손소독하는 세척제 `덴톨`같은건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

세실 2014-10-13 09:45   좋아요 0 | URL
그니깐요.....^^
세탁기를 생각하심 되는데 희소성이라 그런가 고가네요.
단순해서 수요가 많으면 단가는 내려가겠지만 가정에서는 뭐....ㅎㅎ
학교도서관에서도 꽤 비치하고 있어요.

hnine 2014-10-10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어가는 입구는 어느 지점이든 비슷한 것 같아요. 대전의 알라딘중고서점도 비슷하거든요. 저희 집에서 교통편이 별로 좋지 않고 멀어서 아쉽지만 저는 그리 자주 방문은 못하고 있답니다. 도서관도 자주 못가고 있고요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이다보니 아직 편리 시설이 ㅠㅠ). 저희 집에서 그래도 좀 가까운 도서관에 가봤더니 어린이책 있는 곳에 저 책 소독기가 있더군요. 신기했어요. 어떤 원리로 소독이 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세실 2014-10-13 09:49   좋아요 0 | URL
그쵸? 들어가는 입구는 거의 비슷. 규모가 꽤 커서 좋았어요^^
청주 시내 한가운데 이리 큰 규모의.....ㅎㅎ 역시 통 큰 알라딘이네요.
저는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지만 돌아올때의 무게를 생각하면 차 끌고 가야할듯요.
새로 생긴 아파트단지라면 단지안에 작은 도서관이 있겠죠?
책 소독기 원리는 살균력이 가장 뛰어난 자외선 램프를 이용해서..아로마향도 들어가고....
소독하고 나면 기분은 상쾌합니다.

blanca 2014-10-10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옹, 너무 행복해 보여요. 저런 공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몽글몽글. 저도 걸어서 운동삼아 알라딘 중고서점(왕복 두 시간)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됐지만요. 여유로운 서점 나들이를 다시 꿈꾸게 되네요. 책 소독기 정말 비싸군요!

세실 2014-10-13 09:51   좋아요 0 | URL
몽글몽글이란 표현이 딱이네요^^
걸어서 두시간...흐 좀 멀긴합니다.
주말엔 괜히 바빠서 가보지 못했어요.
조만간 평일에 혼자 여유를 만끽하러 가야겠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책 사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집에 있는 책 판매는 가격이 넘 저가로 책정되어 맥이 빠져요.
옆지기님께 아이를 맡기고 잠시~~~~ ㅎㅎ

프레이야 2014-10-11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나무 계단은 똑같네요. 부산보다 깔끔해 보여요.
살기좋은 도시 청주, 울세실님이 있어서 더 좋은 도시 청주^^

페크pek0501 2014-10-11 16:07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을 여기서 보다니... 반가워요.^^

세실 2014-10-13 09:53   좋아요 0 | URL
새로 생긴 서점이라 더 그렇기도 하겠죠? 공간이 넓어서 좋아요~~~
청주가 원래 교육의 도시랍니다. ㅎ
아름다운 프레이야님은 말씀도 참 곱게 하세용^^

2014-10-11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청주에도 생겨서 좋겠습니다. 반가웠겠어요.
세실 님이 함께할 공간 알라딘에 저도 끝까지 함께할 거예요. 서로 지켜 봅시다.^^

페크pek0501 2014-10-11 16:04   좋아요 0 | URL
아, 미안합니다. 로그인을 하지 않고 댓글을 썼지 뭐예요... ㅋㅋ

세실 2014-10-13 09:55   좋아요 0 | URL
호호호 저를 생각하는 페크님의 맘이 듬뿍 묻어나요^^
로그인도 하지 않고 바로 댓글 달아주시는 그 맘 잊지 않을게요~~~
우리 아이들 이제 딱 한달 남았어요.
아우 떨려라~~~~~

순오기 2014-10-13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중고서점이 곳곳에 세워져 독자들은 좋지만
출판 관계자들은 싫어할 수도...
나도 광주점에서 두 번 사왔어요.^^

세실 2014-10-13 13:07   좋아요 0 | URL
어제도 친구들과 이 얘기 했는데....
출판 관계자도 그렇지만 오프라인 서점이 더 싫어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소비자 입장만 생각하자고 했어요.
자주 이용하려고 합니다^^

희망찬샘 2014-10-19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비자 입장만!!! 생각하면서 저도 이곳에 가서 행복했더랬어요. 부산에는 서면 지하철역, 좋은 위치에 있더라고요.

세실 2014-10-21 09:52   좋아요 0 | URL
청주에도 시내 한가운데 있답니다.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요^^
충동구매할까봐 책 가져가서 바꿔오는걸 목표로....ㅎㅎ
한달에 두번은 가보려고 합니다.

세실 2014-10-21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acob(?)님 충고 감사합니다. 댓글은 로그인후 다는걸로......
전 정체를 밝히지 않는 사람(무슨 유령도 아니고...)을 안좋아해서 님의 글은 임의로 삭제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홍보체험관 참여하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며칠전 옆지기와 축제 이야기로 실랑이를 벌였다. 내가 무심코 던진 "왜 이리 축제를 많이 하는거야. 저건 중복되는 행사 아냐" 했더니, 옆지기는 발끈하면서 "도서관 축제는 중요하고 지자체 축제는 중요하지 않다는거야? 그게 바로 이타주의야. 나름 이유가 있겠지" 하며 비난한다. 결론적으로는 내가 잘못했지만 왠지 서운하다. 옆지기는 영원히 내편이어야 하는거잖아?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제2회 충북도서관 북페스티벌이 열렸다. 작년보다 체험 부스도 확대되고 웹툰 전시회도 신선하다. 행사를 추진하는 입장에서 단순 참여하는 입장이 되니 부담없이 즐길수 있어서 좋다. 올해 처음으로 행사를 치른 전임자는 "정계장님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얼마나 힘들었어요." 한다. 막연히 '힘들겠지'와 직접 경험해본 힘듦은 하늘과 땅 차이다.

 

각 도서관별 체험부스를 만들어 다양한 체험을 하고, 출판사에서는 할인된 가격으로 도서를 판매한다. 펭귄클래식에서는 세계문학전집을 권당 3천원에 판매했다. 빵, 커피, 악세서리, 꽃등 다양한 프리마켓도 운영한다. 전에는 평생학습축제로 진행하다 작년에 북 페스티벌로 명칭을 바꾸고 첫 행사를 치르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느라 많이 힘들었는데 자리 잡은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역시 도서관에서는 책과 관련한 행사를 해야한다. 3회때는 더욱 멋진 북페스티벌이 될듯^^

 

우리도서관은 '염소아저씨의 행복가방 만들기' 를 주제로 튼튼한 종이 가방에 직접 그림을 그려 나만의 책가방 만드는 체험을 했다. 아이들이 그린 가방을 메고 다니니 저절로 홍보가 된다. 유치원, 초등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금요일, 토요일 2일동안 하는 행사라 체험용 가방 200개를 준비했는데 많이 부족했다. 

꼬마 손님들의 폭발적인 반응, 체험관의 아기자기한 세팅 덕분에 홍보체험관 시상에서 2등을 했다. 상품권이 제법 두둑하다.

 

 

 

 

 

 

 

2. 박웅현 강연회 참여하다

 

박웅현은 작년 서울국제도서전 이후 두번째 만남이다. 베레모에 티셔츠, 찢어진 청바지를 입었다. 박웅현을 볼때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오십이 넘은 나이에 미니 스커트에 나시 티 입을 수 있을까? 나이보다는 살을 빼야만 한다. 강의는 참석자들이 질문한 내용을 칠판에 빼곡하게 적고 하나씩 지워가면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저명 인사가 아니고는 시도하기 어렵겠지만 참신하다. 청중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이야기로 풀어가다보면 박웅현의 삶이, 철학이 나온다.

 

멘토가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김훈, 법정, 도종환, 안도현 등을 이야기하면서 딸도 포함 한다. 딸이 멘토라니 신선한 충격이다. 가끔은 두 아이에게 배우지만 멘토라고 생각한적은 한번도 없다. 아이들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보다는 배려와 나눔, 양보를 통해 두루두루 어울림을 잘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함부로 대하지 않기! 

 

그리고 아는 내용이지만 참 쉽지 않은 '순간 순간에 가치를 부여하며 살기. 집중하며 살기'는 기억하고 싶은 글이다.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에는 그 사람에게 집중하기, 일을 할때는 일에 집중하기, 책을 볼때는 책에 집중하기, 음악을 들을땐 음악에 집중하기, 핸드폰은 그만 들여다보기. 그래 박웅현처럼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보자.       

 

학생, 일반인, 선생님이 질문한 내용을 생각나는대로 적어 보았다.

 

* 중. 고등학생이면 뭐할래? 

  많이 읽고, 많이 웃고, 많이 보고, 많이 울어라 

* 여덟단어 이외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욕망! 사람들은 가질수 없는 것, 불가능한것, 쓸데없는걸 욕망한다. 삶을 단순화하고, 지금, 현재에 충실하자

* 20대에 뭘하며 살았나?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신문사 기자가 되기위해 공부하고 원서를 냈지만 떨어졌다. 방송국 PD에 도전했지만 떨어졌다. 울분에 쌓여 살았고 그때 인문, 고전등 다양한 책을 미친듯이 읽었다.

* 무슨 생각을 하며 사니?

  순간 순간에 가치를 부여하며 살자, 순간 순간에 집중하자.

* 광고일은 어떻게 선택했나?

  신문기자, 방송국PD 시험에 떨어지고 광고회사에 취업했다. 때로는 최선이 아닌 차선의 선택도 필요하다. 가치는 다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한다.

* 30대에 짜릿했던 2가지는?

  광고일을 한것 그리고 좋은 책, 좋은 영화,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이다. 한동안 클래식을 열심히 듣다가 우연히 재즈 한 곡을 들었는데 빼져들었다.

50대에는 시멘트를 뚫고 나온 풀 한포기에 감동하며, 산에 갔을때 들리는 새소리, 볼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에 감동한다.

* 살아가는 이유? 어떻게 살고 싶은가?

  아름다운 소풍을 즐기고 싶다. 소풍 끝나는 날 미련없이 떠날 것이다. 와이프와 딸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 직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책! 책은 나의 얼어붙은 감성을 키운다. 김훈의 된장찌개에 대한 표현은 얼어붙은 감성을 깨웠다. 김훈이 말한 밥벌이의 준엄함이 있다. 모든 밥에는 미끼가 있다. 인생에 공짜는 없다. 손철주의 문장은 짧고 단단하다.

* 광고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한마디?

   책, 영화 많이 보고 미술도 감상하며 음악 많이 듣기

* 삶의 멘토는?

  김훈, 법정, 카잔차키스, 잡스, 도종환, 안도현, 알랭드 보통, 김용옥, 후배, 어머니, 딸, 곰브리치

*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35살에 가난한건 내 책임이다?

  성공한 사람의 오만이다. 어쩔수 없는 조건이 있다. 삶의 가치를 부로 평가하지 말것. '현실은 시궁창' 책 참고하기.

 

 

박웅현의 힘은 독서다. 살아남기 어려운 광고계에서 지금까지 잘 나가는 이유는 끊임없는 책읽기 때문이다. 이처럼 독서의 중요성이 간단명료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는 다독보다는 깊이 있는 책읽기를 한다. 책의 좋은 구절은 암기해서 내것으로 만든다. 강의때 좋은 구절을 자유자재로 인용한다.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것도, 물질적으로 부족하지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힘도 독서다.   

 

박웅현이 언급한 책들 

 

* 박웅현

 

      

 

 

 

 

 

 

 

 

 

 

* 김훈

 

 

 

 

 

 

 

 

 

 

 

 

 

* 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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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9-28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 첫 댓글 다는 영광을 안아 봐요.
책 책 책, 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죠.
저도 10월부턴 속도를 내서 독서에 힘쓰겠습니다. ^^

세실 2014-09-29 14:14   좋아요 0 | URL
감사 감사~~ 페크님이 최고예요^^
요즘 울 오공주 언니들 각자 바빠서 알라딘에 소홀해요.
박웅현 강연은 책으로 시작해서 책으로 끝나요.
덕분에 행복합니다.
저두 요즘 속도를 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