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

토목전 모습

 

토목 시작-칡나무 뿌리들이 뒤엉켜 있다.

진입로가 생겼다.  

 

 

건축물 착공 신고를 내고 허가가 나왔다. 착공 신고를 하기 위해선 안전관리자를 두어야 한다. 올해부터 개인이 짓는 소규모 주택에도 필수적으로 안전관리자를 두도록 하고 있다. 건축과 관련된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자격조건이다. 안전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라는 것은 알겠는데, 개인이 짓는 조그마한 집에 관리자를 두고 건축을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배꼽이 더 큰 일 같다. 최소 석 달 정도는 고용을 해야 하기에 그 비용 또한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착공신고를 내고 바로 다음날부터 토목공사에 들어갔다. 일단 진입로 쪽 아까시 나무를 비롯해 잡목들을 정리하고 길을 내고, 집이 들어갈 자리를 정돈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하루종일 지켜볼 수 없는 관계로 일이 시작되는 것만 보고 하루 일과가 끝날 쯤 돌아왔다. 그런데. 아뿔싸! 정자를 지을 생각으로 남겨두고 싶었던 큰 나무 한 그루가 사라져버렸다. 작업관리자에게 말을 해두었는데 포크레인 기사에게 전달이 되지 않아 파 버린 것이다. ㅜㅜ

허허벌판 같은 곳에서 그나마 오아시스처럼 느껴지는 그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던 나무가 사라지니 속이 쓰리다. 하지만 이미 베어버린 것을 어찌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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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5.8

 

 

 

 

측량이 시작됐다. 옆의 땅이 과수원과 밭, 농로다. 원래 옆 땅 주인과의 갈등을 피하려면 측량을 하는 날 참관을 하도록 요청하는 것이 좋다. 만약 참관을 요청했는데도 참관하지 않는다면 측량 과정을 촬영해 증거자료로 쓰면 좋다. 요즘은 위성으로 측량을 하기 때문에 옛날처럼 측량할 때마다 다른 경우가 거의 없다.

실제 이런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옆땅 주인이 자신이 없을 때 측량을 했다며 인정할 수 없다고 해 곤란에 처한 건축주가 그럼 재측량을 해서 단 1라도 변동이 있으면 내가 측량비를 내고 똑같다면 당신이 측량비를 내도록 하자.”고 제안을 했다. 옆땅 주인은 동의를 하고 재측량을 했지만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고 한다. 물론 측량비는 옆땅 주인이 냈고, 아무 문제없이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난 몇십 차이나는 정도라면 내가 손해를 보겠다는 생각으로 그냥 옆 땅 주인의 참관없이 측량을 진행했다. 그런데 웬걸. 실제 사용하고 있는 경계선보다 1m 50정도는 옆 땅으로 더 들어가 있었다. 그냥 포기하기에는 땅의 크기가 제법 넓다. 할 수 없이 옆 땅 주인을 수소문했다. 처음으로 마을을 찾아 이장에게 인사도 하고, 도움을 얻었다. 이장께서는 젊은 사람이 마을에 들어온다며 즐거워하는 표정. 그리고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나선다. 자신이 12년간 이장을 해왔다는 말과 함께...(아무래도 숨은 뜻이 ^^;)

어쨌든. 땅 주인을 찾았다. 마을 주민이 아니라 읍내에 나가 있는 사람이었다. 통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연세가 드신 분들이라 이야기가 잘 돼지 않았다. 주인의 자제분이 이야기를 하겠다고 해서 직접 현장에서 만났다. 다행히 이분이 원래 이 땅의 경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큰 문제없이 해결할 수 있었다. 원래 옆 땅과 집을 지으려는 땅이 자신의 할아버지께서 가지고 있던 한 필지였는데, 사정으로 쪼개어 팔았던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도 예전에 측량을 했기 때문에 대략 경계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지금 땅을 임대해주고 있는데 혹시 문제가 생기면 자신에게 연락을 하라는 친절까지 베풀었다. 자신도 옆 땅에 집을 짓고 싶은데 주위에 묘지가 많아 꺼려했는데 집이 생긴다면 잘 됐다는 말과 함께^^.

측량도 끝났고, 이제 착공계를 내고 공사에 들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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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7

 

한 달을 꽉 채우고 인·허가가 나왔다. ·허가가 나온 후 바로 측량을 신청했다. 측량은 토지지적공사에서 한다. 토목설계사무소에서 하는 측량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옆 땅의 주인과 경계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결할 수 있으려면 공적 절차가 중요하다. 그런데 측량이 밀려서 거의 20일 후에나 받게 됐다. 5월초 연휴가 끼면서 뒤로 더 밀려났다.

 

측량하러 오기 전 먼저 샘을 파기로 했다. 옆집 과수원 아저씨가 이곳이 물이 귀하다고 해서 대공을 팔 생각이었다. 그런데 관정을 맡긴 곳에서 소공으로도 물이 나올 것이라고 한다. 일단 맡겨보기로 했다. 관정을 맡겨서 물이 나오지 않으면 비용은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관정을 파기로 약속한 날. 오전 9시부터 시작한 작업이 점심시간을 넘어 3시 가까이 접어들었다. 파이프가 들어간 깊이는 26미터. 물이 조금씩 나온다. 혹시 몰라 파이프 한 개를(3미터) 더 집어넣었다. 29미터 깊이. 모터를 대고 물을 퍼 올렸다. 기세좋게 올라오던 물이 1분쯤 지나자 줄어들면서 일정량을 유지했다. 그런데 시원하게 쏟아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영 시원찮다. 관정을 한 업체의 말로는 일 10톤은 충분히 된다고 하는데.... 글쎄. 아무튼 이정도 물량, 수압으로는 경사가 있는 집터까지 끌고 올라가는게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일 10톤 물량이라는데 다시 파라고 요구할 수도 없고... 난감했다. 일단 파이프 안에 제트모터를 추가로 달기로 하고 오늘 작업을 마감했다. 토목 공사를 할 때 포크레인이 들어오면 맨홀 등을 가져와 작업을 마무리 짓기로 약속했다. 제트모터를 달고 수압이 좀 세져 물 걱정없이 지낼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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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설계와 건축설계

 

집을 짓기 전 필요한 작업 중의 하나는 바로 토목과 건축에 대한 설계다. 개인이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 설계사에 맡겨야만 한다. 지역에 따라 설계비용에 다소 차이가 있다. 또 어느 정도 수준까지 설계사가 작업을 하는지에 따라서도 비용 차이는 크게 발생한다.

토목의 경우는 400~600만원 사이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 듯하다. 건축의 경우는 표준화되어 있는 집의 설계도를 기본으로 일부 변경하는 수준, 즉 인·허가를 받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설계안일 경우 150~300만원 정도 든다. 물론 나만의 집을 짓기 위해 설계를 완전히 새롭게 맡긴다면 그 비용은 수 천만원까지도 들어간다.

 

개인적으론 일단 토목과 건축에 대한 원칙을 정했다.

토목은 1. 지형을 최대한 바꾸지 않고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2. 대지와 진입로 이외는 손을 대지 않고 경사지를 활용해 과수원을 꾸린다.

건축은 1. 심플하게 짓는다. 2. 아이에겐 놀이터, 나에겐 쉼터가 된다.

 

 

토목의 경우 임야를 대지로 전환하기 위한 용도변경비용이 발생한다. 그리고 수목 조사 비용, 복구 비용 등도 있다. 이 비용 또한 만만치않다.

건축은 경량목구조로 경사 지붕에 층이 없는 사각형의 단순한 구조로 정했다, 경사로 인한 빈 공간에 다락방이 두 개 만들어지도록 했다. 다락방 하나는 계단으로, 하나는 사다리로 오른다. 그리고 다락방과 다락방을 잇는 통로가 있다. 그리고 전통 한옥의 토방과 마루 개념을 살려 거실이 안쪽으로 조금 밀려 들어가고 그 자리를 데크가 차지해 마루처럼 쓸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는 사각 방 2개와, ~주 조그마한 옷방과 서재, 욕실, 보일러실 및 다용도실이 있다. 전체 평수는 22.



 
 

대략적인 토목과 건축설계안이 나왔다. 중간에 변경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일단 인·허가 절차를 밟도록 했다. 빠르면 2, 늦어도 한 달 후에는 인·허가가 나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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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유기농 묘삼을 컵화분에 심었다. 묘삼은 인삼씨앗을 뿌려 1년간 키운 어린 삼을 말한다. 인삼이 싹을 틔우기 위해선 겨울잠을 자야한다. 즉 추운 곳에서  휴면기를 보내고 봄을 맞이하면서 새싹이 돋아나는 것이다.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던 새싹이 돋아난 것은 지난 3월말부터다. 4개의 화분 중 3개의 화분이 눈을 떴다. 맨 왼쪽의 화분이 가장 먼저 눈을 뜨고 쑥쑥 자라기 시작했다. 가운데 두 개 화분은 조금 늦었지만 잘 자라주고 있다. 마지막 화분은 글쎄... 원래 발아율이라는게 100%인 경우가 별로 없어서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물을 주고 기다리고 기다렸다. 빨리 자란 싹이 한 뼘 가까이 컸을 무렵, 드디어 흙을 비집고 싹이 나왔다. 늦었지만 기어코 눈을 뜬 것이다.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묘삼을 가져다 심었지만 그 깨어남의 순간과 자라는 과정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순서가 중요한가. 깨어났다는 것, 그리고 힘써 자란다는 것, 자신의 생명을 키워간다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늦었다고 조바심낼 필요가 없다. 깨어나고 자라는 것, 그것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다. 꾸준히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저의 능력치만큼 해낼 것이다. 꼭 묘삼만 그런 건 아닐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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