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란 자기를 발명한 인간을 배반하고 파괴하는 증기 롤러 같은  것이 아니라 인간 실존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                                                                      

ㅡ 토머스 에디슨

 

사실 실존을 풍요롭게 해준다고 하는 기술들도 잘 살펴보면 궁극적으론 인간을 배반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탁기를 예로 들면 가정에서의 일을 기계가 대신함으로써 갖게 되는 여유보다는 세탁기가 소비하는 전기와 물의 양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비교해보면 과연 그것으로 인해 우리가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 의심을 갖게 만든다. 컴퓨터로 빨라진 업무환경, 그래서 일은 줄어들었는가?

하지만 잠깐만 농촌과 같이 제 1차 생산지로 고개를 돌려보면 모내기 추수의 과정에서 요구하는 많은 사람들의 노동력을 분명 줄여준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왜 농촌은 그리도 가난한 것일까? 가난은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혜택 또한 누릴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다.

그렇다면 정작 기술은 실존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는 것인가? 신체적 결함으로 인해 사람과의 직접적 접촉이 불가능하거나 꺼려했던 사람들에게 있어서 인터넷은 축복이다. 이들에겐 그야말로 복음이지 않을까?

기술은 기술 자체의 특성보다는 그것을 누가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실존의 풍부함이 결정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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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rk829 2004-09-1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마스 에디슨은 죽어서도 전기를 남겼고 전 죽어서도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따뜻함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yrk829 2004-09-13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구를 잘못썼습니다.
 

닐 아드미라리(nil admirari) : 모든 일에 무관심하고 놀라지도 않는 심정을 뜻하는 라틴어.

ㅡ 나쓰메 소세키 <그 후>중 (purple님의 글중 일부를 퍼온것입니다)

 

스스로 그렇게 되는 것일까요, 의지로 그렇게 되는 것일까요, 세상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요?

지금의 저와 조금 비슷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뛰어봅니다.

그래서 책을 읽어봅니다. 읽는 것이 아니라, 암기해야 할 책을 찾아 외워봅니다.

몸속에 따뜻한 피가 흐르고 있음을 한시도 잊지 않으려 합니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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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취해 있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다.

이것만이 문제다.

어깨를 억눌러 그대를

아래로 구부리게 하는

시간의 끔찍한 짐을 느끼지 않으려면,

노상 취해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에?

술에건, 시에건, 미덕에건, 당신 뜻대로.

다만 취하기만 하라

그러다가 궁전의 계단에서나, 도랑의 푸른 풀 위에서나,

당신 방의 음침한 고독속에서,

당신이 깨어나 취기가 이미 덜하거나 가셨거든 물어보라.

바람에게, 물결에게, 별에게, 새에게, 시계에게,

지나가는 모든 것에게, 울부짖는 모든 것에게,

굴러가는 모든 것에게, 노래하는 모든 것에게,

말하는 모든 것에게 몇시냐고 물어보라

그러면 바람이 물결이 별이 새가 시계가 대답해 주겠지.

취할 시간이다! 시간의 구박받는 노예가 되지않으려면

취하라 노상 취해 있으라! 술에건 시에건 미덕에건

당신 뜻대로.

ㅡ보들레르

 

 

다른 이들에게 책 선물을 할때 앞에다 끄적이는 두 글자가 있다.

"뜨자"

세상을 똑바로 보는 눈을 뜨자는 것이며, 어떻게 해도 세상이 변할 것 같지 않으면 그 세상을 떠 버리자는 의미로 끄적인다.

그런데 보들레르는 반대로 취해버리잔다. 시간의 짐에서 벗어나기 위해 취해버리잔다.

그것이 꼭 술일 필요는 없다. 취하자는 건 그것으로 인해 다른 모든 것을 잊어버리자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취한 순간은 시간이 흐르면 결국 깨게 마련이다. 노상 취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 것인가? 그러나 노상 취할 수 있는 그 무엇을 갖고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 것인가?

뜰 수 없다면 취하자.

아~나도 취해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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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 > 올리비아 핫세


어렸을 적 보았던 영화중 어떤 장면들은 각인이 되어서 절대 뇌리를 떠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올리비아 핫세는 세상에 저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있을까 하는 마음을 가지게 만들었죠. 이 사진을 보니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퍼 왔습니다.  저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이라면 목숨을 건 도박도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또 하나 머릿속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이미지가 있는데요, 그것은 블레이드 러너에서 마지막 옥상씬 이라고 할 수 있겠죠. 목숨이 다해(에너지가 다해라고 해야 하나요)  고개를 숙인 안드로이드 로이(롯거 하우어)를 배경으로 하얀 비둘기가 날아 오르죠.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서정적 비극입니다. 게다가 비까지 주르륵.

아름다움도 슬픔도 모두 심장을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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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신하에게 세상의 모든 지혜를 적어내라고 명령한다. 10년의 세월이 흘러 30권이나 되는 백과사전이 완성된다. 왕은 어느 세월에 이걸 다 읽겠느냐며 요약해 오라고 다시 명령한다. 또 10년의 세월이 지나 단 한권의 커다란 책이 완성된다. 그러나 책은 너무 무겁다. 왕은 다시 더 줄여 올것을 명하고 다시 흐르는 10년의 세월. 왕은 커다란 침대 위에 드러누워 있다. 신하들은 한 문단으로 줄였다. 임종을 앞에 둔 왕은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침내 신하들은 한 문장으로 줄여 가지고 들어온다.

"공짜 점심은 없다"

ㅡ 가비오따쓰 P150 중 요약

 

가슴에 꽂힌 말과 글이라기 보다는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거리라고 여겨져 적어본다. 무노동 무임금을 언뜻 떠올리게도 하고 일하지 않는자 먹지도 말라라는 구절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리고 그리 오래 산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서도 공짜로 얻어먹는 점심이란 분명 없는듯이 보여진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이것을 한번 설명해보자.

얘들아 세상에 공짜 점심이란 없단다.

아이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파고다 공원에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얻어먹는 공짜 점심. 노숙자들이 얻어먹는 식사들. 다 공짜다. 뒤에 숨겨진 무엇인가 있을 것 같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분명 공짜다. 세상은 꼭 교환이라는 과정을 통해서만 굴러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본주의가 가르쳐준 화폐의 기능이 세상을 온통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길을 가다 귀여운 아이들에게 과자 한 봉지 사다줄 수도 있다. 땀흘려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에게 그냥 그대로 보내도 되지만 식사 한끼 대접한다.

한 없이 퍼주는 삶도 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방식이 꼭 정답인 것은 아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도 있을 것이다. 라고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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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07-28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옳습니다.... 저도 아무런 대가 없는 점심을 먹었던 기억이....없지 않으니까요...

하루살이 2004-07-2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게 받았는지 많이 받았는지 따져보지 않아도 되는 그런 교환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이놈의 머리는 그걸 계산하느라 어찌나 바쁘게 돌아가는지. ^^;;; 잠시 휴대폰이 아니라 머리를 꺼 두셔도 좋겠습니다. ㅋㅋㅋ